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인간 - 42 (끝)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사육인간 - 42 (끝)

<75. 치욕스런 두개의 고리>

  거실 기둥에 선 채로 결박되어 있는 미츠코는 긴코와 아케미가 방안으로
들어오자 슬쩍 얼굴을 옆으로 비틀었다.
 
  "미츠코, 도망을 계획했던 벌로 언니와 조를 이루기로 결정됐어."
 
  미츠코는 공포에 젖은 눈을 크게 떴다.
 
  "언니 생각, 동생 생각하는 자매를 콤비로 만든다면 두 번 다시 도망칠 생각을
하지 않겠지. 그렇지, 이제부터 자매가 사이 좋게 호흡을 맞춘 콤비가 탄생되는
거야."
 
  "싫어, 싫어요."
 
  미츠코는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
 
  "자매를 그런 식으로 만들어버리다니, 너무해요. 싫어, 그런 짓은 절대로
싫어요."
 
  긴코와 아케미의 뒤를 이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맨살에다 결박된
채 쿄오코가 세이지와 고로에게 어깨와 등을 붙잡혀 질질 끌려들어왔다. 쿄오코의
입에는 재갈이 물려져 있었다.
 
  "앗, 언니."
 
  미츠코는 쿄오코를 본 순간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며 언니의 비참한
모습에 온몸을 떨며 눈을 돌려 버렸다.
 
  쿄오코 역시 미츠코의 시선을 받는 것이 두려웠는지 애써 얼굴을 돌리고
있었다.
 
  "언니는 세이지 씨 일행에게 충분히 사죄하고 동생과 콤비를 이룰 결심을
한 거야. 무엇보다도 이 도구가 바로 그 증거잖아."
 
  긴코가 쿄오코 앞에 달려 있는 것을 손으로 두드렸다.
 
  "그럼, 세이지 씨. 쿄오코를 옆방으로 데리고 가세요. 이번에는 미츠코를
준비시켜야 하니까요."
 
  긴코가 말하자 세이지는 좋아, 알았어요. 하며 쿄오코의 엉덩이 줄을 당기며
옆방으로 끌고 갔다. 비틀비틀 걷고 있던 쿄오코는 젖은 눈을 문득 미츠코
쪽으로 향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옆방으로 쿄오코를 끌고 간 세이지 일행은 천장에서
내려져 있는 밧줄 밑으로 쿄오코를 밀어 세우고, 그 밧줄에다 엉덩이 줄을
연결하였다. 그 줄은 하루다로가 미리 준비해놓은 것이었고, 쿄오코가 한 줄의
밧줄에 연결되어 그곳에 서자 다른 밧줄 하나를 더 가져와 의자를 사용하여
천장 파이프에다 연결하였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쿄오코의 눈앞으로 밧줄이 주르륵 내려왔다.
 
  "이것으로 미츠코를 연결할 건가?"
 
  세이지가 하루다로에게 말했다.
 
  "맞아요. 처음에는 스탠드 플레이예요. 키스부터 가르쳐주고 나서 찰싹 연결시킬
거예요."
 
  하루다로는 이 기획이 마음에 들었는지 즐거운 듯이 말하였다.
 
  "과연 그것 참 재미있겠는걸."
 
  고로는 웃으면서 쿄오코의 재갈을 벗겨냈다.
 
  그래도 쿄오코는 입을 꼭 다물며 눈을 감고 있었다. 이제는 당황할 기력도
사라졌는지 냉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쿄오코는 깊게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헤헤헤, 쿄오코. 너와 미츠코의 자매 콤비는 이제부터 모리다 조직의 인기
상품이 될 거야. 그러니까 동성연애의 방법을 동생에게 확실하게 가르쳐줘야
돼."
 
  세이지는 쿄오코의 턱을 잡고 비웃듯이 얘기했다.
 
  쿄오코는 마침내 견딜 수 없었는지 얼굴을 비틀고 미간을 찌푸리며 그만
오열하고 말았다.
 
  "친동생에게 이런 무서운 일을, 아아 싫어, 싫어요."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하며 고로는 코웃음을 쳤다.
 
  "너는 우리에게 동생과 콤비를 이루겠다고 분명히 맹세했어. 이제 와서 약속을
허물려고 하다니 쿄오코 언니답지 않네."
 
  고로와 사부로는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만족스러운 듯이 싱글벙글하고 있었다.
 
  "맞아요. 남자를 발로 차버리는 사나운 아가씨가 된다는 건 좀 비참한 것
같지 않아. 확실히 해요. 쿄오코 언니."
 
  하루다로는 흐느껴 우는 쿄오코의 어깨를 뒤에서 살짝 끌어안으면서 킥킥거리며
웃었다.
 
  "아무리 싫다고 해도 오늘은 여자끼리 프랑스식을 할 수 있을 때까지 훈련시킬
생각이니까. 이제 뭐라고 해도 소용없어."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도 전에 쿄오코에게 발길질 당했던 원한이 있었다. 그것을
세이지 일행과 함께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기쁨을 애써 참으며 쿄오코에게
잔인한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옆방에서는 긴코와 아케미가 기둥에 묶여 있는 미츠코에게 여러 가지
사정 이야기를 하며 체념하도록 타이르고 있었다.
 
  "이제 이렇게 된 이상, 미츠코도 결심을 해야 돼. 언니 쪽은 이미 결심이
선 것 같으니까. 너희들처럼 사이가 좋은 자매라면 반드시 좋은 콤비가 탄생될
거야."
 
  긴코는 미츠코의 곱슬곱슬한 검은머리에 자줏빛 머리띠를 정성껏 묶어주면서
말하고 있었다.
 
  "이런 것이 바로 운명이라는 거겠지, 쿄오코와 미츠코의 콤비가 탄생되면
우리도 지금까지 짓궂게 굴었던 못된 장난은 앞으로 하지 말자. 이건 아주
중요한 일이잖아. 응, 긴코 언니."
 
  아케미가 미츠코의 연붉은 색 젖꼭지에 살짝 입을 맞추며 그렇게 말했다.
 
  "그래,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알몸으로 있어야 되겠어. 옷도 입을 수 있도록
해줄게."
 
  긴코는 옷장 문을 열고 세라복을 찾아 내왔다.
 
  "봐, 미츠코, 감회가 새롭지. 네가 이 집에 처음 들어왔을 때 입고 있었던
옷이야."
 
  긴코는 짙은 감색의 세라복과 주름치마를 미츠코의 눈앞에서 팔랑거렸다.
미츠코는 그것을 보자 너무나도 슬픈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돌려버렸다. 자신이
그런 옷을 입었던 여고생이었다고 생각하니 왠지 믿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미츠코는 처음 이곳에 왔을 때에 비하면 아주 여자다워졌어."
 
  "알겠어? 미츠코도 언니와 함께 세이지 씨들이 이곳에 오면 분명히 대답해야
하는 거야. 언니와 콤비를 이뤄서 모리다 조직을 위해서 일하겠습니다라고
말야."
 
  긴코와 아케미가 몇 번이나 다그치며 끈끈하게 달라붙는 바람에 심신이 지쳐버린
미츠코는 눈물을 줄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가 각오했다면 미츠코도 따를게요. 세이지 씨가 안심하도록 말씀해주세요."
 
  미츠코가 말하자 긴코는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잘 생각했어. 이제 나도 한숨 놓았어."
 
  미츠코는 이제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한 듯 고개를 숙이고 흐느끼면서 그 속에서
자학적인 쾌감을 맛보고 있었다.
 
  "그럼, 미츠코. 지금 이곳으로 세이지 씨들을 데리고 올 테니까 이제 주저해서는
안 되는 거야. 모리다 조직의 상품으로서, 또 사나운 아가씨 쿄오코의 여동생으로서
관록을 보여줬으면 해."
 
  미츠코는 젖은 눈을 깜박이며 힘없이 긴코 쪽을 보았다. 긴코는 히죽 웃으면서
음란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여고생이라고 믿을 수 없는 음란한 여자라는 인상을 세이지 일행에게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미츠코가 요시자와를 상대로 멋지게 요염함을 발휘하지 않았어.
우리도 그때 미츠코의 훌륭한 연기에 놀랐었어. 그 모습으로 세이지 일행을
유정 천으로 보내버리는 거야."
 
  긴코가 곱슬곱슬한 미츠코의 머리를 이리저리 가르며 귀에다 뭔가 속삭이자
미츠코는 몸을 떨며 슬픈 듯이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떨구었다.
 
  "쿄오코도 도망을 시도했던 벌로 스스로 세이지 씨 일행에게 사죄를 하고
고통스러운 관장을 달게 받았어. 미츠코도 같은 죄를 지었으니 세이지 씨들에게
그 정도의 사죄는 해야 되는 거야."
 
  긴코가 그렇게 말하며 미츠코의 가여운 배꼽을 재미있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 댔다.
 
  준비가 됐으면 곧 미츠코를 데려가겠다는 세이지 일행을 긴코가 막았다.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잖아요. 잠깐 여기서 한잔하시죠, 세이지 씨."
 
  거실 기둥에 선 채로 묶여 있는 미츠코 앞에는 술과 안주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거 고마운데요."
 
  싱글벙글하며 세이지가 말했다.
 
  "미츠코가 세이지 씨들에게 아까 언니와 함께 도망치려고 했던 일에 대한
사과를 드리고 싶다는군요."
 
  "오호, 이거 감격하겠는데요."
 
  세이지는 야만스러운 얼굴로 고로와 나머지 사람들을 둘러보고는 미츠코
앞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쿄오코는 몸 앞에 달린 도구를 대롱대롱 흔들면서 동생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 자, 빨리 오빠들에게 사과해봐. 이제 곧 쿄오코와 맺어지게 해줄 테니."
 
  고로는 맥주병을 들고 세이지 컵에다 따르면서 말했다.
 
  "쿄오코 언니만큼은 그다지 미인은 아닌 것 같은데."
 
  가련하고 청순한 소녀를 앞에 두고 세이지 일행들은 입술을 핥기 시작했다.
 
  "이런 순정 가련한 아가씨를 보면 왠지 손을 잠시도 가만히 둘 수가 없어."
 
  라고 세이지가 말하자 긴코는 너무 과대 평가하면 안 돼요, 세이지 씨, 하며
세이지 옆으로 안기듯이 다가앉았다.
 
  "아주 순정적인 얼굴을 하고 있지만 저래 봬도 만만치 않은 아이예요. 지금은요.
관계시키기 전에 언니의 몸처럼 깎아주려고 면도를 꺼내는데요. 그것을 깎으려면
세이지 씨 같은 남자들의 손으로 해달라는 거예요."
 
  세이지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리들 손으로 깎아달라고 했단 말이지. 그것 참 재미있네."
 
  고로는 마음까지 들떠서 사부로와 함께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면도칼을 주세요. 우리가 해드리죠."
 
  아케미가 서양식 면도칼과 물이 담긴 그릇을 들고 와서 미츠코의 발목 앞에
놓았다.
 
  "미츠코, 그렇게 입만 다물고 있으면 어떡해. 무슨 말씀이라도 드려야지."
 
  볼에 눈물 방울을 띄우며 반짝반짝 빛나는 검은 눈을 정면으로 향하고 있는
미츠코의 모습이 남자들 눈에는 아름답고 맑은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었다.
 
  "이제 미츠코는 두 번 다시 도망치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말씀하시는 대로
언니와 콤비를 맺고 모리다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미츠코는 분명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마음에 들었어. 그 마음가짐을 잊어서는 안 돼."
 
  세이지는 한 쪽 볼을 삐죽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언니도 세이지 씨에게 사죄를 했다니까 미츠코도 사죄 드리겠어요. 징계를
달게 받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미츠코는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으면서 말하였다.
 
  "언니와 똑같은 몸으로 해주세요. 하나도 남김없이 깎아주세요."
 
  세이지가 면도칼을 들었다.
 
  "헤헤헤, 그건 내게 맡겨둬.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하게 깎아줄 테니까."
 
  세이지가 몸을 숙이자 미츠코는 아직은 어딘지 모르게 미숙함이 남아있는
엉덩이를 감미롭고 나긋나긋하게 흔들었다. 세이지는 아케미에게서 건네 받은
그릇 속의 물을 손가락에 묻혀 주변부터 문지르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부드럽게 깎아주세요. 세이지 씨."
 
  미츠코는 눈물을 흘리면서 입으로는 감미롭게 세이지에게 속삭였다.
 
  "좋아 좋아, 맡겨만 둬."
 
  차가운 면도 칼날이 피부에 닿자, 각오하고 있던 미츠코였지만 혐오스러운
전율로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움직이면 안 돼. 상처라도 생기면 큰일이잖아."
 
  세이지가 미츠코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꾸짖었다. 세이지가 들고있는 면도칼이
은밀하게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미츠코는 피가 역류할 것 같은 두려움에 몸을
떨었지만 점차 체념의 늪에 빠지며 칼의 움직임을 감수해내게 되었다.
 
  "어때, 아가씨. 기분이 어떤지 말해줘야지."
 
  맥주를 마시고 있던 고로 일행은 큰 소리로 웃으며 넓적다리를 타고 조금씩
떨어지는 것들을 손으로 움켜쥐었다.
 
 
 
  침대 위에 누워있는 시즈코 부인은 반질반질하게 지방이 붙은 두 다리를
최대한으로 벌리고 천장 파이프에서 내려온 두 개의 가죽끈에 높게 매달려
있었다. 풍만한 엉덩이는 베개 위에 실려 비열한 남녀들 앞에 두 개의 부끄러운
부분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부인은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부인이 거대한 두 개의 고문 도구를 훌륭하게 처리해낼 때까지의 과정을
필름에 담는다는 모리다의 착상에 모리다 조직의 촬영 반이라는 야쿠자 몇
사람이 라이트 위치 같은 것을 바로잡고 있었다.
 
  "오늘은 마지막 훈련이야, 알겠어. 이 두 개에 팽팽하게 맞설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할 테니까. 어쨌든 이번 상대는 그 방면에 극에 달해 있다고 하는 흑인이야.
너도 아주 열심히 해야 할거야."
 
  오니겐은 두 개의 고문 도구를 손에 들고 만지작거리고 있다가 문득 방구석에
멍하니 서 있는 에츠코를 보았다.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이쪽으로 와서 도와줘야 할 거 아냐."
 
  오니겐은 세면기에 있는 용액을 가리키며 에츠코에게 이것을 관장 기에 부으라고
하였다.
 
  "오늘은 특히 흑인을 상대하게 된 시즈코를 위해서 모두들 긴장해서 일을
하고 있는데. 빨리 이쪽으로 와서 도와줘."
 
  시즈코 부인은 쌍꺼풀진 눈을 뜨고 에츠코 쪽을 보았다.
 
  에츠코의 경직된 마음을 풀어주려는 듯이 부인은 입 언저리에 묘한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오라고 눈짓했다.
 
  "그럼 부인, 준비도 된 것 같으니까 슬슬 훈련을 시작합시다."
 
  찌요가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고귀한 느낌을 주는 부인의 긴장된 콧줄기를
손가락으로 쿡 찔렀다.
 
  "아누스(엉덩이 부분)에는 바셀린을 바를까요, 아니면 콜드가 좋을까요?"
 
  찌요는 부인의 엉덩이 쪽으로 돌아가서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가련한
국화꽃 부분을 재미있는 듯이 바라보았다.
 
  "찌요 씨."
 
  시즈코 부인은 찌요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축축이 젖은 눈동자를 찌요에게
향했다.
 
  "병원에 있는 도야마는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게 아닌가요? 네, 찌요 씨,
사실을 말해주세요."
 
  "물어서 뭐 하려고 그래. 병문안이라도 갈 생각이야? 부인."
 
  찌요는 금니를 보이며 깔깔거리고 웃었다.
 
  "그, 그런 게, 다만 왠지 예감이 그런 것 같아서요. 만약 그렇다면……."
 
  "만약 그렇다면 어떡하겠단 말인가요."
 
  시즈코 부인은 슬픈 듯이 얼굴을 숙였다.
 
  만약,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자신으로는 어찌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자신도
이제 성의 노예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부질없는 생각하지 말고 부인은 흑인과 쇼를 연출하기 위한 이곳과 이곳을
단련해 두면 되는 거야."
 
  찌요는 흥을 깨려는 듯이 두 다리를 위쪽으로 쭉 들어올리고 있는 부인의
풍만한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손가락으로 쿡 찔렀다.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얘기가 있어요. 의사인 야마우치 씨가 오늘 아침
여기로 오셨어요."
 
  시즈코 부인의 얼굴은 갑자기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수술을 하게 된다면 흑인과 콤비를 이루기 전에 하는 게 좋겠다고 야마우치
선생은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인공수정은 내일 아침 10시로 결정했어요."
 
  시즈코 부인은 놀라며 찌요의 얼굴을 보았다.
 
  "후후후, 부인의 뱃속에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아기가 생기겠구먼. 난 생각만
해도 재미있어 죽겠어. 그렇게 되면 이제 두 번 다시 도야마의 일 같은 건
생각하지 않겠지."
 
  찌요는 소리내어 웃었다.
 
  각오하고 있었던 일이지만 마침내 그 두려운 날이 찾아온 것이다. 그것도
내일 아침 10시.
 
  시즈코 부인은 사형 집행 선고라도 들은 것 같았다.
 
  찌요는 젖은 속눈썹을 들어올려 멍하니 한 곳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는 시즈코
부인의 옆모습을 바라보면서 비웃으며 말했다.
 
  "부인을 닮은 예쁜 여자아이를 이 세상에 탄생시킨다, 이건 정말 멋진 착상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부인에게 심어줄 씨앗은 굉장히 멋있는 미국 청년에게서
받은 것으로 할거야."
 
  또한 어쨌든 낳을 거라면 흑인과의 혼혈보다 백인과의 혼혈 쪽이 아무래도
낫겠지 하면서 비웃었다.
 
  찌요는 콜드 병을 들고 와서 손가락에 듬뿍 묻혔다.
 
  찌요가 침대에 걸터앉아 부드럽게 바르기 시작하자 부인은 넓은 이마를 찡그리며
희미하게 사쿠라 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볼을 옆으로 돌리며 한숨 섞인 신음을
뱉어내고 있었다.
 
  찌요는 부인의 국화꽃 부분이 면처럼 부드러워지며 점점 개화되어 가는 것을
보고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것은 오니겐이 지금까지 시즈코를 훈련시켜 온
결과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가벼운 자극에도 곧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부인의 근육에 찌요는 혀를 내둘렀다.
 
  "마치 몸과 마음이 따로 놀고 있는 것 같아, 부인. 아주 재미있는데."
 
  찌요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베개 위에 높게 실려있는 양감 있는 부인의
엉덩이에 뺨을 비벼대고, 다시 그 미묘한 변화의 모습을 응시하면서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아아, 찌요 씨, 이제 그만 용서해줘요."
 
  시즈코 부인이 이를 갈며 신음하듯 말했다.
 
  "생각해보니 이상하네요. 전에는 내가 부인의 그림자조차 밟을 수 없는 도야마
집의 하녀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부인에게 이런 일까지 해주고 있으니."
 
  찌요가 그렇게 말하자 이번엔 가와다가 장단을 맞추며 다가왔다.
 
  "나도 그래. 옛날에는 부인에게 말 한마디도 물어볼 수 없었어."
 
  가와다는 유감스러운 듯이 말하면서 옛날 주인의 살을 부드럽게 애무하기
시작했다.
 
  "아아, 가와다 씨."
 
  시즈코 부인은 정감 있는 눈동자를 마치 꿈을 꾸듯 멍하니 뜨고 나긋나긋하게
어깨를 흔들었다.
 
  도망칠 수도 없는 몸이 전에 부리던 두 사람의 손에 마구 짓눌려지는 고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서운 수치심과 굴욕감에 결박된 나체를 비틀어대는
부인이었지만 그 피학감과 함께 일종의 기이한 쾌감 같은 것이 부인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이 상태로 그냥 관장해도 될 것 같은데."
 
  쾌락의 원천인 봇물이 터진 듯이 부인이 굉장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자
가와다는 오니겐에게서 두 개의 고문 도구를 받아들었다.
 
  "관장을 받는 건 싫을 테지. 그럼 부인, 한번 열심히 해보는 거야."
 
  가와다는 찌요와 교대하여 부인의 양감 있는 엉덩이와 마주하게 되었다.
 
  부인은 처음에 살이 찢기는 듯한 고통에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오니겐이 긴장이 풀리도록 손으로 젖가슴을 애무하고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잡아당기기도 하며 또 가와다가 계속 콜드를 바르면서 그 일을 반복하자 부인은
온몸이 관능에 취해 공격해오는 창끝을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부인, 이제 조금만."
 
  가와다와 찌요, 오니겐이 모두 한결같이 부인을 공격하고 있었다.
 
  부인은 격한 흐느낌과 함께 남자들의 수고에 협조를 해야 하는 엉덩이조차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리고 견딜 수 없는 자신의 비참함을 애써 참으려는
듯 얼굴을 옆으로 비틀며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미, 미츠코."
 
  세이지에게 엉덩이 줄을 잡힌 미츠코가 끌려들어오자 쿄오코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돌려버렸다.
 
  머리띠를 묶은 머리를 흔들며 고개를 든 미츠코는 그 소녀다운 눈에 눈물이
글썽이며 언니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언니, 미츠코는 결심했어. 언니와 함께 지옥으로 떨어질 거예요."
 
  "아아, 미, 미츠코."
 
  미츠코의 비통한 목소리가 들리자 쿄오코는 어깨를 부르르 떨며 흐느껴 울었다.
 
  "자, 가자."
 
  세이지와 고로는 뒤로 손이 묶인 미츠코를 밀었다.
 
  쿄오코의 탄력 있는 오동통한 육체와 어딘지 차가우면서도 화사하고 섬세해
보이는 미츠코의 나체가 어떻게 요동칠 것인지 그것이 세이지 일행의 즐거움이었다.
 
  남자들은 하나의 밧줄에 몸을 지탱하고 서 있는 쿄오코 앞에 미츠코를 세웠다.
미츠코의 엉덩이 줄은 천장에 매달려 있는 또 다른 밧줄에 연결되었다.
 
  이제부터 자매가 연출해야 하는 굴욕적인 행위, 그것을 생각만 해도 쿄오코는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호호호, 드디어 맺어질 때가 된 것 같네."
 
  긴코는 필사적으로 서로 얼굴을 돌리고 있는 쿄오코와 미츠코를 즐거운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쿄오코에게 깊게 달려있는 기묘한 물건을 손가락으로 툭툭 친 긴코는 이어서
뜨겁게 달아오른 쿄오코의 볼을 손가락으로 누르며 말했다.
 
  "미츠코를 잘 리드해야 돼. 언니가 부드럽게 리드해 주면 미츠코도 필시
행복하다고 느낄 거야."
 
  쿄오코와 미츠코는 결박된 나체를 떨면서 결국 참을 수 없었는지 서로 소리내어
흐느끼고 있었다.
 
  "이제 와서 뭘 꾸물거리는 거야."
 
  고로가 담배를 비벼 끄고 일어나서 오열하는 쿄오코의 머리를 바싹 잡아당겼다.
 
  "자, 시작하지 않을 거야."
 
  세이지가 차갑게 말하고는 그 자리에 앉았다.
 
  "요, 용서해주세요. 어떤 훈련을 받아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이, 이런
짓만은……."
 
  쿄오코는 갑자기 미친 듯이 머리를 흔들고 온몸을 떨면서 세이지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바보 같은 년, 이제 와서 약속을 깰 생각이야."
 
  고로가 쿄오코의 양감 있는 엉덩이를 발로 올려 찼다. 그리고 사부로는 푸른
대나무를 가지고 와서 미츠코의 엉덩이를 세차게 쳤다.
 
  "거지같은 년."
 
  사부로는 계속해서 쿄오코의 엉덩이를 살이 터질 정도로 있는 힘껏 내리치고
있었다. 살이 터지는 듯한 비명을 지르며 미친 듯이 고통에 떨고 있는 쿄오코와
미츠코를 바라보고 있던 긴코는 슬쩍 남자들 속을 헤집고 들어갔다.
 
  "이제 그 정도로 해두세요. 두 사람 모두 상품이니까."
 
  그리고 긴코는 오열하는 자매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이제 더 이상 고통 당하기는 싫을 거야. 그렇다면 이쪽에도 헛수고를 시키지
말아야지."
 
  "미츠코, 언니를 용서해. 이제, 이제 어쩔 수가 없어."
 
  상기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쿄오코는 미츠코의 어깨에 이마를 대고 격하게
울었다.
 
  "언니, 미츠코는, 미츠코는 이제 각오하고 있어."
 
  미츠코도 쿄오코의 가슴에 이마를 묻고 흐느껴 울면서 말했다.
 
  "빨리 시작하지 않을 거야."
 
  고로가 짜증을 내면서 대나무를 세차게 두들겼다.
 
  쿄오코와 미츠코는 얼굴을 들고 젖은 눈동자를 조용히 서로 주고받았다.
애처롭게 눈썹을 떨고 있는 미츠코는 서정적인 눈을 조용히 감고 가슴에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격정으로 바꾸려는 듯이 쿄오코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갖다대는
것이었다.
 
  "언니."
 
  "미, 미츠코."
 
  서로 흐느껴 울면서 미친 듯이 이마를 비비고 있는 쿄오코와 미츠코, 눈물은
멈출 줄 모르고 한없이 흘러내려 볼을 적시고 있었다.
 
  "뭘 꾸물거리는 거야. 빨리 정열적으로 키스를 해야지."
 
  긴코와 아케미는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
 
  "그렇게만 있지 말고 빨리 키스를 해. 아주 열렬하게 말야. 이제 그렇게
되면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언니와 동생이라는 사실을 잊게 될 거야. 여자끼리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 쿄오코."
 
  그러자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도 도취된 표정으로 다가왔다.
 
  "자, 빨리 서로 입을 맞춰요. 그리고 흥분될 때까지 젖가슴과 젖가슴을 비벼대는
거야."
 
  두 시스터 보이에게 어깨를 붙잡혀 흔들리던 두 자매는 그에 대한 반발인지
문득 얼굴을 들었다.
 
  슬픈 듯이 잠시 서로 바라보고 있던 쿄오코와 미츠코는 무언 속에 서로 각오를
한 듯 천천히 눈을 감으며 살며시 입술과 입술을 맞추었다. 부드럽게 서로
입술을 비비고 있는 두 사람은 가끔씩 기분 나쁜 굴욕감에 어깨를 부르르 떨었다.
 
  "그렇게 겉 핥기 식 키스는 재미없어. 좀더 정열적으로 사랑해 봐. 서로
혀를 넣고 빨기도 하면서 말야."
 
  긴코는 점점 눈에 이상한 빛을 띠기 시작하며 엄하게 말했다.
 
  "미츠코, 용서해."
 
  긴코는 격하게 흐느끼면서 고개를 비스듬하게 하여 미츠코의 입술에 강하게
자신의 입술을 덮었다. 미츠코의 입술을 열고 쿄오코의 축축한 혀가 들어갔다.
미츠코는 울면서 그것을 흡입하였다.
 
  "젖가슴, 비벼야지, 쿄오코."
 
  긴코와 쿄오코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두 자매를 연출시키고 있었다. 결박되어
있는 쿄오코와 미츠코의 하얀 젖가슴이 서로 닿았다.
 
  복숭앗빛 젖꼭지와 젖꼭지가 서로 밀착되어 감미롭게 낭창낭창 비벼지고
있었다.
 
  모공에서 피가 솟을 것 같은 굴욕감은 언제부턴가 점차 흐려지고 쿄오코와
미츠코는 여자와 여자의 성적 요염함을 뿜어내기 시작하며 자의식마저 흐려지고
있었다. 서로 혀를 빨아대며 애무하면서 뜨거운 콧김을 뿜어내며 점차 온몸의
감각이 사라져 가는 두 자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긴코와 아케미는 큰 소리로
웃으면서 쿄오코에게 또 다른 포즈를 요구하고 있었다.
 
  쿄오코는 몸을 비틀어대며 이제는 혼이 빠져버린 꼭두각시 인형처럼 긴코가
지시하는 대로 한쪽 넓적다리를 들어올려 미츠코의 두 다리 사이로 끼워 넣었다.
 
  "……미안해. 미츠코, 용서해 줘."
 
  쿄오코가 신음하듯 말했다.
 
  "아아, 언니."
 
  미츠코는 언니의 고문에 불이 당겨진 듯 타오르는 자신의 육체에 이를 갈며
괴로워했다.
 
  "아아, 미츠코."
 
  쿄오코는 온 얼굴에 고뇌와 수치의 빛을 띄우며 불타고 있는 미츠코를 보고,
미안해, 미안해하며 신음하면서 미츠코의 뜨거운 귓불과 목덜미에 한없이 키스를
퍼부었다.
 
  "어느 정도 기분이 고조된 것 같은데요. 하루다로 씨, 두 사람을 결합시켜주죠."
 
  긴코가 신호라도 하듯 하루다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한쪽 무릎을 세워서 미츠코의 그 부분을 부드럽게 애무하며 귓불을 살며시
깨물고 있는 쿄오코는 하루다로와 나츠다로가 다가가자 상기된 볼에서 다시
열기가 사라지며 얼굴을 옆으로 돌려버렸다.
 
  "드디어, 대망의 자매 콤비가 탄생한 거군."
 
  아케미가 자지러지게 웃었다.
 
  "자, 미츠코. 언니의 사랑을 듬뿍 받게 해줄게."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허리를 굽혀 쿄오코와 미츠코의 허리를 안았다. 순간
아아, 결국 지옥으로 떨어지는구나, 하는 공포의 전율이 쿄오코와 미츠코의
등줄기를 스쳤다.
 
  "싫어, 아아, 싫어."
 
  악마의 손길 같은 두 시스터 보이에게 반항하며 쿄오코와 미츠코는 땀으로
범벅이 된 온몸을 흔들면서 엉덩이를 비틀었다.
 
  "앗!"
 
  그 순간 미츠코는 불에 데기라도 한 듯이 하반신에 경련이 일었다.
 
  "안 돼, 미츠코도 좀더 적극적으로 해야 돼. 상대를 후미오 씨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하는 거야."
 
  나츠다로도 미츠코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한 대 쳤다.
 
  그들이 바라는 대로 된 순간 두 자매가 맛보게 된 그 은밀하고 이해하기
힘든 쾌감에 쿄오코와 미츠코는 미친 듯이 울부짖고 있었다.
 
  결박된 젖가슴과 허리 부분까지 찰싹 밀착시키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긴코와
아케미는 손바닥을 치며 웃어댔다.
 
  "좀더 깊게 연결돼야 하는 거야."
 
  하루다로와 나츠다로는 아직 그 상태로는 충분치 않다고 여겼는지 더욱 기교를
발휘하여 쿄오코와 미츠코를 강하게 결합시키려고 하였다.
 
  몇 분 뒤 두 자매는 이제 완전히 하나가 되었다.
 
  그 주위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세이지와 고로는 이것으로 결국 복수를
했다고 생각했는지 만족스러운 듯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바라보고 있었다.
 
  긴코는 상기된 뜨거운 볼에 연기처럼 머리가 뒤엉켜 미츠코의 어깨에 이마를
대고 있는 쿄오코의 등을 손가락으로 찔렀다.
 
  "그냥 그러고만 있으면 안 돼. 미츠코를 잘 리드해야 하잖아."
 
  아케미와 세이지까지 재촉하며 질타해 대자 쿄오코는 부드럽게 몸을 비틀었다.
쿄오코가 엉덩이를 움직여대자 미츠코의 엉덩이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좀더 정열적으로, 엉덩이를 확실히 흔들어."
 
  고로와 사부로가 맥주를 병째 마시면서 킬킬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래, 좀더 입을 빨고 함께 천국으로 가는 거야."
 
  긴코도 손뼉을 치며 크게 웃었다.
 
  지금은 자매도 아니고 인간이기도 완전히 포기한 듯 미친 듯이 볼을 비비고
있던 쿄오코와 미츠코는 갑자기 볼을 떼고 애처롭게 흠뻑 젖은 눈을 서로 바라보았다.
 
  "미츠코, 언니와 함께 지옥으로 떨어지자, 알겠지?"
 
  쿄오코는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을 참으며 그렇게 말하고 이제 이것이 마지막이라도
된 듯이 세찬 기세로 미츠코의 입술을 빨았다.
 
  "호흡을 잘 맞춰서 정상으로 오르는 거야."
 
  긴코는 이윽고 불꽃을 뿜으며 땀에 흠뻑 젖어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한
자매에게 소리쳤다.
 
  열심히 혀를 빨고 있던 쿄오코와 미츠코는 서로 진흙 구덩이에 빠져버린
뜨거운 나체를 다시 밀착시키고 결사적으로 춤을 추듯 몸을 비틀어대다가 몇
분쯤 지났을 때였다. 갑자기 심한 경련을 일으키며 미츠코가 땀으로 범벅이
된 쿄오코의 어깨에 얼굴을 깊이 묻어버렸다.
 
  쿄오코는 그런 미츠코의 뜨거운 볼에 볼을 비비며 슬프게 울었다. 
 
<76. 마녀 두 사람>
  
  지하의 돌 벽에 나 있는 조그만 창에서 아침빛이 새어들고 있었다. 잠에서
깬 시즈코 부인은 철창 사이로 밖을 내다보았다. 오늘도 역시 자신이 살아
있다는 그런 기분이었다.
 
  좁은 우리 속 그 안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자, 자신은 결국 한
마리의 성의 짐승이 되 버렸다며 부인은 두 손으로 젖가슴을 감싸안으면서
멍하니 어느 한곳에다 시선을 두고 있었다.
 
  어젯밤에 몸과 마음이 갈기갈기 찢기는 고문을 받아서인지 온몸이 욱신욱신
통증이 왔다. 부인은 좁은 우리 속을 기듯이 몸을 움직여 하복부 쪽을 내려다보았다.
 
  투명한 복부에서 넓적다리에 이르기까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여자다움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연일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문을 받으면서도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육체만은 고문을 참아내며 윤기 있고 싱싱할 정도로 성숙도가 높아지고
있었다.
 
  매혹적인 섬모는 어젯밤의 그런 난폭한 행동을 잊은 듯이 하얀 두 넓적다리
사이에서 정지되어 있었다.
 
  부인은 연일 남자들의 음란하고 집요한 고문을 받는 그 일이 견딜 수 없이
슬퍼서 눈을 돌려버렸다. 부인은 문득 어떤 장면이 떠올라 갑자기 몸을 떨었다.
 
  마침내 결정적인 형 집행의 날이 찾아온 것이다. 부인의 볼에 굵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지금까지 부인은 악독한 고문과 난잡한 못된 짓을 당하고도 그보다 앞서
인간으로서의 자의식을 가질 수 있었고, 악마들 앞에 무조건 항복할 수는 없는
영혼이라는 것을 갖고 있었지만, 오늘은 끝내 그 영혼마저 먼지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흑인이 곧 올 거라고 한다.
 
  부인은 결국 종착역에 다 와버린 느낌이 들었다. 이제 이것으로 나는 끝이다라며
부인은 냉정한 눈초리로 철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도야마 집에 있었을 당시의 일들이 환영처럼 철창문 사이로 떠올랐다 사라져갔다.
 
  지하 계단을 내려오는 발소리에 부인은 놀라며 다시 현실로 돌아와 몸을
움츠리고 무릎을 세워 젖가슴을 양손으로 끌어안았다.
 
  찌요가 오니겐과 함께 들뜬 표정으로 내려왔다.
 
  "어때요, 부인. 어젯밤은 충분히 주무셨겠지."
 
  찌요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며 철창 속의 시즈코 부인을 내려다보았다.
 
  "알고 있겠지. 오늘은 드디어 인공수정을 받게 될 거야. 벌써 준비도 다
돼 있어."
 
  찌요는 부인의 상아빛 볼을 고소하다는 듯이 바라보면서 말했다.
 
  "의사 선생님에게 인사해야지. 기다리고 계시니까, 자 갑시다."
 
  시즈코 부인은 차가운 표정으로 우리에서 나왔다. 부인은 찌요와 오니겐의
이죽거리는 시선에서 눈을 돌려 앞을 가린 채 그 자리에 웅크리고 앉았다.
 
  "지금부터 예쁘게 화장하고 의사 선생님과 면접해야 하는 거야. 그러고 나서,
어떻게든 아기가 갖고 싶어요. 하고 네 입으로 선생님에게 분명하게 부탁해야
돼."
 
  오니겐은 작게 웅크리고 있는 부인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말했다.
 
  바로 그때 오츠카 쥰코의 방에서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기둥에
묶인 다마에에 대한 고문이 시작되고 있었다.
 
  가와다, 요시자와, 가지코와 요오코까지 가세하여 기둥을 등에 대고 서 있는
다마에를 조소하듯 큰 소리로 웃으면서 해장술을 마시고 있었다.
 
  "어젯밤은 쿄오코와 미츠코가 우리들 생각대로 자매 콤비가 됐어. 이것으로
세이지 씨 일행의 복수는 끝났을 테고……."
 
  "너와 미사에에 대한 고게즈류(湖月流)의 복수는 아직 끝났다고 말할 수
없지."
 
  하며 가와다는 입을 삐죽였다.
 
  다마에는 조용히 눈을 감고 얼굴을 옆으로 숙이고 있었다.
 
  결박된 젖가슴은 괴로움 때문인지 희미하게 떨고 있는 것 같았다.
 
  "시즈코 부인은 오늘 인공수정을 받게 됐어. 찌요 부인의 가슴 우울증도
이제 깨끗이 사라질 거야."
 
  요시자와가 말린 오징어를 씹으면서 재밌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서 다마에 부인과 미사에 양도 오늘은 육체의 노예로서 확실하게 낙인을
찍어줄 거야. 이제 각오는 돼 있을 테지."
 
  다마에는 몸을 경직시키고 눈동자에 증오의 빛을 띄우며 쥰코를 바라보았다.
 
  "뭐야, 그게 노예의 얼굴인가."
 
  쥰코는 다마에의 굳은 얼굴이 괘씸한 듯 갑자기 찰싹 다마에의 뺨을 내리쳤다.
 
  "분명히 말해주세요. 아가씨와 내게 이제부터 무슨 짓을 하려는지."
 
  다마에는 쥰코에게 시선을 향하며 말했다.
 
  "아가씨는 체념하고 우리의 노예가 되겠지."
 
  다마에의 표정이 변하며 쥰코의 눈을 보면서 입술을 부르르 떨었다.
 
  "뭐, 뭐라고요."
 
  표정이 창백해지며 결박된 몸을 세차게 흔들면서 소리를 지른 다마에는
 
  "부탁이에요. 그, 그런 무서운 짓은, 그만두세요. 나는 어떻게 해도 상관없어요.
내가 아가씨를 대신할 수 있게……."
 
  라며 비통하게 소리치고 있었다.
 
  "대신해서요."
 
  쥰코는 입가에 심술궂은 미소를 띄우며 가와다를 보았다.
 
  "어때요, 가와다 씨."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요. 이 부인을 부하들 방으로 들여보낼까요."
 
  가와다는 다마에의 턱을 잡고 얼굴을 들어올렸다.
 
  "세 명의 젊은 남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휘어잡을 수 있다면 미사에를 대신하도록
해줄 수도 있어. 그 대신에 도중에 조금이라도 녀석들의 기분을 상하게 해봐,
미사에도 곧 부하들의 먹이가 될 테니까."
 
  "어떻게든 직성이 풀리도록 하세요."
 
  "좋아, 그럼 네 스스로 부하들에게 그 매혹적인 털을 하나도 남김없이 깎아달라고
부탁하는 거야."
 
  다마에는 갑자기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이 얼굴을 돌려버렸다.
 
  가와다는 눈썹을 부들부들 떨며 얼굴을 숙인 다마에를 고소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시즈코 부인에게 조금 배워야 돼, 알겠어. 부하들 방에 들어가면 내가 가르쳐주는
방법으로 녀석들을 노곤하게 만들어버리는 거야"
 
  가와다는 그 방법이라는 것을 다마에에게 전수하고 있었다.
 
  "아아, 그, 그런."
 
  다마에는 소리를 지르며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싫어? 그렇다면 미사에를……."
 
  가와다가 어찌해야 할지 몰라 떨고 만 있는 다마에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즐거운 듯이 말했다.
 
  "아, 알겠어요."
 
  다마에는 신음하듯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떨군 채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럼, 내가 말한 대로해야 하는 거야."
 
  다마에는 훌쩍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마음이 변하기 전에 녀석들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자."
 
  가와다는 요시자와를 재촉하며 기둥에서 다마에의 엉덩이 줄을 풀었다.
 
  요시자와와 쥰코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유부녀의 좌우에 서서 호위하듯
걷고 있었다. 다마에가 모리다 조직의 부하들인 야쿠사가 머물고 있는 방으로
연행되었다.
 
  20세 전후의 불량기 있는 남자들이 팬티 한 장만 달랑 걸친 채 도박을 하고
있다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미녀를 본 순간 입을 헤벌리며 그 자리에
선 채로 굳어있었다.
 
  "뭘 그렇게 멍청히 서 있는 거야. 이 아름다운 부인이 너희들의 장난감이
돼주시겠다는 데. 아침부터 여자의 나체를 보게 되니 이 녀석들 끽 소리도
못 지르는구먼."
 
  요시자와가 가와다를 보며 웃었다.
 
  "아, 아닙니다. 대환영입니다 형님."
 
  그들은 핏발이 서린 눈초리로 가와다의 손에서 다마에의 엉덩이 줄을 빼앗아
들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형님."
 
  오니겐의 연락을 받고 이들 부하들 중에서는 그래도 형님 격인 다케다와
호리가와가 부랴부랴 달려 들어왔다. 요시자와가 다케다의 귀에다 입을 대고
뭔가 소곤거리자 다케다는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알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부하 세 명에게 엉덩이 줄을 잡혀 숨이 막힐 정도로 좁은 남자들 방으로
끌려 들어간 다마에는 공포 때문인지 온몸에서 핏기가 사라지며 얼굴이 창백하게
굳어있었다.
 
  남자들의 손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유방과 허리 부분을 주무르려고 하자
다마에는 사정없이 몸을 흔들며,
 
  "뭐, 뭐 하는 거야. 그만 둬."
 
  하며 신경질을 냈다.
 
  "이 부인은 우리들의 장난감이 될 각오를 하고 여기에 오셨어. 오늘부터
3일 간이나 이곳에서 머물러 있을 거야. 그러니 그렇게 허둥댈 필요 없어."
 
  다케다의 말에 부하들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다마에의 얼굴은 다시 창백해졌다.
 
  3일 간이나 이 지옥 같은 방에서…… 다마에는 위태로운 마음마저 사라지는
것 같았다.
 
  "먼저, 그곳에 매달아."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다마에의 어깨를 다케다와 호리가와가 지탱해주며
부하들에게 천장 대들보에 로프를 묶도록 명령하였다. 그곳에다 다마에를 세워
엉덩이 줄을 그 로프에 연결하고 로프를 끌어당겨 다마에의 몸을 똑바로 펴도록
하였다.
 
  "히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똑바로 선 다마에의 벌거벗은 몸을 정면으로 보게 된 부하들은 상기된 듯
사방에서 다시 몰려들었다.
 
  "이 녀석들은 완전히 굶주린 늑대 같군."
 
  가와다와 요시자와는 쓴웃음을 지으며 벌레라도 쫓아내듯이 부하들을 밀어
제치고,
 
  "다마에 부인, 당신도 언제까지 그렇게 굳어 있어서는 안 돼. 미사에를 대신했으면
그만큼 감정도 변해야 될 게 아냐."
 
  쥰코도 젊은 남자들을 헤집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방안에서 나는 악취에
얼굴을 찌푸리며 다마에 곁으로 다가가서.
 
  "어찌 됐든 이것으로 나도 복수를 끝낸 셈이야. 치하라류 꽃꽂이 후원 회장인
다마에 부인이 이제부터 마을 불량배들의 노리갯감이 된다. 후후후, 이제 이것으로
부인은 여자 노예로서 완전히 낙인이 찍히게되는 거야. 여기에 있는 젊은 사람들은
요즘 여자에 굶주려 있었거든. 좀 난폭하게 굴지도 모르지만 참아줘야 돼."
 
  쥰코는 입술연지를 꺼내고 다마에의 턱을 들어올렸다.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다마에는 체념한 듯 눈을 감았다.
 
  "젊은 사람들이 황홀해 하도록 예쁘게 해야지."
 
  쥰코는 손수건으로 눈물에 젖은 다마에의 볼을 닦아주고 입술에 연지를 바르기
시작했다.
 
  눈을 꼭 감고 그것을 감수하고 있던 다마에는 쥰코가 다시 향수를 꺼내 목덜미
부분에서 젖가슴 주위에까지 뿌리기 시작하자 몸을 떨며 살며시 눈을 떴다.
 
  "오츠카 씨. 난, 이미 각오했어요. 당신이 바라는 대로 이곳에서 생 치욕을
당하기로요. 그 대신 아가씨만은 나와 같은 이런 비참한 짓을 시키지 말아줘요.
그것만은 약속해주세요. 부탁이에요. 오츠카 씨."
 
  "알았어요."
 
  쥰코는 그 말은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고 몸을 구부려 넓적다리에 향수를
뿌리고 있었다.
 
  "특히 이 주위는 신경을 써야 하니까."
 
  쥰코는 가학적인 쾌감을 씹어가면서 손가락 끝에 향수를 떨어뜨려 부드럽게
부풀어오른 부분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보세요. 오츠카 씨."
 
  쥰코의 은밀하고도 미묘한 행위에 다마에는 몸을 떨며 그 불쾌함을 떨쳐버리려는
듯이 소리를 질렀다.
 
  "약속해요. 부탁이에요. 아가씨만은 구해줘요."
 
  "그건 당신 하기에 달렸어."
 
  쥰코는 냉정하게 말했다.
 
  "이곳에 있는 젊은 사람들을 충분히 만족시켜 주면 돼. 내일 이 사람들의
보고를 받고 나서 미사에 양에 대한 처리를 생각할 거야."
 
  쥰코는 그렇게 말하고 다마에의 슬픈 표정을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형님, 적당히 하고 이젠 놀게 좀 해주쇼. 언제까지 먹이를 놓고 참고 있으라는
겁니까."
 
  화사하면서도 요염한 다마에의 나체를 바라보기만 하고 있던 부하들은 관능의
심지에 불이 붙은 듯 큰 소리로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크게 타격이라도 받은 듯 고개를 떨구며 흐느껴 우는 다마에에게 가와다가
다가갔다.
 
  "처벌을 받겠습니다. 기꺼이……."
 
  다마에는 비몽사몽간에 속삭이듯이 그의 말을 따라 했다.
 
  가와다는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쥰코의 곁으로 갔다.
 
  "결국은 생각대로 되었어요. 이것으로 저 여자도 시즈코 부인처럼 완전한
성의 노예가 되는 거죠."
 
  "그렇군요. 기분 좋은데요."
 
  방 한쪽 구석에 쓰러져 있는 문짝 양끝에 부하들이 쇠망치로 나무 말뚝을
박고 있었다.
 
  다마에는 무슨 꿈이라도 꾸는 것처럼 힘없이 눈을 깜박이며 가끔씩 말뚝을
박고 있는 부하들을 바라보았다.
 
  문짝 위에 눕혀서 두 다리를 최대한으로 벌리게 하여 어떻게 뜸을 놓을 것인지
쥰코는 상상만으로도 통쾌했다.
 
  요시자와는 어느 사이엔가 다마에의 등뒤로 다가가서 젖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다. 다마에는 이제 저항 같은 건 생각에도 없다는 듯이 점점 다가오는
요시자와에게 오히려 볼을 대고 있었다.
 
  그리고 요시자와가 귀에 대고 뭔가 속삭이는 것을 다마에는 살며시 눈을
감으면서 순종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이제 난, 어째 돼도 상관없어요."
 
  다마에는 젖은 눈동자로 가와다와 히죽거리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쥰코를
보았다.
 
  "오츠카 씨, 안심하세요. 오늘부터 난 모리다 조직의 노예로서 이곳에서
영원히 살겠어요. 그리고…… 오츠카 씨의 고게츠류 생화가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빌겠어요."
 
  라며 조그만 소리로 말했다.
 
  "말 잘 했어요. 다마에 부인."
 
  쥰코는 한쪽 볼을 삐죽이며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그럼, 준비는 됐겠죠. 문짝 위에 올라타 보실 까요."
 
  두 사람이 다마에의 엉덩이 줄을 로프에서 풀려고 하자, 요시자와가 잠깐,
기다려 하고 두사람을 막으며,
 
  "이 부인이 너희들에게 뭔가 부탁할 게 있다는 것 같아."
 
  "예, 뭔데요. 빨리 말하세요."
 
  다케다는 콧등을 스치며 다마에의 볼에다 가볍게 키스했다.
 
  뭔가 말하려다 가는 우물거리며 새빨개진 얼굴을 돌려버리는 다마에에게
호리가와가 재촉하듯 말했다.
 
  "확실히 하지 않을 거야. 모두들 당신에게 뜸을 놓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리고
있을 텐데."
 
  다마에는 결심한 듯이 얼굴을 들고 천천히 눈을 감으면서,
 
  "다마에는 이제 새롭게 태어나 여자 노예가 되기로 했습니다. 저기 계시는
오츠카 선생님에게 다마에의 결심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부탁인데 다마에를
어린아이 같은 몸으로 해 주세요."
 
  "면도해 달라는 거군."
 
  다마에는 수치스러운 듯이 다케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뜨거워진 얼굴을
돌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는 게 뜸을 뜨기도 쉽겠네."
 
  하며 부하들이 신이 나서 떠들어댔다.
 
  다케다는 이미 그 일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재빨리 준비해둔 종이 꾸러미를
풀러 그 속에서 번쩍번쩍 빛나는 서양식 면도칼을 꺼냈다.
 
  호리기와는 컵에 비눗물을 용해시켜 익숙한 손놀림으로 빙글빙글 용액을
휘저었다.
 
  다케다와 호리가와는 준비가 끝나자 로프 한 줄에 엉덩이 줄이 연결되어
서 있는 다마에의 등뒤로 돌아갔다. 다케다는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고 있는
다마에의 엉덩이를 정성껏 쓰다듬었다.
 
  "예쁜 엉덩이네, 자, 쓸데없는 털을 깎아드릴 테니 다리를 조금 벌려봐요."
 
  "고집 피우지 말고 다케다가 시키는 대로 다리를 벌려."
 
  요시자와가 큰 소리를 치자 다마에는 체념하고 붙이고 있던 다리를 조금씩
벌리기 시작했다.
 
  "이 녀석은 기술이 아주 좋아요. 자, 보세요, 아주 훌륭하게 해드릴 테니까."
 
  다케다는 털에 비누를 듬뿍 바르기 시작했다.
 
  다마에의 엉덩이는 학질이라도 걸린 듯이 경련 하기 시작했지만. 다케다와
호리가와는 그 모습을 재미있어하며,
 
  "간지러울 테지만 조금만 참아요. 점점 기분이 좋아질 테니까."
 
  라고 말하며 눈초리만은 살기를 띠기 시작했던 것이다.
 
 
 
  시즈코 부인은 키가 큰 몸을 똑바로 세우고 긴 복도를 지나 야마우치라는
주정꾼 의사가 기다리고 있는 방을 향해 가고 있었다.
 
  찌요가 엉덩이 줄을 잡고 긴코와 아케미가 호위하듯 좌우에 서서 천천히
발을 옮기고 있는 부인의 얼굴은 완전히 체념한 사람처럼 보였다.
 
  정원에 접해 있는 복도를 걷고 있을 때 파란 하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부인의
뺨을 차갑게 스치고 있었다. 그러자 부인은 차가운 얼굴을 살짝 들어 애수에
젖은 눈동자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뭘 그렇게 멍하니 서 있어, 야마우치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시잖아. 자,
어서 걸어."
 
  찌요는 그늘진 부인의 옆모습을 노려보며 양감 있는 부인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한 대 쳤다.
 
  복도를 두 번 정도 돌아 그곳에 있는 방으로 밀려들어갔다.
 
  밝은 정원에 접해 있는 녹음 쪽에서 다시로가 어딘지 모르게 꼬질꼬질해
보이는 중년 남자와 위스키를 마시고 있었다.
 
  "여, 오늘 기분은 어떠신가 부인."
 
  다시로는 부인을 보자 술에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마음의 준비는 돼 있겠지."
 
  다시로는 힘들게 일어서서 옆방으로 이어지는 문을 열었다.
 
  문을 연 반대편에는 오래된 목제 침대가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천장에는 노란 나무가 박혀 있었고, 그곳에 두 줄의 로프가 매달려 있었다.
 
  "산부인과 진찰실을 응급 처치로 만들어본 거야. 자, 이런 곳에서 잘 참아줘야
하는데."
 
  다시로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찌요에게 엉덩이 줄을 잡힌 채 그곳에 서 있는 부인은 마치 조각품처럼 차가운
옆모습을 보이면서 가볍게 눈을 감고 있었다.
 
  "어때요. 야마우치 선생님, 몸이 아주 좋죠."
 
  다시로는 주정꾼 의사인 야마우치의 얼굴을 보고 히죽거리며 이쪽으로 오라고
눈짓을 했다.
 
  야마우치는 위스키 병을 손에 들고 비틀비틀 일어났다.
 
  거실 기둥에 등을 대고 선 채로 결박되어 있는 부인의 정면에 다시로와 함께
털썩 주저앉은 야마우치는 술에 절은 탁한 눈을 번뜩이며 시즈코 부인의 나신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야마우치는 40세 전후로 보이는 어깨가 넓은 남자였다.
 
  흰자위가 가득한 탁한 눈은 어딘지 모르게 교활한 듯한, 그래서인지 왠지
삭막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부인, 여기에 계신 야마우치 선생님은요. 부인의 남편이었던 도야마다 가요시와
인연이 있는 분이에요."
 
  하며 찌요는 옷소매에서 담배를 꺼내 물고 부인의 차가운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지금부터 자신에게 무서운 수술을 시행하려고 하는 어둡고 침울한 남자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용기가 없어서 아까부터 눈을 감고 있었지만 이 방에
들어왔을 때 문득 그의 주름투성인 이마를 보았던 부인은 전에 어딘가에서
만난 적이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아마 부인이 도야마 씨와 막 결혼하신 직후였던가요."
 
  주정뱅이 의사는 딸꾹질을 한번하고 나서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부인의 댁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기억나지 않습니까. 나는 큐슈에
있는 광대한 산림을 도야마 씨에게 팔려고 했었지요. 물론 그건 사기였지만요.
과연 도야마 씨는 가짜 권리증을 가지고 찾아간 내 말에 걸려들지 않았어요."
 
  부인은 살짝 눈을 뜨고 알코올 기운인지 벌겋게 달아오른 주름투성이의 야마우치
얼굴을 슬픈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부인은 그가 큐슈에 있는 도야마의 동생이 소개했다며 사전에 연락을 하고
집으로 찾아왔던 때를 어슴푸레 떠올리고 있었다.
 
  "그때 부인은 진짜 짧은 순간이었지만 나는 세상에 이런 미인이 있었나 할
정도로 그때는 정말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야마우치는 위스키가 들어 있는 컵을 입으로 가져가면서 충혈된 눈으로 성숙된
부인의 우윳빛 나신을 바라보았다.
 
  "믿을 수 없군요.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가요."
 
  야마우치는 갑자기 결박된 부인의 나체를 탐욕스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우윳빛 지방으로 인해 광택을 띠고 있는 부인의 우아하고 매혹적인 나체는
야마우치의 가슴을 참기 힘들 정도로 욱신거리게 하고 있었다. 풍만한 젖가슴은
위아래가 단단히 묶여 있었고, 젖가슴의 정점에서 헐떡이고 있는 가련한 복숭아
빛 젖꼭지는 위로 돌출 돼 있었으며 매끄러운 허리 부분에서 그 아래에 이르기까지
관능미가 물씬 풍기는 허리 곡선과 넓적다리의 근육은 요염하기 그지없었다.
 
  야마우치는 훌륭하게 균형이 잡힌 시즈코 부인의 나체에 압도되어 혀로 자주
입술을 핥으며 위스키를 마시고 있었다.
 
  게다가 시즈코 부인의 넓적다리 사이에 부풀어오른 매혹적인 섬모는 야마우치의
혼을 녹을 정도로 혼란스럽게 하였고, 야마우치는 그 신비적인 그늘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우아함이 가득한 부인의 나신에 마음을 빼앗겨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야마우치를 찌요는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도야마 가의 젊은 부인도 이제는 모리다 조직의 지도를 철저히 받으며 꽃마차의
여왕이 되어 새 출발하시게 된 거예요. 야마우치 선생에게도 한번 부인의 진기한
예술을 보여드리는 게 어떨까요."
 
  하며 다시로는 찌요에게 말했지만,
 
  "아니에요, 그것보다도 빨리 수술을 끝내버렸으면 좋겠어요. 부인의 진기한
예술 같은 건 다음에 천천히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며 찌요는 시즈코 부인에게 인공수정 시키는 일을 서두르고 있었다.
 
  "도야마 부인이 상대도 모르는 씨를 품고 나서야 내가 안심할 수가 있어요."
 
  찌요는 부인을 도야마와 강제로 이혼시키고 사유재산마저 모두 빼앗아 수건
하나도 걸칠 수 없는 완전 나체로 만들어 밤낮 할 것 없이 성의 노예로 훈련을
시키는 것도 부족하여 야비하고 외설스런 사진이나 영화에도 출연시키며 스테타로라는
바보 같은 남자를 남편으로 삼게 하는 등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 햇빛이 비치는
장소에는 도저히 얼굴을 들고 나갈 수 없는 여자로 만들어버린 시즈코 부인에게
이제 숨통마저 완전히 끊을 작정이었던 것이다.
 
  "부인과 꼭 닮은 예쁜 여자아이가 태어났으면 좋겠는데."
 
  찌요는 그렇게 말하며 웃기 시작했다.
 
  다시로가 야마우치를 보며 말했다.
 
  "찌요 씨는 어떻게 해서라도 이 부인에게 아기를 낳게 하고 싶다는 겁니다.
혈통 좋은 암캐를 소유하는 사람은 누군지 궁금해하는 것이겠지요."
 
  라며 다시로는 야마우치에게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부인은 이곳에 오고 나서 그곳을 철저하게 단련시키며 남자와도 접촉시켜
왔었는데요. 어떤 이유에서인지 임신만은 되지 않는 겁니다. 훈련 사는 이
부인의 구조가 쇼의 여배우로서 훌륭하다고 하는데, 원래 이 부인이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신체를 갖고있는 겁니까."
 
  라며 다시로는 계속해서 야마우치에게 말하였다.
 
  "그런 건 아닐 겁니다."
 
  야마우치는 입을 삐죽이며 웃고는 부인의 나신 앞으로 비틀거리며 다가갔다.
 
  "괜찮습니까, 부인. 나는 이 사람들에게 특별히 의뢰를 받고 부인에게 수정
수술을 하려고 하는데 이의 없겠지요."
 
  "부, 부탁입니다. 전 그, 그걸 원하고 있습니다."
 
  시즈코 부인은 가슴을 뚫고 치밀어 오르는 굴욕을 억지로 참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야마우치에게 말했다.
 
  "그렇게까지 해서 아기를 갖고 싶은 겁니까."
 
  "……예."
 
  시즈코 부인은 눈물에 젖은 긴 눈썹을 깜박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찌요와 다시로 사장님의 호의로 아기를 가질 수 있는 여자로서의 자격을
부여받았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시즈코 부인의 그 말도 찌요와 다시로에게 강요받은 말이라는 사실을 야마우치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찌요에게서 상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다는 약속으로 이 일을 승낙한 무면허
의사인 야마우치는 상아빛 볼을 발갛게 물들이며 흐느껴 울면서 인공수정을
받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나타내고 있는 부인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응모를 보고 찾아온 아르바이트 학생 가운데서 잘생긴 녀석의 것을 채취해
왔습니다."
 
  야마우치가 창 쪽에 놓여있는 검은 가방을 가리키면서 이야기하자 시즈코
부인은 얼굴에 슬픈 빛을 띄우며,
 
  "시즈코는…… 적어도, 적어도 아버지가 알고 있는 아기를 낳고 싶었어요."
 
  라는 말이 흐느끼던 입 속에서 새나왔다.
 
  찌요는 담배 연기를 천천히 물어하면서 조용하게 오열하고 있는 시즈코

추천63 비추천 41
관련글
  • 그날 미장원에서(단편)
  • 어떤 상상(단편)
  • 음란카풀-중
  • 음란카풀-하
  • 실화 민박집
  • 실화 히치하이커
  • 실화 불청객
  • 실화 야간 편의점
  • 실화 호의
  • 실화 울산 *** 고등학교 괴담
  • 실시간 핫 잇슈
  • 영국 교환 학생
  • 야썰 새엄마와의정사신1
  • 나의 어느날 - 5편
  • 1970년 서울 - 1부
  • 이씨 집안의 둘째 며느리 상편
  • 과동기가 조건만남녀
  • 음탕한 여자친구의 비밀(단편)
  • 2CH 밝혀지지 않은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
  • 실화 베스트에 간 신점 얘기 보니까 국어선생님이 사주보러가셨던 이야기
  • 1970년 서울 - 프롤로그
  • Copyright © www.webstoryboard.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