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1』.(퍼옴)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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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1』 제57부 섹스 기고가
"그래서 그만 뒀단 말야.?"
나는 선미의 말이 얼른 믿어지지 않았다. 자유기고가 란 직업
도 생소 했지만, 선미에게 그런 면이 있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
었다.
"엄머머! 진우야 그럼 우리가 소설가와 사랑을 하게 된다는 말
이냐?"
"작가가 아니고 현장을 재봉질 하고 다니는 자유기고가 야. 그
러니 그렇게 비웃지마, 지혜 너도 알고 있었지만 나 문학 쪽에
꽤 소질 있다는 거 새삼스러운 사건은 아니잖어."
"그래 그 건 나도 알어. 너 고등학교 때 곧장 글짓기 대회에
나갔었다는 거 알고 있어. 그때마다 네가 피자 사곤 했잖어. 그
리고 대학 때도 문학상에 한 번인가, 두 번 당선작 후보에 올라
갔었다는 것도 알고 있어. 그치만 작가가 그렇게 쉽게 되는 거
니?"
선미는 계속 자유 기고가를 주장했고, 지혜는 여전히 작가라고
말했다.
"너희 둘 만 그렇게 옷을 입고 있으니까. 난 꼭 손님 같다. 나
도 옷 좀 간편하게 입고 대답해 줄게."
선미는 싱긋이 웃으면서 일어났다. 티셔츠를 벗으려다 잠깐 나
를 쳐다보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상관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옆으로 돌아서서 티셔츠를 훌렁 벗었다. 벗은 옷을
옷걸이에 거는 란제리 차림의 상체가 어제 볼 때 보다 또 다른
느낌을 던져 주고 있었다. 이어서 바지를 벗었다. 그녀는 지혜와
다르게 흰색 박스형 팬티를 입고 있었다. 지혜처럼 몸에 꽉 끼
는 스타일이 아니고 헐렁해서 지혜처럼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아
있으면 거뭇한 음모가 그대로 내 보일 것 같았다. 이어서 란제
리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브래지어 끈을 푼 다음에 옷 밖으로
끄집어냈다. 그 브래지어를 어디에 둘까 잠깐 망설이는 눈치더
니 접어서 의자 위에 벗어 두었던 재킷 속에 집어넣었다.
"하! 이제 나도 너희들 구성원이 된 기분이야."
선미는 나와 지혜를 번갈아 보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나서 재
떨이에 얹어 두었던 담배를 들고 조금 전에 앉았던 것처럼 책상
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너 정말!"
"그만, 내가 말해 줄게. 난 지혜 네가 어떤 점을 궁금해하는 줄
알고 있으니까."
지혜가 뭐라고 말을 하려고 할 때 선미가 그녀의 입을 막았다.
지혜는 그런 선미를 보고 어깨를 으쓱거리며, 그럼 먼저 말해
보라는 듯이 벽에 상체를 기대고 다리를 쭉 뻗었다. 그 탓에 아
랫배가 도톰하게 튀어나온 모양이 내 시선을 자극시키고 있었
다.
"난. 직장을 그만 뒀어. 이유는 조금 전에 말했듯이 글을 쓰기
위해서야. 그리고 우리 부모님도 그걸 찬성하셨어. 그러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 안 하는 걸로 하자. 그러기 때문
에 지혜 너나 진우씨도 내가 느닷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자유기
고가 가 되겠다고 선포 한 것은 아니고, 오래 전부터 심사숙고
한 결과라는 걸 믿어 줄줄 알고 있겠어. 이럼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겠지?"
선미는 작으면서도 또렷하고, 분명한 목소리로 말을 끝내고 나
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알겠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려 주
었다. 어쩌면 그녀에게 글재주가 있다면 한 번 집착하게 되면
쉽게 포기하지 않는 성격으로 볼 때 그 직업도 적성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좋아. 그럼 우리 예비 작가님은 어디로 여행을 떠날 작정야."
지혜는 여전히 작가라고 말했지만 역시 화통한 면이 있었다.
조금전 까지만 해도 나를 바라보는 표정이 선미 제가 작가가 되
겠대 글세. 하는 표정이었으나 활짝 웃으며 그녀 앞으로 다가가
앉았다.
"참, 부모님한테는 어느 곳으로 여행을 간다고 했냐?"
나도 자유 기고가 가 되겠다고 그 어려운 직장을 헌신짝처럼
내 던지고 온 선미 앞으로 가서 손을 잡고 축하를 해 주었다.
그러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입을 열었다.
"그건 오늘 저녁에 우리 세 명이 결정하는 거야."
"저녁에 여행 목적지를 정할 시간이 있을까?"
지혜가 의미 있는 눈짓으로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나는 그런
지혜의 목을 끌어 당겨 가볍게 키스를 해 주었다. 내 남성은 선
미의 대답을 듣는 순간부터 이미 팬티를 치켜올리고 우뚝 서 있
는 상태였다.
"이 분은 왜 이렇게 서 계신 거지. 후후후."
내가 지혜하고 키스를 하고 나자 선미가 내 서 있는 남성을 툭
건들며 안겨 왔다. 선미와 키스를 하는 기분은 어제와 달랐다.
어제까지만 해도 뜬구름 위에서 키스를 하는 기분이었으나, 지
금은 오래 전부터 갈망해 오던 여자와 키스를 하는 기분이었다.
그 탓에 지혜하고 키스 할 때 와 다르게 진지해 질 수밖에 없었
다.
"으...으.....음."
선미는 내 목을 껴안고 상체를 기대어 오면서 뜨거운 신음 소
리를 토해 냈다. 그녀의 입안도 어제 보다 훨씬 부드러운 가 하
면, 침이 많아 진 것 같았다. 옆에서 둘이 껴 않고 키스하는 모
습을 지켜보고 있던 지혜가 내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남성이 기다렸다는 듯이 맑은 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끄덕이기
시작했다.
- 계 속 -
『2 + 1』 제58부 갈등의 조짐
이튿날 우리는 바다로 가기로 하고 집을 나왔다. 왜 바다로 가
야 하는지는 선미만 알고 있었다. 나와 지혜는 단순히 그녀가
바다에 가겠다고 했으므로 바다로 가야 하는 목적이 생겼다는
것 외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막상 바다로 가기 위해 강남 고속 버스 터미널에 도착
했을 때는 조금씩 들뜨기 시작했다. 먼저 바다 냄새를 물씬 풍
기는 화제를 꺼낸 쪽은 지혜 였다. 그녀는 질리도록 파도를 보
고 싶다고 했다. 그러다 그녀가 어쩌면 파도의 품안에 안기게
될지도 모르겠다며 섬뜩한 말을 꺼냈을 때 선미는 하마터면 들
고 있던 커피를 떨어트릴 뻔할 정도로 놀랐다.
"후후후, 설마 너희들을 두고 바다로 뛰어 들어가기야 하겠
니?"
지혜는 얼른 정정을 하며 웃음으로 얼버부렸지만 나는 그렇지
가 않았다. 그러니까, 선미가 오기 전 날 밤 그녀가 했던 말이
갑자기 파도처럼 밀려 왔기 때문이다. 나하고, 선미 둘 중에 누
가 좋았어. 라고 말을 꺼내 놓고서 이내 무관심 한 척 했지만
어쩌면 그녀는 뚜렷한 해답을 듣고 싶었는지도 몰랐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기 시작하면서 내내 우울했다.
"진우씨, 왜 갑자기 표정이 그래?"
선미가 리더스다이제스트를 사서 똘똘 말아지고 걱정스럽게 물
었을 때, 나는 그녀의 서늘한 눈매를 바라보면서 맥없이 웃었다.
웃음 끝에 갑자기 뜻하지 않게 바다 구경을 하게 됐으니 내가
이상하게 됐나 부다 라고 지혜처럼 말꼬리를 얼버무렸다.
우리는 동해로 출발하는 버스가 한 시간 후에나 있을 거라는
시간표를 보고 나서부터 갑자기 무료해 지기 시작했다.
대합실 안에 있는 텔레비전에서는 지난 주말에 방영했음직한
오락 프로를 재방영 해 보내고 있었고, 우리는 파랗고, 노랑 색
의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멍청히 화면을 쳐다봤다. 가끔은 의미
없는 웃음을 날리기도 하고, 때로는 무료하게 하품을 해 대기도
하면서 시계를 봤으나, 시계는 여전히 열심히 제자리걸음을 하
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지난 사흘 전에 지혜를 만나기 위해 집에서 입고 나온 옷
차림 그대로 였다. 청바지에 랜드로바를 신었고, 베이지색 파카
를 입은 모습으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왼쪽에는 선미가 다
마신 일회용 커피 잔을 휴지 뭉치처럼 구겨 쥐고서 리더스다이
제스트를 펼쳐 보고 있었다. 지혜는 소리나지 않게 껌을 씹으며
가끔 텔레비전 화면을 보며 대합실을 바쁘게 오가는 승객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후후후, 이것 좀 봐!"
선미가 혼자 소리내어 웃다가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내 밀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그녀가 손가락으로 집어 주는 부분을 읽어보
았다.
.래브의 침실 법칙= 배우자 중에서 코를 먼저 고는 쪽이 꼭 먼
저 잠이 든다.
.도로시의 딜레마= 물건이 무거울수록 그리고 가져가야 할 거
리가 멀수록 코는 그만큼 가려운 법이다.
.로젠바움의 원칙= 집안에서 없어진 물건을 가장 손쉽게 찾는
방법은 그 물건을 새로 사는 것.
.바코드가 잘 작동되지 않을 경우= 사면서 좀 창피하다는 생각
이 드는 물건일수록 바코드가 작동되지 않는다.
그녀가 손가락으로 집어 주는 내용은 머피의 법칙에서 인용한
것을 일상에서 찾아낸 것들이었다. 그런 대로 재미있다는 생각
에 선미를 향하여 고개를 끄덕거려 주었다. 그 때 였다. 오른쪽
에 있던 지혜가 어디 나도 좀 보자, 라며 책을 빼앗아 갔다.
"썰렁하긴 하지만 웃기지 않니?"
선미가 내내 쥐고 있는 종이 컵을 쓰레기통에까지 가서 버리고
오며 지혜에게 물었다.
"응, 썰렁할 정도로 재미있군."
지혜는 평소처럼 호들갑을 떨거나, 덧붙여서 자기가 경험했던
그 비슷한 화재 꺼리를 털어놓지 않았다. 그냥 재미없는 내용을
괜히 봤다는 표정으로 책을 돌려주고 나자 마자 텔레비젼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너도 좀 이상한 것 같아......"
선미가 그런 지혜를 그냥 둘 리가 없었다. 그녀는 내 옆에 앉
아 있다가 지혜 옆으로 자리를 옮기며 귓속말로 뭐 안 좋은 일
이 있냐고 재차 물었다.
"없어. 그냥 따분해......"
"뭐! 너 지금 따분하다고 그랬니, 우리가 지금 바다로 가고 있
는 중이면서 넌 지금 따분하고 재미없다고 그랬니?"
선미가 그녀답지 않게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며 나한테도 들릴
만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지혜 말대로 썰렁한 유머를 읽고
나서 다시 졸고 있던 중이었다. 선미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 지
는 것을 보고 그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선미는 지혜의 말이
몹시 서운한 모양이었다.
"어머머! 너야말로 이상하다. 왜 갑자기 신경을 돗그고 그러니.
난 그냥 내 뱉은 말인데?"
"뭐라고? 그냥 내 뱉은 말이라고...... 애가 점점 사람 돌게 만드
네?"
"너 지금 뭐라고 했니. 내 말이 널 돌게 만들었다고 했니?"
이런 경우 정말 복잡해지는 쪽은 당사자들인 여자 보다, 지켜
보는 남자 쪽이다. 나는 졸음이 하얗게 가시는 것을 느끼며 벌
떡 일어섰다. 그리고 선미를 일으켜 반대편에 앉히고 그 중앙에
끼어 앉았다.
- 계 속 -
『2 + 1』 제59부 최초의 이브
지혜와 선미는 서로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각각 다른 방향을
바라 보며 코 웃음을 쳤다.
"그만둬! 내가 듣기에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다툴 필요
는 없잖니. 서로 신경과민 일거야. 솔직히 우리 지난 삼일 동안
잠이나 제대로 잤냐. 오직 섹스에만 열중했잖냐..... 그래.....그래
서 신경과민이겠지. 그러니 대충 접어 두고 끝내자. 알았지?"
지혜와 선미의 양손을 잡아 억지로 악수를 시켜 주고 힘껏 흔
들어 주었다.
"어머머, 우리가 언제 싸웠다고 그러니?"
"그래 맞어 난 지혜 말이 좀 거부감 있게 들려서 한마디했을
뿐야."
"그래. 그럼 내가 미안하다. 신경과민은 너희들이 아니고 내가
그런 것 같다. 나 화장실 같다 올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그녀들이 무언가 싸울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그런 감정을 갖지
않는 다면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 남자를
두고 두 여자가 섹스를 했으면서, 마냥 히히덕 거리며 좋아 할
수만 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점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언젠가 이런 날이
오리라는 것을 예측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내가 지혜를 잃어
버릴까 봐 절망했던 것도 결국 그러한 맥락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지혜에게 죄를 짓고 있다는 것 때문에 내색을 안했을 뿐이
다. 지혜 역시 나 하고 비슷한 감정을 같고 있었기 때문에. 선미
와 나하고 둘 중에 누가 더 좋으냐고 분명히 물었으면서, 슬그
머니 말꼬리를 흐렸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허허로운 웃
음이 나왔다.
나는 사실 오줌이 마렵지 않았다. 그 대신 술이 마시고 싶었다.
터미널 구내에는 포장마차가 없었다. 그러나 많은 식당들이 있
었다. 소주 한 병 마실 해장국 집을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여긴, 술 만 안 파는디......."
여자 주인에게 소주 한 병을 달라고 했을 때, 별 놈 다 봤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것을 거부하지 못해 해장국을 한 그릇 시켰
다. 곧이어 준비되었다는 듯이 해장국과 소주가 나왔다. 역이나,
대합실 근처의 식사가 대부분 그러하듯 염색한 고춧가루로 듬성
듬성 떠 있는 해장국을 멀그러니 바라보며 소주 한 병을 비웠
다. 정작 해장국을 시켜 놓고 맛있게 먹은 것은 약간 쉰 냄새가
나는 김치 쪼가리 두 개 였다.
크윽!
김치에 소주 한 병을 비우고 식당을 나오는 발걸음이 휘청거렸
다. 이번에는 진짜로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방향을 잡았다. 멀리
동해행 버스 개찰구 앞 의자에 지혜와, 선미가 무엇이 그리 좋
은지 낄낄 거리며 속삭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들이 웃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정말로 신경과민에 걸린 것은 그녀들이
아니고 나 일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의미 없는 웃음이 나왔다.
지/혜......그리고 선/미.......
화장실에 들어가 오줌을 갈기면서 그녀들 이름을 불러 보았다.
엄밀히 따지자면 선미는 나하고 전혀 상관이 없는 여자였다. 나
에게 있어서 최초의 이브로 다가 온 여자는 지혜였다. 물론 지
헤가 내게 있어서 첫 여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
헌신적으로 꽃잎을 열어준 여자는 지혜가 분명했다.
- 계 속 -
『2 + 1』 제60부 두 여자를 가진 불행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그녀는 나를 흥분시킨 여자고,
나로 하여금 배설을 하게 만든 여자 였다. 그러니까 지금은 타
인이라고 볼 수 없다.
상대적으로 지혜는 내가 사랑하던 여자 였다. 지금은 희미한
추억으로 내려앉고 있는 중이지만 한 때는 결혼을 생각하기까지
했던 여자 였다. 더구나 그녀의 속살을 나는 속속들이 알고 있
다. 내가 그녀를 알고 있는 만큼, 그녀도 나를 속속들이 알고 있
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녀에게 매사를 양보하며 살고 있다.
나를 잘 알고 있는 여자를 위해 양보하며 사는 것은 유쾌한 일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오줌을 갈기고 변기 앞을 떠나면 적외선 감응 장
치에 위해 오줌이 씻겨 나가는 것처럼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
갈 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을 희망하고 있기도 했다. 이유는 간
단하다. 내가 지혜를 선택하든, 아니면 선미를 선택하든 그녀들
은 나하고 섹스를 하면서 상대방 여자의 신음소리를 기억 할 것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지혜에게 이별을 통보하지 못하듯, 그녀도 나에게
헤어지자는 말은 못할 것이다. 아직은 사랑을 하기 때문이다. 우
리 사이에 끼어든 선미가 선미가 직장에 사표를 내고, 물론 나
는 선미가 자유 기고가가 되기 위해 사표를 냈다는 말을 백프로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바다로 가자고 했을 때
반대를 하지 못한 것은, 바다 그 위대한 바다를 보면 무언가 돌
팔구를 찾을지도 모른다는 실날같은 기대감 때문인지 도 모른
다.
연인들.......
나는 두 여자를 연인으로 두고 있다는 현실이 조금도 즐겁지가
않았다. 물론 지혜와 같이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카페에
서 술을 마시다 보면, 그녀 보다 잘 빠지고, 그녀보다 지적으로
보이고, 그녀 보다 아름다워 보이는 여자가 보일 때는 한 눈을
팔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혜를 버리고 그 여자와 사랑을 해 보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를 두 명씩이나, 그것도
한 이불 속에서 섹스를 할 수 있는 여자를 두 명씩이나 둘 수
있다는 것은 결코 행복한 것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는 두 여
자를 두고 있다. 한 여자의 젖꼭지를 빨면서, 다른 여자의 꽃잎
속에 손가락을 집어넣을 수 있는 두 여자를.....
그래 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힘없이 히죽 웃으면서 바지 지
퍼를 올렸다. 손을 씻기 위해 세면기 앞으로 갔다. 물이 나오지
않았다. 할 일 없이 청바지 자락에 손을 쓱쓱 문지르며 거울을
봤다.
너/진/우/맞/냐?
거울 속에 전혀 낮선 얼굴이 무표정한 얼굴로 거울 밖의 나를
보고 있었다. 담배가 무진장 피우고 싶었다. 히죽히죽 웃으면서
대합실을 빠져 나왔다. 멀리 동해행 개찰구 쪽으로 신경 쓰며
담뱃불을 붙였다. 역시 얼큰한 취기 속에 피우는 담배 맛은 꿀
맛이었다. 무엇을 할까? 솔직히 나는 지쳐 있었다. 내가 슈퍼심
벌맨이 아니고 슈퍼 돈환이 아닌 이상 두 여자와 지낸 지난 며
칠이 내게 버거운 건 사실이었다. 지쳐 있는 영혼을 달래려고
그 동안 정신없이 술을 마셨는지 도 몰랐다.
- 계 속 -
『2 + 1』 제61부 섹스가 넘쳐 흐르는 바다로
그래, 바다를 보고 나면 무언가 달라지겠지......
나는 천천히 동해행 버스 개찰구를 향하여 걷기 시작했다. 강
릉, 삼척 행 버스 터미널을 지나서 동해행 팻말이 붙어 있는 개
찰구 앞에 섰다. 대합실 안에서 잡담을 나누던 지혜와 선미가
일어서서 화장실 쪽을 바라보며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
다.
"이 쪽이야!"
내가 소리를 질렀다. 지혜가 도끼눈을 뜨고 노려보더니 내 몫
으로 배당된 그녀의 배낭을, 한쪽 어깨에 매고 개찰구 쪽으로
걸어왔다. 나는 또 히죽 웃으며 그녀 앞으로 가서 배낭을 받아
서 어깨에 맸다. 지혜는 내 어깨를 아프지 않게 내 갈겨 주고
나서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티켓을 꺼냈다.
"엉! 너 또 술 먹었지?"
지혜의 코는 역시 개 코였다. 나는 이미 버스 앞에까지 와 있
는 상태여서, 더구나 밖에는 봄바람이 쌀쌀하게 불고 있어서 술
냄새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혜는 용케도 냄
새를 감지하고 내 코앞에 코를 디밀고 큼큼 거리다가, 이번에는
등짝을 힘있게 갈겨 버렸다.
"이건 술 아니고 뭐냐?"
지혜에게 등짝을 맞으면서 휘청거리다가 그녀가 들고 있는 비
닐 봉지가 내 허벅지를 쳤다. 그때서야 봉지 안을 살펴보니까
캔맥주 세 개가 들어 있었다.
"넌 자격 없어."
지혜는 냉랭하게 쏘아붙이고 나서 먼저 버스 위로 올라갔다.
뒤에 서 있던 선미가 왜 자꾸 술을 마시냐며 걱정스럽게 속삭였
다.
"어서 타!"
나는 대답을 하지 않고 선미의 등을 버스 위로 밀었다. 선미는
한 발을 버스 위로 올려 놓고나서 정말 고민 같은 거 있는 거
아니지 하고 다시 속삭였다. 나는 속이 아퍼서 술을 마셨을 뿐
이라고 대꾸하고 그녀 뒤를 따라서 버스에 올랐다.
동해 행 고속 버스는 봄이라지 만 아직 쌀쌀한 날씨가 계속 되
고 있는 탓에 빈자리가 더 많았다. 지혜는 일찌감치 좌석번호와
상관없는 빈자리를 차지하고 선글라스를 썼다. 그 동안 밀렸던
잠이나 실큰 자두겠다는 거 였다. 나와 지혜는 운전석 쪽의 제
일 뒷좌석을 차지했다.
"동해에 가 본 적이 있어?"
선미가 선글라스를 벗어 닦은 다음에 쇼율백에 집어넣으며 물
었다.
"대학 때 한 번 가 본적이 있어. 친구 네 집이 거기 있었거든."
사실 나는 동해에 가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왠지 그렇게 대답
을 해야 할 것 같아 슬쩍 거짓말을 했다. 내가 들고 있던 배낭
을 먼저 짐칸 위에 올려놓고, 그녀가 메고 있던 쇼율백을 받았
다.
선미가 건네주는 쇼율백을 받아 가지고 일어서서 짐칸에 넣어
두었다. 그리고 지혜에게서 뺏듯이 가져 온 캔맥주의 뚜껑을 땄
다.
배가 선착장을 빠져나가듯 서서히 후진하는 창 밖으로 검은 색
의 주차장 바닥이 노랗게 보일 정도로 강한 햇볕이 내려 쬐고
있었다. 그러나 망치를 들고 다니는 정비원 들은 추운 듯 하나
같이 도파의 모자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기분이 어때?"
"좋아!."
나는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솔직한 기분은 꿈을 꾸고 있은 것
처럼 어벙벙한 기분이었다. 엉덩이를 들어 지혜를 바라봤다. 지
혜는 잠이나 실큰 자 두려는 듯이 벌써부터 등받이에 머리를 기
대고 누워 있었다. 피곤하기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덩달
아 나도 피곤이 엄습해 오는 것을 느꼈다.
"정말 자유 기고가가 되려고 직장을 그만 두었니?"
터미널을 빠져 나온 버스가 도심의 자동차 행렬에 합류되었을
때 였다. 급하게 마신 술이 취해 오는 속도와 담배를 피우고 싶
다는 갈망이 겹쳐져서 트림을 밀어내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물
었다.
"지금은 그래?"
"그럼 그 생각이 변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는 거
냐?"
"아직 젊으니까......"
제기랄, 나는 결국 통로 쪽의 빈자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길
게 트림을 하고 말았다. 무언가 속은 듯한 기분, 점점 빠져 나올
수 없는 깊고 깊은 늪속으로 침전되어 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요......즘 직장 잡기가 하늘에 별을 따기보다 힘든다는 것은 알
고 있냐?"
"요번에 우리 회사 신입사원 모집했는데. 경쟁률이 어땠는 줄
아니?"
"천문학적 숫자 였겠지......."
"틀렸어. 광고를 안 하고 추천으로만 뽑았거든. 아무리 직장 잡
기가 힘들다고 해도, 취직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문제없이 취직
을 하고, 사표를 내는 사람들은 나처럼 쉽게 쉽게 사표를 내는
게 이 세상이야."
"어른 다 됐군."
"어른?"
선미가 갑자기 한 옥타브 올라간 목소리로 반문하며 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 계 속 -
『2 + 1』 제62부 소장님과 김언니
선미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한참동안 쳐다 보다가 말
없이 창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도심을 빠져 나온 고속버스는
본격적으로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내가 말을 잘못 한 건가, 그
렇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러나 선미는 무언가 말을 하려다 계
속 망설이고 있는 눈치였다. 차 안에 있는 얼마되지 않은 승객
들은 차가 속력을 내기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하나, 둘 눈을 감
고 잠을자기 시작했다.
"그래, 난 철부진 줄 모르지. 그리고 진우씨가 생각하고 있는
것 처럼, 내가 결정적으로 직장을 그만 둔 것은 자유기고가가
되기 위해서 사표를 낸 것은 아냐......."
선미는 말을 끊고 정면을 쳐다 보았다. 목이 마르는 듯 캔 맥
주 한 모금을 마시고 나서, 그 캔을 두 손으로 잡고 빙빙 돌렸
다. 그런 모습이 무척이나 지루하고 답답하게 보였다. 무언가 금
방이라도 속이 텅 비도록 털어 놓고 싶어 하는 그 무엇이 있는
것 처럼 보여서 였다.
"말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돼, 누구나 혼자 간직하고 싶어
하는 비밀을 간직하고 살아 가는 법이니까."
터미널에서 깡술로 마신 소주 한 병이 기어이 참을 수 없는 갈
증을 밀어 내고 있었다. 담배를 딱 한 가치만 피웠으면 좋겠는
데 버스 안에서는 금연 이었다. 꿩대신 닭이라고 그때 까지 뚜
껑을 따지 않고 있던 캔맥주를 따고 절반쯤 쿨쿨 마셔 버렸다.
그리고 나서 선미에게 조용히 말해주었다.
"아냐, 사촌 오빠의 일도 말을 해 주었는데,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비밀로 분류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겠지......."
선미는 마침내 결심을 한 듯한 표정을 짓고 나서 캔 맥주 몇모
금을 마셨다. 나는 그런 선미에게 그 어떤 말인가 대꾸를 해 주
려다 그냥 들어 보기로 하고 침을 삼켰다.
"지혜 한태는 내가 다니고 있던 보험회사 영업소의 실정에 대
해서 몇번 이야기 해 준적이 있어. 그렇기 때문에 지혜라면 내
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가 쉽게 이해될꺼야. 그치만 진우씨
는 잘 모를테니까. 처음부터 말을 해야겠지."
선미는 답답한 듯 잠바의 지퍼를 약간 열었다. 그 다음에 팔
소매를 적당히 걷어 부쳐 올렸다. 그리고 나서 의자 등받이에
편안하게 기대어 마치 독백을 하는 듯한 음성으로 그녀가 사표
를 내지 않았으면 안될 이야기를 털어 놓기 시작했다.
홍은동에 있는 영업소에 근무하는 직원은 소장을 포함해서 세
명이었다. 물론 삼십 여명에 달하는 보험 설계사들은 제외하고
순수하게 회사에 소속된 정식 직원들을 말 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아침 조회가 끝나고, 저녁 에 설계사 들이 귀소하
기 까지는 이십 여평의 사무실에 나이가 두 살 많은 김언니와,
사십 대 의 소장만 있을때가 많았다.
지난해 가을 이었다. 월말 마감을 이틀 전에 끝낸 시기여서 사
무실 안에는 권태와, 무기력함이 눅눅하게 내려 앉아 있었다. 소
장은 다음주에 일박 이일로 가을 야유회겸 단합대회 갈 장소를
정해 놓으라는 지시를 내려 놓고 아래층에 있는 커피숍에 내려
갔다.
소장은 개인적인 이유로 사람을 만날때는 영업소 내에 있는 회
의실을 이용하지 않고 주로 커피숍을 이용하기 때문에 별 다른
일이 아니었다. 나와 김언니도 그런 소장의 습성을 잘 알고 있
기 때문에 갑자기 본사에서 전화가 걸려 오거나, 설계사들이 급
한 용무로 찾을 때는 곧 잘 커피숍으로 내려가 소장에게 그 용
건들을 전해 주곤 했다.
"나 은행에 가서 통장 정리 좀 하고 올게."
이번에 새로 입사한 설계사에게 보험료 산출 방법에 대해서 지
도를 해 주고 있을 때 였다. 김언니가 거래 통장 뭉치를 손가방
에 집어 넣으며 말했다.
"언니, 들어 올 때 아이스크림 좀 사다 주실래요?"
내 앞에서 보험료 산출 방법을 배우던 김여사가 핸드백을 열면
서 말했다. 아마 내 시간을 뺏어서 미안하다는 의미로 아이스크
림을 사려는 모양 같았다. 그러나 김언니는 자기 돈으로 사 주
겠다며 웃음으로 대답하고 그냥 나갔다.
사무실에는 삼십대 초반의 김여사와 나 하고 둘 만 남게 되었
다. 흔히 있는 일이었다. 아니 흔히 있는일 이라고 보기 보다는
보통 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보험 영업소의 특성상 내근보
다는 외근이 많은 관계로 혼자 덩그러니 사무실을 지키고 있을
때도 많았기 때문이다.
김언니가 나간지 삼십 분 쯤 됐을까. 상품 설명과 함께 보험료
산출 예를 들어 설명을 해 주고 있을 때 전화가 걸려 왔다. 앞
에 앉아 있는 김여사를 찾는 전화 였다.
"어쩌죠, 내가 보험 회사에 다닌다는 소문을 듣고 한 건 들어
주겠다는 친구의 전환데......"
"어머, 그럼 얼른 나가 보셔야죠. 요율 걱정은 하지 마시고 청
약서나 잘 작성하세요. 잘 모르는 것은 저 한테 전화 하시면 되
잖아요."
김여사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무실을 나가자 마자 또
전화가 걸려 왔다. 팀장인 박여사의 전화로 한 시간 후에 귀소
할테니 지금은 팔리지않는 상품의 팜프랫과, 판촉물을 준비해
달라는 전화 였다.
박여사가 들어오려면 시간은 많았으나 별로 할 일이 없기 때문
에 미리 팜프랫과 판촉물을 준비해 두려고 서고로 갔다. 서고는
회의실 옆에 있었다. 서고로 들어가면서 사무실이 비어 있는 것
을 염두에 두고 전화벨 소리가 들려오면 뛰어 나오기 의해 일부
러 문을 삐죽이 열어 두었다.
"어디 있지?"
박여사가 주문한 팜프랫은 쉽게 눈에 뛰지 않았다. 한때는 주
력상품으로 밀고 나가던 상품이었으나 지금은 거의 팔리지 않는
상품이기 때문에 어느 구석에 쳐 박혀 있으리라는 생각에 진땀
을 흘리며 팜프랫을 찾았다.
"하하하, 어젠 미안해. 막 퇴근해서 그곳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손님이 찾아와서 말야."
"몰라요. 앞으로는 소장님 하고 약속 안 할꺼예요."
겨우 구석에 쳐 박혀 있던 팜프랫 뭉치에서 몇 장 꺼내가지고
나가려던 참이었다. 언제 왔는지 소장과 김언니가 은근한 말을
주고 받는 소리가 이상해서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다.
♣ 계속 ♣
『2 + 1』 제63부 유니폼 속으로 손을 집어 넣고
소장과 김언니가 주고 받는 목소리는 평소 사무실에서 사용하
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연인들이 통상적으로 은근히 주고 받는
듯한 목소리 여서 두 귀가 활짝 열리는 것을 느꼈다.
"미안하다고 했잖어. 갑자기 여관 전화번호가 생각이 안나서
그랬던 거야. 야! 오늘 보니까 미스김 더 예뻐 보이는데 어디 가
슴 한 번 만져 보자."
"어머머, 선미 화장실 같는 모양인데 갑자기 들어오면 어쩌려
구."
"괜찮아. 그냥 옷 위에서 만져볼테니까."
"피, 그렇게 좋아하시면서 어젠 혼자 샤워하고 기다리게 했어
요. 아이....."
김언니의 간드러진 목소리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어서 소장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품에
안겨드는 듯한 김언니의 가벼운 한숨 소리가 들려 올때는 다리
가 후들후들 떨리기 시작했다.
세상에 이건 말도 안됐다. 늘 새침떼기 처럼 앉아서 설계사들
에게 쌀쌀맞게 굴던 김언니의 표정과 함께, 너 소장님 어떻게
생각하니? 유부남 만 아니면 결혼하고 싶은 생각 들지 않니......
어느땐가 텅빈 사무실에서 점심을 시켜 먹고 나서 커피를 마시
며 속삭이던 김언니의 말이 문득 떠 올랐다.
"그....그만 하세요. 서.....선미 올 시간 됐어요."
소장이 김언니의 어디를 만지는지, 김언니는 긴장과 흥분이 뒤
섞인 목소리로 헐떡 거리고 있었다.
"걱정하지 말라니까, 내가 문을 잠가놨어."
"어머머, 아까는 왜 말 안했어요. 하지만 안돼요. 우리 둘이 있
으면서 문을 잠가 놓고 있으면 선미가 이상하게 생각할 꺼 아네
요. 안돼겠어요. 내가 문을 따 놓을께요."
"하하하, 걱정하지마 내가 모르고 잠갔다고 할테니까, 그건 그
렇고 여기가 왜 이렇게 딱딱하지."
"어머머, 갑자기 그 안에 손을 집어 넣으면 흥분돼잖아요. 나
흥분하면 소장님이 책임 지실꺼예요?"
김언니의 코막힌 듯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발자국
소리를 줄여서 문뒤로 들어갔다. 문이 삐죽이 열려 있었기 때문
에 문틀과, 문 사이에 이 센치 정도의 간격이 있었다. 너무 긴장
장되는 탓인지 가슴이 덜덜 떨려서 팜프렛을 든 손으로 가슴을
짓누르며 문틈으로 얼굴을 가까이 댔다.
어머머!
소장이 김언니의 유니폼 상위 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 젖가슴을
만지고 있는게 보이는 순간 나는 입을 딱 벌렸다. 김언니는 소
장의 손이 싫지는 않은 듯 소장 손목을 건성으로 잡고 있었다.
소장은 한 손으로는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있었다
"아!......소장님 나 흥분하기 시작했어. 모....몰라!"
소장이 한 손으로 유니폼 속으로 집어 넣어 젖가슴을 주무르
고 있는김언니의 젖가슴은 보이지 안았지만, 유니폼의 파인 깃
사이로 브래지어가 허물처럼 삐져 나와있었고, 소장의 손이 움
직이는 것을 보아 맨살을 주무르고 있는 것이 틀림 없었다.
이건 말도 안돼!
언제부턴지 입안에 침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침을 삼키는
순간 목젖이 아파올 정도 였다.
"소.....소장님......"
김언니는 두 눈을 뜨지 못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빨개진 얼굴
로 어쩔줄 몰라 하더니 갑자기 얼굴을 치켜 들고 두 손으로 소
장의 목을 감았다.
"으....으....으.......음!"
"후,.....흡!"
소장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김언니 유니폼을 걷어
부쳐 올렸다. 순간 스커트속에 들어가 있던 허리 뒤쪽의 유니폼
이 치켜 올라가면서 그녀의 하얀 허리가 들어났다. 눈부시도록
휜 허리 였다. 더구나 두 팔로 소장의 목을 껴않고 있는 상태였
기 때문에 홀쭉해진 허리가, 청색의 스커드 선으로 이어지면서,
부드러운 곡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밑에는 뽀얀 살결의 장단
지가 하얗게 빛났다.
"어쩌면 저럴수 가 있지?"
사십 대의 소장이 바람기가 다분한 플레이보이라는 것은 영업
소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놀랄 일이 되지 못했다. 그
러나 김언니의 경우에는 영업소 내 나이 많은 설계사 들도 쉽게
대할 수 없을 만큼, 새초롬한 표정에 걸맞게 상당히 이지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대낮에, 그것도 영업소 사
무실에서 소장의 성적 노리개가 되어 있다는 것을 믿을수 가 없
었다.
"어머머!"
소장은 김언니의 유니폼 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 주물르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 듯 했다. 유니폼을 목 까지 끌어 올리는 순간 고
개를 숙였다.
"아!......소....소장님."
김언이는 허리를 뒤로 젖히고 하얗게 빛나는 젖꼭지가 소장의
입에 빨려 들어 가기라도 하는 듯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터트
렸다.
저...저럴수가.
소장은 김언니의 젖꼭지를 억세게 빨아들이면서 스커트를 걷어
올렸다. 스커트가 힘없이 치켜올라가면서 스타킹 밴드가 드러났
다. 그 위로 화려한 꽃무뉘 팬티가 드러났다. 순간 다시 한 번
숨을 삼켜야 했다. 김언니의 외형적인 성격으로 볼 때, 눈이 부
시도록 흰 팬티를 입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스커트가 치켜
올라간 밑으로 보이는 팬티는 검은색 바탕에 빨간 장미송이가
수 놓아 져 있는 실크로 된 삼칵팬티 였다. 가랑이 부분의 천은
너무 좁아서 거뭇한 음모가 하얀 살결위로 삐죽이 튀어 나와 있
는 것이 똑똑히 보였다.
"소.....소장님, 그.......그만해, 나 더 이상 못참 겠어. 응.....
제발."
김언니는 언제부턴지 숫제 반말 이었다. 코맹맹이 소리로 중얼
거리며 소장의 손이 팬티속으로 비집고 들어가는 순간 김언니가
우뚝 서 있는 소장의 심벌을 콱 움켜 쥐었다.
♣ 계속 ♣
『2 + 1』 제64부 전화를 받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흠칫 놀라며 스커트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언
제부턴지 모르게 꽃잎 부분의 팬티가 축축하게 젖어 있다는 것
을 알았다. 오른손에 들고 있던 몇 장의 팜플렛을 구겨 쥐며 터
져 나오려는 신음 소리를 참았다. 이럴 수는 없었다. 이건 죄악
이었다. 소장은 유부남이었고, 최언니는 영업소 직원들이 다 알
아주는 모범 여직원이었다. 그들의 불륜 현장을 지켜보면서 몸
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없었다.
"허......헉, 나도 미치겠다. 우리.....여.....관에 가서 빨리
한 번 하고 올까?"
소장의 손이 들어가 있는 최언니의 팬티가 불룩하게 불거져 나
와 있었다. 그 탓에 가랑이 사이가 벌어지면서 그녀의 불그스름
한 꽃잎이 엇비슷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소장의 손가락
은 그 꽃잎을 거칠게 문지르는 가 하면, 다른 한 손으로는 엉덩
이를 움켜쥐고 자기 앞으로 잡아 당겼다.
그때 전화가 걸려 왔다. 순간 그들은 감전이라도 된 듯이 하던
동작을 멈추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소장이 전화
를 받으라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알았어요. 이.....손부터 빼요."
최언니는 그때까지 자기 팬티 속이 들어가 있던 소장의 손을
빼고 수화기를 들었다. 네 클로버 영업소입니다. 아, 네 평생 보
험에 가입하고 싶다고요. 네 그럼요...물론이죠...그렇죠 월납,
분기납, 년 납 이렇게 세 가지 방법이 있어요. 최언니는 소장에
게 등을 보이며 책상 위에 있는 메모지 와 볼펜을 끌어 당겼다.
"길어 질 것 같아?"
내가 볼 때 출입구 쪽에 서 있던 소장이 들뜬 목소리로 물었
다. 최언니는 등을 보이고 있었다. 그녀는 수화기를 잠깐 막고
응 길어질 것 같애. 라고 속삭이고 나서 수화기를 든체 책상 위
로 허리를 숙였다. 순간 그녀의 둥그스름한 엉덩이가 수평으로
치켜 올라갔다. 파란색 유니폼 스커트가 치켜 올라가면서 하얀
허벅지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다.
소장은 잠시 무료한 표정으로 최언니가 전화를 하는 것을 지켜
보는가 했더니 슬쩍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정지시
켰다. 나는 소장이 무얼 보고 있는지 쉽게 짐작을 할 수가 있을
까. 아니나 다를까 소장의 눈동자가 게스름하게 풀어지는 가 했
더니 그녀처럼 등을 보이고 섰다.
"네. 물론 일시납도 있죠. 네 은행의 정기예금을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그렇죠 자금 여유가 있다면 좋은 방법이죠.....네....."
최언니는 갑자기 수화기를 막고 숨을 헉 들어 마셨다. 소장이
뒤에서 허벅지를 쓰윽 쓸어 올리다가 엉덩이를 치켜올렸기 때문
이다. 주책이셔! 최언니는 소장의 손을 뿌리치며 다시 수화기를
들었다. 그러나 소장은 그만두지 않았다. 이번에는 스커트를 걷
어 올렸다. 순간 그녀의 비단 팬티가 활짝 드러났다. 나는 순간
숨을 헉 들어마시며 들고 있던 팜플렛을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녀의 팬티는 뒤쪽은 끈 하나로 연결되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건 내가 사 준거 아냐?"
소장은 회음부를 지나 항문 속으로 파고들어 허리로 연결된 팬
티 끈을 고무줄처럼 늘어트리며 튕겼다. 최언니가 다시 고개를
들고 소장을 하얗게 노려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수화기 저쪽에
서 뭐라고 하는지 죄송하다라는 말을 연발하고 나서 메모지를
끌어 당겼다.
소장은 하얀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슬슬 문질렀다. 최언니는 그
때마다 소장의 손을 피하기 위해 엉덩이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그런 모습이 소장을 더 흥분시키고 있는 것 같았다. 소장은 붉
게 충혈 된 눈으로 허리를 숙여 둥그스름한 엉덩이에 가볍게 키
스를 했다.
"헉!"
최언니는 수화기를 막고 이쪽에서 들려 올만큼 큰 소리로 신음
소리를 터트리고 나서 팔 굽으로 소장의 배를 툭 쳤다. 알았어,
알았어. 히히 안 그럴 게. 소장은 말뿐이었다. 이번에는 더 적극
적으로 팬티끈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손바닥을 펴서 항문을
덮은 자세로 회음부 쪽을 슬슬 문질렀다. 최언니는 매우 흥분된
다는 듯이 허벅지를 슬쩍 벌렸다.
소장의 손은 좀 더 밑으로 들어가서 그녀의 꽃잎을 만지는 것
같았다. 최언니는 엉덩이를 비틀면서 다리를 꼬았다. 순간 손가
락은 보이지 않고 손목이 가랑이에 낀 자세로 소장이 입을 딱
벌리고 소리나지 않게 신음 소리를 토해 냈다.
저.....전화를 받고 있는데......
나는 소장처럼 손바닥을 펴서 팬티 속에 집어넣고 회음부를 슬
슬 문지르기 시작했다. 언제부턴지 죄악이라는 생각은 하얗게
녹아 버렸다. 한 손으로는 팜플렛을 꽉 움켜쥐고 회음부를 문지
를수록 도톰하고 축축한 꽃잎의 감촉이 우리한 쾌감으로 전해
져 왔다. 두 눈을 감고 천천히 회음부를 쓰다듬을 때는 온 몸의
상체가 위로 치켜 올라가는가 하면, 내려 올 때는 항문이 활짝
열렸다가 닫히는 기분이 들었다.
아......안돼!
그 자리에 주저 않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주저 않아서 자유
스럽게 회음부를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제하고 문틈으
로 사무실을 바라보았다. 소장은 어느 틈에 최언니의 등을 가리
고 엉덩이 앞에 서 있었다. 삽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
았다. 그러나 엉덩이를 꽉 밀착시키고 책상 앞으로 지긋이 밀어
붙이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정말! 주책이셔. 간신히 전화를 받았잖아요. 하지만 나...어쩌
죠. 도저히 참을 수 없는데......"
최언니가 수화기를 내려놓자 마자 뒤 돌아서서 빠르게 말하고
나서 소장의 목을 껴 않았다. 소장은 그녀의 허리를 힘껏 끌어
당기며 고개를 숙여 길게 키스를 했다.
♣ 계속 ♣
"그래서 그만 뒀단 말야.?"
나는 선미의 말이 얼른 믿어지지 않았다. 자유기고가 란 직업
도 생소 했지만, 선미에게 그런 면이 있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
었다.
"엄머머! 진우야 그럼 우리가 소설가와 사랑을 하게 된다는 말
이냐?"
"작가가 아니고 현장을 재봉질 하고 다니는 자유기고가 야. 그
러니 그렇게 비웃지마, 지혜 너도 알고 있었지만 나 문학 쪽에
꽤 소질 있다는 거 새삼스러운 사건은 아니잖어."
"그래 그 건 나도 알어. 너 고등학교 때 곧장 글짓기 대회에
나갔었다는 거 알고 있어. 그때마다 네가 피자 사곤 했잖어. 그
리고 대학 때도 문학상에 한 번인가, 두 번 당선작 후보에 올라
갔었다는 것도 알고 있어. 그치만 작가가 그렇게 쉽게 되는 거
니?"
선미는 계속 자유 기고가를 주장했고, 지혜는 여전히 작가라고
말했다.
"너희 둘 만 그렇게 옷을 입고 있으니까. 난 꼭 손님 같다. 나
도 옷 좀 간편하게 입고 대답해 줄게."
선미는 싱긋이 웃으면서 일어났다. 티셔츠를 벗으려다 잠깐 나
를 쳐다보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상관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옆으로 돌아서서 티셔츠를 훌렁 벗었다. 벗은 옷을
옷걸이에 거는 란제리 차림의 상체가 어제 볼 때 보다 또 다른
느낌을 던져 주고 있었다. 이어서 바지를 벗었다. 그녀는 지혜와
다르게 흰색 박스형 팬티를 입고 있었다. 지혜처럼 몸에 꽉 끼
는 스타일이 아니고 헐렁해서 지혜처럼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아
있으면 거뭇한 음모가 그대로 내 보일 것 같았다. 이어서 란제
리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브래지어 끈을 푼 다음에 옷 밖으로
끄집어냈다. 그 브래지어를 어디에 둘까 잠깐 망설이는 눈치더
니 접어서 의자 위에 벗어 두었던 재킷 속에 집어넣었다.
"하! 이제 나도 너희들 구성원이 된 기분이야."
선미는 나와 지혜를 번갈아 보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나서 재
떨이에 얹어 두었던 담배를 들고 조금 전에 앉았던 것처럼 책상
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너 정말!"
"그만, 내가 말해 줄게. 난 지혜 네가 어떤 점을 궁금해하는 줄
알고 있으니까."
지혜가 뭐라고 말을 하려고 할 때 선미가 그녀의 입을 막았다.
지혜는 그런 선미를 보고 어깨를 으쓱거리며, 그럼 먼저 말해
보라는 듯이 벽에 상체를 기대고 다리를 쭉 뻗었다. 그 탓에 아
랫배가 도톰하게 튀어나온 모양이 내 시선을 자극시키고 있었
다.
"난. 직장을 그만 뒀어. 이유는 조금 전에 말했듯이 글을 쓰기
위해서야. 그리고 우리 부모님도 그걸 찬성하셨어. 그러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 안 하는 걸로 하자. 그러기 때문
에 지혜 너나 진우씨도 내가 느닷없이 직장을 그만두고 자유기
고가 가 되겠다고 선포 한 것은 아니고, 오래 전부터 심사숙고
한 결과라는 걸 믿어 줄줄 알고 있겠어. 이럼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겠지?"
선미는 작으면서도 또렷하고, 분명한 목소리로 말을 끝내고 나
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알겠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려 주
었다. 어쩌면 그녀에게 글재주가 있다면 한 번 집착하게 되면
쉽게 포기하지 않는 성격으로 볼 때 그 직업도 적성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좋아. 그럼 우리 예비 작가님은 어디로 여행을 떠날 작정야."
지혜는 여전히 작가라고 말했지만 역시 화통한 면이 있었다.
조금전 까지만 해도 나를 바라보는 표정이 선미 제가 작가가 되
겠대 글세. 하는 표정이었으나 활짝 웃으며 그녀 앞으로 다가가
앉았다.
"참, 부모님한테는 어느 곳으로 여행을 간다고 했냐?"
나도 자유 기고가 가 되겠다고 그 어려운 직장을 헌신짝처럼
내 던지고 온 선미 앞으로 가서 손을 잡고 축하를 해 주었다.
그러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입을 열었다.
"그건 오늘 저녁에 우리 세 명이 결정하는 거야."
"저녁에 여행 목적지를 정할 시간이 있을까?"
지혜가 의미 있는 눈짓으로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나는 그런
지혜의 목을 끌어 당겨 가볍게 키스를 해 주었다. 내 남성은 선
미의 대답을 듣는 순간부터 이미 팬티를 치켜올리고 우뚝 서 있
는 상태였다.
"이 분은 왜 이렇게 서 계신 거지. 후후후."
내가 지혜하고 키스를 하고 나자 선미가 내 서 있는 남성을 툭
건들며 안겨 왔다. 선미와 키스를 하는 기분은 어제와 달랐다.
어제까지만 해도 뜬구름 위에서 키스를 하는 기분이었으나, 지
금은 오래 전부터 갈망해 오던 여자와 키스를 하는 기분이었다.
그 탓에 지혜하고 키스 할 때 와 다르게 진지해 질 수밖에 없었
다.
"으...으.....음."
선미는 내 목을 껴안고 상체를 기대어 오면서 뜨거운 신음 소
리를 토해 냈다. 그녀의 입안도 어제 보다 훨씬 부드러운 가 하
면, 침이 많아 진 것 같았다. 옆에서 둘이 껴 않고 키스하는 모
습을 지켜보고 있던 지혜가 내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남성이 기다렸다는 듯이 맑은 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끄덕이기
시작했다.
- 계 속 -
『2 + 1』 제58부 갈등의 조짐
이튿날 우리는 바다로 가기로 하고 집을 나왔다. 왜 바다로 가
야 하는지는 선미만 알고 있었다. 나와 지혜는 단순히 그녀가
바다에 가겠다고 했으므로 바다로 가야 하는 목적이 생겼다는
것 외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막상 바다로 가기 위해 강남 고속 버스 터미널에 도착
했을 때는 조금씩 들뜨기 시작했다. 먼저 바다 냄새를 물씬 풍
기는 화제를 꺼낸 쪽은 지혜 였다. 그녀는 질리도록 파도를 보
고 싶다고 했다. 그러다 그녀가 어쩌면 파도의 품안에 안기게
될지도 모르겠다며 섬뜩한 말을 꺼냈을 때 선미는 하마터면 들
고 있던 커피를 떨어트릴 뻔할 정도로 놀랐다.
"후후후, 설마 너희들을 두고 바다로 뛰어 들어가기야 하겠
니?"
지혜는 얼른 정정을 하며 웃음으로 얼버부렸지만 나는 그렇지
가 않았다. 그러니까, 선미가 오기 전 날 밤 그녀가 했던 말이
갑자기 파도처럼 밀려 왔기 때문이다. 나하고, 선미 둘 중에 누
가 좋았어. 라고 말을 꺼내 놓고서 이내 무관심 한 척 했지만
어쩌면 그녀는 뚜렷한 해답을 듣고 싶었는지도 몰랐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기 시작하면서 내내 우울했다.
"진우씨, 왜 갑자기 표정이 그래?"
선미가 리더스다이제스트를 사서 똘똘 말아지고 걱정스럽게 물
었을 때, 나는 그녀의 서늘한 눈매를 바라보면서 맥없이 웃었다.
웃음 끝에 갑자기 뜻하지 않게 바다 구경을 하게 됐으니 내가
이상하게 됐나 부다 라고 지혜처럼 말꼬리를 얼버무렸다.
우리는 동해로 출발하는 버스가 한 시간 후에나 있을 거라는
시간표를 보고 나서부터 갑자기 무료해 지기 시작했다.
대합실 안에 있는 텔레비전에서는 지난 주말에 방영했음직한
오락 프로를 재방영 해 보내고 있었고, 우리는 파랗고, 노랑 색
의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멍청히 화면을 쳐다봤다. 가끔은 의미
없는 웃음을 날리기도 하고, 때로는 무료하게 하품을 해 대기도
하면서 시계를 봤으나, 시계는 여전히 열심히 제자리걸음을 하
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지난 사흘 전에 지혜를 만나기 위해 집에서 입고 나온 옷
차림 그대로 였다. 청바지에 랜드로바를 신었고, 베이지색 파카
를 입은 모습으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왼쪽에는 선미가 다
마신 일회용 커피 잔을 휴지 뭉치처럼 구겨 쥐고서 리더스다이
제스트를 펼쳐 보고 있었다. 지혜는 소리나지 않게 껌을 씹으며
가끔 텔레비전 화면을 보며 대합실을 바쁘게 오가는 승객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후후후, 이것 좀 봐!"
선미가 혼자 소리내어 웃다가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내 밀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그녀가 손가락으로 집어 주는 부분을 읽어보
았다.
.래브의 침실 법칙= 배우자 중에서 코를 먼저 고는 쪽이 꼭 먼
저 잠이 든다.
.도로시의 딜레마= 물건이 무거울수록 그리고 가져가야 할 거
리가 멀수록 코는 그만큼 가려운 법이다.
.로젠바움의 원칙= 집안에서 없어진 물건을 가장 손쉽게 찾는
방법은 그 물건을 새로 사는 것.
.바코드가 잘 작동되지 않을 경우= 사면서 좀 창피하다는 생각
이 드는 물건일수록 바코드가 작동되지 않는다.
그녀가 손가락으로 집어 주는 내용은 머피의 법칙에서 인용한
것을 일상에서 찾아낸 것들이었다. 그런 대로 재미있다는 생각
에 선미를 향하여 고개를 끄덕거려 주었다. 그 때 였다. 오른쪽
에 있던 지혜가 어디 나도 좀 보자, 라며 책을 빼앗아 갔다.
"썰렁하긴 하지만 웃기지 않니?"
선미가 내내 쥐고 있는 종이 컵을 쓰레기통에까지 가서 버리고
오며 지혜에게 물었다.
"응, 썰렁할 정도로 재미있군."
지혜는 평소처럼 호들갑을 떨거나, 덧붙여서 자기가 경험했던
그 비슷한 화재 꺼리를 털어놓지 않았다. 그냥 재미없는 내용을
괜히 봤다는 표정으로 책을 돌려주고 나자 마자 텔레비젼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너도 좀 이상한 것 같아......"
선미가 그런 지혜를 그냥 둘 리가 없었다. 그녀는 내 옆에 앉
아 있다가 지혜 옆으로 자리를 옮기며 귓속말로 뭐 안 좋은 일
이 있냐고 재차 물었다.
"없어. 그냥 따분해......"
"뭐! 너 지금 따분하다고 그랬니, 우리가 지금 바다로 가고 있
는 중이면서 넌 지금 따분하고 재미없다고 그랬니?"
선미가 그녀답지 않게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며 나한테도 들릴
만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지혜 말대로 썰렁한 유머를 읽고
나서 다시 졸고 있던 중이었다. 선미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 지
는 것을 보고 그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선미는 지혜의 말이
몹시 서운한 모양이었다.
"어머머! 너야말로 이상하다. 왜 갑자기 신경을 돗그고 그러니.
난 그냥 내 뱉은 말인데?"
"뭐라고? 그냥 내 뱉은 말이라고...... 애가 점점 사람 돌게 만드
네?"
"너 지금 뭐라고 했니. 내 말이 널 돌게 만들었다고 했니?"
이런 경우 정말 복잡해지는 쪽은 당사자들인 여자 보다, 지켜
보는 남자 쪽이다. 나는 졸음이 하얗게 가시는 것을 느끼며 벌
떡 일어섰다. 그리고 선미를 일으켜 반대편에 앉히고 그 중앙에
끼어 앉았다.
- 계 속 -
『2 + 1』 제59부 최초의 이브
지혜와 선미는 서로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각각 다른 방향을
바라 보며 코 웃음을 쳤다.
"그만둬! 내가 듣기에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다툴 필요
는 없잖니. 서로 신경과민 일거야. 솔직히 우리 지난 삼일 동안
잠이나 제대로 잤냐. 오직 섹스에만 열중했잖냐..... 그래.....그래
서 신경과민이겠지. 그러니 대충 접어 두고 끝내자. 알았지?"
지혜와 선미의 양손을 잡아 억지로 악수를 시켜 주고 힘껏 흔
들어 주었다.
"어머머, 우리가 언제 싸웠다고 그러니?"
"그래 맞어 난 지혜 말이 좀 거부감 있게 들려서 한마디했을
뿐야."
"그래. 그럼 내가 미안하다. 신경과민은 너희들이 아니고 내가
그런 것 같다. 나 화장실 같다 올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그녀들이 무언가 싸울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그런 감정을 갖지
않는 다면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 남자를
두고 두 여자가 섹스를 했으면서, 마냥 히히덕 거리며 좋아 할
수만 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점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언젠가 이런 날이
오리라는 것을 예측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내가 지혜를 잃어
버릴까 봐 절망했던 것도 결국 그러한 맥락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지혜에게 죄를 짓고 있다는 것 때문에 내색을 안했을 뿐이
다. 지혜 역시 나 하고 비슷한 감정을 같고 있었기 때문에. 선미
와 나하고 둘 중에 누가 더 좋으냐고 분명히 물었으면서, 슬그
머니 말꼬리를 흐렸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허허로운 웃
음이 나왔다.
나는 사실 오줌이 마렵지 않았다. 그 대신 술이 마시고 싶었다.
터미널 구내에는 포장마차가 없었다. 그러나 많은 식당들이 있
었다. 소주 한 병 마실 해장국 집을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여긴, 술 만 안 파는디......."
여자 주인에게 소주 한 병을 달라고 했을 때, 별 놈 다 봤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것을 거부하지 못해 해장국을 한 그릇 시켰
다. 곧이어 준비되었다는 듯이 해장국과 소주가 나왔다. 역이나,
대합실 근처의 식사가 대부분 그러하듯 염색한 고춧가루로 듬성
듬성 떠 있는 해장국을 멀그러니 바라보며 소주 한 병을 비웠
다. 정작 해장국을 시켜 놓고 맛있게 먹은 것은 약간 쉰 냄새가
나는 김치 쪼가리 두 개 였다.
크윽!
김치에 소주 한 병을 비우고 식당을 나오는 발걸음이 휘청거렸
다. 이번에는 진짜로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방향을 잡았다. 멀리
동해행 버스 개찰구 앞 의자에 지혜와, 선미가 무엇이 그리 좋
은지 낄낄 거리며 속삭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들이 웃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정말로 신경과민에 걸린 것은 그녀들이
아니고 나 일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의미 없는 웃음이 나왔다.
지/혜......그리고 선/미.......
화장실에 들어가 오줌을 갈기면서 그녀들 이름을 불러 보았다.
엄밀히 따지자면 선미는 나하고 전혀 상관이 없는 여자였다. 나
에게 있어서 최초의 이브로 다가 온 여자는 지혜였다. 물론 지
헤가 내게 있어서 첫 여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
헌신적으로 꽃잎을 열어준 여자는 지혜가 분명했다.
- 계 속 -
『2 + 1』 제60부 두 여자를 가진 불행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그녀는 나를 흥분시킨 여자고,
나로 하여금 배설을 하게 만든 여자 였다. 그러니까 지금은 타
인이라고 볼 수 없다.
상대적으로 지혜는 내가 사랑하던 여자 였다. 지금은 희미한
추억으로 내려앉고 있는 중이지만 한 때는 결혼을 생각하기까지
했던 여자 였다. 더구나 그녀의 속살을 나는 속속들이 알고 있
다. 내가 그녀를 알고 있는 만큼, 그녀도 나를 속속들이 알고 있
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녀에게 매사를 양보하며 살고 있다.
나를 잘 알고 있는 여자를 위해 양보하며 사는 것은 유쾌한 일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오줌을 갈기고 변기 앞을 떠나면 적외선 감응 장
치에 위해 오줌이 씻겨 나가는 것처럼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
갈 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을 희망하고 있기도 했다. 이유는 간
단하다. 내가 지혜를 선택하든, 아니면 선미를 선택하든 그녀들
은 나하고 섹스를 하면서 상대방 여자의 신음소리를 기억 할 것
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지혜에게 이별을 통보하지 못하듯, 그녀도 나에게
헤어지자는 말은 못할 것이다. 아직은 사랑을 하기 때문이다. 우
리 사이에 끼어든 선미가 선미가 직장에 사표를 내고, 물론 나
는 선미가 자유 기고가가 되기 위해 사표를 냈다는 말을 백프로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바다로 가자고 했을 때
반대를 하지 못한 것은, 바다 그 위대한 바다를 보면 무언가 돌
팔구를 찾을지도 모른다는 실날같은 기대감 때문인지 도 모른
다.
연인들.......
나는 두 여자를 연인으로 두고 있다는 현실이 조금도 즐겁지가
않았다. 물론 지혜와 같이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카페에
서 술을 마시다 보면, 그녀 보다 잘 빠지고, 그녀보다 지적으로
보이고, 그녀 보다 아름다워 보이는 여자가 보일 때는 한 눈을
팔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혜를 버리고 그 여자와 사랑을 해 보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를 두 명씩이나, 그것도
한 이불 속에서 섹스를 할 수 있는 여자를 두 명씩이나 둘 수
있다는 것은 결코 행복한 것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나는 두 여
자를 두고 있다. 한 여자의 젖꼭지를 빨면서, 다른 여자의 꽃잎
속에 손가락을 집어넣을 수 있는 두 여자를.....
그래 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힘없이 히죽 웃으면서 바지 지
퍼를 올렸다. 손을 씻기 위해 세면기 앞으로 갔다. 물이 나오지
않았다. 할 일 없이 청바지 자락에 손을 쓱쓱 문지르며 거울을
봤다.
너/진/우/맞/냐?
거울 속에 전혀 낮선 얼굴이 무표정한 얼굴로 거울 밖의 나를
보고 있었다. 담배가 무진장 피우고 싶었다. 히죽히죽 웃으면서
대합실을 빠져 나왔다. 멀리 동해행 개찰구 쪽으로 신경 쓰며
담뱃불을 붙였다. 역시 얼큰한 취기 속에 피우는 담배 맛은 꿀
맛이었다. 무엇을 할까? 솔직히 나는 지쳐 있었다. 내가 슈퍼심
벌맨이 아니고 슈퍼 돈환이 아닌 이상 두 여자와 지낸 지난 며
칠이 내게 버거운 건 사실이었다. 지쳐 있는 영혼을 달래려고
그 동안 정신없이 술을 마셨는지 도 몰랐다.
- 계 속 -
『2 + 1』 제61부 섹스가 넘쳐 흐르는 바다로
그래, 바다를 보고 나면 무언가 달라지겠지......
나는 천천히 동해행 버스 개찰구를 향하여 걷기 시작했다. 강
릉, 삼척 행 버스 터미널을 지나서 동해행 팻말이 붙어 있는 개
찰구 앞에 섰다. 대합실 안에서 잡담을 나누던 지혜와 선미가
일어서서 화장실 쪽을 바라보며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
다.
"이 쪽이야!"
내가 소리를 질렀다. 지혜가 도끼눈을 뜨고 노려보더니 내 몫
으로 배당된 그녀의 배낭을, 한쪽 어깨에 매고 개찰구 쪽으로
걸어왔다. 나는 또 히죽 웃으며 그녀 앞으로 가서 배낭을 받아
서 어깨에 맸다. 지혜는 내 어깨를 아프지 않게 내 갈겨 주고
나서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티켓을 꺼냈다.
"엉! 너 또 술 먹었지?"
지혜의 코는 역시 개 코였다. 나는 이미 버스 앞에까지 와 있
는 상태여서, 더구나 밖에는 봄바람이 쌀쌀하게 불고 있어서 술
냄새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혜는 용케도 냄
새를 감지하고 내 코앞에 코를 디밀고 큼큼 거리다가, 이번에는
등짝을 힘있게 갈겨 버렸다.
"이건 술 아니고 뭐냐?"
지혜에게 등짝을 맞으면서 휘청거리다가 그녀가 들고 있는 비
닐 봉지가 내 허벅지를 쳤다. 그때서야 봉지 안을 살펴보니까
캔맥주 세 개가 들어 있었다.
"넌 자격 없어."
지혜는 냉랭하게 쏘아붙이고 나서 먼저 버스 위로 올라갔다.
뒤에 서 있던 선미가 왜 자꾸 술을 마시냐며 걱정스럽게 속삭였
다.
"어서 타!"
나는 대답을 하지 않고 선미의 등을 버스 위로 밀었다. 선미는
한 발을 버스 위로 올려 놓고나서 정말 고민 같은 거 있는 거
아니지 하고 다시 속삭였다. 나는 속이 아퍼서 술을 마셨을 뿐
이라고 대꾸하고 그녀 뒤를 따라서 버스에 올랐다.
동해 행 고속 버스는 봄이라지 만 아직 쌀쌀한 날씨가 계속 되
고 있는 탓에 빈자리가 더 많았다. 지혜는 일찌감치 좌석번호와
상관없는 빈자리를 차지하고 선글라스를 썼다. 그 동안 밀렸던
잠이나 실큰 자두겠다는 거 였다. 나와 지혜는 운전석 쪽의 제
일 뒷좌석을 차지했다.
"동해에 가 본 적이 있어?"
선미가 선글라스를 벗어 닦은 다음에 쇼율백에 집어넣으며 물
었다.
"대학 때 한 번 가 본적이 있어. 친구 네 집이 거기 있었거든."
사실 나는 동해에 가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왠지 그렇게 대답
을 해야 할 것 같아 슬쩍 거짓말을 했다. 내가 들고 있던 배낭
을 먼저 짐칸 위에 올려놓고, 그녀가 메고 있던 쇼율백을 받았
다.
선미가 건네주는 쇼율백을 받아 가지고 일어서서 짐칸에 넣어
두었다. 그리고 지혜에게서 뺏듯이 가져 온 캔맥주의 뚜껑을 땄
다.
배가 선착장을 빠져나가듯 서서히 후진하는 창 밖으로 검은 색
의 주차장 바닥이 노랗게 보일 정도로 강한 햇볕이 내려 쬐고
있었다. 그러나 망치를 들고 다니는 정비원 들은 추운 듯 하나
같이 도파의 모자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기분이 어때?"
"좋아!."
나는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솔직한 기분은 꿈을 꾸고 있은 것
처럼 어벙벙한 기분이었다. 엉덩이를 들어 지혜를 바라봤다. 지
혜는 잠이나 실큰 자 두려는 듯이 벌써부터 등받이에 머리를 기
대고 누워 있었다. 피곤하기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덩달
아 나도 피곤이 엄습해 오는 것을 느꼈다.
"정말 자유 기고가가 되려고 직장을 그만 두었니?"
터미널을 빠져 나온 버스가 도심의 자동차 행렬에 합류되었을
때 였다. 급하게 마신 술이 취해 오는 속도와 담배를 피우고 싶
다는 갈망이 겹쳐져서 트림을 밀어내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물
었다.
"지금은 그래?"
"그럼 그 생각이 변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는 거
냐?"
"아직 젊으니까......"
제기랄, 나는 결국 통로 쪽의 빈자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길
게 트림을 하고 말았다. 무언가 속은 듯한 기분, 점점 빠져 나올
수 없는 깊고 깊은 늪속으로 침전되어 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요......즘 직장 잡기가 하늘에 별을 따기보다 힘든다는 것은 알
고 있냐?"
"요번에 우리 회사 신입사원 모집했는데. 경쟁률이 어땠는 줄
아니?"
"천문학적 숫자 였겠지......."
"틀렸어. 광고를 안 하고 추천으로만 뽑았거든. 아무리 직장 잡
기가 힘들다고 해도, 취직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문제없이 취직
을 하고, 사표를 내는 사람들은 나처럼 쉽게 쉽게 사표를 내는
게 이 세상이야."
"어른 다 됐군."
"어른?"
선미가 갑자기 한 옥타브 올라간 목소리로 반문하며 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 계 속 -
『2 + 1』 제62부 소장님과 김언니
선미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한참동안 쳐다 보다가 말
없이 창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도심을 빠져 나온 고속버스는
본격적으로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내가 말을 잘못 한 건가, 그
렇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러나 선미는 무언가 말을 하려다 계
속 망설이고 있는 눈치였다. 차 안에 있는 얼마되지 않은 승객
들은 차가 속력을 내기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하나, 둘 눈을 감
고 잠을자기 시작했다.
"그래, 난 철부진 줄 모르지. 그리고 진우씨가 생각하고 있는
것 처럼, 내가 결정적으로 직장을 그만 둔 것은 자유기고가가
되기 위해서 사표를 낸 것은 아냐......."
선미는 말을 끊고 정면을 쳐다 보았다. 목이 마르는 듯 캔 맥
주 한 모금을 마시고 나서, 그 캔을 두 손으로 잡고 빙빙 돌렸
다. 그런 모습이 무척이나 지루하고 답답하게 보였다. 무언가 금
방이라도 속이 텅 비도록 털어 놓고 싶어 하는 그 무엇이 있는
것 처럼 보여서 였다.
"말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돼, 누구나 혼자 간직하고 싶어
하는 비밀을 간직하고 살아 가는 법이니까."
터미널에서 깡술로 마신 소주 한 병이 기어이 참을 수 없는 갈
증을 밀어 내고 있었다. 담배를 딱 한 가치만 피웠으면 좋겠는
데 버스 안에서는 금연 이었다. 꿩대신 닭이라고 그때 까지 뚜
껑을 따지 않고 있던 캔맥주를 따고 절반쯤 쿨쿨 마셔 버렸다.
그리고 나서 선미에게 조용히 말해주었다.
"아냐, 사촌 오빠의 일도 말을 해 주었는데,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비밀로 분류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겠지......."
선미는 마침내 결심을 한 듯한 표정을 짓고 나서 캔 맥주 몇모
금을 마셨다. 나는 그런 선미에게 그 어떤 말인가 대꾸를 해 주
려다 그냥 들어 보기로 하고 침을 삼켰다.
"지혜 한태는 내가 다니고 있던 보험회사 영업소의 실정에 대
해서 몇번 이야기 해 준적이 있어. 그렇기 때문에 지혜라면 내
가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가 쉽게 이해될꺼야. 그치만 진우씨
는 잘 모를테니까. 처음부터 말을 해야겠지."
선미는 답답한 듯 잠바의 지퍼를 약간 열었다. 그 다음에 팔
소매를 적당히 걷어 부쳐 올렸다. 그리고 나서 의자 등받이에
편안하게 기대어 마치 독백을 하는 듯한 음성으로 그녀가 사표
를 내지 않았으면 안될 이야기를 털어 놓기 시작했다.
홍은동에 있는 영업소에 근무하는 직원은 소장을 포함해서 세
명이었다. 물론 삼십 여명에 달하는 보험 설계사들은 제외하고
순수하게 회사에 소속된 정식 직원들을 말 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아침 조회가 끝나고, 저녁 에 설계사 들이 귀소하
기 까지는 이십 여평의 사무실에 나이가 두 살 많은 김언니와,
사십 대 의 소장만 있을때가 많았다.
지난해 가을 이었다. 월말 마감을 이틀 전에 끝낸 시기여서 사
무실 안에는 권태와, 무기력함이 눅눅하게 내려 앉아 있었다. 소
장은 다음주에 일박 이일로 가을 야유회겸 단합대회 갈 장소를
정해 놓으라는 지시를 내려 놓고 아래층에 있는 커피숍에 내려
갔다.
소장은 개인적인 이유로 사람을 만날때는 영업소 내에 있는 회
의실을 이용하지 않고 주로 커피숍을 이용하기 때문에 별 다른
일이 아니었다. 나와 김언니도 그런 소장의 습성을 잘 알고 있
기 때문에 갑자기 본사에서 전화가 걸려 오거나, 설계사들이 급
한 용무로 찾을 때는 곧 잘 커피숍으로 내려가 소장에게 그 용
건들을 전해 주곤 했다.
"나 은행에 가서 통장 정리 좀 하고 올게."
이번에 새로 입사한 설계사에게 보험료 산출 방법에 대해서 지
도를 해 주고 있을 때 였다. 김언니가 거래 통장 뭉치를 손가방
에 집어 넣으며 말했다.
"언니, 들어 올 때 아이스크림 좀 사다 주실래요?"
내 앞에서 보험료 산출 방법을 배우던 김여사가 핸드백을 열면
서 말했다. 아마 내 시간을 뺏어서 미안하다는 의미로 아이스크
림을 사려는 모양 같았다. 그러나 김언니는 자기 돈으로 사 주
겠다며 웃음으로 대답하고 그냥 나갔다.
사무실에는 삼십대 초반의 김여사와 나 하고 둘 만 남게 되었
다. 흔히 있는 일이었다. 아니 흔히 있는일 이라고 보기 보다는
보통 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보험 영업소의 특성상 내근보
다는 외근이 많은 관계로 혼자 덩그러니 사무실을 지키고 있을
때도 많았기 때문이다.
김언니가 나간지 삼십 분 쯤 됐을까. 상품 설명과 함께 보험료
산출 예를 들어 설명을 해 주고 있을 때 전화가 걸려 왔다. 앞
에 앉아 있는 김여사를 찾는 전화 였다.
"어쩌죠, 내가 보험 회사에 다닌다는 소문을 듣고 한 건 들어
주겠다는 친구의 전환데......"
"어머, 그럼 얼른 나가 보셔야죠. 요율 걱정은 하지 마시고 청
약서나 잘 작성하세요. 잘 모르는 것은 저 한테 전화 하시면 되
잖아요."
김여사가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무실을 나가자 마자 또
전화가 걸려 왔다. 팀장인 박여사의 전화로 한 시간 후에 귀소
할테니 지금은 팔리지않는 상품의 팜프랫과, 판촉물을 준비해
달라는 전화 였다.
박여사가 들어오려면 시간은 많았으나 별로 할 일이 없기 때문
에 미리 팜프랫과 판촉물을 준비해 두려고 서고로 갔다. 서고는
회의실 옆에 있었다. 서고로 들어가면서 사무실이 비어 있는 것
을 염두에 두고 전화벨 소리가 들려오면 뛰어 나오기 의해 일부
러 문을 삐죽이 열어 두었다.
"어디 있지?"
박여사가 주문한 팜프랫은 쉽게 눈에 뛰지 않았다. 한때는 주
력상품으로 밀고 나가던 상품이었으나 지금은 거의 팔리지 않는
상품이기 때문에 어느 구석에 쳐 박혀 있으리라는 생각에 진땀
을 흘리며 팜프랫을 찾았다.
"하하하, 어젠 미안해. 막 퇴근해서 그곳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손님이 찾아와서 말야."
"몰라요. 앞으로는 소장님 하고 약속 안 할꺼예요."
겨우 구석에 쳐 박혀 있던 팜프랫 뭉치에서 몇 장 꺼내가지고
나가려던 참이었다. 언제 왔는지 소장과 김언니가 은근한 말을
주고 받는 소리가 이상해서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다.
♣ 계속 ♣
『2 + 1』 제63부 유니폼 속으로 손을 집어 넣고
소장과 김언니가 주고 받는 목소리는 평소 사무실에서 사용하
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연인들이 통상적으로 은근히 주고 받는
듯한 목소리 여서 두 귀가 활짝 열리는 것을 느꼈다.
"미안하다고 했잖어. 갑자기 여관 전화번호가 생각이 안나서
그랬던 거야. 야! 오늘 보니까 미스김 더 예뻐 보이는데 어디 가
슴 한 번 만져 보자."
"어머머, 선미 화장실 같는 모양인데 갑자기 들어오면 어쩌려
구."
"괜찮아. 그냥 옷 위에서 만져볼테니까."
"피, 그렇게 좋아하시면서 어젠 혼자 샤워하고 기다리게 했어
요. 아이....."
김언니의 간드러진 목소리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어서 소장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품에
안겨드는 듯한 김언니의 가벼운 한숨 소리가 들려 올때는 다리
가 후들후들 떨리기 시작했다.
세상에 이건 말도 안됐다. 늘 새침떼기 처럼 앉아서 설계사들
에게 쌀쌀맞게 굴던 김언니의 표정과 함께, 너 소장님 어떻게
생각하니? 유부남 만 아니면 결혼하고 싶은 생각 들지 않니......
어느땐가 텅빈 사무실에서 점심을 시켜 먹고 나서 커피를 마시
며 속삭이던 김언니의 말이 문득 떠 올랐다.
"그....그만 하세요. 서.....선미 올 시간 됐어요."
소장이 김언니의 어디를 만지는지, 김언니는 긴장과 흥분이 뒤
섞인 목소리로 헐떡 거리고 있었다.
"걱정하지 말라니까, 내가 문을 잠가놨어."
"어머머, 아까는 왜 말 안했어요. 하지만 안돼요. 우리 둘이 있
으면서 문을 잠가 놓고 있으면 선미가 이상하게 생각할 꺼 아네
요. 안돼겠어요. 내가 문을 따 놓을께요."
"하하하, 걱정하지마 내가 모르고 잠갔다고 할테니까, 그건 그
렇고 여기가 왜 이렇게 딱딱하지."
"어머머, 갑자기 그 안에 손을 집어 넣으면 흥분돼잖아요. 나
흥분하면 소장님이 책임 지실꺼예요?"
김언니의 코막힌 듯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발자국
소리를 줄여서 문뒤로 들어갔다. 문이 삐죽이 열려 있었기 때문
에 문틀과, 문 사이에 이 센치 정도의 간격이 있었다. 너무 긴장
장되는 탓인지 가슴이 덜덜 떨려서 팜프렛을 든 손으로 가슴을
짓누르며 문틈으로 얼굴을 가까이 댔다.
어머머!
소장이 김언니의 유니폼 상위 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 젖가슴을
만지고 있는게 보이는 순간 나는 입을 딱 벌렸다. 김언니는 소
장의 손이 싫지는 않은 듯 소장 손목을 건성으로 잡고 있었다.
소장은 한 손으로는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있었다
"아!......소장님 나 흥분하기 시작했어. 모....몰라!"
소장이 한 손으로 유니폼 속으로 집어 넣어 젖가슴을 주무르
고 있는김언니의 젖가슴은 보이지 안았지만, 유니폼의 파인 깃
사이로 브래지어가 허물처럼 삐져 나와있었고, 소장의 손이 움
직이는 것을 보아 맨살을 주무르고 있는 것이 틀림 없었다.
이건 말도 안돼!
언제부턴지 입안에 침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침을 삼키는
순간 목젖이 아파올 정도 였다.
"소.....소장님......"
김언니는 두 눈을 뜨지 못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빨개진 얼굴
로 어쩔줄 몰라 하더니 갑자기 얼굴을 치켜 들고 두 손으로 소
장의 목을 감았다.
"으....으....으.......음!"
"후,.....흡!"
소장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김언니 유니폼을 걷어
부쳐 올렸다. 순간 스커트속에 들어가 있던 허리 뒤쪽의 유니폼
이 치켜 올라가면서 그녀의 하얀 허리가 들어났다. 눈부시도록
휜 허리 였다. 더구나 두 팔로 소장의 목을 껴않고 있는 상태였
기 때문에 홀쭉해진 허리가, 청색의 스커드 선으로 이어지면서,
부드러운 곡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밑에는 뽀얀 살결의 장단
지가 하얗게 빛났다.
"어쩌면 저럴수 가 있지?"
사십 대의 소장이 바람기가 다분한 플레이보이라는 것은 영업
소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놀랄 일이 되지 못했다. 그
러나 김언니의 경우에는 영업소 내 나이 많은 설계사 들도 쉽게
대할 수 없을 만큼, 새초롬한 표정에 걸맞게 상당히 이지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대낮에, 그것도 영업소 사
무실에서 소장의 성적 노리개가 되어 있다는 것을 믿을수 가 없
었다.
"어머머!"
소장은 김언니의 유니폼 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 주물르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 듯 했다. 유니폼을 목 까지 끌어 올리는 순간 고
개를 숙였다.
"아!......소....소장님."
김언이는 허리를 뒤로 젖히고 하얗게 빛나는 젖꼭지가 소장의
입에 빨려 들어 가기라도 하는 듯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터트
렸다.
저...저럴수가.
소장은 김언니의 젖꼭지를 억세게 빨아들이면서 스커트를 걷어
올렸다. 스커트가 힘없이 치켜올라가면서 스타킹 밴드가 드러났
다. 그 위로 화려한 꽃무뉘 팬티가 드러났다. 순간 다시 한 번
숨을 삼켜야 했다. 김언니의 외형적인 성격으로 볼 때, 눈이 부
시도록 흰 팬티를 입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스커트가 치켜
올라간 밑으로 보이는 팬티는 검은색 바탕에 빨간 장미송이가
수 놓아 져 있는 실크로 된 삼칵팬티 였다. 가랑이 부분의 천은
너무 좁아서 거뭇한 음모가 하얀 살결위로 삐죽이 튀어 나와 있
는 것이 똑똑히 보였다.
"소.....소장님, 그.......그만해, 나 더 이상 못참 겠어. 응.....
제발."
김언니는 언제부턴지 숫제 반말 이었다. 코맹맹이 소리로 중얼
거리며 소장의 손이 팬티속으로 비집고 들어가는 순간 김언니가
우뚝 서 있는 소장의 심벌을 콱 움켜 쥐었다.
♣ 계속 ♣
『2 + 1』 제64부 전화를 받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흠칫 놀라며 스커트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언
제부턴지 모르게 꽃잎 부분의 팬티가 축축하게 젖어 있다는 것
을 알았다. 오른손에 들고 있던 몇 장의 팜플렛을 구겨 쥐며 터
져 나오려는 신음 소리를 참았다. 이럴 수는 없었다. 이건 죄악
이었다. 소장은 유부남이었고, 최언니는 영업소 직원들이 다 알
아주는 모범 여직원이었다. 그들의 불륜 현장을 지켜보면서 몸
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없었다.
"허......헉, 나도 미치겠다. 우리.....여.....관에 가서 빨리
한 번 하고 올까?"
소장의 손이 들어가 있는 최언니의 팬티가 불룩하게 불거져 나
와 있었다. 그 탓에 가랑이 사이가 벌어지면서 그녀의 불그스름
한 꽃잎이 엇비슷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소장의 손가락
은 그 꽃잎을 거칠게 문지르는 가 하면, 다른 한 손으로는 엉덩
이를 움켜쥐고 자기 앞으로 잡아 당겼다.
그때 전화가 걸려 왔다. 순간 그들은 감전이라도 된 듯이 하던
동작을 멈추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소장이 전화
를 받으라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알았어요. 이.....손부터 빼요."
최언니는 그때까지 자기 팬티 속이 들어가 있던 소장의 손을
빼고 수화기를 들었다. 네 클로버 영업소입니다. 아, 네 평생 보
험에 가입하고 싶다고요. 네 그럼요...물론이죠...그렇죠 월납,
분기납, 년 납 이렇게 세 가지 방법이 있어요. 최언니는 소장에
게 등을 보이며 책상 위에 있는 메모지 와 볼펜을 끌어 당겼다.
"길어 질 것 같아?"
내가 볼 때 출입구 쪽에 서 있던 소장이 들뜬 목소리로 물었
다. 최언니는 등을 보이고 있었다. 그녀는 수화기를 잠깐 막고
응 길어질 것 같애. 라고 속삭이고 나서 수화기를 든체 책상 위
로 허리를 숙였다. 순간 그녀의 둥그스름한 엉덩이가 수평으로
치켜 올라갔다. 파란색 유니폼 스커트가 치켜 올라가면서 하얀
허벅지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었다.
소장은 잠시 무료한 표정으로 최언니가 전화를 하는 것을 지켜
보는가 했더니 슬쩍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정지시
켰다. 나는 소장이 무얼 보고 있는지 쉽게 짐작을 할 수가 있을
까. 아니나 다를까 소장의 눈동자가 게스름하게 풀어지는 가 했
더니 그녀처럼 등을 보이고 섰다.
"네. 물론 일시납도 있죠. 네 은행의 정기예금을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그렇죠 자금 여유가 있다면 좋은 방법이죠.....네....."
최언니는 갑자기 수화기를 막고 숨을 헉 들어 마셨다. 소장이
뒤에서 허벅지를 쓰윽 쓸어 올리다가 엉덩이를 치켜올렸기 때문
이다. 주책이셔! 최언니는 소장의 손을 뿌리치며 다시 수화기를
들었다. 그러나 소장은 그만두지 않았다. 이번에는 스커트를 걷
어 올렸다. 순간 그녀의 비단 팬티가 활짝 드러났다. 나는 순간
숨을 헉 들어마시며 들고 있던 팜플렛을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녀의 팬티는 뒤쪽은 끈 하나로 연결되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건 내가 사 준거 아냐?"
소장은 회음부를 지나 항문 속으로 파고들어 허리로 연결된 팬
티 끈을 고무줄처럼 늘어트리며 튕겼다. 최언니가 다시 고개를
들고 소장을 하얗게 노려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수화기 저쪽에
서 뭐라고 하는지 죄송하다라는 말을 연발하고 나서 메모지를
끌어 당겼다.
소장은 하얀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슬슬 문질렀다. 최언니는 그
때마다 소장의 손을 피하기 위해 엉덩이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그런 모습이 소장을 더 흥분시키고 있는 것 같았다. 소장은 붉
게 충혈 된 눈으로 허리를 숙여 둥그스름한 엉덩이에 가볍게 키
스를 했다.
"헉!"
최언니는 수화기를 막고 이쪽에서 들려 올만큼 큰 소리로 신음
소리를 터트리고 나서 팔 굽으로 소장의 배를 툭 쳤다. 알았어,
알았어. 히히 안 그럴 게. 소장은 말뿐이었다. 이번에는 더 적극
적으로 팬티끈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손바닥을 펴서 항문을
덮은 자세로 회음부 쪽을 슬슬 문질렀다. 최언니는 매우 흥분된
다는 듯이 허벅지를 슬쩍 벌렸다.
소장의 손은 좀 더 밑으로 들어가서 그녀의 꽃잎을 만지는 것
같았다. 최언니는 엉덩이를 비틀면서 다리를 꼬았다. 순간 손가
락은 보이지 않고 손목이 가랑이에 낀 자세로 소장이 입을 딱
벌리고 소리나지 않게 신음 소리를 토해 냈다.
저.....전화를 받고 있는데......
나는 소장처럼 손바닥을 펴서 팬티 속에 집어넣고 회음부를 슬
슬 문지르기 시작했다. 언제부턴지 죄악이라는 생각은 하얗게
녹아 버렸다. 한 손으로는 팜플렛을 꽉 움켜쥐고 회음부를 문지
를수록 도톰하고 축축한 꽃잎의 감촉이 우리한 쾌감으로 전해
져 왔다. 두 눈을 감고 천천히 회음부를 쓰다듬을 때는 온 몸의
상체가 위로 치켜 올라가는가 하면, 내려 올 때는 항문이 활짝
열렸다가 닫히는 기분이 들었다.
아......안돼!
그 자리에 주저 않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주저 않아서 자유
스럽게 회음부를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제하고 문틈으
로 사무실을 바라보았다. 소장은 어느 틈에 최언니의 등을 가리
고 엉덩이 앞에 서 있었다. 삽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
았다. 그러나 엉덩이를 꽉 밀착시키고 책상 앞으로 지긋이 밀어
붙이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정말! 주책이셔. 간신히 전화를 받았잖아요. 하지만 나...어쩌
죠. 도저히 참을 수 없는데......"
최언니가 수화기를 내려놓자 마자 뒤 돌아서서 빠르게 말하고
나서 소장의 목을 껴 않았다. 소장은 그녀의 허리를 힘껏 끌어
당기며 고개를 숙여 길게 키스를 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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