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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수캐(6)

최상민은 약속시간 5분 전에 레스토랑으로 나갔다. 정확히 8시가 되어 조숙자가 나타났다. 키도 큰 편이고 몸매 역시 늘씬했다. 아름다웠다.
그는 저녁을 시키고 나서 차현우에 대해 물었다.
"생각보다 장기간 요양이 필요할 것 같군요. 셰퍼드인 해피에 대해 강한 적개심을 가지고 있어요."
"장기간 요양이라면?"
"6개월 이상이 되겠죠."
"6개월이라……."
그가 중얼거렸다. 일이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일단 차현우를 금치산자로 몰아넣고 나서, 회사를 그의 손아귀에 넣고 그리고 백지연을 정식 아내로 맞아들이는 거다.
"무슨 생각을 하세요?"
조숙자가 물었다.
"잠시 회사 생각을 했어요."
"상민씨가 걱정이 많겠군요."
그녀가 말했다.
저녁을 먹고 나서 그들은 양주를 한 잔씩 했다.
"상민씬 차현우씨와 절친한 친구니까 한 가지 물을게요."
술 한 잔이 들어가자 그녀의 눈가가 불그렇게 올라왔다.
"뭐든지."
"그 수캐 해피와 차현우씨 아내가 어떤 사이라고 생각하세요?"
"글쎄요. 친구 아내를 이러쿵저러쿵 말할 수도 없고."
그가 말끝을 일부러 흐렸다.
"깊은 사이가 아니라면 어떻게 한 방에서 잠을 자겠어요. 해피는 수캐예요. 그것도 사람으로 말하자면 젊은 피가 끓는 젊은이예요."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렇군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었다.
"우리 고향은 강원도예요. 그런데 이웃집에 새댁이 살았어요. 남편은 20리나 떨어진 면사무소에 자전거로 통근을 하고요. 그런데 새댁이 수캐를 애지중지 키웠어요. 똥개였는데 몹시 영리했지요."
그녀가 잠시 말을 끊고 술 한 잔을 마시었다.
"그래서요?"
상민이 물었다.
"어느 날부터 동네에 이상한 소문이 나돌았어요. 새댁과 수캐가 붙는다고. 그것도 대낮부터."
"저런!"
"마침내 면사무소에 다니는 남편 귀에까지 소문이 닿았어요. 남편은 사흘 동안 숨어서 현장을 지켜봤어요."
"그래서요?"
그가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소문은 사실이었어요. 한낮이 다되어 아내와 수캐가 헛간으로 들어가 그 짓을 하고 있었어요. 나중에 알았지만 남편이 고자였어요. 그길로 남편은 아내를 처가로 보내고 수캐를 헛간에 꽁꽁 묻어놓고 헛간에 불을 질렀어요. 헛간과 자신이 새댁과 살던 집이 한줌의 재로 변하자 아무에게도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대요."
그녀가 말했다.
"숙자씨는 결혼 안 해요?"
"상민씨는요?"
조숙자 씨가 의미 깊게 물었다. 술기운이 얼큰히 올라왔다.
"사업상 바쁘다보니 그렇게 되었군요. 좋은 여자 나타나면 조만간 결혼할 겁니다."
상민이 지연을 눈앞에 떠올리며 말했다. 이제 모든 일이 착착 진행되고 있으니 지연이 그의 아내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전 독신으로 살 거예요. 왠지 결혼한다는 게 두려워요."
"독신이라? 그것도 요즘 유행이니까."
상민이 동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었다.
"독신으로 살아도 섹스는 즐기며 살고 싶어요."
"당연히 그래야지요."
그가 손목시계를 힐끗 쳐다보았다. 10시가 지나고 있었다.
"밖으로 나갈까요."
그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 좀 휘청거리는 것 같았다. 독한 술을 몇 잔 마셔서 그런 것 같았다.
"택시를 잡아드릴까요?"
밖으로 나온 상민이 넌지시 그녀의 의중을 물었다.
"전 오늘밤 상민씨와 함께 있고 싶은데, 다른 여자와 선약이 있어요?"
"그럴 리가요. 숙자씨가 원한다면 저도 숙자씨와 함께 있고 싶습니다."
그가 솔직히 말했다.
그들은 그길로 가까운 여관으로 들어갔다.
"상민씨!"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숙자가 그를 끌어안고 키스를 퍼부었다. 뜨거운 키스였다. 한참 만에 키스가 끝났을 때 그는 그녀를 번쩍 안아 침대에 눕혔다.
그는 그녀의 목덜미를 애무하며 옷을 하나하나 벗겨나갔다. 셔츠가 벗겨지고 브래지어가 나타났다. 그는 브래지어 끈을 풀어냈다. 터질듯이 부풀어 오른 유방이 출렁거렸다.
이런 육체를 가지고 독신으로 살다니…….
그는 뚫어지게 풍만한 유방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마악 그가 두 손으로 유방을 어루만지려고 할 때였다.
"차현우씨 부인 말예요. 정말로 그 셰퍼드와 아무런 관계도 없을까요?"
"글쎄요. 어떤 직감 같은 게 있어요?"
"아무래도 맘에 걸려서."
그녀가 중얼거렸다.
상민은 그녀의 풍만한 유방을 주물러댔다. 그녀가 가늘게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그는 더욱더 유방을 매만졌다.
마침내 그는 그녀의 스커트를 내리고 나서 그도 옷을 벗었다. 팬티를 벗자 페니스가 덜렁 드러났다. 페니스를 보자 그녀가 스프링처럼 튕겨 일어나더니 페니스를 한 손으로 움켜잡았다.
"으음."
그녀가 페니스를 빨아댈 때마다 이번에는 그가 가늘게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그는 그녀의 목덜미를 한 손으로 감싸고 있었다.
페니스가 몽둥이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다. 그는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갔다.
"으음!"
그의 페니스가 그녀의 몸속을 파고들자 그녀가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그는 천천히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짙푸른 초원이었다.
이랴!
그는 말의 잔등에 채찍을 날렸다.
"아흐, 아흐……."
그녀의 신음소리가 방안 가득 퍼졌다.
그는 달리던 말을 멈추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그녀를 돌려 눕혔다. 그녀가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치켜세웠다.
그는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상민은 모처럼 깊은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
차현우는 정신병원에서 영원히 지낼 것이다. 그는 회복하기 어려운 중중 환자니까. 어느새 회사는 그의 손으로 넘어왔다. 일주일 전에는 아내 지연과 결혼식을 올렸다. 괌으로 3박4일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지연 역시 그를 끔찍이 사랑을 했다. 그가 아니면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여자가 된 것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가 그녀를 미치게 그리워해 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았다. 반대로 그녀가 그를 미치게 그리워하게끔 변한 것이었다.
그는 퇴근해서 돌아오기가 바쁘게 아내와 섹스를 할 것이다.
그는 이따금 정신과의사인 조숙자와 외도를 할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가 해주는 정성스런 음식도 좋지만 가끔은 외식을 해야 하는 것처럼.
아내 지연이 침대가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의 어깨를 살며시 흔들어댄다.
"여보 일어나요. 회사에 출근하셔야죠."
"그렇지. 난 상무가 아니고 사장이지."
그가 눈을 번쩍 떴다. 그런데 그의 옆에는 지연 대신 정신과의사인 조숙자가 알몸으로 서 있었다.
"무슨 잠꼬대를 하세요."
"내가 그랬던가. 그런데 지금 몇 시야?"
"만물이 깨어 일어난다는 3시가 지나고 있어요."
"불교를 믿소?"
"이따금 절에 가요. 마음이 울적하면."
조숙자가 중얼거렸다.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온 모양이었다.
"이리와요."
그가 일어나며 덥석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녀가 키스를 퍼부었다. 무서운 빨판을 가진 동물처럼 빨아댔다.
그는 그녀를 안고 침대 밖으로 나왔다. 그녀에게 두 손을 침대 가에 짚도록 했다. 그녀가 엉덩이를 쳐들었다.
그녀의 그곳이 눈앞에 드러났다. 그는 발기한 그것을 손쉽게 밀어 넣었다.
그리고 말을 달렸다.
"아흐, 아흐."
그녀가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그는 더욱 더 말을 달렸다.
"만일 수캐와 여자가 관계를 가진다면 이런 식으로 할까요?"
그녀가 헐떡이다가 말고 엉뚱한 말을 꺼냈다.
"아마도 이렇게 하는 게 무난하지 않겠소?"
그도 헐떡이며 말했다.
"그 여자도 그럼 이렇게 하겠군요."
"그 여자라니?"
"차현우씨 부인 말예요."
"혹시 당신은 그 여자를 의심하고 있소?"
그가 물었다.
"솔직히 말해서 미심쩍은 게 많지요."
"하긴 나도 그렇소."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의 잔등에 채찍을 날렸다.
"아흐, 아흐."
그녀의 신음소리가 방안을 가득 메웠다.


지연이 병원으로 들어선 지 10분이나 지났을까. 지연은 아주 힘없이 출입문을 나오고 있었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아현은 얼른 도어를 열고 지연 쪽으로 뛰어갔다.
"사장님은 못 만나셨어요?"
"아직 만날 수가 없다고 하는군요."
"벌써 며칠이 지났는데……."
아현이 말끝을 흐렸다.
그때였다. 저쪽에서 낯익은 승용차가 달려와 멈추어 섰다. 최 상무 차였다.
"지연씨, 왜 병원에 나왔어요? 그래 환자 면회는 했습니까?"
최 상무가 다가오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말버릇인가. 지연씨라니. 아무리 친구 아내라고 하지만, 사장의 부인이 아닌가. 사장이 병원에 들어가기 전에는 깍듯이 사모님이라고 부르더니.
"아직……."
지연이 말끝을 흐렸다.
"담당의사와는 내가 잘 알고 있으니 면회할 때가 되면 내가 알려줄 테니 그렇게 알고 있어요."
최 상무가 말했다.
"그나저나 지연씬 날이 갈수록 예뻐지는군요."
"무슨 말씀을……."
그녀가 얼굴을 붉혔다.
"몸매가 더욱더 늘씬해졌군요."
최 상무가 민망스럽게 지연의 위아래를 쭈욱 훑어보았다. 만일 아현이 이 자리에 없다면 당장이라도 끌어안겠다는 표정 같았다.
"그럼 먼저 갈게요."
지연이 승용차 쪽으로 걸어갔다. 아현은 최 상무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운전석 쪽으로 뛰어갔다. 그 때였다.
"지연씨."
"……?"
"할 말이 있습니다. 제 차를 타시죠."
"오늘은 피곤해서……."
지연이 중얼거렸다.
"중요한 일입니다. 타시죠."
최 상무가 지연 쪽으로 뚜벅뚜벅 걸어와 한쪽 팔을 잡았다.
"어서 타요."
최 상무가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안았다.
"오늘은……."
"이러지 마시고 타요."
"알았어요."
지연은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최 상무 차 쪽으로 걸어갔다.
"아현씨, 그럼 먼저 가요."
지연이 말했다.
곧 지연이 차에 오르자 최 상무가 운전석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멍하니 최 상무 승용차를 바라보았다. 곧 승용차가 쏜살같이 그녀의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최 상무님……."
아무래도 최 상무의 행동이 이상했다. 오늘 처음으로 그녀는 최 상무를 의심해 보았다. 과연 사모님을 어디로 데리고 가는 것일까.
성불구가 되고 다리를 저는 사장에게 무조건 잘해주라는 최 상무의 말만 듣고 아현은 아무 생각 없이 행동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잘못인 것 같았다.
아현은 차를 몰고 사장 집으로 향했다.
그녀는 차고에 차를 넣어놓고 대문 앞으로 걸어갔다. 쪽문을 열쇠로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떻게 알았는지 송아지보다 더 큰 해피가 달려와 꼬리를 흔들었다.
"사모님은 아직 안 오셔."
해피가 지연이 보이지 않자 대문 쪽을 기웃거리는 것을 보고 그녀가 말했다.
"심심했지?"
해피가 그녀의 말을 알아듣는 것 같아서 그녀가 해피의 목덜미를 어루만져주며 말했다.


조숙자는 승용차를 몰고 퇴근을 했다. 주택가로 들어섰다. 그녀가 대문을 따고 안으로 들어가자 세리가 뛰어나와 그녀의 가슴에 안겼다.
"세리."
그녀가 세리의 목덜미를 끌어안았다. 세리는 독일산 셰퍼드였다.
선배 언니가 강아지를 주어 키웠는데 벌써 5년째 동거를 하고 있었다. 세리는 수캐였다.
그녀는 아파트를 선호하는 편인데 세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단독 주택으로 이사를 해야만 했다. 아파트에서는 개를 키울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커피를 타 마신 후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리! 목욕하자."
그녀가 팬티와 브래지어만 걸친 채 욕실로 들어갔다.
"어응, 어응."
세리도 좋아서 욕실 바닥을 뒹굴었다.
그녀는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샤워기로 세리의 몸에 물을 뿌리었다. 세리가 얌전하게 앉아 있었다.
조숙자는 결혼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세리와 단둘이 살 생각이었다.
그녀는 한 남자를 알았다. 정신과 의사였다. 그들은 사랑을 했고 결혼을 약속했었다.
어느 날 그녀는 남자의 아파트를 찾아갔다. 그 남자의 생일이었다. 그 남자는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그 아버지 역시 정신과의사였다.
"어서와요."
그 남자 대신 아버지가 그를 맞았다.
"어디 갔어요?"
"잠깐 상점에 내려갔어. 뭘 좀 사려고."
그가 말했다. 그녀가 돌아서서 고개를 숙였을 때였다. 뒤 에서 그녀의 목을 그가 한쪽 팔로 죄며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아니, 이러시면……."
"잠깐이면 돼. 죽기 싫으면 얌전히 있어."
그가 앙칼지게 말했다.
"제발 이러시면……."
"조용히 하라니까!"
그가 알몸이 된 그녀를 방바닥에 쓰러뜨렸다.
"왜 이러세요. 한 번만 생각을 해보세요. 전 당신 아들과……."
"미친년 그 가랭이나 벌리지 말고 떠들어라."
그때서야 그녀는 힐끗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그녀가 두 다리를 쩍 벌리고 있었다.
"네 년이 유혹을 하지 않아도 나도 근질거려 미치겠다."
그가 바지와 팬티를 끌어내렸다. 페니스가 덜렁 드러났다. 나무토막처럼 발기되어 있었다.
이윽고 그가 그녀의 몸을 덮쳤다.
"제발……."
그녀가 온힘을 다해 그의 가슴을 떠밀어내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이년아 얌전히 있어."
그의 페니스가 그녀의 몸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가 사정없이 엉덩이를 굴렸다.
얼마쯤이나 지났을까.
그 남자가 들어섰다.
"어떠냐. 내가 이 게임에서 이겼지."
그가 계속 엉덩이를 굴리며 말했다.
"제가 졌군요."
그 남자가 담담하게 말했다.
뒤늦게 알았지만 그 남자가 상점에 내려가 물건을 사오는 동안 그가 아들의 여자를 겁탈하는지 못하는지 게임을 한 것이었다.
세상에! 이들이 정신과 의사인지 정신병자인지…….


조숙자는 세리를 목욕시키고 나서 방으로 들어가 슬립으로 갈아입었다. 세리를 목욕시킬 때는 브래지어와 팬티만 걸쳤던 것이다.
그녀는 주방으로 들어가 마시다만 양주병과 글라스를 꺼내들고 식탁 앞에 앉았다.
그녀는 양주를 글라스에 3분의 1쯤 따라서 단숨에 마셨다.
문득 차현우를 면회 온 백지연이 떠올랐다. 정말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여인이었다. 그런 지연이 송아지보다 더 큰 셰퍼드와 한 방에서 지내다니. 조숙자가 차현우라 해도 아내를 의심할 만했다.
"셰퍼드 이름이 해피라고 했죠."
"네."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비밀을 보장할 수 있어요. 솔직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그녀가 지연을 쳐다보며 물었다.
"네."
지연이 짧게 대답을 했다.
"저도 여자예요. 독신이고요. 전 독일산 셰퍼드와 5년째 동거하고 있어요."
"……?"
지연이 동거라는 말이 이상한지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해피와 어떤 사입니까."
"나의 분신과 같습니다."
"그래서 한방에서 해피와 지냅니까."
"그렇습니다."
지연이 말했다.
"우리 쉽게 이야기합시다."
"……."
"오해는 마시고……. 해피와 관계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그녀가 단호하게 말했다.
조숙자는 연신 글라스를 기울이었다. 술기운이 얼큰히 올라왔다. 그녀는 주방을 나와 침실로 들어갔다.
해피와 관계를 맺지 않았다고……. 당신 말을 어떻게 믿어, 어떻게.
그녀는 침대에 벌렁 누웠다.
"세리!"
그녀가 부르자 세리가 침실로 뛰어 들어왔다. 그녀는 옷자락을 가슴 쪽으로 잡아당겼다. 팬티를 걸치지 않은 아랫도리가 드러났다.
"세리! 올라와."
그녀가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세리가 성큼 침대로 올라오려고 하지 않았다.
"올라오라니까."
그녀가 재차 명령을 내리자 세리가 훌쩍 뛰어 침대로 올라왔다. 세리가 그녀의 아랫도리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는 다리를 쩍 벌렸다. 순간 세리의 눈빛이 달라진 것 같았다.
"세리! 밖으로 나가!"
그녀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세리가 후다닥 침대에서 내려 뛰어 침실을 나갔다.
"백지연씬, 해피와 관계를 맺고 있어."
그녀가 중얼거렸다. 세리의 눈빛만 봐도 알 수가 있어. 내 명령 한 마디면 날 올라탈 거야.


아현은 인근 시장에서 시장을 봐 가지고 사장 집으로 돌아왔다. 사장이 병원에 입원한 후로 그녀가 이따금 시장을 봐 왔다. 그녀는 쪽문을 열쇠로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출입문 가까이 걸어갔어도 해피가 달려 나오지 않았다. 인기척만 나면 달려 나오는데.
그녀는 출입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구두가 보였다. 손님이 온 모양이었다. 그런데 거실에 손님이 보이지 않았다.
뜻밖에도 사장 침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용서 못해요. 돌아가세요."
"넌 내 것이야."
뜻밖에 최 상무와 지연이었다.
비스듬히 열린 도어 사이로 그들이 보였다. 지연의 옷자락이 찢어져 나가 반라 차림이었다. 한쪽 유방이 드러났다. 최 상무가 그녀를 겁탈하려고 한 모양이었다.
"넌 내 것이야. 이제 모든 것은 끝났어."
"당신은 내 남편을 교통사고가 나게 계획을 꾸몄어요. 그래서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했고 성불구자가 됐어요. 그것도 모자라 친구 아내이자 사장의 아내인 날 겁탈했어요. 그것도 수십 차례."
"찢어진 입이라고 맘대로 지껄이는구나."
최 상무가 그녀를 덮쳤다. 지연이 몸부림을 쳤으나 역부족이었다.
최 상무가 그녀의 옷을 찢어발기었다. 그녀가 곧 알몸이 되었다. 그가 그녀를 침대로 던져놓고는 옷을 벗었다.
"제발 이러지 말아요."
그녀가 애원을 했다. 그녀의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유방이 출렁거렸다.
"개 같은 년, 이제서야 정신이 드는 모양이구나."
그가 그녀를 덮쳤다.
"아!"
그녀가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최상무의 페니스가 그녀 몸 속 깊숙이 들어간 모양이었다.
"이년아, 넌 내 페니스 맛만 보고 살아야해. 맛이 어떠냐."
그가 피스톤 운동을 사정없이 했다.
"아흐, 아흐."
어느새 그녀가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좋지?"
"……."
"이년아, 솔직히 말해."
그가 의기양양해서 소리를 쳤다.
어느새 그녀가 얌전한 양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최 상무가 그녀의 몸을 돌려세워 놓고 다시 피스톤 운동을 했다.
"좋으면 소릴 질러. 입을 꾹 다물지 말고."
"……."
"좋지?"
"아흐, 아흐"
그녀가 무슨 말 대신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당신이 처음부터 내 말을 들었으면 내가 이렇게 거칠게 나오지 않았을 게 아니야. 난 이 세상에서 당신 하나면 족해."
그가 조금 전과는 달리 부드럽게 말했다.
"난 당신을 사랑해!"
"……."
"사랑해."
그가 말했다.
아현은 어떻게 거실을 빠져나왔는지 몰랐다. 최 상무가 그동안 무서운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니. 그리고 지연을 겁탈해오다니.


상민은 운전대 앞에 앉아 손목시계를 힐끗 쳐다보았다. 20여 분이 지나고 있었다.
백미러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소영이 걸어오는 게 보였다. 그는 잠시 기다렸다가 반대편 도어를 열었다.
"오래 기다렸지요."
그녀가 차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화장을 하느라고 시간이 걸린 모양이었다.
"아니야."
그가 그녀의 스커트가 쑥 올라가 허벅지가 드러난 맨살을 힐끗 쳐다보며 시동을 걸었다.
곧 승용차가 골목길을 빠져나가 도로로 들어섰다.
상민은 지연의 집에 도착하기 전에 이층에 세 들어 사는 소영에게 전화를 하기로 했다. 그러면 소영이가 아래층으로 내려와 해피를 데리고 이층으로 가 놀아주기로 한 것이었다.
그가 지연의 거실로만 들어서면 송아지보다 더 큰 해피가 으르렁거리기 때문이었다. 오늘도 그가 전화를 했더니 소영이 눈치껏 잘 해 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연과 충분히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이었다. 급기야는 그녀를 겁탈하고 말았지만.
그래서 소영에게 백화점에 가 옷을 하나 사주려고 한 것이었다.
"소영인 다리가 일품이야."
그가 한손을 허벅지 안쪽으로 쑥 밀어 넣었다. 팬티가 닿았다.
"나하고 데이트할 땐 팬티 같은 건 입지 마."
"알았어요. 팬티 벗을게요."
그녀가 엉덩이를 들어올려 팬티를 벗었다.
"그거 나한테 선물하겠어."
"상무님이 소장하시게요."
그녀가 황홀한 눈빛으로 물었다.
"그래."
그가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는 그녀가 손에 쥐어 준 팬티를 돌돌 말아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는 다시 그녀의 스커트 밑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아!"
그녀가 신음소리를 냈다.
"난 여자의 이곳에 손을 넣었을 때가 행복하더라."
"상무님이 행복하시다면 언제든지 넣으세요. 늘 개방할 테니."
그녀가 말했다.
곧 승용차가 백화점에 도착했다.
상민은 최고급 옷으로 소영에게 선물을 했다. 그녀가 뛸 듯이 기뻐했다.
다시 승용차에 올랐을 때 소영이 불쑥 말했다.
"운전기사 아현씨 말예요. 상무님이 지연씨 아니 사모님 방에 들어간 지 30분쯤 후에 들어가던데요."
"아현이가!"
그가 깜짝 놀라 물었다. 그렇다면 지연을 겁탈하는 걸 아현이 목격했을 게 틀림없었다.
"소영인 택시로 집에 가야겠어."
그가 차를 세우고 지갑에서 지폐를 몇 장 꺼냈다.
"오후에 시간이 많은데……."
그녀가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급한 일이 있어서 그래. 앞으로 소영이와 지낼 시간은 많아. 난 언제나 널 원하고 있어."
그가 그녀를 끌어안고 진한 키스를 했다.


상민은 선물을 잔뜩 사들고 아현의 아파트로 갔다. 초인종을 여러 번 누르자 저능아인 길수가 얼굴을 내밀었다. 아현이 집에 없는 모양이었다.
"선물이다."
그가 들고 온 선물을 길수에게 안겨주었다.
"고맙습니다."
길수가 어린아이처럼 좋아라 했다.
"아현이 유방은 요즘도 주무르나?"
"그럼은요."
"그럼 아현이 말 잘 듣겠구나."
"그런데 아현이가 팬티를 잘 벗으려고 하지 않아요."
"이제 그런 짓은 그만해야지."
그가 말했다.
상민은 길수 아버지가 있는 방문을 열었다.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안녕하세요."
"어서와요."
어눌한 말투의 중풍이 든 그가 반색을 했다.
"혹시 실수 안 했어요?"
"쌌어."
"길수가 안 돌보아 주었군요."
"미안해."
"아니에요. 제가 목욕시켜 드릴게요."
상민이 그의 바지를 벗기고 팬티를 벗겼다. 팬티에 대변을 본 것이었다.
상민은 양복과 바지를 벗고 그를 안고 욕실로 들어갔다.
"오셨어요?"
상민이 한참 그의 목욕을 시켜주고 있는데 아현이 들어왔다. 그러나 냉랭한 목소리였다.
"왜 상무님이 저희 아버지 목욕을 시켜드려요?"
"내가 하면 안 되나?"
"……."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상민은 그의 목욕을 시키고 나서 아현과 함께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갔다.
"내가 지연씰 겁탈하는 걸 봤겠군."
"……."
"오래 전부터 그녀를……."
"전 상무님이 그런 분인 줄 몰랐어요."
그녀가 냉랭하게 말했다.
"……. 난 지연씰 처녀 때부터 아니 여고생 때부터 좋아했어. 그녀도 날 좋아했고. 그런데 차현우가 중간에 끼어들면서 모든 게 엉망이 되고 말았어. 당시 현우 집안은 지방에서 대 세력가였어."
"……."
"지연씨가 결혼을 하고 나서도 난 지연씰 잊을 수가 없었다. 난 그녀를 온몸으로 사랑했어. 게다가 현우의 사업은 더욱 더 확장되었어. 난 견딜 수가 없었어. 그녀를 겁탈해서라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어."
"……."
"난 아현이에게 이해를 구하려고 하지 않아. 다만, 다만……."
그가 말끝을 잇지 못했다.


"따라오세요."
구성길이 백지연을 다시 한번 쳐다보며 말했다. 정말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가 앞장 서 걷자 그녀가 뒤따라왔다. 그들은 긴 복도를 걸었다.
"처음엔 탤런트로 알았습니다. 정말 아름다우시군요."
"감사합니다."
그녀가 짧게 말했다.
"여기서 기다리세요. 곧 차현우씨를 모시고 오겠습니다."
그가 깍듯이 인사를 하고는 돌아섰다.
구성길은 병실로 들어섰다. 차현우가 멍청히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차현우 면회야."
"누굽니까."
"누군 누구야, 당신 부인이지."
그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들은 나란히 복도를 걸었다.
"당신 부인 섹시하더군."
그가 차현우를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
"……."
그러나 그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여기 들어오기 전에 일주일에 몇 번씩 했어?"
그가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스무 번."
"뭐야! 스무 번?"
그가 깜짝 놀라 물었다. 그렇다면 하룻밤에 몇 번씩 했단 말인가. 3번씩. 그러나 그는 곧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너 정말 나에게 장난할 거야?"
"장난이 아냐."
"다시 묻겠다. 몇 번씩 했어?"
"사실은 일곱 번."
그가 어린아이처럼 말했다.
"이제서야 옳은 말을 하는구나. 당신 좋았겠다. 매일 밤 아내를 끌어안고 그 짓을 했으니."
"그렇지도 않아."
그가 정신이 멀쩡한 사람처럼 말했다. 구성길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여기야. 들어가 봐."
구성길이 방문을 열며 말했다. 차현우가 쭈뼛하더니 안으로 들어갔다. 구성길은 벽을 돌아 안을 몰래 들여다볼 수 있는 사각통을 조용히 열었다.
"여보!"
백지연이 몇 걸음 뛰어서 차현우 곁으로 걸어갔다.
"……?"
그러나 그는 낯선 사람을 만난 듯 멀뚱멀뚱 쳐다만 보았다.
"여보, 저예요. 백지연."
"……."
그러나 그는 전혀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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