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제 43 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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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제 43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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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백작著/ 서검연풍록 (書劍戀風錄) 제 43 부  **



제 13 장.  후손(後孫)과 후예(後裔) 3.


어전시위들이 자혜궁으로 달려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황제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 상관명이라 했던가..? 그래 이 궁(宮)안에서 짐이 믿을 사람들은 저 네 사람 뿐이라네..!
그러나 짐이 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기회를 보아 어느 시기에라도 조정을 바로 세울 수가
있지 않겠나..! 」


적장자가 아닌 황통(皇統)의 계승.. 실권자(實權者;실지로 권력을 쥔 자)에 의해 떠밀려 황좌
(皇座)에 올려 진, 정통성을 잃은 황제의 비운(悲運)..! 그 허망함을 한탄하며 바라보는 눈동
자에는 안타까움이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그 말 중에 `황제의 자리이나마 지키고 있어야 기회라도 오지 않겠느냐 하는 한마디
는 언젠가 라도 자신의 힘으로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결심이 내재(內在)된 말이 아닌가..?


「 황상폐하..! 황제의 자리는 천자(天子)라 불리는 지엄(至嚴)한 신분.. 누가 황제의 명을
거역하리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불의(不義)는 황명(皇命)으로라도 바로 잡아야지요.
비록 실권을 잃은 황명이라도 그 명령을 거역하면 반역입니다. 왜 그리하도록 명(命)을 내리
지 못하셨습니까..? 」


「 맞다. 짐의 의지가 굳지 못한 탓이다. 너의 조부같은 인물이 한 사람 만이라도 짐의 곁에
있었으면..! 그러나 몸이 병든 척 저들의 눈을 피해 기회를 보고 있었다 하더라도 짐에게 힘
이 없으면 그 또한 무용지물..!. 무위도식을 하며 짐이 침궁에서만 생활을 하다보면 저들의
눈에 짐이 하찮게 보이지 않겠느냐..! 그러다 보면 차츰 때가 오리라 참고 있었던 것이다. 」


어리석고 나약(懦弱)해 보이던 이 황제도 잠룡(潛龍)이었던가..? 황제도 시국의 심각성은 깨
닫고 있으며 스스로의 힘이 무르익을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상관명은 그 황
제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으며 고개를 숙였다.


「 폐하.. 감히 폐하의 앞에서 불경(不敬)을 저지른 소인을 벌해 주십시오. 폐하께서 백성의
마음을 살피고 있었다는 그 말에 감읍(感泣)을 드립니다. 」


「 아니다. 일어나 짐의 앞에 앉거라. 그래.. 이제는 네가 짐을 찾아 말하려든 그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자. 」


 * * * * * * * * * *


「 아바마마(父皇) 찾으셨습니까..? 어엇.. 오라버니.. 아니 상관공자님께서 어찌 여기에 계
십니까..? 」


시위들과 함께 황제의 침궁에 들어서다 상관명의 모습을 발견한 자혜공주가 깜짝 놀라는 표정
을 지었다.


「 예, 공주님.. 사안이 급박하여 먼저 달려와 폐하를 배알(拜謁)하고 있었습니다. 」


「 피이.. 상관공자님, 그래도 자혜궁에 먼저 들려주시지..! 저와 함께 폐하를 알현하기로 약
속을 하고선..! 」


두 사람의 대화를 바라보던 황제가 얼굴에 가득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 너희들 둘이 아주 가깝게 지내고 있었구나..! 공주는 이리로 와서 앉으라. 지금 이 공자가
말을 막 꺼내려든 참이었다. 」


「 예, 아바마마..! 」


자혜공주가 발그레 달아오른 얼굴을 하며 자리를 찾아 앉았다.


「 그래.. 이제 공주도 왔으니 이야기를 해 보거라..! 」


황제가 상관명을 향해 재촉을 했다.


「 예.. 폐하..! 조만간 조정에는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아마 평장사 황보대인이 폐하의 알
현을 청할 것입니다. 」


「 어.. 그게 무슨 말이냐..? 」


「 폐하.. 황보대인이 추밀사(樞密使) 조평환(趙平換)을 실각시키려 은밀히 주청을 드릴 것입
니다. 더불어 황보대인의 아들을 국경을 지키는 장수로 임관시키려 할 것입니다. 모른 척 모
두 윤허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 상관공자..! 더 자세히 말해 보거라. 지금 이 조정에서 조평환을 제거할 힘을 가진 인물이
누가 있겠는가. 어서 소상히 말하거라. 」


황제인 자신도 모르는 정보를 이 공자가 단언을 하며 아뢰고 있다. 이 무슨 허수아비 보다 못
한 황제란 말인가..! 치밀어 오르는 자괴감 보다 그 말의 중요함이 앞서는 지라 마음을 가다
듬으며 다시 묻고 있었다.


「 황보대인을 조력하는 인물은 조정의 인물이 아닙니다. 때문에 폐하보다 강호의 일을 더 빨
리 접할 수 있는 소인이 먼저 알게 된 것입니다. 」
 
황제의 마음을 짐작한 상관명이 아직은 당연히 궁(宮)내에서는 알지 못할 강호의 소식이라 말
을하며 황제의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 그래.. 괜찮다. 계속 말해보아라. 」


「 예.. 폐하, 소인의 짐작으로는 조정과 국경에서 변혁을 위한 소란이 일 것으로 사료(思料)
되옵니다. 또한 분명 조평환은 실각을 하게 됩니다. 다만 그 후의 일이 걱정입니다. 」


「 어허.. 이런 변고(變故)가 일어날 것이란 사실을 어찌 나만 모르고 있었던가..! 공주.. 너
는 알고 있었느냐..? 」


황제는 그 답답한 마음을 공주에게 하소연하듯 물어보았다.


「 아바마마.. 저도 상관공자에게 귀 뜸만 들었을 뿐입니다. 제가 여러 인물들을 만나 취합한
정세는 아바마마께 모두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상관공자께서는 이 같은 모든 정황을 더욱
분명하게 파악을 한 뒤, 그 모든 것을 저를 통하지 않고 아바마마께 직접 말씀을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


분명 공주자신에게보다 황제께 먼저 전언을 할 것이었다고 말하며 황제의 권위를 높여 세우는
공주의 말이었다.


「 그랬느냐..? 그래.. 그 후의 걱정이란 어떤 것이냐..? 」


「 예.. 황상폐하. 조평환이 제거 된 후에는 실권을 황보대인이 가지려 할 것입니다. 또한 조
정의 여론이 그렇게 몰고 갈 것입니다. 지금도 명목상으로는 황보대인이 조정의 수장입니다.
폐하께서는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실권을 맡겨야겠지요. 그것이 추세입니다. 그리고 황보대인
은 또한가지를 폐하께 얻으려 할 것입니다. 」


「 그것이 무엇이냐..? 」


「 조평환의 아들 조익균이 갖고 있는 군권을 황보대인이 가지려 하거나 아니면 그의 아들인
황보정에게 주기를 원할 것입니다. 아니 자신의 힘으로 조정을 개혁 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원
한다기 보다 강요와 협박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폐하께서는 황제의 권위를 마음깊이 생
각하시어 결코 군권만은 내어주지 마십시오. 」


「 조정의 신료(臣僚;모든 신하)들이 모두 나서서 강요를 한다면 짐에게 그들을 물리칠만한
힘이 없다. 그 경우에 황제의 권위만으로 그들을 물리칠 수가 있겠느냐..? 」


「 소인이 도울 것입니다. 또한 여기계신 공주마마도 함께 도울 것입니다. 염려마시고 권위를
지키십시오. 만약 군권을 내어주게 되면 황실(皇室)이 감당할 수 없는 큰 일이 발생할지도 모
릅니다. 황상폐하께 힘을 실어주는 것은 이 나라의 백성들이며 폐하께서는 이 모든 백성을 가
슴속에 품어 편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보살펴야 합니다. 」


단호한 표정으로 말하는 상관명을 바라보는 황제의 얼굴에는 굳은 결심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 황실을 지키지 못하는 큰일이라..? 무슨 말인지 잘 알아 들었다. 허허허... 상관명이라 하
였지..? 네가 이 황제를 가르치려 하는구나..? 」


허탈하게 울리는 웃음소리에 놀란 자혜공주가 급히 나섰다.


「 아닙니다.. 아바마마..! 상관공자께서는 황제의 권위와 힘을 되찾는 것을 도우기 위해 마
마께 말씀을 올린 것입니다. 」


「 허허 공주..? 이놈을 두둔하고 있구나..! 아니다. 나무라는 것이 아니다. 상관명의 말이
옳은 말이기에 고마워하고 있는 것이다. 상관명.. 아니 명(明)아 이놈..! 이리 가까이 오너
라. 그래 짐이 어찌하면 되겠는가..? 짐을 도운다 했으니 이제는 짐에게 자세히 방법을 알려
주어야 하지 않는가..! 」


황제에게 이제는 아들처럼 믿음직하게 다가오는 상관명이었다.


「 폐하.. 폐하께서는 이 기회에 침궁(寢宮)을 벗어나십시오. 그리고 빈청(賓廳)에 자주 나가
셔서 조정대신들에게 호령도 하십시오. 폐하께서도 알고 계시다 시피 그 배후의 일단은 서문
인걸입니다. 황보대인이 서문인걸의 사주에 의해 일을 꾸미고 있는 것입니다. 그 배후는 여기
에 계시는 공주마마와 소인이 철저히 막도록 하겠습니다. 폐하께서는 이제 대신들 앞에 위엄
을 보이시며 권위를 되찾도록 하십시오. 다만 그 모든 것이 백성을 우러러 보는 것에서 출발
을 하셔야 할 것입니다. 」


「 알았노라. 명(明)아..! 나중 짐이 황천(黃泉)에 가면 너의 조부를 필히 만나 이 고마움을
깊이 전하마. 공주는 듣거라..! 앞으로 명(明)아를 오라비처럼 여겨 두 사람이 잘 지내야 할
것이니라..! 」


「 예.. 아바마마..! 」


황제의 말에 공주의 얼굴에는 기쁨의 꽃이 활짝 피어나는 듯 했다.


「 명(明)아.. 짐이 믿는 사람은 이 네 명의 시위들 밖에 없다. 이들도 너의 명을 따르도록
할 것이니 언제든 활용하도록 하거라..! 」


황제가 상관명에게 신뢰를 실어 보내는 한마디 말이었다.


* * * * * * * * * *


자혜궁으로 자리를 옮긴 상관명과 공주.. 자혜공주는 탁자위에 올려 진 상관명의 손을 자신의
두 손으로 꼭 감싸 쥐고 얼굴을 마주보며 앉아있었다.


「 오라버니..? 저와 함께 아바마마를 뵙기로 약속하고선 어찌 혼자서 침궁(寢宮)으로 뛰어들
었습니까..? 」


「 후후후.. 뛰어 들었다..? 」


「 그래요.. 황제가 기거하는 그곳의 방비(防備)가 어떤지 상태도 알아볼 겸 뛰어든 것이 아
닙니까..? 」


혼자 황제에게 다가간 것이 서운하다기 보다 무언가 이유가 있는듯하여 은근히 묻고 있는 공
주의 마음이었다.


「 하하하.. 그래요. 그 말도 맞습니다. 그러나 혼자 독대(獨對)를 하고 싶었소. 옛 일을 알
고 있는지.. 또 알고 있다면 지금 마음가짐은 어떤지.. 그냥 황제의 자리를 즐기며 세월만 보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알고 싶었던 거지요. 」


공주의 느낌대로 역시 상관명은 혼자 그러한 목적을 가지고 황제를 배견(拜見)한 것이었다.


「 보기에 어떠셨는지요..? 오라버니..! 」


묻고 있는 공주의 얼굴에는 부황(父皇)에 대한 절실함이 묻어나 있었다.


「 일신이 편하기만을 추구한 것이 아니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더이다. 보기에도 그
마음속의 울분을 참고 자중(自重)을 하고 있는 듯 보였지요.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


할아버지의 목숨을 건 거사(擧事)..! 유종(有終)의 미(美)를 거둘 수 있는 실마리를 본 듯하
여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상관명의 대답이었다.


「 아아.. 다행이다. 오라버니.. 아바마마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았다니 기쁩니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이제는 상관명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는 자혜공주였다.


「 폐하께서 이 기회에 군권만 확실히 장악하고 조정의 신료들에게 위엄을 보인다면 황실은
튼튼해 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 후부터는 강호의 싸움이 치열해 지겠지요. 그것을 지금부터
대비해야 할 일입니다. 」


상관명의 대답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공주가 물었다.


「 서문인걸의 세력이 정권을 찬탈할 만큼 그렇게 강대해 졌는가요..? 오라버니의 말속에는
강호의 모든 세력이 그의 손에 들었다는 말처럼 들립니다. 」


「 공주.. 맞습니다. 조정의 일이 매듭지어 지면 서문인걸의 결속을 와해시키는 일에 진력을
다해야 할 것이오. 서문인걸은 그의 부친인 서문상현(西門相賢)의 영향을 받아 이 왕조를 전
복 시키려는 야망을 가진 듯 합니다. 이제부터 공주와 내가 할일이 그 음모를 분쇄하는 것이
될 것이오. 」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공주의 모습이었다.


「 그러니 앞으로 공주의 행보도 험난해 질 것이오..! 」


상관명의 말에 뾰루퉁 얼굴을 찌푸리며 자혜공주가 눈을 흘켰다.


「 아이.. 오라버니..! 아바마마께서도 상관오라버니를 오라비처럼 여기라 하셨습니다. 저를
부를 때 혜(惠)아라 불러달라니까요..! 이제 저는 오라버니와 항상 함께 움직일 것입니다. 」


그런 자혜공주의 눈망울에는 상관명을 향한 무한한 신뢰가 담겨져 있었다.


「 허허 참.. 알았소. 둘만 있을 때는 그리 하리다. 혜(惠)누이..! 이제 가 보아야 겠소이다.
그래.. 우리 함께 출발합시다. 」


「 치.. 오라버니.. 이미 날이 저물었습니다..! 내일아침 일찍 나서면 안될런지..? 」


그저 둘이 함께 움직이는 강호행은 아무리 험난 하더라도 즐겁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아쉬
움이 가득 남는 자혜공주는 상관명의 어께에 살며시 얼굴을 기대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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