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자 15화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지배자 15화

페이지 정보

댓글 0건 조회 4,412회 작성일 25-08-27 09:09

본문

지배자 15화

 

의심 & 포획?

 

‘하수인으로 그때 그 분장을 하도록 하고 내가 막으러 나타나면 되겠지.’

 

범인과 자신이 함께 있는 걸 직접 목격한다면 그녀도 의심이 헛된 것이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거기에 흑기사처럼 나타나 그녀를 보호해 그녀의 호감도 얻는 1석 2조의 효과까지!

 

진호는 카페 맞은편에서 투명화 상태로 죽치고 있다가 그녀가 퇴근을 위해 나오는 걸 보고 그 뒤를 따라나섰다.

 

자동차를 탈 줄 알았더니 걸어서 어딘가로 향하는 그녀였다. 살을 빼기 위한 그녀의 불가피한 선택! 서련의 집도 여기서 그렇게까지 멀지는 않아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었다. 진호에게 있어서는 호재인 셈! 마침 시간은 늦은 밤인지라 인적이 그리 많지 않았고, 이곳이라면 자신이 나타나도 그리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수 있는 개연성이 있기도 했다.

 

진호는 그녀의 뒤를 쫓아가다가 적당히 사람이 없는 곳에서 하수인을 소환했다. 자신의 형상을 한 하수인! 그의 얼굴을 투명화로 가리게 하고, 옷은 모두 벗게 한 뒤 돌연 서련을 덮치게 했다.

 

“꺄…… 읍!”

 

하수인 진호의 손에 입을 틀어 막힌 서련은 격렬히 저항했다. 전에 그 자식이라는 걸 깨달은 것! 팔다리를 마구 휘두르며 저항했지만 하수인 진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외진 골목 안쪽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대로 서련을 데리고 전처럼 못된(?) 짓을 벌이려고 했다.

 

“읍……! 읍……!”

 

서련은 도와달라고 외치려 했지만 그녀의 입만은 필사적으로 막는 하수인 진호였다. 적당한 시간이 됐다 싶어서 투명화를 풀고 그 골목 앞쪽을 지나가는 진호! 서련이 이쪽을 보지도 않건만 무슨 일이 있는지 살피는 시늉까지 하고, 천천히 상황을 살피듯 다가가는 몸짓까지 훌륭히 수행한 다음에, 돌연 하수인 진호를 향해 달려들었다!

 

퍽!

 

자신이 자신의 몸을 때리는 게 무척 어색했지만, 덕분에 서련은 하수인 진호에게서 풀려날 수 있었다. 진호는 서련의 얼굴을 보고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서련이 누나?”

 

“지, 진호야!”

 

잔뜩 울먹이는 눈동자로 진호를 바라보는 서련! 그동안의 악다구니로 옷이 제멋대로 풀어 헤쳐져 있었고, 긁힌 부분도 꽤 있었다. 진호가 서련의 가는 손목을 잡아 자신의 뒤로 이끌었다.

 

“너, 넌 누구야!? 이건 도대체 뭐에요 누나!?”

 

“나, 나도 몰라! 저, 전에도 저런 녀석이 나타났단 말이야! 나 좀 살려줘!”

 

평소의 자신만만한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무척 두려워하며 연약한 모습을 보이는 서련이었다. 하수인 진호가 진호의 지시에 맞춰 변조된 목소리로 말했다.

 

“넌 뭐야? 네가 이 여자 서방님이라도 되냐? 응?”

 

“서방님은 아니지만, 모르는 사이도 아니라서 말이야. 애초에 이런 일이 골목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그냥 지나간다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되잖아?”

 

“지, 진호야!”

 

[ 이서련의 일반 호감도, 이성 호감도가 15 상승했습니다! ]

[ 이서련의 일반 호감도가 95, 이성 호감도가 75가 됐습니다! ]

 

무척 감동한 표정으로 진호를 보는 서련! 아무래도 착한 시민 코스프레(?)는 무척 잘 먹힌 모양이었다. 이제는 고생하는 모습만 보여 그녀의 마음의 빚을 착실히 쌓아두기만 하면 그만! 하수인 진호가 진호의 지시에 따라 소지품 공간에서 각목을 꺼내들었다. 그대로 다가와 진호를 후려치는 하수인 진호!

 

“큭!”

 

‘이거 진짜 아프네!’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 불안 요소는 제거해 두는 편이 마음이 편했다. 어차피 시작한 거 끝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하자고 다짐하는 진호! 하수인의 힘을 적당히 조절해 가며 맞는 연기를 지속했다.

 

“지, 진호야!”

 

울먹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서련! 진호가 준비된 합에 따라 각목을 피하며 말했다.

 

“여긴 내가 막을 테니 누나는 먼저 도망쳐요! 도망쳐서 경찰에 신고하라고요!”

 

“그, 그치만…….”

 

“큭! 빨리!”

 

“아, 알았어! 누나가 금방 다녀올 테니까 조금만 참아!”

 

그러면서 골목길 밖으로 나서며 바로 휴대 전화를 드는 서련이었다. 동시에 눈으로는 구조 요청을 할 사람을 급히 찾았다.

 

‘이 정도면 됐겠지?’

 

이미 꽤 심한 타박상도 몇 군데 입은 상태였다. 그대로 하수인을 물리는 진호! 지친 몸을 쉬게 하기 위해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렇게 조금 쉬고 있으니 서련의 목소리가 저편에서 들려왔다.

 

“여, 여기요! 여기서 이상한 변태가…… 지, 진호야!”

 

운이 좋았는지 금방 진호가 있는 곳으로 돌아온 서련이었다. 야간 순찰을 돌고 있는 경찰을 만난 것! 진호는 어렵사리 몸을 일으켰다.

 

“아으…….”

 

자연스럽게 나오는 신음! 이건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

 

“진호야! 괜찮아?”

 

“어, 괜찮아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는 진호! 그 모습에 서련의 눈망울이 크게 너울거렸다. 경찰이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재빨리 상처를 살핀 경찰 중 한 명이 무전기로 구급차를 요청했고, 나머지 경찰은 진호에게 범인에 대한 것을 물었다.

 

“범인이 어느 쪽으로 갔는지 보셨습니까?”

 

“저기, 저쪽으로 갔는데 그 이상은 잘 모르겠어요.”

 

“특징적인 인상착의가 있을까요?”

 

“일단 각목을 들고 있었고…… 옷을 안 입고 있었어요.”

 

“옷을요?”

 

“네.”

 

경찰들은 황당하다는 눈이었지만, 눈앞에 진호는 분명히 각목에 의한 타박상으로 보이는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일단 납득하는 경찰들이었다.

 

“알겠습니다. 지금 구급차를 호출했으니까, 일단 피해자 분께서는 병원으로 향해주세요!”

 

그렇게 말을 남기고 경찰차로 돌아가는 경찰들! 그 옆에서 서련은 어쩔 줄 몰라 하는 눈빛으로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다.

 

“진호야, 진호야 어떡해 진호야…….”

 

너무 불안정해 보여 오히려 다친 사람이 진호가 아니라 서련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였다. 진호가 어렵사리 손을 들어 서련을 옆에 앉혔다.

 

“일단 좀 앉아 봐요. 나까지 정신 사나워지니까요.”

 

“응. 알았어. 응.”

 

재빨리 진호 곁에 쪼그려 앉는 서련! 말 잘 듣는 강아지 같은 모습이었다. 진호는 그런 서련의 머리를 헝클어주며 말을 이었다.

 

“괜찮아요. 괜찮아. 그냥 좀 맞은 것뿐이니까. 어디 심하게 부러진 거 같지도 않고.”

 

“그래도…….”

 

울먹이는 서련! 이제는 완전히 울보가 돼 버린 서련이었다. 그때였다.

 

[ 이서련의 일반, 이성 호감도가 10 올랐습니다! ]

[ 이서련의 일반 호감도가 105, 이성 호감도가 85가 됐습니다! ]

 

‘효과가 바로 바로 나타나는군!’

 

수치뿐만이 아니라 행동에서도 그런 게 배어 나왔다. 진호의 상처 부위를 연신 살피는 게 여간 걱정하는 눈빛이 아니었다.

 

“내가 호 해 줄까?”

 

“내가 앱니까?”

 

“그, 그치만……!”

 

다시 울상이 돼 몸을 일으키는 서련! 골목길 바깥을 살피며 언제 구급차가 오는지 연신 두리번거린다. 그리고선 진호가 괜찮은지 다시 복귀. 이처럼 똥 마려운 강아지마냥 왔다 갔다 하던 서련이 멈춘 것은 저편에서 초록 경광등을 킨 구급차가 왔을 때였다.

 

*

 

병원 응급실에서 진찰을 받고, 몇몇 부위의 혈종 치료를 한 뒤 붕대를 감고 바로 퇴원하게 된 진호였다. 딱히 뼈가 부러지거나 삔 곳은 없었기 때문이다. 타박상에 필요한 것은 냉찜질과 휴식! 다만 부상당한 부위가 많아서인지 몸 전체가 꽤 열이 오른 상태라서 서련은 더욱 진호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우리 집으로 갈래?”

 

“아뇨, 그렇게까지 할 건 없는데…….”

 

진호가 손을 내저으며 사양하려다 통증에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 그것을 본 서련이 더욱 강하게 요구했다.

 

“우리 집에 가자! 아니면 너희 집이라도 좋으니까 오늘 하루는 푹 쉬어야지! 내가 옆에서 돌봐줄게! 저녁은 먹었어?”

 

“아까 같이 먹었잖아요.”

 

“아, 그랬지 참…….”

 

아까부터 정신없는 서련이었다. 어쨌든 그녀는 일단 택시를 잡고, 진호를 태웠다. 그녀가 먼저 말했다.

 

“꽃잎 아파트 101동으로 가주세요.”

 

꽃잎 아파트는 진호의 집에서 걸어서 약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아파트 단지였다. 딱히 삐까번쩍한 부자들 아파트는 아니고, 그냥 평범한 가정집으로 알고 있었다.

 

‘혼자 사나 보네.’

 

카페 하나를 사 줄 정도의 집안이라면 부자 집안이 분명할 텐데, 평범한 집에 산다니 당연히 드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진호는 조금 뒤 그 집에 직접 들어가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외로 소박하네.’

 

방이 2개에 거실이 한 개, 주방, 화장실이 하나인 평범한 아파트! 인테리어도 소박한 편에 속했다. 그녀가 진호를 안으로 이끌었다.

 

“넌 침대에 누워 있어! 혹시 뭐 필요한 거 있어? 내가 뭐든지 다 해 줄게!”

 

팔을 걷어붙이며 기운차게 말하는 그녀! 말하면 뭐든지 들어줄 듯한 태도였다. 하지만 진호는 생각 읽기 스킬을 통해 그녀가 가진 진짜 속마음을, 그녀가 현재 진짜 원하는 걸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럼 나랑 같이 자요.”

 

“뭐, 뭣!?”

 

깜짝 놀란 채 뒷걸음질 치는 서련! 아무래도 뭐든지 다 되지만 ‘자신’은 아직 진상할 준비가 안 된 모양이었다. 하지만 진호는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니었다.

 

“무서웠죠? 갑자기 그런 녀석이 나타나서.”

 

“으, 응……? 그, 그건…….”

 

뭐든지 다 챙겨줄 거 같던 누나의 모습에서, 금방 처음 진호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처럼 불안한 얼굴로 돌아가는 그녀였다. 진호가 재차 말했다.

 

“오늘 같이 밥 먹을 때도 투명화라는 거에 대해서 물은 건 그런 이유에서였군요. 아까 그 녀석……인지 뭔지, 제 눈에도 얼굴은 안 보였으니까요.”

 

“여, 역시 그렇지!? 나, 나만 그렇게 본 건 아닌 거지!?”

 

드디어 자신의 심경을 헤아려 주는 사람을 만나자 무척 기꺼워하는 그녀였다. 진호가 재차 말했다.

 

“그런 녀석에게 두 번이나 노려지다니,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나, 나는…….”

 

그제야 격한 흥분, 걱정, 심려 속에 가려져 있던 그녀 자신의 본래 감정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진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져 버린 것!

 

「우, 우는 모습을 보이면 안 돼! 그러면 진호가 오히려 걱정할 거야!」

 

그녀가 재빨리 뒤로 돌아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지만, 떨리는 어깨는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런 그녀를 물끄러미 응시하던 진호가 가만히 그녀를 불렀다.

 

“이리로 올래요?”

 

“…….”

 

아무 생각 없이 훌쩍이던 그녀가 조금 뒤 가만히 진호에게 다가와 그의 가슴팍에 조그마한 머리를 기댔고, 그 뒤 조금씩 끅끅거리며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진호는 그런 그녀의 뒷머리며 어깨를 계속해서 토닥여줬다.

 

‘얘도 무섭긴 무서웠나 보구나.’

 

겉으로는 그저 화난 척해도 인간 외의 미지의 존재에게 못된 짓을 당한 공포는 생각 이상이었던 모양이다. 진호는 그렇게 울고 있는 서련을 다독이며 그날 밤을 보내게 됐다.

 

*

 

‘이 정도면 완전히 호감을 얻은 거겠지.’

 

위기에서 구해준 데다가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도 되어 줬다. 거기에 어차피 경찰은 범인을 잡지 못할 테니, 그녀는 지속적으로 불안해할 수밖에 없을 테고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주며 같은 범인에게 피해를 당한 사례가 있는 진호에게 더욱 긴밀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터였다.

 

‘이거, 혼자서 악행 요청을 수행한 거 같은 기분이네.’

 

처음에는 의심의 싹을 잘라내고자 이런 일을 벌인 건데, 보다 보니 서련에게도 꽤 귀여운 구석이 많다는 걸 여실히 느끼는 진호였다. 몇 대 스스로 얻어맞은 보람이 있었다.

 

자신의 옆에서 울다 지쳐 잠든 서련의 볼을 장난스럽게 만져 주다가, 자신도 잠에 빠져드는 진호였다.

 

*

 

“으음…….”

 

서련은 몸을 뒤척였다. 이불 속에서 꾸물거리던 그녀의 손이 낯선 남성의 가슴을 건드렸다. 여성의 것과는 다른 단단한 촉감! 비몽사몽 상태에서 그것을 더듬던 서련은 그제야 그것이 외간 남자의 가슴이라는 걸 깨닫고 퍼뜩 놀랐다.

 

‘아앗!?’

 

숨죽여 놀라는 서련! 조금씩 돌아오는 정신을 통해 어제 자신이 했던 행동이 떠올랐고, 그제야 부끄러움에 몸 둘 바를 모르게 됐다.

0043 / 0087 ----------------------------------------------

의심 & 포획?

 

[ 이서련의 수치 경험치가 10%가 됐습니다. ]

 

‘엄마야 나 어떡해!’

 

자신보다 5살 어린 남자 앞에서 완전히 울보처럼 울어 젖힌 뒤, 그대로 그 남자의 품에서 잠들어 버렸다. 유치원 때 이후로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서련은 민망함에 은신술을 펼친 닌자처럼 침대를 빠져나가려 했지만,

 

“일어났어요? 우리 울보 어린이?”

 

“누, 누가 울보 어린이라는 거야 이 바보야!”

 

얼굴을 잔뜩 붉힌 채 발끈하는 서련! 진호는 그런 그녀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자신의 품에 가두었다. 서련은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딱히 저항하지는 않았다. 이미 그녀 마음속에서 진호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진 것이다.

 

그렇게 안온한 남성의 품속을 즐기던 서련은 조금 뒤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진호의 남근이 발기한 채로 자신의 허벅지 윗부분을 찌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아침 발기였다.

 

“부탁이 있는데요.”

 

“뭐, 뭔데?”

 

어쩐지 약간 기대하는 눈빛으로 보는 서련! 진호가 그녀의 기대대로의 발언을 했다.

 

“남자들은 아침에 거기가 일어설 때가 있거든요. 불편해서 그런데 누나가 좀 해결해 줄래요?”

 

“그, 그런……!”

 

안 된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서련! 하지만 이것은 거부보다는 투정에 가까웠다. 진호는 그녀의 얼굴 옆에 떠오른 말풍선으로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나, 나도 하고 싶기는 하지만 바로 허락하면 날 쉬운 여자로 생각할 거야! 안 그래도 첫 만남부터 완전히 쉬운 여자였는걸! 이 이상은 가볍게 행동할 수 없어!」

 

‘흠, 그래서 거부하는 거군!’

 

진호는 잠시 그녀의 상태 창을 켜 배려 수치를 110에서 130으로 올렸다. 그리고 다시 요청했다.

 

“진짜로 안 해 줄 거야?”

 

은근한 반말! 어제의 진지했던 분위기에서 벗어나니 자연스럽게 평소 그녀를 대하던 대로 반말이 나오는 진호였다.

 

“그, 그게 말이지……. 아이 참!”

 

이 이상 쉬운 여자가 될 수 없다는 그녀의 마지막 보루가 그녀 자신의 여성으로서의 본능, 강제된 배려심에 허물어지려 하고 있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저항했다.

 

“너, 너 아프잖아! 환자인데 그러면…….”

 

“타박상 정도야 뭐. 그리고 난 환자니까 네가 다 알아서 해 줘야 한다고. 알았어?”

 

“끙…….”

 

얼굴을 붉히며, 무언가 따지려고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마는 그녀였다.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이불 속에서 진호의 위로 올라타려는 서련! 하지만 진호가 그렇게 호락호락할 리 없었다.

 

‘이런 분위기가 될 줄 알고 어제 준비한 게 있지.’

 

그녀를 위한 수치 플레이! 진호는 아까 미리 일어나서 준비해 뒀던 물품을 그녀에게 건네주자고 마음먹었다. 섹스를 위해 진호의 위로 엉겨 붙기 시작하던 서련을 잠시 밀어내는 진호.

 

“왜에∼?”

 

아무래도 밀당의 하나로 인식한 듯 애교 섞인 말투로 다시 접근하는 서련이었다. 하지만 진호가 다시 한 번 그녀를 밀어내자 그제야 의아한 눈빛으로 진호를 보기 시작하는 그녀였다.

 

“진짜로 왜? 나랑 그…… 그거 하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

 

「지금이라도 쉬운 여자 타이틀을 벗어야 해!」

 

애써 부끄러운 숫처녀마냥 발언을 조심스럽게 하는 서련! 이렇게 생각을 전부 알면서 내숭 떠는 걸 보고 있자니 그녀가 그렇게 귀여워 보일 수가 없었다.

 

진호가 입을 열었다.

 

“내가 지금 아파.”

 

“응, 알아. 그래서 내가 호 해 준다고 했잖아.”

 

스스로 말하고서도 부끄러운 듯 멋쩍은 눈동자로 살짝 시선을 회피하는 서련! 진호가 의도된 말을 계속 이었다.

 

“환자한테는 특별한 자극이 필요하다고.”

 

“응, 내가 특별하게 해 줄게! ……으으.”

 

이번에는 배려심의 영향으로 특별히 기운차게 대답해 버린 서련이었다. 조신한 여성 타이틀은 이미 물 건너갔다고 내심 실망하는 그녀! 진호가 말을 이었다.

 

“아까 잠깐 누나 자고 있을 때 옷장을 좀 살폈는데 말이야, 거기에 누나가 입어줬으면 하는 복장이 있더라고. 그거 입고 하면 안 될까?”

 

“복장?”

 

고개를 갸웃하는 서련! 진호가 말하는 복장이 무엇인지 짐작도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호가 한쪽 벽에 있는 옷장을 가리켰다.

 

“저기 저 옷장에 있던데? 딱 내 취향의 복장이. 그거 좀 입고 와 줘.”

 

“정말이지…… 무슨 복장이 있다고……. ……응?”

 

투덜거리며 옷장으로 다가가 안을 본 서련이 의아한 목소리를 냈다. 안에는 유명 애니메이션인 세일러 문의 등장인물인 세일러 마스가 변신 상태에서 입는 복장이 들어 있었다. 이른바 마법 소녀 복장인 셈!

 

“이야∼ 카페에서 그렇게 분위기 잡던 이서련 씨한테 저런 취향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딱 남자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복장이잖아?”

 

“자, 잠깐! 이거 내 복장 아니야!”

 

발끈하는 서련이었지만 능글맞게 이어 가는 진호였다.

 

“에이, 그렇게 부끄러워할 거 없다니까? 어떤 여자든 소녀 시절을 그리워하는 법이니까 말이야. 어쨌든 그거 입고 이리로 와 줘. 방금 그거 발견한 순간 필이 딱 꽂혔거든. 그거 입은 여자랑 하고 싶다고.”

 

“아, 안 입을 거야! 애초에 이거, 제대로 된 복장이 아니잖아!”

 

보통의 세일러 마스 복장에서 치마는 반 이상 줄이고, 상의는 간신히 젖꼭지 부위까지만 내려오는 복장이었다. 사실상 나체인 셈! 친절하게도 진호는 거기에 하얀색 티 팬티와 붉은색 하이힐, 금색의 머리 장식까지 마련해 뒀다.

 

“아아……, 몸이 너무 아프다……. 어제 너무 세게 맞았나봐…….”

 

“나쁜 놈…….”

 

천 쪼가리(?)들을 들고 진호를 흘겨보는 서련! 하지만 진호는 그 시선에 더 호들갑스럽게 아픈 시늉을 했고, 결국 배려심 넘치는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응낙할 수밖에 없었다.

 

“크…… 알았어! 입으면 되잖아, 입으면! 나 원 참!”

 

「어째서 남자들은 이런 걸 좋아하는 거야! 정말 이해할 수 없어! 변태 같아!」

 

무척 불만스러워하는 그녀였으나, 그래도 착실히 진호의 지시에 따르고 있었다. 자신의 생각대로 그녀가 움직여 주자 만족감에 히죽 웃음이 배어 나오는 진호였다. 남자가 원하면 민망한 코스프레 복장까지 기꺼이(?) 해 주는 여자라니, 보통 사람뿐만 아니라 어떤 인기 연예인도 여자 친구에게 이런 대접을 받기는 힘들 터였다. 그것도 뚱뚱한 여자가 아니라 어디 하나 꿀릴 거 없는 슬랜더한 초절정 미녀가 말이다.

 

‘이야∼ 절경이네∼.’

 

당연히 그녀는 뒤로 돈 상태였지만, 잘록한 허리에서부터 탱탱한 엉덩이로까지 내려오는 유려한 곡선이 예술이었다. 무엇보다 그녀의 길쭉길쭉한 다리가 그의 욕망을 자극했다. 그야말로 만화 캐릭터 그대로인 듯한 그녀의 몸매! 그대로 얌전히 티 팬티를 입고, 치마를 걸친 뒤 아기 턱받침 같은 상의를 입는 그녀! 거기에 더해 머리 장식과 구두까지 신으니 완벽한…….

 

“세일러 마스의 등장이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만화 캐릭터가 튀어 나온 듯한 모습이었다. 일부러 그녀의 머리색, 모양과 같은 캐릭터인 세일러 마스의 복장을 구했는데, 그런 신경을 쓴 보람이 있었다.

 

“마, 말하지 마 이 바보야…… 으으…….”

 

그녀가 부끄럽다는 듯 머리 장식을 매만지다가, 한 손은 상의를 잡아 내리고, 다른 손은 치마를 잡아내려 어떻게든 노출을 최소화하려 했다. 하지만 애초에 노출이 전제된 복장이라 그런지 더 색정적인 자태만 뽐낼 뿐이었다.

 

진호는 그대로 몸을 일으켜 휴대 전화 카메라로 부끄러워하는 그녀의 전신을 찍고, 그대로 치마 밑에서 노골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그녀가 볼을 잔뜩 부풀리며 말했다.

 

“하, 하지 마 이 바보! 이거 완전 변태가 하는 짓이잖아!”

 

“맞아, 나 변태야. 그러니까 다리 좀 더 벌려 주면 안 돼?”

 

“아, 안 돼!”

 

“진짜로?”

 

“아, 안 된다니까!”

 

그녀의 배려 수치를 130에서 150으로 올리는 진호! 마지막으로 물었다.

 

“진짜로 안 돼?”

 

“크으…… 그, 그렇게 찍고 싶은 거야?”

 

“어, 완전 찍고 싶어. 찍으면 널 더 많이 좋아하게 될 거 같아.”

 

“정말이지…….”

 

그 뒤로도 입속으로 무언가를 궁시렁거리던 그녀가 결국 진호의 로우 앵글을 허락했고, 진호는 그녀에게 갖가지 자세를 취하게 하면서 그녀의 부끄러운 부분을 마음껏 찍었다.

 

「아아…… 나 이상한 사진 찍히고 있어…….」

 

수치심이 일었지만 그녀의 수치 레벨은 6! 이미 수치심조차 쾌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암캐가 된 그녀였다. 사진을 찍히면 찍힐수록 그녀의 비좁은 삼각지가 점차 젖어와, 그것을 보이지 않기 위해 다리를 오므리려고 했지만,

 

“자, 이번에는 발레리나 포즈로 벽에 다리를 쭉 올리고!”

 

“정말이지…… 오늘만 허락하는 거니까…….”

 

결국 부끄럽게도 상스럽게 젖어버린 팬티를 그의 코앞에 보일 수밖에 없게 됐다. 진호가 짓궂은 미소로 물었다.

 

“뭐야, 이거 완전히 젖었잖아? 코스프레하고 로우 앵글로 사진 찍히는 게 의외로 기분 좋았나봐?”

 

“그, 그럴 리가 없잖아! 절대로 그렇지 않아!”

 

[ 이서련의 굴욕 경험치가 20%가 됐습니다! ]

 

그녀가 진호를 매섭게 노려보며 쏘아붙였지만, 흥건히 젖은 팬티 앞부분과 시스템 메시지가 그녀 발언의 설득력을 0으로 만들었다. 진호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주문을 했다.

 

“이제 그거 해 줘. 정의의 이름으로 그거.”

 

“그, 그런 걸 어떻게 해 이 멍청이! 응석부리는 것도 정도가 있다고!”

 

[ 이서련의 수치 경험치가 10% 향상됐습니다! ]

 

서련이 거부하자 진호는 말없이 상박 부근에 난 멍을 가리켰고, 덕분에 안 그래도 부풀려졌던 그녀의 볼은 더욱 빵빵해지게 됐다. 하지만 착한(?) 그녀는 결국 진호의 열렬한 욕망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아, 알았어. 할게! 하면 되잖아 정말이지……! 그렇게 기대하는 눈빛으로 요구하면 차마 거절할 수가 없잖아! 해 줄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

 

그대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는 그녀! 여전히 카메라로 그녀를 동영상 촬영하고 있는 진호의 앞에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저,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요, 용서하지 않겠어!”

 

모기만한 목소리. 진호가 영화 감독이라도 된 양 그녀를 다그쳤다.

 

“더 크게!”

 

“저,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요, 용서하지 않겠다!”

 

“말만 하면 안 되지, 동작도!”

 

“저, 적당히 해 이 바보야!”

 

[ 이서련의 수치 경험치가 20% 향상됐습니다! ]

 

그녀가 새빨개진 얼굴로 따져왔지만, 진호는 태평한 얼굴로 귀를 후빌 뿐이었다. 여러 가지 자세를 취하느라 흐트러진 치마와 상의를 최대한 잡아 내리며 진호를 흘겨보던 서련이 결국 한숨을 내쉬며 동작을 동반해 대사를 치기 시작했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 더는 애원해도 들어주지 않을 테니까!」

 

“저,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

 

“널!” 부분에서 검지를 진호를 향해 뻗더니, 그대로 양손을 크게 돌려 원을 그리며 한쪽 허벅지를 업! 마지막으로 왼쪽 눈가에 검지와 중지로 V자를 만들어 최종 포즈를 완성했다. 중간에 양손을 돌리는 통에 건강한 젖꼭지가 그대로 카메라 시야에 잡혔고, 허벅지를 들어 올려서 새하얀 엉덩이 골과 보지 가리개까지 전부 드러난 게 일품인 영상이었다. 그대로 그녀의 흑역사를 정정당당(?)하게 기록한 진호!

 

「으으…… 내가 도대체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 이서련의 수치 경험치가 20% 향상됐습니다! ]

[ 이서련의 굴욕 경험치가 30% 향상됐습니다! ]

 

새빨개진 그녀의 얼굴! 그 순간 진호가 짓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27살 아가씨가 이게 뭐하는 거야? 부끄럽지도 않아?”

 

“네, 네가 시켰잖아 이 바보야!”

 

[ 이서련의 모욕 경험치가 20% 향상됐습니다! ]

 

서련을 말 그대로 가지고 노는 진호! 진호는 거기에 더해 그녀가 그 복장으로 자위하는 모습까지 촬영하자고 했고, 싫다고 앙탈을 부리던 서련은 지속되는 진호의 “부탁”과 약간의 배려 수치 향상으로 인해 결국 그마저도 허용하고 말 수밖에 없었다.

 

「진호니까 해 주는 거야…… 진호니까. 다른 남자면 바로 면상을 날려버렸을걸!」

0044 / 0087 ----------------------------------------------

의심 & 포획?

 

애써 자신의 자존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서련! 진호는 그런 그녀를 재미있다는 눈으로 본 뒤에 다음 진도로 나아갔다. 이불을 걷은 뒤 바지와 팬티를 벗어 단단히 치솟은 자신의 엑스칼리버를 드러내는 진호! 순간 부끄럽다는 듯 살짝 그곳을 외면한 서련이었으나, 이미 그녀의 아슬아슬한 삼각지는 기대감에 재차 애액을 토해 낼 뿐이었다. 오랫동안 한 조교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재밌는 건 그녀의 머리 옆쪽에 나 있는 말풍선에는 진호의 엑스칼리버 모습이 명확히 드러나 있다는 점이었다. 그녀가 현재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이, 이제 하는 거야?”

 

“응. 이리로 와 봐.”

 

지시하는 듯한 그의 말투가 은근히 거슬린 서련이었으나, 그녀에게 현재 거부권은 없었다. 얌전히 진호의 다리 사이로 향하는 서련! 진호의 다음 지시가 이어졌다.

 

“이제부터 날 악당이라고 불러.”

 

“뭐, 뭐라고!?”

 

“악당의 정기를 뺐는 거지. 자, 시작해.”

 

“크으……. 이런 매니악한 취향이 있는 사람인 줄 몰랐어!”

 

“그래서 싫어?”

 

“시, 싫은 게 당연하잖아 이 악당아!”

 

「그, 그치만 은근히 흥분되는 거 같기도 하고…… 아이 참! 나 무슨 생각을…….」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불순한 생각을 털어내려는 그녀였지만 여전히 그녀의 생각은 진호의 엑스칼리버로 고정돼 있었다. 이쯤 되면 충성스럽다고 봐도 좋을 정도의 관능이었다.

 

“오, 오늘만 특별히 서비스해 주는 거야…… 앞으로는 절대…… 으응∼ 이런 일 업쓸테니까아∼.”

 

팬티를 젖혀 진호의 남근 위에 주저앉는 서련! 그녀의 혀가 헛돌기 시작했다. 그대로 조심스럽게 위아래 운동을 하는 그녀의 가슴으로 진호가 손을 가져가 그녀의 젖꼭지를 굴리기 시작했다.

 

“저, 젖꼭지 만지면 기, 기분 이상해뎌엇!!”

 

다시 한 번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서련! 진호가 젖꼭지를 굴림에 따라 그녀의 보지가 움찔거리며 경련하기 시작했다. 진호가 말했다.

 

“자, 갈 때는 아까 그 대사를 하는 거야, 알겠지?”

 

“그, 그런…… 아앙∼!”

 

반론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젖꼭지를 꼬집어 쭉 잡아당기는 진호! 그 탓에 서련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으응! 정말이지! 이 남자…… 정말로 무례한데도 이 남자와 하는 섹스는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거얏!」

 

야속할 정도의 쾌감! 그녀의 쾌감 레벨과 진호의 삽입 레벨의 효과로 금방도 절정에 달하는 서련이었다. 왼쪽 상단에 표시된 흥분도 수치를 통해 그녀에게 때가 왔다는 걸 안 진호가 그녀의 엉덩이를 후려치며 대사를 재촉했고, 그녀는 무심코 시키는 대로 말을 내뱉고 말았다.

 

“져, 졍이이 이름으러 널! 요, 용써하지 앙캐써엇! 으으으으응∼!”

 

꾸우우우욱! 그녀의 허벅지가 잔뜩 모이며 진호의 허리를 압박했고, 그것은 그녀의 보지도 마찬가지였다. 그대로 참지 않고 그녀의 안에 정액을 내뿜는 진호!

 

“아아아아앙!”

 

그녀를 덮치는 2차 절정! 그녀가 고개를 뒤로 거세게 꺾으며 발끝을 잔뜩 오므렸다. 그 상태로 양 주먹을 가슴 앞에서 오므린 채 잠시 경직돼 있던 서련이 조금 뒤 스르르 진호의 몸 위로 무너져 내렸다.

 

“안에는…… 안에는 안 되는데에…… 흐응…….”

 

하지만 이런 쾌감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했다. 진호가 그녀의 귓가를 잘근잘근 깨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임신하면 너랑 우리 아이는 내가 죽을 때까지 책임질 테니까.”

 

“저, 정말이지 갑자기 그런 엄청난 말을…… 차암…….”

 

조금 곤혹스러워하며 자신의 긴 생머리를 귀 뒤로 넘기는 그녀였으나, 그녀의 생각은,

 

「새, 생각보다 믿음직스럽네? 어, 어쩌면 안에 해도 괜찮을지도…….」

 

이러했다. 여기서 진호가 그대로 자세를 바꿔 위에서 그녀를 덮치려 했을 때였다. 침대 옆 서랍장 위에서 이 모든 광경을 자동으로 찍고 있던 진호의 휴대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누구지…… 응?”

 

고은이었다. 진호는 재빨리 서련의 몸을 떼어내고 전화를 집어 들었다. 휴대 전화 너머로 고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지, 진호야! 너 다쳤다며? 어제 응급실 왔었다면서? 괜찮은 거야? 응? 누나가 그리로 지금 갈까?」

 

어제 갔던 응급실은 고은이 근무하는 병원 응급실이었다. 어찌어찌 알음알음 관련 내용을 전해들은 모양! 진호가 고은을 진정시켰다.

 

“괜찮아, 별일 아니었어. 상처도 타박상뿐이고, 냉찜질하고 집에서 쉬면 낫는다고 하던데?”

 

「그게 큰일이 아니면 뭐야! 안 되겠어, 나 지금 수간호사 님께 말씀드리고 바로…….」

 

“아냐 아냐, 괜찮다니까 그러네! 누나 일 하는 중이었잖아. 올 거면 일 끝나고 와. 나 진짜 괜찮으니까. 어제 같이 있었던 사람한테 간호도 받고 있으니까 진짜로 괜찮아.”

 

「그치만……!」

 

그렇게 약 10분간 실랑이 아닌 실랑이를 벌이고 나서야 이따 점심 때 잠깐 진호의 집으로 고은이 찾아온다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 있었다. 한숨을 내쉬는 진호! 고은을 달래는 게 무척 힘들었기 때문이다.

 

‘빨리 집에 가 봐야겠네.’

 

벌써 점심시간이 가까웠다. 휴지로 몸을 닦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기 시작하는 진호! 그 뒤에서는 서련이 뾰로통한 표정으로 물끄러미 진호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녀가 툭 내뱉었다.

 

“아까 전화는 누구야? 전에 카페에 왔던 그 여자?”

 

“응? 기억하고 있었네? 어, 맞아.”

 

“…….”

 

다시 입술이 한 뼘 더 튀어나와 버렸다. 거의 오리 주둥이 수준이다. 그녀는 방금까지 격렬했던 성행위로 흐트러진 복장을 정리할 생각도 안 한 채 진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여자는 누구야? 무슨 사이야? 사귀는 사이야? 그 여자 좋아해? 이따 온다고 했어? 나보다 예뻐? 가슴에 뭐 넣은 거지? 나 이대로 내버려 두고 갈 거야? 그냥 나도 너희 집에 가면 안 돼? 정확한 호수 좀 알려줘. 나도 완전 예쁘게 하고 점심 때 찾아갈 테니까! 나도 꾸미면 장난 아니라고!」

 

쉴 새 없이 그녀의 생각이 흘러가고 있었고, 진호는 그것을 내심 웃으며 바라볼 뿐이었다. 아무래도 그녀의 자존심 때문에 차마 저런 말들을 내뱉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어제 밤부터 오늘까지 울보 어린이라 불릴 정도로 연약한 모습을 보인 그녀였지만, 본래 그녀는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쳐 안하무인일 정도의 성격에 가까웠다. 배려 수치와 호감도 탓에 그 영향이 크게 줄었지만 그래도 그 본성이 어디 가는 건 아니었다.

추천105 비추천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