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역]여름이야기 22
──흰 엉덩이가 흔들린다.
샌들이 모래를 밟을 때마다, 노출된 대퇴부는 형태를 바꾸면서, 흔들린다.
충분히 칠해진 오일 덕분에 엉덩이가 반짝반짝 빛난다.
살집이 두터운 엉덩이를 나누고 그 중심에 먹혀든 끈은 양쪽에서 밀려오는 하얀 반구의 틈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가 숨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에로틱한 경치를, 카즈오는 파인더 너머로 보고 있었다.
네모난 액정화면 가득 흔들리며 춤추는 거대한 엉덩이가 비치고 있다.
「 더, 천천히 걸어」
얼굴을 올리고, 백사장을 걷는 마사요에게 지시했다.
마사요가 발을 멈추고 뒤돌아 본다.
선글래스에 숨은 눈은 볼 수 없지만, 입초리가 불쾌함을 나타내고 있었다.
마사요에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는 명목으로 즐기고, 카즈오가 선택한 놀이가 촬영이었다.
집으로부터 꺼낸 HD비디오 카메라를 꺼내 거부하는 뜻을 담아 얼굴을 돌리는 마사요를 억지로 비치로 데리고 나갔던 것이다.
물가를 걷도록 지시하고, 마사요의 뒤에서 카즈오는 카메라를 돌리며 예상 이상의 즐거움에 열중하고 있었다.
옆을 지나치는 젊은 커플이 불쾌한 시선을 마사요와 카즈오에게 보냈다.
비키니 차림의 아가씨가 「뭐야?」라고, 들으라는 듯 냉소적인 소리를 높인다.
마사요가 뺨이 상기되고 얼굴을 숙이려는 것을 카즈오는 놓치지 않고 촬영했다.
「신경쓸 것은 없어」
젊은 커플이 멀어지고 나서, 카즈오는 얘기했다.
「아줌마가 너무 요염해서, 질투하는 거야」
「실제로, 남자 쪽은 도취한 눈으로 아줌마를 바라보고 있었어. 여자의 앞이라서 제대로 보지 못했을 뿐이야」
마사요를 걷게 하고 촬영을 시작한 후 같은 반응과 시선을 몇 번이나 받고 있었다.
마사요의 훌륭한 여체와 대담한 수영복, 카즈오의 행동 눈에 띄지 않을 리가 없었다.
원래, 카즈오는 과시한다는 의식이 있다.
지난 번에 간 K바닷가와 달리 행락지로서 알려진 이 비치는, 젊은 남녀가 많다.
화려한 수영복차림도 눈에 띄고, 안에는 마이크로 비키니 등 마사요 이상으로 대담하게 피부를 노출한 여자도 있다.
「아줌마가 제일이다」
카즈오는 단언한다. 풍염하게 무르익은 육체에, 대담한 수영복에서 넘쳐 흐를 것 같은 육감적이고 뇌쇄적인 관능미는, 단지 스타일이 좋은 것뿐인 젊은 아가씨들이 흉내낼 방법이 없다.
「해변의 퀸이구나」
푸르게 빛나는 수면으로 얼굴을 향하여 있던 마사요가, 카즈오를 보았다.
「……언제까지, 계속하는 거야?」
피곤함과 수치심이 뒤섞인 목소리는 카즈오의 뜨거운 칭찬 따위에게, 전혀 끌린 모습은 없었다.
「 이제, 돌아가」
「미카미에게?」
빈정대는 듯 카즈오가 되물으면, 마사요는 잠자코 희미하게 탄식했다.
변함 없이 선글래스로 눈은 가리고 있지만, 감정은 또렷이 전해져 온다.
더 이상 불필한 주목을 받는 것은 위험하다. 누군가 아는 사람을 만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카즈오 또한 마사요의 풍염한 여체를 과시하고 싶은 기분은 있어도, 이런 관계를 알리고 싶은 것은 아니었으니까.
마사요가 땀을 닦았다. 카즈오도, 전신에 구슬땀이 방울져 떨어지는 것을 눈치챘다.
더위도 잊고 열중하고 있는 상태다.
「어쩐다 이제 돌아갈까…」
그렇게 말하고 시선을 돌렸을 때, 바로 옆에 두 명의 남자가 이쪽을 보고 있는것을 눈치챘다.
시선이 마주치고, 그 중 하나가 다가왔다.
젊은, 남자였다. 알 수 없는 웃음을 띄우고, 카즈오를 정면에서 응시했다.
무심코 뒤로 물러나면서, 카즈오는 위축됐다.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군」
약간은 건들거리는 어조로, 남자는 말했다.
「조금 전부터 보았지만 노출 심한 수영복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너희들은 어떤 관계? 설마 부모와 자식간이라고 뻥 치는 것은 아니겠지」
소힘한 카즈오는 무릎이 힘이 빠져 위축된 모습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고 허둥거렸다.
「우리같은 젊은 놈도 많은데서 에로틱한 바디를 과시하는 것은 유혹하는 걸로 봐도 되나?」
「…………」
마사요가 대답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카즈오처럼 이 갑작스런 사태에 어찌할 줄 모르고 움츠리고 서 있다.
그런 마사요를 걱정할 여유는 카즈오에게는 없었다.
완전하게 움츠린 카즈오를 보자 한층 더 상대는 기세가 등등해져
「그 카메라 혼잡한 해변에서 도촬이라도 하고 있는 것인가」
「이상해, 어떻게 봐도 이상해 너희들」
변명도 못한 채, 카즈오는 벌써 도망갈 타이밍을 찾고 있었다.
「보면 볼수록 이상한 관계군 너희들」
바보취급하는 듯한 눈으로 카즈오를 쳐다보다가 마사요에게 끈적끈적한 시선을 향하며,
「에로 아줌마, 젊은 남자가 기호라면 이런 녀석 말고 우리들과 놀지 그래?」
그렇게 말하고, 카즈오를 밀치고 마사요에가 다가갔다.
숨을 죽인 마사요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났을 때,
「뭐 하는거야?」
마사요의 배후로부터, 태평한 목소리가 들렸다.
「──미카미군」
「 미카미!」
안도와 기쁨이 소리를 높인 것은, 두 사람이 동시였다.
마사요는 재빠르게 달려가 미카미의 팔에 달라붙었다.
마사요로에게 손을 뻗어 가고 있던 남자는, 예리한 눈으로 미카미를 주시하다가 기세를 꺾인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뒤에 서 있던 남자가 개입할 타이밍을 재고 있던 것처럼 말했다.
「이제 됐어 가자구」
미련을 못 버리는 듯한 시선을 미카미에게 의지한 마사요에게 한번 보내고 멀어져갔다.
「……미카미는? 어디에 있었어」
「목이 말랐기 때문에 맥주라도 살까 해서」
그렇게 말하고, 손에 가지고 있던 지갑을 가리킨다.
맥주라도 사려고 매점으로 향하고 있었다고 하는 것 같지만, 손에 든 지갑은 마사요의 지갑이었다.
그러나 마사요는, 불평도 말하지 않고 내민 지갑을 받으며 미카미의 얼굴을 올려보고,
「……갑시다」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띄우고, 그렇게 말했다.
미카미의 팔을 당기며 매점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사람이 가득찬 모래사장을, 헤치며 나가는 기묘한 커플의 모습은, 당연히 주목을 끌지만 마사요는 더이상 주위의 눈을 걱정하는 모습도 없고, 미카미에게 달라붙어 발걸음을 옮긴다.
드러난 맨살의 엉덩이가 흔들리고 있었다.
「……뭐야, 이거」
불쑥 카즈오는 중얼거렸다. 어지러운 상황의 전개에, 아직 망연하고 있었다.
왜, 어째서 이렇게 되는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을 삭이고 마사요와 미카미의 뒤를 쫓아 걷기 시작했다.
미카미는 데크 체어에 엎드려 캔맥주를 들이키고 있다.
마사요는 그 체어의 끝에 앉고 있다.야무지지 못하게 자세를 바꾼 미카미의 무릎에 좌석이 접하는 거북한 자세이지만, 마사요는 신경쓰지 않고, 스포츠 드링크를 마시고 있다.
카즈오는 한 쪽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깐의 휴식과 수분 보급이야 별 문제는 없다. 적당한 곳에서 끝맺고, 또“놀이”를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자리에 감도는 공기가 분명하게 바뀌어 버리고 있었다.
미카미는 졸린 듯한 눈으로, 바다를 보고 있다. 마사요도 따라 하듯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옆 얼굴에 방금전까지의 긴장이나 경계는 없다.
변화의 계기는 분명히 조금전 두 명의 남자와 얽혔을 때다.
카즈오에게는 굴욕의 기억이니까, 마사요의 변화도 기쁜 것일 리가 없다.
지금까지의 좋은 상태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방해자의 얼굴을 생각해 내고, 악담을 퍼부었다.
그 때의 자신의 대응이 너무 변변치 않았다는 자각은 있다.
마지막에 미카미가 나타나 준 덕분에, 혼자 도망치는 최악의 추태는 보이지 않고 끝났지만, 체면이 완전히 구겨져 버린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었다. 수치심이 자극되어 마사요에 대해서도 꺼림칙한 기분이 되어 있었다.
살그머니 마사요를 엿본다.
한 파라솔 아래 바로 옆에 앉아 있지만 마사요는 카즈오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존재를 의식에서 내쫓아 버린 것처럼 트러블의 직후부터, 쭉 그런 느낌이었다.
(……미카미가 무엇을 한 것도 아닌데)
가슴 속에 중얼거린다. 그렇다, 미카미는 우연히 때 맞추어 왔을 뿐이다.
지루하게 자고 있던 녀석이 맥주를 사러 매점을 향하는 타이밍과 우연히 맞았을 뿐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사요의 깊은 가슴의 골짜기에 시선을 향한다.
계속 주시해 보지만, 마사요는 눈치채고 있는지 없는지 아무 반응도 나타내 보이지 않는다.
그대로 시선을 돌려 하복부를 봐도 반응은 같았다.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수영복을 입어 과격하게 피부를 노출한 자신의 모습마저, 더이상 걱정하지 않는 것 같았다.
마사요가 미카미에게 스포츠 음료를 내민다.
「한 입, 마실래?」
병을 받은 미카미가 병째 들이킨다.
돌려준 병에 입을 대고 마사요가 기쁜듯 다 마신다.
──뭐야, 이것은.
카즈오는 기가 막힌다. 이건 마치, 해변에서 흔히 보는 커플이 아닌가.
미카미는 차치하고 마사요의 거동은, 연인에게 붙어 있는 여인으로밖에 안보인다.
「더운데」
오랫만에 말을 하고, 미카미가 일어섰다.
손목 발목을 돌리면서, 물가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헤엄치는 거야?」
즉각 따라 일어난 마사요가, 미카미의 뒤를 쫓는다.
「술을 마셨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해요」
주의하면서, 자신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다.
다리를 벌리고 상체를 풀면서, 냉큼 미카미를 뒤쫓는다.
변덕스러운 미카미의 행동을 뒤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불쾌하게 느끼면서 카즈오도 두 사람의 뒤에 따랐다.
출발이 늦은 카즈오의 앞에서, 미카미와 마사요는 물속에 들어간다.
미카미는 바다로 헤엄치기 시작한다. 곧바로 마사요도 따라갔다. 미카미가 수중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몇초후에, 마사요도 갑자기 잠겼다.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정다운 커플의 모습이 눈 앞에서 펼쳐졌다.
해변에서 호텔로 향하는 길은 넓고 완만한 경사의 계단이 계속되었다.
숙박객은 그 경로를 사용해 자신의 방과 해변을 왕래할 수 있었다.
돌층계를 올라가면 레스토랑이 있었다. 약간 높은 위치에서 해변을 바라볼 수 있는 구조의 레스토랑은, 호텔의 손님 이외에도 개방되고 있어 종일 떠들썩하다.
해변에서 나온 카즈오등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서 자리를 잡았다.
둥근 테이블을 둘러싸고, 앉아 있다.
마사요는 황혼의 바다를 보고 있고 미카미는 담배를 피우면서 메뉴를 바라보고 있다.
미카미는 T셔츠, 카즈오는 알로하를 걸쳐 입고 있지만 마사요는 아직 수영복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카즈오가 지시했다.
레스토랑에 들어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다른 손님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었다.
지금도, 서로 이웃한 테이블의 중년객이, 이쪽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었다.
마사요에게서 후방이 되는 위치에서 호색의 시선으로 엉덩이와 뒷모습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것은, 카즈오가 계획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즐기고 싶어서 마사요에게는 수영복인 채로 있도록 명했던 것이다.
예상과 다른 것은 , 조용한 마사요의 표정이었다.
주위의 시선이나 웃음 소리를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는데, 개의치 않고 단정하게 앉아 있다.
젊은 웨이타가 밝은 소리로 붙임성 있게 말하면서 재빠르게 마사요의 가슴팍을 훑는 것을 카즈오는 눈치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