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판소]아버지처럼 되기 싫었어요 (54)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양판소]아버지처럼 되기 싫었어요 (54)

이미지가 없습니다.

=====================================================
*다시 말하지만 이 글은 양판소(……야)이므로 개념이 없고 명랑소설이므로 어이없는 일도 일어날 수 있는 막장입니다^^;;; 양판소의 깽판이 싫으신 분은 조용히 백스페이스로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중에 언급되는 인물, 사건, 지명 등은 실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묘한 것이 보여도 신경 쓰지 마세요. 깊게 생각하면 지는 겁니다. 이 글은 양판소이니까요.
*이 글에 대한 저작권은 저에게 있을지도 모르나 행사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양판소니까요.
*이 글은 명랑소설을 지향하고 있으나……양판소이므로 깽판입니다.



  [양판소]아버지처럼 되기 싫었어요
  54話 낚시의 결과, 연구



  108-1.
  자고로 낚시를 해서 월척을 낚아 올린다면 탁본을 뜨는 것이 법칙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인터넷에서 인증사진을 올리는 것과 같은 것인데 이번의 경우에는 속되게 말해서 콱콱 눌러주는 것이 낚시를 성공한 데에 대한 증거가 된다고 할까. 한 낮, 한창 몸을 섞으면서 정열을 불태우고 있는 우리의 앞에 셰에라자데가 나타났다. 그리고 애걸했다.


  “……이젠 어떻게 되어도 좋아……안아주세요.”


  그리고 그녀는 우리 두 사람이 느긋하게 몸을 겹치고 있는 곳에 얼굴을 들이밀더니 할짝할짝 핥기 시작했다. 대면좌위로 결합하고 있는 나에게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잘 보였기에 조금 불끈해버렸다. 그리고 그 흥분은 나를 사정으로 이끌었다.


  “……이것이 남자의…….”


  물론 임신하고 있으니 질내사정을 하건 뭘하건 상관이야 없겠지만 나탈리는 절묘한 타이밍에 허리를 움직여 셰에라자데의 들이민 얼굴에 사정을 하게 유도해버렸다. 그 결과가 바로 우리의 눈앞에 있는 부카게(…)다.


  “아……아아.”


  묘한 표정으로 흘러내리는 정액을 손가락으로 훑는 그녀의 모습에 다시 한 번 아랫도리가 불끈하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나탈리가 셰에라자데에게 엉금엉금 기어가서는 얼굴에 묻은 정액을 할짝할짝 핥으면서 나를 흘끗 바라보았을 때에는 내 이성이 본능에 패배한 것을 느꼈다. 말하자면 폭주(…)다. 이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존재들에게 심대한 타격과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전략핵무기 수준의 무기를 가진 녀석의 폭주……음, 이건 재미없으려나.


  “하악!”


  어쨌거나 자진해서 옷을 벗고 내 몸 위에 올라타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참지 못하고 순결을 빼앗는다. 그리고 벌어진 일은……평범한 아가씨라면 정신을 놓을 정도로 참담했다고 말해두자. 나도 내 속에 이런 짐승이 있을 줄은 몰랐다(…)


  “후후응♪ 아프면 안되니까 미리 연고를 발라두고…….”


  물론 나탈리도 폭주했다. 여기에 연고를 발라도 되는 건가?


  “상관없어요. 상관없어요. 우후훗.”


  뭐, 그렇다고 하니 내버려두자.
  어쨌든, 나는 잘 몰랐지만, 말하자면 후에 알아차린 사실이었지만, 마지막으로 미끼를 들이밀기 시작한 때, 그러니까 나탈리와 한낮부터 섹스삼매경에 들어있었을 때부터 셰에라자데는 욕구불만이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첫날에는 나탈리가 부끄럽다면서 관계를 거부. 이에 셰에라자데는 그냥 그러려니하면서 넘어갔지만 며칠동안 계속 관계를 가질 수 없게 되자 욕구불만이 되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몰래 관찰한 모양이었다.


  “하힛? 하앙! 하아앗!”
  “괜찮은 건가?”


  그리고 그녀는 우리의 모습을 며칠 동안 관찰하였다. 그리고 나의 물건이 나탈리의 몸을 꿰뚫을 듯 파고드는 모습을 보고는 나름대로의 충격을 받았다나. 아직 순수한 처녀의 마음으로는 이것이 환상이라고 자신을 달래보기도 했지만 이것은 엄연한 현실. 교성을 올리면서 나탈리가 절정에 다다르는 모습을 보고는 온갖 망상에 시달렸단다. 그 때문에 자위를 해보기도 했단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자신의 불타오르는 몸(…)을 달랠 수는 없고, 더 이상 참지 못하게 된 그녀는 나와 나탈리가 섹스 삼매에 빠져있는 동안 난입해서는 애걸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으로 돌아온다.
  그녀의 마음속을 파고든 것도 아닌데 어찌 아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간단하게 대답하겠다. 그 동안 나탈리와의 경험을 통해 성행위 중에는 자신의 생각을 숨김없이 털어놓게 된 그녀가 할딱거리면서(…) 이야기한 것이다.


  “임신하면 모유가 나올테니까…당신이 좋아…가 아니라! 나탈리에게 엄마처럼 대할 수도 있…하앙!”


  그리고 그녀의 말로 미루어볼 때, 나름대로 플래그도 꽂힌 모양이다.


  “이렇게 쉽게 느낄 리가 없는데?”


  암만 욕구불만이라지만 이건 좀 상정 외의 사태인 것 같아서 고개를 갸웃하려니 나탈리가 안경을 쓰면서 차근차근 설명한다. 손에는 교편. 이 무슨 일본만화같은 전개랍니까.


  “우후후, 삽입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여자로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곳을 개발해버렸으니까요. 체리가 만든 특제 로션……아니 연고도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만든 것이니까 좀 더 효율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었지요. 아마도 성감의 개발은 완료!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을 정도일 거예요. 이제 남은 것은 오라버니에게 평생의 사랑을 약속하는 것뿐이죠.”


  아아, 나탈리. 무서운 아이!
  웃으면서 설명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등골에서 치밀어 오르는 오한을 어찌하지 못하고 떨어야 했다. 저 계략이 나에게 가해진다면 나는 필시…….


  “이, 이제는 어찌되어도 좋아, 하응! 좀 더, 좀 더어엇!”


  그렇게 딴 생각을 하는 동안 셰에라자데는 교성을 지르면서 헐떡이기 시작했다. 헐떡인다고 하니 뭔가 묘하게 속된 표현인 것 같지만 지금의 그녀의 모습은 딱 그 말이 들어맞는 모습이었다. 뭔가 무섭다. 이거.


  “역시 애를 태우고 결정적인 순간에 암수를 쓰면 효과는 백배로군요.”
  “……그런 건 정치판에서나 쓰라고.”
  “에에, 이런 저는 싫으신가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무섭습니다.
  어쨌거나 과거, 아내들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3일을 기다린 일이 있었다. 그때도 그랬지만 익숙해진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불안하게 되고 거기에 더 신경이 쓰이며 충동적이 된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셰에라자데는 나에게 처녀를 짓밟히고 몸이 꿰뚫리면서도 좀 더 많은 쾌락을 원해왔다. 에로한 엘프가 되어버렸다고나 할까.


  “역시……남편을 배반하지 않고 셰에라자데를 좋아하게 되려면 이런 식이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것도 괜찮지요? 셰에라자데.”


  뚱한 얼굴로 이 희생양, 아니 엘프를 지켜보려니 나탈리는 셰에라자데의 몸을 애무하면서 그런 사과를 한다. 이미 쌀이 익어 밥이 되었는데 사과를 하는 건 좀 뭣하다고 생각하지만……. 이성이 제대로 붙어 있다면 화를 내었겠지만 이 엘프는 이미 그럴 정신은 아니었다.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나탈리를 멍하니 바라보던 그녀는 곧 고개를 저으면서 절규에 가까운 교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미 그곳에 이성은 없었다.


  “모, 몰라요, 지, 지금은 더, 더어……하앙, 처음엔 아프다더니, 처음부터 이렇게 좋다는 말은 아무도 해주지 않았어……하아앙!”


  처음치고는 격렬한 반응에 놀랄 정도다. 첫 체험이었을 텐데도 과감하게 덤비듯 해오는 것도 그렇고 이렇게 쉽게 느끼는 것도 놀랍다. 나탈리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 나의 기술이란’이라고 말하는 듯 눈을 반짝였지만 신경쓰지 말자. 그리고 나탈리의 앞에서는 여성의 모습을 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물론 하반신. 상반신까지는 어쩔 수 없겠지만.


  “오라버니를 괴롭히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셰에라자데를 괴롭히는 것도 재미있네요.”
  “아아……좀 더, 좀 더 망가뜨려주세요!”


  허덕이면서 나에게 달라붙어 평소 나탈리에게 하듯 내 빈약하기 그지없는 가슴을 애무하기 시작하는 그녀의 행동에 조금 더 놀랐다. 나탈리, 대체 이 순진하고도 무구한 이 엘프 아가씨에게 무엇을 가르친 것이냐아아!
  ……옆에서 좋아라고 히히덕거리던 것이 나라는 것은 딱히 중요하지는 않다.


  “히, 히잇! 히이이잇! 흐아앙!”


  평소의 절제된 모습과는 달리 한 번 불이 붙기 시작하자 완전히 무너져버린 모습이다. 그 모습이 평소와는 달리 색다른 매력으로 비쳐져서 내 몸을 흥분케한다. 그녀의 몸속으로 깊숙이 찔러넣을 때에는 모든 것을 품을 듯 넉넉해지다가도 잠시 몸을 뒤로 물리면 속살이 내 물건을 붙잡고는 욕심껏 달라붙는다. 그리고 온 몸이 뜨거워져서는 살이 익을 것 같은 뜨거운 숨결로 내 가슴을 애무한다. 아니, 이것은 애무한다기보다는 목이 말라 마실 것을 청하는 모습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만큼 몸속이 뜨거워져 있다는 것이겠지.


  “가, 가요! 히야아아아앗!”


  그리고 그만큼 절정도 격렬했다. 이상할 정도의 반응이었다.
  아무리 내가 테크니션에 절륜이라고 하더라도 처음치고는, 그리고 나탈리와의 행위 중에 약을 써서 급속히 성감이 개발되어 있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이정도의 반응은 이상할 정도다. 마치 최고의 쾌락을 선물 받은 여성의 모습이라고 할까. 파과의 아픔에라도 이정도의 반응은 보일 수 없을텐데…….


  “뜨겁네…….”


  하지만 뜨겁게 내 물건을 휘감아 오는 그녀의 몸에는 감탄했다. 아마 내가 품은 여자들 중에서는 가장 정열적인 여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서큐버스인 아사도 이런 모습을 보면 자신의 부족함에 좌절할 정도. 그렇게 나름대로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나탈리가 다시 한 번 일본풍의 설명을 시작했다. 다시 말하는 것이지만 안경에 교편을 쥔 모습이다.


  “역시 효과가 있었군요. 특정한 대상에게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약이었지만 이 정도면 아깝지 않을 정도예요. 한 번만 쓸 수 있다고 하지만 한 번 쓰고 나면 약효가 풀려버리는 다른 약품들과는 달리 지속성이 있으니까요. 게다가 대상을 특정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같은 건 없답니다. 처녀를 가져간 남자에게는 뜨거운 몸을 가진 요염한 여성으로, 다른 남자들에게는 냉랭하기 그지없는 차가운 여자. 그것이 이 약의 효과라구요. 아아, 이걸 오라버니와 결혼하기 전에 사용했다면 나도 그랬을텐데. 아쉽네요.”


  처음으로 남자와 성관계를 가졌는데도 세상에서 가장 강한 쾌락을 맞은 것 같은 모습을 한 건 그 약 때문이었더냐. 처음 관계를 가지게 되면 아플테니까 약을 발라둔다고 했던 것은 거짓말이었더냐! 그나저나 이 약의 출처는?


  “설마하지만 또 체리?”
  “네♡”


  이 녀석, 대체 뭘 만들고 있는 거냐!
  내 몸을 꽉 껴안고는 스스로 허리를 흔들기 시작한 셰에라자데의 행위에 맞추어 슬쩍슬쩍 허리를 흔들면서도 그 녀석에게 응징을 가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을 한 탓인지,


  “우후후, 주인님은 제 마음 속의 용사이시니까요. 용사가 수많은 여인들에게 사랑을 받는 건 당연한 거죠. 하지만 자주 볼 수 없다면 다른 마음을 먹는 것이 여인의 당연한 마음, 주인님에게 그런 비극을 안겨드릴 수는 없어요.”
  “넌 또 언제 온 거야!”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고 체리, 아니 마왕이 강림했다. 그 로리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사악한 미소를 대동하고.


  “주인님이 제 처녀를 빼앗아 가신 후에는 저언혀! 찾아주시지 않으시니까요. 제가 이렇게 욕구불만이 가득해져서 이런 약을 만드는 건 당연한 거라구요? 물론 보통 여자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범용적인 약을 만들려다가 이런 특정한 조건을 가진 여자들에게만 드는 약이 되었지만 말이에요. 우후후, 조금 부작용이라는 것도 있는 것 같지만.”


  잠깐만, 약의 제조자와 사용자의 말이 다르잖아. 부작용은 없다면서?


  “아하, 물론 그 부작용이라는 것이 ‘처녀’를 가져간 사람에 대한 집착이긴 하지만 괜찮아요. 그걸 해소할 방법은 있으니까요. 여자는 한 번에 세 명까지 만족시킬 수도 있다구요. 최대로 하면 여섯 명까지도 가능하겠지만.”


  어이. 잠깐 스톱. 그 너무나도 마왕같은 말은 하지 말라고.


  “전 마왕인데…….”
  “모르는 건 아니니까 지금 그 손에 든 것을 좀 놓아두지 않겠어?”


  아무래도 오늘, 이 불행한 영혼을 위해 마왕을 처단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의 너는 리휘빌긴 투엠비냐. 체리냐.”
  “주인님의 체리예요♡”


  말은 잘하지. 귀여운 척 하지 말라고.


  “마왕으로서의 본능이 새어나오기 전에 ‘조정’이라는 것을 좀 해볼까?”
  “아잉♡”


  그날, 약에 취해서 폭주한 셰에라자데와는 다른 의미로 나도 폭주하고야 말았다. 일단 나탈리는 임산부이니 가만히 재워두었고 셰에라자데는 약의 부작용을 없애는 수준에서 안정을 시켜 재운 뒤에 있었던 일이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마구 범했다거나 조교를 했다는 것은 아니고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려준 것에 불과했지만.


  “아아, 이것도 쾌감♡”
  “…….”


  다만 그것이 통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고나 할까. 그것이 통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그녀에게 무슨 감정이든 보이면 그건 체리에게 짜릿한 자극이 되는 모양이었으니까. 아무래도 골치 아픈 녀석을 부리게 되었다고 머리를 싸매어 쥐면서 이 사건은 일단락 되었다. 가슴에 집착하기 시작한 셰에라자데의 이상한 성벽을 남기고. 이상한 성벽이라고 하기에는 나도 가슴을 좋아하는 쪽이긴 하지만……으음. 뭐 그렇다는 거다.
  빈약한 가슴까지 좋아하다니 의외로 수비범위가 넓구나 하는 내 감상은 별달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나저나 너무 집착하는데. 이러다가 버릇이 될 지도…….


  “제, 제가 당신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나탈리 씨를 좋아하는 것뿐이니까요!”
  “아, 그래그래. 나야 뭐 상관없으니까.”


  뭐, 그리고 굳이 이 엘프에게 캐릭터를 붙이자면 츤데레랄까. 이래놓고서는 애액이 방울져 흐를 정도의 비부를 드러내면서 나를 원하고 그렇게 결합하면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딱 츤데레랄까. 정확한 의미에서는 츤데레라기 보다는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지 않은 것 같지만 그렇다는 이야기다. 별로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109.
  그 이후로 큰일은 없었다. 미시어스 제국에서조차 큰일은 일어나지 않아서 특기할 일은 별달리 없었지만 의외의 곳에서 특기할 사항이 하나 있었다. 우리가 결혼한지 4년차가 된 것이다. 이것은 미리미리 말을 해두었어야 하는 일이었지만 여러 가지로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이제야 축하할 마음이 들었다고나 할까. 아내들 전원에게 처녀를 빼앗긴 그 ‘대사건’ 때문에 더 정신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말하자면 충격과 공포의 시간이었다고 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를 일이다. 뭐, 그 덕분에 아내들은 나를 진정으로 소유하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 모양이지만. 평화롭다.
  우리 제국의 동북쪽 해안에 인접한 나라에서는 해적들이 세운 국가와의 전쟁에 정신이 없는 모양이지만.


  “음음, 평화롭구나.”


  나만 평화로우면 되는 거다. 애초에 타클란 제국에 종속한 국가이니 우리가 도와주어야 할 필요는 없는 나라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느긋한 마음으로 지낸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일을 생각해본다. 14살부터 난장판이 시작된 것 같지만 어쨌거나 시간은 흘렀다. 그러니까 나는 18살이 되고 나탈리는 15살. 다른 누이들은 21살에서 28살까지. 카틀레야는 31살, 그리고 가장 나이가 많은 마리아스는 32살이 된 것이다. 딸들은 4살에서 2살이 되었고(물론 나이를 세는 방식은 한국식이다) 가정은 화목했다. 딸들이 ‘아빠같은 사람에게 시집갈래’라고 철모르고 이야기하는 소리에 아내들이 살기를 돋우거나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즐거운 나날이었다. 귀족들은 알아서 기고 있었고 사실상 내가 제국의 황제나 다름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없었다. 아버지가 구축한 행정조직은 잘 돌아가고 있었고 국민들은 성실하게 자신의 일에 충실했다. 모든 것이 순탄했다.
  아버지가 [세린 알카로이드(女)X세진 알카로이드(女) 백합 동인지]만 그리지 않았더라면 큰 소리가 날 리 없는 평온한 일상들이었다.


  “돌아가면 난 죽을 거야.”


  뭐, 이것도 소소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되니까 평온한 일상은 맞는 건가. 나로서는 별 상관……은 아마도 없을 일이다.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돌아가.”
  “불어버린다.”
  “증거 있어?”
  “크윽!”


  동인지 만화를 그리는 제국의 황제라니. 대체 뭘 하자는 건지. 아무리 할 일이 없다고는 하지만 한심하다. 한숨을 쉬다가 아버지의 절망감에 젖은 얼굴을 보고는 마음이 풀린다. 죄를 지었다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 나는 말릴 마음이 없다. 뭐, 그렇지. 저 동인지를 그리는 솜씨는 내가 전수했다는 것만 빼면 말이지(…)


  “돌아가면 난 죽는다니까. 아들아, 아버지에게 효도 좀 하렴.”
  “괜찮아요. 안 죽어요. 아들이 아버지보다 앞서가는 것은 불효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럴 때만은 유교사상이냐! 아니, 이건 효가 아니잖냐!”
  “한국인의 기본 사상은 샤머니즘과 유교사상이 아니겠어요? 이것도 넓은 의미에서의 효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 우후후후.”


  히죽 웃으면서 내 발목을 잡으면서 호소하는 아버지를 뿌리친다. 그리고 앞을 바라본다. 지금까지 아버지가 공략한 프리그 왕국의 시녀 12명과 타클란 제국에서부터 따라온 아가씨 3명을 합쳐 모두 15명의 아가씨가 내 눈앞에 있다. 그리고 두 분이 더 계시지만 일단은 신경쓰지 말자. 지금은 아버지가 무사히 황궁으로 돌아가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나만 휴가 종결이라니 이런 억울한 일이!”
  “불만 있나요?”
  “없습니다! 마님!”


  갑자기 아버지가 황궁으로 돌아가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어머님들이 아버지가 꼬신 그 불행한(…) 아가씨들을 보고 싶다고 하면서 특별히 셋째 누나의 어머니, 골드드래곤 라이레이아 오스타블레이 라이징스타님과 넷째 누나의 어머니, 이운혜님을 파견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버지는 도망갈 마음을 먹지 못했다. 애처가가 아니라 공처가야 이건.


  “최소한의 윤리의식도 없는 당신에게는 응징이 필요하겠지요? 물론 여기에서는 하지 않을 거니까 가만히 따라와 주세요.”
  “헬프 미! 세이브 미!”


  그리고 아버지는 도망치지도 못하고 붙들려 있으니 곧장 황궁으로 소환될 처지가 되었다. 당연히 나로서는……앓던 이가 빠진 기분이었다. 아버지, 내년 이맘때에는 제대로 제사상을 올려드릴테니까 원한은 가지지 마시고 부디 안면에 드시길…….


  “죽는 거 확정이냐!”


  우후후 웃으면서 아버지의 말은 무시하고 어머님들에게 말을 걸었다. 어머님들은 방긋 웃으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우리 진이도 귀엽네? 우리들의 아들만 아니었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어.” 라는 위험한 발언이 있기는 했지만 모른 척하자. 이 분들, 필시 공수 관계에서 공에 가까운 백합에 눈을 뜬 것이 분명하다. 두렵다.


  “잘 부탁드립니다. 어머님. 아버지의 개념을 되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그러니까 아부 시작. ‘나는 죄없어요. 아버지가 잘못한 거예요.’라는 식으로 모든 시선과 관심을 아버지에게 돌린다. 그리고 어머님들은 거기에 속아넘어가 ‘주었다.’ 다행한 일이다.


  “우리도 그러려고 한단다. 일단 응징부터 가하고 말이지.”
  “너무 심하게는 하지 마세요.”


  아아, 다행이다. 생각하면서 좋은 아들으로서의 모습을 연기한다.


  “딱 한계직전까지만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
  “그것 좋네요.”
  “……그것, 괜찮겠구나.”
  “아, 악마!”


  그런 기분 탓인지 이야기가 조금 위험하게 넘어가자 아버지가 눈물을 흩뿌리면서 절규했다. 하지만 그 절규의 내용이 문제였을까, 말없이 미소(라고는 하지만 암흑의 오오라가 뭉게뭉게 피어날 것 같은 표정이었다)만 짓고 있던 이운혜님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악마?”
  “아닙니다. 운혜님. 이 불초 세인 아슈레이 죄를 지었습니다.”
  “……용서하겠지만 징벌까지 봐주는 건 아니에요.”
  “그, 그럴 수가!”


  그 모습을 보는 나는 당연히 한숨을 내쉴 수밖에.


  “정말이지 손이 많이 가는 아버지예요.”
  “그렇지? 정말이지. 이 사람은 우리가 돌봐주지 않으면 안 된다니까.”
  “사랑하는 만큼 괴롭혀주시는 것도 사랑의 표현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말이지……. 결혼하고 나더니 많이 능글맞아졌어. 하지만 마음에 드는 말만 하니까 그건 용서해줄게. 우리 린을 울리면 안된다는 거 알지?”


  그리고 나는 살아남기 위해 아부를 계속 한다. 그런 내 모습이 귀여웠는지 어머님은 내 볼 살을 늘리면서 깔깔 웃는다. 물론 이운혜님이 그럴 리는 없으니 라이레이아 오스타블레이 라이징스타님만이 그랬다는 이야기다. 볼살이 아파.


  “어흑흑, 내가 악마들을 키우고 있었어.”


  그리고 아버지는 절망했다. 아까 그렇게 혼이 나고서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것인가. 아버지의 그 미약한 저항에 나는 비웃음을 던져준다. 그리고 어머님들은 그런 아버지가 못마땅한 듯 귓불을 잡아당기면서 잔소리를 시작했다.


  “정말로 악마라면 당신이 이렇게 종마 짓이나 하게 두지는 않았을 거예요. 정말이지 그곳까지 그, 그 짐승과 사이즈가 비슷하니…….”


  잔소리는 좋은데 조금 위험한 발언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은 내용을 쏟아내기 시작하는 라이레이아 오스타블레이 라이징스타님에게 나는 슬쩍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체리라거나 나탈리라거나 하는 아이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서는 나에게 눈을 반짝이고 있다고.
  정말이지 이 녀석들 색골이 다 되어가는 것 같아.


  “아, 그 대화는 돌아가신 뒤에 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 그도 그렇지. 그럼 여기에서 휴가 잘 보내. 우리들의 아드님. 우훗.”
  “네.”


  어쨌든 그런 대화를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황궁으로 끌려가고 난 후, 나는 정말로 심심해졌다. 물론 밤에는 좀 바쁘기는 했지만(한 번에 일곱 명을 품어야 했던 것은 오래간만이니 손도, 발도, 입도, 그리고 가운데다리도 무지무지 바빴다.) 낮에는 정무만 끝내놓고 나면 할 일이 없었다. 자연히 나는 정원을 돌보고 있는 셰에라자데와 나탈리를 도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나, 이상한 약을 시험하고 있는 체리와 수지의 폭주를 견제해가면서 제대로 된 약을 만들 수 있게 돕거나, 강해질 것이라는 일념으로 묵묵히 검을 휘두르고 있는 아가씨들의(사샤, 올가 자매와 페라게야) 수련을 돕게 되었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을 때에는 ‘마루타’들을 이용하여 인체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인체실험이라고 해도 실험대상들의 새로운 몸을 만들어서는 영혼을 옮겨보고 그에 따른 영혼의 손상률이라거나 새로운 육체를 만들었을 때 그 육체에 깃들인 힘이, 그리고 생명력이 얼마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수치를 내어보는 것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솔직히 유전자를 새로 조합해서 만든 몸에 이상이 없는지, 생식은 제대로 할 수 있는지도 궁금하기는 하지만.’


  거기까지는 조금 마음에 걸리는 것이 많아서 그만두었다.
  물론 그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즉시 실험에 착수할 수도 있겠지만 시간의 흐름을 다르게 하는 진을 설치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 내가 바깥에서 하루라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 안에서는 300년이 흘렀다고 치자. 그럼 그 안에서 어떤 놈이 튀어나오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이 녀석들이 할 짓들을 생각해보면 현세에 강림한 지옥, 아비규환이 펼쳐져있을지도 모르니까.


  ‘녀석들이 무슨 짓을 당하건 상관이야 없겠지만.’


  물론 녀석들이 그런 아비규환에 빠지는 모습에 죄책감을 느낄까봐 이러는 것은 아니다. 그런 아비규환을 보기 싫어서 그러는 것뿐이니까. 말하자면 맑고 깨끗한 것만 보고 싶다는 나의 이기심이다. 뭐, 그런 것으로 하자.


  “그냥 확 해버려?”


  뭐, 그렇다고 해서 급할 때에도 망설이는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겠지만.


  “와아! 방금 우리 아이가 발로 배를 툭하고 찼어요!”
  “그런가?”


  그런 갈등은 얼마가지 않았다. 실험을 해버리기로 결심한 것이다. 지금 이렇게 나탈리가 볼록한 배를 내밀면서 까불어대는데도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것과도 연관된 일 때문이었다.


  “우우, 지금 또 그 언니를 생각하고 있는 거죠?”


  나탈리가 이렇게 쉽게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를렌 누나는 펑펑 울었다. 다른 아내들처럼 피임마법으로 임신을 막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잠자리 횟수가 부족한 것도 아니었는데 4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아이를 가지지 못한 것에 절망한 것이다. 그런 누나의 눈물은……내가 사람의 도리에 얽매여 실험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있던 마음을 돌려세우기에는 충분했다. 그러니까 나는 가족을 위해서는 인간이 어찌 그럴 수가 있는가 하는 실험을 할 것이다. 그 결과가 현세의 지옥이라고 하더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나는 결과만 확인하면 되니까 말이다.


  “뭐, 그만큼 나탈리도 생각하고 있으니 상관없잖아?”
  “우웅……이번만은 봐드릴게요.”
  “그래, 그래.”


  실험, 시작이다.
  나는 지옥의 문을 열었다.
.
.
  3200여명의 죄수를 이용한 실험에서 나는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애초에 인간은 죽을 것을 전제로 하고 만들어진 것이며 사람의 육신이라는 것은 어느 시기가 지나면 반드시 쇠퇴하게 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 최종적인 결과가 바로 노쇠와 죽음이라는 것이다.
  어째서 그런 결론은 내게 되었는지는……묻지마라. 우후후후.


  ‘그렇다는 것은 노쇠한 세포를 교환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그것을 아내들 각 개인의 개성에 맞추면 만들어내려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연히 나는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다.


  흔히들 지구에서 듣던 신화에서는 이런 것이 있지 않은가.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신들의 음료 넥타르와 신들의 음식인 암브로시아 북구권 신화에서 나오는 젊음의 사과. 그리고 인도권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음료 소마(동양권에 알려지기로는 감로수)와 같은, 먹으면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먹을거리들 말이다.


  ‘일단 그 원리는…….’


  일단 그런 음식, 혹은 바를 수 있는 화장품 같은 것들을 생각하면서 육신의 영원성에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들뜬다. 영혼이 영원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그 문제도 노력하면 해결될 것이다.
  남은 것은 새로운 육체를 부여했을 때에 영혼의 결손이 생기지 않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뿐이다.


  “이 모든 것은 마를렌 누나를 위해! 아내들과의 영원한 삶을 위해!”


  나는 노력한다. 영원이라는 것을 믿지는 않는 주제에 영원이라는 것을 잡아보려고 안달하는 꼴사나운 모습이라고 누가 뭐라고 해도 상관하지 않을 정도로.
=====================================================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09072314443406563
슬픈 이야기군요.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건강해서 이런 일은 당하지 않습니다.




추천102 비추천 66
관련글
  • 신사가 되기까지의 경험 - 2부
  • 포르노 배우가 되기까지 - 추락 - 1부
  • 포르노 배우가 되기까지 - 추락 - 3부
  • 포르노 배우가 되기까지 - 추락 - 4부
  • 포르노 배우가 되기까지 - 추락 - 6부
  • 포르노 배우가 되기까지 - 추락 - 7부
  • 좋은 아빠 되기 - 하편
  • 좋은 아빠 되기 - 상편
  • 주소야 야썰 연인에서 친구가 되기까지
  • 신사가 되기까지의 경험 - 6부
  • 실시간 핫 잇슈
  • 처제의 숨결 - 36편
  • 유부녀 길들이기 2부
  • 처제의 숨결 - 35편
  • 친구와이프랑
  • 처제의 숨결 - 24편
  • 친구 파트너와
  • 처제의 숨결 - 21편
  • 제자애인
  • 아내와 외국인 영어선생 3
  • 시작이 어려워
  • 회사소개 개인정보처리방침 서비스이용약관

    Copyright © www.webstoryboard.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