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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MC]판테온 연대기 - 지배의 서 #000

## 000 : 이계 ##


 


심이안審梨岸은 과학자였다. 또한 발명가이기도 했다.



심이안의 입장에서 보면 임이만 자신은 분명 엄청난 존재였다. 세상에 다시없을 정도로 위대한 발명을 해낼 천재였으며, 역사에 기리 기억된 최고의 과학자였다.



하지만 실상은….



그런 심이안이 어느 날 부모님의 유산으로 물려받은 가산의 어떤 동굴에서 그것을 발견한 것은 운명의 장난이었다.



그것은 이를테면… 그래, 사용자의 ‘생각’을 현실로 ‘구현’하는 장치였다.



게다가 사용자가 등록되면 그 사용자가 최소 100년에서 최대 1,000년 간 무조건 그 장치를 사용하게 만드는 강제성마저 지닌 물건이었다.



심이안의 입장에서 이 물건의 가치가 세상에 밝혀질 경우 자신이 얻을 명예를 생각하면 엄청난 것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것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래서 이런 저런 시험을 하던 도중, 심이안은 이 장치와 함께 알 수 없는 세계로 차원이동 되었다.



그것은 지구의 입장으로써는 다행이었고, 심이안이 차원 이동된 세계로써는 불행이었다.


 


 


 


“여기가… 도대체 어디야?”



심이안은 서른이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나이 값을 못하는 인간이었다. 철이 덜 들었다고 할까?



하지만 그만큼 자유스러운 생각을 지니고 있었고, 어린 시절의 열정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만큼의 욕망도…….



“숲?”



심이안은 잠시 생각했다. 자신이 있던 곳은 도심지였다. 그런데 실험 도중에 빛이 번쩍 하는가 싶더니… 숲이라고?



“설마, 축지법 연구가 잘못 되었던 건가?”



심이안이 그렇게 생각할 때, 그것들이 나타났다.



소설과 영화, 만화 등의 매체를 통해서만 보았던 ‘괴물’이라는 것이 말이다!



“헉! 괴, 괴물이라니!?”



심이안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렸다. 심이안 스스로가 ‘여의주’라 칭한 물건이 현재 심이안의 손에 들려 있었다. 이것은 그 자체로 오버 테크놀로지.



이것만 있다면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지금 당장 심이안은 자신이 상상하는 것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



“매직 미사일!”



심이안의 외침과 함께 허공에서 생겨난 빛의 덩어리가 휫-! 소리를 내며 날아가서는 괴물들의 머리를 산산조각내어 버렸다.



“우욱!”



자신이 했지만, 그 비위 상하는 모습을 보며 구토할 것 같은 기분이 된 심이안은 다급히 괴물들의 사체가 널린 지역을 벗어났다.



사실, 이 선택은 아주 잘 한 것이었다.



심이안이 만약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면, 죽은 괴물들의 피냄세를 맡은 다른 괴물들이 몰려들었을 것이고, 그 중심에는 심이안이 있었을 터이니….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도망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던 것이다. 비록 그런 생각을 가지고 한 선택을 아니었지만. 어쨌든 결론은 좋았다.



“젠장, 이런… 후우. 하긴, 난 쥐 한 마리 못 잡아봤으니… 뭐, 곤충은 좀 잡아 봤지만…. 이거, 뭐 이래? 도대체… 지금 내가 어디 있는 거지?”



심이안은 매우 고민했다.



여의주의 힘으로도 집으로 갈 수 없었다. 여의주의 힘으로라면 당연히 ‘집으로!’라는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여의주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것이다.



이것은 이를테면… 현재의 세계가 자신이 사는 세계가 아니라거나…? 또는 여의주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먼 나라에 와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게 하는데.



“…후자는 아니로군.”



심이안은 하늘의 달을 보며 말했다.



그렇다. 하늘에는 지금 두 개의 달리 떠 올라 있었다. 하얀색과 노란색의 두 달이 하늘을 아주 밝게 비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로써 심이안은 자신이 지금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빠졌다는 것을 실감했다.



“…차원이동이라니.”



소설도 아니고 이건 뭐….


 


 


알렉시온은 예전부터 많은 이들이 여행을 하면서 중간 기점으로 사는 마을 중의 하나였다. 거대한 알렉시우스 산맥이라는 곳을 오르기 전 머무는 거점 말이다.



그런 거점이 마을이 되고, 거대한 마을이 되고, 도시가 되었다가 쇄락하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의 알렉시온이 만들어졌다.



“여어, 미카.”



“오랜만이네. 검은 손.”



“낄낄낄. 그런데… 어디 가나?”



“최근에 마물이 나타난다는 말을 들어서.”



“휘이~ 은빛 칼날이 마물을 잡으러 간다?”



“닥쳐주겠어?”



“낄낄, 그런데… 그 소문 들었나?”



“소문?”



미카라 불린 여성은 ‘검은 손’이라는 사내를 보며 생각했다. 이 인간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자신에게 ‘정보’를 넘겨주는 것일까?



이 ‘검은 손’이라는 사내는 상당히 위험한 사내였다.



모험가들 중에서 종종 ‘미들네임’이라는 것을 가지는 이들이 있다. 귀족의 중간 이름과는 다른… 말 그대로 ‘칭호稱號Title’에 가까운 이름이다.



그런 칭호가 ‘검은 손’이라면…. 이 사내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으리라.



“무슨 소문이지?”



“간단해. 저 알렉시우스 산맥의 어느 마을에 성자가 나타나서 기적을 베풀고 있다더군.”



“…사기꾼, 아니면 이도교, 그것도 아니면 새로운 종파의 탄생이로군.”



“뭐 그렇지. 그런데…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고 몰려드는 놈들이 좀 있어서 말이야.”



미카는 성자에 대한 소문이 만약 ‘사기꾼의 사기 행각’일 경우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사기꾼이 ‘성자’의 행세를 할 정도로 뛰어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그 무언가는… 엄청난 것이다.



기적이라는 것을 발생시킬 정도의 물건이라면 그건 이미 보물의 수준을 지나서 고대의 유물 정도는 되는 것이다.



“렐릭 헌터들인가?”



“응응, 쓰레기 사냥꾼들이지.”



“…나완 상관 없어.”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설마?”



“그 설마가 정답.”



미카는 머리가 띵해지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검은 손’이 자신에게 ‘아마추어’라고 놀릴 정도라면 이미 자신이 가진 정보가 쓸모가 없어졌는데 그것도 모르고 뭐 하는 거냐는 비아냥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을 미카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마물이 나오던 마을에… 성자가 나타나 마물을 물리치는 기적을 보였다?”



“게다가 마물에게 다친 이들을 치료하고, 땅에서 일어난 거대한 신전을 만들어냈다는군. 스스로가 ‘가이아 여신’이라는 이상한 신의 사도라고 하는데, 뭐 모를 일이지.”



“흠.”



현재까지 이 대륙 전체에서 신이라고 불리는 이들 중 진짜 신으로 인정받은 신을 모시는 교단은 고작 셋이었다.



태양의 헬리오스, 바다의 세피아, 방랑의 제피로스.



헬리오스의 사도들은 태양이 뜬 낮에는 거의 무적이나 마찬가지라고 불릴 정도이며, 그와 함께 태양성기사단이라는 이상한 집단을 만들어 마물을 사냥하는 이들이었다.



바다의 세피아는 말 그대로 바다 전체를 신으로 만든 경우인데, 바다를 항해하는 이들에게 있어 이 세피아에 대한 믿음은 바다에서 일어나는 온갖 재해를 피하게 해주는 효험이 있다던가?



그리고 마지막 방랑의 제피로스는 말 그대로 모든 ‘방랑하고 여행하는 이들의 신’으로써, 방랑자들이나 여행자들이 방랑과 여행 전에 제피로스의 신전에 들러 성금誠金을 바치면 순탄한 방랑과 여행을 할 수 있게 축복해준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라고?



“이상한 교단이로군.”



“그렇지?”



“…한 번… 가봐야겠어.”



미카가 그렇게 결정을 내리자, ‘검은 손’이라는 사내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주인님, 성공했습니다.



“그런가?”



심이안, 아니… 이제 ‘성자 시미안’이라 불리는 사내가 자신의 종으로부터 전해진 소식을 들으며 히죽 웃었다.



“아주 착한 ‘개’야.”



-감사합니다.



“그럼, 더욱 수고 하도록. 아직 리스트의 다섯 명도 못 채웠으니까.”



-예!



시미안은 세삼 이 ‘검은 개’라는 사내를 자신의 종으로 들인 것을 아주 잘 선택한 것임을 깨달았다.



시미안이 처음 이 세계에 발을 들였을 때, 상당한 고생을 했다. 일단 말을 배워야 했기 때문에 인근의 어느 마을에 갔더니 마물이라 불리는 녀석이 마을의 주민들을 사냥하고 있었다.



그래서 여의주의 힘을 빌려서 물리치고 보니 마을 주민들이 자신을 신처럼 모신다는 것에 영감을 얻었다.



그래! 이전의 세계에서 못하던 것을… 이 세계에서 하자!



시미안의 꿈은 무위도식과 하렘이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것 말이다.



그래서 시미안은 마을의 주민들을 일단 세뇌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여의주는 절대 만능은 아니었다.



시미안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기 하지만, 그 현실의 경계가 애매모호했다.



일단 남에 대한 강제적인 ‘변화’는 거의 불가능했다. 물론 일정 지역에 걸쳐서 자신의 ‘만들어낸 설정’을 적용한 것을 따르게 하는 것은 가능했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그렇기에 시미안은 무언가 방법을 찾아야 했고, 그 답을 ‘종교’라는 것에서 찾았다.



그래, 종교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종교를… 자신의 하렘으로 만드는 것이다!



예전에 본 어느 소설의 여신을 모시는 여신관들과 여사제들을 자신의 하렘의 노예로 삼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시미안은 자신을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사도’라는 신분으로 만들었다.



대지모신大地母神 가이아의 사도인 시미안은 분명 엄청난 이적을 행했다.



불모지를 기름진 땅으로 만들었다. 여의주의 힘이다.



땅 속에서 바위도 철도 아닌 신전을 일으켰다. 여의주의 힘이다.



다치고 병든 자들을 치료하였다. 여의주의 힘이다.



새로운 여신관들을 뽑아서 대지모신의 가호를 받게 하였다. 여의주의 힘이다.



“크크큭.”



시미안은 자신의 옆에서 자신을 수발드는 아가씨들을 보면서 음침한 웃음을 흘렸다. 자신이 만든 대지모신의 성소聖所는 오로지 대지모신의 사도와 대지모신의 신관, 사제들밖에 들어올 수 없다는 설정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더 웃긴 것은 대지모신의 신관과 사제는 무조건 ‘여성’이라는 것이다.



즉, 사도인 시미안을 제외하면 사실 상 대지모신의 성소에 들어올 수 있는 성별은 여성 뿐.



그리고 그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신의 일聖事’이기 때문에 외부로 알려서는 안 된다는 방식이었다.



“아아, 그래, 그쪽 어깨.”



시미안은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게 한 아가씨들의 미모를 보면서 약간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의 미모는 그리 만족할 만 하지 않았다.



서양인도 아니고, 동양인도 아니다. 하지만 일단 미에 대한 기준은 시미안의 것과 이 세계의 것이 같았는지, 그래도 아름다운 아가씨들은 아름다웠다.



그래도 조금은 부족하다.



이런 때에, 종 노릇을 하는 그 ‘검은 손’의 능력이 아주 발군이었다.



“헛소문 유포, 유도, 함정… 크크큭. 아주 좋아.”



시미안이 원하면 다른 이에게도 1,000년 정도의 삶은 보장할 수 있다. 게다가 시미안의 곁에 있다가 시미안이 죽으면 여의주에 대한 계승도 가능하다.



일단, 시미안은 절대 죽지 못한다. 죽어도 여의주의 힘에 의해서 부활한다. 즉, 여의주를 가지고 있는 이상 죽을 가능성은 희박한데, 죽어도 다시 살아나니… 이게 신이지 뭔가?



또한 시미안 스스로 여의주의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최소 100년에서 최대 1,000년 간은 여의주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최소 100년은 절대로 여의주의 주인이 된 뒤 여의주를 소유를 포기할 수 없는 기간이다.



“흐음… 뭐, 이것도 괜찮겠지. 어이, 그래 너… 벗어.”



“예. 사도님.”



시미안의 신의 사도이며, 신의 사도가 하는 말은 신의 말씀이다.



게다가 이 성소 안에는 여의주의 힘이 극대화 되며, 무조건 시미안의 말이 성언聖言이라는 설정이 적용되어 있기에 아무도 저항할 수 없었다.



“크크큭… 재미있게 살아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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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입니다.

 

이전의 쓰던 것 다 때려 치고, 일단 이것에 주력하려 합니다.

 

퓨전 판타지 타입의 이야기인데, 이야기는 엄청 길어질 것 같습니다.



추천74 비추천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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