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역) 망상의 가면(1~5)
(일/번역) 망상의 가면
원작자 : 철단 격자
1. 한 여름밤의 꿈
여름 축제의 밤.
노점의 등불과 사람들의 소란스러운 소리.
독살스러운 원색으로 색칠해진 플라스틱의 가면이 늘어서 있고,
솜사탕의 달콤한 냄새가 희미하게 근처를 감돌고 있다.
혼잡한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유카타 차림의 한 여자와 엇갈렸다.
(저 여자는 내 아내가 아닌가?)
나는 그 여자의 뒤를 쫓아갔다.
여자는 축제의 혼잡한 인파속을 빠져나가,
어딘지 쓸쓸한 신사의 뒤로 급하게 걸어 간다.
인기척이 전혀 없는 신전의 안쪽 깊숙한 곳.
침엽수가 무성한 깊은 숲속에서,
여자는 유카타가 내려가 어깨를 들어내고 있었다.
어둠 속의 남쪽 하늘의 달빛에 비춰진,
여자의 흰 등허리가 떠오른다.
그 뒷모습을 나는 멍하니 바라 보고 있었었다.
(유미코....)
무심코 아내의 이름을 부르려고 했을 때,
갑자기 나무 그늘로부터 한 남자가 나타났다.
남자는 여자를 배후로부터 꽉 껴안았다.
달빛을 받으며 몸을 서로 섞고 있는 남자와 여자.
불안감에 몰린 나는, 저 여자가 아내인가 재차 확인하려고,
살그머니 어둠속에서 포옹 하고 있는 두 남녀에게 다가갔다.
남자의 팔이 감아 붙은 여자의 등 넘어로,
나는 떨리는 소리를 짜냈다.
「유··, 유미코인가?」
천천히 여자가 뒤를 돌아 보았다.
달빛에 여자의 얼굴이 비쳐졌다.
하지만 여자는, 노점에서 팔고 있던
여우 가면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2. 남편의 독백(1)
또 똑 같은 꿈을 꾸었다.
매일 저녁, 똑같은 꿈을 꾼다.
그리고 매일 아침,
여우 가면을 감싼 여자가 뒤돌아 보는 순간 눈을 뜬다.
Freud의 꿈진단을 기다릴 것도 없이,
나는 자신의 억압된 욕망 때문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것은,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안기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런 비뚤어진 성 충동과 다름없다.
세상에서 변태라고 업신여겨지는 성욕이,
나의 마음을 침식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기억을 더듬으니, 중학생의 무렵에 본 텔레비전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 오른다.
타이틀이나 출연자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씬만은 지금도 선명히 소생해 온다.
젊은 부부가 사는 맨션에,
두 명의 강도가 들어온다고 하는게 대강의 줄거리였다.
부부를 칼로 위협하고 금품을 빼앗은 후,
속박된 남편의 앞에서, 욕정한 남자들이 젊은 아내를 강간해 버린다.
처음에는 저항하고 있던 젊은 아내도,
집요한 강도 두 명의 고문과 남편에게 보여지고 있다는 배덕감으로,
결국에는 몸을 진동시키며 몸부림치며 절정에 이른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진부한 스토리이지만,
사춘기의 한가운데에 있던 나는, 터무니 없는 충격을 받았다.
고통으로부터 쾌락으로 변해가는 여자의 표정.
몸의 열락에 거부하지 못하고,
남편의 앞에서 범해져 가면서도,
강도의 등허리에 손을 돌려 끌어 안아 버리는 젊은 아내.
그리고 믿고 있던 아내의 정조가,
여자의 추잡한 성에 유린되는 것 을 지켜보는 남편.
나는 드라마 속의 남편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 시키고 있었다.
심리적인 설명은 피하고 있었지만,
나는 마음속에서는 검은 유열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육체의 쾌락으로 전달되어 뇌 골수가 저려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 충격적인 외곡된 성의 각인은,
고등학교로부터 대학시절, 사회인이 되고 아내와 만날 때까지
마음 속 깊은 곳에 봉인되어 지내 올 수 있었다.
그것은 청년기의 건강한 육욕이었다.
나는 만나는 여자의 아름다운 여체에 도취했다.
백자와 같이 매끈한 피부가 그려내는 곡선미와 촉감.
식충 식물과 같이 달콤한 방향을 발하며 남자를 휘어잡는 꽃잎.
나는 육체의 쾌락에 빠져 지내며,
마음속 깊은 곳에 조각되어 각인된 것을 잊고 있었다.
아내와 처음 만났던 것도 15년전의 일이다,
내가 27살, 아내 유미코가 23살의 해였다.
나는 중견 제약회사의 세일즈맨,
유미코는 같은 오피스에서 경리로서 일하고 있었다.
유미코는 아직 어린 티가 남은 천진난만한 용모이면서도,
유방의 풍만함이 남자들의 눈을 끄는 여자였다.
그런 나이스한 바디와는 정반대로, 만사 조심스럽고 얌전한 유미코는,
남자 사원으로부터 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다.
3.남편의 독백(2)
라이벌을 모두 떨어뜨리고, 나는 유미코를 차지했던 것이다.
그 풍만한 유방을 독점했던 것이다.
승자에게의 포상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투명할 만큼 희고 매끈한 피부, 잘록하게 들어간 웨스트,
긴장된 탄력이 넘치는 힙라인.
마치 라틴계의 여자가 아닌가 혼동할 만큼,
유미코의 육체는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유미코는 나를 만나기 전에는 남자를 전혀 몰랐다.
외모만 보면, 화려하고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라고 착각 할 것 같지만,
부모님이 모두 교사 출신답게, 그 성격은 명랑하고, 남자에게 온순한 타입이었다.
아무런 고민없이 나는 유미코와 결혼을 했다.
유미코는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주부가 되었다.
딸 아이미가 태어나고 나서도,
내가 생각한 대로 현모양처상을 발휘해,
모두가 부러워할 정도의 원만한 가정을 구축해 주었다.
행복한 가정 생활.
하지만 속마음에 깃들인 성의 각인은,
암 세포와 같이 조용한 증식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변화를 눈치챘을 때,
나는 완전히 검은 망상에 몸도 마음도 지배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그 망상은 나에게 명령한다.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안기는 모습을 보고 싶다」
물론 나는 유미코를 사랑하고 있다.
아내로서도 어머니로서도 부족할 것은 없다.
유미코는 생애의 반려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여자이다.
몸매도 아이미를 출산하고 나서 농염함을 더해,
삼십대 후반의 한창 나이의 여자에게 적당한 육덕짐이 더해 졌다.
보다 풍요롭게 된 유방은 물론,
웨스트에서 힙에 걸쳐 살이 조금 찐 피부는,
최상의 감촉을 느끼게 해 준다.
나는 번민 한다.
왜 나는 사랑하는 아내를 타인에게 맡기고 싶은거지?
악마와 거래하는 것으로,
내가 손에 넣을 수 있는 검은 희열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하지만 나는 주저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내를 타인에게 안게 하는 등의 일들은,
망상의 세계에서는 용서되어도,
현실의 세계에서는 미친놈으로 밖에 생각될 리가 없다.
무엇보다, 유미코가 그런 변태 행위를 받아 들여 줄 리가 없다.
반대로, 아내가 받아 들여준다고 해도,
제일 곤란한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망상은, 이성으로 억제할 수 없었다.
나는 매달리는 생각으로 같은 망상을 가지는 동료를 찾았다.
부부 교환 파티·3 P·윤간--
나는 잡지나 사이트를 뒤지며 은밀하게 연구를 거듭했다.
우선은 상대할 남성의 확보가 필요했다.
유미코가 호의를 가질 수 있는 남자가 아니면 안되고,
내가 신뢰의 둘 수 있는 남자가 아니면 안된다.
그리고 교묘한 시나리오가 요구된다.
극히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유미코가 몸을 그 남자가 맡길 수 있도록,
용의주도 하게 준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그런 망상을 감추고, 실행할 때를
초조해 하지 않고 기다렸다.
그리고 나는 42살을 맞이하고,
성의 심연에의 첫발을 내디딜 절호의 찬스를 얻었던 것이다.
4.아내의 독백(1)
「서든은 좋아합니까?」
딸을 재워 두고 리빙으로 돌아온 나는,
취기가 올라 얼굴이 붉어진 키요카와군에게 묻고 있었다.
「결혼전에는 자주 듣고 있었어요.
이렇게 보여도 바다를 아주 좋아하는 소녀였던걸요」
「··소녀?」
「응 , 바보취급 해. 나도 20년전은 신선한 여고생이었던 걸.
아, 쇼난의 바다가 그립다·· 지금의 여자 아이들 같이, 하이레그 수영복으로 걷고 싶네요.
반드시 많은 남자들이 뒤돌아 보고, 얘기하지 않을까?」
「여기는 온천탕이 아니야」
「벌써, 또 늙은이 취급해!」
키요카와군은 배를 움켜 쥐고 웃었다.
근심이 없는 웃는 얼굴에, 까다로운 남편도 끌려 웃고 있다.
그런 두 명을 보고, 나도 화가 나기는 커녕 웃어 버렸다.
키요카와군은 남편의 부하직원으로, 26살이 되는 호감이 가는 청년이다.
아직 독신 아파트 생활로, 가끔씩은 가정의 맛이 그리울 것이라고,
남편이 우리 집에 데려 온다.
장신으로 홀쭉한 체격, 갖추어진 깨끗한 얼굴 생김새,
필시 OL들에게는 인기가 있겠지.
성격도 밝고, 언제나 익살스러운 농담을 해 사람을 웃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 아이미도, 키요카와군이 집에 오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전업 주부이므로, 젊은 남성과 분별없게 이야기할 기회는 없다.
키요카와군의 내방을 제일 기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은 나일지도 모른다.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키요카와군이 가방에서
2매의 종이조각을 꺼냈다.
「쟈~, 실은 서든의 티켓이 손에 들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별로 콘서트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꽤 귀중한 티켓이에요」
「와우, 멋져!?」
「언제나 손수 준비한 요리를 맛있게 먹고있는 답례입니다.
티켓은 2매 있기 때문에, 타구치 과장님과 함께 가 주세요」
나는 뛰어 오를듯이 기뻣다.
한편, 남편은, 와인 글래스를 기울이면서,
흥미 없는 것 같이 손을 좌우로 내저었다.
「아, 나는 안가. 저런 시끄러운 것은 성에 맞지 않는다.
오카 하루오라든지 후지야마 이치로라면 좋지만··」
「과장님··그 사람들의 콘서트는, 이번 기회가 아니면 갈 수 없어요」
「그렇다면 그렇지만·· 그러면 미안하지만 키요카와, 유미코를 데려가 줘.
나는 아이미를 보살펴 주고 있을께···」
놀랐던 것은, 폭군 같은 남편이 집보기를 자처하고 나왔다.
그렇지만 나는 서든 콘서트를 거절하려고 했다.
기쁜 키요카와군으로부터의 선물이었지만,
남편과 아이미를 남겨두고 외출은 한다게는 마음에 걸린다.
나에게는, 키요카와군의 마음과 남편의 동정심만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키요카와군은, 그런 나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다.
「좋습니까? 이렇게 미인인 부인과 둘이서 데이트를 해도」
「미인이라고? 키요카와, 너 한 번 안과에서 진찰을 받는 것이 좋아」
나는 남편을 곁눈질로 찾아냈다.
모처럼 남편을 조금 다시 보았는데,
그 시시한 개그 덕분에, 나의 감동은 완전히 식어 버렸다.
「키요카와군, 이런 아줌마라도 정말로 데이트 해 주는 거야?」
「물론, 영광입니다.그렇지만 타구치 과장님, 콘서트의 밤,
부인을 집에 돌려 보내지 않을지도 몰라요」
「염려말라고. 며칠 밤이라도 빌려줄테니」
그렇게 농담인 체 대화를 나누는 동안,
키요카와 군과 나의 콘서트 행은 실현되었다.
5. 아내의 독백(2)
콘서트 당일인 토요일.
「유미코, 대단히 정성스럽게 화장을 하고 있잖아」
회사가 휴일이라 회사에 나가지 않은 남편이 나를 놀렸다.
확실히 그럴지도 모른다.
오랫만에 약간 진한 듯한 화장을 하고,
젊고 화려해진 원피스를 몸에 걸쳤다.
상대는 남편의 부하 직원인, 키요카와군이다.
나이 차이가 나는 남동생과 같은 존재로, 따로 의식할 필요도 없는데,
나는 왜일까 두근두근 심장이 떨리고 있었다.
나는 중학교·고등학교를 모두 여자학교로 보냈다.
그러니까 남성에 대해서는 면역이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교제한 남성은 여러명 있었지만,
몸을 허락하는 관계가 된 것은 지금의 남편뿐이었다.
아이가 있는 주부인데 이상한 이야기지만,
남편 이외의 남성과 단둘이서 데이트를 하다니
38세의 아줌마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긴장되는 일이다.
시부야에서 키요카와 군과 만나기로 했다.
한달에 2, 3번은 집에서 만나고 있는데,
둘이서 나란히 걸으면서, 재차 신장의 차이에 놀랐다.
「키요카와군, 신장이 몇 센치야?」
「180 이에요」
「와, 그렇게 컸어」
내가 놀라 올려보자, 키요카와군은 씨익 웃었다.
「후후, 부인·· 실은 큰 것은 신장만으로는··」
「····」
딱 얼굴의 붉어지는 것을, 스스로도 느꼈다.
평상시라면 은근하게 통과시켜버릴 말이지만,
둘이서 있으면, 이상한 의식을 해 버리는지도 모른다.
콘서트는 매우 멋졌다.
작은 공연장에서의 연주였으므로,
생음악으로의 서든을 가까이서 만끽할 수 있었다.
가사, 육아, 모두를 잊고 나는 경쾌한 리듬에 몸을 맡겼다.
공연장의 밖에 나와도, 아직 나는 여운에 취해 심취하고 있었다.
키요카와군이 뿌옇게 되어 있는 나의 손을 잡았다.
「지금부터 식사라도 어떻습니까?」
「네, 그렇지만, 저, 남편이··」
나는 갑자기 손을 잡아져 횡설수설하며 우물거릴 뿐이었다.
「 아직 9시에요, 괜찮아요. 너무 배가 고픈게 아닙니까?」
「··예」
웃는 얼굴의 키요카와군 에게 이끌리고,
나는 멋을 부린 이탈리아 요리점에 들어갔다.
젊은 남녀가 모이는 비쌀거 같은 가게였다.
서투른 나는 머뭇거릴 뿐이었지만,
키요카와군은 당당히 에스코트 해 주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조금 얄밉게 생각되었다.
나보다 13살이나 연하인데,
여자 아이와 놀러다니는데 익숙해 져 있는 것이 틀림 없다.
「자주 애인과 이런 가게에 오고 있겠지요?」
「왜, 신경이 쓰입니까?」
평상시와 다른 진지한 눈으로,
키요카와군 가만히 나의 얼굴을 응시한다.
나는 당황해서 시선을 테이블에 떨어뜨렸다.
(와, 나도 참, 무슨 말을 하고 있어··)
스스로도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키요카와군에게 질투를 느꼈던 것이다.
남편의 부하직원인 일도 잊고,
나는 키요카와군을 한 명의 남자로서 의식하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