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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병매 2-2-4


---금병매---

2권 2장 4
이병아 부인 4

서문경은 서서히 이차전으로 들어간다. 근래에 와서는 금련도 어느덧 시들한 마누라가 돼버려서 서문경은 이차까지 즐기는 일이 없었는데 그녀가 비밀을 알고도 스스로 입을 다물어 주겠다고 하니 고마움의 표시로 선심을 쓰는 셈이다.
서서히 물결을 타면서 금련이 속삭이듯 말한다.
"입을 다무는 대신 한 가지 조건이 있다구요."
"조건? 그게 뭔데?"
"이병아한테서 자고 온 다음에는 반드시 보고를 해야 된다는 조건이에요. 그 여자가 어떻게 하더라는 얘기를 자세히 들려달라 그게예요."
"그거야 문제 없지."

서문경은 조건이 너무 싱겁기만 한 듯 히힉 실소를 한다.
그 조건을 지켜 서문경은 담을 넘어가 이병아와 동침을 하고 돌아온 다음날 밤엔 반금련에게 말하자면 보고를 잊지 않았다.
금련은 그 보고를 듣는 재미도 보통이 아닌 듯 킬킬거리기도 했고, 보충질문을 하듯 꼬치꼬치 세부사항까지 캐묻기도 했다. 한번은 서문경이 한 권의 책을 금련에게 건네주었다. 그 책을 펼쳐본 금련,
"어머나...."
절로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재미있는 책이지?"
"예, 히히히.... 이 책 어디서 났어요."
"이병아가 가지고 있더라구. 그래서 빌려 왔지. 당신 보여 주려고."
"어머, 그 여자 무척 색골인 모양이구나. 어디서 이런 책을 다 구했을까. 둘이서 이 책을 보면서 이대로 다 놀아 봤겠군요."
"아직 다는 ... 가지 수가 얼마나 많다구. 스물네 가지나 된다니까."

금련은 두 눈에 야릇한 윤기를 반들거리면서 한 장 한 장 차근차근 넘겨 나간다. 어른들이 은밀히 보는 그림책이었다. 벌거벗은 남자와 여자가 정사를 즐기는 춘화도인데, 그 체위를 한 가지 한 가지 차례차례 설명을 하듯 스물네 가지나 그려 놓았다. 그러니까 성교의 교본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어머나, 이렇게도.... 히히히....."
"나도 첨 본다니까. 이런 것은...."

엽색의 도사인 서문경에게도 생소한 체위가 더러 있었던 것이다.
스물네 가지의 그림을 하나하나 다 보고난 금련은 그중에서 가장 회한하고 미경험인 체위 하나를 골라내어 서문경에게 보이면서,
"여보, 오늘밤에 이렇게 한 번.... 어때요?"
"좋아, 나도 이런 식으로는 처음이니까. 이 그림을 보면서 한 번 실습을 해보자구."
서문경도 코 언저리에 닝글닝글한 웃음이 떠오른다. 실은 그럴 생각이 있기도 해서 그 책을 빌려 왔던 것이다.

며칠 뒤, 그 책을 돌려줘야 된다고 서문경이 말하자, 금련은 안 돌려주면 어떠냐면서 내놓으려 하질 않았다. 마치 무슨 진귀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 자기가 닺고 싶어하는 것이었다.
"그 책보다 훨씬 회한한 물건도 있더라구. 책을 돌려주고, 이번에는 그걸 빌려올 테니까."
"그게 뭔데요?"
"나중에 보면 안다구. 그것을 사용하면 말이야 훨씬 기분이 좋더라니까."
"어머, 뭐 그런 게 있나요?"
"남자도 기분이 좋지만, 여자가 훨씬 더 기분이 좋은가봐. 그걸 사용하면 ... 어쩔 줄을 모르더라니까."
"그래요? 꼭 빌려 와야 돼요."
"빌려 오고 말고, 당신이 빌려달라고 한다면 두말없이 빌려 줄 거야."
"그 여자는 별것을 다 갖고 있네. 뭐 어떻게 생긴 건데요? 말해 봐요. 너무 궁금하단 말이에요."

그러자 서문경은 불쑥 간단하게 내뱉는다.
"구슬이야. 구슬."
"구슬요?"
금련은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구슬이라니 도대체 그걸로 뭘 어떻게 한다는 건지 얼른 짐작이 가질 않는다.
"구슬이라도 보통 구슬이 아니라, 아주 회한하게 생긴 구슬이 라구. 곰보구슬이라고나 할까?"
"곰보구슬요? 히히히.... 어떻게 생긴 걸까. . 그걸로 뭘 어떻게 하는데요?"
"미리 다 알아버리면 나중에 재미가 없다구. 뭘 어떻게 하는 건지 상상을 해보면서 기대  하고 있으라구."
"호호호,,, 그러죠. 그런데 그 여자는 그런 것을 어디서 구했대요?"
"동경에 살았으니까 그때 화자허가 구해다 줬겠지 뭐"
"동경에는 그런 회한한 것이 많은 모양이죠?"

그러고나서 금련은 무득 머리에 와닿는 듯 별안간 살짝 눈을 흘기며 약간 볼멘소리로 말한다.
"여보, 그런데 왜 그 보고를 하지 않았어요? 곰보구슬을 가지고 어떻게 했다는 얘기는 없었잖아요."
"내가 얘기 안했던가... 깜박 잊었던 모양이지. 허허허...."
서문경은 넉살좋게 웃음으로 어물쩍 넘겨 버린다. 금련은 서문경의 허벅지를 한 번 꽉 꼬집어 준다.
"아야야..."

서문경은 기분이 좋은 듯 엄살스럽게 소리를 내지른다.
며칠 뒤 담을 넘어 이병아를 찾아간 서문경이 책을 돌려주고, 그 구슬을 좀 빌려달라고 했더니 이병아는 약간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아니, 뭐하려고요?"
"반금련이가 좀 사용해 봤으면 좋겠다고 해서...."
"어머나, 그럼 반금련 씨가 우리 사이를 아나요?"
"알지."
"어머 어머, 당신이 얘기했군요. 그래도 되는 거예요?"

이병아는 놀라면서 약간 원망스러운 듯한 눈길로 서문경을 바라본다.
"내가 얘기한 게 아니라, 담을 넘는 것을 그 사람이 보고 말았다구. 걱정 말아요. 절대로 입을 안 열기로 단단히 다짐을 받았으니까. 우리 집안은 내가 책임지고 단속할 테니까, 당신은 당신 집안이나 책임지도록 해요."
"알았어요."
"빌려 주는 거지?"
"빌려 줘야지 도리가 없잖아요. 그런데 여보. 창피하게 왜 그런 것까지 얘길 했어요? 반금련 씨가 날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말이에요."

"어떻게 생각하기는 뭘 어떻게 생각해. 부러워하지 뭐. 아주 회귀한 것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야."
"그럼 당신, 이 책도 나한테서 빌렸다고 다 얘기했겠군요."
"했다구. 상관없다니까 그러네. 이 책을 보고 무척이나 좋아하더라구."
"아이 창피해."
이병아는 정말 창피한 듯 두 손으로 살짝 얼굴을 가리기까지 한다. 그런 점이 역시 수치심을 제대로 지니고 있는 여염집 여자답다. 비록 이불 속에서는 음탕하고 요염하기 이를데 없지만 말이다.

이병아는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비밀을 안 반금련이 빌려달라는데 안 빌려 줄 도리가 없어서 그 구슬을 서문경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잠시 생각한 끝에 보석이 박힌 금비녀 한 개를 반금련에게 선물로 전해달라고 내놓았다. 구슬만 달랑 빌려 주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녀가 비록 서문경의 다섯번째 마누라이기는 하지만, 어쨋든 자기가 그녀의 남편을 곧잘 옆치기하고 있으니 미안하기도 해서 말이다.

서문경으로부터 그 구슬과 금비녀를 받은 금련은 무척 좋아했다. 금비녀도 금비녀지만, 구슬을 본 금련은,
"어머, 회한하게도 생겼다. 이걸로 뭘 어쩌는 거예요?"
신기한 듯이 눈빛을 반짝이며 그것을 손바닥 위에 놓고 요모조모 살핀다. 메추리알보다 조금 클까람까한 구슬인데, 아닌게 아니라 꼭 빡빡 얽은 곰보 같다.
"히히히,,,, 정말 지독한 곰보네. 어머나 말랑말랑하기도 하네요."
다른 손의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려 보고서 회한한 감촉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는 거야. 동경에서 구하기는 했지만, 남양 어떤 나라에서 들여온 것이라지 뭐야. 아주 귀한 물건이래. 보라구. 가죽도 아니고, 나무도, 쇠도, 돌도 아니잖아."
"글쎄요. 뭐 이런 게 다 있을까.... 이걸로 뭘 어떻게 하는 데요? 어서 가르쳐 줘요."
"보면 짐작을 못하겠어?"
"잘 모르겠다구요."
"바보."

서문경은 그 구슬을 금련의 손바닥에서 집어 가볍게 천장을 향해 훌떡 던졌다가는 잽싸게 받으며,
"자, 그럼 이제부터 이것으로 실습을 할테니까 침실로 가자구. 흐흐흐...."
공연히 재미가 좋은 듯 코를 쳐들고 히들히들 웃는다. 그리고 앞장을 선다.
그 구슬을 사용해서 정사를 즐긴 금련은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회한한 감각에 혹해서 그것만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절대로 이병아게게 돌려 주지 않겠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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