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신조 외전_제14-2장 막배 전장(膜拜 前章)
제14-2장 막배 전장(膜拜 前章)
경성 안의 4대 세력, 이 암투에서 피차가 태반을 손상당한 후, 네 갈래의 힘이 적을 상대하기에 균형을 잃었다. 만색루, 복성공자, 도찬공의 3대 세력은 본디 왕 대인의 십삼태보가 중원 군협들에게 손상을 입혀서 중상을 당하고 미처 점거하기 전에 왕 대인의 세력을 분할하려고 했었다.
뜻밖에, 만색루의 네 수석 이하 모든 수석과 부중이 끝내 십이환장 1인에게 모두 섬멸당하고 만색루 고수들은 토멸되기 쉬워졌을 뿐 아니라 4대 세력 중에서 가장 큰 손상을 당했다.
복성공자와 도찬공의 수하 고수들이 왕 대인의 저택을 습격했을 때, 신태보인 신비의 몽명 흑의인을 만나 전원 살해당하였고, 거기에 정체 모를 습격자들의 공격을 받아 3대 세력은 서로 싸우게 되어 3대 세력이 모두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했다.
다만 왕 대인의 본 세력은 어떤 손실도 당하지 않았으며, 중원 군협들이 장악당하여 오히려 음탕한 욕정에 사로잡힌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으니, 언제든 죄를 뒤집어쓸 위험이 있었다.
팔명이 황용, 양과, 아랑, 구천인에게 죽음을 당하고, 오암의 십삼태보가 아랑에게 죽음을 당하고, 십이환장이 실종하였으며, 친위대와 암살대가 정체불명의 세력에게 암살을 당하였고, 며칠 전에는 방십일까지 모두 잠을 자다가 목이 떨어졌는데 다행히 한 명의 신비 몽면객을 얻을 수 있었으니, 안 그랬으면 세력이 틀림없이 병탄되었을 것이었다.
당금 성상이 미복으로 순행을 나섬에 따라 왕 대인은 스스로 잔여 세력을 최대로 짓밟았으며, 아울러 궁중에서는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쉽게 얻기 어려운 여러 명의 아름다운 협녀를 헌상하였으니, 그녀들은 모두 무림에서 손꼽히는 미모의 여자들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3대 세력 중 최고의 권력을 움켜쥐게 되었다.
당연히 그는 아직 최후의 수단을 가벼이 사용하지 않았다.
헌상된, 무림에서 손꼽히는 미녀들은 공손녹악, 야율연, 완안평 그리고 왕 대인이 줄곧 참 보배로 여기는 곽부, 황용 등의 아름다운 절색에 비해서는 무두 손색이 많았다.
공손녹악의 예쁘고 사랑스러움, 야율연의 호쾌한 야성미, 완안평의 가냘픔, 곽부의 눈부신 아리따움, 황용의 비할 데 없는 농염함과 성숙미.
이 일군의 미녀들은 첫째 공자가 공손녹악을 차출하여 홍안 함정의 미끼로 안배한 것 외에는 며칠 전에 모두 천자의 사랑받이로 바쳐서 천자의 침실 안으로 들이는 손님을 삼으니, 천자로 하여금 마음껏 방탕하게 그녀들의 아름다운 육체를 즐기고 요구하게 만들었다.
왕 대인을 다소 안심하게 된 것은 흑의태보의 강력한 도움 외에 현재 만세야가 자기를 만반 신임하니, 4대 세력은 자기에게 통합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대가는 매우 컸다. 그러나 자기는 현재 진실로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니, 만민이 욕을 하고 정도가 멸시하는 한창 뜨는 재상 노인 따위는…
왕 대인은 이러한 것을 생각하자, 만족한 웃음을 남몰래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당연히 병사들을 훈련시키고 한 데 모여 있는 황용과 곽부는 요행히 변환 계획을 사용하여 무수히 능욕을 당할 것을 면하고 대신 이막수, 홍능파가 그 굴욕을 당하게 하였으나, 그 밖의 아리따운 여자들은 이러한 행운을 얻을 수 없었으니, 줄곧 이러한 간음 마계 속에 갇힐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행운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말한다면, 황용을 대신한 이막수, 곽부를 대신한 홍능파, 공손녹악, 완안평, 야율연은 모두 보기 드문 미녀인데, 그뿐 아니라 오직 황제, 왕 대신 및 소수의 행운의 무리만이 이 미녀들의 몸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니, 이리 늑대 같은 관병들에게 떨어져 집단 학대를 당하지 않은 것이었다.
고수가 죽고, 세력이 균형을 잃었으며, 각 세력의 수하 인물들과 살수가 양양 소란으로 뒤죽박죽이 되었으니, 이 지경이 되자, 4대 세력의 쟁투는 일단락을 고하게 되었다.
4대 세력은 공동으로 왕 대인을 우두머리로 추대하였으나, 기꺼운 일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만약 오늘날 4대 세력의 쟁투에서 죽은 자가 세력의 일, 이인자였다면 그것은 기꺼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잔병과 패장은 쉽게 수습되고 재편성될 수 있으며 실력은 뇌옥에 갇혀 있는 무림 인사들에게 비해 쓸모가 있을 것이었다.
애석하게도 죽어야 할 자는 죽지 않고, 살아야 할 자는 살아나지 못했다.
저 ‘불[火], 칼[刀], 맛[味]’의 요리장이로서 더욱 방비하기 어려운 죽일 놈의 태감 도찬공, 저 고리타분하고 식상 나는 글재주로 스스로 장원 공자라고 떠벌이는 놈으로, 홍안 함정에서 먼저 달아난 제일편편, 그리고 가장 죽어 마땅한 만색루 여보살 초가인이 모두 죽지 않았다. 이 죽어 마땅한 것들은 모두 죽지 않고 뛰어와서 평화 교섭을 하고 거짓으로 귀순하여 따르겠다는 것이다.
“콰당!”
하는 소리가 났다. 왕 대인은 기뻐하다가 화를 내다가 하며, 수중의 잔을 바닥에 던지고 소리 질러 말했다.
“귀순? 잔혹하고 탐욕스러운 놈들, 너희들이 내 명령을 듣겠다고? 흥! 나를 돼지라고 하지나 마라! 네미 좆같은 원숭이 같으니라고!”
이 몇몇 우두머리를 제외하고 저 몇몇 아리땁고 음탕한 꼬맹이 같은 표현은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춘약, 음약은 본래 궁중 비전으로 수량이 극소했었는데, 요 몇 개월 내에 중원 군협, 황용, 곽부, 공손녹악, 야율연, 완안평을 모두 먹이는 데 사용될 정도가 되었다.
황상이 남은 음약에 취해 환락의 밤을 미친 듯이 보내니 밤마다 미친 듯이 삼켰다.
방십일은 당초에 약왕 본색에 의거하여 음약을 내몰 수 있었는데, 영문도 모르게 3일 전에 철곤에 가슴이 뚫려 침상에 못 박히고 목까지 이르렀으니 머리를 보존할 수가 없었다.
“아뢰옵니다!”
한 명의 하인이 급히 왕 대인의 방문 앞에 와서, 왕 대인의 생각을 멈추게 했다.
왕 대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슨 일로 이렇게 서두르느냐?”
하인이 말했다.
“저 황용의 정신병이 다시 도진 것 같습니다.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는 것이 지극히 흉맹합니다. 왕 대인의 연근산으로 그녀의 일신 공부를 제압하지 않으면 소인은 이미 몇 번이나 일순간에 황천길로 갈 뻔했습니다.”
왕 대인이 말했다.
“어찌 이럴 수가, 오늘은 아직 정오가 지나지 않았으니, 황용이 끝내 두 번째 정신병이 도졌나 보군!”
하인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녀는 자기가 개방 방주, 곽 대협 부인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자기가 적련선자 이막수라고 하며 우리들 하나하나가 오독신장에 죽을 거라고 합니다.”
왕 대인은 탁자를 탕탕 쳤다.
“영문을 알 수 없군. 정신병을 도지게 할 일이 없는데. 성상께서 황용이 가서 섬겨 주기를 이미 3일 동안 기다렸는데, 더 기다리게 한다면 그거 큰일인데!”
하인은 옆에서 몸을 굽힌 채 머리를 끄덕이면서 전전긍긍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왕 대인은 천천히 왔다 갔다 하며, 배를 쓰다듬기도 하고 멀리 바라보기도 하며 장고에 빠져들었다.
“황용이 최근 자주 정신병이 도진다. 먼저 잠시 음탕하게 아양을 떨며 나에게 달려들고 다음에 잠시 발가벗은 알몸으로 사력을 다해 나를 찾으며 자기가 이막수라고 했다. 본디 사흘에 한 번 미치더니, 이제는 이미 하루에 세 번 미쳐 버리니, 음약을 너무 먹은 탓이 아닐 수 없다. 곽부 저 꼬맹이 계집도 자기를 홍이랑 파파, 홍이랑 파파라고 하지 않았는가. 누구지? 미친 소리를 마구 지껄이니! 완안평, 야율연은 그럭저럭 괜찮아서 문제가 없는데, 약을 먹지 않으면 정신을 차려서 노하여 꾸짖으며 달려드니 간통하는 맛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 날 황상을 다치게 한다면, 나 이 왕 대인의 벼슬을 보전하지 못함은 물론 머리가 떨어질 것 아닌가?”
한참 망설이며 중얼거리다가, 왕 대인은 입 가에 일말의 기이한 웃음을 띠고, 혼잣말을 했다.
“좋아. 초가인, 도찬공, 제일편편, 너희들이 등장해야 할 때다.”
왕 대인은 눈을 빛내며 음침하게 말했다.
“황용, 곽부, 야율연, 완안평 그리고 주자류, 무삼통, 개방이라는 이 무리들은 가르침을 받지 않는 자칭 정도 인사들로, 너희들은 내가 권하는 술을 먹지 않았으니, 석 잔의 벌주를 먹어 보아라!”
“구태보를 나에게 오라 해라!”
왕 대인이 크게 소리쳤다.
“알겠습니다!”
하인이 급히 방 밖으로 나가 사라졌다.
이날 밤, 저녁부터 왕 대인은 중원 군협 모두를 압박하여 신비의 몽면객과 마찬가지로 그의 완전한 통제를 받게 만들었다. 이리하여, 그는 십삼성화성전의 제전 의식에 참가하도록 안배하였다.
이 의식의 주관자는 자연 당금의 황상이었으니, 이 의식의 집례 책임자로 제전의 진행을 주재하는 자는 자연 왕 대인이었고, 집례 부책임자는 복성공자의 우두머리인 복성 제일 공자 제일편편이었다.
성상이 하품을 하며 말했다.
“두 분, 시작할 수 있소?”
제일편편이 아첨 어린 웃음을 지었다.
“당신은 황상이십니다. 당신께서 원하는 시간이 곧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왕 대인, 그대는 옳다고 말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