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인간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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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세상 -
어느 순간 알 수 없는 형태의 접촉이 있었다.
그 짧은 접촉만으로도 실크처럼 부드럽고 매끄러운 감각이 온 몸의 피부에 느껴진다.
그 짜릿한 촉감은 내 몸 전체에 산재해 있는 감각세포들을 자극하며 점점 성적인 욕망으로 부풀려지고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세찬 욕정이 온 몸에서 들끓고 있다.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아무래도 좋았다.
다만 이런 느낌을 좀더 확실하게 해 두고 싶었다.
무중력 속에서 억지로 유영을 하듯 허우적거리며 다가갔다.
양털을 넣은 실크 쿠션을 껴안듯 미지의 물체를 끌어 당겼다.
그리고 딱딱하게 팽창된 성기를 본능적으로 밀어댔다.
짜릿한 만족감이 말초신경 세포를 통해 대뇌에 전해져 온다.
그러나 그 짜릿한 순간, 지금까지 얌전하고 고분고분하게 통제 당하던 그 물체가 갑자기 돌변했다.
어디에 그런 파워가 잠재해 있었는지 날쌘 탄력으로 내 가슴을 밀치더니 마치 손아귀를 빠져나가는 물고기처럼 익숙한 몸짓으로 꿈틀대며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다 잡았던 고기를 놓치는 순간이었다.
아쉬움에 짧은 탄성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다.
깜짝 놀라 눈을 뜨니 웬 소녀가 발가벗은 몸으로 내가 누워있는 옆에 비스듬히 앉아서 볼을 발갛게 물들인 채 나를 보며 킥킥거리고 있었다.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몽롱한 가운데 잠시 멍한 상태가 유지되었다.
“누.. 누구..?”
“호호호.. 정신차려!”
맑은 웃음소리와 함께 예쁜 손바닥으로 내 가슴을 찰싹거린다.
풍성치는 않지만 적당히 부풀은 앙증스러운 가슴의 융기에 눈이 부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으... 음....”
갑자기 현실로 돌아온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머니가 나의 한껏 발기된 자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이런.. 이게 무슨 꼴이람..’
부끄러움과 창피한 생각이 들어 얼굴이 굳어졌다.
본능적으로 가릴 것을 찾아보았으나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런 나의 표정을 보며 웃음을 참느라 킥킥대며 어머니가 일어났다.
그리곤 갑자기 잔뜩 발기되어 천장을 찌르고 있는 내 성기를 손가락으로 톡 퉁기더니 매혹적인 윙크를 보내왔다.
“윽!!!”
날카로운 통증과 함께 짜릿한 느낌이 전신을 휘감아 흐르며 자극을 한다.
그 바람에 줄어들었던 성기에 다시 힘이 들어간다.
‘에구.... 아무래도 어머니가 아들에게 할 짓은 아닌데...’
역시 어머니의 기억을 편집할 때 완벽치 못한 프로그램의 오류로 인하여 어떤 버그가 생긴 것 같았다.
‘망할노무 흑슈.... 잘 좀 만들지... 그나저나 이젠 네이버3에서 얼굴도 안 보이네... 쩝!!!’
그러나 어머니의 정신에 어떤 문제가 있을지라도 어머니의 몸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갸름한 얼굴에 동그란 눈망울..
희고 긴 목과 적당한 크기에 예쁜 모양을 하고 있는 젖가슴 가운데 앙증맞게 자리 잡은 젖꼭지...
균형이 잘 잡힌 허리와 기름진 배, 그 아래 송송히 돋아난 수풀...
‘으흠! 아무려면 내가 흑슈보다야... 쿨럭!’
지금 그 모든 것을 눈부시게 바라보며 나는 이 순간 내가 아들의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좋을는지 아니면 평범한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좋을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나의 심중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어머니는 훌쩍 일어섰다.
“으응... 자, 그러면 나는 아침밥을 만들어 볼까....? 그러려면 뭘 좀 입어야 하겠는데... 하다 못해 앞치마라도 있었으면... 넌 대단한 과학자라고 떠벌리기만 하지 말고 오늘은 입을 옷이나 만들려무나... 에.... 그리고 너어.... 절대로 보면 안돼! 훔쳐보지 마..! 알았지?”
내 앞에서 마치 초등학생을 혼내는 여선생처럼 양쪽 옆구리에 두 손을 댄 채 서서는 이렇게 엉뚱한 말을 하고는 나를 흘기듯 잠깐 쳐다보았다.
말을 마친 후 그 눈부시고 멋있는 나신을 힉 돌려 사뿐 사뿐 경쾌한 발걸음으로 싱크대 쪽을 향하여 걸어갔다.
‘쳇, 뭘 훔쳐보나... 눈만 뜨면 다 보이는 걸.. 그냥 바라보지...’
열 여섯 소녀의 완벽하고 예쁘게 균형 잡힌 뒷모습이 비너스 조각처럼 느껴졌다.
그 눈부신 아름다움에 나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쿵쿵 가슴이 뛰며 뺨이 빨개질 정도로 열이 올랐다.
걸을 때마다 뽀얀 엉덩이 아래 은밀한 속살이 있는 곳까지 찬란한 아침 햇살이 둥근 천장의 채광 유리를 통하여 비스듬히 내리 꽂히고 있었다.
“아, 참........!!”
침대 쪽으로 어머니가 다시 되돌아왔다.
순간 원기 왕성하게 발기되어 버린 내 성기를 어머니에게 보인다는 것에 다소 당황되었다.
이럴 때 모포라도 한 장 있었으면....
“뭐, 뭡니까...?”
“어제 밤에 들은 대로... 너와 나는 모자사이인 것이 확실한 것 같지만.....”
거북함과 부끄러움으로 새빨개진 나에게 어머니는 아주 뻔뻔스럽게도 아무 것도 모르는 척, 특유의 고혹적인 미소를 띄우며 뜨겁고 달콤한 음성으로 말을 했다.
나는 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다시 한번 불끈거리는 욕정이 치솟아 올라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그.. 그런데요...”
“응.... 그러나 나로서는 아무래도 믿어지지가 않아.. 또한 나는 분명히 칠 개월 전에 아이를 낳았는데..”
“그냥 편하게 생각하세요...”
“으응.. 그럴까...? 그런데 그게 잘 안되네..”
역시 어머니는 정신적인 안정이 필요한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어머니의 정신연령은 27세였지만 몸은 16살이니...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의 정신 연령은 50살인데 몸은 16살 소년이니...
또한 어머니가 어머니처럼 보이질 않고 마치 동생이나 딸처럼 느껴졌다.
* * *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나는 메인 컴퓨터가 있는 방안의 테이블 앞에 턱을 괴고 앉아서 바깥 풍경을 감시하고 있는 대형 모니터 스크린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지금까지의 상황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하며 정리해 보기 시작했다.
‘2061년이라...’
도저히 납득이 되질 않았다.
‘잃어버린 59년이 넘는 긴 시간 속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왜 별자리가 바뀌었고 모든 기후조건이 왜 저렇게 바뀌게 되었을까..? 지축 변동이 일어난 것일까..? 이 연구실은 내가 꿈속에서나 생각하던 최첨단 장비로 가득 차 있질 않은가...? 내가 남긴 기록으로 봐서 50년쯤 지나는 동안 이렇게 엄청나게 과학이 발전한 것은 그래도 좀 이해가 가지만 무슨 원인에 의해서 지축이 변동 되었을까..? 지축이 변동되었다면 엄청난 지각 변동도 함께 있었을 텐데..... 이 지구상에 아직 사람이 살고 있을까..?’
내가 상념에 젖어 있는데 어머니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얼 그렇게 넋을 잃고 생각을 하니? 커피를 끓였는데 마셔볼래?”
“응? 아.... 예....?”
어느새 어머니가 곁에 다가와 커피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봉긋이 솟아오른 유방이 보기에 너무 아름다웠다.
슬그머니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고 얼른 시선을 돌렸다.
“얘, 너무 고민하지 말고 다시 한 번 더 컴퓨터에게 물어보지 그러니? 안 그러면 엄마가 젖이나 줄까..? 호호호...”
평소의 어머니는 별로 컴퓨터를 신뢰하시지 않으셨는데 역시 버그가 있는 것일까..?
16세 청순 가련한 소녀의 몸과 얼굴을 한 어머니는 그런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농담을 하며 잔에 커피를 따라서 나에게 건네주었다.
향긋한 커피 냄새와 어머니의 몸에서 나는 소녀 특유의 야릇한 체향이 뒤섞여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그래 볼까요?”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들킬까봐 잘 됐다 싶어 커피 잔을 들고 메인 컴퓨터 앞으로 가서 대화 버튼을 눌렀다.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그래... 좀 물어 볼 것이 있다.”
“말씀하십시오.”
“좋아... 너는 언제 만들어 졌지?”
“네, 저는 서기 2,045년 11월 27일부터 인식을 하고 있으니까 그때 만들어 졌습니다.”
“오늘은 며칠이지?”
“네, 오늘은 2061 5. 14. 토요일입니다.”
“으음... 그래....”
“그러면 밖의 풍경이 왜 저렇게 많이 변했지? 마치 아프리카의 밀림 속에 있는 것 같잖아? 그리고 이곳에는 은행나무 숲인 것 같은데 저기에 있는 제일 큰 저 은행나무에 대해서 아는 대로 말해봐?”
나는 바깥 풍경이 모니터 되고 있는 스크린을 보며 방호 배리어의 제일 앞에 위치한 나무들 중에 제일 큰 은행나무를 가리키며 무심코 말했다.
그러나 컴퓨터의 대답을 들으며 더욱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네, 지금부터 주인님의 질문에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출입구를 기준으로 하여 네 시 방향으로 전자배리어 전방 10미터 지점에 서있는 나무의 수종은 은행나무로서 성별은 암그루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관측해온 자료에 의하면 1997년 4월 27일 07:27분에 황무지였던 저 곳에 강력한 태풍에 의하여 날아온 씨앗이 발아하여 성장하기 시작한 후로 오늘 현재 1,452년 7개월 8일이 되었습니다.”
“뭐? 뭐라고??? 천 사 백년??? 1997년???”
나는 너무 엉뚱한 대답에 놀라서 들고 있던 커피 잔을 떨어트릴 뻔하였다.
“처음 은행나무 씨앗이 발아한 연도를 다시 말해봐!!!”
“네, 최초의 발아 연도는 1997년 4월 27일입니다.”
“그럼, 다시.. 오늘 현재 몇 년 되었나?”
“네, 오늘 현재 1,452년 7개월 8일 되었습니다.”
“끄응... 컴퓨터가 맛이 갔군...!”
“주인님, 저는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현재 모든 기능이 99.9987432189999999874939274%로 정상 가동중입니다.”
“좋아, 네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어디 한번 테스트를 해 보아야겠다. 수동 모드로 전환!”
“네, 방어 체제 외에 모든 기능 수동 모드로 변환 실행 중!”
“방어 체제까지 수동 모드로 전환 해!”
“그러면 다시 수동전환 패스워드를 입력해 주십시오.”
“패스워드?”
$ Password : _______________________
음성이 사라지고 초대형 스크린에 푸른색 자막이 나타나며 커서가 깜빡였다.
도무지 패스워드를 걸어 놓은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컴퓨터는 계속해서 패스워드를 입력하라고 종용하고 있었다.
나는 약간 황당함을 느꼈다.
“으음... 패스워드라....? 내가 걸어놓은 패스워드라....? 패스워... 옳지...!”
나는 네이버3에 접속할 때 쓰는 패스워드 ************을 입력했다.
그리고 엔터를 치자 눈에 익은 Li-U-WinXme의 로고가 떴다.
Li-U-WinXme는 나와 흑슈가 공동 개발한 OS로서, 내가 유닉스 코드를 변조시켜 리눅스에 디지타이징 한 것을 후에 흑슈가 당시에 유행하던 윈미와 엑스피를 디코딩시킨 것이었는데, 다중 연산 방식과 빠른 스피드가 특징이어서 예를 들면 24자리 128비트의 암호 코드를 0.3초면 풀어낼 수 있을 정도였다.
나와 흑슈는 이것을 사용하여 훌륭하게 뇌 스캔과 복제 인간을 합성해 내는 쾌거를 이룩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을 고백하자면 흑슈가 디코딩한 윈미와 엑스피는 날 때부터 독실한 불교 신자인 흑슈가 평소 알고 지내던 해 무슨 사의 도력이 높은 스님들을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몰래 잠입시켜서 빌 게이츠의 모든 소스를 슬쩍 한 것이었다.
무슨 소리냐고요?
그건 이렇습니다.
흑슈의 부탁을 받고 윈미와 엑스피에 잠입한 고승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팀장으로 복사 중을 위시하여,
탐색 중
여는 중
읽는 중
....... 중
....... 중
....... 중
전송 중
^^
그런데 나중에서야 이 엉뚱한 중(?)들 때문에 커다란 문제가 생긴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소설이 끝나면 아실 겁니다.
근데 소설은 언제 끝이 날려나...?
혹시 아시는 분계신가요?
에구...
내가 무슨 헛소리를....
어쨌든 컴퓨터를 수동모드로 바꾸고 나서 나는 장시간에 걸쳐 여러 가지로 컴퓨터를 테스트 해 보았다.
그러나 컴퓨터의 말대로 모든 기능이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나는 의혹만 더 추가한 채 컴퓨터를 자동 모드로 전환 시켰다.
#$ Ls : auto mode
“모든 시스템 자동 모드 전환 완료. 방어 체제 점검 중... 이상 없음..”
스크린이 바뀌며 바깥 풍경이 보였다.
“얘, 내가 컴퓨터에게 뭘 좀 물어 보아도 되니?”
어머니가 내 곁에 바싹 다가앉으며 묻는 바람에 나는 깜짝 놀랐다.
꽤 오랜 시간이었는데도 어머니는 그때까지 그냥 거기에 서 있었나 보았다.
갑자기 어머니가 컴퓨터에게 어떤 엉뚱한 명령을 내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되어 거절하는 의미로 심드렁하게 말했다.
“나 이외에는 아무에게도 응답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자 어머니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예의 그 예쁜 유방을 내 등에 바짝 붙이고 나서 팔을 돌려 내 어깨를 끌어안고 쳐다보며 어떻게 해 달라는 듯 고혹적인 미소를 띄우며 또 다시 윙크를 했다.
아무래도 심각한 버그가 어머니의 뇌 속에 침투한 것 같았다.
정신연령은 오십이나 된 나는 열 여섯 청순한 모습의 어머니를 보며 홀린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는 수 없이 키보드를 두드려 어머니의 질문에 응답할 수 있도록 입력을 했다.
“이제 질문에 응답할 거예요.”
“으응... 그래! 그럼, 얘, 컴퓨터! 어떻게 냉장고 안의 식품을 꺼내도 금방 다시 생기지?”
어머니는 그것이 제일 궁금했었나 보았다.
“네, 그것은 ∏≡∑∬〓Ψ㎨㎶⅞Æ라는 공식에 의해서 ΓΗΟΝ이라는 ..................”
“그만해! 됐어...”
컴퓨터가 복잡한 수학 공식을 들먹이며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으려는 것을 내가 중간에서 차단하였다.
그리고 음식물 합성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
그리고 덧붙여 내가 복제 인간을 합성하는데 성공을 했는데 그 이후에는 여러 가지 물질을 - 원소에서 분자로, 분자에서 물질로 - 합성하는 기술이 발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 옷이나 옷감도 만드는 기계가 있겠네..?”
어머니는 나의 알몸을 훑어보며 기대에 찬 어조로 말했다.
“쩝...............! 끄응...! 없어요.... 없습니다. 제가 미처 거기까지는 대비를 못한 것 같아요....”
“으음... 그러면 어떻게 하지...? 늘 이렇게 벗고 다닐 수도 없고...”
“글쎄요... 옳지... 컴퓨터, 여기에 공작실이 있겠지?”
“네, 있습니다. B-3실입니다.”
나와 어머니는 서로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 B-3실 -
나는 제일 먼저 옷감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다른 것은 그럭저럭 내 생각대로 잘 만들 수 있겠는데 이놈의 옷감만은 잘 안되었다.
여러모로 궁리를 하다가 하는 수 없이 고분자 물질을 이용하여 전자파 차단용으로 쓰이던 은색의 반투명의 비닐 비슷한 옷감을 겨우 합성해 냈다.
어머니는 그것으로 치마 비슷한, 아니 미니스커트라고 불러도 될, 그런 옷과 셔츠를 만들어 입었고 내게도 만들어 주었다.
셔츠는, 셔츠라고 말 할 수도 없지만, 직사각형의 가운데를 타원형으로 오려내고 반으로 접어 팔이 나올 만큼 남겨두고 꿰맸고, 치마는 원뿔 형태로 재단을 해서 윗 부분을 허리둘레만큼 잘라내고 흘러내리지 않도록 묶을 수 있게 끈을 달았다.
그 옷을 입은 어머니의 알몸이 약간 가려졌지만 오히려 보일 듯 말 듯한 반투명 은빛 천을 통하여 더욱 뇌살적으로 보였다.
옷을 입은 내가 엉거주춤 하고 있자 그런 모습이 너무나 우스꽝스러웠던지 어머니는 나를 바라보며 한동안 깔깔거리며 웃어댔다.
옷을 만들 수 있는 천을 마련한 다음에 밖으로 나가서 타고 다닐 수 있는 탈것을 만들었다.
긴 쪽이 5미터, 짧은 쪽이 3미터가 되는 타원형의 플래티늄 원반 위에 오토바이처럼 핸들과 안장을 달고 자동 항법 장치를 비롯한 각종 측정장치와 계기반을 달아 소형 컴퓨터에 연결시켰다.
동체의 앞부분으로부터 흡입된 공기를 압축하여 질소를 추출한 후에 그 질소를 태워 추진력을 얻는 질소 추진 엔진을 달아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뒷좌석 부분에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각종 도구를 넣는 함을 달고, 취사도구와 소형 냉온장고를 비롯하여 음식물을 대신할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을 합성하여 햄처럼 생긴 식품을 제조 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아 놓았다.
또한 혹시 몰라 사정거리 150미터의 전자 빔을 쏠 수 있는 전자포 장치와 5만 킬로와트 급 전자배리어를 설치했다.
그 외에도 밖으로 나가서 필요할 여러 가지 도구나 물건을 챙기고 마지막으로 빛의 투과 량을 조절 할 수 있는 강화 유리를 둥글게 씌웠다.
다 만들고 나서 보니 마치 타원형의 작은 접시 위에 반으로 쪼갠 달걀은 얹어 놓은 것 같았다.
어머니와 나는 고심 끝에 플라바이크라고 이름을 명명했다.
플라바이크를 완성하고 나서 일주일에 걸쳐서 밖으로 나갈 여러 가지 준비물들을 세심하게 만들고 필요한 재료들을 합성해 냈다.
- 탐험의 시작 -
필요한 여러 가지 장비가 전부 만들어지자 어머니와 나는 밖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다소 흥분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최종 통로인 출입문의 스위치를 눌렀다.
윙하는 작은 소음과 함께 회백색 플래티늄으로 만들어진 육중한 문이 열렸다.
문 밖 십 미터쯤 되는 곳에 옅은 청록색으로 빛나는 거의 투명에 가까운 전자 배리어가 돔을 이루며 쳐져 있었고, 그 청록색 배리어의 빛살 너머로 마치 원시림 같은 거대한 숲이 진한 녹색을 발하며 버티고 있었다.
손목에 차고 있는 콘트롤러의 버튼을 누르자 아주 높은 주파수대의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리며 전자 배리어가 갈라지 듯 열렸다.
전에는 분명히 이 출구 앞으로 잘 포장된 길이 있었을 텐데 지금은 길은 없고 눈앞에 신록이 무성하게 우거진 원시림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숲이 펼쳐지며 마치 바닷가에 온 것처럼 진한 해초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갑자기 묘한 불안감이 들었다.
어머니가 내 뒤를 따라 나오다가 불안한 듯 말을 했다.
“어째... 좀 이상하지 않니? 좀 더 알아보고 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네... 그러네요.”
나는 출구를 열어 놓은 채 플라바이크에 장착되어진 소형 컴퓨터의 뚜껑을 열고 파워를 넣었다.
파워를 넣자마자 금방 부팅이 되었다.
제일 먼저 대기 분석 프로그램을 띄우고 대기의 성분을 분석해 보았다.
사진을 보는 것처럼 선명한 액정 모니터에 2002년의 대기 분석 수치와 현재의 대기 분석 수치가 비교되어 나타났다.
『 질소 47 %
산소 24 %
네온 13 %
크립톤 6 %
아르곤 5 %
헬륨 4 %
기타 1 %
상당량의 많은 산소가 대기 중에 포함되어 있었다.
“으음....”
“뭐가 이상하니?”
“네, 좀 이상해요.... 우리가 살던 때 보다 훨씬 많은 양의 산소가 대기 중에 들어 있어요. 이 정도의 양이라면... 으음... 간단하게 말해서 아마 이 숲에 불이 붙으면 끄기가 매우 어려울 거예요. 100미터를 전력으로 달려도 별로 숨 가쁘지 않을 거구요....”
“그런데 여기 이 나무나 풀들이 좀 이상하지 않니?”
“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고생대나 중생대로 돌아온 느낌이군요... 이러다가 공룡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아이, 얘는... 좀 이상한 느낌이 드네... 그런 말 하니까....”
주변을 둘러보며 어머니와 나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주위의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지만 겨우 오십여 년, 아니 육, 칠십 년이 지났다 하더라도 이렇게 생소할 수는 없을 텐데....
더구나 내가 전혀 인적이 없는 이렇게 깊은 산 속에 개인 연구실을 세울 이유는 없었을 것 같았다.
“저... 아무래도 뭔가 좀 이상하네요. 진짜 타임머신이 발명되어 과거로 되돌아 온 것이나 아닌지..... 아무튼 조심스럽게 살펴보아야 하겠네요....”
“그래, 조심하는 게 좋겠다. 어쩐지 좀 무섭기도 해...”
나는 오토바이처럼 생긴 플라바이크의 안장에 올라서 시동 버튼을 눌렀다.
슈.. 슈... 슛..... 슈왕!
경쾌한 금속성과 함께 부드러운 떨림이 손잡이를 통해 전해져 왔다.
“타세요..”
“응? 으응..”
어머니가 뒤에 타며 내 허리를 살짝 껴안았다.
나는 전자배리어의 출구를 닫은 다음 수직 상승 페달을 서서히 밟았다.
체중이 아래로 쏠리며 플라바이크가 서서히 수직으로 이륙하기 시작했다.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계기반에 달려 있는 고도계의 디지털 숫자가 십 미터를 지나 이십이란 숫자를 나타내자 시야가 탁 트이며 나무로 둘러싸인 장벽의 꼭대기 너머로 녹색 물결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산은 보이질 않고 한없이 펼쳐진 온통 녹색 물결뿐이었다.
“어머나....! 정글북이네..!!!”
“...............”
육안으로 보나, 레이저빔 텔레 스코프를 작동시켜 보나, 반경 200킬로미터 안에는 그 어디에도 사람이 사는 흔적이 보이질 않았다.
무작정 앞으로 나가 보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놓고 자동 항법 장치를 가동 시켜 현재 위치를 기억 시켰다.
반으로 갈라진 연구소의 전자 배리어의 출구를 닫고 서서히 오른손의 가속 액셀레이터를 잡아당기자 그 상태에서 천천히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아... 조금 떨리네..”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안 떨어트릴 테니까...”
어머니가 내 등에 꼭 붙어왔다.
탄력 있는 뭉클한 유방의 감촉이 등에 가득히 느껴진다.
어머니가 내 등에 볼을 대고 눈을 감는 것 같았다.
멀어지는 연구소의 회백색 돔 위로 푸른 전자 배리어가 아스라이 빛나고 있었다.
- 강변에서... -
얼마나 왔을까..
무서워하는 어머니 때문에 시속 50 킬로미터 정도로 거의 네 시간쯤을 날아서야 아득히 저 멀리에 산봉우리들이 가물가물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날고 있는 곳은 분명히 한반도는 아닌 것 같았다.
이 정도의 거리를 날아 왔으면 서해 바다가 보여야 했다.
그렇다면 연구소가 공간 점프라도 해서 아프리카 밀림 한 가운데에 옮겨진 것인가...?
역시 지축이 이동되고 지각이 변동 된 것일까..?
지금까지 곰곰이 생각을 정리해 보았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산맥이 가까이 다가오자 지금까지 평평했던 지형이 끝나고 조금씩 기복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 높지 않은 언덕을 넘자 온통 푸른 숲만 있을 것 같은 밀림이 끝나고 잡목 숲 사이로 널찍한 강물이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어머니가 물을 처음 보는 소녀처럼 들떠 목청을 높였다.
“얘! 저거 봐! 물이야! 물!! 어서 내려가 보자..!!!”
“안 돼요.. 안전한 곳인지 먼저 조사를 해 봐야지요...”
강 옆으로 길다랗게 백사장을 이루며 은빛 모래가 반짝이고 있었다.
강물은 한없이 맑고 투명했다.
나는 컴퓨터를 부팅 시킨 다음 강물 위로 낮게 날며 음파 탐지기와 기타 여러 가지 장비를 동원하여 세심하게 물 속과 주변을 체크했다.
십 분 정도 시간이 흐르자 지금까지 수집된 정보들이 플라바이크에 부착된 컴퓨터의 LCD 모니터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데이터들이 자세히 분석되어 나와 있었다.
물의 pH 농도에서부터 BOD COD 등등등....
그 것들을 모두 다 여러분에게 말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정 필요하신 분이 계시면 멜 주세요..
그럼 데이터를 보내드리지요.. ^^;
아무튼 모든 것이 아주 정상이었다.
수심은 제일 깊은 곳이 3 미터 정도였고 수질은 예상했던 대로 1급 청정수였다.
그 맑은 물 속에 일급수에서만 사는 송사리를 비롯한 많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었다.
강물은 1960년대에 한반도를 흐르던 한탄강이나 금강처럼 전혀 오염이 되질 않았고 그 물 속에 사는 물고기의 종류들도 그 때와 비슷한 분포를 이루고 있었다.
주변에는 금빛 모래들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그 눈부신 모래밭 옆 커다란 나무 밑에 사뿐히 내렸다.
『 어머니야 누나야 ♪ ♬ ♪ ♬ ♪ ♪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어머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갑자기 소월의 시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다 어디로 사라 진 것일까...?
이렇게 가슴이 저리도록 아름다운 산천을 두고 모두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정말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은 걸까..?
내가 깊은 상념에 잠겨 있을 때 어머니는 옷을 - 옷이래야 별것도 아니지만 - 벗어 모래 바닥에 내동댕이치고는 마치 작은 사슴처럼 늘씬한 다리를 드러낸 채 물 쪽으로 달려갔다.
“안 돼요! 위험할지도 몰라요!”
“호호호! 뭘 이상 없다며...”
어머니는 곧장 물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리고 익숙하게 수영을 했다.
맑은 물 속을 유영하는 그 모습은 마치 인어를 연상케 했다.
“너도 들어와!”
어머니가 한 가운데쯤에서 소리를 질렀다.
물가에서 바라 본 어머니의 나신은 내 눈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적당히 긴 검은 머리카락은 물에 젖은 채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 두 눈은 흑진주처럼 영롱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어머니의 가냘픈 허리는 반쯤 물에 잠겨서 더욱 자극적이었다.
봉긋이 솟아오른 한 쌍의 젖가슴은 물오른 한참 때의 나이에 걸맞게 체내에서 발산되는 열정에 눈부시게 빛났고 어서 내 입술이 그 쪽으로 오기를 갈망하고 있는 듯 했다.
주위에 인기척이라고는 전혀 없었지만 나는 만약을 위해서 플라바이크에 전자배리어를 쳐놓고 옷을 벗어 어머니가 벗어 던져놓은 옷 옆에 놓았다.
그리고 어머니가 있는 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실로 오랜만에 발목에 닿는 강물의 감촉이 감미롭게 느껴졌다.
가까이 다가가자 어머니가 물을 뿌렸다.
나는 그 물을 고스란히 얼굴에 맞아가며 어머니에게 바짝 다가갔다.
계속해서 물을 뿌리던 어머니는 몸을 돌려 달아나려 했다.
그러나 내가 조금 빨라서 어머니의 발목을 잡았다.
나는 어머니의 발목을 잡아끌어 허리를 껴안았다.
매끄러운 피부 감촉이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했다.
어머니는 깔깔거리며 나에게서 떨어지려고 바동거렸지만 나는 적당히 힘을 주어 끌어안았다.
모든 것을 잠시 잊고 물장난을 치며 철벅거리는데 어쩌다가 어머니의 젖가슴이 내 얼굴에 닿았다.
매끄럽지만 포근한 느낌에 나는 본능적으로 어머니의 젖꼭지를 빨고 싶었다.
어머니도 아직 젖을 먹이던 기억이 남아 있는지 그런 내 머리를 잡고 가만히 있었다.
머리를 숙이자 어머니의 젖꼭지가 입술에 닿았지만 나는 어떤 알 수 없는 두려움 때문에 곧바로 물 수가 없었다.
차가운 강물에 젖어있어서일까......
어머니의 작은 오디처럼 생긴 젖꼭지는 보아란듯이 기지개를 켜고 있었고, 연분홍 빛 유륜에는 좁쌀처럼 소름이 돋아나 있었다.
입술이 닿을락 말락한 거리에서 안타까운 시간이 지체되자 호흡이 가빠졌다.
어머니의 젖가슴에 부디 쳐서 되돌아오는 가쁜 내 숨결이 뺨에 느껴졌다.
내가 지체하자 어머니는 젖꼭지를 내 입술 쪽으로 밀어붙였다.
조그만 돌기가 입술을 간질였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와락 거친 동작으로 젖꼭지를 한 입 가득 베어 물었다.
아이스크림을 먹듯 조심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자 나도 모르게 갑자기 새디즘적인 욕망이 치솟아 올랐다.
팽팽한 젖무덤을 혓바닥으로 한 번 쓰윽 핥아본 다음 이빨을 세웠다.
그리고는 예고도 없이 어머니의 젖꼭지를 조금 세게 깨물었다.
“앗! 아파.... 으음...........”
어머니의 입에서는 신음이 터져 나왔고, 상반신은 다시금 나의 입으로부터 도망가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렇지만 완전히 내 입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어머니의 그런 동작은 나의 이성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했다.
순간적으로 어머니의 몸에서 떨어지며 어색함을 메우기 위해 엉뚱한 말을 했다.
“엄마, 배고프네...”
“우리 아기 배가 고파? 방금 젖을 그렇게 많이 먹고도 금방 배가 고파? 호호호..”
“.......”
“깔깔깔... 알았어.. 알았다구... 호호호...”
어머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물 밖으로 걸어 나갔다.
오히려 뒤 따라 나가는 내 볼이 발갛게 물들여졌다.
역시 버그가 있는 것이 틀림없는 것 같았다.
- 새로운 생명체... -
강을 지나 저녁 무렵 온통 밀림으로 우거진 숲의 계곡을 따라 낮게 날고 있을 때였다.
“얘, 보이는 거라곤 온통 나무뿐이니 이제 지겹네.. 언제쯤 바다가 나올까?”
“글쎄요... 알 수 없지요...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해가 질 것 같네요.. 쉴 데를 찾아보아야 겠어요...”
조금 더 내려가자 시냇물이 휘감고 돌아 나가는 바람에 생긴 모래톱이 제법 널찍하고 평평한 곳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거기에 사람이 있었다.
몸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상반신이 잘생긴 미소년의 모습을 한, 마치 말처럼 생긴 동물이 물가의 바위 옆에서 무엇인가를 먹고 있었다.
적당히 자라난 갈기와 매끈한 몸매가 야생의 미를 강렬하게 내뿜고 있었다.
“아앗.. 저, 저기..!”
“네.. 보았어요..”
“얼굴은 사.. 사람이네.. 여자인가..?”
“네.. 아니 남자 같기도 하고..”
“망아진가? ....?”
“글쎄요.....”
그때였다.
먹기를 다 마친 망아지처럼 생긴 동물이 고개를 숙여 물을 마실 때였다.
그 작은 동물이 있는 숲 속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물을 마시는 사이에 나무 숲 속에서 마치 고릴라처럼 생긴 괴물 세 마리가 바윗돌 사이로 은폐를 해가며 살금살금 접근을 했다.
그 고릴라처럼 생긴 괴물들의 지능은 꽤 높아 보였다.
손에는 튼튼한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어멋!”
“퍽!”
어머니의 비명소리와 함께 그 괴물들이 튀어나오며 들고 있던 몽둥이로 망아지의 목덜미를 힘껏 내리 쳤다.
망아지는 그 충격에 푹 쓰러지고 말았다.
다른 괴물이 손에 든 창으로 목을 찌르려는지 겨냥을 하며 높이 들었다.
나는 안 되겠다 싶어 순간적으로 전자빔을 한 방 날렸다.
“펑!!!”
전자빔이 창을 들고 막 찌르려는 괴물이 서있는 바위에 부딪치며 커다란 굉음을 냈다.
후드득 파편이 휘날렸다.
그 괴물들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금방 위험을 직감했는지 후다닥 뛰어 숲 속으로 사라졌다.
* * *
그 괴물들이 사라지고 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적막함만이 감돌았다.
쓰러진 동물 곁에 조용히 착륙을 한 다음 적외선 침입 경고 장치를 가동 시켰다.
어머니가 내려서 그 동물의 곁으로 다가갔다.
다 자란 독일산 셰퍼드만 한 크기의 몸집에 얼굴은 아까 본대로 아폴론 조각상처럼 잘 생긴 미소년이었고, 몸통은 말과 같았다.
엉덩이에는 긴 말총 꼬리가 달려서 보기가 좋았다.
손과 발은 사람의 것과 흡사 했다.
특이 한 것은 다리 사이에 달린 성기의 모양이 인간의 것과 아주 똑같았는데, 포르노 배우처럼 크고 굵었다.
“후후훗!”
어머니가 녀석의 다리사이와 내 다리 사이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으음... 인면나귀라...”
나는 쓴 미소를 삼켰다.
인면나귀의 몸을 자세히 살펴 본 결과 뼈가 부러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정상적인 호흡을 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죽지는 않을 것 같았다.
다만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을 보아 목덜미가 급소인 것 같았다.
기절해 있는 녀석의 체세포를 채취하여 시료 분석기에 넣은 후 컴퓨터를 작동 시켰다.
약 오 분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자 컴퓨터가 분석 결과를 알렸다.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성별 : ♂
나이 : 세포 분열 상태로 볼 때 9개월 5일 16시간 지남.
유전자의 형태 : 인간과 99.43% 같음.
유전자 분석 : X염색체 결함으로 난자와 정자가 결합 될 때 수컷만 수정이 됨.」
모니터에 나타난 분석 결과를 들여다보다가 문득 서기 2001년 5월 9일 아침의 일이 생각났다.
나는 매일 아침 6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는데 항상 SBS TV를 예약 켜짐으로 설정해 놓았었다.
잠에서 깨어나며 바로 6시 뉴스를 들었는데, 그 날 앵커의 첫마디가 바로 이 말이었다.
“유전자를 조작한 어린이가 태어났습니다.”
유전자 조작으로 인면나귀라는 새로운 동물이 생긴 것 같았다.
어떤 목적에 의해서 사람의 모습을 한 말을 만들었을까....?
아니, 말의 모습을 한 사람인지도 몰랐다.
이제 나에게는 이 새로운 세계에 대하여 알아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진 것에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뜨거운 열기가 치솟아 오르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
<<< 복제 인간 II >>>
- 새로운 세상 -
어느 순간 알 수 없는 형태의 접촉이 있었다.
그 짧은 접촉만으로도 실크처럼 부드럽고 매끄러운 감각이 온 몸의 피부에 느껴진다.
그 짜릿한 촉감은 내 몸 전체에 산재해 있는 감각세포들을 자극하며 점점 성적인 욕망으로 부풀려지고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세찬 욕정이 온 몸에서 들끓고 있다.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아무래도 좋았다.
다만 이런 느낌을 좀더 확실하게 해 두고 싶었다.
무중력 속에서 억지로 유영을 하듯 허우적거리며 다가갔다.
양털을 넣은 실크 쿠션을 껴안듯 미지의 물체를 끌어 당겼다.
그리고 딱딱하게 팽창된 성기를 본능적으로 밀어댔다.
짜릿한 만족감이 말초신경 세포를 통해 대뇌에 전해져 온다.
그러나 그 짜릿한 순간, 지금까지 얌전하고 고분고분하게 통제 당하던 그 물체가 갑자기 돌변했다.
어디에 그런 파워가 잠재해 있었는지 날쌘 탄력으로 내 가슴을 밀치더니 마치 손아귀를 빠져나가는 물고기처럼 익숙한 몸짓으로 꿈틀대며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다 잡았던 고기를 놓치는 순간이었다.
아쉬움에 짧은 탄성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다.
깜짝 놀라 눈을 뜨니 웬 소녀가 발가벗은 몸으로 내가 누워있는 옆에 비스듬히 앉아서 볼을 발갛게 물들인 채 나를 보며 킥킥거리고 있었다.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몽롱한 가운데 잠시 멍한 상태가 유지되었다.
“누.. 누구..?”
“호호호.. 정신차려!”
맑은 웃음소리와 함께 예쁜 손바닥으로 내 가슴을 찰싹거린다.
풍성치는 않지만 적당히 부풀은 앙증스러운 가슴의 융기에 눈이 부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으... 음....”
갑자기 현실로 돌아온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머니가 나의 한껏 발기된 자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이런.. 이게 무슨 꼴이람..’
부끄러움과 창피한 생각이 들어 얼굴이 굳어졌다.
본능적으로 가릴 것을 찾아보았으나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런 나의 표정을 보며 웃음을 참느라 킥킥대며 어머니가 일어났다.
그리곤 갑자기 잔뜩 발기되어 천장을 찌르고 있는 내 성기를 손가락으로 톡 퉁기더니 매혹적인 윙크를 보내왔다.
“윽!!!”
날카로운 통증과 함께 짜릿한 느낌이 전신을 휘감아 흐르며 자극을 한다.
그 바람에 줄어들었던 성기에 다시 힘이 들어간다.
‘에구.... 아무래도 어머니가 아들에게 할 짓은 아닌데...’
역시 어머니의 기억을 편집할 때 완벽치 못한 프로그램의 오류로 인하여 어떤 버그가 생긴 것 같았다.
‘망할노무 흑슈.... 잘 좀 만들지... 그나저나 이젠 네이버3에서 얼굴도 안 보이네... 쩝!!!’
그러나 어머니의 정신에 어떤 문제가 있을지라도 어머니의 몸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갸름한 얼굴에 동그란 눈망울..
희고 긴 목과 적당한 크기에 예쁜 모양을 하고 있는 젖가슴 가운데 앙증맞게 자리 잡은 젖꼭지...
균형이 잘 잡힌 허리와 기름진 배, 그 아래 송송히 돋아난 수풀...
‘으흠! 아무려면 내가 흑슈보다야... 쿨럭!’
지금 그 모든 것을 눈부시게 바라보며 나는 이 순간 내가 아들의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좋을는지 아니면 평범한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좋을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나의 심중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어머니는 훌쩍 일어섰다.
“으응... 자, 그러면 나는 아침밥을 만들어 볼까....? 그러려면 뭘 좀 입어야 하겠는데... 하다 못해 앞치마라도 있었으면... 넌 대단한 과학자라고 떠벌리기만 하지 말고 오늘은 입을 옷이나 만들려무나... 에.... 그리고 너어.... 절대로 보면 안돼! 훔쳐보지 마..! 알았지?”
내 앞에서 마치 초등학생을 혼내는 여선생처럼 양쪽 옆구리에 두 손을 댄 채 서서는 이렇게 엉뚱한 말을 하고는 나를 흘기듯 잠깐 쳐다보았다.
말을 마친 후 그 눈부시고 멋있는 나신을 힉 돌려 사뿐 사뿐 경쾌한 발걸음으로 싱크대 쪽을 향하여 걸어갔다.
‘쳇, 뭘 훔쳐보나... 눈만 뜨면 다 보이는 걸.. 그냥 바라보지...’
열 여섯 소녀의 완벽하고 예쁘게 균형 잡힌 뒷모습이 비너스 조각처럼 느껴졌다.
그 눈부신 아름다움에 나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쿵쿵 가슴이 뛰며 뺨이 빨개질 정도로 열이 올랐다.
걸을 때마다 뽀얀 엉덩이 아래 은밀한 속살이 있는 곳까지 찬란한 아침 햇살이 둥근 천장의 채광 유리를 통하여 비스듬히 내리 꽂히고 있었다.
“아, 참........!!”
침대 쪽으로 어머니가 다시 되돌아왔다.
순간 원기 왕성하게 발기되어 버린 내 성기를 어머니에게 보인다는 것에 다소 당황되었다.
이럴 때 모포라도 한 장 있었으면....
“뭐, 뭡니까...?”
“어제 밤에 들은 대로... 너와 나는 모자사이인 것이 확실한 것 같지만.....”
거북함과 부끄러움으로 새빨개진 나에게 어머니는 아주 뻔뻔스럽게도 아무 것도 모르는 척, 특유의 고혹적인 미소를 띄우며 뜨겁고 달콤한 음성으로 말을 했다.
나는 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다시 한번 불끈거리는 욕정이 치솟아 올라오는 것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그.. 그런데요...”
“응.... 그러나 나로서는 아무래도 믿어지지가 않아.. 또한 나는 분명히 칠 개월 전에 아이를 낳았는데..”
“그냥 편하게 생각하세요...”
“으응.. 그럴까...? 그런데 그게 잘 안되네..”
역시 어머니는 정신적인 안정이 필요한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어머니의 정신연령은 27세였지만 몸은 16살이니...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의 정신 연령은 50살인데 몸은 16살 소년이니...
또한 어머니가 어머니처럼 보이질 않고 마치 동생이나 딸처럼 느껴졌다.
* * *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나는 메인 컴퓨터가 있는 방안의 테이블 앞에 턱을 괴고 앉아서 바깥 풍경을 감시하고 있는 대형 모니터 스크린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지금까지의 상황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하며 정리해 보기 시작했다.
‘2061년이라...’
도저히 납득이 되질 않았다.
‘잃어버린 59년이 넘는 긴 시간 속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왜 별자리가 바뀌었고 모든 기후조건이 왜 저렇게 바뀌게 되었을까..? 지축 변동이 일어난 것일까..? 이 연구실은 내가 꿈속에서나 생각하던 최첨단 장비로 가득 차 있질 않은가...? 내가 남긴 기록으로 봐서 50년쯤 지나는 동안 이렇게 엄청나게 과학이 발전한 것은 그래도 좀 이해가 가지만 무슨 원인에 의해서 지축이 변동 되었을까..? 지축이 변동되었다면 엄청난 지각 변동도 함께 있었을 텐데..... 이 지구상에 아직 사람이 살고 있을까..?’
내가 상념에 젖어 있는데 어머니의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얼 그렇게 넋을 잃고 생각을 하니? 커피를 끓였는데 마셔볼래?”
“응? 아.... 예....?”
어느새 어머니가 곁에 다가와 커피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봉긋이 솟아오른 유방이 보기에 너무 아름다웠다.
슬그머니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고 얼른 시선을 돌렸다.
“얘, 너무 고민하지 말고 다시 한 번 더 컴퓨터에게 물어보지 그러니? 안 그러면 엄마가 젖이나 줄까..? 호호호...”
평소의 어머니는 별로 컴퓨터를 신뢰하시지 않으셨는데 역시 버그가 있는 것일까..?
16세 청순 가련한 소녀의 몸과 얼굴을 한 어머니는 그런 이미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농담을 하며 잔에 커피를 따라서 나에게 건네주었다.
향긋한 커피 냄새와 어머니의 몸에서 나는 소녀 특유의 야릇한 체향이 뒤섞여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그래 볼까요?”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들킬까봐 잘 됐다 싶어 커피 잔을 들고 메인 컴퓨터 앞으로 가서 대화 버튼을 눌렀다.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그래... 좀 물어 볼 것이 있다.”
“말씀하십시오.”
“좋아... 너는 언제 만들어 졌지?”
“네, 저는 서기 2,045년 11월 27일부터 인식을 하고 있으니까 그때 만들어 졌습니다.”
“오늘은 며칠이지?”
“네, 오늘은 2061 5. 14. 토요일입니다.”
“으음... 그래....”
“그러면 밖의 풍경이 왜 저렇게 많이 변했지? 마치 아프리카의 밀림 속에 있는 것 같잖아? 그리고 이곳에는 은행나무 숲인 것 같은데 저기에 있는 제일 큰 저 은행나무에 대해서 아는 대로 말해봐?”
나는 바깥 풍경이 모니터 되고 있는 스크린을 보며 방호 배리어의 제일 앞에 위치한 나무들 중에 제일 큰 은행나무를 가리키며 무심코 말했다.
그러나 컴퓨터의 대답을 들으며 더욱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네, 지금부터 주인님의 질문에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출입구를 기준으로 하여 네 시 방향으로 전자배리어 전방 10미터 지점에 서있는 나무의 수종은 은행나무로서 성별은 암그루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관측해온 자료에 의하면 1997년 4월 27일 07:27분에 황무지였던 저 곳에 강력한 태풍에 의하여 날아온 씨앗이 발아하여 성장하기 시작한 후로 오늘 현재 1,452년 7개월 8일이 되었습니다.”
“뭐? 뭐라고??? 천 사 백년??? 1997년???”
나는 너무 엉뚱한 대답에 놀라서 들고 있던 커피 잔을 떨어트릴 뻔하였다.
“처음 은행나무 씨앗이 발아한 연도를 다시 말해봐!!!”
“네, 최초의 발아 연도는 1997년 4월 27일입니다.”
“그럼, 다시.. 오늘 현재 몇 년 되었나?”
“네, 오늘 현재 1,452년 7개월 8일 되었습니다.”
“끄응... 컴퓨터가 맛이 갔군...!”
“주인님, 저는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현재 모든 기능이 99.9987432189999999874939274%로 정상 가동중입니다.”
“좋아, 네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어디 한번 테스트를 해 보아야겠다. 수동 모드로 전환!”
“네, 방어 체제 외에 모든 기능 수동 모드로 변환 실행 중!”
“방어 체제까지 수동 모드로 전환 해!”
“그러면 다시 수동전환 패스워드를 입력해 주십시오.”
“패스워드?”
$ Password : _______________________
음성이 사라지고 초대형 스크린에 푸른색 자막이 나타나며 커서가 깜빡였다.
도무지 패스워드를 걸어 놓은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컴퓨터는 계속해서 패스워드를 입력하라고 종용하고 있었다.
나는 약간 황당함을 느꼈다.
“으음... 패스워드라....? 내가 걸어놓은 패스워드라....? 패스워... 옳지...!”
나는 네이버3에 접속할 때 쓰는 패스워드 ************을 입력했다.
그리고 엔터를 치자 눈에 익은 Li-U-WinXme의 로고가 떴다.
Li-U-WinXme는 나와 흑슈가 공동 개발한 OS로서, 내가 유닉스 코드를 변조시켜 리눅스에 디지타이징 한 것을 후에 흑슈가 당시에 유행하던 윈미와 엑스피를 디코딩시킨 것이었는데, 다중 연산 방식과 빠른 스피드가 특징이어서 예를 들면 24자리 128비트의 암호 코드를 0.3초면 풀어낼 수 있을 정도였다.
나와 흑슈는 이것을 사용하여 훌륭하게 뇌 스캔과 복제 인간을 합성해 내는 쾌거를 이룩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을 고백하자면 흑슈가 디코딩한 윈미와 엑스피는 날 때부터 독실한 불교 신자인 흑슈가 평소 알고 지내던 해 무슨 사의 도력이 높은 스님들을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몰래 잠입시켜서 빌 게이츠의 모든 소스를 슬쩍 한 것이었다.
무슨 소리냐고요?
그건 이렇습니다.
흑슈의 부탁을 받고 윈미와 엑스피에 잠입한 고승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팀장으로 복사 중을 위시하여,
탐색 중
여는 중
읽는 중
....... 중
....... 중
....... 중
전송 중
^^
그런데 나중에서야 이 엉뚱한 중(?)들 때문에 커다란 문제가 생긴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소설이 끝나면 아실 겁니다.
근데 소설은 언제 끝이 날려나...?
혹시 아시는 분계신가요?
에구...
내가 무슨 헛소리를....
어쨌든 컴퓨터를 수동모드로 바꾸고 나서 나는 장시간에 걸쳐 여러 가지로 컴퓨터를 테스트 해 보았다.
그러나 컴퓨터의 말대로 모든 기능이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나는 의혹만 더 추가한 채 컴퓨터를 자동 모드로 전환 시켰다.
#$ Ls : auto mode
“모든 시스템 자동 모드 전환 완료. 방어 체제 점검 중... 이상 없음..”
스크린이 바뀌며 바깥 풍경이 보였다.
“얘, 내가 컴퓨터에게 뭘 좀 물어 보아도 되니?”
어머니가 내 곁에 바싹 다가앉으며 묻는 바람에 나는 깜짝 놀랐다.
꽤 오랜 시간이었는데도 어머니는 그때까지 그냥 거기에 서 있었나 보았다.
갑자기 어머니가 컴퓨터에게 어떤 엉뚱한 명령을 내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되어 거절하는 의미로 심드렁하게 말했다.
“나 이외에는 아무에게도 응답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자 어머니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예의 그 예쁜 유방을 내 등에 바짝 붙이고 나서 팔을 돌려 내 어깨를 끌어안고 쳐다보며 어떻게 해 달라는 듯 고혹적인 미소를 띄우며 또 다시 윙크를 했다.
아무래도 심각한 버그가 어머니의 뇌 속에 침투한 것 같았다.
정신연령은 오십이나 된 나는 열 여섯 청순한 모습의 어머니를 보며 홀린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는 수 없이 키보드를 두드려 어머니의 질문에 응답할 수 있도록 입력을 했다.
“이제 질문에 응답할 거예요.”
“으응... 그래! 그럼, 얘, 컴퓨터! 어떻게 냉장고 안의 식품을 꺼내도 금방 다시 생기지?”
어머니는 그것이 제일 궁금했었나 보았다.
“네, 그것은 ∏≡∑∬〓Ψ㎨㎶⅞Æ라는 공식에 의해서 ΓΗΟΝ이라는 ..................”
“그만해! 됐어...”
컴퓨터가 복잡한 수학 공식을 들먹이며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으려는 것을 내가 중간에서 차단하였다.
그리고 음식물 합성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
그리고 덧붙여 내가 복제 인간을 합성하는데 성공을 했는데 그 이후에는 여러 가지 물질을 - 원소에서 분자로, 분자에서 물질로 - 합성하는 기술이 발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 옷이나 옷감도 만드는 기계가 있겠네..?”
어머니는 나의 알몸을 훑어보며 기대에 찬 어조로 말했다.
“쩝...............! 끄응...! 없어요.... 없습니다. 제가 미처 거기까지는 대비를 못한 것 같아요....”
“으음... 그러면 어떻게 하지...? 늘 이렇게 벗고 다닐 수도 없고...”
“글쎄요... 옳지... 컴퓨터, 여기에 공작실이 있겠지?”
“네, 있습니다. B-3실입니다.”
나와 어머니는 서로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 B-3실 -
나는 제일 먼저 옷감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다른 것은 그럭저럭 내 생각대로 잘 만들 수 있겠는데 이놈의 옷감만은 잘 안되었다.
여러모로 궁리를 하다가 하는 수 없이 고분자 물질을 이용하여 전자파 차단용으로 쓰이던 은색의 반투명의 비닐 비슷한 옷감을 겨우 합성해 냈다.
어머니는 그것으로 치마 비슷한, 아니 미니스커트라고 불러도 될, 그런 옷과 셔츠를 만들어 입었고 내게도 만들어 주었다.
셔츠는, 셔츠라고 말 할 수도 없지만, 직사각형의 가운데를 타원형으로 오려내고 반으로 접어 팔이 나올 만큼 남겨두고 꿰맸고, 치마는 원뿔 형태로 재단을 해서 윗 부분을 허리둘레만큼 잘라내고 흘러내리지 않도록 묶을 수 있게 끈을 달았다.
그 옷을 입은 어머니의 알몸이 약간 가려졌지만 오히려 보일 듯 말 듯한 반투명 은빛 천을 통하여 더욱 뇌살적으로 보였다.
옷을 입은 내가 엉거주춤 하고 있자 그런 모습이 너무나 우스꽝스러웠던지 어머니는 나를 바라보며 한동안 깔깔거리며 웃어댔다.
옷을 만들 수 있는 천을 마련한 다음에 밖으로 나가서 타고 다닐 수 있는 탈것을 만들었다.
긴 쪽이 5미터, 짧은 쪽이 3미터가 되는 타원형의 플래티늄 원반 위에 오토바이처럼 핸들과 안장을 달고 자동 항법 장치를 비롯한 각종 측정장치와 계기반을 달아 소형 컴퓨터에 연결시켰다.
동체의 앞부분으로부터 흡입된 공기를 압축하여 질소를 추출한 후에 그 질소를 태워 추진력을 얻는 질소 추진 엔진을 달아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뒷좌석 부분에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각종 도구를 넣는 함을 달고, 취사도구와 소형 냉온장고를 비롯하여 음식물을 대신할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을 합성하여 햄처럼 생긴 식품을 제조 할 수 있는 장치를 달아 놓았다.
또한 혹시 몰라 사정거리 150미터의 전자 빔을 쏠 수 있는 전자포 장치와 5만 킬로와트 급 전자배리어를 설치했다.
그 외에도 밖으로 나가서 필요할 여러 가지 도구나 물건을 챙기고 마지막으로 빛의 투과 량을 조절 할 수 있는 강화 유리를 둥글게 씌웠다.
다 만들고 나서 보니 마치 타원형의 작은 접시 위에 반으로 쪼갠 달걀은 얹어 놓은 것 같았다.
어머니와 나는 고심 끝에 플라바이크라고 이름을 명명했다.
플라바이크를 완성하고 나서 일주일에 걸쳐서 밖으로 나갈 여러 가지 준비물들을 세심하게 만들고 필요한 재료들을 합성해 냈다.
- 탐험의 시작 -
필요한 여러 가지 장비가 전부 만들어지자 어머니와 나는 밖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다소 흥분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최종 통로인 출입문의 스위치를 눌렀다.
윙하는 작은 소음과 함께 회백색 플래티늄으로 만들어진 육중한 문이 열렸다.
문 밖 십 미터쯤 되는 곳에 옅은 청록색으로 빛나는 거의 투명에 가까운 전자 배리어가 돔을 이루며 쳐져 있었고, 그 청록색 배리어의 빛살 너머로 마치 원시림 같은 거대한 숲이 진한 녹색을 발하며 버티고 있었다.
손목에 차고 있는 콘트롤러의 버튼을 누르자 아주 높은 주파수대의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리며 전자 배리어가 갈라지 듯 열렸다.
전에는 분명히 이 출구 앞으로 잘 포장된 길이 있었을 텐데 지금은 길은 없고 눈앞에 신록이 무성하게 우거진 원시림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숲이 펼쳐지며 마치 바닷가에 온 것처럼 진한 해초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갑자기 묘한 불안감이 들었다.
어머니가 내 뒤를 따라 나오다가 불안한 듯 말을 했다.
“어째... 좀 이상하지 않니? 좀 더 알아보고 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네... 그러네요.”
나는 출구를 열어 놓은 채 플라바이크에 장착되어진 소형 컴퓨터의 뚜껑을 열고 파워를 넣었다.
파워를 넣자마자 금방 부팅이 되었다.
제일 먼저 대기 분석 프로그램을 띄우고 대기의 성분을 분석해 보았다.
사진을 보는 것처럼 선명한 액정 모니터에 2002년의 대기 분석 수치와 현재의 대기 분석 수치가 비교되어 나타났다.
『 질소 47 %
산소 24 %
네온 13 %
크립톤 6 %
아르곤 5 %
헬륨 4 %
기타 1 %
상당량의 많은 산소가 대기 중에 포함되어 있었다.
“으음....”
“뭐가 이상하니?”
“네, 좀 이상해요.... 우리가 살던 때 보다 훨씬 많은 양의 산소가 대기 중에 들어 있어요. 이 정도의 양이라면... 으음... 간단하게 말해서 아마 이 숲에 불이 붙으면 끄기가 매우 어려울 거예요. 100미터를 전력으로 달려도 별로 숨 가쁘지 않을 거구요....”
“그런데 여기 이 나무나 풀들이 좀 이상하지 않니?”
“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고생대나 중생대로 돌아온 느낌이군요... 이러다가 공룡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아이, 얘는... 좀 이상한 느낌이 드네... 그런 말 하니까....”
주변을 둘러보며 어머니와 나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주위의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지만 겨우 오십여 년, 아니 육, 칠십 년이 지났다 하더라도 이렇게 생소할 수는 없을 텐데....
더구나 내가 전혀 인적이 없는 이렇게 깊은 산 속에 개인 연구실을 세울 이유는 없었을 것 같았다.
“저... 아무래도 뭔가 좀 이상하네요. 진짜 타임머신이 발명되어 과거로 되돌아 온 것이나 아닌지..... 아무튼 조심스럽게 살펴보아야 하겠네요....”
“그래, 조심하는 게 좋겠다. 어쩐지 좀 무섭기도 해...”
나는 오토바이처럼 생긴 플라바이크의 안장에 올라서 시동 버튼을 눌렀다.
슈.. 슈... 슛..... 슈왕!
경쾌한 금속성과 함께 부드러운 떨림이 손잡이를 통해 전해져 왔다.
“타세요..”
“응? 으응..”
어머니가 뒤에 타며 내 허리를 살짝 껴안았다.
나는 전자배리어의 출구를 닫은 다음 수직 상승 페달을 서서히 밟았다.
체중이 아래로 쏠리며 플라바이크가 서서히 수직으로 이륙하기 시작했다.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계기반에 달려 있는 고도계의 디지털 숫자가 십 미터를 지나 이십이란 숫자를 나타내자 시야가 탁 트이며 나무로 둘러싸인 장벽의 꼭대기 너머로 녹색 물결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산은 보이질 않고 한없이 펼쳐진 온통 녹색 물결뿐이었다.
“어머나....! 정글북이네..!!!”
“...............”
육안으로 보나, 레이저빔 텔레 스코프를 작동시켜 보나, 반경 200킬로미터 안에는 그 어디에도 사람이 사는 흔적이 보이질 않았다.
무작정 앞으로 나가 보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놓고 자동 항법 장치를 가동 시켜 현재 위치를 기억 시켰다.
반으로 갈라진 연구소의 전자 배리어의 출구를 닫고 서서히 오른손의 가속 액셀레이터를 잡아당기자 그 상태에서 천천히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아... 조금 떨리네..”
“괜찮아요.. 걱정 마세요. 안 떨어트릴 테니까...”
어머니가 내 등에 꼭 붙어왔다.
탄력 있는 뭉클한 유방의 감촉이 등에 가득히 느껴진다.
어머니가 내 등에 볼을 대고 눈을 감는 것 같았다.
멀어지는 연구소의 회백색 돔 위로 푸른 전자 배리어가 아스라이 빛나고 있었다.
- 강변에서... -
얼마나 왔을까..
무서워하는 어머니 때문에 시속 50 킬로미터 정도로 거의 네 시간쯤을 날아서야 아득히 저 멀리에 산봉우리들이 가물가물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날고 있는 곳은 분명히 한반도는 아닌 것 같았다.
이 정도의 거리를 날아 왔으면 서해 바다가 보여야 했다.
그렇다면 연구소가 공간 점프라도 해서 아프리카 밀림 한 가운데에 옮겨진 것인가...?
역시 지축이 이동되고 지각이 변동 된 것일까..?
지금까지 곰곰이 생각을 정리해 보았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산맥이 가까이 다가오자 지금까지 평평했던 지형이 끝나고 조금씩 기복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 높지 않은 언덕을 넘자 온통 푸른 숲만 있을 것 같은 밀림이 끝나고 잡목 숲 사이로 널찍한 강물이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어머니가 물을 처음 보는 소녀처럼 들떠 목청을 높였다.
“얘! 저거 봐! 물이야! 물!! 어서 내려가 보자..!!!”
“안 돼요.. 안전한 곳인지 먼저 조사를 해 봐야지요...”
강 옆으로 길다랗게 백사장을 이루며 은빛 모래가 반짝이고 있었다.
강물은 한없이 맑고 투명했다.
나는 컴퓨터를 부팅 시킨 다음 강물 위로 낮게 날며 음파 탐지기와 기타 여러 가지 장비를 동원하여 세심하게 물 속과 주변을 체크했다.
십 분 정도 시간이 흐르자 지금까지 수집된 정보들이 플라바이크에 부착된 컴퓨터의 LCD 모니터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데이터들이 자세히 분석되어 나와 있었다.
물의 pH 농도에서부터 BOD COD 등등등....
그 것들을 모두 다 여러분에게 말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정 필요하신 분이 계시면 멜 주세요..
그럼 데이터를 보내드리지요.. ^^;
아무튼 모든 것이 아주 정상이었다.
수심은 제일 깊은 곳이 3 미터 정도였고 수질은 예상했던 대로 1급 청정수였다.
그 맑은 물 속에 일급수에서만 사는 송사리를 비롯한 많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었다.
강물은 1960년대에 한반도를 흐르던 한탄강이나 금강처럼 전혀 오염이 되질 않았고 그 물 속에 사는 물고기의 종류들도 그 때와 비슷한 분포를 이루고 있었다.
주변에는 금빛 모래들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그 눈부신 모래밭 옆 커다란 나무 밑에 사뿐히 내렸다.
『 어머니야 누나야 ♪ ♬ ♪ ♬ ♪ ♪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어머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갑자기 소월의 시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다 어디로 사라 진 것일까...?
이렇게 가슴이 저리도록 아름다운 산천을 두고 모두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정말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은 걸까..?
내가 깊은 상념에 잠겨 있을 때 어머니는 옷을 - 옷이래야 별것도 아니지만 - 벗어 모래 바닥에 내동댕이치고는 마치 작은 사슴처럼 늘씬한 다리를 드러낸 채 물 쪽으로 달려갔다.
“안 돼요! 위험할지도 몰라요!”
“호호호! 뭘 이상 없다며...”
어머니는 곧장 물 속으로 뛰어 들었다.
그리고 익숙하게 수영을 했다.
맑은 물 속을 유영하는 그 모습은 마치 인어를 연상케 했다.
“너도 들어와!”
어머니가 한 가운데쯤에서 소리를 질렀다.
물가에서 바라 본 어머니의 나신은 내 눈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적당히 긴 검은 머리카락은 물에 젖은 채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 두 눈은 흑진주처럼 영롱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어머니의 가냘픈 허리는 반쯤 물에 잠겨서 더욱 자극적이었다.
봉긋이 솟아오른 한 쌍의 젖가슴은 물오른 한참 때의 나이에 걸맞게 체내에서 발산되는 열정에 눈부시게 빛났고 어서 내 입술이 그 쪽으로 오기를 갈망하고 있는 듯 했다.
주위에 인기척이라고는 전혀 없었지만 나는 만약을 위해서 플라바이크에 전자배리어를 쳐놓고 옷을 벗어 어머니가 벗어 던져놓은 옷 옆에 놓았다.
그리고 어머니가 있는 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실로 오랜만에 발목에 닿는 강물의 감촉이 감미롭게 느껴졌다.
가까이 다가가자 어머니가 물을 뿌렸다.
나는 그 물을 고스란히 얼굴에 맞아가며 어머니에게 바짝 다가갔다.
계속해서 물을 뿌리던 어머니는 몸을 돌려 달아나려 했다.
그러나 내가 조금 빨라서 어머니의 발목을 잡았다.
나는 어머니의 발목을 잡아끌어 허리를 껴안았다.
매끄러운 피부 감촉이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했다.
어머니는 깔깔거리며 나에게서 떨어지려고 바동거렸지만 나는 적당히 힘을 주어 끌어안았다.
모든 것을 잠시 잊고 물장난을 치며 철벅거리는데 어쩌다가 어머니의 젖가슴이 내 얼굴에 닿았다.
매끄럽지만 포근한 느낌에 나는 본능적으로 어머니의 젖꼭지를 빨고 싶었다.
어머니도 아직 젖을 먹이던 기억이 남아 있는지 그런 내 머리를 잡고 가만히 있었다.
머리를 숙이자 어머니의 젖꼭지가 입술에 닿았지만 나는 어떤 알 수 없는 두려움 때문에 곧바로 물 수가 없었다.
차가운 강물에 젖어있어서일까......
어머니의 작은 오디처럼 생긴 젖꼭지는 보아란듯이 기지개를 켜고 있었고, 연분홍 빛 유륜에는 좁쌀처럼 소름이 돋아나 있었다.
입술이 닿을락 말락한 거리에서 안타까운 시간이 지체되자 호흡이 가빠졌다.
어머니의 젖가슴에 부디 쳐서 되돌아오는 가쁜 내 숨결이 뺨에 느껴졌다.
내가 지체하자 어머니는 젖꼭지를 내 입술 쪽으로 밀어붙였다.
조그만 돌기가 입술을 간질였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와락 거친 동작으로 젖꼭지를 한 입 가득 베어 물었다.
아이스크림을 먹듯 조심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자 나도 모르게 갑자기 새디즘적인 욕망이 치솟아 올랐다.
팽팽한 젖무덤을 혓바닥으로 한 번 쓰윽 핥아본 다음 이빨을 세웠다.
그리고는 예고도 없이 어머니의 젖꼭지를 조금 세게 깨물었다.
“앗! 아파.... 으음...........”
어머니의 입에서는 신음이 터져 나왔고, 상반신은 다시금 나의 입으로부터 도망가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렇지만 완전히 내 입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어머니의 그런 동작은 나의 이성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했다.
순간적으로 어머니의 몸에서 떨어지며 어색함을 메우기 위해 엉뚱한 말을 했다.
“엄마, 배고프네...”
“우리 아기 배가 고파? 방금 젖을 그렇게 많이 먹고도 금방 배가 고파? 호호호..”
“.......”
“깔깔깔... 알았어.. 알았다구... 호호호...”
어머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물 밖으로 걸어 나갔다.
오히려 뒤 따라 나가는 내 볼이 발갛게 물들여졌다.
역시 버그가 있는 것이 틀림없는 것 같았다.
- 새로운 생명체... -
강을 지나 저녁 무렵 온통 밀림으로 우거진 숲의 계곡을 따라 낮게 날고 있을 때였다.
“얘, 보이는 거라곤 온통 나무뿐이니 이제 지겹네.. 언제쯤 바다가 나올까?”
“글쎄요... 알 수 없지요...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해가 질 것 같네요.. 쉴 데를 찾아보아야 겠어요...”
조금 더 내려가자 시냇물이 휘감고 돌아 나가는 바람에 생긴 모래톱이 제법 널찍하고 평평한 곳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거기에 사람이 있었다.
몸에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상반신이 잘생긴 미소년의 모습을 한, 마치 말처럼 생긴 동물이 물가의 바위 옆에서 무엇인가를 먹고 있었다.
적당히 자라난 갈기와 매끈한 몸매가 야생의 미를 강렬하게 내뿜고 있었다.
“아앗.. 저, 저기..!”
“네.. 보았어요..”
“얼굴은 사.. 사람이네.. 여자인가..?”
“네.. 아니 남자 같기도 하고..”
“망아진가? ....?”
“글쎄요.....”
그때였다.
먹기를 다 마친 망아지처럼 생긴 동물이 고개를 숙여 물을 마실 때였다.
그 작은 동물이 있는 숲 속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물을 마시는 사이에 나무 숲 속에서 마치 고릴라처럼 생긴 괴물 세 마리가 바윗돌 사이로 은폐를 해가며 살금살금 접근을 했다.
그 고릴라처럼 생긴 괴물들의 지능은 꽤 높아 보였다.
손에는 튼튼한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어멋!”
“퍽!”
어머니의 비명소리와 함께 그 괴물들이 튀어나오며 들고 있던 몽둥이로 망아지의 목덜미를 힘껏 내리 쳤다.
망아지는 그 충격에 푹 쓰러지고 말았다.
다른 괴물이 손에 든 창으로 목을 찌르려는지 겨냥을 하며 높이 들었다.
나는 안 되겠다 싶어 순간적으로 전자빔을 한 방 날렸다.
“펑!!!”
전자빔이 창을 들고 막 찌르려는 괴물이 서있는 바위에 부딪치며 커다란 굉음을 냈다.
후드득 파편이 휘날렸다.
그 괴물들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금방 위험을 직감했는지 후다닥 뛰어 숲 속으로 사라졌다.
* * *
그 괴물들이 사라지고 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적막함만이 감돌았다.
쓰러진 동물 곁에 조용히 착륙을 한 다음 적외선 침입 경고 장치를 가동 시켰다.
어머니가 내려서 그 동물의 곁으로 다가갔다.
다 자란 독일산 셰퍼드만 한 크기의 몸집에 얼굴은 아까 본대로 아폴론 조각상처럼 잘 생긴 미소년이었고, 몸통은 말과 같았다.
엉덩이에는 긴 말총 꼬리가 달려서 보기가 좋았다.
손과 발은 사람의 것과 흡사 했다.
특이 한 것은 다리 사이에 달린 성기의 모양이 인간의 것과 아주 똑같았는데, 포르노 배우처럼 크고 굵었다.
“후후훗!”
어머니가 녀석의 다리사이와 내 다리 사이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으음... 인면나귀라...”
나는 쓴 미소를 삼켰다.
인면나귀의 몸을 자세히 살펴 본 결과 뼈가 부러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정상적인 호흡을 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죽지는 않을 것 같았다.
다만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을 보아 목덜미가 급소인 것 같았다.
기절해 있는 녀석의 체세포를 채취하여 시료 분석기에 넣은 후 컴퓨터를 작동 시켰다.
약 오 분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자 컴퓨터가 분석 결과를 알렸다.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성별 : ♂
나이 : 세포 분열 상태로 볼 때 9개월 5일 16시간 지남.
유전자의 형태 : 인간과 99.43% 같음.
유전자 분석 : X염색체 결함으로 난자와 정자가 결합 될 때 수컷만 수정이 됨.」
모니터에 나타난 분석 결과를 들여다보다가 문득 서기 2001년 5월 9일 아침의 일이 생각났다.
나는 매일 아침 6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는데 항상 SBS TV를 예약 켜짐으로 설정해 놓았었다.
잠에서 깨어나며 바로 6시 뉴스를 들었는데, 그 날 앵커의 첫마디가 바로 이 말이었다.
“유전자를 조작한 어린이가 태어났습니다.”
유전자 조작으로 인면나귀라는 새로운 동물이 생긴 것 같았다.
어떤 목적에 의해서 사람의 모습을 한 말을 만들었을까....?
아니, 말의 모습을 한 사람인지도 몰랐다.
이제 나에게는 이 새로운 세계에 대하여 알아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진 것에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뜨거운 열기가 치솟아 오르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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