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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이런 글을 경방에 게재해도 될라나 모르겠습니다.
어긋난다고 지적해주시면 자진삭제하겠습니다.

어제였습니다.
친구놈이 집에 찾아 왔습니다.
참 막역한 놈이지요.
어언 20년이상을 얼굴 맞대면서 어떤 때는 피붙이보다도 더 한 정을 느낀 놈이니까요.
집에 좀 앉아 있다가 소주 한잔 하자면서 일어섰습니다.
동네 막창집에서 한잔 두잔 기울였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지금 이리 되었더라도 반가웠습니다.
제 친구니까요......

"문디야....우째 살았노?"
"이 새끼 행님한테 말하는 폼새봐래이.....얼마나 맞아야 정신차릴래?"
"까는 소리하지 마라..."
"갤도 니 보끼네 반갑네......"
"찌랄삥하네..."

한참을 주고받고.....

"어무이 잘 계시나?"
".......응....."

더 물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놈......한때 잘 나가던 청년실업가였습니다.
필리핀 인니 등지에서 원자재를 수입해다가 가공해서 유럽 쪽으로 수출하는 일을 했었는데
한때 직원 수만 해도 2~30명에 이르렀더랬습니다.
기술이 뛰어나서 호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잇따른 물류대란을 겪으면서 클레임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기일에 자꾸 맞추지 못 하는 일이 생기자 바이어들이 중국 등지로 수입선을 바꾼겁니다.
벌려놓은 일은 많고....그 일들이 한꺼번에 중단되자....자금이 압박되었습니다.....
어음 만기가 돌아오자...
제일 먼저 등을 돌린 것은 은행이라고 합니다.
이 놈 말로는 몇달만 버티면 충분히 다시 살아날수 있었다고 합니다.
외국으로 나가지 못하게 온갖 혜택을 줄 듯 하던 시에서도 나 몰라라....
친척들 뿐 아니라 친구들까지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걱정만 하지 도와줄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저도 사업시작할적에 그 당시로서도 꽤 적지 않은 돈을 빌려주었더랬습니다.


"그때가 참 좋았지?...."
"흐흐흐....좋았지...."

대학 입학하자마자 배낭하나 달랑 메고....
둘이 두달동안 돈 거의 한푼없이 우리나라를 돌아다닌거 말합니다.
속칭....무전여행.......
평택에서 비둘기 타고 서울에 내렸을때 배가 무지 고파서 거금을 주고
불어터진 짜장면 한그릇 시켜서 둘이 서로 먹을라고 싸우던 기억이 납니다.
돈이 하나 없어도 그때 우린 행복했었더랬습니다.

형제같이 애인같이 늘상 함께 했었습니다.
데이트도 같이 했고.....공부도 같이 했었습니다.
호모처럼 꼬옥 껴안고 잔 적이 안 그런 적보다 더 많았을겁니다.

급전직하....
상황이 아주 나쁜 쪽으로 흘러갔어도 이놈은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온갖 핍박에 식구들을 노출시키고서도 피하지 않았습니다.
때론 험하게 몰매질을 당하기도 했던걸로 압니다.

사업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친구도 마음을 조금 다르게 먹었더라면
비록 욕은 얻어 먹었을지 몰라도 그다지 상황이 나쁘지 않았을겁니다.
이 친구는 세상에 실망을 안겨주지 않을려고 노력했고,
세상은 이 친구한테 실망을 안겨줄려고 노력했습니다.

밀린 임금 등을 해결하고서도 아직 해결하지 못 한것이 더 많이 있을겁니다.
작년에 아버님마저 돌아가시고.....
지금은 공터같은 곳에 컨테이너박스하나 갖다놓고
그 안에서 다섯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노모와 아이들......그리고 제수씨....

자책감이 제 가슴을 칩니다.
제 형편이 어렵다고 그동안 친구를 너무 잊었습니다.
아니 이 나쁜놈이 애써 모른체 했는지도 모릅니다.

좀 있으면 추석이네요....

추석 앞두고 뻔한 형편의 절 찾아온 이놈의 속내를 왜 모르겠습니까?
아버님의 첫 제사이기도 합니다.

시계를 보니 아직 8시가 안 되었습니다.
화장실 간다고 일어서서 현금지급기를 찾았습니다.
오십만원 찾고 나니 달랑 2만2천원 남습니다.

담배 좀 줄여야겠습니다.
어차피 건강에도 안 좋은 건데......

소주 네병을 마시고 일어섰습니다.
머뭇머뭇거리는 놈....
(빙시같은 새끼....)

".....자....이거......"

"......."

"받아라"

".......고맙다"

"꼴값떨고 자빠졌네"

휘청 큰 키로 버스의 빈 자리를 찾아 앉는 놈의 뒷통수가 눈에 시립니다.


새벽에 베란다에서 쪼그려앉아 담배 한가피 피웁니다.


........엿같은 세상입니다.


올 추석에는 어무이 찾아 뵈어야겠습니다.
새벽에 술 잔뜩 먹고 찾아가도
"어구 이놈들아...."
귀찮은 기색없이 꿀물 태워주시던 어무이입니다.
제 어무이입니다.


네이버3가족들도 즐한가위하십시오.....
모두 하는 일들 다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바가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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