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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MC물이 최고야~!] 큐피트의 화살 - 그의 과거 (上)

찰칵~


문이 열리는 소리


"응? 누구지?"


소년은 그 소리를 듣고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바깥을 살펴보았다.


"아휴~ 무거워... 엄마도 참~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살 필요가 있어요?"


앳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도 그렇네.... 하지만 또다시 비가 내릴지도 모르니 만약을 대비해야지~  치즈루! 엄마 왔다~"


앳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온 곳에서 중년의 여성으로 짐작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치즈루의 가족인가보군"


소년은 조그마한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들키지 않게 조심스럽게 방문을 닫았다.


"난처한 상황인 걸..."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소년의 시선이 방 안쪽을 향했다.



쿨쿨...


방 안쪽. 침대가 놓여있는 곳.


침대보가 벗겨진 침대 위에 아름다운 아가씨가 잠들어 계셨다.


그녀의 이름은 치즈루.


피곤했던지 "쌕쌕~" 거리며 가느다란 숨소리를 내쉬며 잠들어 있었다.


얼굴에는 홍조가 한 가득.


조금 더 자세히 그녀의 모습을 살펴보니, 놀랍게도 그녀는 알몸으로 침대 위에서 자고 있었다.


창문 밖에서부터 들어와 방 안을 밝게 비춰주는 햇볕 때문인지 유난히 피부가 뽀얗게 보인다.


"쌕쌕" 가느다란 숨소리와 함께 그녀의 가슴이 오르락 내리락 하며 소년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아아.. 이 상황.. 정말 난처하군.. 한번 더 하고 싶어졌어..."


방문 밖에는 치즈루의 어머님과 여동생으로 짐작되는 소녀가 배회하고 있었다.


만에 하나라도 치즈루의 방문이 열린다면 꼼짝없이 들키게 되는 상황....
소년은 방문 가까이에 붙어 앉아 밖에서부터 들려오는 소리를 가지고 동정을 살펴보고 있었다.


"설마.. 그런 일은 없겠지?..."


라고 소년이 말하던 찰라 <설마가 사람 잡는다>라는 속담을 재확인시켜 주기라도 하는 듯 방문이 열렸다.


드르르르륵...


"언니~ 왜 불러도 대답이 없....."


쿠구구구구궁.... (주 - 천둥벼락 소리)


예의 앳된 목소리를 가진 소녀와 소년의 눈빛이 마주쳤다.
소녀는 말문이 막힌 듯 하던 말을 중단하고 "어..어어..어어...."를 연신 외치며 당황해하고 있었다.


"카나~?! 방에 언니가 있니?"


저 멀리서 치즈루의 어머니로 짐작되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에... 에... 바..방에서... 자..고.... 있어요!!!"


카나라 불리는 소녀는 당황한 표정으로 급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버벅거리는 발음이 너무 어색해 보인다고 소년은 생각했다.


"카나~? 무슨 일 있니~ 목소리가 이상한데?..."


"아..아니에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


카나라는 소녀는 그렇게 결사적으로 항변하듯 소리치고는 방안으로 들어와 급하게 방문을 닫았다.


"................"
"................"



"쌕쌕~"
"..............."
"..............."



방 안에 정적이 감돌았다. 오직 치즈루의 숨소리만이 간헐적으로 들려오고 있었다.


"누...누구세요.."


말을 먼저 건 쪽은 카나였다.


"....아.. 그게...."


소년은 머리를 긁적이며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하고...


"............."


카나라는 소녀는 무슨 생각을 한 건지 갑작스레 치즈루에게 다가갔다.


".................?!!"


깊이 잠이 든 치즈루는 카나가 다가와도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카나는 무언가를 확인하려는 듯 알몸으로 잠들어 있는 치즈루의 모습을 여기저기 관찰하기 시작하더니,


"아!!"


이윽고 자그마하게 탄성을 내지르며 소녀는 치즈루의 어딘가를 가리키며 소년을 쳐다보았다.
소녀와 눈이 마주친 소년은 머쓱한 표정을 내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치즈루의 그곳에서 소년의 것이 확실한 백탁액이 미량이나마 흘러나온 흔적을 남기고 있었던 것이다.


소년이 고개를 끄덕이자, 소녀는 모든 상황이 파악된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방문쪽으로 걸어가서 방문 손잡이를 잡은 상태로 소년을 바라보았다.


"...... 언제부터 사귀었어요?"


"...............정확하게 일주일되었어..."


소녀의 대답에 소년이 대답했다.


"... 나도 바보가 아니니까... 이 일에 대해서는 비밀로 해드릴께요."


"................"


"으흐흐흐~ 드디어 언니의 약점을 잡아내었어!!"


".................."


장난끼 가득한 소녀의 말투에 소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은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럼.. 다음에 또 뵈요~  예비 형부!!"


그 말과 함께 소녀는 방문을 열자마자 쏜살같이 사라졌다.


"....................."


소년은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어 어이없는 표정만을 유지한 채
깊은 고뇌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아아... 나도 모르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리를 감싸쥐며 항복(?)을 선언한 소년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침대 위로 올라가 곤히 잠들어 있는 치즈루의 옆에 누웠다.


"쌕쌕~"


깊이 잠든 치즈루를 바라보는 소년의 표정에 미소가 생겨났다.


"지금 우리 상황이 아주 난처해졌다는 거 알고 있는 거야? 치즈루?"


손을 뻗어 치즈루의 엄지손가락과 집게 손가락으로 치즈루의 볼살을 살짝 꼬집자,
꼬집힌 볼살 주위가 서서히 붉게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치즈루는 살짝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몸을 휘청거렸다.


"....... 사랑해, 치즈루..."


소년은 소녀를 사랑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소녀의 붉게 물든 볼에 입술을 갖다대었다.


쪽~♡


 


 


 


 - 이러한 일이 있기 얼마 전...

 

샤아아아.. 샤아아아...


비가 내리고 있는 시내 거리.


한 소년이 후드티를 입고 서 있었다.
우산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런지 후드티의 모자로 얼굴을 덮은 소년이 서 있는 곳은 "원조교제"로 유명한 호텔가.


소년은 그저 우두커니 서서 옷을 비에 적시고 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소년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서 있어을까.


한참이 시간이 지나는 동안 누구 하나 소년에게 말을 건낸 사람이 없었다.
물론, 소년 쪽에서도 그런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듯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던 것도 이유지만....


미처 우산을 소지하지 못한 사람들은 서둘러 소년을 지나쳐 어딘가로 뛰어가고 있었다.


"..................."


소년은 그저 그렇게 자신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쿠구구구구궁~~!!


비가 더 거세지려는지 먹구름 사이로 벼락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쿠구구구구궁~~!!


소년은 여전히 미동을 하지 않았고, 비는 점점 더 거세게 내려오고 있었다.



"헤이~ boy! 여기서 뭐하는 거야? 엄마한테 버림 받았니??"


누군가가 소년에게 말을 건내자 소년은 무표정한 표정으로 말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yo~!! 안녕~ 길 잃은 소년씨!!"


고개를 돌려보니, 얼굴을 진한 화장으로 꾸민 소녀가 보였다.
소녀는 고교생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진한 화장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연출이라 어색해보였다.
비가 내린 후에 밖을 나온 것인지 제법 큰 우산을 한 손에 들고 서 있었다.


"너.... 원조 교제하냐?"


무감정하다시피 느껴지는 소년의 말투에 소녀는 당황하는 듯 했다.


"뭐...뭐야! 너.. 처음보는 사람한테 어떻게 그 따위 말을.....?!"


거센 비 때문에 소녀의 얼굴 표정이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당혹감이 역역히 묻어나 있었다.


"그 교복... ㅁㅁㅁㅁ 고교 교복으로 알고 있는데... 이 시간에 교복 입고 할 짓이 그거 말고 또 있냐?"


"...너...너... 아직 어려보이는 게.....모.. 못하는 ... 말이 없네?......."


따지는 듯한 말투로 쏘아붙이는 소년의 물음에 소녀는 더더욱 말을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 비도 거세지고... 나도 슬슬 자리를 이동하고 싶은데.... 나랑 할 생각은 없어?"


"..........뭐....뭐라고!!... 이 자식이??"


소년의 비웃음 섞인 말투에 소녀는 크게 화가 난 듯 소리를 내지르며 손을 들어 소년의 얼굴을 내리쳤다.


짝!!


소리가 나며 소녀의 손이 소년의 코앞에서 멈췄다.
그 짧은 순간에 소년의 손이 소녀의 손을 붙잡은 것이다.


"아... 이.. 이거...놔...."


소녀는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당황해서 버벅거리는 말투로 소년의 손을 뿌리치려 애를 썼지만,
체격에 비해 소년의 힘이 쎄기 때문인지, 소녀의 몸부림은 의미 없는 몸짓일 뿐이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턱!


소년의 다른 한 손이 소년에게 잡힌 손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아...아파..."


소년의 양손에 손과 손목을 부여잡힌 소녀는 인상을 쓰며 손을 빼내려고 몸부림 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우산마저 땅에 떨어뜨리며 사력을 다해 소년의 손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역시나 불가항력!


소녀의 몸부림은 20초 정도 계속 되었다.


"도..도와주세요~"


급기야 자신의 힘으로는 불가항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주변을 둘러보며 소리를 치기 시작했지만,
내리는 비가 너무 거세져 소녀의 소리가 주변으로 잘 전달되지 않는 듯 했다.
또한, 비가 거세지면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숫자도 거의 사라져있었다.


샤아아아아아.... 샤아아아아....


폭우 속에서 한 쌍의 남녀가 비를 맞으며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무...무서워...]


주변에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은 소녀는 두려웠다.


[누..누가 좀.... 도와주세요..]


학교에서 자주 보는 또래 남자애들에 비해 작아 보이는 체격 때문에 쉽게 보였기 때문이었을까?


비 맞고 서 있는 게 불쌍해보이기도 하고,
혹시나 여자한테 채여서 일부러 비 맞으며 폼 잡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우습게 보이기도 했었다.


그 때문에 겁도 없이 남자 아이에게 말을 걸었는데......


[무....무서워..누가... 좀...]


쿠구구구궁... 꽈르르르르릉...


소나기가 내리며, 벼락이 내리치고 있었다.
소녀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소년에게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다가 결국은 제풀에 지쳐 헉헉 거리며
제대로 된 저항을 하지 못하기 시작했다.


 


 


"...너.. 같은 애라면... 나도 아무런 부담이 없지!!"


소년은 그렇게 비웃음을 띈 표정으로 소녀에게 말했다.


"..... 자꾸 그렇게 내빼면 나도 어쩔 수가 없어... 너 어차피 원조교제 하러 나온 거잖아.... 나랑 할 생각은 없어?"


[마..말도 안 돼... 이 애... 미쳤나봐...]


"....미...미친 자식.. 지금 무슨 소릴...하는 거야...?!!"


짝!!


붙잡히지 않은 소녀의 남은 한 손이 허공을 가르며 소년의 뺨을 후려쳤다.


"오... 제법 깡다구가 있는데... 너 참 마음에 든다..."


제법 쎄게 뺨을 맞은 것 같았으나, 소년은 그다지 타격을 받지 않은 듯 예의 비웃음을 띈 표정으로
소녀를 도발하였다.


"이...이..미친..."


두근... 두근....


[뭐...뭐지?]


소년에게 욕을 내뱉으려던 소녀는 한 순간 두근거리는 자신의 심장소리를 느끼며 당황해서 입을 열지 못했다.



".... 이제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어... 나도 사정이라는 게 있어서.. 지금 당장 욕구를 해소하지 않으면 안되거든..."


붙잡힌 손을 통해 소년의 악력이 느껴졌다.


"아..아파..."


두근...두근...
두근...두근....


[뭐..뭐야...이거..]


[이게..도대체...]


손이 눌려지는 압박감 때문에 아프다고 소리를 내지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녀의 심장이 점점 더 거세게
두근거리는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이 두근거리는 간격도 점점 짧아져 오고, 그에 맞춰 소녀의 입에서 거센 숨소리가 토해져나오기 시작했다.


"하아..하아...이...이거...놔...주세....요.."


"............................."


그러나 소년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아..아프단....말이...에...요..."


소녀는 미처 자각하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소녀는 소년을 향한 말투를 바꾸기 시작했다.


"...아파요... 놔주세요...제..제발..."


애원하는 소녀의 말을 무시하며 소년은 말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두근두근... 두근두근...


"내 말을 들어!!"


두근..두근... 두근두근....


"아...아아....."


소년의 단호하면서도 힘이 들어있는 목소리에 소녀는 갑자기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기묘한 감각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아... 어..어지러워...]


[지금... 도대체... 무슨....]


[추..추워... 비를 너무 많이 맞았어..얼른.. 비를 피하지 않으면...]


[이... 이 남자... 자세히 보니.. 은근히...멋... 있잖아..]



가슴 속에서부터 복잡한 마음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소녀는 혼란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소년은 붙잡고 있는 소녀의 손을 통해 그녀의 맥박이 급격하게 빨라졌음을 느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붙잡힌 손에 힘이 빠져있다는 것을 느꼈다.


"자.. 나랑.. 같이 가자..."


소년은 거세게 소녀의 몸을 잡아 당겼고, 소녀는 별다른 저항없이 흐느적거리며 소년의 품에 안겨졌다.


두 사람이 있던 곳은 호텔(- 이라고 적고 모텔로 읽는다) 바로 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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