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차 많은 사촌동생의 친구...수난기.
제게 사촌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나이차가 좀 되는데...그야말로 기저귀 갈아가며 키운 사촌동생이죠.
기지배가 혼자 인지라...
초딩때까지만 해도 오빠오빠 그러면서 잘따르더니...
중딩때부터는 사춘기라 그런지 어쩌다 봐도 목인사만 까딱하고 들어가더군요.
하긴...그나이때는 오빠라는 생각보다..아저씨라는 생각이 더 컷겠지요...--;
그러다가...대학가고나서는 어느정도 분위기가 풀려서
얘기도 하고 삼촌하고 술대작 할때 옆에서 같이 한두잔 하기도 하고 그러더군요.
물론...나이차 나는 오빠의 "용돈"도 큰 역활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가 누나 여동생이 없는터라 무지하게 이뻐했습니다.
명절때는 다른 사촌들 몰래 용돈 쥐어주고,
입학식, 졸업식 제가 다 따라다녔죠.
서두가 기네요. 제가 늘 이녀석한테 했던 말이...
" 너 친구들하고 술마시다가 돈 모자르면 오빠한테 연락해라~ 아빠보단 편하지 않겠냐? "
전...순전히 동생녀석이 귀여워서 하는 말입니다. --;
글구...이녀석이 지 아빠랑 워낙 사이가 좋은지라, 뭐..삼촌도 딸래미라면 껌뻑 죽죠..
실제 그런일이 생기면 지 아빠한테 먼저 연락할테지요.
얼마전에 첨으로 이녀석한테서 연락이 왔습니다.
대략...친구들하고 있는데 더 놀구 싶은데 오빠 올수 없냐구...
몇년을 휴학하고서 올해 졸업하긴 했는데 취직이 마땅찮아 계속 힘들어하더니만
아빠한테 전화하긴 뭐하고, 그나마 가깝게 생각했던게 전가 봅니다.
생전첨인데 당연히 가야죠.
마침 퇴근전이라...그쪽으로 갔습니다.
오메...계집애들 4명이서 아주 술집을 거덜냈더군요.
여대 출신인지라...막연히 여자애들만 있을거란 생각은 했는데...
(하긴...남자 하나라도 끼어있으면 저한테 연락할 상황이 안됐겠죠.)
이렇게 많이...대충 눈짐작으로 소주 10병 이상은 있더군요.
지난 졸업식장에서 봤던 친구들입니다.
제가 찍사라서리...친구들 사진 다 찍어주고 포즈 수정도 해주고 그래서리 제얼굴을 기억하나 봅니다.
나름 반갑게 맞아주네요.이래저래 인사하고...그집은 파장 분위기라
계산해주고....--;
더 놀고 싶냐구 그랬더니 당근....콜 이고...
대충 들은 얘기론 친구들 모두 그만그만한 신세라 스트레스들을 많이 받았나 봅니다.
어디가고 싶냐고 했더니 나이트 가자 그러네요.
마냥 어린줄 알았던 동생녀석인데...술까진 그러려니 하다가 그건 좀 아니지싶어서
"나같은 아저씨는 그런데 가면 뻰찌먹어~ 그러니깐 다른데 가자"했는데...
오빠한테 그러면 자기들이 가만히 안있겠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끌고갑니다.
동생녀석이 오빠라 그러니 나머지 친구들도 오빠라 그러구...
끌고가면서 동생이 팔짱을 끼니 한 친구도 나머지 팔짱을 끼고 끌고가듯 갑니다.
아...이게 웬 횡재...아니...--;
덤태기랍니까.
옆에서 보는 그림은 좀 그랬을겁니다.
늙탱구리 노땅이 말만한 처자 4을 데리고 나이트에 들어가는 모습이란....--;
솔직이 저 태어나서 나이트 비스무리 간거 손가락에 꼽습니다.
당췌 춤이란게 되지 않은 저주받은 몸매라서리...
다행히도 (아니 불행히도? ) 입구에서 붙잡는 사람 없습니다.
제가 그랬죠.
니들끼리만 와야 부팅도 들어오고 재밌게 놀텐데 나랑 와서 어쩌냐구.
그랬더니 지들은 그런거 싫다고 그냥 놀면 스트레스 풀린다고 하네요.
진심인지는 제 알바 아니고 전 "물주"로서의 역활만 다하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양주하나에 맥주 기본 시켜놓구 니들 맘껏 놀라 했습니다.
저를 끌고 나가려는데....전 죽어도 안나갑니다....--;
잘놀데요...불타는 프라이데잇 나잇~!
수많은 청춘들이 정열을 발산하는데....
나안~ 그저 씨끄러울 뿐이고~!
계집애들은 신나서 흔들어댈 뿐이고~!
테이블에 앉아 애들 노는걸 보기만 해도 흐뭇~ 합니다.
(아...제 나이가 벌서 이럴때는 아닌데...아마도 포대인옹의 영향인듯합니다...ㅋㅋㅋ)
늘씬한 4명의 아가씨가 놀고 있으니 찝쩍대는 남자애(?)들도 있더만
같이 안놀아주더군요.
테이블에 혼자 있으니 눈치없는 웨이터들이 몇번 와서리 누굴 데려올까요~? 그러는데..
몇번 거절 했더니 귀찮게 하는 사람도 없데요.
얼마를 놀았는지...노래가 바뀌면서 애들 들어옵니다.
이쯤에서 제가 빠져줘야 눈치없는 노땅 소린 안들을거 아닌가 싶어
내가 계산하고 먼저 간다고 했더니만 난리들을 치네요.
얘들이 진심일까 싶으면서도 그냥 모르는척 눌러앉았습니다.
그냥 관계없는 사람이면 가겠지만 동생녀석이 있는터라...마음 한편으론 저 수많은 늑대들한테서
동생녀석을 사수해야 된단 생각도 있었구요.
지들끼리 한참 떠들더만 화살이 저한테 넘어옵니다.
오빠는 왜 안놀아요?
이런데 싫어해요?
우리땜에 괜히 온거에요? 등등...
뭐...춤이란거 출줄 모른다. 저런데 나가는거 싫어한다. 그래도 이렇게 같이 어울리는건 정말
좋아한다...
니들은 여기서 놀지만 나같은 아저씨는 한국관 이란데 가서 노는거다...ㅋㅋㅋ
제가 말실수를 해버렸습니다...
아예 안다닌다고 진실을 말했어야 하는데...농담한답시고 한국관 얘길 했더니만
"그럼 블루스는 추시겠네요?" 그러면서 뭐라 수근거리더니
개중 하나랑 나를 떠밀면서 내보내는 겁니다....
헐~ 그 여자애는 일어났는데 제가 끝까지 앉아있으면...참 뻘쭘하겠지요.
못이기는척(?) 일어나 나갔습니다. --;
이 얼마만의 처녀랍니까...(유부녀 반대 - 처녀...--;)
대충 안고서 움직이는데 이녀석이 이런 저런 얘길 하더군요.
자기는 누구(제 동생)가 참 부럽다. 이런 오빠 있음 좋겠다.
덕분에 정말 재밌다...등등.
좀있다가 바로 들어갔습니다.....만, 바로 끌려나왔습니다.
예...전 그 4명의 아가씨들에게 관광당한겁니다....ㅠ.ㅠ
더군다나...얼렁뚱땅 노래 바뀔때 애기들한테 둘러쌓여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자리에 엉거주춤 끼어서리....아 난감무쌍...ㅠ.ㅠ
그나마 제가 서있으니 끼어드는 늑대들은 없더만요. 속으론 무슨 욕들을 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시간은 지나구...
블루스 타임마다 끌려나가서리 상큼한 아가씨들한테 더듬거림(?)을 당하구...
갈 시간이 됐습니다.
어쩌다보니...제 명함을 하나씩 다 줬는데...
개중 한녀석이 "오빠 담에 제가 연락해도 또 술사주시는거에요?" 그러길래
얼마든지 연락하라고 호탕하게 멘트를 날려줬습니다....
이때 제 수난이 시작될 줄 알았어야 하는데...전 정말 다른 생각이 없었습니다...ㅠ.ㅠ
(아...웬지 날라오는 돌의 이미지가 눈앞에....--;)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며칠후 그중 한녀석(블루스 맨첨에 같이 밀려나간....)한테서 연락이 왔구.
고민 상담 비스무리 술사주다가...어느순간 동생친구라는거 잊었구...
장성을 쌓았는데...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을 때 즈음...
동생녀석이 확인 사살을 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제 수난입니다..ㅠ.ㅠ
"오빠, 지난번에 정말 고마웠구...어쩌구저쩌구...아빠한텐 비밀이구....
혹시 제친구 누구누구가 오빠한테 전화하지 않았어요?"
허걱...!!!
둘이서 절대 비밀이라고 손가락까지 걸었건만 그새 눈치를 챘답니까?
까마득한 동생녀석한테 욕먹을순 없는일이구...
평생 무슨 수모를 당할지 모르는데 무조건 딱 잡아뗐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후 친구들끼리 몇번 만나고 그때 얘기도 하구 그러는데 그중 "수영"(당연히 가명입니다...)이의
눈치가 이상하다는 겁니다.
이런 눈치빠른 녀석 같으니라구....ㅠ.ㅠ
첨엔 수영이가 먼저 오빠 얘기도 꺼내구 한번 더 보고 싶다는둥 그러더니
요 며칠전부턴 친구중 하나가 나만 술사달라고 할꺼라는 등의 농담을 하면 벌컥 화를 낸답니다.
니가 왜 그오빠한테 따로 연락을 하냐...
그 오빠가 우리 봉인줄 아냐...
이미 결.혼.도 한 사람인데 너무 부담되지 않겠냐...
허..허..허.....
이래서 초보운전하구 처녀는 알아서 피해가라 했건만...
제가 어쩌다 이런 실수를....
끝까지 잡아떼고 바로 수영이한테 연락했습니다.
물론...동생녀석한테 같이 있는지 아닌지는 은근슬쩍 확인을 했지요.
동생녀석이 눈치를 챈거 같다고 말해줬더니 어물쩍 말을 못하데요.
저랑 엮인후에...
친구들이 오빠한테 괜히 폐끼치나 않을까...또 단체로 술사달라고 하면 미안하니깐
그랬다는데...
그게 더 민폐가 될수 있단걸 왜 모른답니까...ㅠ.ㅠ
그래서 몇가지 코치좀 해주고 말았는데...
솔직이...어찌 정리를 하고 수습을 해야할지 난감합니다....
이넘의 술이 웬수지...
그날 왜 그다지도 이녀석의 눈망울이 촉촉해보였는지...
그 입술이 왜 그리도 상큼해 보였는지...
후회 막급입니다만....ㅠ.ㅠ
고수님들의 조언을 절실히 기대합니다.
ps) 응응 관련 야한 얘기는....
사람을 만나고 있는 동안엔 쓰지 않습니다......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