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 5
오후의 어느 날이었다. 나른했고 심심했다. 오피스텔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은 언제나처럼 변함이 없었다. 옷으로 몸을 감싼 사람들이 종종거리며 빠른 걸음으로 오가고 있고, 가로수는 겨우 남은 잎들이 떨어져서 추위에 떨고 있으며, 광고판을 옆구리에 매단 버스들은 도로의 이편저편으로 느릿느릿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도로를 꽉 매운 자동차들의 시소게임이 지치지도 않고 벌어지고 있었다.
창문을 열자 바람이 들어왔다. 먼지 냄새가 섞여 있었다. 아주 건조한 먼지였다. 나는 코를 벌렁거리며 그 마른 냄새를 맡다가 방충망에 걸려서 죽어 있는 아주 작은 벌레를 보았다. 그 벌레는 너무 말라서 내가 살짝만 건드려도 재가 되어 바로 공기에 섞일 듯했다. 미선에게 전화할까 하다가 그 벌레를 보는 순간 생각을 접었다. 미선은 아마 지금쯤 약국의 판매대 저 편에 서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그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쭉 친구였던 이와 함께 잡담을 하거나 혹은 손님이 원하는 약을 익숙하게 조제해서 잔돈을 거슬러 주고 있을 지도 모른다. 아마 내가 전화를 해서 불러낸다면 기꺼이 나를 따라서 모텔로 가든지 아니면 내 오피스텔로 올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러지 않기로 한다. 방충망에 걸려서 살짝만 건드려도 곧 재가 되어 날려갈 듯 그 모습을 하고 있는 벌레가 꼭 나인 듯해서이다. 어쩌면 나란 인간은 버둥거리며 큰소리치며 살아도 결국 백년만 지나면 재가 되는 인간이지 않은가. 저 벌레처럼. 지금 어쩌면 나는 저 방충망 같은 그물에 걸려 있는 지도 모른다. 곧 재가 되어 먼지와 뒤섞일 준비만 하고 있는.
여전히 도시의 공기는 맑지 않다. 어쩌면 아주 정화된 공기일 지도 모르는데 나는 아니라고 느끼는 것일 지도 모른다. 자동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나 도로를 걸어가는 사람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얼굴 생김이 다르듯이 생각의 주머니에 들어 있는 것들도 다 다를 것이다.
내가 전화기 단추를 누르려다 포기하자마자 벨이 울린다. 액정에 표시되는 번호는 낯설다. 나는 망설인다. 받을까 말까, 대체로 나는 낯선 전화번호는 거의 무시하고 있지만, 벨이 8번째 울릴 때에서야 나는 받는다.
“저기, 정 윤호 선생님이시죠?”
“네, 그렇습니다만.”
전화를 건 이의 목소리는 아주 밝았다.
“김 동수 선생님께 소개 받아서 전화 드려요.”
“아...... 네.”
“선생님께 제 애를 부탁드릴까 해서요.”
“네.”
“애가 이번에 시험을 아주 못 봐서 재수를 시키려고 하거든요. 선생님 소문을 듣고 연락드린 거예요. 애가 재수 학원에 들어갈 때까지 봐 주실 수 없을까요?”
나는 망설인다. 언제나 이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나는 두 가지 감정의 길 위에 서서 우왕좌왕하게 된다. 사실 내 머리의 회전은 별로 계산에 밝지 못하다. 어떤 이들처럼 순식간에 자신이 처해진 상황을 숫자적으로 계산해서 결정하는 회전력이 없다. 그래서 선뜻 가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역시 언제나처럼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페이는 어느 정도.......”
“액수는 들었어요. 그대로 해 드리면 안 될까요?”
여자는 바로 내 말을 끊는다. 그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묻어 있다.
그제서야 나는 내 통장 잔고가 생각난다. 지금 더 채워야 할 상황이다. 언제나 내 통장은 쌓이면 곧 빠져 나간다. 순전히 내 소비욕 때문이다. 무엇인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나는 해야 한다. 괜찮은 디자인의 옷이 보이면 그것들을 사 들인다. 누군가 함께 술을 마시면 그냥 술값 계산을 내가 해 버린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고 말하면 나는 기꺼이 그것들을 사 준다. 그래서인지 벌면 벌수록 쌓이는 숫자는 별로 늘지 않는다.
“하겠습니다.”
나는 그 여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결국 나는 방충망으로 기어든 벌레의 길을 선택한 셈이었다. 그 여자. 강 민희. 그 여자. 겨울에 나타난 또 다른 여자. 그러나 결코 이전의 여자들과 전혀 다른 의미로 오게 된 그 여자. 그 시간 창문을 열어둔 채 먼지가 섞인 공기 냄새를 맡으면서 방충망에 걸린 벌레, 바싹 마른 그 벌레를 본 게 어떤 예지의 신호였을까.
약속한 시간보다 일찍 서두른 탓으로 2시간 정도의 시간이 공백이 되고 말았다. 샤워는 마쳤고, 옷은 다 입었다. 차를 몰고 나가기에는 시간이 일렀다. 그래서 나는 미선에게 전화를 한다. 미선의 침실이자 그녀 남편의 침실이었던 곳에서 마지막 섹스를 나눈 지 일 주일이 넘었다. 전화 통화만 나누었지 만나지는 않았다. 그녀 남편의 침실이 아닌 곳에서 섹스를 나누고 싶은 욕망이 생기지 않은 탓이기도 했다.
웃겼다. 미선에게 가는 내 욕망이란 그녀를 이십 년 동안 소유했던 그 남편 대용이 되는 것, 아니면 그 남편의 시간보다 도저히 비교할 수 없는 시간의 공백을 그렇게 보상 받으려고 한 것일까. 모르겠다. 그냥 내 마음 속에 숨겨진 어떤 지배 욕망이었을 지도. 그 침실에서 미선과 섹스를 나눔으로써 특히 미선에게 도저히 남편과 하지 않았던 온갖 음란한 행위를 다 하게 함으로써 그 시간을 단숨에 역전시킬 것이라는 스스로의 어리석음일지도.
“뭐해요?”
섹스를 하지 않을 때는 나는 반말을 하지 않는다.
“당신 전화 받기 위해서 약국 밖으로 나왔어요.”
미선의 목소리는 밝았다. 언제나처럼.
“지금 볼 수 있어요?”
“지금요? 흠...... 좋아요. 나도 당신 너무 보고 싶었어요.”
“내가 그쪽으로 당신을 데리러 갈까요? 아니면 다른 곳에서 볼래요?”
“이쪽으로 오시면 친구가 볼 지도 몰라요. 제가 윤호 씨 오피스텔로 찾아 갈까요?”
나는 어떻게 할까 잠깐 동안 생각해 보았다. 내 집에서 외출할 옷을 다 입었다가 다시 벗는 건 싫었다. 그래서 나는 거짓말을 한다.
“저 지금 바깥이에요.”
“아....... 그럼 어쩌지.......”
미선의 목소리에는 조급함이 실려 있었다.
“그럼, 이 근처 모텔에서 볼래요? 제가 오늘 출근하다가 우연히 봤어요. 근처에 모텔이 하나 있더군요.”
“모텔이라도 괜찮겠어요?”
나는 호텔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선이 먼저 모텔을 얘기했다.
“괜찮아요. 당신과 함께 있다면요.”
뒷말은 아주 작게 소곤거리고 있었다.
“차라리 호텔로 갈까요?”
“괜찮아요. 호텔 가려면 다시 이동해야 하잖아요. 날 그렇게 신경 써 주지 않으셔도 돼요.”
“알았어요. 정확히 어디쯤 가서......”
“모텔이 이 근처니까, 윤호 씨 오는 시간 얼마쯤 걸릴까요?”
“한 십 분이면 그 근처로 갈 수 있을 듯해요.”
“그럼, 제가 십 분 쯤 후에 모텔 근처에 있을게요.”
미선은 내게 그 모텔의 위치와 상호를 알려준다.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아차 한다. 그러고 보니 지난 일 주일 간 나는 유리와 매일 만나서 섹스를 해댔다. 유리는 야자를 마치면 내 오피스텔에 들렀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당연히 나는 유리를 그냥 보내진 않았다. 섹스를 한 후 유리를 차에 태워 집으로 돌려보냈다.
오늘 미선을 만나면 성욕이 생길까, 미선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갑자기 진원의 얼굴이 떠올랐다. 엄마와 다르게 동그란 얼굴, 오목조목한 이목구비, 그러나 엄마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티셔츠 밖으로 솟아 있는 가슴. 중 3 때까지는 몰랐는데 그 애가 고등학교에 들어간 후 몰라보게 여자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과외를 위해 꾸며놓은 방을 오빠가 사용하는 바람에 녀석이 과외 하는 방은 손님방이었다. 공부를 위한 테이블과 의자가 있지만, 그 옆에는 침대가 있었다. 미선의 침실과는 거실을 사이에 두고 현관 쪽에 위치한 방이었다. 크기도 그 침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았다. 테이블과 침대로 방이 꽉 찼다.
얼마 전부터 수업을 하면서도 진원은 나와 팔이 닿거나 발이 닿아도 가만히 있었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다. 우연히 그렇게 닿기만 하면 펄쩍 뛸 듯이 떼어냈었다. 그런데 이제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만히 있어서 내가 먼저 떼어내곤 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계속 수업 진도를 나가면서 진원의 얼굴을 슬쩍 훔쳐보면 볼이 빨갛게 되어 있거나 눈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한번은 그 방 침대 위에 팬티가 놓여 있기도 했다. 흰 색 바탕에 푸른 줄무늬가 있는 팬티였다. 딱 봐도 십대의 팬티라고 알 수 있는 디자인이었다. 진원은 아직 방에 들어오지 않았고 먼저 그 작은 방에 들어온 내 눈에 그것은 당연히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 팬티를 슬쩍 들었다가 팬티의 안을 보고 말았다. 성기와 닿는 그 부분에는 흰 얼룩이 묻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좀 더 관찰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며 그것을 그 자리에 놓아두었다.
곧 들어온 진원은 호들갑스럽게 야단을 피우며 그 팬티를 감추느라 법석을 떨었다. 그리고 이어진 수업 시간 내내 나는 테이블 아래서 발기한 성기 때문에 조금 불편한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보고 싶었어요.”
모텔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미선은 내게 매달렸다. 문이 닫히자 내 목을 감고 몸을 붙여 왔던 것이다. 키에 비해서 살이 별로 없는 미선의 몸은 내 팔 안에 안정적 느낌으로 꽉 안겨왔고 미선의 입술에서는 더운 김이 뿜어져 나왔다. 나는 미선의 몸에서 약냄새와 함께 향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흡.”
미선의 입술은 낙지 흡반처럼 내 입술에 달라붙어서 떨어질 줄 몰랐다. 그 상태로 우리는 침대로 갔다. 진원을 생각해서 더 흥분되었는지 미선의 그 행위가 내 흥분 스위치를 누르게 되었고 그러자 나는 거의 폭발할 지경으로 머릿속이 노랗게 변하기 시작했다.
침대에 눕혀진 내 위에서 미선이 몸을 붙인 채로 키스를 해댔다. 나 또한 미선의 블라우스의 밑을 바지 속에서 끄집어내 등으로 손을 넣은 채 살을 만지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허리와 척추의 오목한 곡선이 손바닥에 느껴졌다. 그 살은 내 손이 닿을 때마다 꿈틀거리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옷 벗겨줘.”
나는 재킷의 주름이 걱정 되어서 속삭였다. 그러자 미선은 몸을 일으켜 내 재킷을 벗겨주었다. 그것과 자신의 재킷을 옷걸이에 곱게 걸어 두고 다시 내게로 왔다.
“당신이 제 옷 벗겨주세요.”
나는 상체를 일으켜서 침대에 걸터앉은 채 내 앞에 서 있는 미선의 스카프를 끌러내고 블라우스의 단추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아이보리색 실크 슈미즈를 벗기고 같은 색의 브래지어를 풀어서 바닥에 놓았다. 새까맣고 굵은 젖꼭지와 함께 미선의 젖가슴이 내 눈앞에 위치했다. 나는 탐욕스럽게 그 젖꼭지를 입안에 품었다. 따뜻한 피부 감촉과 함께 향긋한 냄새가 풍겨왔다. 내가 선물해 준 이후 언제나 뿌리고 다니는 그 향수에 뒤섞인 미선이 살 냄새.
“아아.....”
미선의 입에서는 가벼운 신음이 토해졌다. 미선의 두 손이 내 터틀넥 셔츠의 아래를 잡고 위로 올리고 있었다. 그것이 내 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나는 마구 빨면서 내 침을 바르고 있던 행위를 멈추고 입을 미선의 젖가슴에서 떼어내서 두 손을 들어 주었다. 검정색 목티는 내 상체에서 벗어나서 침대 옆에 떨어졌다. 나는 미선의 바지를 밑으로 내렸다. 미선은 두 다리를 번갈아가며 바지를 벗어 주었다. 그런 후 미선은 무릎을 꿇고 침대에 걸터앉은 내 바지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나는 엉덩이를 들어서 바지가 쉽게 벗겨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내 바지를 벗겨내는 휘어진 미선의 등이 척추를 드러내면서 하얗게 눈에 들어왔다. 붉은 조명 아래 그것은 매혹적으로 빛났다. 나이가 들어도 여인은 여인인 셈이다. 여성스러움이 드러날 때 누구나 아름답다. 미선 또한 마찬가지다. 곧 대학 입학을 앞 둔 아이를 둔 여인이지만 남자인 내 앞에서 기대에 부풀어 저렇게 알몸을 드러낸 모습, 정말로 아름답다.
나는 몸을 낮춰 상체를 일으킨 미선의 팬티 위에 키스한다. 연푸른 실크 팬티 위의 망사 부분에 비치는 음모가 입술에 까칠하게 와 닿는다. 실크의 부드러움과 음모의 까칠함이 함께. 그곳에서도 내가 선물한 향수와 뒤섞인 야릇한 냄새가 전해져 온다. 살과 액체가 섞인 그 냄새.
“샤워할게요.”
“괜찮아, 좋은 냄새인데 뭐.”
입술을 내리자 그 냄새는 더 짙어진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축축하고 뜨거운 느낌이 입술에도 충분히 전해져 오고 있다. 나는 혀를 내밀어 팬티 위로 그녀의 가장 내밀하고도 용광로 같은 그 위를 문지르기 시작한다. 다른 면보다 얼룩이 묻어서 조금 더 두텁게 느껴지는 부분이 혀에 느껴지자 나는 엄마 젖이 나오기를 바라는 배곯은 아이처럼 마구 핥아댄다. 빨다가 삼키다가 내 침과 뒤섞여서 녹아내리는 그것을 입안으로 빨아들인다.
“아흐......”
미선은 내 얼굴을 양손으로 잡은 채 끌어올린다.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에 갖다 대고 혀를 내 입안으로 집어넣는다. 아직 채 삼켜지지 않은 침을 자신의 입안으로 끌어들여서 먹어댄다.
그 상태로 나는 미선의 팬티를 아래로 내린다. 팬티는 허벅지에 걸려서 더 내려가지 못한다. 나는 발을 이용해 팬티를 더 내린다. 그 팬티가 발에 걸리자 미선은 계속 내 입안을 탐하면서도 하나씩 발을 들어 올려 팬티를 벗어 던진다. 미선의 키스를 받는 내 눈에 그 팬티가 꽃잎처럼 펄럭이며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내 팬티도 벗겨줘.”
나는 간신히 미선의 입술을 떼어낸 채 말했다. 미선은 다시 무릎을 꿇은 자세로 앉는다. 팬티 위로 뜨거운 입김이 확 닿는다. 내가 했듯이 미선 또한 팬티 위로 우뚝 솟아난 자지를 핥고 빨고 먹는다. 내 팬티도 금세 미선의 침으로 젖었다. 미선에 의해 팬티가 내 몸에서 벗어나자 나 또한 미선이 그랬듯이 미선의 상체를 일으켜서 그 입술에 내 입술을 붙였다. 그리고 내 혀를 집어넣어서 미선의 입안에 고인 침을 내 쪽으로 마구 빨아들였다. 그러다가 미선의 균형이 무너져서 나는 침대로 쓰러진다. 다리만 침대 밖에 걸쳐진 채 나눈 천장을 보고 누워 있는 자세가 된다. 미선은 재빨리 균형을 회복해서 내 위에 엎어지진 않았다. 대신 미선은 다시 무릎을 꿇은 자세로 내 자지를 빨기 시작한다. 뜨겁고 축축한 입안의 느낌과 부드러운 혀가 귀두에 닿고 있다. 짜릿한 기운이 척추를 타고 뇌까지 전달된다.
그러나 오래 즐기기에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장소가 미선의 침실도 아니었다. 그곳이었다면 나는 그녀의 남편이 결코 해 줄 수 없는 행위들을 더욱 오래 아주 심하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전화가 걸려온 그 학부모를 만나러 가야하는데다 굳이 이 모텔 방안에서 미선의 남편을 의식할 필요도 없었다.
“넣어줘.”
나는 부드럽게 미선에게 말했다. 미선의 따뜻한 입안에서 자지가 빠져 나온 것이 느껴지자 나는 온 몸을 침대 위로 올려서 천장을 보고 반듯이 눕는다. 미선도 침대로 올라와서 두 다리를 벌린 채로 내 하체 위에 앉는다. 까칠한 감촉이 내 귀두를 긁기 시작한다. 미선이 엉덩이를 조금 더 올리자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는 부드러운 살이 닿는다. 미선은 몇 번 더 거기에 내 자지를 문지르다가 엉덩이를 들고 한 손으로 내 자지를 잡은 채 자신의 동굴 속으로 진입시킨다. 겉을 감싸고 있던 살이 벌어지며 보지 속살의 감촉이 뜨거우면서도 축축하게 내 자지를 조이기 시작한다.
“아흑.......”
미선은 엉덩이를 부드럽게 좌우로 돌리다가 크게 원을 그리기도 한다. 벌써 내 자지 밖으로 미선의 애액이 흘러내려서 자지 털을 적시고 있다. 두 팔로 내 허벅지에 손을 올려놓은 채 미선은 상체를 곧추 세운 채로 입에서 신음을 토해내며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 미선의 가슴을 만졌다. 내 허벅지에 올린 미선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나는 가슴을 만지던 손을 내려 미선의 엉덩이 살을 움켜잡는다.
“아아...아흐...아흐....너무 좋아요...... 너무 보고 싶었어요....아흐.....”
“나도 보고 싶었어요. 이 보지 안에 너무 들어가고 싶었다고.”
나는 미선의 상체를 끌어당겨 내 가슴에 꽉 붙인 채로 그대로 몸을 돌린다. 자세가 바뀐다. 미선은 침대에 누운 채 힘껏 두 다리를 벌린다. 나는 상체를 일으켜 미선의 보지 속을 들락거리는 내 자지를 지켜보면서 허리를 더욱 힘차게 움직인다. 투명한 미선의 애액이 자지에 잔뜩 묻은 채 보지 안에서 나올 때마다 시트에 방울져 떨어지고 있다.
“아아...윤호씨.... 아흐....아아아흐..... 사랑해요 윤호씨.... 아흑.....”
“헉....헉......”
몇 번 체위를 바꾸다가 다시 마지막은 상위의 자세로 격렬하게 쑤셔대다가 나는 미선의 보지에서 자지를 끄집어내서 빠르게 입으로 가져간다. 미선의 가슴 위에 미선의 보짓물이 한 방울 뚝 떨어진다. 내 자지가 입술에 닿자 미선은 크게 입을 벌린다. 나는 손으로 서너 번 자지를 훑어댄 후 그 안에 크림색 정액을 쏟아낸다. 전기 충격 같은 짜릿한 느낌이 뇌를 번개처럼 한번 후려친 후 온몸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그 상태로 나는 미선 위에 엎어진 채 미선의 입술에 키스한다. 미선도 뜨겁게 내 키스에 반응해 준다.
“안녕하세요.”
아파트 문을 열면서 인사를 하는 여인을 보는 순간 나는 입을 딱 벌린 뻔했다. 아마 나이가 들어서 스스로 그런 것을 통제할 정도가 되지 않았다면 혹은 아직 내 나이가 이십 대이거나 삼십 대 초반이었다면 어쩌면 나는 입을 딱 벌렸을 것이다.
전화를 걸어와서 자신의 아이를 내게 맡기려는 여인은 미선보다는 키가 작았다. 살은 미선보다 조금 더 있었다. 그러나 자기 관리를 잘 했는지 처녀 몸매라고 해도 아무도 부정하지 않을 상태였다.
“다행이네요. 저도 방금 돌아왔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선생님과의 약속 시간 못 지킬 뻔했어요.”
여자는 활짝, 그렇다 활짝이라는 의태어 표현 밖에 달리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웃었다. 내가 충격을 받은 것은 그 웃음이었다. 웃음 덕분에 나는 얼굴의 다른 곳을 볼 수 없었다. 놀라는 마음을 감추려고 시선을 그녀의 옷차림을 보는 걸로 바꿨다. 챙이 없는 갈색 털모자를 쓰고 있었다. 베이지색 풀오버 니트에 검정 색 스키니 진을 입었다.
“들어오세요.”
여자가 등을 돌리자 나는 여유를 되찾기 위해 집안을 보았다. 이중으로 된 현관은 출입문에서부터 먼지 하나 없이 빛을 내는 검정 대리석이 깔려 있고 벽은 하얀 벽지로 정갈하게 발라져 있었다. 검정 나무 창틀로 된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자 입구 쪽 공간보다는 넓지 않은 신발 벗어두는 곳이 있었다. 검정 대리석 위에 운동화 두 개와 검정색 부츠가 벗어져 있다. 나는 신고 있던 앵글 부츠의 지퍼를 내리느라 슬리퍼를 벗고 현관으로 들어서는 그 여자를 조금 기다리게 해야 했다. 신발을 벗고 올라서자 그녀가 나를 보고 또 활짝 웃고 있었다. 나는 다시 천 미터 절벽에서 고공 낙하하는 기분을 맛보았다. 다행히 그녀는 몸을 돌려 기역자로 꺾이는 복도를 걸어서 거실로 갔다.
검정색 소파는 화려하지 않고 소박해 보였다. 눈에 보이는 거실은 단순하면서 정갈했다. 요란한 장식도 없었다. 어쩌면 이 여자의 성품이 그런 것일까?
“커피 드릴까요? 원두 드시나요?”
솔직히 여자의 목소리가 어떤 여자의 스타일인지 판단하지 못할 정도로 나는 허둥지둥하고 있었다. 심장의 고동 소리가, 그 울림이, 행여 내 몸 밖으로 빠져나올까봐 초조했다. 머릿속으로 어떤 고려도 하지 않고 그냥 입에서 나오는 대로 대답했다.
“원두 끓이려면 힘드실텐데.......”
“괜찮아요. 저도 즐겨 먹는데요. 그럼 그걸로 드릴게요.”
여자는 다시 일어서서 소파의 왼 편에 있는 주방으로 들어간다. 주방의 모양이 거실에서 볼 때 기역자로 방향이 바뀌어서 나는 커피를 끓이는 여자를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내 망막과 그것이 전달하는 신경을 통해서 이미 내 뇌수에는 그 여자의 웃음이 가득 차서 부글거리며 끓어 넘칠 듯 흐르고 있었다.
이거 왜 이렇게 아마추어 같아.
이성이 조금 작동해서 그런 생각이 들게 했지만 불을 꺼뜨릴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얼음은 되지 못했다. 불은 이미 사소한 얼음 따위는 결코 꺼뜨릴 수 없을 정도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 가급적 소설에 개인적 사설을 덧붙이지 말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소설로만 말해야지. 그렇게. 이건 사과를 위해 쓰게 되었습니다. 행여 제가 댓글이나 추천을 구걸하는 걸로 보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입니다. 그냥 읽고 가 주시는 분들이라도 고맙다는 인사드립니다. 새해 원하는 삶으로 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