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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MC물] 여왕의 뜰 - 8장 검은 눈물 (1,2/6) -

 


1


 


대학교수도, 잡념에 골치썩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대시마교수는 오노데라 세이나 때문에 곤란하다.
세미나 수업 중이나 자신의 연구실에 놀러와 있을 때, 오노데라 세이나의 아름다운 외모나 늘씬한 신체에 저도 모르는 사이 시선을 빼앗겨 버린다.

이렇게까지 자신의 제자가 신경이 쓰이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교수라는 직업을 가진 30년동안 많은 학생들을 접하여 왔고, 미인인 여학생이 있으면 당연히 눈이 갔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특별한 욕망의 대상으로 하고 생각할 것은 없고, 가르치는데 있어서는 보통 학생과 같이 접한다.
외관보다는 오히려, 공부 열심인 학생이나, 재미있는 학생이나, 대시마 자신에게 친근함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더 관심을 가졌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오노데라 세이나는, 특별한 아이였다.


학업에도 충실하였고, 언제나 따스한 미소를 짓는 교수로서도 편한 좋은 학생이였다.


그러나, 대시마가 오노데라 세이나에게 느끼고 있는 감정은, 그런 것 만이 아니었다.
자기도 모르게, 한 사람의 여자로 봐 버린다.

품위있고 단정한 얼굴 생김새.
더운 여름 얇은 옷감에 비치는 하얀 살결과 부드러운 바디라인.
앉아있으면 스커트 안으로 들여다 보이는 하얀 허벅지.
셔츠의 목 언저리로 살짝 들여다보이는 풍만한 가슴.
그 모습이 머리에서 떨쳐지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세미나 중에도 세이나에게 눈길이 가버린다.

 

스스로도 기가막힐 일이다.


똑같은 일을 오랜 세월 반복해 온 탓으로, 연구나 교육이라고 하는 교수라는 직분에 회의를 느낀것 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정년은 멀었지만, 이제 은퇴해야할 때인지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니 쓰디쓴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저 미인일 뿐이라면 그 밖에도 많았다.
일평생 수많은 학생들을 봐왔다.
하지만, 어째서 오노데라 세이나만이 이렇게 신경 쓰이는 건지 스스로조차 이해할 수 없다.


 


언제부터지?


4월에 세미나생의 선발을 끝냈을 무렵엔, 이런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
아, 대단한 미인이구나,라고는 생각하며 저런 미인이 교실에 있으면,
남학생들의 관심이 거기로 집중되므로, 가르치기 어렵겠다 걱정했었다.


겨우 그 정도였다.

아마, 세이나를 의식하기 시작한 것은 여름방학부터 였던 것 같다.
오노데라 세이나는 친구 시모카와 노리코와 함께 자신의 연구실에 질문하러 방문 해왔다.
그 방문이, 시작이다.


그 이후, 오노데라 세이나와 시모카와 노리코는 함께 자주 연구실에 오게 되어 있었다.
오노데라 세이나는 나름대로 질문을 하기도 했지만, 시모카와 노리코는 오로지 수다밖에 떨지 않았다.

아무래도 시모카와 노리코가 오노데라 세이나를 억지로 끌고 온 것 같았다.

수다만 떠는건 실례라고 생각해서 오노데라 세이나가 세미나나 공부와 관계있는 화제에 꺼내고 있는 실정같다.



교무나 연구 마감이 있어 바쁠 때 이외에는, 가능한 연구실에 방문한 학생들의 상대를 해주고 있다.
자신이 학생이었을 무렵, 선생님의 연구실에 드나들기 거북했던걸 기억하고 있으므로, 일부러 찾아와 준 학생을 환영하고 싶었다.

실제로, 세대가 틀린 학생들과 얘기하는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그치만, 시모카와 노리코가 패션 잡지를 보여주며 어느 쪽 원피스가 예쁜지 묻거나 얼굴 구별도 되지 않는 탤런트의 이름을 늘어놓고 가십을 가르쳐 주는데는 질렸지만.



시모카와 노리코는 딱히 공부를 열심이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그녀가 주 일회 연구실에(수다만 떨뿐이지만) 얼굴을 내밀게 된 것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현대 여대생풍인 외관·태도인 시모카와 노리코지만 학생 중에서 의외로 주위를 잘 살피고 배려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자신이 시모카와 노리코에게 흥미를 가진건, 학생들과의 회식에서 대화했던 일이 계기가 되였다.
그녀가 연구실에 얼굴을 내밀게 된 것도 그 후부터 였다고 생각한다.


연구에 대한 얘기에는 전혀 흥미가 없던 시모카와가 교수님이 말하는 경영자의 품격이란 대체 뭐죠? 라고 질문을 해왔다.
경영자가 회사를 위해서 라이벌을 벼랑으로 밀어버리거나 자신의 가족이나 사원을 희생하는 그런게 어디가 품격인가요 라고.

그 때, 많이 취해 있었으므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분명히, 그 질문의 대답이 아닌 경영자가 지고 있는 무게에 대해 얘기했던 것 같다.


시모카와의 의문에는 답해주지 않았다.

그 후로, 대시마는 시모카와 노리코의 부친이 현지에서 음식점이나 부동산업을 대규모로 경영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 정도가 아닌, 조금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하는 장사도 하고 있는걸 알았다.
그녀가 부친의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히, 부친을 생각하며, 그런 질문을 했을 것이다.


그것을 깨닫고, 나는 시모카와 노리코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되었다.

시모카와가 자신의 연구실에 오게 된 것도, 아마 자신이 술에 취해 한말 중 무언가가, 마음에 걸린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 말이, 그녀의 마음에 들었는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알 수 없지만..

연구실에 방문해봤자, 여성 주간지와 여성 패션잡지의 내용을 자세하게 가르쳐 주거나, 오노데라가 가져온 쿠키나 다과를 혼자 전부 먹어 버리는 정도지만.


 

하기 방학의 어느 날, 시모카와 노리코는 미리 자신의 일정을 조사하여 연구실에 있는 날을 선택해 방문했다.


그렇게까지 하고 왔지만, 하는 이야기는 여자 아나운서가 스포츠 선수와 결혼하는 이유에 대한 고찰이었다.


함께 온 오노데라는, 시모카와완 대조적으로 변함 없이 성실했다.

연구실의 PC를 켜, 하기 리포트를 위한 조사를 하고 있었다.

하기 리포트는, 저런 식으로 검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머리로 분석과 예측을 했으면 좋겠다.


자신은, 오노데라에게 한마디 충고하려 했지만, 말을 꺼내지 못하고 오노데라의 아름다운 모습에 눈을 빼앗겨 버렸다.


아름다운 옆 얼굴이 모니터를 응시하며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메모를 적고 있다.
에어콘의 바람으로 긴 머리카락이 얼굴에 걸리면, 가는 손가락으로 정리한다.


블라인드 틈새로 비치는 빛이, 노슬리브로 노출 된 흰 어깨 위에서 놀고 있다.
스커트의 길이가 짧아, 보이는 흰 허벅지가 묘하게 유혹적이다.
바로 옆에서 보자, 평상시엔 의식한 적 없던 가슴도 신경 쓰인다.

시모카와가 뭔가 말한 것 같지만, 들리지 않는다.


대시마는 환하게 빛을 내뿜는듯한 오노데라의 아름다운 모습을 멍하니 응시한다.

찌르르르.
창밖에서 들려오는 매미 우는소리만 들린다.


찌르르르.....


매미 중, 한층 크게 울고 있던 한마리가 울음을 멈춘다.


대시마는 깜짝놀라며 제정신을 차렸다.
자신이 넋놓고 제자의 모습을 보고 있었단걸 깨닫고 창피해진다.


문뜩 시모카와를 보면 시모카와도 오노데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동성마저 사로잡은 건가.


그렇다면,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는건 당연한걸지도 모른다.


시모카와가 감탄한다.

「세나 진짜 예쁘죠~」

자신이 오노데라를 보고 있던걸, 시모카와에게 들킨 것 같다.
어쩐지 쑥스럽다.

 

「시모카와씨도 남학생한테 인기있을 것 같은데요」

「에이, 아니에요」

시모카와 노리코는, 오노데라 세이나에게서 눈을 떼며 쓴웃음을 짓는다.


그 날 이후, 오노데라 세이나를 볼 때마다, 그 빛나는 모습에 나이 값도 못하는 철없는 가슴이 뛰었다.
특히, 하반기 처음 수업 때, 컨디션이 무너진 오노데라가 얼굴을 새빨갛게 한 채, 거칠게 숨을 내쉬고 있는 그 모습을 힐끔힐끔  훔쳐봤다.


이 정도면 중증이다.

이 감정을 알았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다.
이 감정은 없앤다고 없어지는게 아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건, 대시마의 아내는 이미 별세하여,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저 마음 속으로, 삭히고 있으면 된다.
주위에 폐가 되지않게, 참기만 한다면.
곧 사라질 열병이다.

그런 식으로 다짐했지만, 시모카와와 오노데라가 저녁을 먹자고 제안했을 때(졸랐을 때) 여태껏 다짐하던게 무색하게 주저함따윈 없었다.

흔쾌히 승낙했다.


 

 

 


2


 


음식점엔, 이미 먼저 오노데라 세이나와 시모카와 노리코가 슈트를 입고 앉아 있었다.
처음엔, 일부러 자신과 식사를 위해서 정장을 입고 왔다고 생각하며 말하면, 세미나 조사 앙케이트의 회수하기 위해, 회사를 방문하는 날이었나보다.

8인이 앉는 다다미방을 사치스럽게 3명이 점거하고, 꿩요리를 먹으며 술을 마셨다.
시모카와 노리코는 이미 굉장히 취한듯 보였다.

분명히 이 가게는, 좀처럼 예약도 잡을 수 없는 유명한 곳일 것이다.
어떻게 예약했는지 물어보자, 시모카와 노리코는 부친 덕분에 예약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금도 이미 지불했다고 말해, 대시마도 오노데라도, 당황하게 했다.


오노데라는 그렇다쳐도, 자신이 있는데도 제자가 돈을 썼다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시모카와 노리코가 「괜찮아 괜찮아, 두 사람에게는 굉장히 신세지고 있으니까」라며 몹시 취한 어조로 말한다.

나는「선생님 체면은 신경 써 줘. 한 턱 쏘는건 시모카와씨가 직장을 가진 뒤에 내 줘」라고 달래며, 5만엔을 쥐어주었다.


정말, 식사 중에 이렇게 지폐를 주고받게 되리라고는.


작은 목소리로 오노데라에게 물었다.

「시모카와씨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혼자 취하나요?」

「네-에. 이따금」

갑자기 웃기 시작한다.

「왜 그래요?」

「킥킥, 미키는 교수님이 있는데도, 이렇게 취해서는..」

오노데라 세이나는 즐거운 듯이 웃었다.
희미하게 눈매를 붉히면서 웃는 세이나를,  넋을 잃고 보았다.


시모카와 노리코가,「교수님이랑 세나, 소근소근 무슨 얘기했어!」라고 외치면서, 오노데라 세이나에게 달라붙는다.

「그만둬~미키, 교수님이 있잖아?」

「너무해, 나보다 교수님을 감싸다니!」

「아, 접시! 접시! 날뛰지마! 미키 」

대시마는 장난치는 두 명을 웃으면서 보고 있다.
전혀 타입이 다른 것 같은데, 이 두 명은 정말로 사이가 좋다.


껴안으며 장난치던, 오노데라의 자세가 흐트러지며 몸이 넘어지고 스커트의 자락이 밀려 올라간다.


다크 그레이의 타이트 스커트가 오르고, 스타킹에 감싸인 허벅지가 보인다.


미소지은 채 그 둘을 보던 대시마는 술잔을 기울이던 손이 멈춘다.


오노데라가 급히 일어서, 스커트 자락을 내린다.

대시마는 당황하며 눈을 돌렸다.

아이처럼 순수하게 장난치던 모습 사이로, 보인 성적 매력에 가슴이 크게 뛴다.


손에 들린 술 잔을 단번에 마셨다.


오노데라가 눈치채고, 술을 따라 주었다.

「정말 시모카와씨, 밤에는 낮 보다 훨씬 떠드는군요」

죄송하다는 눈으로 세이나가 자신을 본다.


그런데도, 시모카와를 보는 시선에는, 호의와 친밀함이 가득 차 있다.


오노데라는, 자신에게 시모카와의 술에 관련된 에피소드 몇 개를 얘기해줬다.


여러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사이 사이, 세이나가 술을 주문한다.


시모카와 노리코는 반격으로, 오노데라 세이나와 이마이 히로츠미의 닭살돋는 러브 러브 에피소드를 얘기했다.


두 명이 사귀고 있는 것은 자신도 알고 있다.

「이마이군도 오늘 밤 불렀으면 좋았을텐데요」

그렇게 말하면, 두 사람 모두 반대했다.
오노데라 세이나는「부끄러우니까」,
시모카와 노리코는「이마이군이 있으면 세나는 날 상대를 해주지 않아요!」라고 외친다.



미소가 떠나지 않는 자리였다.


잠시 분위기가 진정되자, 오노데라의 연인을 재료로 하여 시모카와가 또 장난치기 시작했다.

「이마이군이 없는 틈에, 세나를 빼앗겠어―」

라고 외치며 오노데라를 덮친다.


시모카와는 키스하려고 하고, 오노데라는 도망친다.
오노데라가 장난스래 비명을 지르며 몸을 돌리자, 시모카와가 덮치는 자세가 된다.


왠지 야릇한 광경이다.


대시마가 고개를 저으며, 가볍게 나무랐다.

「시모카와씨도 거기까지만 하세요」

「봐봐, 교수님도 저렇게 말하고 있지」

세이나가 이겼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시모카와 노리코는 듣지 않고 공격한다.

「세나, 빈 틈~!」

그렇게 말하며, 오노데라 세이나의 스커트를 넘겼다.


오노데라 세이나의 스커트를 완전하게 넘겨지고, 스타킹에 감싸인 팬츠까지 공개된다.


대시마는 손에 들고있던 잔을 떨어뜨렸다.
술이 있었다면 쏟을 뻔했는데 다행이다.


오노데라는 꺅 비명을 지르며 시모카와로부터 빠져나와, 스커트의 자락을 고쳤다.

「세나, sexy~」

시모카와 노리코가 혀가 꼬인 어조로 말하면서 박수친다.


오노데라 세이나가, 강하게 꾸짖었다.

「미키! 장난치는 것도 적당히 해. 선생님에게 실례야」

그리고 내게도 사과한다.

「교수님, 정말 죄송해요. 보기.. 흉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히며 더듬더듬 말한다.


나는 일순간 본 광경에 나이 값에 안맞게 진정되지 않는 가슴을 크게 울리면서, 대답한다.

「아, 아니에요」

「정말로 죄송해요, 미키도 사과해!」

오노데라 세이나는, 변함 없이 캬하 캬하 웃고 있는 시모카와의 머리를 억누르며, 고개를 숙이게 했다.

「우앙, 세나가 화났다∼」

세이나는 시모카와의 놀림을  무시하고 내 옆으로와 비워진 잔에 술을 따랐다.
그대로 내 옆에 앉아, 여러 이야기를 했다.


장난꾸러기 자식을 나쁘게 말하는 모친과 같이 시모카와에 대하여 푸념을 늘어놓는다.


살짝 술에 취한 세이나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홍조가 어려, 평상시보다 뜨거움이 느껴진다.
이야기를 들어주며 힐끗힐끗 세이나의 얼굴을 훔쳐본다.
시모카와와 장난치느라 땀을 흘린 탓인지 야릇한 향기가 코에 감돈다.

블라우스의 옷 언저리로부터 들여다 보이는 하얀 피부나,
스커트의 치맛자락 밑으로 보이는 허벅지가 강렬히 시선을 끌어당긴다.

취한 탓인지, 세이나의 신체가 더더욱 신경쓰인다.


시모카와는 세이나에게 야단맞고, 당분간 조용했건만,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세이나가 아이를 꾸짖는 어조로 나무란다.

「미키! 또 왜 그래?」

「응? 화장실 갔다오겠습니다」

시모카와는 경례하며, 부리나케 걸어 나가 버렸다.


나는 세이나와 얼굴을 마주보며 웃었다.


 


넓은 방안에, 대시마와 세이나 둘만 남게 되었다.
두 사람 사이에 적막이 흐른다.


세이나가 대시마의 빈 잔에 술을 따른다.
마신다.
또 세이나가 술을 따른다.
마신다.


초조했다.
방 안이, 세이나에게 풍겨나오는 향기로 채워져 있는 것 같아 코로 숨을 쉴때마다 어지럽다.

세이나를 보자, 시선이 마주쳤다.
세이나가 웃어 준다.
눈을 치켜 뜬채 응시하는 귀여운 얼굴에 가슴이 터질 것 같이 뛴다.

「오, 오노데라씨는, 마시지 않나요?」

「저는, 이제……」

말하며 웃는다.

「아, 시모카와씨, 늦네요」

「예」

또다시 흐르는 정적.

「찾으러 가보는 편이 좋지 않겠습니까?」

「괜찮을거라 생각하는데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세이나는 일어서 방을 나간다.


한숨돌렸다.
그렇지만, 왠지 외로운 마음도 들었다.
세이나가 없어진 것만으로, 방의 온도가 떨어진 것 같이 싸늘하다.


자작하며 기다렸다.
깊은 한숨을 쉬었다.


어느새, 세이나가 돌아오는걸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면, 기모노를 입은 점원이다.
실망이다.


점원은 테이블 위에, 얼음에 담겨있는 소주 3병과 맥주 2병을 올려놓는다.

「이건 주문하지 않았을텐데요?」

「방금 전, 일행의 여성이……」

「어느 쪽?」

「곱슬 머리를 하신 분 입니다」

 

시모카와 노리코.
아직 더 마실 생각인가?


점원이 나가는 것과 동시에 세이나가 돌아왔다.
방안이 갑자기 더워진거 같다.

「시모카와씨는?」

「잠시 별을 보겠다네요……」

그렇게 말하며 세이나는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대로 방치해도 괜찮나요?」

「걸음이 휘청거리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취하지 않은거 같았습니다.
「 나는 별을 보고, 세나는 교수님을 돌본다」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돌아왔습니다」

「시모카와씨는, 이제 아저씨를 상대하기 싫다고 뜻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미키는 선생님 팬이니까.……실은 저도 그렇습니다만」

세이나가 소리없이 다가와 옆에 앉는다.
테이블 위에 늘어져 있는 술병을 보고 놀란다.

「시모카와씨가 주문했다고 해요. 아직 마실 생각이었던 것 같다. 완전히 잊어버리고 지금은 별을 보고 있지만」

「하.하.하……」

세이나가 황당하다는듯 웃는다.

「자, 모처럼 주문했는데, 처리합시다」

세이나가 글래스에 차가운 술을 따른다.
대시마는, 벌써 벌써 대단히 과음했다.
과연 취했다.
취하면 취할수록 세이나가 더욱 더 요염하게 보인다.


세이나에게 말한다.

「세이나도 받을까」

존칭이 사라졌다.


대시마가 따라 주고, 세이나는 글래스를 기울여 마신다.
희고 가는 목이 움직이는 것이 야릇하다.

「이 술, 맛있어요!」

놀란듯이 말하며, 글래스를 대시마의 앞에 둔다.
꿇어진 무릎이 무너지고, 세이나의 신체가 대시마 쪽으로 기울어 진다.
스커트의 자락으로부터 새하얀 허벅지가 보인다.


어, 조금 전에는 스타킹을 입고 있었는데?

「후후. 선생님? 어딜보고 있는 거에요?」

당황해서 얼굴을 들면, 세이나가 목을 기운채로 대시마의 바로 옆에서 올려보고 있었다.
뺨을 붉게 물들이고, 물기 띤 눈동자로 올려봐 온다.


두근!
가슴이 크게 울린다.


세이나가「후후」웃는다.
취한 탓인지, 단정했던 미모가, 더욱 더 부드럽게 풀어지며 요염해 보인다.


벚꽃 꽃잎과 같은 핑크색 입술이 맛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난 어째서 제자를 이런 눈으로 봐버리는 거지?


세이나가 얼굴을 다가오고,

아름다운 벚꽃잎과 늙은 꽃잎이 겹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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