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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와 대화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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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와 대화하는 방법 - 물속에 사는 우리 사촌들과 이야기하는 과학적인 방법

 

정가 : 23,000원

정보 : 436쪽

 

우리는 고래와 대화할 수 있을까? 지구 생명체 역사상 가장 거대한 동물, 뛰어난 지적 능력과 매혹적인 노래, 가늠하기 힘든 신비로운 생태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존재, ‘어떤 멍청하고 커다란 물고기’라 불리며 대량학살의 핍박을 받은 종, 우리는 5천만 년 전 뭍에서 바다로 들어간 신비의 동물 고래의 마음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고래를 관찰하러 갔다가 혹등고래가 카약을 덮쳐 가까스로 죽음을 면한, 하지만 우연히 그 장면이 동영상에 찍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생물학자이자 다큐 제작자인 지은이가 고래의 말과 노래와 마음을 해독하기 위한 흥미진진한 여정을 떠난다. 역사와 언어, 철학, 인지과학, 인공지능, 로봇 등 과학의 최전선에서 동물의 마음을 해독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들을 추적하는 지은이는 우리 인간의 좁은 시선과 세계를 깨고, 이 지구와 우리를 파멸에서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인간 예외주의를 벗어나 우리 곁에 사는 동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들어가며 반 레벤후크의 유산 010

­새로운 도구, 호기심 많은 인간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발견

 

제1장 고래와의 만남 019

­고래생물학의 21세기 혁명, 그리고 그곳에 발 딛게 된 계기

 

제2장 바다의 노래 049

­고래의 소리를 해독해 고래를 구하다.

 

제3장 혀의 법칙 075

­다양한 종들이 이미 소통하고 있다.

 

제4장 고래의 기쁨 103

­고래는 말하고 들을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있을까?

 

제5장 어떤 멍청하고 커다란 물고기 133

­고래의 뇌는 고래의 마음에 대해 무엇을 말할까?

 

제6장 동물의 언어 159

­‘언어’라는 단어는 피하자.

 

제7장 심연의 마음 195

­돌고래의 행동은 이들과 대화를 시도할 가치가 있음을 보여준다.

 

제8장 바다에는 귀가 있다 225

­로봇은 우리가 이전에는 결코 할 수 없었던 고래의 소통을 기록한다.

 

제9장 동물 알고리즘 253

­고래의 소통에서 패턴을 찾도록 기계를 훈련시키는 방법

 

제10장 기계의 은총 287

­고래를 위한 구글 번역

 

제11장 의인화 부정 329

­다른 동물을 폄하하는 인간, 그리고 그것의 문제

 

제12장 고래와 춤을 359

­우리가 고래와 대화할 수 있는지를 알아볼 시간이다.

 

감사의 글 387

미주 393

사진출처 426

찾아보기

 

P. 68~69

최근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내가 어렸을 때인 1980년대에도 소련 함대가 남극 바다에서 잡은 거대 고래의 피부를 시베리아 모피 농장에 공급하는 등 이러한 관행이 여전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20세기에 약 300만 마리의 고래를 죽인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전체 개체수의 90퍼센트가 넘는 수치이다. 이 수치는 바이오매스 측면에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동물 살처분으로 추정된다.

‘300만 마리의 고래.’

지구 생명사를 통틀어 모든 동물 중에서 무게와 크기 면에서 가장 큰 대왕고래는 개체수의 0.1퍼센트만 남을 때까지 사냥을 당했다. 18세기 남극에서 가장 많았던 대왕고래 개체수는 약 30만 마리로 추정된다. 수십 년 전 사냥이 중단되었을 때는(대체로 생존한 고래가 너무 적어서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약 350마리로 추정되었다. 불가리아 주민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인간을 죽이는 것과 같은 수준의 학살이라니 가히 상상할 수도 없다. 산업적으로 포획하기 전의 고래 규모, 고래라는 동물뿐만 아니라 고래의 행동, 문화, 소통까지 생각하면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1962년 아서 C. 클라크는 이렇게 썼다. “우리는 우리가 파괴하고 있는 개체의 진정한 본질을 알지 못한다.” 당시 고래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고래가 매머드나 공룡처럼 멸종되어 우리 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래는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나 꿈속의 이야기, 사라진 세상의 유물이 될 것이라고.

 

P. 220

지난 수십 년 동안 인간이 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은 조롱의 대상이었다. 수 세기 동안 우리 문화에는 경계선이 있었다. 우리는 고래나 돌고래와 같은 다른 동물에 관심을 갖지 않았고, 그들의 내면세계를 알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매혹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고래와 돌고래가 같은 종족뿐만 아니라 다른 종과도 소통한다는 사실을 안다. 우리는 그들이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몸과 똑똑한 뇌를 가지고 있음을 안다. 실험실에서 고래와 돌고래의 몸과 두뇌는 인상적인 인지 능력, 그리고 우리의 언어와 개념적 우주의 일부를 이해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소통 방법을 학습했다. 고래와 돌고래는 저기 밖에 있으며, 소통하며, 어쩌면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른 어떤 동물이 대화를 나눈다면, 고래와 돌고래가 유력해 보였다.

 

P. 385

확실한 것은 우리는 계속해서 자연에서 패턴을 발견할 것이며, 이전에는 우리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을 다른 종들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계속 놀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기술이 발전하고, 탐구하는 성향이 깊어지고, 우리가 발견한 것이 얼마나 적은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질문을 하는 동안 우리가 탐구하는 것의 파멸은 어떻게 될까? 지금 살아서 자연을 탐구한다는 것은 불타는 도서관의 불빛 아래서 책을 읽는 것과 같다. 우리의 발견이 불을 끄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진실은 지금 살아있는 당신과 내가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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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래와 대화할 수 있을까? 

바닷속에 사는 고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고래의 말을 해독할 수 있을까? 

 

전 세계 12개국 번역 출간 

〈뉴요커〉 ‘Best Book of 2022’ 

2022년 아마존 ‘Best Books of The Year’ 

 

약 5천만 년 전 뭍에서 바다로 들어간 우리의 포유류 형제자매. “어떤 멍청하고 커다란 물고기”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대량학살을 당하고 맥없이 해군들의 기관총 세례를 받아야 했던 존재. 지구 생명체 역사상 가장 거대한 리바이어던. 수백만 마리가 도살되어 인간들의 도시를 불 밝히는 기름으로, 기계를 돌리는 윤활유로 산업사회를 지탱했던 동물. 하지만, 깊고 애절하고 기이한 노래로 사람들의 마음을 매혹하고, 뛰어난 지능과 너무나 인간적인 행동들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신비로운 존재. 우리에게 고래는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과연 고래와 대화할 수 있을까?

2015년 9월 고래를 관찰하러 바다에 나갔다가 혹등고래가 덮쳐 간신히 살아난 지은이는 우연히 고래가 덮치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찍혀 전 세계적으로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 사건 이후 지은이는 혹등고래의 노래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로저 페인부터, 고래와 소통하고 교감했던 수많은 역사적 사례와 일화들, 고래와 돌고래를 연구하고 실험하는 고래생물학자 그리고 21세기에 일어난 고래생물학의 혁명의 한복판까지 들어가 고래의 모든 것을 추적한다. 포유류 중 가장 다양한 소통 채널을 가지고(125쪽), 말하고, 노래하며 또 무리 지어 살아가는 고래의 삶을 ㅤㅉㅗㅈ아 여정을 떠난다. 책은 머지않아 다가올 동물 소통 혁명의 첫 번째 주인공은 고래가 될 것이라며, 동물 소통의 최전선을 흥미진진하게 탐사한다. 우리는 고래와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고래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고래의 마음속에는 우리와 같은 생각과 감정이 꿈틀댈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지은이의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동물은 생각을 하지 못하고, 언어가 없으며, 따라서 말을 하지 못한다? 

동물의 덜떨어진 능력이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편견과 모자란 감각이 문제다! 

 

향유고래는 몸의 4분의 1 이상을 소리를 내고 듣는 데 쓴다(122쪽). 한때 해양 동물 중 가장 조용한 존재라고 여겨졌던 향유고래는 최대 230데시벨에 달하는 소리는 낸다(150데시벨이 넘어서면 인간의 고막이 파열된다). 고래의 노래는 수백 미터에서 수백 킬로미터까지 바다를 울리며 퍼진다. 로저 페인이 바닷속에서 울부짖는 혹등고래의 소리가 한 편의 ‘노래’라는 것을 해독한 이후 수많은 연구자들이 고래의 신비한 마음속 비밀을 밝히려 노력하고 있다. 이들 연구로부터 우리는 고래가 서로 대화하면서 무리를 짓고, 여행하고, 번식하고, 생활하면서 이른바 ‘문화’를 만들고 전수하며, 함께 새끼들을 기르고, 노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래는 또한 무리마다 하는 말이 다르고, 행동양식이 다르며, 유행에 따라 노래를 바꿔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다는 침묵이 흐르는 곳이 아니라 온갖 소리들로 생동감이 넘치는 곳이다. 물속에서 소리를 내는 정교한 기관과 뛰어난 지능을 가진 고래. 그 고래와 소통하고 공생해온 인간의 역사 그리고 관련된 수많은 일화. 우리는 고래와 대화할 수 있을까? 인간을 제외하고 가장 똑똑하다는 침팬지와 돌고래와 함께 실험하고 학습해도 인간처럼 말하는 동물은 아직까지 없었다. 데카르트가 말한 것처럼 동물은 생각을 하지 못하고, 이성적 사고를 못 하기에 우리와 다르며, 언어도 없고, 말도 하지 못할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와 소통할 수 없는 것일까? 지은이는 여기서 ‘언어’라는 단어가 가진 인간중심주의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간은 소의 청각 범위의 반절밖에 못 들으며, 20헤르츠 이하인 코끼리의 우르릉거리는 소리, 행복한 쥐의 찍찍거리는 소리(행복에 겨운 쥐의 소리는 우리의 가청 범위를 넘어선다. 따라서 우리는 슬픈 쥐의 소리만 들을 수 있다)는 듣지 못한다. 개미가 내뿜는 페로몬, 자외선 파장을 보는 곤충, 20킬로헤르츠 이상의 소리를 박쥐와 나방, 이들은 모두 인간은 포착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소통한다. “동물들은 소통이 필요할 때 우리가 들을 수 없는 소리, 볼 수 없는 색깔, 맡을 수 없는 향기, 느낄 수 없는 힘을 활용하고 이를 다른 신호와 결합해 소통한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놓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말’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동물의 모든 소통 채널을 소홀히 취급한다.”(167~168쪽)

바로 거기에 문제가 있다. 우리가 고래의 노래와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고래가 인간만큼 뛰어난 지능과 이성적 사고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인간의 모자란 귀와 편협한 시각에 있다는 이야기다. 고래와 대화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오랜 세월 인간을 지배해온 ‘인간 예외주의’라는 유산과 마주한다. 그러면서 지은이는 인간만이 말할 수 있고,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이 예외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고래와 소통하는 것은 불가능할까?

 

이제 우리가 고래와 대화할 수 있는지 알아볼 시간이다. 

동물을 위한 구글 번역 프로젝트! 

 

“우리는 고래의 슬픔에 대해, 사랑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불과 십수 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실리콘밸리의 거대 자금이 투입되고, 인지과학, 인공지능, 머신러닝, 로봇공학, 생물학 등 수많은 과학자가 함께 힘을 합쳐 ‘동물의 소통’을 해독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반려동물 산업이 무기 산업과 맞먹는(384쪽) 우리 시대에, 거들떠볼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던 동물의 소통 시스템의 해독에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온갖 혁신적 도구를 가지고 매달리고 있다. 반 레벤후크가 옷감을 검사하던 현미경을 보이지 않는 세계에 들이대 극미동물의 마이크로코스모스를 발견한 것처럼 현대 과학의 성과를 이제 동물 소통의 세계에 들이대고 있다. 책은 동물 소통을 연구하는 과학의 최전선에서 그 미래를 그린다.

CETI 프로젝트는 바다의 고래의 삶과 생태를 파악하고 소통을 해독하기 위한 거대 프로젝트이다. 바다 위에서 드론은 고래를 촬영하고, 연구용 선박은 수중음향센서를 달아 고래의 소리를 녹음하며, 고래의 배설물과 심전도 DNA와 점액을 채취하기 위한 선박을 운용하며, 고래의 이동 경로와 생태를 속속들이 기록하는 인식표를 고래에 부착하고, 수많은 고래 관찰자들이 찍은 사진 데이터베이스에서 인공지능은 고래의 신원을 확인하고, 생애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바다에서 수년간 녹음된 고래의 말과 노래는 머신러닝에 의해 고래의 언어의 문법과 구조를 파악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래의 언어를 해독하고, 삶의 비밀을 풀어내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말하자면 동물을 위한 구글 번역 프로젝트인 것이다.

지은이는 우리 인간이 동물의 소통을 해독하고, 서로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그 첫 번째 주인공이 고래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사이 몽고메리 말마따나 “우리는 고래의 슬픔에 대해, 사랑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로저 페인이 혹등고래의 소리에서 ‘노래’를 해독해내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멸종해가는 고래를 구했듯, 동물 소통의 해독은 인간중심주의의 오만을 깨고 동물과 지구와 이 지구에 사는 모두를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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