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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 14.4

『너... 너... 언제...?? 』


수없이 많은 섹스를 해왔으나 처음 느껴보는것 같은 황홀경...
잠시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그에 도취되어 눈을 감고 있던 남자가 눈을 떴을 때 현지의 눈은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눈을 감기전만해도 정신을 잃은듯 눈을 감고 열뜬 숨소리만을 내뱉고 있었는데 더군다나 이곳에 들어올때부터 금방이라도 죽어버릴듯 힘없이 비틀거리는 모습이었는데 지금 남자의 눈을 바라보는 현지의 눈은 힘없이 다죽어가는듯한 그런 눈이 아니었다.



여전히 붉게 상기된 얼굴을 하고 붉은 입술사이로 달아오른듯한 열기를 토해내고 있었지만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 현지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하지만 그런 무표정한 현지의 얼굴에서 남자는 현지가 살짝 웃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어오고 있었다.



분명 웃음기는 전혀 보이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임에도 웃는듯이 느껴지는 그 기분..
남자는 순간 오싹한 느낌이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것을 느껴야만했다.



"설마.. 이 계집..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처음 자신이 했던 생각과는 달리 어쩌면 여자는 이곳에 있는 세명의 남자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일부러 이런 상황을 유도해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여자의 몸에 달려드는 남자라면 분명 무방비 상태일테니까.. 그리고 지금 자신 역시 여자가 어떤 공격을 한다면 그대로 당할 수 밖에 없는 무방비 상태였으니까..




어쩌면 그 정체모를 목소리도 자신의 신경을 분산시킬 목적이었는지도 몰랐다. 그 증거로 지금 목소리의 정체에 정신이 팔려 다 죽어가는듯 보이는 여자는 잠시 뒷전에 둔 까닭에 단신으로 이곳까지 들어온 여자임에도 손을 묶는다든지하는 구속장치를 전혀 해놓지 않고 있었다.



"함정... 이다!!"

 


남자는 그렇게 생각했다.
무표정한듯 보이지만 웃고있는듯한 느낌이 드는 여자의 얼굴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남자는 황급히 여자에게서 떨어지려고 했다.




남자의 몸이 현지에게서 멀어지려고 하는 순간...
현지의 팔이 들어올려지면서 자신에게서 멀어져가려는 남자의 목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연인에게 매달리는 여자처럼 남자의 상체에 자신의 몸을 바짝 밀착시켰다.


 

 


현지의 가슴이 남자의 가슴에 바짝 눌려갔다.

 


부드러운 젖살의 느낌 중심에서 솟아오른 유두의 느낌이 부드러움의 중심에서 간헐적으로 자극을 전하며 움직이고 있는 것이 느껴지면서 가슴으로부터 강한 전류가 순간순간 흘러가는듯한 짜릿함이 느껴졌다. 그 전류로 인해 몸이 마비되기라도 한듯이 남자는 자신의 뜻대로 여자에게서 몸을 떼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현지의 입이 남자의 귓볼부분을 덮어갔다.

 


뱀처럼 움직이는 따뜻한 혀의 느낌이 귀쪽을 자극해대기 시작했다. 부드럽고 매끈거리는 무엇인가가 스치듯 지나가는 느낌.. 마치 화이트보드에 쓰여져있는 검은 글씨가 지우개에 의해 지워져나가는듯이 뱀처럼 움직이고 있는 혀가 지나간 부분은 아무것도 남는것없이 모두 스르르 녹아 지워져 내리는듯한 느낌.. 조금도 움직이기 어려운 나른함이 전신에 독소처럼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 느낌만으로도 그 자리에서 남자의 존재 자체가 스르르 녹아 사라져버릴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오고 있는데도 여자는 그 와중에도 허리를 움직이며 남자의 하체에 주어지는 자극을 계속이어나가고 있었다.




불길한 느낌... 불안한 느낌...
이 여자에게서 떨어져야한다는 느낌이 머리에 가득한데도 이 미쳐버릴것만 같은 황홀한 쾌락에 몸이 뜻대로 따라주지 않고 있었다.



『흐윽... 』



현지가 살짝 방향을 틀어 남자 몸의 한쪽을 밀어내자 현지와 얽혀있는 남자의 몸이 옆으로 구르면서 남자와 현지의 위치가 바뀌어 이번에는 현지가 남자의 위에 올라타고 있는 모습이 되었다.



남자의 위에 올라앉은 현지의 손이 남자의 단단한 가슴위를 쓸어가기 시작했다. 남자의 가슴을 쓸어가던 현지의 손이 멈추자 이번에는 현지의 허리가 천천히 상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으응... 』



낮은 신음소리가 현지의 입에서 흘러나오면서 입맛을 다시듯 현지의 혀가 현지의 입술을 한번 쓸어갔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현지의 상체의 움직임에따라 현지의 가슴이 제각각 출렁이기 시작했다.



누워있을때보다 더 도드라지게 솟아올라있는 하얀 가슴이 출렁이자 그것을 안정시키려는듯 현지는 남자의 가슴에 있던 손을 들어올려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흥... 』



또다시 현지의 입에서 낮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현지의 입에서 흘러나온 끈적하고도 낮은 신음소리가 남자의 귓속으로 파고들어가고 있었다.



『크흑... 』



몸이 녹아버릴것만같은 쾌락적인 흥분감과 이 여자에게서 떨어져야한다는 이성의 대립이 하나의 소리가 되어 남자의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상황이 역전되어버렸다. 조금 전까지만해도 현지를 강간하려 했던 남자가 지금 오히려 현지에게 강간당하는듯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이성과 감정의 대립을 이겨내려는듯 남자의 눈이 벌겋게 충혈되기까지 했지만 양파껍질 벗겨내듯 남자의 물건을 꼭 쥐고 그 가죽을 하나씩 벗겨내는듯한 무한한 쾌락감에 남자는 조금씩 지배당하고 있었다.



현지의 움직임이 빨라질수록 쾌락에 의한 지배도 빨라졌다.
침으로 덮혀 그 붉은 색을 한층 더 강하게 빛내고 있는 현지의 붉은 입술도...
수줍게 몸을 피하는 처녀와도 같이 현지의 손아귀에서 도망치려 출렁이며 흔들리는 유방도...
한손에 휘어잡힐듯이 가느다란 현지의 허리도..
그 밑으로 거뭇하게 보이는 음모 아래...
그 아래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애액으로 뒤덮힌 자신의 물건도..



쾌락은 무섭도록 빠른 속도로 남자의 뇌를 점령해나갔고 눈까지 붉게 충혈된채로 그에 저항하는듯하던 남자가 결국 쾌락에 굴복하고 현지의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아아아.... 』

 


남자가 현지의 가슴을 움켜쥐자 현지의 머리가 크게 뒤로 젖혀지면서 또다시 신음소리가 입에서부터 흘러나왔다. 거의 움직임이 없던 남자의 하체가 현지의 움직임에 맞춰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현지와 남자는 굶주린 짐승이 음식을 탐하듯 격렬하게 서로의 몸을 탐하며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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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

 


현지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놀란 것은 남자뿐만은 아니었다.
현지의 내부에서 현지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던 치우에게도 현지의 반응은 놀라움 그 이상이었다.



현지가 남자들로부터 그런 취급을 당하는 것에 화가나고 분노를 쉽게 가라앉히기 어려웠지만 이미 한번의 실수를 한 터인지라 힘들게 폭발해버릴듯한 감정을 억누르며 현지의 생기를 회복하는데만 집중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그러는와중에 현지가 갑작스럽게 눈을 떴다.
그런데... 그렇게 눈을 뜬 현지는 마치 섹스에 미친 여자처럼 남자의 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귀도를 꺼내들때부터 현지의 행동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도무지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만 흘러가기는 했지만 이런 반응은 치우에게 너무 의외였다. 치우가 알고있는 현지는 이런 아이가 아니었다. 성적인 경험이라고는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아이였음에도 지금 현지의 모습은 요염하고 농염한 색이 흘러넘치는 요녀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게다가.. 비록 들었을리는 없겠지만 다른 남자도 아닌 조금전까지 현지를 강간하고 망가트리겠다고 말한 남자에게 끝을 알기어려운 탐욕을 구하고 있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치우는 생각했다.
자신도 알지못하는 사이에 귀도를 꺼내들고 그것을 치우 자신보다도 훨씬 더 잘 다루는 그 모습처럼 무엇인가 잘못되었기에 치우가 알고있는 현지가 아닌 현지 스스로도 감당치 못하는 어떤 연유로 인해 거의 무의식에 가까운 상태로 현지가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지의 몸에서 전해져오는 느낌은 쾌락이었고 분명 현지의 몸은 그것을 즐기고 있는것이 현지의 몸을통해 치우에게 느껴지고 있었다. 현지의 몸은 조금 더... 조금 더... 를 외치며 더 큰 쾌락을 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전해져오는 감정에서 치우는 왠지모를 배신감이 느껴져왔다.



현지가 원해서 하는 행동이 아니다....
현지가 하는 행동이 아니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현지의 몸을 움직이는 것은 치우가 아는 현지가 아니다..



몇 번이고 그렇게 생각하려 노력했지만 그때마다 현지의 몸에서 느껴져오는 쾌락의 느낌은 치우에게서 느껴지는 배신감을 지우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사실따지고보면 치우가 현지에게 배신감따위를 느껴야할 이유는 없다. 현지가 치우의 연인도 아니고 부인은 더더욱 아니다. 현지가 어떤 남자와 몸을 섞든 그것은 순전히 현지의 자유였고 치우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다. 더구나 치우에게는 몇 천년이상을 가슴속에 담아둔 여인이 있지않은가? 배신감을 느껴야할 자격이 치우에게는 없었다. 거기다 분명 현지가 아닐거라는 생각까지 들고 있음에도 치우는 마치 배우자의 불륜을 목격하고 있는 사람처럼 떠오르는 배신감을 좀처럼 지울수가 없었다.




『현지야... 그만... 그만..둬... 』



낮은 소리로 현지에게 말을 해보는 치우였지만 스스로 자격이 없음을 알고 있어서인지 치우는 현지가 은경이를 공격할때처럼 그렇게 크게 소리치듯 외치지는 못했다.



치우는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다시 현지의 생기를 회복하는 일을 시작했다. 격렬한 움직임은 생기를 소모한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그로인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오지만 생기를 회복시키는 일은 계속해야만했다. 지금 상황이라면 자칫하다간 귀도를 불러내지 않아도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치우가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안타까워하고 있는 사이 현지의 밑에 깔려있던 남자는 어느새 현지를 안아들고 힘차게 허리를 튕겨올리고 있었고 현지 역시 그 남자에게 매달리듯 안겨 뽀얀 현지의 살결과 대조적으로 검게 그을린듯 보이는 남자의 피부가 한데 뒤엉켜 있었다.



치우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지는 그렇게 남자에게 안긴채로 남자의 입에 자신의 입을 가져다 대었다. 현지의 입이 남자의 입을 덮고 남자가 현지의 입술과 혀를 받아들이는 그 순간 격렬하게 움직이던 남자의 하체의 움직임이 멈췄다.



사정이라도 하려는듯이 온 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남자...
그 남자의 얼굴을 덮고 있는 현지의 얼굴...



붉게 상기된 무표정한 현지의 얼굴에서 일순간 눈빛이 반짝이는듯한 느낌과 함께 작은 미소가 아주 짧은 순간 현지의 얼굴에 스쳐지나갔다.



보는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릴정도의 아주 사악해 보이는 미소...
순해보이는 현지의 얼굴과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미소...
그 미소가 아주 짧은 순간 현지의 얼굴을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그 순간...



『흐아아악!!! 』

 


남자의 비명이 식당내에 울려퍼졌다.
여전히 현지를 안고 있는 남자의 몸이 점점 더 심하게 떨리는가 싶더니 그대로 뒤쪽으로 넘어가버렸다. 쓰러진 남자의 하체에는 여전히 현지가 남자의 물건을 질속에 넣은채로 남자의 위로 올라탄듯한 자세로 앉아있었고 쓰러진 남자는 떨림의 수준을 넘어 경련하듯이 퍼득거리면서도 몸부림을 치고 있는듯한 모습이었다.




갑작스런 남자의 이상한 모습에 다른 남자들이 현지와 쓰러진 남자주위로 황급히 다가왔다.

쓰러진 남자의 눈은 거의 흰자위만 보일정도로 까뒤집어져갔으며 입에서는 하얀 거품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너무도 뜻밖의 일에 당황한 남자들은 선듯 쓰러져있는 남자에게 손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남자들이 당황해서 우물쭈물하는 사이 쓰러져 거품을 물고 있던 남자의 몸이 급격하게 말라가기 시작했다.



단단하게 단련되어있는듯 보이던 남자의 근육들이 일순간 모두 사라져버린듯 앙상한 뼈에 인간의 가죽만을 덮어씌운듯한 모습으로 남자는 비쩍 말라버려 몇 백년만에 발견된 미라와도 같은 형상으로 변해버렸다.



너무도 순식간에 벌어져버린 일이었다. 몸안에 흡착기같은 것을 넣어 몸 내부에 있는 모든 내장들을 빨아내버린듯이 비쩍 말라 앙상해져버린 남자의 손이 현지의 허리부분에서부터 땅으로 툭 떨어져내렸다.



현지의 주위로 다가온 남자들은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사실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고 얼어붙은듯이 미이라가 되어버린 남자의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이게 어떻게..?? 』

 


이번에도 역시 놀란것은 그곳에 있던 남자들만이 아니었다.
현지안에 있던 치우 역시 그 모습에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이것과 비슷한 것은 경험을 해본 적이 있었다. 사기에 의해 조정이 되는 사람의 경우 사기가 빠져나가버리면 사기가 빠져나가기 바로 전까지 살아있는 사람의 모습이 죽은지 몇일정도 지난 시체처럼 검게 변하고 경직되는 것을 여러번 보아왔다.



하지만 그 경우는 뇌사등과 같은 사유로 거의 죽은거나 다름없는 인간들이나 죽은지 얼마 되지 않은 인간들의 몸에 사기가 들어간 경우가 그런 것이고 이처럼 멀쩡한 인간에게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는 없었다.



사기에 의해 몸을 조정당하는 사람의 경우 사기가 몸에서 나오지 않는 이상 머리가 잘리고 손발이 잘린다한들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사기 그 자체를 없애지 않는 이상 움직임을 멈추는 일은 없는데도 지금 이 남자는 이렇게 죽어버렸다. 더구나.. 이렇게 미이라처럼 비쩍 말라서 죽는 경우는 치우로서도 한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치우를 놀라게 한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남자가 말라비틀어져 죽기 전 현지와 키스를 나누고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빠른 속도로 현지의 생기가 회복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렇게 회복된 현지의 생기는 분명.. 치우에 의해서 회복된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치우라고해도 이렇게 빠른 시간안에 이만한 양의 생기를 회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런게 가능했다면 애초부터 현지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염려따위는 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하나였다.
현지가 지금 이 남자로부터 생기를 흡수했다는 것...
그렇기에 생기를 모두 빼앗겨버린 남자가 미이라처럼 말라죽어버렸다는 것....
그것밖에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인간이 인간의 생기를 흡수할 수 있단 말인가?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분명 지금 보이는 상황은 그것으로 밖에는 설명 할 수 없었고 더구나 오늘 하루 치우로서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되어지는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현지로부터 일어나고 있었다.



『현지.. 넌 도대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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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무슨 짓을 한거야!!! 』



갑작스럽게 미이라로 변해버린 자신의 동료의 모습에 넋을 잃고 있던 두 남자가 정신을 차렸는지 현지를 향해 외치며 이미 미이라가 되어버린 남자에게서 현지를 떼어내려고 했다.



『크흑...!! 』

 


현지를 밀어내려던 남자가 단말마의 비명을 내질렀다. 다가오던 남자의 사타구니를 현지가 움켜쥐어버렸기 때문이었다. 현지가 사타구니를 잡혀 고통스러워하는 남자의 허리띠를 풀러내고 바지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무.. 무슨 짓이야!! 』

 


이미 동료가 미이라로 변해버린 것을 본 남자였기에 바지춤을 벗겨내리는 현지의 모습에 남자가 소리치며 다른 남자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편에 있는 남자 역시 잡히지만 않았을 뿐 두려운것은 마찬가지였다.




『뭐..뭣들 하고 있어!! 저 여자를 해치워버려!! 』



바지가 벗겨져내리는 동료를 보고 있던 남자가 잠시 머뭇거리는듯하더니 명령하듯한 어투로 외치자 지금껏 식당내부의 인간들에게 관여를 하지 않고있던 귀들이 일제히 현지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시간이... 많이 흐르긴 흐른 모양이군... 』




지금껏 숨소리와 신음소리이외에 아무런 말도 하지않던 현지의 입에서 차가운 음성이 흘러나왔다.

현지가 남자의 바지를 벗겨내던 동작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일어나자 남자는 바지춤을 추스리며 주춤거리고 뒤쪽으로 물러났다.



『푸훗... 』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귀들을 바라보고 있는 현지...
그녀의 입에서 실소가 새어나왔다.



『오랜만이네.. 청룡... 』

 


현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또다시 기숙사 3층에서와 같이 현지의 팔에 푸른빛을 내뿜는 용의 그림이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비행기처럼 어깨쪽부터 빠르게 타고내려와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왠지 처음 현지의 팔에서 나왔을때의 패도 가득한 모습이 아닌 주인에게 재롱을 부리는 애완동물처럼 웅웅거리며 자세를 낮추고 있었다. 3층에서와 똑같이 붉은 빛으로 물들어있는 용의 눈이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달리 토끼처럼 귀여운 느낌이 가득 담긴 눈망울이었고 그런 눈으로 투명한듯 푸르른 용은 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번 놀아볼까? 』



그런 청룡이 마음에 든다는듯이 현지는 씨익 웃어보이며 말을 하자 용의 모습을 한 청룡이 강렬한 푸른빛을 내는듯 싶더니 순식간에 처음 현지가 꺼내든 커다란 도의 모습으로 변해 현지의 손에 들려져 있었다.



귀도를 든 현지의 손이 아주 천천히 곡선을 그리며 들어올려졌다. 하얀 나신인 현지의 머리쪽에서는 검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나부끼듯 팔랑이기 시작했다. 남자들의 시선도 귀들의 시선도 느릿하게 움직이는 그 도의 움직임에 넋을 빼앗긴듯 그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는 순간...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커다란 덩치에 하체는 찿아볼 수 없는 귀의 뒤쪽에 현지가 서 있었다. 귀의 목부분에 거대한 귀도를 가져다댄 것을 느꼈는지 커다란 덩치의 귀가 흠짓하고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 귀의 시선이 닿아있는 곳에서는 아직도 현지가 느릿하게 움직이며 춤을 추듯이 귀도를 움직이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귀도 그곳에 있는 남자들마저도 넋을 빼앗긴듯 춤을추는듯한 현지의 움직임을 바라보고 있음에도 지금 또하나의 현지가 커다란 귀의 목부분에 귀도를 가져다 대고 있는 것이었다.



커다란 덩치의 귀가 뒤쪽을 돌아보았다.
귀의 시선과 현지의 시선이 맞닿는 순간....
쩌저적 하는 소리와 함께 귀의 모습 전체가 차갑고 투명한 얼음으로 변해갔다.



퍼어억...!!

 


넋을 잃은채 현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귀들이 쩌저적하고 얼음이 어는 소리에 모두 커다란 귀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지만 그곳에는 얼어붙어버린 귀만 있을 뿐 현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얼어붙어버린 귀의 모습은 그들이 쳐다보기를 기다렸다는듯이 순식간에 수백조각으로 조각나 바닥으로 흘러내리며 녹아버렸다. 하지만.. 얼음이 녹아내린 그 자리에는 귀의 모습이나 흔적은 찿아볼 수 없었다.




남자들도 귀들도 그 모습에 모두 놀라고 있었다. 산산히 부셔져버린 귀의 모습을 보던 귀들이 다시 현지쪽으로 시선을 돌렸을때 저 멀리서 춤을추듯 움직이고 있는 현지대신에 그들은 바로 앞에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현지의 모습을 보아야만했다.



귀들의 움직임이 얼어붙은듯이 멈췄다.

 


『더 해볼테냐? 』




백만년이상 얼음속에 갇혀있으면 이만큼 차가운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식당내부가 얼음으로 뒤덮힐것만같은 아주 차가운 음성이 현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 차가운 음성에 귀들마저 얼어붙어버린듯 귀들은 작은 미동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사라져버려!!! 』



현지의 말에 귀들은 슬금슬금 뒤쪽으로 물러나기 시작하더니 벽으로 천장으로 그 모습을 감추고 사라져버렸다.



『모처럼 만인데... 너무 시시해..... 그건 그렇고..... 』

 

 

『이 아이 몸이 너무 허약하잖아.... 』


현지가 자신의 팔과 다리 그리고 몸을 내려다보며 자신의 몸이 아닌듯이 말했다.




『뭐.. 어쩔 수 없지... 』

 


잠시동안 몸을 내려다보고 있던 현지가 체념한듯이 말하며 고개를 들어 두려움에 가득찬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그들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남자들에게 다가간 현지가 들고있던 커다란 귀도를 남자의 목을 향해 겨눴다.


『죽을래? 아니면.... 』

 

『벗을래? 』


목에 칼이 들어와있는 남자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죽고싶은 모양이네... 』

 


아무런 대답이 없는 남자를 향한 현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남자는 칼끝에서부터 무섭도록 날카롭고 한기가서린 무엇인가가 목으로 전해져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느낌이 드는 순간 남자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입고있던 옷을 모두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현지는 그 모습이 만족스러운듯 살짝 웃어보이며 옷을 벗고있는 남자에게서 칼을 거두고 그 옆쪽에 서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현지와 눈이 마주친 남자가 화들짝 놀라며 뒤쪽으로 주춤거렸지만 현지는 그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자 그 남자 역시 서둘러 옷을 벗기 시작했다.



남자가 옷을 다 벗자 현지는 서있는 남자의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남자의 다리사이에 길다랗게 늘어져있는 성기가 현지의 눈에 들어오자 현지는 시비걸듯이 손가락으로 늘어져있는 남성을 툭툭치며 말했다.



『사내자식들이 쫄아서는.... 』



현지가 오이로 당하고 미이라처럼 변한 남자와 교합을 할때만해도 팽팽할정도로 발기해있던 남자들의 성기는 지극히 무서운 광경에 공포감때문인지 지금은 발기하지 못하고 늘어져있었다.



현지가 늘어진 남자의 성기를 한 손으로 잡았다.
붉은 현지의 입술이 동그랗게 벌어지면서 커다란 기둥을 감싸며 빨아들였다.



『흐읍... 』

 


평소라면 이 정도 외모의 여자가 스스로 자신의 물건을 빨아주는 상황에 쌍수를 들어 환영했겠지만 조금전 자신의 동료가 어떻게 되었는지 보았던 남자인지라 흥분감이나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더욱 커져있었다.


 

하지만 남자의 공포감은 금새 전율로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두려움이나 공포감에 의한 전율이 아닌 쾌락에 의한 전율감이 남자의 몸을 뒤덮어가기 시작하면서 남자는 자신의 물건을 빨고 있는 여자를 내려다 보았다.




그 순간.. 남자를 올려다보던 현지와 남자의 눈이 마주쳤다. 커다란 성기를 입에 물고 볼이 볼록한채로 남자를 올려다보고 있는 그 모습은 아무리봐도 이제 소녀티를 갓 벗어난 순진해 보이는 여자아이의 모습일뿐 한 남자를 미이라처럼 말려죽여버린 무서운 여자라는 실감이 전혀 나질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 눈...
맑고 투명한듯한 그 눈 너머로 드넓고 푸른 호수가 펼쳐지는듯한 아련한 느낌...
향수병에 걸린 사람을 부르는 고향과도 같은 그 느낌...
그 느낌이 남자를 그 눈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는것만 같았다. 남자가 그렇게 현지의 눈에 빠져들어가고 있는 사이 남자의 몸을 휘감고 있던 두려움과 공포감은 어느새 흐릿하게 옅어져 버리고 있었다.




현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던 남자의 손이 현지의 작은 머리를 잡았다.
그리고 현지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두려움이나 공포의 감정이 사라지고 있어서인지 현지의 입안에 있던 남자의 성기가 그 크기를 더욱 더 팽창시키고 있었고 그 크기의 팽창에 맞추어 남자의 움직임도 점점 격렬하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남자의 움직임이 겉잡을 수 없이 빨라지면서 남자가 절정에 이르러갈 무렵 현지가 갑작스럽게 남자의 성기를 한 손으로 강하게 움켜쥐며 입을 떼었다.


『안돼..... 』


절정의 오르가즘에 도달하려는 순간을 방해받은 남자가 다급한 마음에 거칠게 현지의 머리를 잡아당기며 현지의 입속에 자신의 물건을 쑤셔넣으려 하기 시작하자 현지가 그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으로 남자의 목을 움켜쥐고 남자를 노려보는듯이 바라보며 말했다.




『뭔가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

 

 

『난 너희들의 더러운 정액따위나 받으려고 이 짓을 하고 있는게 아니야!! 』




거의 이성을 잃은듯한 남자의 모습은 무섭게 노려보며 차갑게 이야기하는 현지의 모습에 기세가 한풀 꺾인듯 움츠러들었다.



『좋아 그럼 누워... 밑에 깔리는건 별로 기분이 내키지 않거든.. 』



남자가 누으라는 말에 무엇을 기대하기라도 한듯이 재빨리 자리에 눕자 현지가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서있는 남자의 성기를 자신의 다리사이로 이끌었다.



『흐으읍...!!! 』

 

 

『하윽.. 』


남자의 성기가 현지의 질 속을 파고들어가기 시작하자 남자와 현지 두 사람의 입에서 짧은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남자의 성기가 질속을 파고들어가는 순간 현지의 얼굴이 약간 찡그러졌으나 그 뿌리끝까지 모두 안쪽으로 사라지자 현지는 서서히 상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지의 얼굴에서 어깨에서 그리고 가슴에서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혀 남자의 몸으로 흘러내리다가 현지가 흥분감에 고개를 치켜들자 흘러내리던 땀방울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나머지 한 남자는 자신의 동료의 몸 위에서 땀을 흘리며 고개를 휘젓고 있는 현지의 관능적이고도 요염한 모습에 머리속에는 두려운 생각이 가득한데도 불구하고 그의 하체는 흥분감에 못이겨 불끈 솟아나며 몸부림치고 있었다.



『흐으응.. 』

 

 

『허억.. 허억... 흐윽...!! 』


현지의 교성과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식당안을 가득 채우고 조금씩 남자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다시한번 절정에 이르려는듯 보일 무렵 남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끄으으윽...!!! 흐아악!!! 』



조금전 현지와 섹스를하다 말라버린 그 남자처럼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하던 남자의 몸이 또다시 앙상하게 말라가기 시작한다고 생각되어질 무렵 어느새 남자는 이 전의 남자와 마찬가지로 바짝 말라버린채로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하아아아.... 』

 


남자가 말라비틀어져 버리자 현지는 길게 목을 빼고 천장을 바라보면서 긴 숨을 내쉬고는 마지막으로 남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현지의 관능적인 모습을 빠져들듯이 바라보고 있던 남자는 현지의 시선과 마주치자 번쩍 정신이 들었다. 앞서 죽은 두 명의 동료들처럼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과 함께 어떻게든 이 여자와 눈이 마주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남자는 그자리에서 몸을 바짝 숙이고 엎드리며 말했다.



『누..누구신지 모르겠지만 제발 살려주십시오... 』

 


현지가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의 앞에 포복하며 간절하게 애원하는 남자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살려달라고? 』

 

『무..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


현지는 흉한 몰골로 비쩍 말라버린 남자에게서 몸을 일으켜 포복해 있는 남자의 앞으로 다가가 쪼그리고 앉아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불가능해... 』

 

 

『제..제발.. 무엇이든지 할테니.. 목숨만은...!! 』

 

『어차피.... 』

 

『인간들은 모두 죽는다... 내 손에..... 』


모든 인간들을 죽인다는 말을 무덤덤하게 하고 있는 현지의 대답에 조금 놀란듯이 남자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러니까... 그건 불가능한거야... 』

 

 

『난 네게 자비를 베플고 있는거야... 최소한 고통스럽게 죽어가지는 않게 해주고 있으니까.... 』

 

『다른 인간들은 모두 내 손에 죽을거야.. 비참하게... 그리고 아주 처절하게.. 누가 먼저 죽느냐하는 시간의 차이일 뿐... 그러니까... 』


현지는 말을 이으며 한 손가락으로 포복해있는 남자의 턱을 들어올렸다.
남자의 얼굴이 힘없이 들어올려지면서 남자의 눈이 현지의 눈과 마주쳤다.



『즐겨... 이 시간... 네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을 말이야...  』



남자는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듯이 그대로 빨려들어가기라도 할듯이 현지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현지는 그런 남자를 밀어 바닥에 눕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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