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 천왕 6
제 4장 不倫의 情事
제왕성의 어느 밀실----
그곳은 여인의 규방인 듯했다. 하나, 여인이 거처하는 규방 치고는
전체적으로 건조하고 삭막한 분위기였다.
규방의 한 쪽,
휘장에 가려진 욕실이 보였다.
촤아......
지금 그 안에서 누군가 목욕을 하고 있는 듯 물소리가 들려왔다.
욕실 밖, 한 명의 면사여인이 부복해 있었다.
그녀의 눈에는 낭패한 기색이 역력했다.
면사여인, 그녀는 바로 귀수왕을 죽이고 가짜 지옥혈을 가져간 그
요녀였다.
문득,
"멍청한...... 짓을 했구나! 삼교주(三敎主)!"
욕실 안에서 한줄기 냉막한 여인의 음성이 들렸다.
"죄...... 죄송합니다, 이교주님!"
삼교주라 불리운 요녀, 그녀는 땀을 흘리며 오체복지했다.
극심한 공포로 인해 그녀의 교구가 가늘게 떨림을 보이고 있었다.
"꿈...... 꿈에도...... 초패강의 감춰둔 제자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녀는 떨리는 음성으로 더듬더듬 변명했다.
"어쨌든...... 귀수왕이 만든 그 가짜 지옥혈검은 이제 쓸모 없는
고철덩이에 불과하다!"
욕실 안에서 다시 예의 냉막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어,
촤아......
한줄기 물소리와 함께 욕조에서 한 명의 여인이 천천히 걸어나왔다.
뽀얀 김 때문에 여인의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희고 풍만한 유방 사이, 선명한 핏빛 관음상이 그려져
있는 것이 뚜렷하게 보였을 뿐이었다.
한데, 성스러워야 할 그 관음의 문신은 발가벗은 채 극히 요염한
미소를 짓고 있는 형상이었다.
그것은 사악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물씬 자아냈다.
이윽고,
자박...... 자박......!
욕조 밖으로 나온 이교주는 작고 예쁜 발을 옮겨 삼교주의 앞을
지나갔다.
"네 실수로 인해...... 십여 년을 투자한 본좌의 계획이 일거에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을...... 알기나 하느냐?"
그녀는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말리며 냉막한 음성으로 말했다.
"죄...... 죄송합니다!"
삼교주는 완전히 사색이 되어 부르르 몸을 떨었다.
"나에게 사죄하려 하지 마라! 하려면...... 위대하신 만겁마종께나
하도록......!"
이교주는 차갑고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
이어, 그녀는 문득 스산한 눈빛을 어두워지는 창 밖으로 던졌다.
(내가...... 직접 나서야 할 것 같구나! 저 사내나 밝히는 계집에게
맡겼다가는...... 죽도 밥도 안되겠다!)
그녀는 내심 중얼거리며 빙글 돌아섰다. 그리고, 오체복지한
삼교주를 내려다보며 싸늘하게 명했다.
"너는...... 돌아가서 옥면환룡이나 단속해라! 그 자는 내가
처리하마!"
"예...... 옛!"
삼교주는 황급히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이어, 그녀는 구원을 받은 심정으로 총총히 밀실을 나섰다.
뽀얀 수증기 속에 감싸인 채 우뚝 선 이교주,
츠읏!
문득 그녀의 두 눈에 우울한 우수의 빛이 떠올랐다.
(절대신검황 초패강......! 당신은...... 죽어서도 본녀를
괴롭히는군요!)
그녀는 창 밖을 응시하며 나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 * *
-난석곡(亂石谷).
제왕성 서북방에 위치한 계곡,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황폐한
지대로 사위는 온통 기기묘묘한 괴석이 난립해 있었다.
난석곡(亂石谷)의 끝, 하나의 동굴이 자리하고 있었다.
동굴 위, 철판으로 만든 부적 같은 것이 박혀 있었다.
<금(禁).>
철판에는 그 한 자의 글이 쓰여져 있었다.
문득,
슥!
어두워지는 하늘에서 하나의 인영이 가볍게 날아내렸다.
봉두난발의 장발청년, 바로 막붕비였다.
(여기가 맞는 것 같군!)
그는 석동 위에 박힌 철편을 힐끗 바라보았다. 이어, 문득 그는 동굴
안에 대고 큰소리로 외쳤다.
"검왕 극천 대협! 안에 계신 줄 아오!"
그의 외침은 황막한 난석곡을 진동했다.
하나,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막붕비는 검미를 모으며 재차 침중한 일갈을 터뜨렸다.
"막붕비라 하오!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 들어가 뵈어야만 하겠소!"
말을 마침과 함께,
뚜벅......!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성큼 동굴 안으로 한 걸음 들어섰다.
순간,
위---- 이잉!
동굴 입구에서 돌연 강력한 잠경의 막이 일어나 막붕비의 걸음을
멈추게 했다.
(강(强)한데...... 역시 그가 사부 절대신검황 초패강만큼 강하다는
소문은 틀리지 않는군!)
막붕비는 신형을 휘청하며 뒤로 물러섰다. 하나 그는 그 정도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막으려 하셔도 소용없소! 본인은 꼭 귀하를 만나 뵈야할 일이
있소!"
쩡!
말과 함께 그는 마검 지옥혈을 뽑아 들었다.
순간,
"엇......?"
동굴의 안쪽에서 한 소리 나직한 경악성이 들려왔다.
하나 예의 잠경의 벽은 여전히 흩어지지 않았다.
일순,
"갈!"
콰---- 작!
막붕비는 대갈일성하며 지옥폭멸검강을 벼락같이 내쳤다.
그러자,
빠가각!
우르릉......
쇠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지옥폭멸검강과 잠경이 부딪치며 허공에서
불꽃을 작렬시켰다.
동굴 안에서 뻗어나오는 잠경이 강하기는 했으나 지옥폭멸검강에
견디지 못했다. 그것은 지옥폭멸검강의 엄청난 위력에 갈가리
찢겨졌다.
순간,
뚜벅......
막붕비는 창백한 안색으로 성큼 동굴 안으로 들어섰다. 더 이상 그를
가로막는 잠경은 일지 않았다.
동굴 안으로 들어선 순간,
츠---- 읏!
막붕비는 어둠 속에서 두 개의 새파란 빛의 덩어리가 자신을
쏘아보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것은 소름이 오싹 끼칠만큼 강렬한 사람의 눈빛이었다.
(눈이...... 타는 것 같군!)
막붕비는 그 강렬한 눈빛에 내심 신음성을 발했다.
하나, 그는 물러서지 않고 성큼성큼 그 눈빛의 일 장 앞으로
다가갔다.
그제서야 눈빛의 주인이 보였다.
장한, 한 명의 건장한 장한이 벽을 등지고 산같이 앉아 있었다.
무성하게 기른 검은 장발을 어깨까지 드리운 거한, 그는 네모 반듯한
얼굴에 강직한 분위기를 지닌 인물이었다.
-검왕(劍王) 극천(剋天)!
그렇다! 그 인물이 바로 제왕성의 제일검수 검왕 극천이었다.
문득, 영원히 열릴 것 같지 않던 검왕의 입이 열리며 나직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대는...... 마검 지옥혈을 어디서 얻었는가?"
그의 음성은 나직했으나 그 속에는 격렬한 놀라움이 실려 있었다.
막붕비는 우뚝 선 채 검왕을 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검왕, 검왕이기에 대단한 인물인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한낱
남에게 속아 사는 졸장부에 불과했군!"
"......!"
막붕비의 비웃음에도 검왕의 눈빛은 추호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의
관심은 오직 막붕비가 들고 있는 마검 지옥혈에만 쏠려 있는 듯했다.
막붕비, 그는 검왕을 직시하며 재차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
"저 밖에 꽂힌 금령(禁令)이 정말 당신의 사부 초패강이 내린
것이라고 믿다니...... 절대신검황이 제자 하나는 잘 두었군!"
그 말에 처음으로 검황의 눈에 분노의 빛이 번뜩였다.
그는 송충이 같은 눈썹을 꿈틀하며 나직하나 으르렁대듯 말했다.
"본인을...... 모욕하는 것은 좋으나 더 이상 사부님을
모욕한다면...... 용서치 않겠다! 어린 친구!"
츠---- 읏!
말을 하는 그의 전신에서 일순 무서운 예기가 일어났다.
그것은 흡사 검왕의 전신에 천 개의 검이 솟아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막붕비는 그런 검왕의 압도적인 기도에 심신이 떨림을 느꼈다.
(대단...... 한데! 전설상의 검벽신공(劍壁神功)의 경지까지
이르다니......)
그는 내심 경이를 금치 못했다.
하나, 그의 눈빛은 추호도 그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검왕 극천!
그는 막붕비를 직시하며 재차 침중한 음성으로 물었다.
"다시...... 묻겠다! 그대는 마검 지옥혈을 어디서 얻었는가?"그의
눈빛은 더욱 강렬하게 변해 막붕비는 일순 검왕의 눈이 타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막붕비는 더 이상 대답을 회피하지 않았다.
"궁금하다면...... 들려드리지! 이놈은 그대 사부의 유체에서
얻었소!"
"......!"
검왕의 전신에 일순 격렬한 파문이 스쳤다.
하나, 그는 더 이상의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이미 그가 자신의 감정을 자유자재로 다스릴 수 있는 검신의
경지에 이른 것임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막붕비는 그런 검왕의 태도에 내심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어, 그는 검왕에게 낭야왕부에서 절대신검황 초패강의 시체를
발견한 것에 대해 대충 이야기 해 주었다.
그의 말을 모두 듣고난 검왕, 그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얼어붙듯
경직되었다.
"사...... 부께서 삼 년 이전에 타계하셨단 말이지?"
그는 상처받은 맹수같이 으르렁거렸다.
문득, 경직된 그의 두 눈으로 뜨거운 물기가 번지는 것을 막붕비는
놓치지 않고 보았다.
(그래도 초패강은 제자 하나는 제대로 두었군!)
그는 내심 고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검왕 극천, 그가 이곳에 유폐된 것은 삼 년 전이었다.
하나, 초패강은 이미 그 이전에 죽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검왕이 아니었다.
이윽고,
뚜벅......
막붕비는 몸을 돌려 천천히 걸어나갔다.
(이것으로 되었다. 검왕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다!)
그는 내심 그렇게 중얼거리며 동굴을 나섰다.
"......!"
검왕은 그런 막붕비를 잡지 않았다.
이윽고 막붕비는 동굴 밖으로 걸어나왔다.
이어, 그는 동굴벽에 박힌 철편의 금령(禁令)을 올려다 보았다.
순간, 그는 수중의 지옥혈을 가볍게 흔들었다.
빠각!
그러자 철편은 쇠조각으로 변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막붕비는 등을 돌려 세운 채 무뚝뚝한 음성으로 동굴 속의 검왕에게
말했다.
"제왕성의 운명은...... 귀하의 손에 달렸으니 알아서 하시오! 속
편하게 거기 틀어박혀서 나 몰라라 하고 앉아 있든지 어쩌든지......"
이어,
뚜벅......
그는 마검 지옥혈을 둘러메고 성큼성큼 난석곡을 벗어났다.
"......!"
동굴 속에는 한동안 깊은 적막이 떠돌았다. 그러나, 이내
그곳으로부터 상처받은 맹수가 으르렁대는 듯한 격한 오열이
흘러나왔다.
그 오열은 피를 토할 듯 격렬하여 한밤 동안 그칠 줄을 몰랐다.
* * *
삼경(三更).
칠흑 같은 심야였다.
<검황전(劍皇殿).>
제왕성의 깊은 곳에 자리한 절대신검황 초패강의 처소, 검황전의
침실----
"아아...... 흑!"
뜨거운 여인의 교성이 침실을 후끈한 열기로 달구고 있었다.
깊은 밤, 여인의 희열에 겨운 교성은 자극적인 충동을 물씬 불러
일으켰다.
침실 안, 커다란 상아침상이 화려한 휘장에 가려진 채 놓여져
있었다.
침상 위, 두 남녀가 서로 뒤엉켜 있었다.
여인은 사십 전후의 중년미부였다. 나이는 들었으나 조금도 추해
보이지 않는 보기드문 미인이었다.
옛날의 화려하던 미모가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 거기에다
중년여인다운 우아함과 기품마저 더해져 실로 금상첨화였다.
중년미부의 몸은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어 가히 뇌살적인 염기를
흘리고 있었다.
"아아......"
그녀는 적당히 살이 붙은 허리를 연신 출렁이며 희열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비취여제 수옥경!
이것이 중년미부의 이름이었다.
바로 절대신검황 초패강의 부인이자 이십 년 전의 천하제일미녀,
전무림인에게서 최대의 경외를 받는 가장 존귀한 여인이었다.
한데...... 실로 믿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아아...... 그...... 그만......"
지금 그녀는 음탕한 몸짓으로 희열에 헐떡이고 있었다.
벌려세운 그녀의 희멀건 허벅지 사이, 한 명의 사내가 집요하게
머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백발의 건장한 체격을 지닌 사내, 그의 입술이 허벅지 사이를 움직일
때마다 비취여제의 입에서는 자지러질 듯한 교성이 터져나왔다.
"흐흐......! 이제는 더 못 견디겠소!"
문득, 사내가 음충하게 웃으며 비취여제의 하체에서 얼굴을 들었다.
그는 근엄한 표정의 노인이었다. 하나 눈빛만은 지극히 음탕하고
혼탁해 보였다.
그의 두 눈은 욕정으로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이 거추장스러운 것을 더 쓰고 있을 필요는 없겠지!"
그는 음탕한 눈빛으로 비취여제의 하체를 내려다 보며 문득 손으로
얼굴을 쓱 쓰다듬었다.
그러자,
찌---- 익!
그의 안면에서 한 장의 얇은 인피면구가 벗겨지며 전혀 다른 얼굴이
나타났다.
아! 놀랍게도 그 자는 삼십전후의 준수한 청년의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한눈에 반할만큼 수려한 용모의 청년, 다만, 눈꼬리에 음험한 빛이
감도는 것이 흠이었다.
이때,
"아...... 안돼요, 옥사후!"
인피면구를 벗은 사내의 모습에 비취여제는 퍼뜩 정신이 드는지
다급하게 하체를 손으로 가렸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사내에게 애원했다.
"사후...... 더 이상...... 나를 범하지 말아요! 나...... 나는
그래도...... 그대의 사모예요!"
그녀는 고뇌의 표정으로 흐느끼며 저항했다.
-옥사후(玉獅吼)!
그렇다! 사내는 바로 절대신검황 초패강의 둘째제자 옥면환룡
옥사후였다.
놀랍게도 옥사후는 자신의 사모(師母)인 비취여제와 난교를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실로 천인공노할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흐흐...... 사모! 당신은 이미 절정을 맛보았으니까 이제 나는 더
이상 필요없다는 말이오?"
옥사후는 음흉한 표정으로 히죽 웃었다. 이어, 그는 거칠게
비취여제의 허벅지를 좌우에서 찍어 눌렀다.
"아...... 안돼요...... 흐윽!"
비취여제는 자지러질 듯 교성을 내지르며 몸부림쳤다.
하나, 옥사후의 거친 손길은 하체를 가린 비취여제의 손을 움켜쥐어
좌우로 눌렀다.
순간, 밝은 불빛 아래 비취여제의 부끄러운 곳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녀의 그곳은 보드라운 방초로 무성하게 덮여 있었다. 아찔하고
현란한 검은 수림, 그 사이로 분홍빛 옹달샘이 깊은 신비를 안고
자리하고 있었다.
그녀의 그곳은 옥사후의 타액과 그녀 자신의 체액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그 뿐 아니라, 그 주위의 방초 숲까지도 이미 축축이 젖어 있는
상태였다.
옥사후는 그런 비취여제의 하체를 음탕한 시선으로 내려다 보았다.
이어,
"흐흐......!"
그는 비취여제의 복부 위에 올라타며 자신의 일부를 비취여제의
비소로 가져갔다.
"흐윽...... 안돼!"
비취여제는 옥사후의 뜨거운 것이 자신의 보드라운 속살에 닿음을
느끼며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었다.
하나, 그것이 오히려 옥사후를 도와준 꼴이 되고 말았다. 그녀가
허리를 비트는 바람에 옥사후의 일부가 우연히 비취여제의 몸 안으로
진입하게 된 것이었다.
한순간,
"악......!"
비취여제는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내질렀다. 그녀의 전신이 격한
흥분으로 경련되었다.
"흐흐......"
옥사후는 무자비한 미소를 흘리며 힘있게 자신의 하체를 비취여제의
하체에 깊이 밀착시켰다.
마침내 두 사람의 몸은 완전한 합체를 이루었다.
"아......!"
비취여제는 더 이상 반항하지 못하고 체념의 표정으로 축 늘어졌다.
옥사후, 그는 축 늘어진 몸 아래의 사모를 내려다 보며 고소를
지었다.
(쯧...... 그때와...... 똑같은 상황이로군!)
문득, 그의 뇌리로 오 년 전 어느 날 밤의 일이 떠올랐다.
그때......
비취여제는 강남에 일이 있어 제왕성을 떠났다. 당시 비취여제를
호송한 것이 바로 옥사후였다.
한데, 장강(長江) 근역에 이르러 그들은 갑자기 폭우를 만났다.
비취여제와 옥사후는 졸지에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고 말았다. 비에
흠뻑 젖은 두 사람은 간신히 하나의 동굴을 찾아 들어갔다.
비취여제는 온몸이 비에 젖은 채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급히 모닥불을 피우던 옥사후, 문득 그의 눈에 비취여제의 모습이
묘하게 비쳐 들었다.
비에 흠뻑 젖어 의복이 몸에 착 달라붙은 비취여제, 그녀의 몸매가
선연한 곡선을 이루며 그대로 드러나 보인 것이었다. 게다가, 놀랍게도
그녀는 궁장 속에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아 속살이 거의 드러나 보이는
것이 아닌가?
희고 미끈한 허벅지, 그 사이로 가뭇가뭇한 수림까지 보일 듯 말 듯
노출되어 있었다.
그것을 본 옥사후, 그의 전신은 활화산 같은 욕정으로 불타올랐다.
그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사모인 비취여제를 덮치고 말았다.
물론 비취여제는 울며불며 미친 듯이 저항했다. 하나, 이내 그녀의
의복은 갈가리 찢겨졌으며 그녀의 하체는 옥사후의 거친 손길에 의해
개방되었다.
그리고, 옥사후는 저항하던 비취여제와 엉겁결에 합체하고 말았다.
일단 옥사후에게 몸을 빼앗기자 비취여제는 무기력하게 그를 받아
들였다. 그것이 여인의 한계인 듯......
그 날 밤, 옥사후는 비취여제를 다섯 번이나 능욕했다.
그 후, 두 사람은 심한 자책감에 사로잡힌 채 서로 자재하며 무사히
강남까지 갔다왔다.
하나 그것은 별로 오래가지 않았다.
한 번 배운 도둑질은 그렇게 쉬이 그만둘 수 없는 법, 제왕성으로
돌아온 후 옥사후는 다시 비취여제를 범하게 되었다.
그것은 실로 엄청난 불륜이었다.
옥사후는 그 사실을 절대신검황 초패강이 알까봐 조바심하며 항상
전전긍긍 해야만 했다.
그것은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
마침내, 옥사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운공 중이던 사부 절대신검황
초패강을 독살하기에 이른 것이었다.
그것으로서 완전한 해방감을 맛보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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