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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대리운전 - 2부 1장

[ 그 꽃 이름이 뭐였드라....]



- 내일 와 주실수 있어요?

전화 속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차갑고 가라앚은 목소리였다.

분명히 그 가슴이 작은...

뭔가 헤퍼 보이면서도 얼굴에 차거운 느낌이 늘 드리워 있던...

하늘하늘한 허리가 상당히 유혹적인 자태였던...

선뜩 느껴지는 그 목소리는 그여자의 것이었다.

하지만 바로 네네네네..하기엔 왠지 비굴해 보이는것 같고..

그렇다고 전혀 모르는척 하기도 그렇고....

- 어디십니까? 아..혹시...

(그래도 조금은 아는척..그래도 내숭은 조금 떨어야지.)

- 리치몬드에 사시는 분... 맞습니까?

- 피아노가 아주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리고 그 시원한 녹차도!

- 내! 여기...리치몬드예요.

- 아.... 네! 전화 목소리가 너무 애띤 목소리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허참! 이 능글...언제부터 내가 이렇게 능글맞게 됬을까?)

- 오타와에 다녀올 일이 생겨서요. 가능하세요?

- 오타와요? 그럼 하루 종일 시간을 내야겠네요?

- 잠깐만요... 내일 일정을 좀 살펴 보겠습니다.

( 일정은 무슨 얼어죽을 일정. 하루 하루 품팔아서 사는 주제에..

야~ 임마! 무슨 일정은 무슨 일정이야? 빨리 대답해!)

- 아...내일 저녁때 거래처에 견적 넣을일이 좀 있고...

- 뭐 모래로 미루죠. 큰 거래도 아니라서 뭐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니..

- 네 감사합니다.

- 근데 제가 갑자기 예정없이 전화드려서 무리한 부탁이 되지 않았는지..

- 아뇨..뭐 견적내는 일이야 늘 있고 하루이틀 늦어지는게 다반사죠..

- 그래도 혹시 너무 무리를 하시는건 아닌지..

- 곤란하시면 다른 분이라도 좀 소개를.....

( 무슨 소리여~ 어뜬 미친눔이 이런 찬스를 남 줘?

그렇잖아도 호주머니에 동전 딸랑딸랑 하는데....)

- 아닙니다. 그정도는 늘 있는 일이지요.

- 이래저래 스케쥴은 변경하라고 있는거 아닙니까?

- 네..정말 감사해요.

- 그럼 제가 그리로 모시러 갈까요?

- 그래주셔도 폐가 되지 않을지..

- 뭘요...당연히 모시러 가야지요.

- 몇시쯤에 가면 됩니까?

- 되도록 일찍 와주세요...한 여섯시나 일곱시쯤...

- 네..그러죠.

- 그럼 낼 아침 여섯시경에 도착하겠습니다.

- 감사해요.



- 듀모리에 라이트 스몰 킹!

- 식스 투에니 써~

- 식스포리나인 파이브 퀵픽!

- 유 플레이 앙콜?

- 놉!

담배사는 눔은 꼭 복권을 몇장 끊어가는게 보통이다.

복권이라는게 차라리 그냥 돈을 버린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때론 신문에, 때론 티브이에

어쩌다 몇천 밀리언짜리 잭팟이 터진 모습들을 보면

정말로 나도 저렇게 될지 모른다...

다들 이야기 들어보면

뭐 가족들 생일 날짜하고 무슨 행운의 숫자하고 조합해서

몇년간 쭉 계속 같은 번호로 복권을 구입했다..

뭐 대충 그런 요지다.

아무래도 큰거 한번 터진 사람은 공통적으로 그렇다.

물론 어쩌다 그냥 샀는데 행운으로 얼마짜리 복권에 당첨됬다..

그러기도 하지만.

그래서 혹.... 가끔씩 나도 복권을 사보긴 하지만..

그때마다...내 복에 무슨 복권? 하면서도 말이다.

아무튼 수요일 저녁은 복권 추첨 시간인 9시가 넘으면

컨비니언스 손님은 뚝 발길이 끊긴다.

초저녁 시간을 넘기고 나서 가게는 조금씩 한가해 졌다.

- 삼춘! 가서 식사해요.

가게 이모가 헐렁한 박스 티를 입고 교대해주러 나타났다.

- 오늘 손님 많어?

- 아뇨..식당만 좀 붐비고 노래방은 딱 두개 들었어요..

일식당 한개 그 지하에 노래방 그리고 여기 컨비니언스 가게.

이 정도면 이민와서 제법 성공한 셈이다.

주인아저씨는 전에 군대에서 무슨 소령인가 중령으로 있다가

월남전에 참전해서 전 무시기랑 같이 작전을 했다나?

그러다가 사고로 옷을 벗었다고 했다.

술만 먹으면 왕년에 육군 참모총장 무시기가 제 동기니 뭐니..

맨날 그 육군참모총장 눔만 입에 올려댔다.

아무튼 인연도 참 우연치곤 참 질긴 인연이 있어선지

나는 이 주인 아저씨 일을 도와주며 입에 풀칠을 하고 사는 셈이다.

식당에서 허드렛 일을 도와주기도 하고

때론 시장을 봐다 주기도 하고 컨비니언스에 헬퍼로 일을 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밤에는 종종 대리 운전도 하고..

이렇게 된 사연을 이야기 하자면

기나긴 밤을 몇개 찢어 발겨서 불태워 버려도

그게 한두달로는 모자랄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가게 이모는 그래도 그렇지..

주인 아줌마를 언니라고 부르긴 하는데...

친 언니 같지는 않고..그렇다고 사춘쯤 되어 보이지도 않는다.

그냥 오다 가다 부르게 되는 언니 동생 같지는 않고..

아무튼 그래도 꽤나 끈끈한 인연으로 느껴졌다.

둘이서 가끔은 서로 옛날이니 뭐니 하며 다투는 소리를 듣기도 했고

어쩌다 서로 부등켜 안고 우는 모습을 보면

분명 핏줄은 아니어도 그나마 뭔가 전생에 질긴 인연이라도 있나부다...

굳이 물어 보지는 않았다.

말하려 들지도 않았다.

그냥 가게 일을 도와주는 사람.

주인집 아이들이 그녀를 "이모"라고 부르고..

나도 그냥 따라서 그냥 이모라고 불렀다.

가게 이모는 언젠가 자기 본명을 이야기 해 준적이 있었다.

그 이름은 삼순이도 아니고 무슨 춘자도 아닌...

참 이쁜 이름이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이름을 아는 사람도 불러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냥 가게 이모...

어쩌면 그렇게 부르는게 어울렸는지도 모른다.

그냥 "가게 일을 도와주는 이모"

그런 이미지가 굳어 있었나부다.

남편과 이혼을 하고

위자료 쪼로 받은 집과 돈 약간을 사업한다고 했다가

다 망해가는 세탁소 플랜트를 하나 샀는데

그게 구식 기계들에다가 그 세탁소가 있는 동네가 기울어가는 동네인데다가

워낙 속아서 비싸게 프리미엄을 준대다가

장사가 워낙 안되고..그렇다고 세탁 기술이 좋은 것도 아니어서..

결국 일년이 못되서 본전 하나 제대로 못 건지고

몸만 겨우 빠져 나왔댄다.

내가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은 그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내가 처음 그녀를 보았을때는

세상물정 전혀 몰라보이는 부자집 막내딸 출신 처럼 보였었다.

느낌이 그랬다는 이야기다.

얼굴 모습이나 느낌이 아주 화려해 보이면서도

말하는 것은 꼭 어린애 처럼...

투박한 사춘기 아이들처럼 그런 느낌이었다...

- 뭐해요? 어서 가서 식사해요!

- 어...알았어..

그날밤 갑작스럽게도 뜨거운 섹스를 나눈 이후로

사실 아무것도 달라진게 없었다.

가끔씩 눈이 어쩌다가 마주치기라도 하면

그녀는 입가에 야릇한 미소를 띠었을뿐..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었다.

아...

가끔 둘이서 있을 적에 혹은 이래저래 서로 마주칠 때에는

부러 밀듯이 부닥쳐 온다거나 팔을 쓰다듬으려 한다거나 하는 것 외에는

그리 크게 달라진 행동은 없었다.

사실 나도 그게 좀 꺼려했지만

서로 피차 부담 안주는게 좋을거라는 생각이

서로에게 통했나부다.

- 내일 장거리 배달이 좀 있어.

- 어디 가는데요?

- 오타와...

- 그래요?

- 응...급하게 가야하는 물건이 있대..

사실 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

가끔씩 낮에는 용역회사의 일을 거들어 주곤 하는데

그게 뭐 대부분 이민오면서 빠트린 물건들을 갖다 주거나

통관 창고에서 다른 이사짐과 섞여서 잘못 분류된 물건들이 나오면

그런 것들을 배달해 주는 그런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사실 용역회사 정식 직원도 아니었고

그냥 그때 그때마다 시간당 벌이를 받고 일을 해 주었다.

사람들에게는 그냥 무역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세일즈 일을 한다고만 했다.

가게 이모는 알것이다.

무슨 무역회사 세일즈는 세일즈?

- 내일 아침에 일찍 가야해...

- 새벽같이 일어나아겠네요?

- 그래야 할것 같아.

- 짧은 거리 손님 있으면 갔다 오고..그렇지 않으면 집에 들어가지 뭐...

- 알았어요..전화 열어 놔요~

일이 다 끝나고 가게 문을 닫으면 그녀를 집에 대려다 주는 일은 내 몫이다.

그래서 늘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한다.



- 일찍 오셨네요..

시계를 보니 여섯시 십분전이다.

그래도 날은 훤하게 밝았다.

- 네..짐은 어디 있습니까?

- 예..이리 안쪽으로 오세요..

그녀를 따라 거실 안쪽으로 들어가자 거기에는 커다란 또 하나의 공간이 있었다.

티브이에나 나올 법하게

유명 요리사들이 요리를 하는 그런 아주 근사한 부엌.

(와..대단하다....)

- 여기요...

손으로 가리키는 곳에는 제법 커 뵈는 아이스박스 하나하고

그리고 보자기로 싸 놓은 플라스틱 통들이 몇개 있었다.

- 아이스박스는 꽤 무거울거예요.

- 그래요? 그럼 카트를 갖고 오죠..

작은 짐들을 들어 갖고 나가며 거실을 한번 휙 둘러 보았다.

며칠전 잠깐 입구쪽에서 보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뭐랄까...

상당한 격조가 있어뵈는 가구들이며

그리고 아주 청초해 뵈는 수채화.

그 수채화 그림과 아주 어울리는 꽃과 화병...

- 오타와에는 이걸 가져다 주러 가십니까?

- 네..

- 그냥 배달만 시키시지 부러 직접 가시나부죠?

- 아.. 거기 아들이 살아요..

- 네?

- 거기서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하나 있어요.

- 네?

나는 깜짝 놀랐다..

그렇게 나이가 안들어 보이는데..

(대학 다니는 아들이 있다면...

적어도 스무살이라 하고 이 아줌마가 스물 다섯에 애를 낳다고 치면

이 아줌마는 적어도 마흔 댓살은 됬다는 소린데..전혀 그렇게 안보이는데..)

- 호호호..나이계산해 보시는 표정이네요?

(이런..쑥스럽게..내 표정을 보고 있었나부네...)

- 아드님이 몃살인데요?

- 올해 대학원 졸업반이니까 스물 여섯이네요.

- 네?

- 호호호..다들 놀라시네요.

- 아니 그렇게 안들어 보이시는데요....

- 맞아요..사실 그렇게 나이가 안들었어요..

- 제가 그 녀석을 열 여덟에 낳았거든요.

- 네?

- 호호호 믿어지지 않다는 표정이시네요?

- 아니..그래도 그렇지...열여덟에 아이를 낳으셨다구요?

(무슨 여자가 이러냐? 그걸 자랑이라고 그렇게 떠드냐....)

- 그렇게 됬어요...

여자는 괜한 말을 했다 싶어서인지 금방 표정이 딱딱해진다.

- 네..그러시군요..

두번에 걸쳐서 짐을 트렁크에 다 운반해 실었다.

- 잠깐만요..

그녀는 문을 잠그려다 말고 다시 들어간다.

이윽고 야외 피크닉 가방을 하나 들고 나온다.

- 가다가 요기나 할까하고 김밥을 좀 쌌어요.

김밥만 담기에는 꽤 커보이는 피크닉 가방이다.

(김밤 말고 거기에 삼겹살에다 상치에다 쌈장까지 좀 듬뿍 넣어놨으믄....)

- 뭐 그냥 햄버거 하나 사먹지 뭘...

(또 주제 넘은 소릴 한다.. 김밥 쌌대잖어...감사해야지~)

- 뒷자석에 편히 타시죠...

- 아녜요. 전 뒷자석에 타면 멀미를 해요.

그러더니 이내 조수석으로 들어 온다.

머리를 숙이며 들어오는데

사알짝 그녀의 젖가슴이 드러나 보인다.

아...이쁘다..

저 젖가슴...

순간 그냥 상쾌한 기분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오늘 뭔가 좋은..즐거운...그리고 아름다운 일이 생길것 같다..)

후후..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 고급차는 시동 걸리는 소리도 아주 부드럽다.

- 이른 아침이라서 길이 막힐것 같지는 않네요.

- 네..

고속도로를 들어서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멀리서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 선그라스가 거기 어디 있을거예요.

그녀는 팔을 뻗어 운전석 도어쪽을 가리킨다.

- 선그라스요?

- 어디..볼께요...

고개를 살짝 돌려 살펴 보았는데 보이질 않는다.

손을 뻗어 여기 저기 뒤져보아도 선그라스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 없는것 같은데요..

- 그래요? 그럼 어디 두었지?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 아..의자 뒤에 걸어 둔것 같다...

마치 아이들이 환호하는 표정으로 웃었다.

그리고는 한손으로 내 씨트를 짚더니 다른 한손으로

내 씨트 등뒤로 손을 가져 간다.

또 그녀의 젖가슴이 사알짝 드러 난다.

(흐.... 오늘 두번이나 저런 젖가슴을 보네...)

유쾌한 웃음이라도 짖고 싶었다.

부러 사알짝 브레이크를 밟았다.

- 잡았다!

하면서 그 순간 그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지

그냥 내 무릎에 그만 나동그라지고 만다.

- 어머머...

그녀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어쩔줄 몰라 한다.

- 선그라스는 거기 있습니까?

나는 뭐 그런걸 가지고..시치미를 뚝 떼고 물었다.

- 예...여기 잡았어요..



한동안 말이 없이 마냥 달리기만 했다.

두시간 정도 달려서 휴게소로 빠져 나갔다.

커피 드실래요?

- 아뇨..전 커피를 잘 안마셔요...

- 그래요? 그럼 아이스 카푸치노는요?

- 제가 사 오죠..

- 아뇨..제가 사죠..



휴게소를 빠져 나와서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 아...이건 누구 아이디어인지 몰라...

- 그거 정말 히트작이죠?

- 여름 팀홀튼 매상 절반 넘게는 그게 차지할겁니다. 아마..

- 이렇게 마시면 허릿살만 잔뜩 찌는데..

- 아이고..그렇게 뵈지는 않는데요..

- 오히려 매일 드시고 살좀 찌셔야 할것 같은데요..

내 농담에 그녀는 그냥 미소만 지었다.



한시간여 말없이 차를 몰았다.

- 아! 저기 가주세요.

- 네?

- 저기요..저기 싸우전 아일랜드라고 표지판 안보여요?

차가 킹스턴에 가까워지자

아무래도 여기 유명 관광지인 천섬 표지판이 맨 먼저 눈에 뜨인 모양이다.

- 저기 들렀다 가시게요?

- 네..그래주세요..

- 그러면 오타와 갔다가 오려면..아무래도..

- 늦어도 괜찮아요...

- 그러죠..

- 전에 그이 따라서 관광일행하고 한번 와보긴 했는데

- 그냥 따라 다니기만 해서...언제 나중에 시간 되면 한번 다시 와야겠다..했거든요.

- 네..그러셨어요?

- 그럼 아마도 락포트 쪽으로 가셨을것 같은데요?

- 락포트요?

- 아무래도 관광버스는 그쪽으로들 많이 가죠.

- 거기 볼 거리가 좀 있거든요.

- 좀 커 뵈는 섬에 오래된 캐슬도 있고..미국쪽에는 괜찮은 별장도 많이 보이고..

- 맞아요..거기 갔던것 같네요.

- 그럼...다른데 가 보시죠..

- 좀 더 가면..아주 아기자기한 섬들도 많고 그리고 오히려 경치가 더 좋죠.

- 그래요?

- 그럼 안내를 좀 해주시죠.

- 그러시죠. 저야 상관없습니다만..



아직 관광객들이 도착하기엔 좀 이른 시간이었는지

크루즈 여행을 출발하는 곳은 한적했다.

- 한시간짜리 잠깐 구경하시죠?

- 네..그래요..

크루즈배는 이윽고 출발했다.

시끌벅적 안내방송을 하더니

몇명 안되는 손님들을 테우고 출발했다.

- 윗쪽으로 올라가시죠...

- 거기가 경치를 보기엔 안성맞춤이죠.

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조금 비좀고 가파랐다.

먼저 올라간 내가 손을 내밀자 그녀는 무심결에 내 손을 잡았다가..

미처 뿌리치지 못하고 그냥 내가 당겨서 2층에 올라올때까지 잡혀 있었다.

2층에는 몇쌍의 관광객들이 다들 주변 경치를 바라보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 아름다운 곳이네요..

- 자그마한 섬 하나에 저렇게 별장 하나 짓고 사는 사람들도 많네요.

- 아무래도 여름 한철이죠..

- 겨울에는 춤고 습도가 높아서 살지 못해요.

- 그렇겠네요..

- 말만 들었지...이렇게 와 보니까 참 좋아보이네요.

그녀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녀의 어깨 피부에 조금씩 소름이 끼치는게 보였다.

- 좀 이른 시간이라 바람이 좀 쌀랑하죠?

- 예..제가 좀 추위를 타거든요.

- 이쪽 제 등쪽으로 오세요..

- 제가 바람을 좀 막아 드리죠..

그녀는 내 등 뒤로 들어 섰다.

바람이 조금 세게 불었다.

약간 흐린 탓도 있었고..그리고 오기전 비가 좀 뿌려서 기온이 뚝 떨어져 있엇나 부다.

- 좀 추워요...

- 그래요? 아래로 내려 갈까요?

- 아뇨...그래도 여기서 구경 마저 하죠..

그녀는 내 등 뒤로 조금 더 바짝 다가 섰다.

고개를 돌려 내 등에 약간 기대는 듯..

- 좀 기대도 되죠?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 네...

(얼마든지요...아예 거기에 파 묻으세요..)

그녀는 가만 얼굴을 돌려 내 등에 기대었다.

그녀의 가슴이 내 등짝에 사알짝 와 닿았다.

브라를 하지 않은

그녀의 자그마한 가슴이 내 등에 와 닿았다.

나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숨이 턱 막히고 가슴은 아주 달음박질을 하고 있었다.

그냥 거기서 그대로 있고 싶었다.

배는 삼십분 반환점을 돌아 출발했던 대로 방향을 바꾸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그래서 나는 몸을 돌려 그녀 앞쪽으로 나아 갔다.

- 바람이 이제 이쪽에서 부네요...

그녀는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녀의 이마가 내 턱에 와 닿았다.

사알짝 부닥치듯 와 닿았다.

어깨가 다 드러난 그녀는 무척이나 쌀랑해 보였다.

살포시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그녀의 어깨가 바르르 떨고 있었다.

-옷가지를 좀 가져올걸 그랬나봐요.

- 네, 이른 시간인데다가 좀 전에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가 좀 쌀쌀하네요.

- 캐나다 날씨는 종잡을수 없드라구요.

- 좀 변덕이 심하죠?

- 소나기가 내리고 천둥번개가 치는가 싶더니 금방 무더워 지기도 하고

- 또 한여름에 뙤약볕에 있다가 그늘에만 들어가면 금새 시원해 지고...

- 아마 습도가 낮아서 그럴겁니다.

- 그런가요?

그녀의 어깨를 잡은 손에 조금 힘을 주어 당겨 보았다.

그새 그녀는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 좀 기대세요.

그녀는 피식 웃었다.

- 왜 웃으세요?

- 아뇨... 저사람들도 우릴 보고 연인이라고 하겟죠?

그녀는 호호호 하며 웃는다.

- 아무렴요..이런데선 연인 아니래도 연인인척 하는 겁니다.

- 네?

- 원래 밖에 나오면 연애하는 척 하는 거랍니다.

- 그래요? 호호호.

- 재미난 이야기 하나 해 줄까요?

- 네..대신 재미 없으면 안되요?

- 재미 있으면 어쩔건대요?

- 재미 있으면 제가 선물을 하나 드리구요.

- 재미 없으면요?

- 그쪽이 내가 원하는 선물을 줘야 해요.

- 하아..선물이라..

- 어느정도 수준의?

- 글쎄요..수준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생각 안해봤고.. 그냥..재밌잖아요..

- 그래요?

- 아주 잘 생긴 남자하고 정말로 안생긴 여자하고 같이 팔짱을 끼고 지나가면

사람들이 누굴 쳐다 볼까요?

- 잘생긴 사람을 쳐다 보겠죠...당연히.....어? 아닌가?

- 왜 잘생긴 사람을 쳐다 본다고 생각하셨죠?

- 그냥...잘 생겼으니까..아닌가....아닌것 같은데...그럼 못생긴..아니 안생긴?

- 정답은 안생긴 여자를 쳐다 본다.

- 왜요? 안생긴 사람을 쳐다 봐서 뭐하게요? 호호...

- 그건 말이죠.

- 네...?

- 그게 말이죠...

- 아! 뭐냐니깐요?

- 그게 말이죠..그게 뭐냐면 말이죠..

- 아히! 이런~~

그녀는 손가락으로 가슴을 콕 찌른다.

- 빨리 대답해요.

- 그게 뭐냐면 말이죠.

- 사람들이 안 생긴 여자를 쳐다보는 이유는 말이죠.

-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이 말입니다.

- 참 저여자는 돈이 많은가봐....이렇게 생각하면서 안생긴 여자를 다시 본다는거죠.

그러자 그녀는 갑자기 까르륵 하면서 자지러지게 웃는다.

- 그럼 반대로 못생긴 남자와 정말 이쁘게 생긴 여자가 함께 팔짱을 끼고 걸어가면요?

- 이번에도 못생긴 사람을 보나요?

- 그렇죠...

- 또 돈때문에요?

- 아니죠..

- 그럼 뭐죠?

- 생각해 보세요.

- 흠~

그녀는 한참 시무룩하게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또 자지러지게 웃는다.

- 호호호호 ...

- 왜 그런지 아세요?

- 네...알것 같네요..호호호호

- 재미 있었습니까?

- 네..정말 재미 있었어요...

- 그럼 선물 하나 주셔야겠네요...

- 네.. 그러죠..

- 제 마음에 들어야 합니다.

- 글쎄요..

바람이 갑자기 한차레 휭 하고 불고 지나갔다.

그러더니 그녀가 갑자기 내 입술을 핥고 지나갔다.

뭐라 이야기 할 틈도 없이..

그녀는 제빠르게 내 입술을 잠깐 빨고 지나갔다.

미처 대응을 하기도 전에.

나는 그녀를 응시했다.

그냥 빤히 바라 보았다.

그녀는 그냥 눈을 내리 깔고 가만히... 있었다.

가슴에 그녀의 손이 꼼지라 거리고 있었다.

내 팔 안으로 그녀의 어깨가 모두 움추리듯 들어 왔다.

그녀는 내게 바짝 다가서서 얼굴을 내 어깨에 기대었다.

아....

이 여자의 사연은 무었일까?

왜 갑자기 이렇게 다가오는 것일까?

그녀의 이마가 내 턱 근처께 있었다.

그녀의 이마에 입술을 가져갔다.

그녀는 내 품안에서 그대로 가만 있었다.

배가 출발했던 곳으로 도착하자 기적을 크게 울리고 음악을 틀기 시작했다.

아.... 조금만 더 이래로 있었더면...



- 김밥 드셔야죠...

- 아..별로 생각이 없네요...

(지금 김밥생각이 나겠냐? 조금만 더 길었으면 어찌 그 가슴한번 더듬어 보는건데..0

- 아침을 안먹고 나서서 그런지 좀 허기가 지는데요..

- 네..어디 앉을만한 자리를 찾아보죠..

- 저기 주차장 건너편에 벤치가 몇개 있네요.

문득 언젠가 이곳을 지나가면서 경치가 좋은 길목을 몇개 지나친 기억이 났다.

- 아..여기 말구요..좀더 가면 괜찮은 곳이 있는것 같은데..

- 네..경치 좋은곳이 있어요?

- 좀 더 가면 로렌스강줄기를 타고 경치가 괜찮은 곳을 봐 둔 기억이 나거든요.

- 그럼 거기로 가요..

- 고속도로로 나가지 않고 여기 강변따라 레이크쇼어 길로 가면 괜찮은 곳이 있어요.

- 한 삼십분만 가면 될겁니다.

- 그때까지만 배고픔을 참으세요..ㅎㅎ

- 그러죠..호호호



온타리오 호수가 좁아지면서 천개의 섬을 핥고 빠져나가 로렌스 강으로 들어가면

제법 폭 넓은 강변으로 별장들이 제법 많다.

그 별장 촌을 조금 더 지나면...강 쪽으로 내민 포인트가 있다.

겉으로 보기엔 겨우 두세대 차를 세울수 있는 주차장이 있을뿐

이렇다할 안내표지판도 없지만..

사실 거기에 차를 세우고 강쪽으로 내려가면

운치가 있는 숲이 우거져 있고

강의 경치를 앉아서 구경하며 쉬어 갈수 있는

아주 은밀한 장소가 제법 있다.

피크닉 가방을 꺼내 들었다.

제법 묵직했다.

- 김밥만 있는게 아닌것 같은데요..

- 아..거기 물도 있어요..호호호..

- 그리고 차게 해 놓은 녹차를 보온병에 담아 둔 것도 있구요.

먼저 언덕을 내려가서 피크닉 가방을 내려 놓고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내 손을 잡고 미끄러지듯 언덕을 내려 오듯이 하더니

이내 그냥 멈추지도 않고 와락 내게 달겨 들어버린다.

- 어이쿠~

- 호호호..경치가 좋아서 그냥 ...호호호..

숲은 키 작은 나무들과 평편한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 아..깔만한게 있어요.

- 그냥 야외용 식탁보인데...여기 깔죠 뭐...

그녀는 피크닉 가방에서 식탁보를 꺼내 수풀 평탄한 곳에 펼친다.

실크 자수를 흉내낸 것 같은 무늬가 특이했다.

- 이렇게 크랙을 낸게 진짠가요?

- 아뇨..모조예요..진짜 그랙 염색이면 이렇게 식탁보로 쓰겠어요?



김밥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시원한 물도 마셨다...

아침 일찍 일어난 탓인지...조금 졸음도 왔다...

그녀는 피크닉 가방을 챙기고 있었다.

그리고 펼쳐진 식탁보 한켠에 가방을 내려 놓았다.

- 참 경치가 좋네요.

- 네..아주 보기 좋습니다.

(아..어떻게 해야 하나...

가슴 한번 만져봐도 되냐고 물어봐?

흐흐...미친넘.

그럼 저여자가 네~ 그러고 홀라당 젖가슴을 대 주겠다 이넘아~~)

담배를 하나 피워 물었다.

- 담배 피우는 모습이 참 멎져요.

- 네?

- 다른 사람 같지 않아요...

- 담배를 피우는게 꼭 뭔가...깊게 생각하는 인상을 주네요...

- 허..그래요?

그녀는 내 곁에 사알짝 기대어 앉았다.

햇살이 다시 구름 사이로 드러 났고

이내 날씨는 포근해 졌다.

수풒도 이내 포근한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 왔다.



- 무슨 생각 하세요?

- 아...아까...

- ....

그녀는 베시시 웃으면서 빤히 쳐다 본다.

아...정말 앙증스럽고 섹시하다...

저 입술이 아까 나를 스쳐 갔다니..

손을 뻗어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녀는 가만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손을 턱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집게 손가락을 사알짝 그녀의 아랫 입술에 올려 놓았다.

그녀는 혀를 조금 내밀어 내 손가락을 찍어 맛을 보는것 같았다.

천천히 그녀의 얼굴로 다가갔다.

그녀는

지긋히 눈을 내리 감았다.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더듬었다.

아랫 입술을 잘근 잘근 깨 물면서...

혀를 내 밀어 그녀의 입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 혀를 빨아 들였다.

그것도 거세게..

깜짝 놀랄만큼..

한 손을 그녀의 허리께로 가져갔다.

서서히 그녀의 등을 매만졌다.

그녀는 가만히 내 입술을 받아 들이고 있었다..



바람이 산들 산들 불어 왔다.

미끈한 그녀의 다리가 눈 아래 들어 왔다.

무릎까지 내려오던 치마가 이젠 올라가서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 보인다.

참 살결이 고왔다.

가만히..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매만져 보았다.

그녀는 그대로 거기 있었다.

내가

그녀의 미끈한 다리 안쪽을 매만질때도,

그리고 손을 뻗어 치마 속으로 더 들어가

열이 달아 오른 팬티속

그녀의 그 은밀한 곳에 이르러

가만히 그녀를 터치하고 있을때에도

그냥 가만히 거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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