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수라기(獸羅記) 45번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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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가 서려있는 두개의 영롱한 보석이 아환을 쳐다 보고 있었다. 눈아래부분은 악서령과 마찬가지로 면사로 가려져 있어 그 윤곽 정도 밖에 보이지 않으나 그린 듯 가늘고 선명한 눈썹과 아름다운 봉목만으로도 능히 절세라 할 수 있는 매혹을 자아내었다.
스스로를 제갈수란이라 말한 여인은 청초해 보이면서도 밝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눈주위가 살짝 접혀 웃음을 짓고 있다. 다른 삼화와는 또다른 미모. 제갈수란은 연남빛 궁장을 입고서 그 깊은 눈으로 아환을 쳐다 보며 앉아 있었다.
아환이 선 자세 그대로 멍하니 있자 제갈수란의 눈이 더더욱 접혀졌다. 아마 웃음을 참지 못하는 듯 제갈수란은 고와보이는 두 눈으로 무언의 미소를 보냈다.
“공자의 존함을 알 수 있을까요?”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온 아환은 황급히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주환이라 하오.”
“주공자셨군요. 만나뵈어서 기쁘네요. 이리로 앉으시겠어요?”
제갈수란이 일어서서 자신의 앞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뭐에 홀린 것처럼 아환은 눈을 제갈수란에게서 떼지 못한 채 발을 옮겨서 제갈수란의 앞자리에 가서 털썩 주저 앉았다. 아환이 자리에 앉자 제갈수란 역시 그 자리에 도톰한 둔부를 얹었다. 워낙 아환의 체격이 큰지라 앉아있을때에 제갈수란과 거의 눈높이를 같이 하였었는데 자리에 앉자 제갈수란은 아환을 쳐다볼 때 고개를 쳐들어야만 했다.
“정말 장대한 체격이시군요. 군살도 없고. 혹시 외가계열의 무공을 익히셨나요?”
아환은 체구가 매우 컸고 몸에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양쪽 관자놀이 부위가 불룩 솟아있어 누가 봐도 외가 무예의 고수라 생각되는 그런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 굳이 자신이 내공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밝힐 필요가 없기에 아환은 그 말에 긍정을 하였다.
“그렇소.”
“내공은 전혀 익히지 않으셨나요?”
“그걸 대답해야 하오?”
“아! 아니예요. 다만 궁금해서..주 공자.”
“소생은 공자가 아니오.”
“그런가요? 그 호칭이 싫다고 하시니 소협이라 불러도 괜찮겠죠?”
“그러시오.”
“좋아요. 주소협. 소협이 천수독룡 당철의를 베었나요?”
아환의 눈속에 제갈수란의 눈빛이 예리하게 파고 들었다. 그 눈빛에 아환은 자신의 속마음을 샅샅히 파헤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깊고 맑은 눈빛은 아환의 모든 것을 알고 아환에게 진실을 말할 것을 강요하는 듯 했다.
‘이 여인은 도대체…’
아환은 그 눈속으로 몸을 집어 넣을 듯이 잠시 마주보고 있다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소. 내가 했소.”
“그렇군요.”
“알고 있지 않았소?”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요?”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소.”
“느낌? 느낌이라..호호호..”
아환의 말을 반복하다가는 돌연 고개를 쳐들고 크게 교소를 터뜨렸다. 꺄르르 웃는 웃음이 무척이나 밝고 상큼한 기분을 아환에게 가져다 주었다. 제갈수란의 이름과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발랄한 분위기였지만 제갈수란이 보였던 행동과는 잘 어울렸다.
“그건 그렇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언니들과는 좋은 시간을 가지셨나요?”
흠칫,
아환은 제갈수란의 질문에 일순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였다. 좋은 시간이라니..이 여자는 내가 유가형과 관계를 가진 것을 안단 말인가?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제갈수란이 이 장내의 소란을 정리하였다면 주변도 틀림없이 살펴 보았을 것이다. 후원의 객실도 물론 왔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여자는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일까? 석영의 심지를 제압한 것도 보았을까? 유가형의 대화도 들었을까?
아환은 제갈수란을 뚫어지게 응시하였다. 무심한 듯 하지만 이글거리는 안광이 그 눈속에서 일렁였다. 제갈수란은 그러한 아환의 눈빛을 예의 그 현유한 봉목으로 부드럽게 받아 넘기며 말을 이어 갔다.
“어머! 뭘 그렇게 쳐다 보시나요? 아! 걱정마세요. 저는 남녀간의 일을 숨어서 지켜보는 취미는 없어요.”
“다 알고 있군.”
“예. 제가 이곳에 도착하였을 때 객잔 밖에 몇몇의 사람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는 의아했지요. 사람들에게서 유명사신의 말을 듣고는 많이 놀랬어요. 한참을 밖에서 기다리다가 객점 안에서 더 이상 소란이 없자 들어와 본거죠. 그리곤 목이 없는 주검을 하나 보았구요. 그 다음은 말씀 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지요?”
“소저가 객점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의 출입을 막은거요?”
“예. 너무 어지럽혀져 있더군요. 소녀가 세가의 사람들을 시켜서 객점을 정리 하였어요.”
아환은 겉으로는 평온하였지만 속으로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었다.
‘이런..이런..또 이와 같은 실수를..’
아환은 세 여자를 챙기면서 크게 두가지 실수를 행하였음을 알았다. 하나는 이 곳이 사화지연이 벌어지는 곳이니 만큼 세인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을텐데 당철의와 어지럽혀진 장내를 그대로 방치한 것과 주변의 경게를 소홀히 한점을 알고는 아직 스스로의 경혐의 부족을 탓하였다. 그래도 이 여자가 그의 실수를 바로 처리하여 일의 확산을 막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고맙소. 소저의 도움에 감사드리오.”
“뭘요. 다 저의 할일인데요.”
“소저의 할일? 무슨 뜻이요?”
“소녀는 일찍이 천문에 관심을 많이 가졌었어요. 그래서 약간이나마 천기를 읽을 수 있지요. 그런데 어느 날인지 소녀의 눈에 기이한 천기가 읽혔어요.”
“그게 무엇이요?”
“무림사화라 평함을 받는 여인들의 운명이 기이하게 한 사내와 얽혀있다는 것을 보았지요. 저는 처음에 제가 잘못 보았는 줄 알았어요. 그럴리가 없었거든요. 사화가 한남자와 연을 맺는 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수차례 반복되어 점을 쳐봐도 결과는 매번 같았어요. 그래서 저도 그것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고 실제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였지요. 무림사화가 칠룡에 속한 남자들과 연문이 있지만 실지 정혼을 한 사람은 한명, 난화성녀 유언니 뿐이었지요. 만검창룡 남궁비 정도면 충분히 그럴 능력도 있고 또 그리 될지도 몰랐으니까요. 저도 남궁소협을 많이 생각하고 있었지요.”
“…”
“허나 거기에 정말 뜻하지 않은 변수 하나를 최근에 알기 전까지 그와 같은 일이 실현될 듯 했는데 그 돌발상황이 그게 일어날 수 없는 일임을 말해 주었지요.”
“그 돌발상황이란 것이 무어요? 그리고 왜 그것을 나에게 이렇게 설명을 해주는 거요?”
“결국은 하나로 귀일되는 것이니까요. 유언니는 소협이 취하였고 따라서 남궁비에게 갈 수 없게 되었지요. 유명사신이나 당소협이 손을 나누었는데 화산의 목소협이 모습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은 그 누가 목소협을 대신하여 악언니를 모시고 온 것이라 여기어지는데 여기에 보이는 사람은 주소협 당신이지요. 그렇다면 악언니와 당신과의 관계도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지요. 또 당철의, 당소협이 죽었어요. 나중에 유언니에게서 인과관계를 들어야 정확히 알겠지만 아직 이 곳에 강한 독으로 추정되는 독물의 흔적이 남아 있고 당소협이 그 독을 시전한 것으로 보아지는데 석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음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님을 대충 추리하게 되네요. 만약 그 것이 당소협의 손에 해를 입은 것이라면 석언니의 성격상 당문과 사이가 별로 좋지않아 질 것이고 또 은원을 분명히 하는 석언니인만큼 어떠한 형태로든 당신에게 은혜를 갚으려고 하겠죠. 이렇게 되면 당신은 삼화를 취하게 되는 것이네요. 제 말이 틀렸나요?”
또박또박 한자한자 말을 뱉어내는 자태가 아름답지만 그보다 순간적인 경황 파악에 뛰어나다는 것이 아환으로 하여금 더 경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거기다가 어느새 아환을 당신이라 호칭하고 있었다.
“과연..지혜로서는 으뜸이라 말하더니만..”
“과찬이예요. 그 누구라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제 말에 잘못된 것이 있나요?”
“없소. 석소저는 당철의의 쇄심절독에 중독이 되어 정신을 잃은 거요.”
“쇄심절독이라 하셨나요? 지금.”
“그렇소. 나는 잘 모르지만 유소저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만큼 틀림없을 거요.”
현기증이 나는지 교수를 들어 이마에 가져다 대는 제갈수란, 그 밝은 얼굴이 심각해졌다. 그만큼 쇄심절독이 뜻하는 바가 크고 심각하였다. 눈을 내리깔고 잠깐의 시간을 그렇게 있던 제갈수란은 이내 머리를 쳐들고 원래의 발랄한 분위기를 회복하면서 아환을 쳐다보며 싱긋 웃음을 짓는다.
“…”
“이제 소녀도 당신에게 가야하는 것인가요?”
“그게 무슨 말이요?”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무림사화가 한 남자와 얽혀있는 운명이라고..”
“그건 말도 안되오. 소저와는 오늘 처음 보았잖소. 이전까지 일면식도 없는 남녀가 어찌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수 있소?”
“그러니까 남녀의 관계지요. 변화무쌍한 것이 남녀관계예요. 호호호..경험도 없는 제가 아는척 했네요.”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그렇게 될 수가 있겠소?”
“그것은 나중에 가봐야 알죠. 오! 이제 해가 떠 오르려 하네요. 새로운 아침이네요. 물론 이 아침이 정말 새로운 언니들이 따로 있겠지만..”
막 해가 뜨고 있었다. 이제 아침이 찾아오리라. 얼마 있지 않아 사람들이 이 객잔으로 찾아오고 이 곳은 또 금방 번접해질 것이다.
“내일이예요.”
“무어가 내일이라는 말이요?”
“여기에 제가 왜 왔는지 모르진 않으시겠죠?”
“그야 사화지연 때문에..아! 그렇군. 사화지연이 내일이군.”
“예. 내일이 사화지연이지요. 제 얼굴에 금칠하는 것 같아 이상하지만 지금 현 무림에서 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지요. 사화의 배경도 무시 못하지만 게다가 칠룡과 알게 모르게 연관이 지어져 있다는 것은 사화와 칠룡의 관계로 인하여 무림의 판도가 기울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허나..”
“허나 뭐요?”
“당신이 모든 것을 통째로 뒤흔들어 버렸어요. 사화를 몽땅 가져가고 게다가 칠룡의 하나인 당철의를 베었으니 사화지연과 함께 당신의 이름이 사해를 진동할 꺼에요.”
“제갈소저와 난 아무 관계도 아니잖소? 또 운이 좋아 당철의를 기습하여 벨 수 있었을 뿐이오.”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아직 충분히 당신을 알지 못하지만 절정에 다다른 무위를 가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어요. 또하나, 왜 우리가 아무런 관계가 아니죠? 어쩌면 저의 부군이 되실지도 모르는데..”
“허! 어이가 없군.”
“깊이 생각지 마세요. 아! 저기 언니들이 나오시네요. 여기예요.”
아환이 무의식적으로 그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 곳에는 막 이층으로 올라오는 여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유가형, 악서령, 석영 세 여인이었다. 악서령이야 단순히 미혼약에 당한 것이어서 정신을 차리고 유가형이 주는 환약을 하나 복용한 후 운기를 하니 씻은 듯이 모든 독기가 사라졌으나 다른 두 여인은 아직 여독과 내상의 여파때문인지 창백한 안색을 하고 있었다. 그중 가장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은 두말할 나위없는 유가형이었다. 정신적, 육체적인 충격으로 인하여 아예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어색한 걸음을 떼어 놓고 있었다. 의가의 여인인지라 자신의 체내의 상처와 그 대처법을 잘 알기에 치료를 하고 내기를 순환시켜 내상과 기혈, 경락을 원활하게 시켰지만 외상의 통증은 그와 별개로 유가형의 등에 식은땀을 흘러내리게 하였다. 지금도 고통을 참으며 간신히 한걸음씩 내딛는 중이었다.
그에 비해 석영은 다소 창백하지만 아환이 독성을 음양이기로 소멸시킨지라 체내의 독성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쇄심절독에 당한 후 바로 상세를 치유하지 않아 약간의 독기운에 뇌의 혈맥이 침범을 입었고 그 상태에서 아환의 제령심안에 심령이 제압당하여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일정시간이 지난 후에는 쇄심절독으로 인한 상처는 치유되겠지만 아환의 제령심안의 기억은 석영이 죽지 않는 한 그녀의 뇌리를 지배할 것이었다.
악서령과 석영은 유가형을 사이에 두고 악서령이 부축하여 어렵게 어렵게 제갈수란과 아환이 앉아 있는 자리로 다가오더니 인사를 하였다.
“주소협, 구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소협이 아니었으면 소녀, 어이 없는 일을 당할 지도 몰랐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먼저 악서령이 예를 취하며 주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 면사를 벗은 맨 얼굴을 드러낸 악서령의 화려한 아름다움에 객잔 안이 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별말씀을..그나저나 옥체는 별 이상이 없으신지요?”
“예. 염려 덕분에..”
“유가형이 주소협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에 비해 유가형은 얼굴이 굳은 채로 아환에게 살짝 목례로 짧은 인사를 하고는 제갈수란에게 시선을 돌렸다.
“오랜만이야, 란매.”
“예, 언니. 벌써 반년이 흘렀네요. 언니는 더 아름다워지신 것 같아요.”
“아하..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미 헝크러진 삶이거늘..”
제갈수란의 일상적인 인사에 유가형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제갈수란의 말이 꼭 남자를 알아서 여인이 되었다는 의미로 들리기 때문이었다. 자학하는 심정으로 탄식을 터뜨리는 유가형의 모습에 제갈수란이 되려 당황스러웠다. 결코 그런 의도가 아닌 말이었는데..
“어머! 란매. 이게 얼마만이야..잘 지냈어? 더 예뻐졌네.”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악서령이 나서서 예의 그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두 여자 사이에서 제갈수란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예. 악언니는 정말 너무 아름다우세요.”
서로간에 아름다움을 치켜 올리는 것이 사화의 기본적인 인사라도 되는 모양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한동안 서로의 아름다움을 칭찬하면서 재잘거리던 경국지색의 미녀들은 아환이 옆에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환을 외면한 채 대화를 나누었다. 그 중 유가형은 마음이 불편한지 별로 말을 하지 않다가 어쩌다 한마디씩 하고 주로 악서령과 제갈수란 둘이 말을 주고 받았다.
한참을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악서령이 문득 생각이 난듯 유가형에게 질문을 던졌다.
“참, 언니. 영아는 언제 정신을 제대로 차린 다고 하였어요?”
“글쎄..아마 한 두 시진 안에 정신을 차릴 게야. 휴..저 모양이니..”
유가형이 악서령의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다 한숨을 내쉰다. 그러면서 안스러운 눈빛으로 멍하니 초점이 잡히지 않는 눈을 하고서 먼곳을 응시하는 석영을 쳐다 보았다. 그러자 악서령과 제갈수란도 같은 뜻을 담고 석영을 안스럽게 응시하였다.
“그래도 다행이예요. 꽤 무서운 독이라고 들었는데 두시진 정도면 정신을 차린다고 하니까요. 게다가 몸안의 독성은 다 없어졌다면서요? 유언니.”
“응. 정신을 차리고 운기를 하면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한 일주야간 요상을 하면 예와 다름없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을거야.”
“정말 큰일날 뻔 했어요. 그래도 유언니가 계셨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어휴..”
악서령이 생각만해도 진저리가 쳐진다는 듯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 모습 조차 화사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천향매화.
“내가 한 일은 별로 없어. 나도 그것에 관해 주소협께 말씀을 드릴려고 하는 참인데..주소협?”
“예. 말씀하십시오.”
“혹시 석영이 정신을 잃은 동안 어떤 영약을 복용시키셨어요?”
“영약이요? 아! 예.”
과연 난화성녀 유가형이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어떤 귀한 영약인데 그 무서운 쇄..음..그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거죠?”
쇄심절독이라는 악명을 입에 올림으로서 그 여파가 적지 않다 생각하는 유가형이 말을 슬쩍 돌렸다.
“제가 아는 어떤 고인꼐서 혹시 모를 위급한 상황에 사용하라 주신 환단입니다. 음양환이라고 말씀하시던데..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고인께서 당신을 만났다는 말씀을 하지 말라고 하셨기에 고인에 대한 설명은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그러셨군요. 영매는 기연을 얻었네. 그 음양환이라는 이름의 영약은 몇번 들어보았지만 아마 영매가 복용한 환약은 고절한 의가의 고인이 제조한 것이라 생각되는 군요. 그러한 영약을 아낌없이 남을 위해 쓰시다니..소녀 유가형이 주소협께 깊은 감사를 드려요.”
“별말씀을..다 석영소저와 연이 닿은 영약이었나 봅니다. 그것으로 인하여 석소저가 쾌유될 수 있다니 천만다행입니다.”
유가형은 아환의 마음씀씀이가 훌륭하다 여기고 경직되어 있던 마음이 상당 부분 풀어졌다. 한쪽의 제갈수란은 ‘음양환’이라는 말이 나왔을때부터 눈이 반짝이더니 둘이 서로 칭찬과 사양을 반복하자 슬쩍 말을 끼어 들었다.
“혹시 그 음양환을 또 갖고 계세요?”
“아니요. 제갈소저. 고인께서 하나만 주셨소. 그 귀한 영약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소?”
“그건 그렇죠. 흐음..”
또 무언가를 생각하는지 곰곰히 생각에 빠지는 제갈수란..
곧이어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객점 안에 사람들이 몰려 들어왔다. 아마 아침식사를 하기 위하여, 또는 어제의 유명사신과 무림사화등의 모습을 보기위하여 중인들이 객점으로 찾아오는듯 싶었다. 그 중에는 어제 도망갔던 객점의 주인과 점소이들이 끼어 있는 것이 보여 얼마 있지 않아 이 객점은 어제와 마찬가지의 왁자지껄한 모습을 되찾았다.
(7)
암흑이 내려 앉았다. 낮부터 날씨가 흐리더니 많은 구름이 끼어 있어 밤이 되자 그나마 빛을 보이던 별들과 달이 구름에 가려 유난히 어두운 밤이 찾아 왔다. 왁자지쩔하던 거리는 사람들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대부분의 집들이 잠자리에 들었는지 불빛마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퇴색한 빛을 내는 작은 등잔불이 어스름하게 작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탁한 그을음이 피어 오르는 것으로 보아 그리 질이 좋지 않은 기름을 쓰는 것 같았다. 사물의 윤곽을 구별하기엔 어렵지 않은 밝기는 가지고 있었다.
일반 가정의 내실 같지는 않아 보이는 방, 침상이나 탁자, 그리고 옷장 하나가 달랑 있는 것으로 보아 이류급의 객점 안의 방인 듯 싶었다. 침상은 나무로 되어 있는 무늬하나, 장식품하나 없는 말그대로 잠을 자기 위한 장소였다.
아환은 침상위에서 등을 벽에 기대고 앉아 있었다. 눈을 지긋이 감고 있지만 잠을 자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한 팔을 머리뒤로 돌려 머리를 받치고 있었으며 다른 한 손은 침상위의 이불 속에 들어가 있었다. 벌거벗은 상체가 이불의 밖에 나와 있어 그의 탄탄한 가슴을 흐릿한 불빛 속에 그대로 보여 주었다.
그런데 하나 특이한 점이 눈에 띄었다. 다름아닌 아환이 덮고 있는 이불이 불룩 솟아 있다는 것이었다. 아환이 무릎을 세운다 하더라도 그런 정도로 솟을 수는 없을 터 무언가가 그 속에 들어 있음에 틀림없었다. 게다가 그리 크지 않은 움직임이지만 그 이불 뭉치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살아 있는 어떤 동물 등의 생물체가 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꿈틀거림은 아환의 하반신, 그 중에서도 낭심부위에서 집중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아환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하고 있었다. 어떨 때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다가 때로는 눈썹을 치켜 올리고 그러다가 평온한 안색을 취하며 긴 숨을 내쉬었다. 그러한 아환의 변화는 이불 뭉치가 움직일때마다 같이 바뀌고 있었다.
그러는 중,
똑똑..
아주 미약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끼이익..
아환의 말에 문이 살며시 열리고 한 사람이 그 문을 열고 들어 왔다. 하얀 천을 두른 여인, 면사로 가려진 얼굴의 윗부분에 보이는 고혹적인 눈매가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악서령은 문을 소리가 나지 않게 살짝 닫은 후 아환의 부근으로 다가왔다. 그러다 아환의 침상을 보고는 발을 그 자리에 멈추었다. 이불 속에 누군가가 있는 것을 깨달은 악서령은 발을 멈추고는 아환의 얼굴을 슬며시 보았다.
“벗어.”
악서령은 다시 한번 눈길을 침상의 이불로 가져가더니 몸을 두른 천을 놓았다. 그러자 스르르 하얀 천이 몸의 선을 따라 흘러 내렸다. 목까지 가리고 있던 하얀 천이 내려 오면서 가느다란 목의 선을, 그리고 유연한 어깨의 선을 타고 흐르다가 봉긋한 가슴에서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매끈한 배를 순식간에 지나 두덩부위를 드러내고는 이내 소담스러운 수풀이 덮인 비처를 지나 발밑에 깔렸다.
‘용(用)’
선명한 붉은 낙인이 희미한 불빛 속에서도 그 모양을 확연히 보여 주었다. 그 아래의 비림은 그 양은 많지 않아 붉은 속살은 은은히 보여주고 있었다. 한발은 들어 올려 바닥의 천에서 몸을 빼내면서 언뜻 내비치는 일그러진 음순의 모습. 두 발을 빼어 내고는 걸음을 옮겨 아환의 앞에 가까이 다가갔다. 출렁이는 젖가슴, 모양을 잃지 않은 풍만한 유방이 한발 한발 뗄때마다 그 매혹적인 여체의 미를 보여 주었다.
아환의 앞에 서서 면사를 떼어내고는 다소곳이 서서 아환의 명령을 기다리는 악서령. 아환의 눈에 희미한 열정이 보였다. 그 눈에 천향매화의 나신이 비추어졌다. 아환은 머리를 받치고 있던 손을 뻗어 손가락을 까닥였다. 그러자 한발 더 아환에게 다가서는 악서령의 모습을 보고는 아환은 손을 악서령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그리곤 가볍게 악서령의 솟아오른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곱게 찡그려지는 악서령의 아미가 아환에게 가학적인 욕망을 불러 일으키고 아환은 쥐고 있던 손에 힘을 더해갔다. 허연 살덩이가 아환의 손에서 그 모양이 변형되고 있었다. 아환의 커다란 손에 쥐어진 악서령의 보드라운 살덩이가 손가락의 틈으로 삐져 나오고 붉게 그 손자국을 가슴에 남기고 있었다.
“하아..”
달뜬 숨이 배어 나왔다. 눈을 반쯤 감은 악서령의 눈에 비쳐 나오는 미묘한 열기. 익숙한 고통이었고 그 고통을 쾌락으로 변하는 방법을 아는 모양인 듯 아환의 손아귀에 가슴이 잡혀 어느 정도의 통증을 느낄 텐데도 악서령의 고운 미안에서는 아픔의 기색보다는 흥분의 기미가 보였다.
아환이 침상의 이불 속에 들어 있던 손을 빼어내며 이불을 걷었다. 천천히 이불이 젖혀지며 그 속의 광경이 그리 밝지 않은 호롱불 아래 서서히 드러났다. 희끄무레한 물체가 그 속에 둥그렇게 웅크리고 있었다. 매끄러운 곡선이 둥그런 모양을 지으며 위로 솟아 있었고 그 끝에 있는 검은 실타래 같은 뭉치, 사람의 머릿결이었다.
악서령이 문득 침상의 이불이 젖혀지는 것을 보고는 슬쩍 그 쪽으로 눈을 돌리다가 눈을 크게 뜨고는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맞은 모양이었다. 악서령의 눈에 피어오르던 열기가 순식간에 사그라 들었다.
악서령의 눈에 들어온 모습, 아환의 하반신에 붙어 있던 여인은 다름 아닌 석영, 혈장미 였다. 그 도도하고 곳곳하던 석영이 지금 자신의 육체를 취한 남자, 아환의 양물을 입에 물고는 열심히 빨고 있던 것이었다. 기교는 전혀 모르는 지라 입술을 다물고 빨아댕기며 위아래로 단순한 왕복을 할뿐 더 이상의 방법은 모르는 듯 했다. 악서령은 처음 이 방에 들어왔을 때 다른 창녀를 불렀거니 생각을 하였다. 수치스러운 마음이 들었었다. 일개 매춘부와 같은, 아니 그 이상의 행동을 취하여야 할 자신이기에 하층계급이라 생각했던 창부를 보게 되었을 때 극도의 창피함을 느낄거라 생각했었다. 허나, 그 이불 속의 여인이 다름아닌 혈장미 석영이라는 것을 알았을때에는 묘한 안도감과 함께 두려움이 찾아왔다.
자신과 같이 무림사화에 속해 있는 혈장미 석영이 자신 못지 않은 수치스러운 행위를 하였을 때 동질감과 함께 스스로에게 안위 하게 하는 마음이 들었다. 허나 이와 반대의 심정은 아환에 대한 공포였다. 천향매화도 모자라 혈장미까지 성노리개로 만드는 아환의 능력이 악서령은 무서웠다. 평소에 남자를 보기를 흔한 동물을 보는 것처럼 탐탁치 않게 여기던 석영이 남자의 양물을 입에 물고 창녀처럼 행동하다니..그렇게 석영을 변하게한 아환이 두려웠다.
“이리 가까이 와!”
아환이 그런 악서령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악서령에게 명령을 내렸다. 악서령이 주춤거리자 아환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 모습을 보던 악서령은 황급히 아환의 곁에 다가가더니 교수를 뻗어 석영이 잡고 있던 양물을 빼앗듯이 손에 쥐었다.
휘이익! 짜악!
“아흑..”
어느샌가 아환의 손에 가느다란 나무 회초리가 쥐어져 있었고 그 회초리가 조금 전 악서령의 등에 작열했기에 소리가 났다. 금방 붉은 줄이 악서령의 등에 그어졌다. 피는 배어나지 않았지만 곧 새어나와 흐를 듯이 선명한 붉은 선이 악서령의 하얀 살결에 남겨졌다.
악서령은 석영을 밀어제치며 입을 아환의 남근에 가져가더니 그 끝을 입속에 집어 넣고는 한입 크게 빨아 당겼다. 아환의 눈주변이 가볍게 흔들리더니 아환의 눈이 다시금 반쯤 감겼다. 그러면서 아환의 손은 재차 휘둘려졌다.
휘잇..짝!
아환의 양물을 물고 있던 입이 강하게 조여졌다. 입에 담겨 있는 양물로 인하여 비명을 지를 수 없지만 그 입모양에 의한 자극이 상당히 강렬하였는지라 아환은 강한 쾌감이 밀려 옴을 느끼고는 가벼운 숨을 입으로 내뿜었다.
“석영. 이리 와!”
아환의 명령에 석영이 아환의 곁으로 다가갔다. 움직일듯 말 듯 흔들리는 젖가슴, 무공광이라는 석영의 별명에 맞는 듯 전신에 상당히 근육이 발달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유방은 다른 삼화들보다는 크지 않았으나 그 탄력은 다른 여인들이 쫓지 못할만큼 압권이었다.
아환은 석영의 젖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러자 고통에 석영의 아미가 곱게 찡그려졌다.
“너는 이 고통도 쾌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환의 목소리가 기이한 울림을 보이며 석영의 귓가를 파고 들었다. 악서령은 아환의 양물을 빨고 있느라 정신이 없는지라 미처 그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였으나 석영은 그 음성이 귀에 들어오자 마자 전신을 부르르 떨더니 고통에 일그러지던 눈살이 펴지고 점차 그 눈에 열기가 피어 올랐다. 그리고는 오히려 유방을 아환의 손에 가까이 밀어 붙이며 적극적인 몸짓으로 그 손의 움직임을 즐기기 시작하였다.
아환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잔인한 미소, 쾌락과 가학이 뒤섞인 웃음이 새어나왔다.
“악서령에게 나에게 하던 것처럼 해봐.”
석영은 아환의 말이 끝나자 마자 눈을 빛내더니 몸을 일으켜서 악서령의 뒤로 몸을 가져갔다. 그러더니 그 고운 손으로 악서령의 풍만한 둔부를 살짝 쥐고는 상체를 아래로 굽혔다. 그 석영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간 곳은 악서령의 둔부사이의 틈. 붉은 선의 자국이 아직 남아 있는 악서령의 둔부 사이의 갈라진 틈에 얼굴을 가져간 석영이 혀를 내밀고는 악서령의 비처의 입술로 혀끝을 가져가더니 살짝 핥아 올렸다.
“우웁..”
아환의 양물을 물고 있는지라 새어나오는 신음을 흘리는 악서령, 그러면서 강하게 입을 조이고는 아환의 살덩이를 물었다. 석영의 혀놀림이 시작되었다. 혀끝이 악서령의 비처의 곳곳을 헤치며 악서령의 비부를 빨아 당겨 하얀 치아로 잘근잘근 깨물었다. 그때마다 몸을 뒤트는 악서령, 그리고 그 움직임과 더불어 입의 모양이 기묘하게 변하였고 아환의 성감을 자극하였다.
아환이 손을 뻗어 악서령의 머리채를 움켜잡고는 위로 치켜 올렸다.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육봉이 보였고 악서령의 입에서 길게 뻗어진 실 같은 물줄기가 아환의 육봉과 악서령의 붉은 입술을 잇고 있었다.
“네 년도 석영의 비처를 똑같이 해라.”
악서령은 몸을 돌려 드러 누워서 석영의 밑으로 들어가더니 석영의 비처로 자신의 얼굴을 가져갔다. 아무래도 악서령이 경험상으로는 앞섰다. 곧 석영의 음부를 살짝 손가락으로 매만지다가 입을 벌리고는 당하게 석영의 음핵부위를 빨아대었다. 이미 강제된 쾌락으로 인하여 물기가 홍건한 석영의 비처가 악서령의 입술놀림에 더 큰 자극을 받아 애액을 토해내었다.
휘이잇..촥!
회초리가 석영의 등에 내리 꽂혔다. 하얀 살결에 빨간 금이 그어졌다. 전신을 아득하게 하던 고통이 일순간 쾌감으로 변하였고 석영의 입의 움직임이, 손의 놀림이 빨라졌다. 손가락으로 악서령의 비처의 음순을 잡아 당겼다가 살짝 꼬집고 입술로는 계속해서 악서령의 소담스러운 수풀을 헤치며 더운 숨을 뿜어 대었다.
휫..차악..휘잇..짝..
아환의 손이 휘둘릴때마다 석영의 꿈틀거림은 더해가고 비처의 습기는 더욱 짙어졌다. 제령심안에 의하여 아환이 주는 고통과 가학이 석영에게서는 지극한 열락으로 느껴졌기에 석영은 회초리가 등에 작열하여 피멍을 새기고 있음에도 눈과 입, 전신에서 강렬한 열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아환은 매질을 하다가는 장대한 몸을 세워 석영의 뒤쪽으로 다가갔다. 그러더니 빳빳이 선 자신의 양물의 끝을 석영의 비처에 맞추고는 단번에 밀어넣었다.
“아학..악..!”
첫경험, 그것도 일반 사내들보다 훨씬 큰 체격에 장대한 육봉에 몸을 꿰뚫린 석영은 일순 갸녀린 자신의 몸이 쪼개져 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아래를 가득 메워 무언가가 자신을 부술듯이 밀고 들어 왔다. 악서령의 음핵을 물고 있던 입술이 순간 강하게 다물어지고 그 치아사이에 끼어 있던 악서령의 음핵에 거센 아픔과 함께 극도의 쾌락이 몰려왔다.
“아흑..아아…하악..”
“으웁…우후..아윽..”
이미 홍건히 젖어 사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서인지 악서령이나 유가형때보다는 훨씬 용이하게 삽입이 이루어졌다. 부지불식간의 일이라 석영은 그 통증이 순식간에 전신을 관통하면서도 비부가 약간 찢어졌다는 느낌은 받지 못하였다. 그만큼 아환의 남근은 위용이 대단하였다.
아환의 육봉이 다시금 밖으로 빠져나왔다가 석영의 작은 교구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금방 붉은 빛이 도는 액체가 석영의 비처에서 배어나왔다. 질펀한 습기에 희석이 되었지만 그것이 처녀혈이라는 것은 분명하였다. 그 피에는 비열이 찢겨지며 새어나온 선혈도 섞여 있었다.
아환의 허리가 석영의 도톰하고 풍만한 엉덩이에 부딪히면서 여체가 출렁였다. 석영의 몸은 아환의 체중보다 훨씬 가벼웠기에 아환의 전신이 주는 묵중함에 석영의 몸이 튕겨지듯 움직였다. 어느새 석영은 악서령의 비처에서 입을 떼고 침상에 얼굴을 묻고는 아래에서 번져오는 거센 쾌감과 비교할 수 없는 아픔에 신음을 흘려 대었다.
휘이…쫘아악..
아환이 손을 휘둘러 또 하나의 붉은 줄을 석영의 등에 새겼다. 그 순간 몸이 움찔대며 경직하는 여체, 남근을 물고 있던 비순들이 강렬히 조여져 아환은 남근에 전해지는 압박감을 즐겼다.
촥..촤악..짜..악..
허리를 계속하여 앞뒤로 움직이면서 회초리를 계속하여 휘둘러 석영의 등을 온통 핏금으로 장식하는 아환, 그의 눈에 잔혹한 열기는 점점 그 농도가 짙어지고 움직임은 더더욱 빨라졌다.
침상의 이불에 파묻힌 석영의 얼굴은 세차게 좌우로 도리질치며 혼미한 상태에서 잦아드는 통증과 열락에 몸부림쳤다. 등에 가득 새겨진 피멍도 아랫도리가 조금 파열되어 찾아오는 욱씬거림도 온통 혼재된 기이한 감각에 석영은 헤매이다가 급기야 나지막한 신음을 흘리며 혼절을 하였다.
“끄으..”
몇번을 더 진퇴운동을 하다가 석영이 정신을 잃은 것을 안 아환이 석영의 비처에서 양물을 빼어 내었다. 그러자 희붉은 애액의 실이 육봉의 끝, 귀두에서 비처까지 길게 연결하여 조금전의 정황을 말해주었다.
그 밑, 점점히 붉은 액체로 더럽혀진 악서령은 지금까지의 관계를 바로 눈앞에서 보고 있었다. 한 손은 자신의 비열로 다른 한손은 젖가슴을 쓰다듬으며 혼자서 자위를 즐기며 쾌락에 젖어 있다가 석영이 무너지며 자신의 얼굴 부위에 아랫도리를 밀어대자 피와 체액으로 인하여 고운 얼굴이 뒤범벅이 되버렸다.
아환은 석영의 다리를 잡고는 한쪽으로 석영의 교구를 치운다음 악서령의 머릿채를 붙잡고 일으키고는 뒤로 돌려세웠다. 그러자 악서령은 순순히 그 탐스러운 둔부를 아환의 눈 가까이 밀어대며 곧이어 찾아올 충격을 기대하였다.
아환은 석영의 피와 애액으로 질척한 검붉은 살덩이를 단번에 악서령의 비처에 끝까지 집어 넣었다. 이미 상당한 관계를 가진 악서령인지라 무리없이 아환의 장대한 육봉을 체내에 담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뻑뻑하게 조이는 감촉이 남근을 통해 아환에게 전달되어 왔다.
“으윽..하아하아..”
악서령의 입에서 달뜬 숨이 배어 나왔다. 아환은 악서령의 둔부를 한손으로 잡고 허리를 맹렬히 돌진시켰다. 풍만한 젖가슴이 출렁였고 허연 엉덩이가 부들거렸다. 악서령의 아랫도리는 석영의 피로 인하여 붉게 물들었고 홍건한 물기에 뒤섞였다.
출몰을 반복하던 육봉이 스르르 악서령의 비처에서 빠져나왔다. 그러자 한동안의 열락에 빠져있다가 의아한 눈으로 돌아보는 악서령의 눈에 아환의 양물이 조금 위로 올라가 자신의 다른 구멍에 맞추어지는 것을 보고는 아름다운 봉목이 공포로 물들었다.
“꺄아악…아악…”
아환의 남근이 너무나 비좁은 악서령의 항문을 헤집고 그 일부가 들어갔다. 평소에 만지는 것조차도 금기시되고 불결하게 느껴졌던 곳에 아환의 거친 양물이 치고 들어오자 수치감과 고통, 그리고 무엇인지 모를 기괴한 느낌에 악서령은 연신 비명을 질렀다. 그럼에도 아환은 동작을 멈추지 않고 악서령의 몸속에 자신의 실체를 끝까지 밀어 넣었다.
“안ㄷ…아악..끄으..”
숨이 넘어갈 듯한 신음성이 악물은 악서령의 작은 입술을 비집고 새어 나왔다. 이불을 움켜잡고 있는 손아귀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항문은 파열되어 금방 피로 새빨갛게 물들었다. 아환의 육봉이 두 구멍을 드나들면서 물기에 젖었다 하더라도 전혀 물기가 없던 생살을 찢으며 들어가니 그 아픔이 오죽할까? 허나, 고통에 길들여진 슬픈 여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통증이 이성을 혼미하게 하는 쾌감으로 전환됨에 치를 떨었다.
아환의 물건이 악서령의 항문을 뚫으면서 그 잔혹한 모습을 보였다. 아환의 손에 들려 있던 예의 그 나무회초리가 다시금 춤을 추었다.
휘릿..쫘앗..차악..짝..
몸을 뒤틀면서 회초리의 고통에 벗어날려는 악서령의 매혹적인 교구가 아환의 흥분을 증폭시켰다. 움찔거릴때마다 조여오는 감촉, 아환은 손으로 악서령의 둔부를 고정시키고는 거세세 허리를 밀어 붙였다.
석영의 몸에 들어갔다가, 또 악서령의 비처로 삽입되어지고 급기야는 악서령의 항문마저 꿰뚫은 사내의 양물은 극도로 팽팽해지다가 마침내 그 정을 악서령의 내장 깊숙한 곳에 쏟아 내었다.
“음..”
나직한 탄식과 함께 여운을 즐기는 아환의 허리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얼굴을 침상에 묻고 전신에 기운이 빠져 있는 악서령의 화사한 육체가 아환의 몸이 자신에게서 이탈되자 그대로 그 자리에 무너져 내렸다. 그런 악서령의 뒤의 공혈은 조금전까지의 일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아직 원 모양을 찾지 못하고 둥그러이 벌어진채 피와 희끄무레한 정액을 울컥 울컥 토해내었다.
아환은 방안에 가득한 기분좋은 천향매화의 육향을 맡으며 손을 뻗어 악서령의 머릿채를 움켜 잡더니 그 얼굴에 각종 피와 애액, 그리고 악서령의 직장에 있던 배설물로 지저분해진 남근을 갖다 대었다. 그러자 스르르 입을 벌리며 악서령은 그런 아환의 양물을 입에 물고는 혀와 입술로 깨끗이 그 양물을 닦아내었다. 비릿한 느낌과 자신의 배설물의 역겨운 냄새에 금방이라도 토할 것만 같았지만 가까스로 참아내고는 뒤처리를 하고 그 오물들을 식도로 넘겼다.
아환은 침상위에 느긋이 누워 있었다. 그 옆, 욕실에서 몸을 씻고 나왔는지 아까의 욕망의 찌꺼기를 닦아낸 악서령이 물수건으로 아환의 전신을 닦아 주고 있었다. 그러한 악서령의 등은 아까의 매로 인하여 그물처럼 얽힌 핏빛의 선으로 뒤덮여 있었다. 한쪽 옆에는 석영이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아까 자세 그대로 엎어져 있었고, 아환은 노곤함과 함께 배설 후의 여유를 즐겼다.
“사화지연은 어떻게 열리지?”
아환의 물음. 악서령은 아환의 몸을 다 닦은 후 석영의 몸을 닦다가 아환의 물음이 들려오자 공손하게 그 질문에 대답을 하였다.
“사화지연은 특별히 그 형식은 없습니다. 주최자 임의의 형식으로 벌어지는 것이 관례지요, 이번은 남궁비와 유가형이 주관을 하니 그 둘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다만 하나, 굳어진 관례가 있는데 호화사(護花士)라는 것이지요.?”
“호화사?”
“예. 사화가 각기 한명의 남자 무인들을 선출하여 그 무예를 모인 군중 앞에서 시전하여 흥을 돋구는 것이지요.”
“호화사라..그럼 계집 너는 목영근을 호화사로 정했었나 보군.”
“예.”
“더 말해봐.”
“일반적으로 호화사는 사화와 친분이 있는 남자 후지기수들이 맡고 있어요. 유가형은 남궁비, 석영은 당철의, 그리고 제갈수란은 그때그때 호화사를 바꾸었었고, 저는 목영근을 선택했었지요. 대부분 정혼자나 혼담이 오고가는 이들을 선택하였고 그 호화사들은 묻 군중들의 부러움을 샀지요.”
악서령은 아환의 명에 따라 다른 사람을 호칭할 때 공자나, 언니, 소협등을 붙이지 않았다.
“그래? 호오..그렇단 말이지..”
아환의 입에 뜻모를 웃음이 피어 올랐다.
“내일 오시경에 시작한다고 했지..악서령, 네 년은 나를 호화사로 지칭하라. 알았지?”
“예.”
“흐음..호화사라..”
아환의 눈이 가늘게 좁혀지고 그 속에서 기이한 빛이 새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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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에 없던 연재입니다. 다음주에 할려고 했던 건데..16강 기념으로 하죠..뭐.
무척이나 기쁘고 황홀할 지경입니다. 대한 전사들에게 감사하고요. 아울러 이방인이지만 ‘우리’ 라는 울타리에 함께 하는 거스 히딩크 감독님께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뛰어준 우리 전사들에게 힘을 실어준 민중 응원단도 멋졌습니다.
자! 이제 한밭전투로 나서야지요..
어제 집사람이 한-포전이 끝나고 집에 오다가 군중들에게 실망을 하였습니다. 아직 두돌이 채 되지 않은 아이를 태우고 집으로 오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차도로 나와 차를 에워싸고는 두들기고 발로 걷어차더랍니다. 집사람이 아기가 놀란다고 하지 말라고 애원하였지만 이미 패닉상태에 접어들은 군중들의 귀에는 전혀 먹히지 않더랍니다. 씁쓸하였고 집사람에게 미안했습니다.………에휴..
별 글도 아니지만 제 글을 다른 곳에 가져가는 일은 하지 않아 주셨으면 합니다. 야설이 함부로 돌아다니면 그리 좋지 않거든요.
한가지 더 2부가 끝나고 대대적으로 글을 손볼 계획입니다. 어색하거나 글의 말미에 있던 몇몇 부분을 삭제하고 추가할 것은 추가할 예정입니다. 자료실에 올릴 자신이 있으면 올리기도 하겠지만요..(부끄러워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
현기가 서려있는 두개의 영롱한 보석이 아환을 쳐다 보고 있었다. 눈아래부분은 악서령과 마찬가지로 면사로 가려져 있어 그 윤곽 정도 밖에 보이지 않으나 그린 듯 가늘고 선명한 눈썹과 아름다운 봉목만으로도 능히 절세라 할 수 있는 매혹을 자아내었다.
스스로를 제갈수란이라 말한 여인은 청초해 보이면서도 밝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눈주위가 살짝 접혀 웃음을 짓고 있다. 다른 삼화와는 또다른 미모. 제갈수란은 연남빛 궁장을 입고서 그 깊은 눈으로 아환을 쳐다 보며 앉아 있었다.
아환이 선 자세 그대로 멍하니 있자 제갈수란의 눈이 더더욱 접혀졌다. 아마 웃음을 참지 못하는 듯 제갈수란은 고와보이는 두 눈으로 무언의 미소를 보냈다.
“공자의 존함을 알 수 있을까요?”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온 아환은 황급히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었다.
“주환이라 하오.”
“주공자셨군요. 만나뵈어서 기쁘네요. 이리로 앉으시겠어요?”
제갈수란이 일어서서 자신의 앞자리를 손으로 가리켰다. 뭐에 홀린 것처럼 아환은 눈을 제갈수란에게서 떼지 못한 채 발을 옮겨서 제갈수란의 앞자리에 가서 털썩 주저 앉았다. 아환이 자리에 앉자 제갈수란 역시 그 자리에 도톰한 둔부를 얹었다. 워낙 아환의 체격이 큰지라 앉아있을때에 제갈수란과 거의 눈높이를 같이 하였었는데 자리에 앉자 제갈수란은 아환을 쳐다볼 때 고개를 쳐들어야만 했다.
“정말 장대한 체격이시군요. 군살도 없고. 혹시 외가계열의 무공을 익히셨나요?”
아환은 체구가 매우 컸고 몸에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양쪽 관자놀이 부위가 불룩 솟아있어 누가 봐도 외가 무예의 고수라 생각되는 그런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 굳이 자신이 내공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밝힐 필요가 없기에 아환은 그 말에 긍정을 하였다.
“그렇소.”
“내공은 전혀 익히지 않으셨나요?”
“그걸 대답해야 하오?”
“아! 아니예요. 다만 궁금해서..주 공자.”
“소생은 공자가 아니오.”
“그런가요? 그 호칭이 싫다고 하시니 소협이라 불러도 괜찮겠죠?”
“그러시오.”
“좋아요. 주소협. 소협이 천수독룡 당철의를 베었나요?”
아환의 눈속에 제갈수란의 눈빛이 예리하게 파고 들었다. 그 눈빛에 아환은 자신의 속마음을 샅샅히 파헤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깊고 맑은 눈빛은 아환의 모든 것을 알고 아환에게 진실을 말할 것을 강요하는 듯 했다.
‘이 여인은 도대체…’
아환은 그 눈속으로 몸을 집어 넣을 듯이 잠시 마주보고 있다가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소. 내가 했소.”
“그렇군요.”
“알고 있지 않았소?”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요?”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소.”
“느낌? 느낌이라..호호호..”
아환의 말을 반복하다가는 돌연 고개를 쳐들고 크게 교소를 터뜨렸다. 꺄르르 웃는 웃음이 무척이나 밝고 상큼한 기분을 아환에게 가져다 주었다. 제갈수란의 이름과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발랄한 분위기였지만 제갈수란이 보였던 행동과는 잘 어울렸다.
“그건 그렇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언니들과는 좋은 시간을 가지셨나요?”
흠칫,
아환은 제갈수란의 질문에 일순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였다. 좋은 시간이라니..이 여자는 내가 유가형과 관계를 가진 것을 안단 말인가?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제갈수란이 이 장내의 소란을 정리하였다면 주변도 틀림없이 살펴 보았을 것이다. 후원의 객실도 물론 왔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여자는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일까? 석영의 심지를 제압한 것도 보았을까? 유가형의 대화도 들었을까?
아환은 제갈수란을 뚫어지게 응시하였다. 무심한 듯 하지만 이글거리는 안광이 그 눈속에서 일렁였다. 제갈수란은 그러한 아환의 눈빛을 예의 그 현유한 봉목으로 부드럽게 받아 넘기며 말을 이어 갔다.
“어머! 뭘 그렇게 쳐다 보시나요? 아! 걱정마세요. 저는 남녀간의 일을 숨어서 지켜보는 취미는 없어요.”
“다 알고 있군.”
“예. 제가 이곳에 도착하였을 때 객잔 밖에 몇몇의 사람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는 의아했지요. 사람들에게서 유명사신의 말을 듣고는 많이 놀랬어요. 한참을 밖에서 기다리다가 객점 안에서 더 이상 소란이 없자 들어와 본거죠. 그리곤 목이 없는 주검을 하나 보았구요. 그 다음은 말씀 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지요?”
“소저가 객점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의 출입을 막은거요?”
“예. 너무 어지럽혀져 있더군요. 소녀가 세가의 사람들을 시켜서 객점을 정리 하였어요.”
아환은 겉으로는 평온하였지만 속으로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었다.
‘이런..이런..또 이와 같은 실수를..’
아환은 세 여자를 챙기면서 크게 두가지 실수를 행하였음을 알았다. 하나는 이 곳이 사화지연이 벌어지는 곳이니 만큼 세인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을텐데 당철의와 어지럽혀진 장내를 그대로 방치한 것과 주변의 경게를 소홀히 한점을 알고는 아직 스스로의 경혐의 부족을 탓하였다. 그래도 이 여자가 그의 실수를 바로 처리하여 일의 확산을 막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고맙소. 소저의 도움에 감사드리오.”
“뭘요. 다 저의 할일인데요.”
“소저의 할일? 무슨 뜻이요?”
“소녀는 일찍이 천문에 관심을 많이 가졌었어요. 그래서 약간이나마 천기를 읽을 수 있지요. 그런데 어느 날인지 소녀의 눈에 기이한 천기가 읽혔어요.”
“그게 무엇이요?”
“무림사화라 평함을 받는 여인들의 운명이 기이하게 한 사내와 얽혀있다는 것을 보았지요. 저는 처음에 제가 잘못 보았는 줄 알았어요. 그럴리가 없었거든요. 사화가 한남자와 연을 맺는 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수차례 반복되어 점을 쳐봐도 결과는 매번 같았어요. 그래서 저도 그것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고 실제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였지요. 무림사화가 칠룡에 속한 남자들과 연문이 있지만 실지 정혼을 한 사람은 한명, 난화성녀 유언니 뿐이었지요. 만검창룡 남궁비 정도면 충분히 그럴 능력도 있고 또 그리 될지도 몰랐으니까요. 저도 남궁소협을 많이 생각하고 있었지요.”
“…”
“허나 거기에 정말 뜻하지 않은 변수 하나를 최근에 알기 전까지 그와 같은 일이 실현될 듯 했는데 그 돌발상황이 그게 일어날 수 없는 일임을 말해 주었지요.”
“그 돌발상황이란 것이 무어요? 그리고 왜 그것을 나에게 이렇게 설명을 해주는 거요?”
“결국은 하나로 귀일되는 것이니까요. 유언니는 소협이 취하였고 따라서 남궁비에게 갈 수 없게 되었지요. 유명사신이나 당소협이 손을 나누었는데 화산의 목소협이 모습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은 그 누가 목소협을 대신하여 악언니를 모시고 온 것이라 여기어지는데 여기에 보이는 사람은 주소협 당신이지요. 그렇다면 악언니와 당신과의 관계도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지요. 또 당철의, 당소협이 죽었어요. 나중에 유언니에게서 인과관계를 들어야 정확히 알겠지만 아직 이 곳에 강한 독으로 추정되는 독물의 흔적이 남아 있고 당소협이 그 독을 시전한 것으로 보아지는데 석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음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님을 대충 추리하게 되네요. 만약 그 것이 당소협의 손에 해를 입은 것이라면 석언니의 성격상 당문과 사이가 별로 좋지않아 질 것이고 또 은원을 분명히 하는 석언니인만큼 어떠한 형태로든 당신에게 은혜를 갚으려고 하겠죠. 이렇게 되면 당신은 삼화를 취하게 되는 것이네요. 제 말이 틀렸나요?”
또박또박 한자한자 말을 뱉어내는 자태가 아름답지만 그보다 순간적인 경황 파악에 뛰어나다는 것이 아환으로 하여금 더 경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거기다가 어느새 아환을 당신이라 호칭하고 있었다.
“과연..지혜로서는 으뜸이라 말하더니만..”
“과찬이예요. 그 누구라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제 말에 잘못된 것이 있나요?”
“없소. 석소저는 당철의의 쇄심절독에 중독이 되어 정신을 잃은 거요.”
“쇄심절독이라 하셨나요? 지금.”
“그렇소. 나는 잘 모르지만 유소저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만큼 틀림없을 거요.”
현기증이 나는지 교수를 들어 이마에 가져다 대는 제갈수란, 그 밝은 얼굴이 심각해졌다. 그만큼 쇄심절독이 뜻하는 바가 크고 심각하였다. 눈을 내리깔고 잠깐의 시간을 그렇게 있던 제갈수란은 이내 머리를 쳐들고 원래의 발랄한 분위기를 회복하면서 아환을 쳐다보며 싱긋 웃음을 짓는다.
“…”
“이제 소녀도 당신에게 가야하는 것인가요?”
“그게 무슨 말이요?”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무림사화가 한 남자와 얽혀있는 운명이라고..”
“그건 말도 안되오. 소저와는 오늘 처음 보았잖소. 이전까지 일면식도 없는 남녀가 어찌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수 있소?”
“그러니까 남녀의 관계지요. 변화무쌍한 것이 남녀관계예요. 호호호..경험도 없는 제가 아는척 했네요.”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그렇게 될 수가 있겠소?”
“그것은 나중에 가봐야 알죠. 오! 이제 해가 떠 오르려 하네요. 새로운 아침이네요. 물론 이 아침이 정말 새로운 언니들이 따로 있겠지만..”
막 해가 뜨고 있었다. 이제 아침이 찾아오리라. 얼마 있지 않아 사람들이 이 객잔으로 찾아오고 이 곳은 또 금방 번접해질 것이다.
“내일이예요.”
“무어가 내일이라는 말이요?”
“여기에 제가 왜 왔는지 모르진 않으시겠죠?”
“그야 사화지연 때문에..아! 그렇군. 사화지연이 내일이군.”
“예. 내일이 사화지연이지요. 제 얼굴에 금칠하는 것 같아 이상하지만 지금 현 무림에서 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지 않지요. 사화의 배경도 무시 못하지만 게다가 칠룡과 알게 모르게 연관이 지어져 있다는 것은 사화와 칠룡의 관계로 인하여 무림의 판도가 기울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허나..”
“허나 뭐요?”
“당신이 모든 것을 통째로 뒤흔들어 버렸어요. 사화를 몽땅 가져가고 게다가 칠룡의 하나인 당철의를 베었으니 사화지연과 함께 당신의 이름이 사해를 진동할 꺼에요.”
“제갈소저와 난 아무 관계도 아니잖소? 또 운이 좋아 당철의를 기습하여 벨 수 있었을 뿐이오.”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아직 충분히 당신을 알지 못하지만 절정에 다다른 무위를 가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어요. 또하나, 왜 우리가 아무런 관계가 아니죠? 어쩌면 저의 부군이 되실지도 모르는데..”
“허! 어이가 없군.”
“깊이 생각지 마세요. 아! 저기 언니들이 나오시네요. 여기예요.”
아환이 무의식적으로 그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 곳에는 막 이층으로 올라오는 여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유가형, 악서령, 석영 세 여인이었다. 악서령이야 단순히 미혼약에 당한 것이어서 정신을 차리고 유가형이 주는 환약을 하나 복용한 후 운기를 하니 씻은 듯이 모든 독기가 사라졌으나 다른 두 여인은 아직 여독과 내상의 여파때문인지 창백한 안색을 하고 있었다. 그중 가장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은 두말할 나위없는 유가형이었다. 정신적, 육체적인 충격으로 인하여 아예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어색한 걸음을 떼어 놓고 있었다. 의가의 여인인지라 자신의 체내의 상처와 그 대처법을 잘 알기에 치료를 하고 내기를 순환시켜 내상과 기혈, 경락을 원활하게 시켰지만 외상의 통증은 그와 별개로 유가형의 등에 식은땀을 흘러내리게 하였다. 지금도 고통을 참으며 간신히 한걸음씩 내딛는 중이었다.
그에 비해 석영은 다소 창백하지만 아환이 독성을 음양이기로 소멸시킨지라 체내의 독성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쇄심절독에 당한 후 바로 상세를 치유하지 않아 약간의 독기운에 뇌의 혈맥이 침범을 입었고 그 상태에서 아환의 제령심안에 심령이 제압당하여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일정시간이 지난 후에는 쇄심절독으로 인한 상처는 치유되겠지만 아환의 제령심안의 기억은 석영이 죽지 않는 한 그녀의 뇌리를 지배할 것이었다.
악서령과 석영은 유가형을 사이에 두고 악서령이 부축하여 어렵게 어렵게 제갈수란과 아환이 앉아 있는 자리로 다가오더니 인사를 하였다.
“주소협, 구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소협이 아니었으면 소녀, 어이 없는 일을 당할 지도 몰랐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 은혜는 꼭 갚겠습니다.”
먼저 악서령이 예를 취하며 주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 면사를 벗은 맨 얼굴을 드러낸 악서령의 화려한 아름다움에 객잔 안이 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별말씀을..그나저나 옥체는 별 이상이 없으신지요?”
“예. 염려 덕분에..”
“유가형이 주소협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에 비해 유가형은 얼굴이 굳은 채로 아환에게 살짝 목례로 짧은 인사를 하고는 제갈수란에게 시선을 돌렸다.
“오랜만이야, 란매.”
“예, 언니. 벌써 반년이 흘렀네요. 언니는 더 아름다워지신 것 같아요.”
“아하..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미 헝크러진 삶이거늘..”
제갈수란의 일상적인 인사에 유가형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제갈수란의 말이 꼭 남자를 알아서 여인이 되었다는 의미로 들리기 때문이었다. 자학하는 심정으로 탄식을 터뜨리는 유가형의 모습에 제갈수란이 되려 당황스러웠다. 결코 그런 의도가 아닌 말이었는데..
“어머! 란매. 이게 얼마만이야..잘 지냈어? 더 예뻐졌네.”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악서령이 나서서 예의 그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두 여자 사이에서 제갈수란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예. 악언니는 정말 너무 아름다우세요.”
서로간에 아름다움을 치켜 올리는 것이 사화의 기본적인 인사라도 되는 모양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한동안 서로의 아름다움을 칭찬하면서 재잘거리던 경국지색의 미녀들은 아환이 옆에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환을 외면한 채 대화를 나누었다. 그 중 유가형은 마음이 불편한지 별로 말을 하지 않다가 어쩌다 한마디씩 하고 주로 악서령과 제갈수란 둘이 말을 주고 받았다.
한참을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악서령이 문득 생각이 난듯 유가형에게 질문을 던졌다.
“참, 언니. 영아는 언제 정신을 제대로 차린 다고 하였어요?”
“글쎄..아마 한 두 시진 안에 정신을 차릴 게야. 휴..저 모양이니..”
유가형이 악서령의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다 한숨을 내쉰다. 그러면서 안스러운 눈빛으로 멍하니 초점이 잡히지 않는 눈을 하고서 먼곳을 응시하는 석영을 쳐다 보았다. 그러자 악서령과 제갈수란도 같은 뜻을 담고 석영을 안스럽게 응시하였다.
“그래도 다행이예요. 꽤 무서운 독이라고 들었는데 두시진 정도면 정신을 차린다고 하니까요. 게다가 몸안의 독성은 다 없어졌다면서요? 유언니.”
“응. 정신을 차리고 운기를 하면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한 일주야간 요상을 하면 예와 다름없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을거야.”
“정말 큰일날 뻔 했어요. 그래도 유언니가 계셨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어휴..”
악서령이 생각만해도 진저리가 쳐진다는 듯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 모습 조차 화사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천향매화.
“내가 한 일은 별로 없어. 나도 그것에 관해 주소협께 말씀을 드릴려고 하는 참인데..주소협?”
“예. 말씀하십시오.”
“혹시 석영이 정신을 잃은 동안 어떤 영약을 복용시키셨어요?”
“영약이요? 아! 예.”
과연 난화성녀 유가형이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어떤 귀한 영약인데 그 무서운 쇄..음..그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거죠?”
쇄심절독이라는 악명을 입에 올림으로서 그 여파가 적지 않다 생각하는 유가형이 말을 슬쩍 돌렸다.
“제가 아는 어떤 고인꼐서 혹시 모를 위급한 상황에 사용하라 주신 환단입니다. 음양환이라고 말씀하시던데..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고인께서 당신을 만났다는 말씀을 하지 말라고 하셨기에 고인에 대한 설명은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그러셨군요. 영매는 기연을 얻었네. 그 음양환이라는 이름의 영약은 몇번 들어보았지만 아마 영매가 복용한 환약은 고절한 의가의 고인이 제조한 것이라 생각되는 군요. 그러한 영약을 아낌없이 남을 위해 쓰시다니..소녀 유가형이 주소협께 깊은 감사를 드려요.”
“별말씀을..다 석영소저와 연이 닿은 영약이었나 봅니다. 그것으로 인하여 석소저가 쾌유될 수 있다니 천만다행입니다.”
유가형은 아환의 마음씀씀이가 훌륭하다 여기고 경직되어 있던 마음이 상당 부분 풀어졌다. 한쪽의 제갈수란은 ‘음양환’이라는 말이 나왔을때부터 눈이 반짝이더니 둘이 서로 칭찬과 사양을 반복하자 슬쩍 말을 끼어 들었다.
“혹시 그 음양환을 또 갖고 계세요?”
“아니요. 제갈소저. 고인께서 하나만 주셨소. 그 귀한 영약을 많이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소?”
“그건 그렇죠. 흐음..”
또 무언가를 생각하는지 곰곰히 생각에 빠지는 제갈수란..
곧이어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객점 안에 사람들이 몰려 들어왔다. 아마 아침식사를 하기 위하여, 또는 어제의 유명사신과 무림사화등의 모습을 보기위하여 중인들이 객점으로 찾아오는듯 싶었다. 그 중에는 어제 도망갔던 객점의 주인과 점소이들이 끼어 있는 것이 보여 얼마 있지 않아 이 객점은 어제와 마찬가지의 왁자지껄한 모습을 되찾았다.
(7)
암흑이 내려 앉았다. 낮부터 날씨가 흐리더니 많은 구름이 끼어 있어 밤이 되자 그나마 빛을 보이던 별들과 달이 구름에 가려 유난히 어두운 밤이 찾아 왔다. 왁자지쩔하던 거리는 사람들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대부분의 집들이 잠자리에 들었는지 불빛마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퇴색한 빛을 내는 작은 등잔불이 어스름하게 작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탁한 그을음이 피어 오르는 것으로 보아 그리 질이 좋지 않은 기름을 쓰는 것 같았다. 사물의 윤곽을 구별하기엔 어렵지 않은 밝기는 가지고 있었다.
일반 가정의 내실 같지는 않아 보이는 방, 침상이나 탁자, 그리고 옷장 하나가 달랑 있는 것으로 보아 이류급의 객점 안의 방인 듯 싶었다. 침상은 나무로 되어 있는 무늬하나, 장식품하나 없는 말그대로 잠을 자기 위한 장소였다.
아환은 침상위에서 등을 벽에 기대고 앉아 있었다. 눈을 지긋이 감고 있지만 잠을 자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한 팔을 머리뒤로 돌려 머리를 받치고 있었으며 다른 한 손은 침상위의 이불 속에 들어가 있었다. 벌거벗은 상체가 이불의 밖에 나와 있어 그의 탄탄한 가슴을 흐릿한 불빛 속에 그대로 보여 주었다.
그런데 하나 특이한 점이 눈에 띄었다. 다름아닌 아환이 덮고 있는 이불이 불룩 솟아 있다는 것이었다. 아환이 무릎을 세운다 하더라도 그런 정도로 솟을 수는 없을 터 무언가가 그 속에 들어 있음에 틀림없었다. 게다가 그리 크지 않은 움직임이지만 그 이불 뭉치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살아 있는 어떤 동물 등의 생물체가 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꿈틀거림은 아환의 하반신, 그 중에서도 낭심부위에서 집중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아환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하고 있었다. 어떨 때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다가 때로는 눈썹을 치켜 올리고 그러다가 평온한 안색을 취하며 긴 숨을 내쉬었다. 그러한 아환의 변화는 이불 뭉치가 움직일때마다 같이 바뀌고 있었다.
그러는 중,
똑똑..
아주 미약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끼이익..
아환의 말에 문이 살며시 열리고 한 사람이 그 문을 열고 들어 왔다. 하얀 천을 두른 여인, 면사로 가려진 얼굴의 윗부분에 보이는 고혹적인 눈매가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악서령은 문을 소리가 나지 않게 살짝 닫은 후 아환의 부근으로 다가왔다. 그러다 아환의 침상을 보고는 발을 그 자리에 멈추었다. 이불 속에 누군가가 있는 것을 깨달은 악서령은 발을 멈추고는 아환의 얼굴을 슬며시 보았다.
“벗어.”
악서령은 다시 한번 눈길을 침상의 이불로 가져가더니 몸을 두른 천을 놓았다. 그러자 스르르 하얀 천이 몸의 선을 따라 흘러 내렸다. 목까지 가리고 있던 하얀 천이 내려 오면서 가느다란 목의 선을, 그리고 유연한 어깨의 선을 타고 흐르다가 봉긋한 가슴에서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매끈한 배를 순식간에 지나 두덩부위를 드러내고는 이내 소담스러운 수풀이 덮인 비처를 지나 발밑에 깔렸다.
‘용(用)’
선명한 붉은 낙인이 희미한 불빛 속에서도 그 모양을 확연히 보여 주었다. 그 아래의 비림은 그 양은 많지 않아 붉은 속살은 은은히 보여주고 있었다. 한발은 들어 올려 바닥의 천에서 몸을 빼내면서 언뜻 내비치는 일그러진 음순의 모습. 두 발을 빼어 내고는 걸음을 옮겨 아환의 앞에 가까이 다가갔다. 출렁이는 젖가슴, 모양을 잃지 않은 풍만한 유방이 한발 한발 뗄때마다 그 매혹적인 여체의 미를 보여 주었다.
아환의 앞에 서서 면사를 떼어내고는 다소곳이 서서 아환의 명령을 기다리는 악서령. 아환의 눈에 희미한 열정이 보였다. 그 눈에 천향매화의 나신이 비추어졌다. 아환은 머리를 받치고 있던 손을 뻗어 손가락을 까닥였다. 그러자 한발 더 아환에게 다가서는 악서령의 모습을 보고는 아환은 손을 악서령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그리곤 가볍게 악서령의 솟아오른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곱게 찡그려지는 악서령의 아미가 아환에게 가학적인 욕망을 불러 일으키고 아환은 쥐고 있던 손에 힘을 더해갔다. 허연 살덩이가 아환의 손에서 그 모양이 변형되고 있었다. 아환의 커다란 손에 쥐어진 악서령의 보드라운 살덩이가 손가락의 틈으로 삐져 나오고 붉게 그 손자국을 가슴에 남기고 있었다.
“하아..”
달뜬 숨이 배어 나왔다. 눈을 반쯤 감은 악서령의 눈에 비쳐 나오는 미묘한 열기. 익숙한 고통이었고 그 고통을 쾌락으로 변하는 방법을 아는 모양인 듯 아환의 손아귀에 가슴이 잡혀 어느 정도의 통증을 느낄 텐데도 악서령의 고운 미안에서는 아픔의 기색보다는 흥분의 기미가 보였다.
아환이 침상의 이불 속에 들어 있던 손을 빼어내며 이불을 걷었다. 천천히 이불이 젖혀지며 그 속의 광경이 그리 밝지 않은 호롱불 아래 서서히 드러났다. 희끄무레한 물체가 그 속에 둥그렇게 웅크리고 있었다. 매끄러운 곡선이 둥그런 모양을 지으며 위로 솟아 있었고 그 끝에 있는 검은 실타래 같은 뭉치, 사람의 머릿결이었다.
악서령이 문득 침상의 이불이 젖혀지는 것을 보고는 슬쩍 그 쪽으로 눈을 돌리다가 눈을 크게 뜨고는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맞은 모양이었다. 악서령의 눈에 피어오르던 열기가 순식간에 사그라 들었다.
악서령의 눈에 들어온 모습, 아환의 하반신에 붙어 있던 여인은 다름 아닌 석영, 혈장미 였다. 그 도도하고 곳곳하던 석영이 지금 자신의 육체를 취한 남자, 아환의 양물을 입에 물고는 열심히 빨고 있던 것이었다. 기교는 전혀 모르는 지라 입술을 다물고 빨아댕기며 위아래로 단순한 왕복을 할뿐 더 이상의 방법은 모르는 듯 했다. 악서령은 처음 이 방에 들어왔을 때 다른 창녀를 불렀거니 생각을 하였다. 수치스러운 마음이 들었었다. 일개 매춘부와 같은, 아니 그 이상의 행동을 취하여야 할 자신이기에 하층계급이라 생각했던 창부를 보게 되었을 때 극도의 창피함을 느낄거라 생각했었다. 허나, 그 이불 속의 여인이 다름아닌 혈장미 석영이라는 것을 알았을때에는 묘한 안도감과 함께 두려움이 찾아왔다.
자신과 같이 무림사화에 속해 있는 혈장미 석영이 자신 못지 않은 수치스러운 행위를 하였을 때 동질감과 함께 스스로에게 안위 하게 하는 마음이 들었다. 허나 이와 반대의 심정은 아환에 대한 공포였다. 천향매화도 모자라 혈장미까지 성노리개로 만드는 아환의 능력이 악서령은 무서웠다. 평소에 남자를 보기를 흔한 동물을 보는 것처럼 탐탁치 않게 여기던 석영이 남자의 양물을 입에 물고 창녀처럼 행동하다니..그렇게 석영을 변하게한 아환이 두려웠다.
“이리 가까이 와!”
아환이 그런 악서령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악서령에게 명령을 내렸다. 악서령이 주춤거리자 아환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 모습을 보던 악서령은 황급히 아환의 곁에 다가가더니 교수를 뻗어 석영이 잡고 있던 양물을 빼앗듯이 손에 쥐었다.
휘이익! 짜악!
“아흑..”
어느샌가 아환의 손에 가느다란 나무 회초리가 쥐어져 있었고 그 회초리가 조금 전 악서령의 등에 작열했기에 소리가 났다. 금방 붉은 줄이 악서령의 등에 그어졌다. 피는 배어나지 않았지만 곧 새어나와 흐를 듯이 선명한 붉은 선이 악서령의 하얀 살결에 남겨졌다.
악서령은 석영을 밀어제치며 입을 아환의 남근에 가져가더니 그 끝을 입속에 집어 넣고는 한입 크게 빨아 당겼다. 아환의 눈주변이 가볍게 흔들리더니 아환의 눈이 다시금 반쯤 감겼다. 그러면서 아환의 손은 재차 휘둘려졌다.
휘잇..짝!
아환의 양물을 물고 있던 입이 강하게 조여졌다. 입에 담겨 있는 양물로 인하여 비명을 지를 수 없지만 그 입모양에 의한 자극이 상당히 강렬하였는지라 아환은 강한 쾌감이 밀려 옴을 느끼고는 가벼운 숨을 입으로 내뿜었다.
“석영. 이리 와!”
아환의 명령에 석영이 아환의 곁으로 다가갔다. 움직일듯 말 듯 흔들리는 젖가슴, 무공광이라는 석영의 별명에 맞는 듯 전신에 상당히 근육이 발달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유방은 다른 삼화들보다는 크지 않았으나 그 탄력은 다른 여인들이 쫓지 못할만큼 압권이었다.
아환은 석영의 젖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러자 고통에 석영의 아미가 곱게 찡그려졌다.
“너는 이 고통도 쾌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환의 목소리가 기이한 울림을 보이며 석영의 귓가를 파고 들었다. 악서령은 아환의 양물을 빨고 있느라 정신이 없는지라 미처 그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였으나 석영은 그 음성이 귀에 들어오자 마자 전신을 부르르 떨더니 고통에 일그러지던 눈살이 펴지고 점차 그 눈에 열기가 피어 올랐다. 그리고는 오히려 유방을 아환의 손에 가까이 밀어 붙이며 적극적인 몸짓으로 그 손의 움직임을 즐기기 시작하였다.
아환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잔인한 미소, 쾌락과 가학이 뒤섞인 웃음이 새어나왔다.
“악서령에게 나에게 하던 것처럼 해봐.”
석영은 아환의 말이 끝나자 마자 눈을 빛내더니 몸을 일으켜서 악서령의 뒤로 몸을 가져갔다. 그러더니 그 고운 손으로 악서령의 풍만한 둔부를 살짝 쥐고는 상체를 아래로 굽혔다. 그 석영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간 곳은 악서령의 둔부사이의 틈. 붉은 선의 자국이 아직 남아 있는 악서령의 둔부 사이의 갈라진 틈에 얼굴을 가져간 석영이 혀를 내밀고는 악서령의 비처의 입술로 혀끝을 가져가더니 살짝 핥아 올렸다.
“우웁..”
아환의 양물을 물고 있는지라 새어나오는 신음을 흘리는 악서령, 그러면서 강하게 입을 조이고는 아환의 살덩이를 물었다. 석영의 혀놀림이 시작되었다. 혀끝이 악서령의 비처의 곳곳을 헤치며 악서령의 비부를 빨아 당겨 하얀 치아로 잘근잘근 깨물었다. 그때마다 몸을 뒤트는 악서령, 그리고 그 움직임과 더불어 입의 모양이 기묘하게 변하였고 아환의 성감을 자극하였다.
아환이 손을 뻗어 악서령의 머리채를 움켜잡고는 위로 치켜 올렸다.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육봉이 보였고 악서령의 입에서 길게 뻗어진 실 같은 물줄기가 아환의 육봉과 악서령의 붉은 입술을 잇고 있었다.
“네 년도 석영의 비처를 똑같이 해라.”
악서령은 몸을 돌려 드러 누워서 석영의 밑으로 들어가더니 석영의 비처로 자신의 얼굴을 가져갔다. 아무래도 악서령이 경험상으로는 앞섰다. 곧 석영의 음부를 살짝 손가락으로 매만지다가 입을 벌리고는 당하게 석영의 음핵부위를 빨아대었다. 이미 강제된 쾌락으로 인하여 물기가 홍건한 석영의 비처가 악서령의 입술놀림에 더 큰 자극을 받아 애액을 토해내었다.
휘이잇..촥!
회초리가 석영의 등에 내리 꽂혔다. 하얀 살결에 빨간 금이 그어졌다. 전신을 아득하게 하던 고통이 일순간 쾌감으로 변하였고 석영의 입의 움직임이, 손의 놀림이 빨라졌다. 손가락으로 악서령의 비처의 음순을 잡아 당겼다가 살짝 꼬집고 입술로는 계속해서 악서령의 소담스러운 수풀을 헤치며 더운 숨을 뿜어 대었다.
휫..차악..휘잇..짝..
아환의 손이 휘둘릴때마다 석영의 꿈틀거림은 더해가고 비처의 습기는 더욱 짙어졌다. 제령심안에 의하여 아환이 주는 고통과 가학이 석영에게서는 지극한 열락으로 느껴졌기에 석영은 회초리가 등에 작열하여 피멍을 새기고 있음에도 눈과 입, 전신에서 강렬한 열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아환은 매질을 하다가는 장대한 몸을 세워 석영의 뒤쪽으로 다가갔다. 그러더니 빳빳이 선 자신의 양물의 끝을 석영의 비처에 맞추고는 단번에 밀어넣었다.
“아학..악..!”
첫경험, 그것도 일반 사내들보다 훨씬 큰 체격에 장대한 육봉에 몸을 꿰뚫린 석영은 일순 갸녀린 자신의 몸이 쪼개져 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아래를 가득 메워 무언가가 자신을 부술듯이 밀고 들어 왔다. 악서령의 음핵을 물고 있던 입술이 순간 강하게 다물어지고 그 치아사이에 끼어 있던 악서령의 음핵에 거센 아픔과 함께 극도의 쾌락이 몰려왔다.
“아흑..아아…하악..”
“으웁…우후..아윽..”
이미 홍건히 젖어 사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서인지 악서령이나 유가형때보다는 훨씬 용이하게 삽입이 이루어졌다. 부지불식간의 일이라 석영은 그 통증이 순식간에 전신을 관통하면서도 비부가 약간 찢어졌다는 느낌은 받지 못하였다. 그만큼 아환의 남근은 위용이 대단하였다.
아환의 육봉이 다시금 밖으로 빠져나왔다가 석영의 작은 교구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금방 붉은 빛이 도는 액체가 석영의 비처에서 배어나왔다. 질펀한 습기에 희석이 되었지만 그것이 처녀혈이라는 것은 분명하였다. 그 피에는 비열이 찢겨지며 새어나온 선혈도 섞여 있었다.
아환의 허리가 석영의 도톰하고 풍만한 엉덩이에 부딪히면서 여체가 출렁였다. 석영의 몸은 아환의 체중보다 훨씬 가벼웠기에 아환의 전신이 주는 묵중함에 석영의 몸이 튕겨지듯 움직였다. 어느새 석영은 악서령의 비처에서 입을 떼고 침상에 얼굴을 묻고는 아래에서 번져오는 거센 쾌감과 비교할 수 없는 아픔에 신음을 흘려 대었다.
휘이…쫘아악..
아환이 손을 휘둘러 또 하나의 붉은 줄을 석영의 등에 새겼다. 그 순간 몸이 움찔대며 경직하는 여체, 남근을 물고 있던 비순들이 강렬히 조여져 아환은 남근에 전해지는 압박감을 즐겼다.
촥..촤악..짜..악..
허리를 계속하여 앞뒤로 움직이면서 회초리를 계속하여 휘둘러 석영의 등을 온통 핏금으로 장식하는 아환, 그의 눈에 잔혹한 열기는 점점 그 농도가 짙어지고 움직임은 더더욱 빨라졌다.
침상의 이불에 파묻힌 석영의 얼굴은 세차게 좌우로 도리질치며 혼미한 상태에서 잦아드는 통증과 열락에 몸부림쳤다. 등에 가득 새겨진 피멍도 아랫도리가 조금 파열되어 찾아오는 욱씬거림도 온통 혼재된 기이한 감각에 석영은 헤매이다가 급기야 나지막한 신음을 흘리며 혼절을 하였다.
“끄으..”
몇번을 더 진퇴운동을 하다가 석영이 정신을 잃은 것을 안 아환이 석영의 비처에서 양물을 빼어 내었다. 그러자 희붉은 애액의 실이 육봉의 끝, 귀두에서 비처까지 길게 연결하여 조금전의 정황을 말해주었다.
그 밑, 점점히 붉은 액체로 더럽혀진 악서령은 지금까지의 관계를 바로 눈앞에서 보고 있었다. 한 손은 자신의 비열로 다른 한손은 젖가슴을 쓰다듬으며 혼자서 자위를 즐기며 쾌락에 젖어 있다가 석영이 무너지며 자신의 얼굴 부위에 아랫도리를 밀어대자 피와 체액으로 인하여 고운 얼굴이 뒤범벅이 되버렸다.
아환은 석영의 다리를 잡고는 한쪽으로 석영의 교구를 치운다음 악서령의 머릿채를 붙잡고 일으키고는 뒤로 돌려세웠다. 그러자 악서령은 순순히 그 탐스러운 둔부를 아환의 눈 가까이 밀어대며 곧이어 찾아올 충격을 기대하였다.
아환은 석영의 피와 애액으로 질척한 검붉은 살덩이를 단번에 악서령의 비처에 끝까지 집어 넣었다. 이미 상당한 관계를 가진 악서령인지라 무리없이 아환의 장대한 육봉을 체내에 담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뻑뻑하게 조이는 감촉이 남근을 통해 아환에게 전달되어 왔다.
“으윽..하아하아..”
악서령의 입에서 달뜬 숨이 배어 나왔다. 아환은 악서령의 둔부를 한손으로 잡고 허리를 맹렬히 돌진시켰다. 풍만한 젖가슴이 출렁였고 허연 엉덩이가 부들거렸다. 악서령의 아랫도리는 석영의 피로 인하여 붉게 물들었고 홍건한 물기에 뒤섞였다.
출몰을 반복하던 육봉이 스르르 악서령의 비처에서 빠져나왔다. 그러자 한동안의 열락에 빠져있다가 의아한 눈으로 돌아보는 악서령의 눈에 아환의 양물이 조금 위로 올라가 자신의 다른 구멍에 맞추어지는 것을 보고는 아름다운 봉목이 공포로 물들었다.
“꺄아악…아악…”
아환의 남근이 너무나 비좁은 악서령의 항문을 헤집고 그 일부가 들어갔다. 평소에 만지는 것조차도 금기시되고 불결하게 느껴졌던 곳에 아환의 거친 양물이 치고 들어오자 수치감과 고통, 그리고 무엇인지 모를 기괴한 느낌에 악서령은 연신 비명을 질렀다. 그럼에도 아환은 동작을 멈추지 않고 악서령의 몸속에 자신의 실체를 끝까지 밀어 넣었다.
“안ㄷ…아악..끄으..”
숨이 넘어갈 듯한 신음성이 악물은 악서령의 작은 입술을 비집고 새어 나왔다. 이불을 움켜잡고 있는 손아귀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항문은 파열되어 금방 피로 새빨갛게 물들었다. 아환의 육봉이 두 구멍을 드나들면서 물기에 젖었다 하더라도 전혀 물기가 없던 생살을 찢으며 들어가니 그 아픔이 오죽할까? 허나, 고통에 길들여진 슬픈 여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통증이 이성을 혼미하게 하는 쾌감으로 전환됨에 치를 떨었다.
아환의 물건이 악서령의 항문을 뚫으면서 그 잔혹한 모습을 보였다. 아환의 손에 들려 있던 예의 그 나무회초리가 다시금 춤을 추었다.
휘릿..쫘앗..차악..짝..
몸을 뒤틀면서 회초리의 고통에 벗어날려는 악서령의 매혹적인 교구가 아환의 흥분을 증폭시켰다. 움찔거릴때마다 조여오는 감촉, 아환은 손으로 악서령의 둔부를 고정시키고는 거세세 허리를 밀어 붙였다.
석영의 몸에 들어갔다가, 또 악서령의 비처로 삽입되어지고 급기야는 악서령의 항문마저 꿰뚫은 사내의 양물은 극도로 팽팽해지다가 마침내 그 정을 악서령의 내장 깊숙한 곳에 쏟아 내었다.
“음..”
나직한 탄식과 함께 여운을 즐기는 아환의 허리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얼굴을 침상에 묻고 전신에 기운이 빠져 있는 악서령의 화사한 육체가 아환의 몸이 자신에게서 이탈되자 그대로 그 자리에 무너져 내렸다. 그런 악서령의 뒤의 공혈은 조금전까지의 일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아직 원 모양을 찾지 못하고 둥그러이 벌어진채 피와 희끄무레한 정액을 울컥 울컥 토해내었다.
아환은 방안에 가득한 기분좋은 천향매화의 육향을 맡으며 손을 뻗어 악서령의 머릿채를 움켜 잡더니 그 얼굴에 각종 피와 애액, 그리고 악서령의 직장에 있던 배설물로 지저분해진 남근을 갖다 대었다. 그러자 스르르 입을 벌리며 악서령은 그런 아환의 양물을 입에 물고는 혀와 입술로 깨끗이 그 양물을 닦아내었다. 비릿한 느낌과 자신의 배설물의 역겨운 냄새에 금방이라도 토할 것만 같았지만 가까스로 참아내고는 뒤처리를 하고 그 오물들을 식도로 넘겼다.
아환은 침상위에 느긋이 누워 있었다. 그 옆, 욕실에서 몸을 씻고 나왔는지 아까의 욕망의 찌꺼기를 닦아낸 악서령이 물수건으로 아환의 전신을 닦아 주고 있었다. 그러한 악서령의 등은 아까의 매로 인하여 그물처럼 얽힌 핏빛의 선으로 뒤덮여 있었다. 한쪽 옆에는 석영이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아까 자세 그대로 엎어져 있었고, 아환은 노곤함과 함께 배설 후의 여유를 즐겼다.
“사화지연은 어떻게 열리지?”
아환의 물음. 악서령은 아환의 몸을 다 닦은 후 석영의 몸을 닦다가 아환의 물음이 들려오자 공손하게 그 질문에 대답을 하였다.
“사화지연은 특별히 그 형식은 없습니다. 주최자 임의의 형식으로 벌어지는 것이 관례지요, 이번은 남궁비와 유가형이 주관을 하니 그 둘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다만 하나, 굳어진 관례가 있는데 호화사(護花士)라는 것이지요.?”
“호화사?”
“예. 사화가 각기 한명의 남자 무인들을 선출하여 그 무예를 모인 군중 앞에서 시전하여 흥을 돋구는 것이지요.”
“호화사라..그럼 계집 너는 목영근을 호화사로 정했었나 보군.”
“예.”
“더 말해봐.”
“일반적으로 호화사는 사화와 친분이 있는 남자 후지기수들이 맡고 있어요. 유가형은 남궁비, 석영은 당철의, 그리고 제갈수란은 그때그때 호화사를 바꾸었었고, 저는 목영근을 선택했었지요. 대부분 정혼자나 혼담이 오고가는 이들을 선택하였고 그 호화사들은 묻 군중들의 부러움을 샀지요.”
악서령은 아환의 명에 따라 다른 사람을 호칭할 때 공자나, 언니, 소협등을 붙이지 않았다.
“그래? 호오..그렇단 말이지..”
아환의 입에 뜻모를 웃음이 피어 올랐다.
“내일 오시경에 시작한다고 했지..악서령, 네 년은 나를 호화사로 지칭하라. 알았지?”
“예.”
“흐음..호화사라..”
아환의 눈이 가늘게 좁혀지고 그 속에서 기이한 빛이 새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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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에 없던 연재입니다. 다음주에 할려고 했던 건데..16강 기념으로 하죠..뭐.
무척이나 기쁘고 황홀할 지경입니다. 대한 전사들에게 감사하고요. 아울러 이방인이지만 ‘우리’ 라는 울타리에 함께 하는 거스 히딩크 감독님께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뛰어준 우리 전사들에게 힘을 실어준 민중 응원단도 멋졌습니다.
자! 이제 한밭전투로 나서야지요..
어제 집사람이 한-포전이 끝나고 집에 오다가 군중들에게 실망을 하였습니다. 아직 두돌이 채 되지 않은 아이를 태우고 집으로 오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차도로 나와 차를 에워싸고는 두들기고 발로 걷어차더랍니다. 집사람이 아기가 놀란다고 하지 말라고 애원하였지만 이미 패닉상태에 접어들은 군중들의 귀에는 전혀 먹히지 않더랍니다. 씁쓸하였고 집사람에게 미안했습니다.………에휴..
별 글도 아니지만 제 글을 다른 곳에 가져가는 일은 하지 않아 주셨으면 합니다. 야설이 함부로 돌아다니면 그리 좋지 않거든요.
한가지 더 2부가 끝나고 대대적으로 글을 손볼 계획입니다. 어색하거나 글의 말미에 있던 몇몇 부분을 삭제하고 추가할 것은 추가할 예정입니다. 자료실에 올릴 자신이 있으면 올리기도 하겠지만요..(부끄러워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68 비추천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