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light zone ㅡㅡㅡ 16
16-1 장
민이 외삼촌에 대한 재단관련 비리 자료들을 하나 둘씩 착실히 준비해나갈 때
외숙모를 통해서도 몇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가장 흔한 권력형 비리인 개발제한지역으로 묶였던 곳의 개발 정보를 이용해
대리인을 내세워 땅을 직접 매입해 매매차익을 노리거나
대형 건설사의 건축공사 시준공 인허가 문제에 끼어들어
담당자와 중간에 다리를 놔주고 리베이트를 챙기는 등의 방식으로
곧 있을 국회의원 선거자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서
역시 욕심만 많고 머리가 나쁜 외삼촌답게
전혀 독창성이 없다는 비웃음을 민에게 사기도 했다.
그나마 민에게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강원도에 만들어질 내국인용 카지노 개장 사업에 관련된 주사업자로 처가를 선정 받기 위해
백방으로 움직이며 처가로부터도 막대한 자금을 활동비로 지원받고 있는 것이었다.
카지노 관련 그 모든 것이 엄청난 이권이 걸린 문제인 만큼 외할아버지의 라인을 이용하고
또한 외삼촌 자신이 국회의원이 되어 건설분과 쪽으로 직접 움직일 작정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민이 나름대로 정통한 소식통을 통해 알아본 결과 공식적인 선정 과정을 거친다고는 했지만
이미 최종 선정사업자는 훨씬 더 막강한 권력을 배경으로 한 사업자가 있어서
다들 겉으로는 쉬쉬하며 속으로는 이미 거의 끝난 문제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민은 일단 국회의원 선거에서 최대한 반대편 적수를 도와서
외삼촌을 낙선시켜 외할아버지한테서 신임을 잃게 하는 걸 시작으로 하고
그 다음은 외숙모를 통해 카지노 사업에 대한 정보를 흘려
처가 쪽에서도 찬밥 신세로 만들어 양가의 배경이 사라지도록 한 다음
마지막으로 장학재단에 관련된 외삼촌의 비리 증거를 외부로 흘려
외할아버지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삼촌을 희생양으로 해
장학재단사업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밖에 없게 만들 작정이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아마 백수에 무기력한 사람이 되어
거의 폐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민의 계산이었다.
그리고 좀 잔인할 수도 있지만 가능하다면
외숙모를 흔들어 이혼을 하고 새 사람을 찾게 만들어
모든 걸 하루 아침에 잃고 조강지처에게까지 버림받는
실패한 인생을 확실히 맛보게 해 줄 생각이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아직까지는 민의 계획일 뿐이고
어디까지 가능할 지는 모르지만
이미 여기저기에 불씨를 던져 두었기에
그것이 언제 불이 붙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일단은 작은 파탄이 하나 시작되었다.
외삼촌의 비서라는 사람이 찾아온 건 점심시간이 지난 후였다.
거들먹거리는 몸짓으로 명함을 내미는 걸 받아서 살펴보니
외가에서 운영하는 장학재단의 비서실 소속의 어쩌고 하는데
결론적으로 보면 외삼촌의 비서 겸 운전기사쯤 인 것 같았다.
민은 기가 차고 어이가 없어서 쳐다보았다.
도대체 외삼촌이라는 인간은 어떻게 하고 다녔길래
기껏 비서라는 놈이 자신이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남의 회사 사장실에 와서 이따위로 거들먹거리는 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갔다.
“ 그래서?”
“ 아니...이 양반이? 우리 이사님께서...당신을 만나고 싶다고...”
“ 그래서?...”
“ 아니..도대체..당신? 뭘 믿고...”
“ 그래서?..”
“ 크음....그게...”
민은 상대하기가 귀찮아서 그래서 라는 말만 계속 반복했고
그제서야 혼자 떠들던 눈치 없는 비서라는 인간은 뭔가 이상한지 말꼬리를 슬며시 말았다.
“ 저..저희 이사님이 약속을....”
“ 아쉬운 사람이 오라고 해....”
“ 아니..그게 그러면...”
“ 상관 말고 내 말 그대로 전해....아쉬운 사람이 직접 올 것,
분명히 전해...이상한 떨거지들 보내지 말고 직접 올 것...
아니면 용건이 없는 걸로 생각하고 다시는 상대 안 하겠다고....
바쁘니까 그만 나가....”
“ 아니...이것 보세요...”
“ 사람 시켜서 끌어낼까?...”
“ 아..아니요...나갈 거요...나중에 후회나 마쇼...흥...”
“ 빨리 나가기나 해....꼴도 보기 싫으니까...”
민은 외삼촌 비서라는 인간이 나가고 나자 한숨을 내쉬었다.
부하 직원을 보니 외삼촌의 수준은 안 봐도 뻔할 것 같았다.
그런 인간에게 모함을 당해 어이없이 돌아가신 아버지가 불쌍하고
복수를 한다고 이렇게 여러 사람을 끌어들여 일을 벌이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다.
정말 마음 같아서는 그냥 간단하게 사람을 사서 외삼촌을
저 어디 바다 한가운데에다 던져 버리고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싶었다.
외삼촌이 얼굴이 벌개져서 비서라는 인간과 함께 사무실로 들이닥친 건 그로부터 몇 시간 후였다.
말리다 엉겁결에 따라서 쫓아 들어온 당황한 얼굴의 여직원에게
민은 웃어 보이며 걱정 말라고 이야기하고 차를 부탁했다.
“ 남의 사무실에 이렇게 무례하게 쳐들어오다니...
역시 비서라는 인간을 봤을 때 대충 짐작은 했지만 아주 예의라는 건 모르는 사람이군요....
그래서 국회의원을 하겠다니..쯧쯧
내가 지금 이 장면을 찍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겁니까?..그래서 반대편 사람에게 넘기겠다면..?”
“ 뭐..뭐라고? 지..지금 협박하는 거야? 내가 누군지 알고?”
“ 정 현수 씨...자꾸 사람 신경 건드리지 말고 저기 데리고 온 떨거지나 내보내시죠...
별로 유쾌하지 못한 인간인데 눈에 띄게 하지 말고....
그리고 앉으세요...차분하게 이야기 하죠....
뭐 때문에 온지는 대충 짐작하니까....
정말 좀 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몽땅 까발리고 싶은가요? 지금..."
“ 크..흠...이봐..김 비서...자네는 나가 있게....”
“ 네..이사님...”
맞은 편 소파에 앉아 여직원이 가지고 온 차를 여유 있게 마시는 민을
외삼촌은 자신의 비서가 나가고도 한참 동안 노려보다 털썩 하고 소파에 주저앉았다.
“ 네 놈이 뭐길래 감히 우리 수지한테 집적거리는 거야?
뭐야? 돈이 필요해?”
“ 나 참....우습군요....제대로 조사는 해보고 왔나 싶었더니 역시 무작정 쫓아왔군요...
도대체 뭘 믿고 그렇게 무식하게 설치는 지 궁금하군요...
본가의 정치 권력? 아니면 처가의 금력?...
내가 만약 조직폭력배라서 앞뒤 안 가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당신을 죽여버린 다음 산 속에 파묻어 버리겠다면 어쩔 건데요?”
“ 너..너....”
“ 됐습니다...그렇게 파랗게 질려서 금방 실례라도 할 것 같은 얼굴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조폭은 아니니까...단지 함부로 말하지 말란 이야기죠....
길게 이야기하지 말죠...
돈? 웃기지 말아요...최소한 당신보다는 많을 테니...
그리고 수지와 나는 서로 사랑합니다....
당신이야말로 딸 같은 여자와 더구나 마누라가 알고서 쫓아와 행패를 부리기까지 했는데...
무슨 할 말이 있다고 여기 와서 이러는 거죠?
나는 젊고 미혼입니다...그리고 보다시피 능력도 있습니다...
당신 같은 벌레가 수지를 병 들이는 걸 두고 볼 사람이 아닙니다...
경고하죠...나야 정치 같은 것에 관심은 없지만...
나름대로 후원하는 사람도 있고 언론 쪽에도 연줄이 꽤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수지 근처에서 얼쩡대면 최소한 이번 국회의원은 포기해야 될 겁니다...
혼인빙자 간음죄로 법정에 서야 할 지도 모르니까.....”
“ 너..너....이놈...”
“ 그만 나가시죠...그나마 이렇게 예의를 지켜주는 건....
당신을 존중해서가 아닙니다....
나에 대해서 좀 더 제대로 조사했더라면 아마 이렇게 들이치지도 못했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조사해 본다면 내가 이렇게나마 참아주는 이유를 알게 될 겁니다...”
“ 이런 건방진 놈...두고 보자....”
“ 두고 보자..라....정말 누가 두고 봐야 할 지는 곧 알게 되겠죠....정 현수 씨....”
민은 일부러 외삼촌과 수지의 관계를 모르는 척 했다.
외삼촌은 나중에 민의 정체를 알고는 기겁을 하겠지만
아마 결국 수지의 정체를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못할 것이 분명했다.
그 욕심 많은 사람이 수지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자신을 둘러싼 방패막이들이 한 번에 우르르 무너질 게 뻔한 짓을 할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민이 수지에게서 이야기를 듣지 못한 척 함으로써
외삼촌 또한 수지를 더 이상 끌어들이지 못하고 끙끙 앓기만 해야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정체를 외삼촌이 안다고 해도 어차피 자신이 복수를 계획한다고는 꿈에도 생각 못할 테고
외숙모와의 일만 들키지 않으면 끝까지 끌고 가는 데 지장이 없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민은 수지에게 전화를 걸어 외삼촌과의 만남에 대해 간략하게 그 경과를 이야기하며
일부러 불륜 관계로 아는 척을 해서 또 수지의 주변에 나타나면 법으로 해결하겠다고 했기에
아마 다시는 노골적으로 접근하기 힘들 거라는 얘기와 함께
수지에게 외삼촌이 혹시 연락하더라도 자신이 비밀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말하도록 했다.
그리고는 사무실에서 혼자 앉아 허공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 최후의 만찬까지 좋은 꿈 꾸시길...외삼촌...큭큭...’
16-2 장
“ 어라? 연희야...강사 분은 어디 가고 너 혼자야?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저녁 식사를 대접하기로 했던 것 아니야?”
“ 그..그게..오빠...그랬는데....힝~~나 어떡해....”
“ 그래..그래...알았으니까 차분히 이야기 하자...울기부터 하지 말고...”
“ 으응...오빠...그게...”
연희의 도로연수가 드디어 끝나는 날이라서
겸사겸사 저녁 식사를 같이하기로 미리 이야기를 했었다.
전에 연희가 이야기했던 강사가 은근히 연희를 만지고 유혹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둘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 후 결국 그냥 연수를 받기로 했고
민은 은근히 연희를 부추겨 강사와의 모험담을 듣기를 즐기던 중이어서
내심 강사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처음에 민이 연희에게 농담처럼 이야기했듯이
연희가 다음날부터 당장 짧은 치마에 노팬티로 나선 건 아니었지만
민의 예상처럼 강사는 자신의 눈으로 직접 약혼자를 확인하고서도 대담하게
도로연수를 할 때 다시 전에 침범했던 것만큼은 주저하지 않고 연희를 만져
결국 연희는 번번히 팬티와 시트를 적셔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상태로 민을 만나니 번번히 들킬 수 밖에 없었고
그러면 민은 연희를 달래가면서 이야기를 듣고서 흥분해 연희를 덮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연희도 민의 꼬드김에 넘어가 젖는다는 걸 핑계로
운전석에 방석을 깔고 연수를 받는 동안에는 팬티를 벗어 두었으니
강사입장에서는 신바람이 났었지만 절대 만지는 이상은 허용을 안 하니 애가 탔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새 연수가 끝나는 날이 되어버렸고 아예 냉정하게 대했으면 모르겠지만
엄연히 약혼자까지 인사를 시킨 여자가 늘 노팬티로 가랑이를 벌려줄 만큼 밝히는데도
결국은 먹지 못했다는 데에 그 강사는 자존심이 상한 걸까 아니면
연희를 맛보지 않고는 도저히 잊지를 못하겠는지는 몰라도 무리를 하고 만 것이었다
마지막 날이라고 장거리 주행을 해보자며 연희에게 춘천가도를 따라 빠지도록 했고
전처럼 순진한 연희라면 눈치를 못 챘겠지만 민과 뻔질나게 많이 왔던 곳이어서 빤히 알면서도 모른 척
한적한 교외라서 인지 거침없이 자신의 음부를 파고드는 강사의 손길을 연희도 은근히 즐기는 중이었다.
조금 늦은 점심 식사를 하면서 반주를 하던 강사가 연희에게 권하는 한 잔 술을 사양함으로
연희는 민에게서 이미 자주 겪어봤던 잠시 술 깨고 가자는 모텔입성 신공을 자연스럽게 피해버려
결국 뜻대로 안된 강사는 혼자 술을 다 비우고는 얼굴이 벌개져서 입을 다물고 있었다.
식사 후 서울로 올라오는데 조금 취한 것 같던 강사가 갑자기 토할 것처럼 ‘욱욱’ 거리는 통에
연희는 급하게 차를 도로에서 빼내어 숲 쪽으로 세우고는 차에서 내려서
허리를 숙이고 웩웩거리는 강사의 등을 두드려주었지만 나오는 건 없고 소리만 요란했다.
할 수 없이 차 뒷문을 열고 잠시 쉬게 하려고 강사를 눕히는 데
갑자기 강사가 연희의 몸을 안고 뒤집어 뒷좌석에 깔아 눕히고서는
연희의 가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음부를 거칠게 애무하다가
음부가 젖어오고 연희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는 것과 함께 허리를 살랑거리자
지금까지 손으로만 애무해오던 연희의 음부에 처음으로 입을 대고 빨기 시작했다.
연희는 자신의 음부에 닿는 부드러운 혀놀림과
조금은 쓰리게 느껴지는 까칠거리는 수염의 감촉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은 쾌감이 올라와 허벅지를 점점 넓게 벌리고
자신도 모르게 손을 내려 남자의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의 음부로 당기고 있었다.
그런 연희의 행동이 확신을 주었을까
강사는 연희의 음부에서 입을 떼어내고 자신의 바지를 내린 다음
잔뜩 성이 난 자신이 성기를 꺼내 손으로 쥐고서 연희를 내려다보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강사의 입이 자신의 음부에서 떨어질 때
곧 절정에 달할 것 같던 쾌감이 급속히 식으면서 아쉬움과 불쾌감 비슷한 걸 느끼고 있던 연희가
허리띠가 쩔그럭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고 보니 강사가 흉측한 성기를 꺼내 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창 흥분했을 때면 오히려 반기고 손으로 잡았을 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기분으로서는 그것은 흉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연희는 벌떡 일어나 차문을 닫고는 바지가 걸려서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어어’ 하는 소리만 내며 허둥거리는 강사를 뒤로 하고 차를 출발시켰다.
결국 강사를 교외의 한적한 숲 속에다 팽개치고 도망쳐 버렸다는 연희의 이야기를 들고
민은 웃음을 터뜨리며 연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 연희야....그렇게 걱정이 되면 무사한지 전화를 한 번 해봐....”
“ 히잉~그래도 막상 하려니까....좀...그런데....”
“ 좋아..그러면 연결이 되면 날 바꿔줘.....”
“ 응...오빠...”
연희가 전화를 걸어서 여보세요 라고 말한 후 건네준 전화기를
귀에 가져가자 중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이 먼저 자신의 소개를 하고 인사를 하자 조금 당황한 목소리로 대답하던 강사는
연희를 대신한 민의 사과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목소리로
괜찮다고 대답하고는 민이 한 예정대로의 저녁식사 제의에 마지못해 응했다.
“ 아이..오빠...뭐야? 나한텐 물어보지도 않고?....
그렇게 일방적으로 약속하는 게 어딨어?...사람 난처하게....”
“ 왜 곤란해? 재미잖아....
큭큭...덮치려다 바지를 벗은 채 숲 속에 버려진 남자라....”
“ 하지만...그래도 그전에는 나랑....”
“ 괜찮아...너랑 나랑 원래부터 다 알고 있던 일인데....새삼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부끄러워 한다면 그 사람이 부끄러워 해야지....
그리고 내가 그 사람한테 할말이 좀 있어....”
“ 오빠...혹시...”
“ 걱정 마...네가 걱정할 만한 일은 안 해...그냥 쓴 소리 좀 해주려고....”
“ 히잉~~그래도 걱정 돼...”
민은 귀엽게 이맛살을 찌푸리며 걱정하는 연희의 모습에 키스를 하며 껴안아 주었다.
“ 안녕하세요..전에 한 번 뵈었었죠..연희 차에서.....”
“ 네..기억합니다...반갑습니다....”
“ 그 동안 수고하셔서 저녁 대접을 하려고 했는데...
오늘 연수를 하다 사고가 조금 있었다고요?...
연희가 당황해서 그랬던 모양인데 죄송합니다....”
“ 아..아닙니다..천만에요..그럴 수 있죠...”
강사는 민이 그 일을 언급하면서 애매하게 사고라고 표현을 하자
과연 민이 정말로 내용을 아는 건지 아닌지 알 수가 없어
불안한 마음에 어정쩡하게 대답을 하며 연희의 얼굴을 훔쳐보았지만
연희의 표정만으로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
조금은 딱딱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 진 저녁 식사 후에
민이 잘 아는 조용한 술집 별실로 자리를 옮긴 후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민은 옆에 앉은 연희의 벌거벗은 치마 속을 테이블 밑으로 노골적으로 애무하기 시작했고
가끔씩 흘러나오는 연희의 비음과 슬쩍 빼낸 민의 손에 반짝이는 물기는
강사가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뭔가 갈망하는 눈으로 연희를 쳐다보게 만들었다.
“ 하하...그 동안 만지며 즐기던 것을 눈앞에서 다른 사람이 즐기는 걸 보기만 하려니 답답하겠죠?”
“ 네..네? 무슨 말씀이신지?...”
“ 하하...모른 척 내숭을 떠시기는....
제 약혼녀...연희 말입니다....아니 정확히 연희의 이 보지...말이죠....”
“ 헉~~꿀꺽~”
민이 말과 함께 연희의 치마를 들어올려
지금껏 자신이 애무하고 있던 연희의 음부를 강사 앞에 드러내놓자
강사는 자신의 처지도 잊었는지 부끄러워하는 연희를 향해
당장이라도 손을 뻗을 것처럼 흥분해서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 자..이래도 모른 척 시치미를 떼실 건가요?...”
“ 그건...약혼자 분께서 먼저..저를....유혹해서...”
“ 자자...그만 하시죠...
저는 당신을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게 아니니까...
그 동안 하셨을 몇 가지 오해를 풀어드리고 잘못된 점을 잡아드리려고 이 자리를 만든 겁니다...”
“ 저..오해라니요..?”
강사는 처음에 자신에게 어떤 해가 미칠까 강하게 연희가 먼저 유혹한 거라고 우기다가
민이 어떤 책임을 물으려 하지 않는다는 말에 조금 안심을 한 듯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 일단 처음에 당신이 연희를 교육을 핑계 삼아 만지며 희롱했다는 걸 압니다...
아아...그렇다고 긴장하지는 마시고...이야기한 것처럼 책임을 물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동안 있었던 과정을 되짚는 것 뿐이니까.....”
“ 아...네....”
“ 연희가 처음에 그런 일을 겪고 저에게 다 털어 놓았을 때....
저는 연희에게 강제적인 부분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그 다음에 쾌감을 느꼈냐고 물었더니...당신의 솜씨가 좋았던지 꽤나 즐거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 제가 부추겼습니다...즐기라고...그냥 주어진 기회에 부담 없이 즐겨보라고...
짧은 치마에 노팬티? 물론 제가 시킨 일입니다......
연수하면서 당신은 연희의 몸을 만지며 즐기고 연희는 당신이 주는 쾌감을 즐기고....
그리고 나는 연희에게서 그 이야기를 듣다가 흥분이 되어서
우리 두 사람은 더더욱 뜨겁게 사랑을 나누었고.....
뭐..이렇게 된 거죠..다시 말해서 모두 즐거웠다는 겁니다...오늘 전까지는.....”
“ 허~~~어떻게 그런 일이...나는 그런 것도 모르고....”
“ 뭐..그렇게 억울해 할 것 없습니다.....
당신은 이렇게 젊고 예쁜 더군다나 저 같은 약혼자가 있는 남의 여자의 보지를
맘껏 만지고 쑤시며 짜릿하게 즐기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마지막에 당신은 욕심을 냈더군요....”
“ 그건..당신 약혼녀가 유혹을 해놓고는 마지막에...”
“ 당신이 잊은 게 있군요.....
연희와 그간에 즐길 수 있었던 건 연희가 당신의 유혹에 푹 빠져서도 아니고...
그리고 내가 연희에게 그렇게 하라고 시켜서도 아닙니다....
오직 연희가 스스로 그렇게 즐기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연희가 싫다고 했으면 진작에 강사를 바꾸었을 겁니다....
그리고 오늘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애초에 그럴 마음이 전혀 없던 연희에게 기회를 만들어 그럴 기분이 들게까지 한 건 훌륭했습니다만....
마지막에 성급하게도 연희를 자기 여자가 다된 것처럼 생각하고 쉽게 다루는 바람에..
연희가 그런 기분에서 깨어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연희의 이야기를 들으니 거의 절정에 오르기 직전이었다고 하더군요....
당신이 조금만 더 연희를 이끌었더라면 연희가 스스로 안겼을지도 모릅니다....”
“ 나..난 그런 줄 전혀 모르고....연희씨...저에게 다시 한 번...”
“ 쯧쯧...아직 이해를 못하는군요....당신은 이미 기회를 놓친 겁니다...
우연히 저 같은 특이한 약혼자를 둔 연희라는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
평생 한 번 누릴까 말까 한 꿈 같은 기회를 당신은 욕심으로 놓친 겁니다...
연희와 저는 이제 저희들의 생활로 돌아갑니다....
거기에 당신이 끼어들 자리는 당연히 없습니다...
그냥 지금까지의 경험이나마 행운으로 생각하세요....”
“ 하지만...하지만...이대로는.....”
강사는 아직도 미련이 남은 듯이 연희와 민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 그러면..당신의 부인을 이리 데려오실 수 있나요?...지금 당장....”
“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제 아내를 왜?”
“ 말 그대로 당신의 부인을 이리 데려와서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당신이 연희를 유혹하는 동안 제가 당신의 아내를 유혹하게 할 수 있냐는 겁니다...”
“ ...제 아내는 나이도 많고...예쁘지도 않은데....왜...”
“ 제가 묻는 건 그런 게 아닙니다...
지금 연희에게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싶다면 당신 아내를 상대로 나에게도 기회를 달라는 거죠..
아..그리고 썸씽이 생기고 난 다음에는 제가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상대가 원한다면 끝까지 갈지도....
어떻습니까? 다시 한 번 시도해 보실 겁니까?
그리고 미리 말씀 드리지만 연희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저도 모릅니다.....
호의적일지 거부할지는....연희는 제 인형이 아니니까요....”
자..이제..대답해 보시죠....어떻게 할겁니까?”
“ 크윽....죄송합니다......”
“ ...제가 이런 말을 한 건 당신의 각오를 말하는 겁니다...
아마 당신은 연희뿐만이 아니라 여러 여자들과 그런 경험이 있겠죠...
그걸 탓하는 게 아닙니다....
당신이 그럴 때 똑같이 여자도 당신과 같이 즐길 권리가 있다는 겁니다...
남자가 여러 여자와 바람을 피며 즐긴다면
자신의 여자가 여러 남자와 바람을 피는 걸 알아도 인정해 줄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 마음이 있었다면 오늘 당신이 연희에게 조급하게...
더군다나 약간은 강제적으로 그럴 일이 없었겠죠....
여자를 정복할 대상이 아니라 같이 즐길 파트너로 봤을 테니....
그리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자신이 뿌린 씨앗은 돌아올 겁니다...
그러니 제가 말한 것 같은 각오를 가지시던지 자신이 없으면 자제하세요....
이게 제가 한 경험으로 비추어 당신에게 드릴 수 있는 마지막 충고입니다....
저는 연희와 다른 제 여자에게 그런 마음으로 대하고 실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미 겪어보셨으니 구태여 설명까지는 필요 없겠지만.....
그러면 그 동안 수고하셨습니다..안녕히 가세요.....”
“ 안녕히 가세요...강사님....”
“ 네....”
힘없이 어둠 속으로 터벅터벅 걸어 사라지는 강사의 뒷모습을 보면서 민은 연희를 껴안고 싱긋 웃어주었다.
“ 오빠~~”
“ 응..왜?”
“ 헤~~나 사실 조금 걱정했는데...역시 오빠는 멋쟁이야.....
정말 내가 반하지 않을 수가 없어.....흐응~~”
“ 흐음~~네가 갑자기 아부를 하는 걸 보니깐....
너...오늘 종일 몸이 달아오르기만 하고 식힐 기회가 없어서 그러는구나?...
맞지?....너 지금 하고 싶어 죽겠지?...”
“ 아이참...오빠는 만날 그래?...내가 좀 진지해 보려고 해도....
음..물론...쬐금 하고 싶기는 하지만....히잉~~오빠 우리 빨리 집에 가자...응?”
“ 그래..그럴까? 간만에 엄마랑 셋이서?...
자 그러면 장모님한테 전화를 먼저 해야지? 내가 할까?”
“ 안 돼...내가 할 거야....창피해...오빠가 전화하면....”
“ 알았어...자 출발...~~”
“ 응....”
16-3 장
아홉 수에는 하지 않는다며 조금이라도 더 버티려 했던 누나와
그래도 여자가 이십 대와 삼십 대는 이미 그 값부터 배가 차이 난다며 속행하려는
현정 누나의 엄마와의 싸움은 결국 모친의 승리로 돌아가
현정 누나는 1900년대의 마지막을 얼마 앞두지 않은 어느 날 결혼식을 올렸다.
아무리 이미 신랑도 잘 알고 있는 사이라고는 하지만
곧 결혼식을 올릴 현정 누나가 민을 보자마자 덥석 안아버려
신부 대기실에 있던 주변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지만
민을 안고 울음을 억지로 삼키는 누나의 떨림이 전해져 올 때
민은 조심스레 손을 올려 누나의 등을 쓰다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두 사람 사이에 얽힌 가슴 아픈 사연을 대충 분위기로 눈치챈 신부 친구들이
친구 한 사람만 남고(아마 혹시나 있을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한 것 같은)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리고 신부 대기실 문이 닫히자마자 현정 누나는 민에게 키스를 하며 매달려왔다.
뜨겁게 민의 입 속을 드나드는 누나의 혀를 빨아들이다
누나의 손이 아래로 내려와 커지기 시작하는 민의 성기를 잡자
정신이 든 민이 조심스럽게 누나를 떼어내고 눈물이 글썽거리는 눈을 보면서
입술화장이 번진 모습에 조심스레 입가를 닦아주며 옆에서 지켜보던 친구를 돌아보자
그 친구는 민에게 살짝 웃어주고는 화장품 가방을 가져와 다시 화장을 정리해주기 시작했다.
역시 모델이어서 인지 화장을 하는 솜씨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못지 않게 능숙하고 세련되어 보였다.
친구가 화장을 다시 만지는 동안 옆에 앉은 민의 손을 꼭 잡고 있던 누나가 민에게 속삭였다.
“ 민아..나 어떡해?...우리 이대로 도망가 버릴까?...흑...”
“ 아휴~~언니..제발 그만 좀 울어....
화장 전에 다 울어둘 것이지....쯧쯧...”
“ 야이..계집애야....넌 지금 누구 가슴에 불을 지르니?...흑흑...”
“ 아아..미안..미안...언니..맘껏 울어..책임지고 결혼식 전에 원위치 시켜줄 테니...
그냥 좀 웃어보라고 그랬더니......
아이..답답해...정말 그냥 도망가버려..둘이....
민씨라고 했죠?...언니 데리고 갈 수 없어요?...”
“ 현정아...정말 괜찮겠어?...후회하지 않겠어?...
난 네가 원하는 울타리를 만들어주진 못할 거야....
하지만 널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만은 변하지 않을 거야...
가자..일어서.....”
“ 민아....흑....”
“ 어머..어머...정말로 사고를 치려고 하네....
언니...이 남자 정말 짱이다....멋져....부럽다 언니....”
“ 민아...아니야...그냥 내가 투정부린 거야....
내가 스스로 제일 잘 아는 걸?...나는 그렇게 못살 거라는걸....
그냥 가정을 꾸리고 잘 살아볼 거야....
그리고 그때 가서 아니다 싶으면 너한테 달려갈 거야...네가 언제까지라도 받아준 댔으니...”
“ 휴~~현정아..정말 너를 이렇게 보내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 괜찮아..정말이야...좀 전엔 투정이기도 했고...네가 정말 날 기다려줄까 조금 의심도 되고....
그래서 겁이 나기도 했었나 봐...하지만 역시 내가 사랑한 남자는 날 실망시키질 않네...
이제는 용기가 생겼어.....날 잊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어....조금만 기다려...금방 갈게...”
“ 언니~!! 이..이게 뭐야?...아무리 내가 입이 무겁다지만....너무 하잖아?..
결혼식 하는 새 신부가 대놓고 바람 피겠다고 선언하는 걸 지켜보게 되다니....참...”
“ 현정아....널 믿을게...알았어....
참...이 분은 소개 안 시켜줄 거야?”
“ 으응....알아도 별로 인생에 도움이 안 될 것 같고....
이 계집애가 처음 널 볼 때부터 눈초리도 수상하고...그래서 고민 중이야....”
“ 쳇...뭐야? 자기애인 좀 띄워줬더니 아주 착각을 하네...
안녕하세요? 전 초희 라고 해요....저번에 잠깐 뵜었죠...얼굴은 못 봤지만...호호....”.
“ 아~~그러면 그때....”
민은 초희의 목소리가 왠지 귀에 익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초희가 장난스럽게 들어 보이는 손을 보고서야 파티 때 어두운 방에서
자신의 성기를 잡아오던 부드러운 손길이 생각나 얼굴을 붉혔다.
“ 어머~~완전 바람둥이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순진한가 봐....귀여워...호호...
언니...어쩌지?...언니 좀 전에 고양이한테 생선가게 맡긴 것 같은데....”
“ 이 계집애...죽어....그랬다가는.....”
“ 킥킥..알았어....언니가 이렇게 변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농담도 못하겠어....”
“ 두 분이 굉장히 친한가 봐요....저번에도 그렇고.....”
“ 킥킥...사실 저번에는 좀 놀랬죠?...
언니랑 나랑은 모델데뷔 동기에요....신인 때부터 단짝이었죠....
제가 언니보다 나이가 적어서 그냥 언니라 부르고 친해졌어요...
원래는 이쪽은 기수를 철저히 따져서 그러면 안 되지만....나중에는 그냥 넘어갔어요....
그래서 언니랑 나랑은 서로의 비리에 대해서 아주 자~알 알죠...
혹시나 언니의 과거 남자들에 대해서....읍읍..”
“ 너...그만 안해?”
“ 현정아...그만 해...나중에 네가 직접 들려줘....나 궁금해....
너도 알다시피 나 그런 거에 집착하는 편 아니야....
그냥 궁금하고....그리고 내가 좀 이상한지 몰라도 그런 거 들으면 짜릿해져...
흐흐...아마 너한테 그 이야기 들으면....아마 나는 너를 당장에 확 덮칠 걸?”
“ 어머나~~터프 해라...마음도 넓고....점점 마음이 쏠리는 걸....”
“ 초희 요년아...찬물 먹고 속 차려....
너하곤 비교도 안 될 영계가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어.....
너도 알지 이번에 스쿨 졸업한 애들 중에...눈에 확 띄던....수지라는 애....”
“ 어머..걔를? 정말 손도 빠르네? 언니를 잡고 있으면서 언제?...
쳇..언니 정도라면 한 번 도전해 볼만 했는데....”
“ 뭐? 나 정도면? 이게~~”
“ 하하..두 사람 보고 있으니 내 마음이 다 즐겁네요...
초희씨 고마워요....현정이 우울하던 마음을 가볍게 해주려고 애써주셔서....”
“ 언니...나 어쩌지...농담이 아니라...이 남자 점점 마음에 들어.....”
“ 초희야...나도 농담이 아니라...충고할 게....아서라....상처 입을 거야.....
네 성격에 좋아하는 사람은 독점해야 하잖아?
넌 민이 근처에 가면 무조건 상처 입어....
내 느낌으론 수지 뿐만이 아니야....분명 쟤 주변에는 여러 여자가 있어....
난 초희 네가 나처럼 상처받는 거 보기 싫어...
그리고 너는 나같이 타협할 성격도 아니잖아....애초에 시작을 말아....”
“ 쳇..재미없네....농담으로라도 밀어주는 시늉도 안 해?...알았어..포기할 게..포기...”
민은 말없이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며 현정 누나의 말에 가슴이 뜨끔하기도 했다.
역시 여자의 육감은 무서워서 전혀 내색하지 않던 현정 누나가
거의 정확하게 그것도 확신하듯이 말을 하는 걸 보고 가슴이 섬뜩했다.
초희는 귀여우면서도 남자에게 살살 안기는 느낌을 주는 묘한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여자였다.
누나와 이야기를 하며 민을 한 번씩 쳐다볼 때 발그레한 눈가로 물기가 촉촉하니 느껴지는 게
성욕을 자극하는 느낌이어서 민도 현정 누나가 있는 자리에서 표가 날까 좀 난감했다.
다행이 시간이 많지 않아 곧 있을 결혼식을 위해 마지막 준비를 해야 했고
민은 현정과 아쉬워하는 눈빛을 교환하며 신부대기실을 빠져 나왔다.
수지에게 미리 이야기하여 수지는 오지 않기를 잘 한 것 같았다.
신부화장에 웨딩드레스를 입어서 예쁘지 않은 여자가 없다지만
현정 누나는 자신의 직업을 과시라도 하듯이 너무나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이었다.
어깨와 목이 깊이 파인 새하얀 드레스와 면사포가 우아한 몸매를 돋보이게 하고
사뿐사뿐 걷는 모습은 아마 현정 누나가 지금까지 해왔던 숱한 그 어느 무대보다
더욱 돋보이고 아름다웠을 거란 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주례사가 있고 마지막 결혼 서약을 할 때
민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며 목구멍에서 소리가 나오려는 걸 참아야만 했다.
그리고 현정 누나의 입에서 잠시 멈칫한 후 흘러나오는 맹세에 맥이 풀어지며 주먹을 풀었다.
그때 누군가가 살며시 손을 잡아와 고개를 돌려보니
언제 와있었던지 초희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켜 보고 있어
민은 살짝 웃어주고 걱정 말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민은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신랑과 신부가 같이 부르는 소리에
어쩔 수 없이 사진을 찍고서 그 후에는 초희에게 잡혀 피로연 자리까지 끌려가고 말았다.
민은 사람들 사이에 그렇게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없어 구석에 조용히 있자
초희가 다른 일행들에게 뭔가를 이야기한 후 민과 같이 있어주었다.
민과 초희는 민의 착잡한 심정을 초희가 배려해서인지
조용히 서로의 잔이 비면 술을 따라 주면서 주변의 시끄러운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보내고 있었다.
갑자기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고개를 돌려보니 신랑신부가 도착을 한 것이었다.
민은 자신을 부르는 신혼부부에게 가서 합석 제의를 사양하고는
간단하게 축하 인사만 하고 자신의 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결혼식 피로연에서 의례히 이루어지는 신부를 대상으로 한 짓궂은 게임을 치르느라
신랑에게 키스를 하고 신랑의 팬티 속에 손을 넣어 더듬는 현정 누나를 보면서도
민은 술이 취해갈 뿐 별다른 감정의 동요를 못 느끼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때 갑자기 손이 눈앞을 가려 돌아보니 초희가 손수건을 내밀고 있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멀뚱거리며 바라보자 초희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손을 뻗어 민의 눈과 뺨을 닦아줄 때야 자신이 울고 있었다는 걸 안 민은 허둥거렸다.
그런 민을 말 없이 지켜보던 초희가 민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 왜? 어딜 가려구요?”
“ 민씨..이제부터 조용히 제가 하는 대로 가만 있어요...소리도 내지 말고.....”
그리고 초희는 민을 데리고 밖으로 나와 복도의 여자화장실로 가서
잠시 살핀 후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는 안으로 들어가 빈칸에 민을 집어 넣으며
문고리를 잠그고 자신이 부를 때까지는 절대 열지 말라고 했다.
민은 궁금했지만 초희가 시킨 대로 문고리를 잠그고 있으면서
몇 몇 사람들이 드나드는 소리를 들으며 등에 식은 땀을 흘렸다.
과연 들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변태라고 난리가 나고 잡혀가겠지?
그때 작게 초희의 목소리가 들리고 민이 반가운 마음에 문을 열자
초희와 함께 현정 누나의 얼굴이 보이고 곧 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와 문을 잠갔다.
“ 이게 무슨?”
“ 민씨..언니..두 사람 잘 들어...나도 내가 지금 뭘 하는지 잘 모르겠어...
하지만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었어....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야...
시간이 얼마 없어, 나랑 둘이 화장실 온 거로 되어 있으니깐....
민씨, 잘 들어요..언니 여기서 나가면 얼마 안 있다 바로 공항으로 가야 해요....
지금부터 길어야 10분이에요...어떻게 쓸지는 알아서 해요....
그리고 여기에는 제가 같이 있어야 만약의 경우에도 문제가 없어요....
뭘 망설여요?...시간이 흘러가요...잊었어요?...
두 사람은 내 앞에서 이미 할 짓 못할 짓 다했었어요....”
초희의 마지막 말에 민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맞았다. 그때 파티에서 민과 현정은 초희 앞에서 서로의 성기를 애무하고 섹스를 나누었었다.
민이 누나에게 키스를 하며 치마를 걷어 올리자 누나도 민의 바지를 열고
급히 성기를 꺼내 손으로 잡고서 자신의 음부로 이끌었다.
누나는 한 다리를 좌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