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양곡법·농안법 개정안 …
양곡법은 지난해 이어 두번째 폐기…22대 국회서 논의 이어질 듯
공공비축벼 보관창고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남는 쌀을 정부가 사들이도록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산물 가격 폭락 시 차액을 보전해 주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농안법) 개정안이 사실상 폐기됐다.
29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않음에 따라 양곡법·농안법 개정안은 이날 자정이면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다. 두 법안은 전날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양곡법 개정안 폐기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두 개정안 대신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다음 달 중 발표할 방침이다.
양곡법 개정 논의는 지난 2022년 쌀값 폭락으로 인해 시작됐다. 산지 쌀값은 풍작으로 인해 2021년 10월부터 하락세를 보이다가 수확기를 앞둔 2022년 9월 20% 넘게 급락했다.
이에 농업 현장에서 쌀값을 지지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이 쌀값 안정화 방안으로 "양곡법 개정" 카드를 꺼냈다.
이후 지난해 3월 "쌀 초과 생산량이 3∼5% 이상이거나 가격이 5∼8% 이상 떨어지면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수매해 쌀 가격을 안정화한다"는 내용의 양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가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폐기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한 제도로 현재 채소 가격 안정제, 수입안정보험 등이 마련돼 있지만 농가 어려움을 해소하기에 부족하다면서 법 개정이 필수라는 입장을 보이며 양곡법, 농안법 개정을 다시 꺼내 들었다.
쌀 가격이 폭락하면 정부가 남는 쌀을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주요 농산물 시장 가격이 미리 정한 적정 기준 가격에 미치지 못하면 차액의 일정 비율을 보전해 주는 농안법 개정안도 마련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지난달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두 법안을 포함한 5개 법안을 단독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했으나 두 법안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국회 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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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이 폐기 수순을 밟게 되자 농식품부는 농업인 소득 안정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우선 다음 달 중 농산물 수입안정보험 품목에 쌀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발표한다.
수입안정보험은 보험에 가입한 농가의 수입이 기준치 이하로 내려가면 일부를 보장해주는 제도로 지난 2015년 도입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쌀 농가의 70%가 이 보험에 가입할 경우 국가 재정이 1천279억∼1천894억원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법 개정 시에는 쌀 매입에 수조원이 들 것으로 예측됐는데, 이보다 적은 예산으로 농가 소득 보전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농경연의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또 농업인에게 지원금을 주는 농업직불제 관련 예산을 5조원 규모로 점차 늘려가기로 했다.
다만, 민주당이 양곡법 등 법 개정을 22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양곡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쌀전업농을 비롯한 우리 농가에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같은 입장"이라며 "재정과 효율성 등 여러 측면에서 어떤 방안이 가장 효과적인 농가 소득 경영 안전망이 될지 그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범농업계가 논의를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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