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그네 <21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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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회전그네 <2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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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부 화려한 주말.


준후는 침대에 누워 간만에 꿀맛같은 늦잠을 즐기고 있었다.살맛 난다는 게 이런것일까.깊게 생각할 일도 없고,그렇다고 어려운 것도 없다.동아리라는 이름하에 음악역시 마음대로 할수 있고,집안의 여자들은 모두 자신의 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니.그는 정말 말그대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듯했다.

“12시라..내가 12시까지 잔건가?”

원체 잠이 없는 편인 준후로써는 이례적인 일이 아닐수 없었다.준후는 손을 뻗어 침대 옆에 놓인 티테이블에서 물을 한잔 따라서는 벌컥벌컥 들이켰다.속이 살짝 쓰리기 시작했다.다시 쿠션으로 얼굴을 묻으니 온몸이 욱신거린다.

‘정말 무식하게 마셔대는 놈들이었어.대학은 원래 다들 그런건가?’

어제 준후가 들어온것을 환영한답시고 술을 마시던 동아리 인원들.준후도 대학을 가면 술을 많이 마신다는 것쯤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었지만,아주 어렸을적부터 기주와 몰래 술을 마시던 준후에게도 그들의 주량은 가히 혀를 내두를 만한 것이었다.계속 따라주는 술을 모두 받아마신것은 준후이니,그가 이렇게 대낮까지 고꾸라져 있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그런 준후의 머릿속으로,어제의 일이 마치 영사기 필름돌아가듯 조금씩 재생되기 시작했다.







“야야야!마시자!”

몇번째 건배인지 몰랐다.준후는 아직까지는 별 문제 없었지만,이대로 계속가다가는 취하겠다 하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10명이 훌쩍 넘는 동아리 인원들은 처음에는 다같이 즐기는 분위기 였지만,모든 술자리가 그렇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끼리끼리 노는 형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야 강준후.”

묵묵히 술잔을 비우려는 준후에게,바로 옆에서 살짝 혀가 꼬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아까 준후와 살짝 트러블이 있었던 여성 보컬 민지였다.처음 술자리가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준후가 꼴보기도 싫었는지 멀찌감치 자리잡고 있던 그녀는 어느틈인가에 자리를 바꿔 준후의 옆에 앉아있었다.

“왜 불러?”

“어쭈우..이게 끝까지 반말이네..”

준후는 어이가 없어 피식 웃어버렸다.몸에 딱 붙는 하얀 브라우스,그리고 도톰한 허벅지의 굴곡을 알려주는 듯한 스키니 진.짙은 스모키 화장과 머리를 묶어 올린탓에 보이는 또렷한 목선과 쇄골.가까이서 봐도 꽤 호기가 동하는 미인이 틀림없었다.

“뭐야..너 내가 웃겨?”

“나이도 많다며?철좀 들어라.”

“이게에..죽을라구우..”

민지는 아이를 혼내키는 엄마같은 표정을 지어보였지만,그녀의 혀는 꼬일대로 꼬여있었다.

“야..나 너 한테 쌓인거 많다아..”

“오늘 봤는데 쌓이긴 뭐가 쌓여.”

“확!누님이 말하면 그냥 들어 임뫄!”

준후는 속으로 한숨을 푹하고 내쉬었다.술이 취해도 보통취한게 아닌거 같았다.

“너..그렇게 까칠하게 대하고 말이야..쪽팔리게..우씨..니가 그렇게 유명하면 다야?엉?”

준후는 술잔을 테이블에 쾅쾅 부딪혀 가며 주정을 하는 민지의 옆에서,왠일인지 묵묵하게 술잔을 채워주었다.다들 서로 떠드느라 바빠서 민지와 준후쪽은 바라보지도 않고 있었다.

“그래.잘못했어.됐냐?”

“하나만 묻자..너...”

민지는 무슨말을 하려는지 괜히 뜸을 들이며 준후를 바라보았다.다분히 풀려있는 눈망울.왠지 모르게 야해보인다.단연컨데 지금 그녀가 남자와 단둘이 술을 마시고 있는 거라면,그 남자가 바보가 아닌이상 모텔에 데려가도 전혀 이상이 없을 정도였다.

“나..컨닝한거 어케 아는거냐아?으응?”

“수능날 봤으니까 알지.설마 독심술썼겠어?”

“뭐야..너 수능날 내 뒤에 앉았냐?”

“정확히 말하면 대각선 오른쪽 뒤지.”

민지는 한참이나 준후를 바라보았다.그러더니 혼자 깔깔거리며 웃음을 터트린다.준후는 그저 황당해서 그런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너어..이 누나 허벅지를 다 샅샅히 살펴봤다 이거양?”

“별로 보고싶지도 않았어.그냥 보였을 뿐이지.”

준후의 냉랭한 말에 민지는 자존심이 상한듯 얼굴을 찡그렸다.준후는 묵묵히 소주잔만 비울 뿐이었다.

“거짓말하지마 우씨..내 다리보고 싶어서 환장하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데에..”

‘노래할 때와는 영 딴판이구만.’

준후는 혼자 그렇게 생각하며 콧웃음을 쳐버렸다.준후의 반응이 탐탁치 않자,민지는 갑자기 준후의 등짝을 찰싹하며 때리기 시작했다.

“야..좀 곱게 취해.뭐야 여자가 그게.”

“너 임마...자꾸 거짓말하지마.솔직히 말해봐.내 허벅지 봐서 좋았지?그래서 계속 지켜본거 아냐 임마~”

“시나리오 그만쓰셔.그거 컨닝한번 하는거 보고나서 그냥 비웃어 주고 나는 문제만 풀었어.공주병이 심각하시구만?”

민지는 준후의 말에 또 한번 웃음을 터트린다.도대체 자신이 말한 부분이 뭐가 웃긴걸까 곰곰히 생각하는 준후의 앞에서,그녀는 또 한번 원샷으로 소주잔을 비웠다.

“아씨..열받네.치마 입고 왔으면 함 보여주는건데.”

“안보여줘도 돼.별로 보고싶지도 않아.”

“정작 보면 좋아서 침 질질 흘릴거면서 뭘 그러냐아?”

준후는 웃음이 나왔다.지금 민지와 나누는 대화는 오늘 처음만난,그것도 아까 말싸움을 한 사람들끼리 나눌 대화가 절대로 아니었기 때문이었다.그만큼 민지는 술이 많이 취한듯했다.

“야..너 잠깐 나와봐.”

“나오긴 뭘 나와.화장실 갈거면 혼자가셔.”

“아!자꾸 누님이 말하는데 토 달래?엉?”

준후는 아예 상대할 생각이 없다는듯 담배를 피워물었고,어쩌다 둘이 티격태격하는 것을 본 동아리의 선배가 낄낄 웃으며 준후에게 말했다.

“야야 준후야.민지 말대로 함 나가줘라.아까 말싸움에서 너한테 져서 할말 많은가 보던데..”

“나와 임마~얼른!”

민지가 무표정이기 그지 없는 준후의 팔을 잡아 끌었다.준후는 얼굴을 찡그리며 불만을 표했지만,술에 취한 그녀는 완강하기 그지 없었다.준후는 졌다는듯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민지를 따라나섰다.

“으아..취한다.”

민지는 술집을 나서면서도 쉴새 없이 비틀거렸고,준후는 거리를 두며 따라갔다.그런 그의 모습에 민지는 고개를 돌려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야!여자가 비틀대는데 부축한번 안해주냐?”

“졌다 졌어.”

준후는 정말 보기힘든 왈가닥이라고 생각하며 마지못해 그녀를 부축했다.아까만해도 자신을 잡아먹을듯이 노려보던 주제에,민지는 준후의 어깨에 팔을 두르더니만 비틀대며 걸어나갔다.

“왜 나오라고 했어?”

“기다려봐아..우씨..”

민지는 비틀대면서도 주변을 둘러보더니,이내 손가락으로 윗층을 가리켰다.

“위에는 왜?”

“따라오라면 와.짜슥이 토달고 있어..”

준후는 이제 그녀가 재밌어 지기 시작했다.내일이면 그녀는 이런것들은 기억을 못하겠지..하는 생각을 하니 더더욱 웃음이 터진다.이러면 이럴수록 민지는 준후에게 흠이 잡힐 뿐인 것이었다.

원래 2층에 위치했던 술집이지만,3층은 아무것도 없었다.3층짜리 건물이긴 했지만 층이라기 보다는 그냥 비품을 두는 곳처럼 보였다.술집에서 쓰는 쇼파,그리고 야외에 주로 놓는 재털이등이 아무렇게나 비치되어 있었다.민지는 비틀대며 올라가더니만 비품이 쌓여있는 곳에 살짝 등을 기대고 섰다.

“야!너 여기 앉아.”

준후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기껏 나오라고 하더니만 사람없는 건물 꼭대기로 오다니..가만히 서있으려 했지만 민지가 큰소리로 재촉하는 통에 준후는 마지못해 쇼파에 주저 앉았다.

“야.앉았다.됐냐?”

“너..내 허벅지 봤을때 하나도 안좋다고 했지?어엉?”

“거참 너도 허벅지에 엄청 집착하는구나.그게 뭐 어쨌다고?”

“이 누나 자존심상해써어!너 거기 고대로 있어.”

아까 피워문 담배나 다 피우고 내려가야겠다 라고 생각하며 그녀의 말을 한 귀로 흘려버렸던 준후는 깜짝놀라 담배를 떨어트릴 뻔했다.갑자기 민지가 자신의 스키니 진의 벨트와 후크를 푸는것이 아닌가.

“야..너 뭐해.”

“잘봐..너 죽었어.”

뭐가 죽었다는 것일까.민지는 청바지의 지퍼까지 내리더니만,이내 조금씩 자신의 골반에서 천천히 바지를 끌어내리기 시작한다.제 아무리 준후라지만,난생 처음 겪는 경험에 그 역시 당황하기 시작했다.

“자!봐봐!이래도 별로야?어엉?”

준후의 눈앞으로,그녀의 길쭉한 다리가 펼쳐져 있었다.군살하나 없는 탱탱한 허벅지와 매끈한 다리.뽀얀 피부 위로 보이는 보라색의 팬티.그녀의 중심부를 가리고 있는 천조각은 너무나 작아,그녀의 음부를 아슬아슬하게 가리고 있었다.처음보는 여자가 술에 취해 눈앞에서 바지를 내리다니,준후로써는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황당한 경험이 아닐수 없었다.

“말해봐!좋아 안좋아?”

“야..조용히좀 해.사람 올라와.”

“빨리 말해!내 다리 그렇게 별로냐아?어엉?”

눈이 조금은 풀려있는듯한 그녀.준후는 여기서까지 안좋다고 했다가는 무슨 봉변이라도 당할것만 같았다.

“야..알았어 좋아.취소한다 그래.”

“어쭈우?건성으로 대답한다 이거지?부족해?엉?”

민지는 계단이 울리도록 쩌렁쩌렁 소리를 질렀다.준후는 이제 웃기기 까지 했다.아무리 취해도 아까 다퉜던 상대 앞에서 저런 모습이라니..재밌는 케릭터가 아닐수 없었다.

“쬐그만게 욕심은 많아가지고!알았어.잘봐...”

“야.난 아무말도 안했..”

준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이번에는 민지가 뒤로 돌아 엉덩이를 쭉 내미는 것이 아닌가.발목에 내려가 있는 청바지보다 더, 작은 보라색레이스에 쌓인 그녀의 하얀 엉덩이가 훨씬 자극적이었다.

‘얘는 술마시면 원래 이렇게 되는 여자앤가?’

준후는 이런저런 생각을 할 시간 조차 없었다.민지가 뾰로퉁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해봐!이 누나가 아무한테나 보여주는줄 알아?어때?좋지?”

솔직히 준후는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민지같은 늘씬한 미녀가 팬티 바람으로 자신의 앞에 서있다.게다가 술까지 마셨는데 움찔하지 않을 남자가 어디있으랴.아예 다 벗은것보다는,그렇게 속옷만 노출하는것이 훨씬 야하게 느껴졌다.

“아씨이..다리아퍼어..”

준후는 이윽고 웃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청바지를 발목까지 내린 채로,민지가 바닥에 털썩 주저 않으며 칭얼대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골때리는 여자네.’

어제밤의 일을 회상한 준후는 그저 피식하고 웃어버렸다.세상엔 정말 다양한 여자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고 보면 준후의 집안에 있는 미진을 포함한 네 명의 여자는 각각 다 다르지 않은가?문득 준후는 다음에 동아리 방에 갔을때 민지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심히 궁금해 졌다.

‘그건 그렇고 몸매는 정말 완벽하던데.’

문득 민지의 다리,그리고 뒷태가 준후의 머릿속에 아른거린다.그때야 워낙 황당하니 감상의 개념과는 저만치 멀어져 있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또 그렇지가 않았다.무엇보다 쭉쭉뻗은 긴다리가 너무나 생각이 났다.침대안에서 꼼지락 거리다 보니 준후는 자신의 중심에 계속해서 힘이 들어감을 느낄수 있었다.

“아씨.죽겠네.”

준후는 괜시리 중얼거리며 샤워실로 들어갔다.양치를 하고,뜨거운물을 맞아도 머릿속에 맴도는 것은 민지의 하얀 다리뿐이었다.그 어떤 감정이 들지 않고,오직 결합하고 싶다는 욕망만을 분출시켰던 그녀의 하얀 다리.어쩌면 그런점 역시 은하와 비슷했다.자신을 경멸하고,굴복하고,아이러니하게도 사랑까지 느껴 고백을 했지만,여전히 준후 마음속에 정리되는 은하는 ‘자고 싶은 여자’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모양이었다.

“원래 술먹은 다음날은 이러나?”

준후는 빳빳하게 서있는 자신의 중심을 보며 실없이 중얼거렸다.준후는 잠시 고민에 빠져야 했다.은수를 부를까?그녀라면 괜시리 빼면서도 흔쾌히 응해줄것이다. 사실 은수가 자신에 대해 하는 집착의 정도는,준후 본인도 놀랄 수준이었다.육체적인 관계만이 아니라,은수는 마치 준후의 여자친구가 된 양 구속하려고 하는 경향마저 보였다.하지만 최근 관계가 조금 잦아서 일까?은수를 부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하긴 집에 누가 있는지도 모르는데.’

준후는 대충 면으로 된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는,위에는 아무 티셔츠나 걸쳐 입었다.빼꼼히 방문을 열고 나가니 집은 너무나 고요했다.

“아무도 없어?”

준후는 약간은 큰 목소리로 물었지만 원체 큰 집이니 쩌렁쩌렁 울리기만 할뿐 별반 반응이 없었다.바로 그때 앞에 있던 은하의 방이 빼꼼히 열렸다.

“일어났어?”

은하는 준후를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정말이지 그녀는 너무나 미소가 어색한 여자였지만,화장기 없는 맨얼굴 역시 너무나 하얗고 예뼜다.

“집에 아무도 없는거야?”

“응 다들 나간거 같은데.”

“은채누나는?”

준후는 습관적으로 은채부터 물었고,은하는 살짝 어두워진 표정을 짓더니 이내 어색하게 웃었다.

“은채도 없어.오늘 친구 과제 도와주러 간다고 하던데.은수도 몇번이고 니 방에 올라오더니 너 자는거 보고 나갔어.미진언니는 장보러 간다고 한거 같고.”

마치 브리핑을 하는 듯한 그녀의 얼굴을 보며 준후는 실없이 웃어버렸다.아무리 그녀가 잘나가는 디자이너 지만 회사생활이 몸에 벤 것은 어쩔수 없는 모양이었다.

‘회사생활이라..얼마나 재미없을까.’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준후였다.하지만 이내 그는 잡생각을 버리고는 은하의 방으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차라리 잘된 것이었다.민지의 몸이 생각나 흥분해버렸으니.그녀의 이미지와 가까운 은하가 마침 집에 혼자 있다는 것은 어쩌면 준후에게는 작은 행운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은하가 그녀에게 뒤지고 있다는 말은 아니었다.준후에게 있어 민지가 은하보다 나은 점은 뉴페이스라는 것 외엔 별달리 없었다.

“미진누나 언제갔어?”

“얼마 안됐어.”

은하는 준후의 질문의 의도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정사도중 미진이 와버리면 곤란하니까.밤이야 모두 자고 있다고 쳐도,이런 고요한 주말 대낮에 2층에서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린다면 그것이야 말로 안좋은 것이니까.

‘하기야 뭐..그 여자는 다 알고 있는 눈치던데.’

사실 준후가 몇번의 정사이후 미진을 피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녀가 질려서가 아니었다.물론 은하도 있고 은수도 있으니 당연히 미진을 멀리하게 되긴 했지만,늘 뭔가를 알고 있다는 그 알수 없는 표정은 늘 준후를 찝찝하게 하기도 했었다.

“옷 이쁘네.”

평소의 준후답지 않게,그는 은하를 칭찬했고 은하역시 그녀답지 않게 수줍게 웃었다.예전의 표독스런 모습하고는 영 상반되는 모습이지만 준후는 슬슬 그녀가 적응이 되어갔다.

그녀는 정말 준후의 칭찬대로,집에서 입는 편한 복장이었지만 너무나 맵시있었다.정확히 표현하면 옷이 이쁘다기 보다 옷걸이인 은하가 이쁘다고 하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핑크색 면 치마.그것에 색깔을 맞춘 약간 옅은 톤의 핑크색 나시.그리고 그 안에는 또 하얀 나시티를 받쳐 입어 은근히 맵시를 살려주고 있었다.레이어드는 그렇다 쳐도,그녀의 허리라인과 골반이 워낙 훌륭한 탓에 그런 편한 복장도 이쁘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준후는 은하의 침대에 벌렁 드러누웠고,은하는 익숙하게 준후의 바지를 끌어내렸다.면바지를 벗겨내고,팬티를 벗겨내었을때 덜렁거리며 튀어나오는 발기된 준후의 자지를 보며 은하는 살짝 놀란 눈치였다.

“아침부터 하고 싶었거든.”

준후의 변명에 은하는 살짝 눈을 흘겼다.준후는 상체를 살짝 일으켜 티셔츠를 벗어 버리고는 은하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음..”

준후는 입술이 달짝지근 해지는 느낌을 받았다.은하의 입술은 너무나 달았다.키스를 기다리며 딸기맛 캔디라도 먹은걸까?아무래도 상관없었다.준후는 손을 뻗어 은하의 허벅지를 더듬었다.은하는 알몸의 준후위에 올라탄채로 그의 손길을 음미했다.

“아...”

준후의 손이 거침없이 은하의 치마 속으로 파고 들었다.배려같은것은 정말 찾아볼수 없는 거친 애무였지만 은하는 흥분한듯 신음을 했다.

“벗을까?위에꺼.”

준후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고,은하는 살짝 몸을 일으켜 두장의 나시티를 한번에 벗어버렸다.노브라였는지 그녀의 탄력있는 가슴이 한번에 드러났다.잘록한 허리에 걸쳐진 치마.전신이 알몸인거 보다 그쪽이 훨씬 더 섹시해보였다.준후는 급한듯 은하의 팬티끈을 끄집어 내렸고,그녀는 몸을 조금씩 비틀며 준후가 쉽게 벗겨낼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으음..”

너무나 익숙하게,은하는 준후의 귓볼과 목에 입을 맞추며 애무를 시작했다.벌써 몇번이고 관계를 갖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은하야.”

“응.”

그녀는 한참 어린 동생에게 하대를 들었지만,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로 대답하며 준후의 귀두를 살짝 핥았다.

“너 69해본적 있어?”

“응?”

“물론 있겠지 뭐.”

은하는 부끄러운듯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준후는 뭔가가 생각난듯 자신의 사타구니 사이에 얼굴을 묻은 은하를 손으로 잡아 올렸다.

“해보자.”

“뭘?”

“69라는거.”

“저..정말?”

준후는 이상스럽게 기뻐하는 은하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한번도 입으로 애무를 한적이 없어서 그러는 건가?’

확실히 그런것은 아닌거 같았다.뭔가 준후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뿌듯함을 보이는거 같기도 했다.아무렴 상관없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준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한번 해보려고.자세 바꿔봐.치마는 벗지 말고.”

은하는 준후의말에 부끄러워 하는 기색을 보였다.그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다고 생각하는 준후였지만,묘하게 그녀가 귀엽게 느껴진다.

이윽고 한참을 망설이던 은하는 준후의 머리쪽으로 자신의 하체를 들이 밀었다.준후는 기다렸다는 듯이 은하의 핑크색 면치마를 들추었다.부끄럽게 고개를 내밀고 있는 그녀의 조개.그것은 촉촉하게 젖어 준후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했다.준후는 그녀의 허벅지를 잡고 자신의 얼굴쪽으로 세게 끌어당겼고,이내 준후의 입 안 가득히 그녀의 알싸한 조갯살이 물려졌다.

“흡!”

은하는 흥분한듯 몸을 비틀며 신음했지만,이내 자신의 얼굴앞에 있는 거대한 준후의 존재를 깨닫고는 그것을 입안 가득히 밀어넣었다.

쪼옥..쪽..츕..

서로의 가장 은밀한 부분을 입으로 탐하는 소리가 방안가득 울려퍼진다.준후는 왠지 그녀가 평소보다 훨씬 더 젖어가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그는 조갯살 사이로 혀를 넣어보기도 하고,손으로 비비기도 하며 그녀를 괴롭혔다.흥분해서 일까,은하는 오럴 도중에 살짝 준후의 불기둥을 깨물기도 했다.그것이 준후에게는 더욱더 묘한 자극이었다.

“후우..못참겠다.너 너무 젖었어.”

“으응..”

이상하게 은하는 그런말에 더더욱 흥분을 하곤했다.준후는 몸을 일으키고는 그녀를 누워 다리를 벌리게 했다.치마가 살짝 올라가며 드러나는 그녀의 허벅지와 그 사이에 위치한 신비의 숲.그녀가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보여주는듯 은하의 몸은 너무나 적나라 하게 젖어 있었다.

“하윽!”

은하의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준후의 자지가 깊숙히 들어가자마자,은하는 이불을 살짝 움켜쥐며 몸을 비틀었다.마치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 다는듯,그녀는 야릇하게 신음을 했다.준후는 그녀의 가냘픈 허리를 잡고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마치 쌓인 울분을 푸는 것처럼,준후의 움직임은 거칠기 그지 없었다.

“아...아아...아퍼 준후야..흐윽..”

은하는 애원하듯 신음했지만,그녀의 신음소리에서 그만해 달라는 거부의 의사는 1퍼센트도 느껴지지 않았다.오히려 더욱 세게 해달라고 보채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헉..헉..”

준후의 이마에 땀방울이 가득 맺혔다.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완벽한 커리어 우먼인 은하가,자신의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되는 것이 새삼스레 더더욱 흥분을 고조 시킨다.그녀의 흥분역시 절정에 다른듯,질퍽거리는 소리는 이제 방안을 가득 매우기 시작했다.

“흐응..하앙..으응..아아..”

은하는 이미 무아지경에 다다른 듯했다.아마도 장을 보고온 미진이 집안에 들어오면,그녀의 신음소리에 깜짝 놀랄지도 모를 일이다.하지만 지금 이순간 은하의 머릿속에 그런 계산은 들어오지 않았다.그녀는 똑똑한 여자지만 어느순간부터는 준후의 앞에서는 똑똑한 여자가 되지 못한지 오래였다.

“헉..나 쌀것 같아.”

“아무대나...하앙..해도 돼..너 좋은 곳에..”

은하는 기뻤다.늘 욕정을 채울 정도로 움직이고는 아무런 말없이 정액을 뿌리던 준후가,자신을 위해 친절하게 절정에 다다랐다고 말해주는게 이상하면서도 너무나 기뻤다.물론 늘 은하역시 만족했기에 불만은 없었지만,오늘은 그가 왠지 달라보였다.

“으윽..”

준후는 얼른 은하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고는 그녀의 얼굴앞으로 들이대었다.은하는 눈을 감고는 준후의 불기둥을 손으로 잡고 앞뒤로 흔들었다.이윽고 하얀 정액이 은하의 얼굴전체와 머리카락으로 쉴새없이 떨어졌다.

“하아..하아..”

준후는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은하의 몸위에서 내려와 누웠다.은하는 눈을 감은채로 손을 더듬어 티슈를 찾았다.준후는 슬쩍 손을 뻗어 티슈를 뽑아들고는 은하의 얼굴을 닦아 주었다.

“고마워..”

“뭐가?”

“그냥...오늘은 친절한거 같아서..”

“친절한거 싫어하는거 아니었어?거친게 좋다면서.”

“그건..”

은하는 뭐라 설명할까 고민하더니 이내 입을 다물었다.여자가 직접 여자의 미묘한 감정을 설명하기란 너무도 어려운 것이었으니까.

“치마 다 버렸네.미안.그게 더 흥분되서.”

“괜찮아.빨면 되는걸 뭐.”

은하는 아무렇지 않게 치마를 벗어 바닥에 내려놓았다.치마로 가려져 있던 부분까지 공개되자,그녀의 아름다운 나체가 준후의 눈에 들어왔다.은하는 살짝 용기를 내어 준후의 옆에 나란히 누웠다.준후역시 별 거부반응 없이 은하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

“뭐 하나 물어봐도 돼?”

“뭔데?”

“오늘 근데 나에게 왜그렇게 친절해?”

“내가 뭐가 그렇게 친절한데?”

“그냥..그렇게 느껴져.여러면에서.”

언제부터 은하가 이렇게 조신한 말투로 이야기 했을까?준후 자신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럼 그렇다 치고..친절하면 안돼?”

“내가 자꾸 희망을 갖게 되잖아..”

준후는 얼빠진 표정으로 잠시 은하를 바라보고는 이내 그녀의 가슴을 더듬던 손을 내려버렸다.

“화났어?그럼 미안해..”

“아냐 그런거.”

준후는 은하의 말을 딱 잘라 버렸다.왠지 기분이 이상해졌다.자신은 은하가 그저 욕구해소의 대상이었는데,그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왠지 모르게 이상했다.

어쩌면 그것은 은채를 향한 미묘한 컴플렉스일지도 몰랐다.하지만 준후는 애써 그것을 부정했다.그것을 생각하기엔,상황은 너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근데 준후야.은수가 요새 이상해.”

화재를 돌리려는듯 은하가 입을 열었고,은수의 말이 나오자 반사적으로 준후는 은하를 바라보았다.

“뭐가?”

“나하고 아예 말을 하려고도 안해.내 말은 그냥 무시해 버리고.최근들어서 이상하게 그러네.”

그 이유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준후는 애써 모른척을 해버렸다.은하에게 말을 할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그는 마음속에서 고개를 저었다.그렇게 되면 일이 더욱 복잡하게 되어 버릴거 같았다.

“그냥 사춘긴가 보지뭐.”

“혹시 너한테도 그러니?”

“나?”

“응.”

“...아니.”

준후는 알고 있었다.은하는 어느정도 은수의 반응의 이유에 대해 눈치를 채고 있는것처럼 보였다.뜬금없이 은수의 이야기를 꺼낸거 자체가,자신을 떠보려고 하는 행동 같았다.비록 준후에게는 순종적인 여성이 되어 버린 그녀지만,준후는 그녀가 얼마나 여우인지 잘 알고 있었다.은하라면 준후에 대한 은수의 반응을 이미 눈치채고도 남았으리라.

“그냥 냅둬.뭐라고 해봐야 더 반항할 성격이란거 알잖아.”

준후는 그렇게 일축해 버렸다.은하는 살짝 상체를 들어 준후를 바라보았다.너무나 균형잡힌 그녀의 뽀얀 가슴이 눈에 들어왔지만,준후는 그녀의 가슴이 아닌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우리..어떻게 될까?”

“무슨 소리야?”

“진짜 가족은 아니지만..이래선 안되는 거잖아.”

“네가 시집가는 순간 없었던 일이 되겠지.아마 그럴꺼야.”

준후는 그녀가 실망하는 표정을 짓는것을 눈앞에서 똑똑히 볼수 있었다.하지만 준후는 뭐라고 할수 없었다.어설픈 그녀의 사랑고백.그녀가 사랑이라는것을 알기나 할까?준후는 자신도 모르는 사랑을 은하가 알리 없다고 생각했다.그는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보다는,편하게 생각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려버린 것이었다.

“무서워..니가 더 좋아질까봐.”

한참의 정적끝에 은하가 꺼낸 말이었다.왜일까.너무나 넌센스한 일이라고 준후는 생각했다.자신은 은하보다 훨씬 연하였고,입양되었을때부터 눈엣가시 취급을 받던 남자였으니까.마음이 복잡해지는게 싫은 준후는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그렇게 복잡한거 까지 생각했다면,아마 난 애초에 너랑 일을 벌리지도 않았을거야.”

은하는 이불을 끌어당겨 자신의 알몸을 가린채로,옷을 챙겨입은 준후가 자신의 방문을 나서는 것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계속 자신의 알몸을 이불로 가려 덮으며,이윽고 꾹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답답해진 준후는 밖으로 나왔다.스산한 바람이 부는 봄 날씨.왠지 모르지만 준후는 이런 따뜻한 날씨가 싫었다.차라리 춥고 쌀쌀한 날씨가 더 취향에 맞는거 같았다.그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는,괜시리 집앞을 서성거렸다.무언가 불룩한 것이 자신의 손에 잡힌다.어느새부턴가 당연스레 자신의 주머니에 자리한 휴대폰이었다.

‘예전엔 이런거 쓰는걸 꿈도 못꿨는데.’

그래서 일까.준후는 휴대폰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또래 아이들이 문자메세지에 목숨거는 것과는 영 딴판이었다.한동안 확인을 하지 않아서 일까,준후의 휴대폰에는 확인하지 않은 문자메세지가 꽤 많이 있었다.

“성은영..이네.”

간만에 메세지함을 확인한 준후는 화면가득 은영이 메세지를 보내왔음을 알게 되었다.

-오빠.한번만 연락주면안돼요?전화하고 싶은데 오빠가 안받을까봐 무서워서못하겠어요-

-오늘도 연락 안해요?미워요 ㅠㅠ-

-오빠 바보!-

감정의 변천사를 그대로 보여주는듯한 그녀의 문자에 준후는 피식 하고 웃어버렸다.지금 생각해도 그때 은영에게 들이댔던 자신의 모습은 참 과감하기 그지 없는 것이었다.그때는 은영이와 몸을 섞으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호기심이 워낙 강했기에 그랬을지 몰랐다.준후는 답장버튼을 눌렀다가 잠시 망설이고는,그대로 통화 버튼을 눌러 버렸다.

최신가요의 통화 연결음이 들려왔다.얼마나 울렸을까,밝은 목소리가 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왔다.

-오빠아!-

“귓청 떨어지겠다.”

-왜 이제 연락해요?얼마나 기다렸는데.-

“대학때문에 바빴어.”

-좋은학교 붙었어요?-

“나름.”

-와..정말요?-

은영은 뭐가 그렇게 신이 나는지 연신 쪼잘대었다.준후는 괜히 걸었나 하는 후회를 하기도 했지만 은영의 말을 계속 들어주었다.그녀는 몇분동안 내내 전화를 안해서 서운하다는 내용의 투정만을 계속해서 부렸다.

“너 지금 어디야?”

-저요?친구만나고 있어요.오빠는요?-

“난 집인데.잠깐 만날래?”

-지금요?지금 막 친구 만났는데 이따가 저녁때는 안될까요?-

“상관없어.”

-와!신난다!오빠가 만나자고 할줄을 몰랐어요-

“그려그려..근데 너 혹시 교복입고 있어?”

-네?저요?아뇨..그건왜요?-

“아무것도 아냐.그럼 이따가 연락해.”

-연락 또 안받아주는건 아니죠?-

“아니니까 연락해.”

-히힛.알았어요 오빠!-

전화기속의 은영은 상당히 들뜬 목소리였다.준후는 그녀가 교복차림이 아니라는 것에 안심할수 있었다.적어도 어디 데려갈때에 눈치는 보이지 않을 테니까.

전화를 끊은 준후는 어느새 자신이 집앞 언덕에서 꽤나 내려와 있음을 알게 되었다.그는 반사적으로 왼쪽을 바라보았다.아무도 뛰어놀지 않은 작은 놀이터.늘 은채가 앉아있던 그 조그마한 그네쪽으로 준후의 시선이 돌아갔다.

‘나는 어쩌면..’

준후는 천천히 은채가 앉아있던 그네로 걸어갔다.추운 겨울에도 답답한 일이 있으면 늘 여기에 혼자 앉아있던 은채.그녀의 온기가 느껴지는 듯한 자그마한 그네를 준후는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어쩌면 은채를 갖지 못하는 열등감을 다른 여자를 통해 채우려고 하는 걸까?’

생전 처음 세워보는 가설이었다.하지만 그것이 너무 허황되었다는 생각따윈 들지 않았다.방금 격렬하게 정사를 나눈 은하도,그리고 그런 은하와의 관계를 덮기 위해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 은수도,더 나아가 방금 통화한 은영이나 미진,그리고 첫경험의 상대인 정아까지 모두 어쩌면 은채의 대리역을 분담해서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준후는 괜시리 주먹을 꽉 쥐어 버렸다.

‘왜일까.어려서부터 늘 잃는것에 익숙한데..어째서..’

신기한 일이었다.태어난것 자체가 남들이 다 가진것을 잃은채로 태어난 준후지만,은채를 얻을수 없다는 괴리감은 늘 다른여자들에게 폭발되곤 했다.그런것이 아니라면,준후는 진작에 은채를 가질 생각만 했을지도 몰랐다.은채는 가깝지만 늘 먼곳에 자리잡고 있었고,손으로 잡힐듯 하지만 절대 잡을수 없는 신기루였다.

‘포기할때도 되었는데.’

준후는 욕지거리가 튀어나옴이 느껴졌다.차라리 강회장에게 쫒겨나고,이 집안에서 제명되어 당당하게 은채앞에 나타나고 싶다는 생각마져 그의 심장을 계속해서 흔들어놓았다.하지만 준후는 그러지 못했다.늘 안그런척 하면서도,어느새 이미 몸에 익어버린 호강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준후는 그런 생각이 드는 자신이 왠지 모르게 경멸스럽게 느껴졌다.

준후는 자기도 모르게 그네에 걸터앉았다.살짝 발을 굴러 앞뒤로 움직여보기도 했다.그는 그렇게 그네에 앉은채로,봄날의 석양이 조금씩 찾아올 그때까지 하염없이 그자리에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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