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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사각지대-10 .풍운의영등포

영등포상권은 영등포역과 영등포시장주위를 중심으로 형성되있다.
영등포상권에는 각종 금융기관과 유흥음식점 과 대형백화점이 자리잡고있고 영등포역에서 영등포시장로타리로 이어지는
지하상가등 상업시설이 거미줄처럼 자리잡고있다.

유동인구의 70% 이상이 20-30대이고 그와반대로 10대의 유동인구비율은 5%정도로 아주작기때문에 신촌과는 대조적인유동인구
의 모습을 보이고있다
특히 저녁시간대에는 먹자골목을 중심으로 30-40대의 중장년층 남성들이 거리를 메우다시피할정도로 밤과낮이따로없는
유동인구의 도시라고할수있는것이다.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은 영등포에는 영등포역을 기점으로 롯데백화점,신세계,경방필백화점을 비롯 역지하상가에서 먹자골목
까지 구역을 설정 보호비를 챙기는 두성이파와 그보다는 조금 떨어지지만 나름대로 구역을 설정 두성이파와 견제관계에 있는
태복이파가 영등포로타리에서 오목교까지를 관리하고있었고 그 중간에 신흥조직이라할수있는 조막손이라는 장애자들로 구성된
조직이 영등포청과물시장끼고 나름대로 활동을 하고있었다.

범죄와의 전쟁이후에 폭력조직에대해 일절관용을 베풀지않는 정책때문인지 일년전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백주대낮에 칼부림을
했던 양조직은 근래에들어 서로들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위해 별다른 충돌을 일으키질않았다.

사실 두성이파의 입장에서보면 영등포로타리쪽 재래시장은 수입면에서나 관리면에서나 별다른 메리트가 없었기에 태복이파
놈들에게 주어도 상관없었지만 거꾸로 태복이파쪽에서 두성이파의 노른자위 역전쪽을 노리는 바람에 그동안 문제가 많았던것이다.

최근들어 양조직간의 싸움과 별다른 문제가 없어지자 오히려 수입이 괜찮은 업소 서너군데를 우는아이젖주는식으로 태복이파
에 넘겨주며 살살 달래가던 두성이파에 조막손파가 시비를 걸고 나오기 시작했다.

장애자들이 먹고살겠다고 뭉쳐서 조직아닌 조직을 만들었다는 소리를 듣고 작업하러 나갔던 두성이파 조직원들은 청과물시장
입구에서 똥바가지를 자신의 몸에 쳐바르고 한쪽에 갈쿠리를 장착한 손을 흔들며 달려드는 장애자들때문에 기겁을 하고
되돌아온적이있었다.

손한번 못대보고 쫒겨온것인데 그보다 더 골치아픈건 장애자들이 떼거지로 영등포경찰서를 찾아가 서장하고 단독 면담을
하게 해달라고 똥냄새를 풍기며 경찰서 정문에서 소동을 피웠고 사정을 듣기위해 나온 수사과장에게 두성이파 조직원들이
자신들에게 폭력과 갈취를 일삼는다는 말도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는바람에 그 사건을 무마하기위해 돈은 돈대로 골치는
골치대로 아파서 그냥 청과물쪽에서만 먹고살라고 했던것인데 한사람두사람 그 인원이 늘어나더니 어느샌가 조막손이라는
이름도 거창한 자칭 폭력조직을 만들었던것이고 이제는 자신들에게도 청과물시장이 아닌 다른쪽 구역도 좀 떼어달라고
생떼를 쓰기 시작하는것이다.

"하 미치겠네"

창밖을 바라보던 새치가 머리를 긁적이며 아래를 쳐다보고있었다.
두성이파에서 모사꾼으로 통하는 새치도 이번만큼은 답이 나오질 않았다.
두들겨 패서 말을 들을 놈들같으면 벌써 일을 시작했으련만 도무지 대책이 안서는 놈들인것이다.

아무리 주먹질로 밥을 벌어먹고산다고하지만 대부분 나이가 자신의 아버지뻘나이인것이라 사실 손대기도
꺼끄러워서 그냥 지켜만 본것인데 이제는 간이 배밖에 나왔는지 하루가 멀다하고 두세명씩 저렇게 교대로
사무실앞에서 농성아닌 농성을 하니 아침저녁으로 길을 지나다니는 행인들눈은 고사하고 매일 한번씩
지나다니는 백차에서도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문제없이 조용히 마무리 지으라고 협박아닌 협박을 헤대는통에
요즘 새치는 불면증에 걸릴정도로 머리가 아파왔다.

"저 개새끼들 그냥 야채더미속에 뭍어서 난지도에 갖다버려?"

"요즘 난지도 쓰레기반입 안되는데요 형님"

뒤에있던 돼지가 새치의 말에 토를달며 재밌다는듯 창밖을 쳐다보았다.
힘은 장사인데 머리속이 텅 빈놈이라 잡일을 시키기에는 안성마춤이지만 간혹 이렇게 분위기파악도 못하고
말을 툭툭 던지는지라 반푼수소리를 듣는놈이다.

"넌 새끼야 입다물어"

".................."

엊그제 두성이파 두목 개두성이 아니 홍두성이 사무실출근길에 저 소동을 보고는 조용히 새치를 불러 자신이 부산쪽에
일을 갖다올동안에 깨끗하게 해결하라며 목소리를 나즈막히 내는통에 새치는 사타구니에서 오줌이 나올정도로
긴장했던것이다.
일처리를 똑바로 못했을경우 홍두성의 개같은 성격이 어떻게 나올지 너무잘아는 새치는 탁자위의 달력을 쳐다보았다
내일 오후며 부산에서 홍두성이 서울로 올라오는날인것이다.

일본쪽에서 건너오는 화물문제라며 내려갔지만 새치는 그것이 밀수에 관한 것이라는걸 어렴풋이 눈치를 채고있었다.
중요한 일을 할적에는 참모인 자신도 배제를 시킨체 혼자 일을 처리하는 홍두성의 행동에 서운함도 많았지만 어찌
생각해보면 문제가 터졌을때 오히려 자신에게 득이 될거라는생각에 알면서도 모른척한일이 꽤 많았다.

어쨌든 이제 하루안에 저 떨거지들을 처리하지못하면 개박살날 자신이 모습을 상상하면서 새치는 잘 피우지도않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깊게 들이키는순간 핑 하니 몸이 잠시 흔들렸다.
이맛에 담배를 피우나 싶어 새치는 남은 담배를 필터까지 빨아들였다.

"형님?"

"말해"

"긍게..차라리 조막손인지 개막손이지를 잡아다 그냥 한강에 쑤셔넣어버리지요"

"쑤셔넣어버리면.."

"그라문 지들이 어쩌겠습니까..명색이 두목이라는놈이 고깃밥이 돼버렸는데..."

"그 뒷일은 누가 감당하고?"

"........"

돼지는 새치의 말에 대꾸를 할수가없었다.
한강에 쳐넣기는 사실 쉬운일이지만 그 뒤에 일어날 일을 어떻게 감당하느냐가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문제였던것이다.

"야 이 새대가리 새끼야"
새치는 돼지의 머리에 탁자위에있던 재털이를 던지며 소리쳤다.

"지금 명색이 저 병신들 대빵을 한강에 집어쳐넣으면 저 병신들이 가만있겠니?"

"............."

" 내가 아주 너때문에 제명에 못산다."

"죄송합니다..형님"

"입도 벌리지마 씨벌넘아"

창밖에서 아직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조막손파의 병신들을 쳐다보며 새치는 입안이 꺼끌거렸다.

"애들 다 어디갔어?"

"예 형님...전부 건너편 새로 오픈한 TV경마장에 가있습니다"

"전부?"

"네 형님..아직 월말이 아니라 수금하러다닐필요도없고해서 전부 가있습니다..형님"

얼마전 경방필 맞은편 골목길에 식당하던 자리를 반강제적으로 뺏어 tv경마장을 오픈한것인데 이게 생각보다 수입이 짭짤했던것이다
24시간 돌리는 경마장에는 아침부터 아예 자리에 붙어서사는 단골들로 뜨네기손님들은 뒤에서 구경하고 가기에 바쁠정도로
장사가잘됐고 다른곳과 마찬가지로 도박하다 잃어버린돈을 찾기위해 생떼를 쓰는 손님을 비롯 손님들끼리 치고받는 상황이
연출돼자 특별한일없으면 아이들이 거기에 상주를 하다시피하는것이다

"니들 큰형님없다고 사고치고 다니면 그전에 내손에 죽는다"

"네 형님 "

"니가 밑에 애들한테 전부교육시키고..경마장가서 씰데없는 짓거리하지말라고들 전하고 "

"네 형님"

"그나저나 왜 찍새넘이 오늘 보이질 않냐?"

조직원은 아니지만 조직에 받아달라며 몇달을 사무실을 들락거리며 구두를수거해가는 속초에서 올라온 꼬마를 말하는것이다.
언뜻보면 고등학생정도로 보이게 어려보이는 인상이라 더 나이먹으면 다시 오라고했던것인데 그자리에서 내민 주민등록증을
보고 새치는 아무말도할수없었던것이다

체격이 너무 외소해 데려다 쓸곳도 마땅치않고해서 그냥 사무실 조직원들 구두나 열심히 닦으라고 나중에 봐서 다시이야기
하자고 살살 달래서 벌써 몇달동안 매일 아침 사무실로출근해가며 벗어놓은 구두를 닦아오던 놈인데 오늘은 올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얼굴을 볼수가없는것이다.

그동안 시계처럼 제시간에 한번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찍새를 보고 새치는 내심 구역수금을 시키면 제몫을 하겠다 싶은생각에
얼마전 홍두성에게 넌짓이 말을꺼낸적이있었고 잡다한 일에는 신경을쓰지않는 홍두성의 성격인지라 새치의말에 별다른
물음도 없었던것이다.

"글씨..그것이.."

"뭔데 말을 버벅거려 새끼야"

거짓말을 못하는 돼지는 말이 막히면 말더듬처럼 버벅거리성격을 새치는 알기에 눈을 무섭게뜨고 돼지를 쳐다봤다.

"긍게..긍게"

"너 이 씨벌넘 빨리 말못해?..뭔일인데?"

돼지는 새치가 채근하자 그만 똥줄이 탔다.
대충 얼버무리면 끝날일인데 거짓말만 하려고하면 말부터 더듬대는통에 한번도 거짓말을 성공시켜본적이 없던것이다

"찍새 그넘 어제 허벌나게 터져서 지금 여관방에 들어가있는디요"

"뭔소리야?"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어제 똥치골목에서 술쳐묵고 난리피우다가 정식이 애들한테 뒤지게 맞았다고"

"누가그래?"

"조기 백반집 뚱땡이가 새벽녘에 그라든디요"

정식이라면 유일하게 두성이파에서 관리하고있는 구역내에서 똥치골목하나만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놈이다
의외로 짭짤한 구역을 다른놈이 관리하는데도 두성이는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않았기에 새치는 늘 그것이 불만이었다.
똥치골목을 자신들이 관리하게되면 얻어지는 이익은 금전을 떠나서 많았던것이다.
여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새치도 두성이의 명령에 똥치골목은 얼씬도못하고 그냥 구역내의 룸사롱이나 단란주점같은
곳에서 한번씩 성욕을 풀곤했는데 가끔 차안에서 똥치골목을 지나가며 쳐다볼라치면 어디서 그렇게들 데리고왔는지
탈랜트 저리가라할정도의 미모를 가진 아가씨들이 요사이 많이 늘어났던것이다.

돼지의 말에 새치는 대충 일이일어난 사정에대해 눈치를챘다
사무실을 들락거리며 찍새는 밖에다 자신도 두성이파 조직원이라고 떠들고다녔던것이다
어차피 수금사원으로 쓸생각이었기에 별다른 주의를 주지않았던것인데 그넘이 술을 먹고 그만 똥치골목에들어가 객기를 부리다
정식이애들한테 호되게 당한것이다.
어차피 수적으로 따지면 상대가 안될놈들이지만 깡다구하나만은 두성이파에서도 인정을 할정도로 소수이지만 독종들만
모인지라 두성이파식구들도 되도록 정식이파 식구들하고는 충돌을 피하는실정이었다.

그런 구역에 가서 술쳐먹고 난리를 피웠다면 병신안되서 나온것이 다행일것이다

창밖을 쳐다보던 새치는 문득 얼굴에 묘한 미소를 지었다.
문제가 해결될수있는 방법이 떠올랐던것이다.
잘하면 똥치골목도 자신들이 가만히 앉아서 찾아올수있는 기막힌 방법인것이다.
자신의무릅을 딱치며 껄껄 거리며 웃던 새치는 돼지에게 밖에서 지랄하는 병신들 잠깐 데리고오라고하고는 사무실쇼파에앉아
다리를 테이블위로 길게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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