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MC]판테온 연대기 - 지배의 서 #001 (01)
## 001 : 은빛 칼날의 미카 ##
(01)
미카는 익숙한 길을 걸었다. 미카는 이 알렉시우스 산맥 출신이었다.
미카에게 있어 알렉시우스 산맥은 고향이자 자신의 마음이 유일하게 포근해지는 그런 곳이었다. 이곳에서 태어났고, 이곳에서 자랐다.
성인이 된 뒤 알렉시우스 산맥을 떠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종종 이곳에 들러 알렉시우스 산맥에 퍼진 여러 마을들의 어려움을 풀어주곤 했었다.
미카는 그렇게 모험가가 되었고, 지금은 ‘은빛 칼날’이라는 칭호도 얻었다.
모험가의 칭호는 같은 모험가들이 붙여주는 것이다. 물론 여러 이야기가 퍼지면서 여러 칭호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한 일이년 지나면 하나의 칭호로 굳어지기 마련이다.
“저 마을인가?”
미카는 멀리 보이는 마을을 보면서 안색을 찌푸렸다. 마을의 크기가 상상 이상이다. 그리고 오는 동안 사람이 완전히 사라진 폐허 같은 마을들도 몇몇 있었다.
마물의 흔적이 남은 것으로 보아 마물이 나타나자 마을 주민들이 급히 도망친 듯 했지만, 그 이후에 복귀하지 않아서 완전히 폐허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큰 마을이라고?
이런 산골짜기에?
“안녕하십니까, 자매님.”
“…누구시죠?”
“전 대지모신님을 모시는 수습신관 일레아라고 합니다.”
일레아? 미카는 너무나 익숙한 울림에 잠시 고민을 했으나, 이내 깨달았다.
“…회색의 일레아!?”
“이미 잊은 것입니다. 지금은 대지모신님의 수습신관일 뿐이죠.”
“어찌 된… 일이지?”
미카의 살짝 긴장하며 말했다. ‘회색의 일레아라고 하면 누구나 아는 최고의 모험가였다.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대륙 4대 마경魔境 중 하나인 회색의 미로를 당당하게 통과해낸 모험가 중의 모험가 말이다.
그런 일레아가, 새롭게 생겨난 종교의 수습신관이 되었다고?
“대지모신님의 은혜를 깨달았다고 할까요? 아니면 대지모신님의 은총을 받았다고 할까요? 전 그저 대지모신님의 종일 뿐입니다.”
소문과는 다른 정숙한 말투와 행동. 미카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바뀔 수 있는가 하면서 생각해 보았다.
예전, 어떤 마법사가 신을 자처하며 사람들의 정신을 조종하던 일이 있었다. 그것을 미카와 몇몇 다른 모험가들이 해결했는데, 지금의 상황이 마치….
그런 생각이 들자 미카는 자신의 칼을 뽑아 들었다.
“…의심이 생겼어.”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우우웅-!
일레아의 몸으로부터 유백색의 따스한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전혀 이질적이지 않은… 말 그대로 어머니의 품 같은 따스함을 가진 빛이었고, 생명의 빛이었다.
미카는 이 순간 온 몸의 힘이 쭉 빠지며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 말도 안 돼….”
“이것이 진실이랍니다. 우리를 품으시며, 우리를 키우시며, 우리를 먹이시는 대지모신님께서 스스로를 들어내기로 결정하셨기에, 저는 그런 대지모신님의 종이 되길 자처한 것이랍니다.”
미카는 이런 상황에서 어찌해야 할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저 일레아의 인도를 따라서 마을로 향했다.
마을은 굉장히 넓었고, 사람들의 숫자도 상당히 많았다.
마을은 세 개의 단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마치 계단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마을은 가장 위에 대지모신의 신전이 있었고, 그 밑의 2층에는 평신도平信徒들이 머무는 마을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일 밑층인 3층에 다른 마을의 생존자들이 모여들어 만든 마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 3층의 주민들은 사실 대지모신을 모시기보다는 이전부터 모시는 태양신이나 방랑신, 해신을 모시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다 보니 대지모신을 믿기 시작한 평신도들과 다른 주민들의 사이를 떼어 놓아야만 했다.
“아, 어서 오십시오 일레아 신관님.”
“어머, 촌장님도. 전 아직 수습신관이라니.”
“아이구, 저희들에게 그저 모두 신관님들입죠.”
대지모신의 신관들은 웃기지만, 모두 동일한 힘을 사용한다. 대지모신의 힘을 말이다. 하지만 수습신관이나 정신관, 고신관, 대신관의 계급을 나누는 이유는, 같은 힘을 사용하더라도 그 응용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경험에서 오는 힘의 사용법의 차이가 신분의 고하를 나눈다고 할까?
이것은 신의 사도가 정한 법칙이었다.
“오늘은 다행히도 환자가 없군요.”
“예에, 다행히 오늘은 다친 이들도 없고, 그 흔한 고뿔 걸린 아이들도 없습니다.”
“다행이요. 대지모신의 보살핌입니다.”
미카는 이러한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면서 이상함을 느꼈다. 보통 다른 종교의 신관들은 어쩔 수 없이 돈이라는 것을 얻기 위해서 억지로라도 환자를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새롭게 만들어지는 종교의 경우 그러한 경향이 더 심하다.
돈이 없으면 교단의 세를 불릴 수 없고, 그것은 애써 만든 교단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마 아무것도 받지 않고 치료를 해주는 건가요?”
미카의 질문에 일레아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대지모신님께서 저희들로 하여금 그분의 은혜를 행사할 수 있게 하셨는데, 그런 것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것 자체가 신성의 모독입니다!”
일레아가 정색을 하며 말하자, 촌장은 물론이고 주변의 사람들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럼은요. 당연하지요.”
“모신님의 은혜인데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이들을 보며 미카는 자신의 상식이 깨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더 의문이 드는 것은.
“최근 마물이 나타났다고 들었는데, 그리고 아까 보니 저 밑의 마을에는 환자들의 숫자가 많은데… 어째서 환자가 없다고 하는 거죠? 설마 같은 신을 모시지 않는 이들에게 그 ‘은혜’라는 것을 사용하지 못하는 건가요?”
미카는 몰아붙이듯이 말했다. 이것은 자신의 상식이, 경험이, 사상이 무너지는 순간의 반발심이었다.
“아니요. 그분들에게는 이 마을의 평신도님들께서 대지모신님의 은혜로 수확한 약초들을 무상으로 공급하는 중입니다. 또한 심하게 다친 자, 불치병을 가진 자, 죽음을 눈앞에 둔 자들 외에 저희들은 은혜를 베풀지 않습니다.”
“…어째서죠?”
“그것은 저희들의 힘이 한정적이기 때문입니다. 각 신관마다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힘의 양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로, 대지모신님의 이름을 아는 이들의 숫자가 적기에, 그분의 힘도 그만큼 적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와 같은 수습신관은 물론이고, 위 신전에 머무시는 대신관님도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힘은 한정되어 있죠.”
일레아의 말은 거침이 없이 이어졌다.
“그나마 사도님은 그 무한한 신성력으로 기적을 베푸실 수 있으나, 얼마 전 상당 수의 마물을 물리치시기 위해 무리를 하셔서 현재 성소에서 요양 중이십니다.”
“…성소요?”
“예. 대지모신님의 힘이 가장 순수하게 모여 있는 곳이며, 그곳이야 말로 대지의 중심입니다.”
미카는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이 알렉시우스 산맥이 대륙의 중앙에 위치한 산맥이고, 이곳의 위치도 잘 생각해보면 대륙의 중심 쯤에 위치한 곳이라고.
그럼… 정말로 대지모신이라는 신은 존재하고, 전설에나 나올 법한 ‘순결한 신관’이라는 것이… 실존한단 말인가?
“저희 수습신관은 물론이고, 대신관님까지도, 모두들 사도님을 옆에서 모시며 대지모신님의 힘을 직접 전달 받는 사제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사제요?”
사제라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 것인가?
“저희 대지모신님의 사제들은 신관과는 달라요. 대지모신님에게 제祭를 올릴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며, 성소로부터 뿜어지는 대지모신님의 은혜를 받는 것이 아닌, 대지모신님 그 자체인 이 대지 어디에서건 대지모신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죠.”
“아!”
미카는 깨달았다.
사제라는 것은 이 ‘신전’이라는 곳을 떠나서 대륙 전체에 대지모신의 이름을 퍼뜨리는 이들인 것이다.
신관들은 대지모신의 신전에 있는 성소로부터 뿜어지는 은혜를 자신의 몸에 담아서 외부로 가져가 베푸는 이들이다.
반면, 사제들은 이 대지의 위 어디에서건 대지모신의 은혜를 받아 베푸는 이들.
“…나, 한번 그 사도라는 자를 만나보고 싶어.”
“알겠어요. 안내해 드리죠.”
일레아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했다.
이미 일레아에게 미카가 이 마을에 나타나면 자신에게 안내하라는 ‘성언’을 시미안이 모든 사제들에게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제 오는군.”
시미안은 씨익 웃었다. 기다리다가 지치는 줄 알았다. 그래도 며칠 전 일레아라는 아가씨가 이 신전에 난입해서 조금 즐길 수 있었다.
회색의 일레아라 스스로를 밝힌 이 아가씨는 엄청난 미인이었고, 시미안의 마음에 드는 늘씬하고 가슴 큰 여인이었다.
사이비니 사기꾼이니 하는 것을 시미안이 겨우 안정시킨 것은 ‘인조신성력’이 큰 효과를 보았기 때문이다.
“여의주가 이렇게 대단한 것이었다니… 크크크큭.”
여의주는 시미안이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도구다. 이 여의주는 진짜 ‘여신’을 만들어냈다.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여의주 그 자체는 이미 신의 힘이나 마찬가지였고, 그 힘을 나누어서 ‘여신’이라고 명명된 존재에게 부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스스로를 ‘가이아’라고 ‘믿는’ 이 ‘여신’은 탄생과 함께 성소의 한 구석에서 시미안의 종 노릇을 하고 있었다.
말이 여신이지, 사실 만들어진 노예다. 진짜 생명체도 아니고, 인간의 거죽을 뒤집어 쓴 인형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래도 신은 신이라고 이 ‘가이아’를 믿는 이들의 숫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믿음’의 ‘양’과 ‘질’이 가이아에게 모여들어 가이아의 ‘신위神位’와 ‘신격神格’을 강화시키는 한편, ‘신성神聖’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음, 왔나?”
시미안은 잠시 가이아에게 몸을 숨기라고 명령한 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미카라는 아가씨를 보았다.
일레아가 은발에 야들야들한 아가씨라면, 미카는 적발에 적안을 지닌 건강한 아가씨였다. 그래도 가슴은 크고, 키도 상당히 크다.
말 그대로 시미안의 ‘심미안審美眼’을 아주 흡족하게 만드는 ‘사냥감’이었던 것이다.
“어서 오십시오. 미카 양.”
“…나를 아나?”
“아니요. 모릅니다. 하지만 대지모신님께서는 자신의 위에서 태어난 모든 존재를 아시지요.”
시미안은 연기를 하고 있었다. 이런 연기를 하지 않아도 이 성소의 설정이 있다면 미카를 함락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모험가라는 족속의 정신력이 얼마나 강하고, 그것을 함락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고생을 해야 하는지 이미 경험해 보았다.
일레아라는 사냥감을 통해서 충분할 정도로 말이다.
“넌 누구지?”
“전 대지모신님의 사도입니다. 아, 그나저나, 이곳 성소에서는 탈의입니다.”
“…알았다.”
미카는 아무 생각 없이 그 말을 받아들였다. 지금의 미카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탈의’ 따위가 아닌, 눈 앞의 ‘사도’라는 녀석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레아 역시 탈의를 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눈앞의 사도 역시 탈의를 하고 있다.
이때 시미안이 말했다.
“자자, 일레아. 차 한 잔 가져다주겠어? 아, 미카 양은 뭘 드시겠어요?”
“나는….”
미카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시미안이 말해버렸다.
“아, 우유가 좋을 것 같군요. 여긴 술이 없거든요.”
미카는 움찔했다. 방금 미카는 시미안을 조롱하기 위해서 ‘술’이라고 말하려 했었다. 그런데 그것을 간파했다고?
미카가 더욱 진중한 눈빛으로 시미안을 노려보는 사이, 일레아가 두 개의 잔을 가져왔다. 한 잔에는 차가 들어 있었고, 다른 잔은 비어 있었다.
“일레아, 나는 우유도.”
“예. 사도님.”
일레아는 자신의 유방을 한 손으로 바치고, 다른 한 손으로 찻잔을 들었다. 그리고는 유방을 바친 손으로 유방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빙글빙글 돌리기도 하고, 꽉 쥐기도 하고, 그러다가 유두를 손가락으로 살짝 꼬집자 유두로부터 유백색의 우유가 샘솟았다.
이것은 대지모신을 모시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가지게 되는 은총의 한 가지로써, 외부에서는 절대 들어나지 않지만, 이 성소 안에서라면 언제든지 발휘되는 종류의 은총 중 한 가지였다.
“무, 무슨.”
그 때, 미카가 깜짝 놀랐다.
미카의 입장에서 처녀인 것이 분명한 일레아의 가슴에서 우유를 짠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때 시미안이 말했다.
“대지모신을 모시는 신관들에게 그 정도는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별 일도 아니지 않습니까? 흐음… 좋군요.”
시미안의 말에 일레아가 감사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숙였고, 미카 역시 엉거주춤한 자세에서 다시 바른 자세로 앉았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거지… 그래, 대지모신의 신관이 일레아가 우유를 짜는 것이 뭐가 특별하다고.’
특별하고 자시고, 그게 문제이지만 미카는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더 중요한 문제가 있으니까.
‘사도… 그래, 사도에 대해서 알아야 해. 사기꾼인지, 아니면 진짜인지.’
미카는 다른 문제는 일단 제치고, 눈 앞의 사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른 전라全裸의 여인들이 성소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이 다른 여인들은 빠르게 무언가를 나르고 있었다. 그것들은 시미안이 만들어낸 특제 유액乳液으로써, 그 재료가 일반적인 밀랍, 라놀린 등으로 만든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진짜 우유로 만든 유액이라는 것이 좀 다르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우유는 당연히 성소에 들어온 이들 중 일레아의 우유가 가장 많았다.
“자,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질까요?”
별 다른 이야기도 안 했는데, 갑자기 휴식?
시미안은 이미 그런 것 따위는 따지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미카는 시미안의 말이 절대적으로 옳은 이 성소 안의 설정에 의해서 그 말을 받아들였다.
“그러도록 하죠.”
“그럼 쉬도록 하죠.”
“으응?!”
미카는 갑자기 자신의 몸에 무언가를 부어 바르기 시작하는 아가씨들의 손길에 깜짝 놀랐다. 그러나 미카는 이내 깨달았다. 이게 바로 그 휴식이라는 것을 말이다.
온 몸 곳곳,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살짝 끈적거리며 부드러운 액체가 발라진다. 겨드랑이는 물론이고 사타구니의 은밀한 곳에까지.
‘으읏, 뭐, 뭐 하는…!’
미카는 갑자기 사타구니로 침범한 다른 아가씨의 손에 버럭 성을 내려 했으나, 이것이 휴식의 일환이고, 그것을 거절하는 것은 안 된다는 생각에 입을 다물었다.
이 특수한 유액은 시미안이 직접 가공한 것으로써, 사람의 우유를 가공하여 만들어낸 최고의 미용품이었다.
바른 이후 30분 내에 몸에 흡수되고, 이것이 흡수되고 나면 피부가 부드러워지고, 질겨진다. 게다가 신경세포를 자극하여서 작은 자극에도 쾌감을 느끼게 만들며, 차츰 바르다 보면 근육이 유연해져서 마치 평생 요가를 한 것 같은 유연함을 가질 수도 있게 된다.
오로지 특이한 시미안의 취향에 맞추어 만들어진 물건인 것이다.
“으음….”
미카의 안색이 살짝 달아올랐다. 조금은 이상한 기분,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그리고 이내 거부하기 싫은 기분이 온 몸에 퍼지고 있었다.
이내, 아가씨들이 유액을 다 바른 뒤 성소를 나가자, 시미안이 일레아를 불렀다.
“일레아, 미카 양에게는 ‘특별한 우유’를 줘야 하지 않겠어?”
“아, 예!”
일레아가 기쁘다는 듯이 시미안의 품에 안긴다.
시미안은 단순한 손길로 일레아의 온 몸을 자극하는데, 일레아의 반응이 새로웠다.
“아흣, 하악!”
시미안이 만지는 것만으로도 빠르게 쾌감을 느낀다.
시미안이 손을 일레아의 사타구니로 집어 넣자, 축축하게 젖은 소음순이 시미안의 손에 만져졌다.
“흐음, 역시… 최고의 신관이야.”
“하아… 하윽!”
대지모신을 모시는 신관들은 항상 보지가 축축하게 젖어 있다. 게다가 신관들이 입는 옷은 통짜 로브의 일종인데, 그것을 입으면 그 안에 무엇을 입어도 겉으로 들어나지 않는 형태다.
이것은 반대로 말하면 안에 아무것도 안 입어도 밖으로는 들어나지 않는 옷이라는 뜻이 된다.
즉, 항상 축축하게 젖은 질구에서 길게 늘어지며 흐르는, 또는 흥건하게 흐르는 애액이 대지를 적시고, 신관들은 그것이 아주 당연한 것이라고 여겼다.
“흐응, 하웃, 아, 좋아요! 사도님, 더, 더 깊숙이 찔러 주세요옷!”
찌걱, 찌걱!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는 일레아의 행동에 시미안은 살짝 제동을 걸었다. 이대로 일레아 혼자 가버리면 어쩌겠는가? 시미안이 만족하지 못하는 섹스는 섹스가 아니다.
“후훗, 자자, 차분히 즐기라고.”
“후앗! 하우웃! 너무 좋아요! 히이잇!”
시미안이 살짝 일레아의 클리토리스를 튕기자 일레아는 마치 죽을 것처럼 벌벌 떨었다. 하지만 그것은 괴롭기다기 보다는 쾌감이 너무 강해서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그리고… 미카도 곧 이렇게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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