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신조 외전_제13-1장. 신조협 서곡(神雕俠 序曲)
당금 천자가 빠른 걸음으로 십삼태보성전으로 걸어 들어와서 급히 큰 소리로 말했다.
“왕 뚱보! 너 나의 미인을 어디다 감추었느냐?”
왕 대인이 웃음을 띠고 말했다.
“만세야, 잠깐만요, 곧 옵니다!”
일행 여러 명이 있었는데, 아름다운 여자가 연지와 분을 바르고, 치렁치렁한 머리에 고운 눈썹, 보아하니 모두 정성을 다해 치장을 한 것이었다.
“만세야, 제가 소개하겠습니다.”
왕 대인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젯밤에는 감히 만세야의 즐거움을 방해할 수 없었습니다만, 오늘은 만세야께서 기분 좋게 갖가지 맛을 보시게 해 드리겠습니다.”
“가냘프고 날씬하고 세속에 물들지 않았으며, 한 쌍의 맑고 큰 눈을 지니고, 몸이 섬세한 피부가 매끄럽고 부드러운 이 여자는 전 금나라 모 재상의 천금같이 귀한 딸 완안평입니다. 며칠 전에 이미 곽정 대협의 제자 무수문과 결혼하였습니다.”
한편으로 말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완안평이 유일하게 걸치고 있던 짙은 흑색의 배두렁이를 벗겨서 가냘프고 영롱한 몸을 발가벗겨 천자 앞에 알몸이 드러나게 하였다.
“기개가 넘치고 당당하며 체격이 빛나고 단단하며, 가슴이 불쑥 튀어나오고 피부가 약간 검은 이 여자는 몽고 귀족의 딸 야율연입니다. 그녀의 오빠 야율제가 최근 우리 대송에 투항하여 적지 않게 공을 세웠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가 곽 대협과 같이 소박하고 충실한 풍모를 지녔다고 하는데, 며칠 전에 곽정의 제자 무돈유와 결혼하였습니다.”
한편으로 말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야율연이 유일하게 걸치고 있던 회색 배두렁이를 벗겨 곡선이 뚜렷하고 풍만한 알몸을 천자의 눈앞에 드러나게 하였다.
“꽃 같고 키가 큰 이 아가씨는 성격이 제멋대로이고 까다로우며, 농염한 아름다움은 모친인 황용의 비할 데 없는 미색을 이어받았고, 응석받이로 자란 희고 보드라운 피부, 젊고 요염한 얼굴, 풍만한 가슴과 하얀 궁둥이는 차마 손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그녀의 부친은 곽 대협이요, 외할아버지는 동사 황 약사이며, 며칠 전에 야율제와 결혼하였는데, 이름은 곽부입니다.”
한편으로 말을 하면서, 홍능파가 역용한 곽부를 재빠르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만들었다.
“이 여자는 신분이 대단합니다. 만세야, 황용은 본디 중원 제일 미녀로 칭함을 받는데, 아름다움이 빼어나고 지혜가 뛰어난데, 곽정에게 시집간 지 여러 해입니다. 젊을 때의 아름다운 미색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을뿐더러 거기에 더욱 성숙한 풍모가 더해지니, 몸매가 만지기에 부드럽고 섬세하여 세상의 미녀들 몸에 연지와 분을 바른 것과 같습니다. 성격이 까다로우니, 소관이 온갖 수단을 써서 준비한 좋은 재료입니다.”
한편으로 말을 하면서, 이막수가 변신한 황용에게서 몸을 가리고 있는 살굿빛 배두렁이를 교묘하게 벗겨냈다.
천자가 왕 대인의 소개를 자못 흥미 있게 듣고 나니, 특수한 신분이라는 것이 천자의 마음을 견딜 수 없이 근질거리게 하여 큰 소리로 웃었다.
“하하하하! 좋구나. 좋아. 얼른 짐과 3백 합의 대전을 벌여 보자.”
대전 밖에는 잘 닦인 몇 갈래 거리가 있었다. 드문드문 황갈색의 마른 잎이 길가에 떨어져 있고 차갑고 쓸쓸하여, 적막한 시장을 이루고 있었다.
양양의 가을은 소슬하고 차가우니, 당연히 그런 것이다. 다만 시장이 적막한 것은 시장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괴이한 것이 이 시장은 참으로 적막하지만, 사람이 적지 않은 데 다만 적막할 뿐인 것이었다.
시끌벅적해야 마땅한 시장이 평상시라면 시끌벅적해야 할 시각에 사람은 한결같이 많은데도 오히려 시끌벅적하지 않았다.
사람이 많은데도 적막하고, 아무도 말이 없이 적막하고, 기이하게 적막했다.
약 5백 명의 관병이 모두 군장이 삼엄하고 늠름했다. 장창, 궁전, 방패 등이 대전에 임하는 것 같았다.
백 명의 관병이 한쪽에서 동요하였다. 한 명의 외팔이 소년이 네 명의 어린 소년이었다. 외팔이 소년은 당연히 양과였다. 네 명의 어린 소년은 나이가 열넷이나 열다섯쯤 되었는데, 한 명은 키가 크고 건장하고, 또 한 명은 왜소했으며, 또 한 명은 뚱뚱했고, 또 한 명은 거만하였다.
키 크고 건장한 아이는 두 손으로 양과의 겨드랑이 밑으로 넣어 양과의 가슴을 꽉 감싸 안고 있었고, 뚱뚱한 아이는 죽을힘을 다해 양과의 몸을 막고 있었으며, 왜소한 아이는 양과의 잘린 팔의 빈 소매를 잡고 있었다.
양과의 현철검은 거만한 소년의 목 위에 얹혀 있었는데, 거만한 눈빛은 껌뻑거리지도 않고 양과의 두 눈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다만, 양과의 눈빛은 거만한 눈빛에 부라리지도 않고 멀리 한 골목 너머 시장의 가운데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 줄기 세찬 가을바람이 스쳐 지나가니, 그에 따라 5인의 머리카락 끝이 일렁거렸다.
머리카락 끝이 흔들리자, 붙어 있던 잎도 흔들렸다.
가을바람에 나부낀 마른 잎이 멈추지 않고 스쳐 지나가서 장군부 앞의 돌사자에 떨어지고 길게 이어진 대로의 돌바닥에 떨어지고, 시장 한가운데서 돌다가 떨어졌다.
한참 후, 마른 잎이 서서히 떨어져서 조용히 내려앉았으나 가을바람에 이는 황토에 섞이지 않으니, 아주 적은 향기가 나는 듯하였다.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 하기 어려운 여아의 향기 같았다.
돌바닥은 새하얗고 차디차고, 양양의 수없이 왕래하는 수레와 말을 견딜 정도로 단단하였으나, 다만 이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낙엽이 내려앉은 곳은 매력적으로 희고 깨끗했으며, 따듯하고 부드러웠다.
마른 잎은 돌바닥이 아닌 곳에도 떨어졌다.
마른 잎 자체는 아직 썩어 문드러지거나 악취를 풍기지 않으면 꽤 좋으나, 당연히 향기를 지닐 수는 없었다.
향기는 바로 소녀의 타고난 체취였다.
백 명의 관병과 인솔자 세 사람은 불시에 코를 씰룩거리며 탐욕스럽게 소녀의 향기를 맡았다.
마른 잎이 떨어진 곳에는 한 명의 소녀가 있었는데, 단지 얇은 속옷과 고쟁이만 입고서 몸을 벌벌 떨고 있는 소녀였다.
소녀의 용모는 고운 눈썹과 귀밑머리에 얼굴이 희고 깨끗하며 아름다웠다. 참한 것이 사람으로 하여금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아리따운 아가씨였다.
비록 양양성에서는 아름다운 자태가 비할 데 없는 중원 제일 미녀라 일컬어지는 황용, 아름다운 꽃 같은 곽가 대소저 곽부, 단정하고 장중하며 부드럽고 아름다운 육가장주 정요가가 드나드는 것을 늘 볼 수 있었으나, 근년에 이르러 몇 차례 몽고병과 지혜와 무력을 다투다 보니, 양양의 많은 주민들은 또한 소용녀의 속세에 물들지 않고 탈속적인 절색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밖에, 육무쌍, 정영, 야율연, 완안평 등 몇 소녀가 비록 두어 차례 양양을 출입했으나, 또한 양양 사람들은 흥미진진하게 줄곧 이야기하고, 차나 술을 마시고 난 휴식 시간에 그 아름다움을 두고 누가 더 아름다운지 논쟁하게 되었다.
전쟁의 불길이 끊이지 않은 양양이지만 주민들은 한바탕 인간 미색의 절정을 음미하게 된지라 비록 이 황용 등의 미녀에게 다소 실례가 되겠지만 양양의 각 문파를 대표하는 빼어난 여자가 왕래하는 기간에는 연지속분과 마찬가지로 양양성의 어중이떠중이도 각각 보아도 볼 수 없었다.
다만 양양에 일찍이 나타난 적이 없던 이 소녀는 황용, 소용녀의 놀라운 아름다움은 아닐지라도 곽부, 육무쌍, 정영, 야율연, 완안평에 비하여 오히려 다른 멋이 있고, 깨끗하고 예쁜 것이 뭇 아름다움에 못지않았다.
소녀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분명한 관병들은 군대의 위엄과 규정을 흐트러뜨리기를 꺼렸지만 개개인이 숨을 죽이고 감히 곁눈질하지도 못하였으나 소녀의 신상에는 불시에 군규를 위반할 위험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쁜 여자는 남자들이 보기 좋아하는 법이니, 하물며 이러한 절색에 거의 알몸인 소녀임에랴!
소녀의 얇고 몸에 착 달라붙은 속옷이 왕창 찢어지고 녹색 배두렁이 위로 이미 속옷이 드러난 데다 완전히 어깨와 목, 팔, 등허리가 이미 차가운 가을 날씨 속에 드러났다.
배두렁이를 묶는 끈이 끊어지고 매끄럽고 옥 같은 젖통이 반쯤 밖으로 드러났으며, 겨우 가느다란 손바닥으로 가련하게 가리고 있을 뿐이었다.
소녀의 사방 주위에는 아전, 포졸에 대도, 장창, 화살, 쇠사슬을 단련하는 4개 부대의 사병들까지 백 명이 넘는 사람이 있었다.
이렇게 거대한 군용 장비가 성 밖 순찰에 배치되지 않고 오히려 시장 한 가운데서 떠벌리고 있으니 이는 상식적으로 행군하는 도리에 부합하지 않았다.
소녀의 가녀린 팔뚝은 가슴 앞에 꼭 대어 있고, 두 다리는 놀란 토끼같이 움츠러들어 있으며, 모든 속옷은 앞가슴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등 뒤 또한 몇 가닥의 가느다란 끈이 걸려 있으며, 배두렁이를 목, 가슴, 허리에 동여매는 끈은 이미 확실하게 끊어져서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3명의 인솔자는 몸에 두꺼운 모피를 입고 있고, 광장 한가운데에는 불을 피우고 부뚜막을 만들어 커다란 신선로를 끓이는데, 세 사람의 사방 주위에는 또 열두 개의 난롯불이 있었다.
해마다 전쟁이 일어나는 양양에서는 이러한 군용 장비는 사치의 극에 이른 셈이다.
옷이 몸을 가리지도 못하는 소녀도 다행히 이러한 군용 장비가 있어서 가까스로 한 줄기 온기를 쐴 수 있었다.
3명의 남자 중, 한 사람은 온몸을 구슬과 보배로 귀하게 치장했는데, 이 쌀쌀한 가을 날씨에 부채질을 하고 마르고 키 큰 몸매에 불그스름하고 복이 주렁주렁한 큰 얼굴이 귀한 집 도련님 같았는데, 콩알만 한 땀방울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꽤 덥군!”
귀한 집 도련님은 안절부절못하며 천천히 걷다가 발을 동동 구르고, 다시 힘껏 부채질을 하였다.
“이 가을 날씨가 어째 더워 죽겠는 거야?”
“첫째 공자님, 헤헤!”
다른 한 명의 뚱보 남자가 말했다.
“날씨가 비정상이네요. 제가 저희들의 ‘여보살’의 서근활골(근육을 풀고 뼈를 원활하게 하는) 독문 절기를 행해 드릴까요? 이처럼 가을 날씨가 더워 비정상일 때 시원하고 쾌적함을 느낄 수 있음을 보장합니다.”
한쪽에서 꼿꼿하게 서서 움직이지 않고 있던 호위 사병 하나가 한 줄기 차가운 바람이 막 불어와 뼛속을 파고드니 두 다리를 덜덜 떨다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아뢰오! 소인의 이곳은 날씨가 딱 정상입니다!”
뚱보 남자가 머리를 돌려 그 사병을 보고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여보살 좌하의 수석 나한이 말씀하고 계시는데, 네가 끼어들어 말할 여지가 있느냐?”
말을 마치자마자 주먹을 사납게 휘두르니 팔뚝이 갑자기 길어져서 쇠 같은 주먹이 사병의 운수 사나운 머리통을 유성처럼 빠르게 쥐어박았다.
“뗑!” 하는 소리가 길게 울려 퍼지고 철권이 한 개의 쇠솥에 부딪치니 금속성이 울리며 길게 메아리쳤다.
첫째 공자라고 일컬어진 남자가 소리쳐 말했다.
“멋진 항룡복마저(降龍伏魔杵)로다. 내력과 기세가 소림 정종 무(無) 자 항렬 대사들에게 지지 않고 오히려 뛰어넘은 것 같구나!”
주먹은 여전히 강했으나 솥은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
첫째 공자가 머리를 흔들기 시작하며 말했다.
“추상같이 세찬 주먹이 한 개 솥보다 못하구나.”
뚱보 남자가 옆에 있는 가무잡잡하고 건장한 남자를 노려보았다.
“너 이놈, 숯검댕이야, 웬 참견이냐?”
“별 거 아니야.”
가무잡잡하고 건장한 남자가 말했다.
“다만 날씨가 확실히 정상이고, 나는 한편으로 추워 죽을 것 같은데, 네가 어르신에게 시원함을 말하는 걸 들으니, 언짢소. 왜냐면 네가 저 꼬마를 죽이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야.”
뚱보 남자가 흥 하고 비웃으며 말했다.
“도찬공의 비호가 있다고 내가 널 두려워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숯검댕이야!”
숯검댕이라고 일컬어진 남자가 되받아쳤다.
“아니야, 아니야. 여보살 좌하 수석 무대가리님, 나는 아직 상대가 안 돼.”
뚱보 남자가 음산한 어조로 말했다.
“나한이야!”
피부가 가무잡잡한 남자의 말투도 좋지 않았다.
“둥그스름하고 살찌고 하얗고 부드러운 닭고기 찜이라, 웃기는군. 당신의 머리카락이 아직 녹색인 걸 당신 스스로 보시오. 내 손에 있는 무대가리와 어디가 달라?”
남자가 어떻게 손을 썼는지는 아무도 분명하게 보지 못했으나, 손에 확실히 희고 부드럽고 통통한 흰 무대가리가 있었다.
첫째 공자가 살며시 웃고 말했다.
“두 분은 내 동생의 체면을 좀 세워 주시오. 한 분은 도찬공 좌하의 불 담당으로 화공대주라고 하니, 궁중의 누가 모르겠소? 여보살 저하의 만색루, 삼당가의 금홍장원 또한 명성이 자자합니다. 저는 매우 감명받았습니다. 화합이 귀중한 것이지요.”
화공대주 송화(宋火), 금홍장원 추이(秋易)가 그 말을 듣고 낯빛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이때 첫째 공자가 또 말했다.
“더군다나 송화 형은 날마다 숯을 피워 불의 상태를 조절하며 밥을 먹고 또 끄집어내다 보니, 이런 까닭으로 얼굴이 다리에 이르고 검댕이가 뼛속에 스몄으며, 또 마르고 약하여 추위에 떠는 것은 바로 기다란 검은 숯이니 당신을 숯검댕이라고 하는 것이 명실상부하고, 바로 박수쳐 마땅한 것이오.”
화공대주 송화가 화가 나서 낯빛이 다시 검어지며 왼손을 돌려 마침내 손바닥에서 뜨거운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발작하려는 자세를 취하였다.
첫째 공자는 태연자약하였다.
“추이 형은 여보살 저하에서 유도법불(儒․道․法․佛) 4가의 도리를 깊이 수행할 때 마음은 닦았으나 입을 닦지 않았으니, 색을 경계하되 음탕함을 경계하지 않아서, 고기를 먹고 술을 마시며 창녀와 노닐며, 도를 닦아도 해반지르르하고, 한 무더기 푸르딩딩한 머리카락과 상투가 높이높이 치솟아, 무대가리를 세워놓은 것과 똑같으니, 나한이라고 하는 것이 참으로 무대가리라고 하는 것만 못하오. 실로 그렇소.”
금홍장원 추이는 표정이 변하지 않았으나 입 언저리에 한 가닥 냉소를 띠고 두 손을 꽉 쥐고 주먹 속에 기를 모았다.
첫째 공자가 담담히 웃으며 태연하게 얼굴과 머리를 숙이고 몸을 구부려서 자기의 키만 한 나무 탁자에 누워 있는 소녀의 냄새를 맡더니, 입을 벌려 찬탄하여 말했다.
“좋구나! 소녀의 그윽한 향기가 코에 스며들어 따뜻하고 부드러우니 끝없는 생각에 잠기게 하고 세간에서 누리기 어려운 것이로다!”
첫째 공자가 웃다가 갑자기 짙은 살의를 드러내고, 웃음 띤 얼굴이 더욱 커지며 말했다.
“두 분 어르신께서는 출수하시려는 건가요?”
송화와 추이는 각자가 비록 경성 4대 세력의 고수이긴 했으나 애석하게도 첫째 공자 자신이 4대 세력의 하나이고, 무학 수련은 그만두고 명성과 신분이 두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것이었으니, 두 사람은 다만 기를 토하고 공을 흩뜨리고서 그저 씩씩거릴 뿐이었다.
첫째 공자가 냉소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옳소. 두 분, 난동을 부리지 마시오.”
첫째 공자가 입으로 말을 하면서, 손은 가만히 있지 않고 손가락 끝으로 소녀의 머리카락을 건드리고 귓불을 매만졌으며, 얼굴은 소녀의 맨살로 드러난 목과 가슴으로 가져가 계속하여 건드리며 가지고 놀았다.
첫째 공자가 찬탄했다.
“뭉친 것 같고 기름 친 듯하며, 불면 터질 듯하니, 참으로 소녀의 몸이로다.”
화공대주 송화가 말했다.
“첫째 공자 어르신, 당신이 계속 찾고 계속 오르고자 하고, 또 계속 간음하고자 하시니 당신 뜻대로 하십시오. 죄송합니다만 문자에 얽매이지 말고 시를 읊는 것으로 상대해도 되겠습니까?”
첫째 공자가 부스럭거리며 일어나서 머리를 돌리고 업신여기는 눈빛으로 송화를 바라보며 말했다.
“일반 사람들이 어찌 ‘서중자유안여옥(書中自有顔如玉: 책 속에 옥 같은 얼굴이 스스로 있다)’라는 말의 진정 심오한 뜻을 알까?”
금홍장원 추이가 푸 하고 소리 질렀다.
“어쨌든 나는 황상께서 어전에서 친히 뽑아 주신 무장원(武壯元)입니다. 첫째 공자, 당신의 ‘서중자유안여옥(書中自有顔如玉)’이라, 책 속에 스스로 옥 같은 미인이 있다 했으니 한편으로 여인을 가지고 놀면서 한편으로 시를 읽을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첫째 공자가 사납게 괴소를 터뜨렸다.
“고상한 한 가지 매화에, 살 몽둥이가 꽃밭으로 들어가니, 두 가지 즐거움이 무궁하도다.”
화공대주 송화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첫째 어르신, 비록 소인은 요리사일 뿐입니다만, 이 오언절구는 평측법을 무시하고 압운을 따지지 않는다면 당신은 어쨌든 4구를 완성한 것인가요?”
첫째 공자가 아예 나무 탁자 옆에 쭈그리고 앉아, 큰 얼굴을 소녀의 뺨에 비비고, 두 손은 반라의 가슴 위로 파고들어가 두 손톱으로 탱탱한 가슴을 가득 쥐고 손가락 끝은 희고 부드러운 젖꼭지를 비비고 문질렀다. 인사불성인 소녀는 이때 자기도 모르게 답답한 신음을 터뜨렸다.
소녀의 배두렁이가 두 손 안에 들어가자, 본디 부드럽게 늘어져 있던 가느다란 끈을 불시에 팽팽하게 당기니, 뜯어진 배두렁이가 높이 솟아오르고, 허리와 어깨가 있는 곳, 영롱한 허리와 탱탱한 젖통이 들썩거리며 크게 벌어진 배두렁이 가장자리에 아름다운 모습이 활짝 드러났다.
끊임없이 흔들거리는 알몸, 한 쌍의 푸른 손톱이 여인을 사랑하는 태도가 전혀 없이 멋대로 더듬고 주무르는 모습이 어슴푸레 보였다. 첫째 공자는 여전히 음탕한 웃음을 그치지 않고 있었다.
향 한 자루가 타는 시간이 못 되었을 때, 큰 얼굴이 작은 배두렁이를 뒤집어쓰고 천천히 일어서더니, 매우 흡족한 어조로 말했다.
“내가 오언절구(五言絶句)를 지었다고 누가 말했지? 참으로 교양이 없구먼. 내가 지은 것은 사(詞)야!”
두 사람의 입에서 욕하는 소리가 거의 동시에 터져 나왔다.
화공대주 송화는 원망을 뱃속에 묻었다.
“씨발 놈의 팔자로군. 반응이 꽤 오래가겠군!”
금홍장원 추이는 맘속으로 피를 토했다.
“네 어미 씹할 놈의 시(詩)! 네 할미 씹할 놈의 사(詞)!”
욕설이 끊임없었지만, 두 사람의 음흉한 눈길은 가까이 있는 아가씨의 몸뚱이에 팔려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작게 찢어진 배두렁이는 이미 첫째 공자의 커다란 얼굴에 걸려 있고, 소녀의 상반신은 당연히 실오라기 하나도 없었다.
찬바람 때문에 엄청난 소름이 돋은, 희고 매끄러운 근육과 피부, 입가에 난 작은 점이 미미하게 떨리고, 치즈 같은 젖통, 영롱한 허리 곡선, 퍼덕거리는 알몸의 아름다운 소녀였다.
뭇 사람들의 눈앞에 발가벗겨져 드러난 소녀의 몸뚱이는, 세 명의 인솔자의 처지에서 말할 것 같으면, 아직 옷을 좀 많이 걸치고 있었다.
첫째 공자는 배두렁이를 움켜잡고, 얼굴을 덮은 채 맹렬히 빨면서, 찬탄해 마지않았다.
“좋은 향기야, 좋은 향기!”
금홍장원 추이는 이때 매우 간단한 일을 시작하고 있었다.
금홍장원 추이가 손바닥을 부채처럼 흔드니, 한 줄기 손 그림자가 스친 후, 세 사람의 위쪽에서 하얀 것이 점점이 떨어졌다.
하얀 것은 눈이 아니었다. 양양은 아직 눈이 내릴 때가 아니었다.
하얀 것은 조각이었다. 하얀 천 조각.
소녀가 마지막으로 걸치고 있던 천, 몸에 착 달라붙어 있다가 찢어져 흩어진 속곳은 조각조각 날아올랐다가 천천히 떨어져서 눈처럼 흰 두 허벅지 위에 내려앉았다. 씹 거웃이 무성한 보지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만색루에서 가장 드높은 명성을 날린 ‘절대용부도칠십이로신기(絶對用不到七十二路神技)’는 만색루에서는 줄여서 그냥 ‘절기(絶技)’라고 하는데, 이것은 ‘절기’ 중에서 추이의 가장 득의한 일초 ‘쇄의취설(碎衣吹雪)’이었다.
비록 쓸모없는 초식이지만, 놀이를 할 때에는 이러한 수완을 발휘할 수 있었는데, 꽤나 심후한 내력이 필요해서 결코 약한 권각 능력이 아니었다.
금홍장원 추이가 한 일은 매우 간단했다.
그러나 화공대주 송화는 꽤 복잡한 일을 하기 시작했다. 화공대주 송화는 몸을 돌려 커다란 검은 솥을 뒤집더니, 아궁이에 숯을 집어넣고, 옆에 있는 행낭에서 세 개의 작은 솥을 꺼내었다. 하나는 크고, 세 개는 작으니, 네 개의 솥이 일제히 큰 불에 뜨거워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줄기 터지는 소리가 났다.
커다란 검은 솥은 밥을 짓는데, 무거운 솥뚜껑이 단단히 덮여 있었다.
작은 솥 하나는 물을 데웠다. 두 개의 작은 솥은 그 안에 기름 난로가 있었는데, 큰 불이 위로 치솟았고, 터지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육중한 쌀, 들러붙지 않는 물, 미끈미끈한 기름이 네 개의 손 안에서 조금도 틀림이 없이 나뉘어졌다.
송화는 재빨리 몸에 걸친 앞치마에서 서로 재료를 끄집어내어 세 개의 작은 솥에 던져 넣었다가 커다란 국자를 잡고 기름을 가득 차게 퍼서 비율이 같지 않게 세 개의 작은 솥에 쏟아 넣었다.
옆에 있던 사병이 갑자기 눈물을 죽죽 흘렸다. 놀라운 매운 맛이었다.
이윽고 송화가 두 손으로 두 개의 커다란 국자에 장과 설탕을 가득 퍼 담더니, 공중으로 높이 뿌렸다.
옆에 이미 준비되어 있던 재료인 파, 마늘, 산초, 생강을 빠른 속도로 솥에 넣었다. 그러나 육류 식재는 도리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이라니? 사병들은 거의가 사람이 이런 요리를 한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송화가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니, 식재가 공중에 날아올라 춤을 추었다. 간헐적으로 떨어지는 장탕과 설탕 가루를 맞이하여 십여 초를 전개하니, 식재가 소녀의 알몸에 떨어져서 소녀의 적나라하게 드러나 보이던 사타구니, 젖통, 뱃가죽을 덮었다.
“육요미엄(肉要微醃: 고기를 살짝 절이니), 재능입미(才能入味: 비로소 맛이 스민다).”
송화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차가운 가을 기운에 비할 수는 없으나, 소녀의 꽃다운 향기가 더욱 독특한 색과 향기와 맛을 더할 것입니다.”
옆에 있는 병사가 갑자기 자기도 모르게 침을 흘렸다. 놀라운 향기였다.
송화가 식재를 잡아채어서 두 개의 작은 솥에 던져 넣고, 한 번 달달 볶더니, 솥뚜껑을 덮었다. 음탕한 눈빛이 번쩍하더니, 송화는 소녀의 다리를 잡아 소녀의 두 종아리를 식탁의 양쪽으로 늘어놓고, 두 다리를 크게 벌리니, 이때 소녀의 머리카락이 약간 흐트러지고 매력적인 두 조각의 보짓살도 살짝 벌어졌다.
송화가 두 손의 열 손가락을 어지럽게 움직여 소녀의 보짓살을 만지작거리며, 능숙하게 양쪽의 여린 살을 주무르고 엄지로 수시로 공알 위를 둥글게 문지르기를 잊지 않으며, 두 개의 손가락으로 보짓살을 헤치고, 공알을 누르다가, 송화의 손가락이 공알 위에서 달달 떨었다.
의식을 잃은 소녀는 전혀 느끼지 못하지만, 송화는 소녀의 새하얗고 가늘고 길고 아름다운 다리를 살짝 들어 올리고, 한편으로 푹 젖어 있는 이름 모를 분가루를 맛보며 거친 손가락으로 소녀의 보지구멍을 누르고 살살 휘저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소녀의 가녀리고 매끄럽고 부드러운 다리를 쓰다듬고 샅샅이 주물렀다.
소녀의 몸내가 불가사의하게 점점 널리 퍼져서 향기가 흠뻑 코에 스며들어 맴돌고, 가늘고 부드럽고, 정교하고 향기롭고, 벼린 듯한 근육과 피부를 어루만지니 부드럽고 매끈하며, 가녀리고 반들반들하였다. 송화는 손바닥을 더욱더 빠르고 더욱더 급하게 움직이며 만지작거렸다.
소녀의 몸이 한번 꿈틀하면서 아랫배가 차츰차츰 자기도 모르게 경련을 일으키고 밀물 같은 보짓물이 졸졸 흘러나오자, 송화는 접시 하나를 갖다 대고 또 두 손에 묻은 소녀의 보짓물도 접시 안에 짜 넣었다.
송화가 가죽 주머니를 열고 매우 윤기가 나고 투명한 물건 하나를 잡아 살펴보니, 놀랍게도 보기 드문 겨울벌똥이었다. 송화가 소녀의 보짓물 담긴 접시에 벌똥을 가득 채우고, 손이 가는 대로 집어 부수니, 벌똥에 가득 차 있던 벌꿀이 천천히 소녀의 보짓물에 섞여 들었다.
송화가 손가락을 사용하여 조금 휘젓더니, 곧 손가락을 입에 넣고 빨고 나서 탄식하며 말했다.
“조금 시고, 조금 짜고, 담담한 몸내, 순전한 꿀맛에 신비한 소녀의 달콤함이 스며들었으니, 참으로 지존지밀(至尊之蜜)이로다!”
송화가 네 개의 솥으로 다가가서, 크게 권장을 내뻗어서 네 솥의 뚜껑을 열었다.
송화가 한 번 달달 볶고서 솥을 아궁이에서 떼어내고 대략 반각을 기다리더니, 한 쟁반의 볶은 고기, 세 덩이의 두부, 한 덩이의 돼지족발이 나왔다. 소녀를 밥상으로 삼아 볶은 고기를 뱃가죽 위에 놓고, 돼지족발은 보지둔덕 위에 놓고 두부는 젖통 위에 놓았다.
조금도 인색하지 않게 저 지존지밀 한 접시를 손잡이 팔목을 굽혀 졸졸 흘려 내리니 돼지족발에 스며들었다.
‘천향두부(天香豆腐)’, ‘화밀주자(花蜜肘子)’, ‘온유육사(温柔肉絲)’, 처음부터 끝까지 칼 빛이 보이지 않고, 세 번의 칼질이 필요 없는 이치에 딱 들어맞는 요리였다.
화공대주 송화가 땀을 닦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단지 큰 칼로 다질 수 있을 뿐입니다. 오늘은 도공이주(刀工二厨: 두 명의 칼 다루는 요리사)가 있지 않아서, 요리 색깔이 비교적 못하니, 두 분께서 양해해 주시면, 이 요리를 소녀의 알몸 위에 놓고 먹어야 비로소 참으로 제대로 된 색깔과 향기와 맛을 맛볼 수 있습니다. 좀 들어 보십시오. 맛을 보십시오.”
젖통이 부드럽고 연한데, 두부도 부드럽고 연하니, 부드럽고 연한 것이 서로 어울려 흔들흔들하며 심지어 한 줄기 기이한 향기마저 풍겼다.
첫째 공자가 코를 잡고 말했다.
“이 두부는 내가 알아. 남방 특산인 청증취(淸蒸臭: 조미료 없이 찌고 냄새가 독한) 두부인데,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냄새가 독할수록 맛이 난다는구먼. 하지만 이 냄새는 맡아 보니, 남방 소촌에 있는 가게의 것과 아주 다르군.”
첫째 공자가 젓가락을 가볍게 잡고 젖꼭지가 있는 곳에서 연하고 부드러운 두부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었다.
첫째 공자가 찬탄하며 말했다.
“맛이 좋아. 보통이 아니야. 도찬공 좌하에 못지않구나!”
쩝쩝 소리를 내며 먹고, 고개를 숙이고 엎드려서 젖꼭지 옆에 있는 국물을 핥아 먹었다.
혀로 젖무리 주변의 국물을 깨끗이 핥아먹으니, 부드러운 젖통은 문득 차갑고 문득 뜨거운 온도에다가 첫째 공자가 핥는 바람에 자기도 모르게 단단하고 꼿꼿하게 발기했다. 첫째 공자가 그 모습을 보고 한 입에 삼키고서 탐욕스럽게 빨아 대니, 어린애가 젖을 빠는 것과 흡사하였다.
온유육사(温柔肉絲) 속에는 큰창자 같은 둥그런 모양의 고기가 있는데, 먹어 보니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하여 큰창자를 씹는 재미와 맛이 있었으며, 오히려 큰창자의 느끼함은 있지 않았다. 이 밖에 또 크기와 길이가 완전히 일치하는 채 썬 고기가 있으니, 매 가닥이 둥그스름한 쌀 모양이었는데, 다만 쌀알의 크기가 달라서 입맛에 향기롭고 사각사각하고 독특하였다.
특히, 이미 푹 젖은 소녀가 뜨거운 요리로 인해 향기로운 땀을 뻘뻘 흘려 소녀의 두 입술 위로 한 움큼 가니 소녀의 입과 혀의 향기로운 액과 알맞게 섞여서 한편으로 입을 맞추고 놀면서 한편으로 뒤섞이니 오래 씹고 천천히 삼키며 채 썬 고기를 맛보았다.
첫째 공자가 머리를 쳐들고 눈을 감으니, 뒷맛이 무궁하였다. 다시 젓가락을 들어 세 번재 요리로 향하였다.
화밀주자(花蜜肘子)에 젓가락을 대니 작은 덩어리였다. 첫째 공자는 화밀에 입을 대었다가 또 고깃덩이가 소녀의 보지구멍을 누르고 있어, 혀를 보지동굴 속에 살짝 밀어 넣고 잠시 기다렸다가 식탁을 두드렸다.
첫째 공자는 입을 가져가 소녀의 보짓살을 핥고, 먼저 신비한 보지털 수풀을 살짝 쓸어 올리고, 다시 천천히 축축한 보짓살을 갈랐다. 그런 뒤 꼭대기의 공알에 이르러 공알대가리를 입에 물고 휘감고, 축축하고 뜨거운 혀로 사타구니와 똥구멍 주위를 가볍게 핥았다. 한 손의 중지를 보지구멍에 곧장 쑤셔 넣어 따뜻한 보지 속을 휘젓다가 중지를 천천히 빼어냈다가 빠르게 찔러 넣자, 마지막 커다란 구멍이 벌어졌다가 완전한 보지구멍이 힘차게 빨아들이는 것이었다.
시끄러운 소리가 나고 고깃덩이가 입에 들어가니, 들어가자마자 살살 녹고 배에서 꾸르륵 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첫째 공자가 입에 물고 있던 것을 놓아주지 않고 계속 보지구멍을 빨아 대니, 국물을 깨끗이 빨아먹기 위한 것인지 모르나, 또한 소녀의 보지구멍 속에 있는 신비한 보짓물을 깨끗이 빨아먹기 위한 것인 듯도 하였다.
한참 후, 첫째 공자가 천천히 삼키고 나서, 깊은 탄성을 터뜨렸다.
“참으로 인간의 지극한 맛이로구나!”
화공대주 송화가 말했다.
“첫째 공자, 당신이 참으로 정수를 먹어보았으니, 당신은 정말 먹을 줄 아는군요! 추이 형, 그대는 맛 좀 보지 않을 건가요?”
“필요 없어.”
금홍장원 추이가 말했다.
“내가 굶어 죽어도 네가 만든 것을 먹지 않아!”
화공대주 송화가 노하여 말했다.
“당신은 나를 무시하는 거요?”
금홍장원 추이가 냉소하며 말했다.
“어찌 감히! 나는 단지 한 가지 일에 호기심이 있을 뿐이오.”
화공대주 송화가 다시 두부를 보충하면서 몇 명의 관병에게 젓가락을 나누어 주고 말했다.
“자자, 모두 함께 맛봐라. 나는 여러분과 고통을 함께 겪었으니, 모두 형제다. 자자, 맛 좀 봐!”
성욕이 머리까지 치솟은 몇 명의 관병이 재빨리 알몸의 소녀를 둘러싸고 젓가락을 내밀어 요리를 집고 맛있는 음식을 입에 넣으며 시끄러운 소리로 칭찬을 했다.
금홍장원 추이가 말했다.
“나는 몹시 알고 싶다. 썩은 물고기나 새우나 조개는 없는지, 또 썩어 문드러진 채소는 없는지, 두부도 오늘 아침에 산 것에 불과하니 당신의 ‘천향두부(天香豆腐)’는 어디서 온 간수야? 또 어떤 간수를 사용해도 두부 맛에 들어가나?”
금홍장원 추이가 냉랭하게 말했다.
“그리고 너는 칼을 사용하지 않는데, 이 채 썬 고기는 어떻게 잘라서 이렇게 가늘고, 가닥마다 크기가 같으며, 저 하나하나의 큰창자는 또 어디서 온 것이야?”
금홍장원 추이가 계속 말했다.
“그리고 또 너의 수정 돼지고기는 바로 겨울벌꿀 약간과 이 아가씨의 보짓물 약간이 섞인 것인데, 어떻게 한 솥에서 익힌 것이냐?”
첫째 공자는 계속 요리를 먹고 있었고, 송화는 열심히 관병들을 불러 먹였으며, 추이는 눈을 부라리고 보고 있었다.
먹기파, 마시기파, 놀기파, 즐기기파, 4대 세력이 모두 양양에 모여 암투가 치열하니, 사람마다 두려워하였다.
4대 세력의 우두머리가 백관의 조회조차 못하게 만들고, 지금 정예를 이끌고 양양에서 서로 틈을 보이지 않고 있었으니, 이는 곧 통째로 삼킬 수 있는 관건이요, 멸절당할 수 있는 한 관건이었기 때문에 이는 어쩔 수 없이 아주 자주 당연한 응대였다.
골목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양과가 한 걸음 앞으로 걸어갔다.
뚱보는 바닥에 넘어져 엉덩이가 아팠으나, 양과의 두 다리를 꼭 붙잡고 있었다. 키 크고 건장한 소년은 이마에 땀이 흐르고 이미 기력이 다하였다. 왜소한 아이의 손은 빈 소매에 스치고 이어서 몸이 나무 담장에 밀쳐져서 부스러기가 흩날리었다. 건방진 소년의 목은 어지럽게 내두르는 현철검의 검날에 한 줄기 피를 흘리고 있었다.
“비켜라!”
양과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중검(重劍)이 무봉(無鋒)하나, 피를 흘리게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다시 비키지 않으면, 형제가 무정타고 원망하지 마라!”
건방진 소년이 냉랭하게 말했다.
“한 번 죽을 뿐이어서, 하족도요!”
네 명의 소년이 온힘을 다해 양과를 붙잡았다.
“대형! 가지 마!”
한 줄기 장풍이 일어 힘이 무궁하니, 네 명의 소년은 일제히 떨어져 나가서 놀라고 멍한 채 한동안 움직이지 않고 일어날 줄 몰랐다. 다만 양과의 몸이 약간 흔들렸으나 반걸음도 이동하지 않았다.
“조형.”
양과가 말했다.
“그대가 왔구려. 고맙소!”
양과가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자, 커다란 독수리가 따라가려고 했다. 양과가 머리를 돌리고 말했다.
“조형, 내 대신 4명의 소형제를 보살펴 주시오. 형제 한 사람은 가도 좋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