[일/번/MC] BLACK DESIRE - 1. 검은 욕망
입술에 꽉 눌린 부드러운 감촉이 온몸의 신경 모두를 지배했다.
눈앞의 소녀의 머리카락의 길이라든지
손으로 직접 쓰다듬고 싶어질정도로 매끈매끈한 뺨이라든지
처음으로 가까이서 맡은 이성의 냄새라든지
몸에 걸치고 있는 모노크롬의 제복의 옷 스치는 소리라든지
그런 모든 정보가 입술의 신경에 집약해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이것이……이 소녀의 감촉인가. 대단해.
마치 체내의 안테나가 이 작은 접점에 모두 쏠려버린 것만 같다.
입술로 다른 사람을 느낀다고 하는 미지의 충격에 나는 가볍게 도취한다.
「으응……」
가볍고, 뜨거운 한숨과 함께 그 감촉이 없어진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었는가. 길었던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그저 1, 2초였는가?
마치 백일몽을 꾸었던것 처럼 끊어졌던 의식이 다시 되돌아 온다.
천천히 떨어져 가는 소녀가 눈시울을 연다.
「…… 있었어?」
「……응?」
「생각해 낼 수 있었어?」
그 질문으로, 나는 간신히 이 행위의 의미를 생각해 냈다.
입밖으로 새어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삼킨다.
그렇게 시킨 것이 나라고는 하지만……정말로, 믿고 있는 것인가.
「……아, 생각해 냈다」
거짓말이야.
「오래간만이야」
「와아, 생각해 냈다」
꽃이 벌어지는 것 같은 미소를 흘린다.
그 화려한 인상은, 제복의 정숙한 이미지로부터는 동떨어져있다.
나도 부자연스럽지 않게, 주의하면서 미소를 띄웠다.
「키스의 덕분이야, 떙큐. 간신히 생각해 낼 수 있었어」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키스 정도」
아무것도 아니다라……. 교사나 부모가 들으면 뭐라고 말할까.
소녀가 그 수도승같은 검은 제복을 입고 있는 이유는
그런 대사를 말하는 것 같은 예의 범절 교육을 받기 위해서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
하지만 그러나 지금 이순간 만큼은 그러한 상식이 마비되어 있다..
이 소녀가 가지는 상식은 파괴되어 있다.
키스는 단순한 인사라고 이 내가 고쳐 썼기 때문에.
BLACK DESIRE
#1 검은 욕망
1.
「──3학년 5반 達巳郁太(타츠미 이쿠타), 3년 5반 타츠미 이쿠타. 즉시 교무실로 오세요──」
점심시간의 중간에 불쑥 끼어들어 온 교내 방송에
클래스에 남아 있던 무리가 일제히 반응해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칫──)
마음 속에서 혀를 차면서 나는 먹다 남은 빵을 다시 봉지에 담아 가방에 넣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무슨 일 했어?」
「자아..」
물어온 온 클래스 메이트에게 눈을 맞추지 않고 그대로 클래스를 나왔다.
복도에 있던 아는 사이의 여러명은 나를 알아보고는 무엇인가 말하고 싶은 표정으로 나에게 시선을 돌린다.
이래서 싫다.
좀 더 체면을 생각해 주어 직접 말하지 않고 버릇없게 방송으로 불러내는 교사에게 불평을 중얼거렸다.
「──아, 타츠미, 왔어?」
교무실의 문을 옆으로 밀고 안에 들어온다.
문 부근의 화이트 보드를 보고 있던 젊은 교사가 내가 온걸 보고는 안쪽에 향해 소리를 높였다.
「야마베 선생님. 타츠미군이 왔어요」
야마베라고 하는 이은 나의 클래스의 담임의 이름이다.
가장 안쪽의 자리에 앚아 있던 백발이 조금 섞인 중년 교사가 여기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 손으로 손짓 하고 있다. 반대의 손은 수화기를 귀에 대고 있었다.
(마이크로 불러내 놓고는 정작 자신은 전화중인가)
하지만 내가 그 자리까지 교사들의 책상의 사이를 헤치고 도착하자
야마베는 그 수화기를 쑥 내밀어 왔다.
「왔습니다만……무슨일 입니까?」
「너에게다」
「하아?」
「양친의 아는 사람의 이라고 하는데 너의 아버지의 일로 급한 용무가 있는 것 같다」
「하아~~?」
「빨리 받아!」라고 재촉해져 수화기를 받아 버린다.
아버지? 긴급한 용무? 지금?
「하아──」
어쩔 수 없이 수화기를 귀에 대었다.
「여보세요?」
「──, 아, 너, 타츠미 이쿠타군인가? 」
……당연히 그럴테지..
「……네, 그렇습니다만....」
「 나는 너희 아버지의 직장 동료, 구사나기라고 하는 사람이다. 우선 잘 부탁한다」
「아, 네,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
「갑자기 학교로 전화해서 미안하지만.
너의 휴대 번호도 몰랐고 집에 전화해도 아무도 받지 않으니 어쩔..........」
그건 그렇다. 이 사람에게 전화번호를 가르쳐준 기억은 없다.
「그렇습니까, 미안합니다」
「아니아니, 사과할 필요는 없어, 이쿠타군」
「네」
「……집의 전화 아무도 받지 않았습니까?」
「언젠가 부터 부터네」
뭐야?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지?
「아버지, 나오지 않았습니까?」
「거기에 대해, 조금 너에게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다」
「네에.」
「너, 아버지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니? 」
「네?」
라고?
「네……아니, 집에는……없습니까?」
「없다. 너의 아버지는 적어도 10일 전부터 집에는 돌아가지 않았다」
「아, 어, 그것은……」
「너도 행선지를 모르는 것인지? 」
그 아버지가……없어졌어?
「모르는……일 입니다」
「그런가. 아들이 모른다고 하면……행방불명 인가」
「행방불명?」
구사나기라고 자칭하는 상대의 마지막 말에 나는 과민하게 반응해 버렸다.
무심코 앵무새처럼 상대의 말을 반복해 버린다.
「아니, 그런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야. 어쨌거나 미안하게 됐어. 시간을 들이게 해서」
「아, 아뇨……」
「아니아니, 귀중한 쉬는 시간을 깎아 버렸다. 무슨 사과도 할 수 없지만 용서해 줘. 그럼 이만」
「에 아, 잠시만요!」
아키라등인가에 이제 전화를 끊으려 하고 있는 상대에게, 나는 서둘러 얘기한다.
「무엇이지? 」
「저, 당신은……누구입니까?」
「……」
갑작스러운 침묵. 뭐야? 무엇인가……잘못 물어본건가?
「저기.」
「……구사나기. 너의 아버지의 옛날부터의 일동료다. 그 밖에 질문은? 」
「어, 없습니다.」
「그러면, 노력해 면학에 힘써 주고」
이번은 문답 무용이었다. 무어라 얘기할 틈도 없이 전화는 저 편으로부터 끊어졌다.
「뭐야, 이것」
「어떻게 된거야? 아버지께 무슨 일인가 있는거야?」
옆에서 야마베가 미간에 주름을 지으며 얘기해 온다.
그 순간, 나의 뇌리에 「찬스」의 램프가 켜졌다. 수화기를 되돌려주며 말했다.
「아, 네. 서둘러 집에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 다치기라도 하셨어?」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 조퇴합니다!」
나는 그렇게 얼버무리고는 클래스로 가방을 가지러 잽싸게 돌아왔다.
2.
(오래간만이다)
하숙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언제나 내리는 역을 지나쳐
나는 친가에 찾아가기 위해
최근 2년남짓 한번도 찾지 않았던 길을 더듬고 있었다.
그대로 하숙집으로 가버려도 좋았지만
내일 야마베에게 질문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가끔씩은 번화가에 놀다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거기에……아버지가 행방불명일지도 모른다고 하는, 지금 상황에도 흥미가 있다.
(행방불명……인가... 이제 와서?)
아버지가 과거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는 잘 모른다.
젊은 무렵 어땠어요 하는 것도 물어봤던 적이 없다.
하지만 과거를 거의 말하지 않는 아버지로부터 들을 수 있던 단편적인 정보를 정리하면,
일찌기 아버지가 무엇을 했는지 아주 조금 알 수가 있다.
20년쯔음 전 아버지는 아무래도 신분 차이가 나는 연애를 한 것 같다.
상대는 진짜 양가집의 아가씨였다. 그리고 2명의 사이에는 아이까지 생겼었다.
하지만 상대측의 집의 반대로 2명은 함께 할 수 없었다.
그 뿐만 아니라 태어난 쌍둥이는 둘중 한명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다른 한명은 아버지와 함께 추방 되었다.
아직 자식이 없었던 그 집안에 자식이 자꾸 생기는 것은
상속 문제가 관련되어 매우 위험했기 때문에다.
아버지는 위자료 입막음료등 여러가지 포함한 집과 돈을 받고
그 여자의 앞으로 부터 자취을 감추는 것을 선택했다.
그 이후로 직장도 다니지 않고, 나태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 틀어박여 다만 목숨만 이어갈 뿐인 생활을 쭉 지속해 왔다.
그런 아버지가, 행방불명? ……이제 와서?
나는 그런 타락 그자체인 아버지를 혐오 하고 있다.
돈과 위세에 눌려 싸움에 진 개.
죽을 수도 없고 앞으로 나아가는 일도 없는 낭비만의 인생.
있건 말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주제에 끊임없이 나의 신경을 자극한다.
2년전, 집을 나와 하숙을 빌려 독신 생활을 시작했던 것도, 집에 아버지가 있었기 때문에다.
나는 싫다. 저런 단순히 살기위해 살아가는 인간은 되고 싶지 않다.
나는…….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눈앞에, 꽤 전부터 시작되어 있던 콘크리트벽은 여기서 일단 중단되고
그리고 녹이슨 검은 문을 사이에 두고 그 뒤편으로 다시 이어지고 있다.
문안쪽은 각종 풀들이 맘껏 번식해
간신히 들여다 보이는 돌층계가 완만하게 대각선으로 뻗어 있다.
그 안쪽, 돌층계가 이어지는 종착점에는
이 황폐화된 뜰의 모습에 어울리는, 벽면을 담쟁이 덩쿨이 기어가는 서양식의 2층건물의 저택이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문의 옆을 올려다보면 거기에는 이전에는 흰색이었을 것으로 보이는 「타카하라」의 문패가 걸려 있다.
즉 그것은 여기가 일본 최고의 명문가중 하나인 타카하라가의 별거중 하나이며
여기에 일찌기 살고 있던 내가 타카하라가 현당주의
장녀의 아들이면서 추방 된 쌍둥이의 조각인 것을 상징하고 있다.
(아무도……없는 건가?)
저택에 들어간 나는 현관에 가까운 방으로부터 순서에 하나하나 안을 확인해 갔다.
그 대부분이 2년전에 집을 나가기 직전과 같은채
먼지 투성이 거미집투성이로 방치되어 있었다.
한 때 내방이엇던 방도 2년 전부터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던 것처럼
내가 막 방을 떠났을 때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이 뒤편은 서재인가?」
서재는 아버지가 틀어박힌채 거의 일년내내 두문불출하고 있던 장소다.
처음부터 무엇인가 있다고 하면 거기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우선 저택안을 모두 둘러본 것은 단지 시간때우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서재는 잠겨있지 않았다. 안에 들어서자 분명하게 다른 방과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융단에는 사람의 발자국이 난잡하게 찍혀있었고
책상 위도 펜이나 서적이 멋대로 쌓여있었다.
그 위에 쌓인 먼지도 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자국이 남기는 해도
다른 방들처럼 새하얗게 되어 쌓여 있는 것은 아니다.
확실히 아버지는 수주일전까지는 여기에 있었을 것이다.
동시에 먼지는 그 후 수주간은 여기를 아무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것도 증명하고 있다.
(단서는……)
나는 책상 위의 전화에 눈을 돌린다.
이 옛스러운 저택에는 너무 어색한 자동 응답 전화. 그 자동 응답 버튼은 붉게 점멸하고 있었다.
「으흠」
추리소설등에서 보면 여기에 남겨진 메세지가 사건 해결의 큰 힌트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주저 않고 그 버튼을 눌렀다.
<부재중 메세지가 5건 있습니다>
<메세지를 재생합니까? >
5건……인가. 전화가 오는 일이 거의 없는 이 집에 있어 그 수치는 이상하다.
나는 전화기의 버튼을 눌러 최신의 메세지를 재생했다.
「──구사나기다. 어떻게 된거야? 무엇인가 곤란한 일이라도 생긴건가? ……연락을 주게.」
이것은 조금 전의 전화의 녀석인가.
목소리가 아까 들었던 구사나기의 목소리와 일치한다. 일자는……3일전인가.
그리고 순서대로 부재중 목록을 거슬러 올라가며 재생해 나가지만,
모두가 이 구사나기라고 하는 인물로부터의 전화였다.
내용도 거의 이름을 말하고는 연락을 달라고 하면서 전화번호는 말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구사나기를 알고 있던가 적어도 연락처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뭐야, 너는 단서라고 할만한건 없는가-」
그렇게 말하면서, 마지막, 즉 제일 낡은 메세지를 재생한다.
「──타카하라 高原の(타카하라노) 百形 (모모나리)입니다」
「!」
돌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여성의 소리가 재생되기 시작한다.
서둘러 전화기의 액정을 확인했지만 발신처는 표시가 되어있지 않았다.
(모모나리……? 누구지? 일자는……4월 19일인가, 정확히 3주일전이다)
「오늘 몇번이나 그 쪽으로 전화했습니다만, 부재중인것 같으므로
용건에 대해 메세지로 남기는 것을 용서해 주세요──」
뭐야, 이것은……? 타카하라라고 말하면 그 타카하라일 것이다? 거기로부터의 긴급 전화?
이것이 혹시……원인인가?
「…………」
모모나리라는 여인은 거기서 일단 말을 멈추고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마도 아버지가 곁에 있었다면 전화를 받길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빨리 말해라! )
몇 초일 것의 침묵이 이 저택 자체의 꽉막힌 분위기와 뒤섞여 답답하게 느낄때 쯤
간신히 전화주가 가볍게 숨을 들이 마시는 소리가 들렸다.
「──어제, 나유미님이……돌아가셨습니다」
3.
高原那由美(타카하라 나유미)──.
아버지와 타카하라가의 장녀 사이에서 출생한 쌍둥이중 타카하라가에 거두어 진 쪽.
즉 나의 쌍둥이 여동생이다. 우리들은 이란성 쌍생아였다.
성별도 혈액형도 달랐던 쌍둥이는 자라는 환경조차 차이가 났다.
한쪽은 모든것에 절망한 부친 밑에서 괴로워하며 성장해
의무 교육을 끝낸 후는 간신히 3류에서 벗어난 고등학교에 진학.
부친을 미워해 함께 생활하는 가족도 없이 독신 생활──.
다른 한편은 물심 양면에서 완벽한 환경에서 어릴적부터
영재 교육을 받아 초등학교부터 명문 학교에 진학.
가족에게 둘러싸여 살며 장래는 타카하라가의 일원으로서 설 수 있도록
현재는 초명문 아가씨 학교에서 공부중──
「……………………」
난간을 잡고 있는 양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안쪽으로부터 솟아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다.
「……핫핫핫핫핫핫핫하! 크큭! 아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육교를 건너고 있던 사람들이 보고는 갑자기 방향을 돌려 되돌아가지만 상관없다.
왜냐하면, 생각해 봐. 죽어버렸잖아.
아무것도 의미가 없잖아! 집도 명문 학교도 관계없잖아!
단순한 쓸데없는 것일 뿐이잖아!
(이부분 번역이 암만해도 어색하네요. 걍 주인공이 육교에서 삽질했다 정도로 이해해주세요.)
──얼마나 그렇게 있었는지 모르겠따.
육교위를 미친듯이 왔다갔다 하고 난간을 양손으로 두드렸다.
산소 결핍으로 괴로운데도 웃음이 그치지 않아, 몽롱해 졌었다.
간신히 발작이 다스려졌을 때에는 근처는 벌써
저녁무렵이 되어가고 있었다.
미지근한 저녁 바람이 불어왔다.
아무튼 집을 나와 이렇게 웃은 것은 오래간만이었다.
위를 향하면 푸른 하늘. 정말 상쾌한 기분이었다.
여동생이 죽어도 것에 슬퍼하지 않는다고? 그것은 일반적인 가정에나 해당하는 이야기지.
아버지를 찾지 않고 내버려 둬도 괜찮냐고? 아, 그건 좀 신경이 쓰이지만……
아무래도 좋아. 오히려, 발견되지 않는 것이 나로서는 좋은일이고.
다만, 조금 유감인 일도 있다.
나는, 여동생──나유미를 거의 모른다.
나의 여동생이라―. 어떤 녀석이었던 것일까?
나 같은 것으로 전혀 반대로 성실하고 배려심이 깊어 훌륭한 녀석이었던 것일까―.
아는것은 이름과 생일과 혈액형과……당연하지만 성별정도?.
어디의 아가씨 학교에 다니고 있었는지조차 모른다.
그것은 내가 아버지나, 아버지의 냄새가 나는 존재를 덮어 놓고 싫어하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결말이 기다리고 있던 것이라면 아무래도 상관없다.
「응?」
그순간 나의 다리의 뒤쪽에 기묘한 감촉이 있었다.
무엇인가 두께가 있는 것을 짓밟은 감촉이다.
눈길을 아래로 향해 나는 그것을 주웠다.
「뭐야……이것」
그것은 검은 책이었다. 두께로 말하자면 노트라고 말해도 괜찮다.
하지만, 들어 올렸을 때의 감촉은 생각보다 무겁고, 보기보다 튼튼해 보였다.
표지는 온통 검은색으로 아무것도 쓰여져 있지 않다……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왼쪽 열림의 책인것 같아 뒤집자 중앙에 금빛의 영어로 타이틀이 적혀있었다.
「BLACK DESIRE……검은 욕망?」
한번 더 뒤로 뒤집는다. 그러나, 어디를 봐도 쓰여져 있는 것은 그 한문장 뿐으로,
표지에는 가격도, 출판사도, 작자도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어라, 이 책……?」
시험삼아 안을 열어 보자
온통 새하얀 미인쇄의 페이지가 이어지고 있었다. 심지어 페이지 번호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그냥 연습장 인가」
목을 갸웃거리면서 한번 더 표지쪽을 살피고는 이번은 첫 페이지를 펼쳐 보았다.
「아!」
표지의 뒤에는 타이틀과 같이 금빛의 문자가 이어지고 있었다.
마치 사전을 보는 듯한 세세한 문자로 빽빽이 조목별로 나누어 쓰여져 있었따.
「뭐야, 이것……HOW TO USE……사용법?」
──이것은 사람의 욕망을 실현하는 책이다
──사용자는 스스로의 생명보다 중요한 욕망을 가지는 사람으로 한정한다
──사용자는 마력의 소모를 통해 이 책의 힘을 사용한다
──실현될 수 있었던 욕망은 이 책의 효과 범위외에서는 효력을 잃는다
──다른 사람의 욕망을 실현하는 경우는……
「……뭐야 이거……」
이것은 그거다. 그 있지 않은가..?
이름을 쓰면 죽는 노트가 나오는 만화.
그것을 따라한 모양이다.
다만, 장난이라고는 해도 이름을 쓰면 사람을 죽는다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했나보다.
크크큭, 그러니까 욕망, 욕망인 것인가?
이것이라면 주운 몇백명중 1명 정도는 무엇인가 써 줄지도 모른다.
그러한 장난이겠지?
그리고 장난인 것을 눈치 챈데다 한편으로 지금 기분이 좋은 내가 그 1명이 되어 버리는 것.
그럼 장난을 치고자 했던 이 책의 의미가 퇴색해 버리는 것인가?
영광스러운 일인이 되어 기쁜 것인가?
「그러니까, 무 엇 을 써 볼 까 나?」
아무거나 생각나는 대로 써버리면 그만이지만
후에 이것이 사람의 손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이상 너무 부끄러운 것이나 의미 불명의 일은 쓰고 싶지 않다.
조금 전에 떠오른
<나유미의 일을 좀 더 알고 싶다>
이런 것은 타인에게는 완전히 이해 불능일 것이다.
우연히 나유미의 일을 알고 있는 사람이 와 준다면 어쨌든……
「어?」
「……하아?」
돌연, 배후에서 들린 소리에 나는 덜컥 해 되돌아 보았다.
이 책을 볼 수 있었나? ……아직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데.
등뒤에 서있는 이는 검은 제복을 입은 소녀였다.
검은색 일색에 옷깃과 소맷부리만이 흰색.
너무 정숙해 보는 재미가 부족한 디자인이다.
그러나 그 제복을 입고 있는 소녀는 그런 인상과 정면으로부터 대립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군데 군데 삐쳐있는 조금 갈색이 산 쇼트 컷.
마찬가지로 갈색의 눈동자는 호기심의 빛을 띄고 이쪽을 들여다 보고 있다.
얼굴은 조금 어린 느낌이지만, 제복의 가슴 팍의 부푼 곳은 충분한 성숙을 느끼게 했다.
「응?」
「네……네?」
그 조금 언밸런스한 소녀가 매우 허물없는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필연적으로 나는 보도교의 난간에 등을 맡기는 형태가 되었다.
「저기? 잘못본거라면 죄송하지만...」
「으응……?」
뭐가?
「저기요……혹시……이쿠짱 이지요?」
4.
소녀는 源川 春(미나가와 하루)라고 자칭했다.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나는 그녀의 소꿉친구로
초등학교 도중에 미나가와가가 이사할 때까지는 함께 학교에 다니고 있던 것 같다.
「──이지만, 또 여기의 학교에 다니게 되어, 2년전에 또 여기로 돌아왔다. 예전에 살던 집은 아니지만」
그렇게 말해 이야기를 끝낸 소녀는 녹기 시작하고 있던 바나나아이스크림에 입을 대었다.
「-그러니깐……, 초등학교 4 학년까지는 함께였다. 나와 미나가와씨는...?」
「옛날같이 하루라고 불러도 좋아, 이쿠짱」
「아……응」
전혀 기억나지 않는데... 「이쿠짱」허물없이 불렸던 적이 있었던가…….
「이크짱은 지금 어디 다녀?」
「응? 말해줘도 모를텐데...」
「나빠, 가르쳐 줘」
「어깨에 써 있겠지」
「……미안, 어디에 있는 학교?」
「……거봐, 모른다고 했잖아.」
3류에서 아슬아슬 벗어난 학교니깐 알고 있는 편이 오히려 대단하다.
어쩐지 미나가와를 보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내쪽에서 부터 물어 본다.
「있잖아……하루는 어디야?」
「……응?」
「학교. 드문 제복이니까 눈에 띌 것같은데,전혀 모르겠는데.」
「아, 응. 학생이 얼마 안되고, 실제로 이것 본 적 있는 사람 별로 없을지도」
「그러니까, 어디?」
「에에-! 들으면 이쿠짱 놀랄텐데~!」
우와, 벌써 텐션이 한껏 올랐어. 이거, 느낌이 좋은데.
「무려! 그 성!련! 입니~다!」
「진짜?!」
「응, 진짜 진짜. 이쿠짱도 들어봤지?」
「당연하지」
성련……사립성련여학원.
6대학 (우리나라의 SKY 처럼 일본에서 제일 좋은 대학 여섯개를 지칭합니다.)
의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일본인은 있어도
이 성련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는, 초 슈퍼 아가씨 풍의 명문 여자학교다.
어느 정도의 명문이냐 하면 동경대학을 졸업한 것과 성련을 졸업한 것이
정계에 있어서 동등한 학벌로 대우 받을 수 있다는 것 정도면 알수 있을 것이다.
먼 곳 출신자를 위해 기숙사를 완비 독특한 제도에 의한 예의 범절 교육을 시행하고
학문 뿐만 아니라 스포츠나 여러가지 사교 능력의 육성에도 힘을 쓰는,
현대 최후일지도 모르는 진짜의 아가씨 학교.
그것이 성련, 성련여학원.
「……그런데 네가..?」
「에?」
「그! 성!련!의 학생?」
「그렇습니다만?」
「꿈은 역시 꿈일 뿐인가……?」
「뭐라는 거야!」
뾰로통 해졌다.
「지금은 이쿠짱을 오랫만에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까불며 떠들고 있지만……
학교에 가면 제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면 의미 없잖아. 그리고 성련의 학생이 맥도날드에 들러 맘껏 떠들어도 되는거야?」
「아, 아우∼」
이번에는 먹혔다. 어쩐지, 재미있다, 이거.
이런 하루도 다닌다는 것은, 의외로 성련도 보통 학교인지도.
그림의떡이라고, 슈퍼 아가씨 양성 학교라고, 명문이라고, 여러모로 말해지고 있는데…….
「……」
「 왜?」
「……그런데 말이야, 하루」
「왜 그래, 이쿠짱?」
「혹시말이야……」
그래 혹시다.
명문.
아가씨 학교.
정계에서 동경대학과 같은 대우.
「……혹시 동학년에……타카하라 나유미라는 사람, 없었어?」
그것을 말한 순간 헐의 눈이 순식간에 둥글어졌다.
「어째서 나유미씨를 이쿠짱이 알아?!」
역시…….
「아, 그냥 나유미와는 아는 사이로, 예전에 그 제복을 입었던게 떠올랐어.」
「그렇구나……」
「나유미 소문으로 듣기에는……3주일전에... 그렇지?」
「응……유감이었지. 나유미씨」
틀림없다. 하루가 말하는 나유미는 나의 여동생의 나유미다.
「그런데 말이야, 나는 그다지 학교에서의 모습을 몰라. 괜찮다면 가르쳐 주지 않겠어?」
「나유미씨? 좋아」
조금 가혹한 질문일까하고 생각했지만, 헐은 상냥하게 미소를 띄워 수긍했다.
「과연……」
지금 나는 화장실에 있다. 거기서 블랙 욕망을 펼쳐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이상하게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새인가 블랙 욕망의 백지 페이지의 1개에
새로운 내용이 적혀 있었다.
페이지의 탑에는 미나가와 하루……즉, 하루의 이름이 적히고
그 아래에는 몇개의 수치와 그리고 「인세션 키」라고 하는 항목이 추가되고 있다.
인세션 키...?
재차 사용법의 페이지를 확인한다.
──다른 사람의 욕망을 실현하는 경우는 그 대상이 사용자에 대해서
일정 이상의 호의·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다른 사람의 욕망을 실현하려면 특정의 키워드를 포함한 내용의 말을 사용자가
대상으로 인식시키는 것으로 실현된다. / 이것을 인세션 키라고 한다
──인세션 키는 실현되는 현상 자체나, 대상이 아니면 안 된다
다시, 헐의 페이지를 확인한다.
인세션 키는……「나유미」그리고 현재 실현된 욕망은……「나유미의 정보를 이쿠다에 제공한다」……
즉, 하루는 현재 「나유미」라고 하는 말이 특별한 단어가 되어 있어
그것을 듣는 순간 미리 지정되어 있는 현상이 이 책의 힘으로 실현되어 버리는……그런 것인것 같다.
방금전, 나유미의 학원에서의 모습을 묻자 하루는 놀라울 정도 온화하게
그리고 세세하게 나유미의 모습을 말해 주었다.
나유미가 무슨 일에 대해서도 성실했던 것.
주위가 감동할 정도의 배려를 가지고 있던 것.
모친이나 집을 자랑으로 생각해 무엇보다도 소중히 하고 있던 것.
그러나 필요하면 사정을 사이에 두지 않고 판단하는 공정함을 갖고 있던 것.
그리고 그러니까 성련의 여학생들의 동경인 것.
이것들을 모두 헐은 당연하다는 듯이 유창하게 말해 끝냈던 것이다.
……한번 더, 페이지의 선두까지 돌아온다
──광고지 키는 사용자의 의지로 언제라도 소거할 수 있다
──광고지 키는 그 단어를 대상자가 이해하고 있으며
한편 그것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을 때 사용자의 의지로 설정할 수 있다
다음의 이것은, 이쪽의 마음대로 상대를 컨트롤 하는 키워드를 변경할 수 있다는 일이다.
이제 나유미에 관해서 하루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으니, 소거하자.
……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광고지 키의 항목이 공난이 되었다.
아무래도 이 책은 사용자가 조작하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일이 우연히 일어날 수는 없다. 이 책은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힘」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다른 사람을 내가 생각 하는 대로 조종하는 힘을.
하지만 하나 더 확증을 갖고 싶다.
정말로 나의 의지로 이 「힘」을 사용할 수 있는지 확신을 가지고 싶은 것이다.
순서 대로에 이 책을 사용해 보자.
정말로 이 블랙 욕망은 진짜인가.
사용할 수 있는 상대는……하루 밖에 없다.
지금 현재 나에게 흥미를 가진 아는 사람은 이 장소에 하루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음에 키의 설정이다. 이것을 어떻게 할까.
분명히 제한이 있는 이상 엉뚱한 키를 설정하면 엉뚱한 결과 밖에 낼 수 없을 것이다. 무엇으로 할까…….
그 때 가게안에 흘러나오는 곡이 바뀌었다.
사랑을 노래하는 대중가요다.
보컬이 응석을 부리는 것 같은 가성은 개인적으로는 기호가 아니지만, 세상에서는 팔리고 있다.
이것이다!
나는 책을 닫으면서 서둘러 화장실에서 나왔다.
「아아, 미안해 화장실에 사람이 너무 많았어.」
자리로 돌아가자 아니나 다를까 하루는 잔뜩 삐져 있었다.
「늦어∼ 이쿠짱. 콜라 벌써 김이 다 빠져 버렸어.」
「이 정도가 마시기 딱 좋아」
자리에 앉으면서 마치 방금 깨달았다는 듯이 입을 연다.
「어? 지금 나오고 있는 이 곡 무슨 광고에 쓰였더라?」
「응, 맥도날드광고에 쓰였었어.」
「아, 어쩐지 자주 나오더라. 후렴의 부분. 어쩐지 키스 키스라고 말하는것 같아.」
「이 곡 제목이 「스위트 키스」라고 해」
「아 그래, 몰랐어.」
이 정도면 되는 건가?
지금 가게안에는 정확히 그 후렴의 부분에 접어들어, 달콤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키스 키스 키스 키스 매우 좋아라~ 당신을 느끼고 있던♪」
「……노래하지 마」
「키스키스키스키스 아~이 러~브 2명만의 미팅♪」
「노래하지 말라고」
노래한다면 가라오케에 가도 그만이지만.
지금의 화제는 헐에 특정의 단어를 의식시키는 것이 목적이니까.
곁눈질로 살짝 옆의 의자에 펼쳐 둔 블랙 욕망에 시선을 보낸다. 그
리고, 마음 속에서 「<키스>를 키로 설정」이라고 중얼거렸다.
즉석에서 인세션 키의 항목에 단어가 떠오른다.
「좋아……」
「응? 무엇인가 말했어?」
「아니 아무말도 안했어. 이제 나갈까?」
「아, 응. 아! 잠깐만, 이거 다 마시고」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상관없어.」
허둥지둥 남은 것을 정리하는 하루를 보면서
나는 키워드를 말하는 타이밍을 염려한다.
효과가 있었을 때, 혹은 효과가 없었을 때……어떤 상황에서든 제일 문제가 없는 타이밍은 언제야?
가게를 나와, 함께 방금전의 육교에 걸어간다.
「나 여기에서 저 쪽 길이니깐」
「아, 그렇구나?」
보도교의 직전에 멈춰 선 하루가 옆길의 앞을 가리켰다.
으으, 이런.. 지금이 타이밍인가……심장 두근 두근 뛰기 시작해!!!
「그러면! 이쿠짱 전화해」
「응」
바이바~이라고 하면서 헐이 그 쪽으로 걷기 시작한다.
재빠르게 주위를 둘러보는 나.
지금이다. 지금! 지금 밖에 없어! 가라! 난 할 수 있어!
「하루!」
「응?」
걸음을 멈춘 하루에게 뛰어간다. 좋은 위치다. 대로로부터는 사각이 되었군.
다음은 말하는 것만 남았다. 키워드를.
「키……」
「?」
「키……키스를 하자!」
「에에 ?!」
으갸~! 뭐야 키워드가 먹히지 않은 거야?!
「아, 아니 그게아니라 그러니깐..우리들 어릴 적 키스는 인사같은 것이었잖아. 그러니깐 그게 ……」
「……」
「그런데 말이야! 조금 전엔 안 말했지만, 아직 진짜는 하루와의 일을 전부 생각해 낸 것이 아니고,
그렇지만 키스하면 생각해 낼 수 있을지도!」
「……」
말도안돼말도안돼말도안돼……이게 무슨 말도안돼는 변명이다. 좀 더, 좋은 설명이 있을 것이다.
생각해내야해 생각해내야해 생각해내야해 생각해내야해 생각해내야해
나……하루의 얼굴을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없어.
그 때, 하루가 쑥 한 걸음 내디뎠다.
숙이고 있는 나와 시선을 마주치고 잠시 쳐다보다가 말을 한다.
「이쿠짱 」
「……」
「키스하자.」
「……응?」
「키스는 인사야. 헤어질 때는 하지 않으면 안 되지. 깜빡했어.」
「응?」
그리고, 헐은 살그머니 눈감고
나의 입술에, 부드러운 감촉이 퍼졌다.
5.
근처는 저녁놀에 물들고 있다.
육교의 난간에 두손을 올린채 턱을 괴고 나는 귀로를 서두르는 차의 흐름을 내려다 보고 있다.
「…………크크큭……」
내의 뒤를 걷고 있던 샐러리맨 슬쩍 이쪽을 돌아보는 것을 느꼈다. 별로 나는 신경쓰지 않지만.
「……크크크크킄크……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모처럼 계단을 올라왔는데 모두들 U턴 해 돌아가. 멀리 떨어진 횡단보도로 서둘러 간다.
나의 뒤쪽을 걸어가면 될텐데..? 크크 나는 전혀 상관없어!
그렇다 치더라도……대단해. 이것! 이 검은 욕망!
정말로 인간을 조종할 수가 있다!
세상에 과학으로는 증명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런것이 존재할 줄이야.!
이것이 있으면, 이것이 있으면 ……!
나는 마음대로 타인을 조종할 수 있다!
나는 타인을 발판으로해 걸을 수가 있다!
──그 책이 말한 것과 같다──
「!」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 보았다.
거기에는 어둠이……새까만 어둠이…….
──네가 그것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하는 것은
너에게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구현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어둠이 속삭인다.
……아니 아니다. 어둠이 아니다.
──그 책은 욕망이 가지는 힘에 민감하다. 네가 이 시대의 소유자가 되는 것은 그 책이 결정했다──
남자다.
코트를 입고 머리에는 후드를 쓰고 있다.
그러나 배후로부터 석양이 역광으로 비춰 남자의 모습을 온통 어둠으로 가리고 있다.
──너는 책에 인정되었다. 곧 너의 앞에 「대행자」가 방문한다──
「……대행자……?」
남자는 웃는다.
아니 웃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너가 살아야할 장소 선택된 시간에 나타나는 가야할 길을 대신해 비추는 사람──
「……」
남자 코트는 바람의 탓으로 크게 부풀어 그 실루엣을 기분 나쁘게 확대하는……
바람..? 바람? 서쪽으로부터 부는 바람이 어째서 동쪽을 향한 그 남자 코트를 부풀게 할수 있어?
──모두는 여기로부터 시작된다──
「시……작 ?!」
그 때 바람이 소용돌이쳤다.
넓게 펼쳐진 사내의 코트가 나의 몸을 휘감으려해 나는 한심하게도 비명을 지르며 무심코 눈감는다.
「…………?」
살그머니 눈을 뜨자 거기로 보인 것은 이미 산너머로 거의 다 져버린 채
미약한 붉은 빛을 뿜어내고 있는 석양 뿐이었다.
「아……지금의……것은……?」
근처를 둘러봐도 육교상에는 나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바람과 함께 사라져 버린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그 남자는 단순한 그림자로……
석양과 함께 이 지상으로부터 사라졌다고에서도 말하는 것일까?
「……돌아갈까」
나는 꿈에서 깨어난것 처럼 걷기 시작한다.
다만 옆구리에 제대로 챌긴 검은 책의 중량감만이
지금의 석양의 남자가 확실히 존재하고 있던 것을 조용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6.
그리고,
「…………」
나의 집은 불타고 있었다.
「이건!」
구경꾼의 바다로부터 들여다 보자 내가 하숙 하고 있던 아파트는 전부가게 보기좋게 불의 바다였다.
소방차가 살수 하고 있지만 더 타는 것을 막는 정도 였다.
도대체 어디에서 출화했을 것인가?
아니 어디에서 불이 시작하던 간에 이렇게 한순간에 아파트의 모든 동이 불타버릴 수 있는 것인가?
가스라도 폭발한건가?
어느쪽이든 2층에 있던 나의 방은 무사할 수가 없겠지…….
추가의 펌프차가 도착해 구경꾼들이 가라앉혀진다.
이대로 여기에 있어도 나의 방이 복원되는 것도 아니다.
오늘 밤의 잠자리를 확보하려면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
결국, 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왔다.
원래 독신 생활 하고 있는 아는 사람은 커녕 만족하게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상대조차
존재하지 않는 나에게 있어, 무료의 숙소를 제공해 주는 상대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게 가깝다.
이러한 이유로 혐오하면서도 타카하라 별장에의 길을 더듬어 왔던 것이다.
「……이런?」
문가에 누군가 있다. 설마 아버지……가 아닌데. 그렇게 몸집이 작지 않다.
가까이 다가가 보자
「어서 오세요. 이쿠타님」
「메이드인가!」
목을 기울이는 그 메이드. 머리에는 카츄샤 장비, 온통 검은 옷에 흰 에이프런.
완벽하다. 완벽하게 시대 착오적인 메이드 룩이다.
그 메이드는 그대로의 자세로 나의 다음의 말을 기다리듯이 움직임을 멈추고 있다.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안으로 들어 오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 메이드는 문을 열고 나를 부지안에 불러 들였다.
쥐죽은 듯이 조용한 저택의 부지에 두 명 분의 자갈을 밟는 발소리가 울린다.
(어? ……보도가 정비되어 있어? )
랜턴을 가지고 앞장서는 메이드를 따라 가면서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거의 안보였던 것이 확실한 길이 제대로 풀을 베어져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메이드에게 얘기하려고 했지만 의외로 발이 빠르고
깨달은 순간 벌써 그 모습은 현관에 도착해 나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빨리 걸어 메이드에게 다가간다.
「아! 깨끗이 되어 있잖아?」
저택에 들어가 더욱 놀랐다.
쌓여 있었음이 분명한 먼지는 흔적도 없고 일상 생활 용품등도 완전하게 닦여 정리되어 있다.
끊어진 채로 방치되어 있던 램프는 교환되어 여기서 15년간 생활하고 있었음이 분명한
나로써도 본 적이 없을 정도 저택안은 밝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저녁식사의 준비가 되어있습니다만, 먼저 목욕부터 하시겠습니까?」
「……」
「이쿠타님?」
「이것 전부 그쪽이?」
목을 기울이는 행동.
「……네가 전부 청소했어?」
「저택이 언제나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관리하는것도 의무입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그 메이드는 고개를 숙였다.
저녁식사도 매우 호화로웠다. 여기는 고급 레스토랑인가?
하는 느낌으로 조금 전의 메이드가 설명을 하면서 요리를 차례차례로 옮겨 와,
나는 그저 그것을 먹기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홍차를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 꽤 부르주아틱한가?
그렇지만 확실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있잖아」
「네」
「넌 누구지?」
재차 눈앞의 메이드를 관찰한다.
나이는 몇살 정도일까. 나보다 연상으로도 보이고 연하로도 보인다.
검은 단발머리에 검은 눈동자 전형적인 메이드옷을 입고
양손을 앞으로 모은, 이른바 대기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피부의 색은 흰색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 투명한데 그것이 새카만 복장에 꼭 맞다.
그 소녀는 목을 기울여 입을 열었다.
「새로운 검은 욕망의 사용자를 시중들기 위해서 왔습니다」
역시……. 왜 메이드인가는 모르지만 그것과 관계있었구나.
「너가 그 남자가 말한 「대행자」야?」
「그 통칭으로 불렸던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쿠타님이 바란다면 이후 그렇게 불러 주세요」
「아니아니 그럴필요는 없어! 너의 원래 이름은 뭐지?」
「이름은 없습니다. 마음대로 불러주세요」
「마음대로……내가 결정하는 거야?」
그것은 귀찮다.
내가 침묵하고 있으자, 소녀는 재차 고개를 갸웃했다.
「……그렇다면 트바리라고 불러 주세요」
트바리……좋을지도, 묘하게 잘오는 이름이다.
「알았다. 그러면 트바리.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면 돼?」
「네. 이쿠타님께서는 우선 계약을 해주셔야 합니다」
「계약?」
「네」
트바리의 설명에 의하면 검은 욕망은 본래 마술사가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사용자가 마력을 주입하는 것으로 발동한다.
그러나 현대의 인간에게 마력을 사용하는 것은 발가능하다.
결국, 이책을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 해야 하지만 거기에는 편법이 있다.
바로 트바리다.
트바리는 검은 욕망의 사용자와 계약해, 검은 욕망의 사용자 대신 마력을 공급한다.
그 대가로 검은 욕망의 사용자는 세상의 질서를 파괴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을 실현하는 것.
즉, 블랙 욕망의 힘 그 자체를 행사하면 된다.
매개가 되는 것은 사용자의 신체의 일부, 또는 남아있는 수명의 반.
받아간 물건 대신에 그 자리를 트바리가 대신해 그로부터 마력을 공급받는다.
계약기간은 사용자가 자신의 모든 욕망을 충족시키고 계약을 끊을때까지
또는 마력이 고갈되거나, 검은 욕망을 더이상 사용할 수 없을 때 까지다.
다만, 모든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 외의 방법으로 계약이 중단되면
트바리가 받아간 부분은 돌아오지 않는다.
만약, 생명유지에 필수불가결한 부위를 트바리에게 주어 마력공급의 매개로 활용한다면
자칫 계약이 예기치 못한 사태로 끊어졌을 때 죽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손가락 한개라던가 발가락 한개 정도의
없어져도 상관없을 부위로 계약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 역시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계약 부위의 중요도는 곧, 트바리와의 연결의 깊이다.
중요한 부위를 매개로 사용할 수록 마력의 공급량은 많아지고
반대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부위를 사용하면
책을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마력도 얻지 못한다.
자신의 생명과 욕망을 저울질을 해 매개로 사용할 물건을 잘선택하지 않으면 안된다.
「……잘 알았어」
설명을 다 듣고 나서 한숨을 내쉬었다.
생각보다 제한이 많음에 진절머리가 났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마력을 많이 모을 수록 검은 욕망의 힘도 더 강해진다는 것을 들어
지금은 가슴이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숨을 쉰 이유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런데 말이야. 너는 도대체 누구야? 현재까지 살아남은 마법사의 후예인가?
아니, 그냥 질서가 싫고 계약이 좋아 대신 마력을 공급해 준다──?」
「……」
「──그런 존재를 뭐라고 하지? 이미 충분히 놀랐어. 니가 뭐든 더이상은 놀라지 않아. 혹시 너는……」
「……그대로입니다」
바람도 없는데 램프가 흔들렸다. 일순간 방안에 어둠이 스며들어
소녀의 그림자가 마치 살아있는듯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벽위를 타고 오른다.
「 나는 블랙 욕망에 깃들어 계약을 실시해 질서의 붕괴를 바라는……
인간들의 말로 악마로 불리는 존재입니다」
7.
구두창이 또각또각 딱딱한 소리를 내고 있다.
아래로 아래로 한참을 내려온 곳에 있는 것은 기묘한 지하실이었다.
지하실인데도 천장이 굉장히 높았고, 램프의 빛이 다 미치지 못해 구석구석 어둠이 깃들어 있었다.
오랫동안 공기가 드나든 일이 없었던지 돌과 기름의 기묘한 혼합취가 감돌고 있다.
랜턴을 가진 트바리가 방의 중앙에서 되돌아 본다.
지하실의 구석에서 슬금슬금 어둠이 번져와 우리의 주위를 감싼다.
도착. 여기가 그녀가 선택한 「계약의공간」이다.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우리집에 이런장소가 있었을 줄이야. 분위기가 딱맞는 장소구나」
단지 잊어 버리고 지냈던 것일까.
저택의 중앙에는 2층높이까지 뚫려있는 로비가 있다. 거기에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빨간 융단이 깔려있는
계단. 그 계단의 측면에 작은 문이 있었따.
가슴까지 밖에 안오는 그 초라하고 작은 문의 뒤편에 이곳까지 이르는 돌계단이 있었따.
지하라서 그런지 공기가 물밑에 들어온것 처럼 차갑다.
조명이 설치되어 있는 것도 같지만 희미해 트바리가 들고 있는 랜턴이 가장 강력한 광원이다.
바람도 없는데 흔들리는 불길에 아울러 2명의 그림자도 춤추고 있다.
「……이쿠타님, 계약을 시작해도 좋습니까」
「저스터 어 모먼트.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부분이 있다.」(갑자기 영어쓰네요.)
「네」
아직 결정하지 못한 부분.……그것은 계약의 매개로 사용할 신체의 부분을 무엇으로 할것인가 이다.
「어쨌거나 나에게는 인생이 있으니깐. 너무 위험한 부위를 선택했다가 계약이 실패하면 낭패겠지?」
「……」
「원래 내게는 엄청난 꿈이나 희망따위는 없고.
그저 타인을 잘 사용해 안락하게 살고 싶다는 정도이고.
그렇게 생명까지 걸만한 욕망은 없어.」
나의 가벼운 말에 트바리는 나의 눈을 가만히 응시하는 것으로 돌려준다.
「……사람은 이성을 가지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이성을 가진 존재로는 드물게도 상황에 따라
모든 이성을 배제한채 욕망이 바라는채로 따르는 것이 당신이라는 인물입니다.」
뭐야 그건. 심한 말투다.
나는 인간 실격인가?
「트바리, 그건 아냐.」
「……이쿠타님, 책의 최종 페이지를 봐 주세요」
「응?」
시키는 대로 나는 검은 욕망의 최종 페이지를 펼쳤다.
최종 페이지까지 펄럭펄럭 페이지를 넘겨 간다.
「거기에는 사용자가 가지는 궁극의 욕망이 기술됩니다.
그 책이 진한 주홍의 마력으로 가득 찼을 때 실현되는 마지막 욕망……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는 세계의 질서를 파괴하는……「검은 욕망(블랙 욕망)」」
뒷표지에 가장 가까운 페이지가 열린다.
그 중앙에 쓰여진 문자의 나열이 망막에 뛰어든다.
──타카하라 나유미를 소생하게 한다──
「드쿵」
응?
나의 중심으로 부터 「무엇인가」가 꿈틀거렸다.
그것은 두근두근하며 점차 그 고동을 강하게 하며 심장을 짜낸다.
내장이 뒤집하는 충격에 목구멍으로 뜨거운것이 솓구쳐 올라온다.
「카학……하……하학……」
이것이…… 이런 것이, 나의 욕망?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아하핫 아하하하하핫!」
얼굴도 모르는 이름 밖에 모르는 출생했을 때 이래 한번도 만난 것이 없는 여동생을
소생하게 하는 것이 생명보다 소중한 나의 욕망?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아핫, 하아……!」
……그 대로다.
나는 너의 아무것도 모른다.
너의 얼굴이 나랑 닮았는가?아니면 전혀 다른가?
네가 어떤 몸매를 가지고 있는지, 나보다 키는 큰것인지 작은 것인지
눈동자의 색은 어떤가..? 머리카락은 긴가..?
귀는 어때? 귀가 큰가?. 귀걸이 구멍은 뚫지 않았을 테지?
입술은 부드러워? 하루와는 다른 느낌인가? 비슷한가?
손톱은 어떤 모습일까?
속옷은 무슨색이야? 아가씨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역시 흰색일색인가?
너도 컵의 사이즈로 고민하거나 하는거야? 다이어트를 했다가 가슴도 줄어들어 쇼크를 받고 하는거야?
행복해? 가족에게 둘러 쌓여 행복하게 살았던거야?
부친의 부재를 슬퍼했던 적은..? 오빠가 있다는 것을 잊어먹지는 않았겠지?
학교는 좋아하는거야?
성련에 다녀 주변의 동경의 대상이 되어 만족하는 거야?
주위의 시선에 우쭐해 하지는 않는 거야?
컴플렉스가 있다거나 한거아냐?
취미는 무엇이야? 나 같은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 같은 고상한 것인가?
버릇은 없어? 없다고 대답하도 사실 7개는 있는 것이 버릇이지.
나는 모른다.
아무것도 모른다.
너에 대한건 요만큼도 모른다.
네가 죽어 사라지게 된것. 전혀 흥미 없다.
그렇지만 너의 모두는 내가 되찾는다.
너의 생명도 팔이나 얼굴이나 입술이나 눈동자나 귀나
머리카락이나 다리나 손톱이나 엉덩이나 가슴도 인생도 영혼도 내장도 뼈도
의지도 꿈도 소망도 행복도!
모두!
모두!
모두! 내가 되찾아 줄게!
이 내가……이 오빠가 소생하게 해 줄게!
그러니까
너는
너의 모두는
이 나의 것이다!
지하실에 메마른 웃음소리가 메아리친다.
너무 웃어 목으로 부터 피가 나오는 것 같다.
상관없지 않은가.
즐거워해라! 웃어라! 미쳐라!
심장의 깊숙한것으로 부터 흘러나오는 것에 심취해라!
욕망의 작열에 뇌를 맡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