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노마키아 - 1부(27)
『지희야~~ 』
길가에 서있던 지희가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멀리서 지애가 허겁지겁 지혜쪽을 향해 손을 흔들며 달려오는 것을 보며 지희는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또 10분정도 지각을 해버리고만 지애였지만 지희는 웃으며 달려오는 지혜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희의 일로인해 한동안 지희의 표정이 어두운것을 보고 기분을 풀어주겠다며 토요일 저녁에 전화로 약속장소와 시간을 말하고는 지희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전화를 뚝 끊어버린 지애였다. 중학교 1학년때 같은 반으로 그때는 지금처럼 친하지도 않았고 그다지 말도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2학년이 될때 같은 반에 배정되면서 옆자리에 앉게된 이후로 줄곧 지희와 함께해온 친구였다.
『아고.. 헥..헥.. 몇 분이야? 』
언제나 그랬듯이 변명을 하던 지애가 멋적은듯한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자 지희가 지애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가자~~~ 』
지애가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르키며 말하자 지희가 그쪽을 바라보고는 깜짝 놀랐다. 지애가 가르키고 있는 방향에서부터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사람은 지희의 예상과는 달리 남학생이었고 지애가 부른거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쟤...정찬이 아냐?? 설마.. 너가 부른다는 애가 정찬이었어? 』
지희는 평소 정찬을 무서워하고 자신이 가끔씩 아이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정찬의 일에 관여하는것도 말리려들던 지애가 정찬을 불렀다는 말을 듣고는 또다시 놀란듯한 얼굴로 조용하게 소리를 낮추고 지애에게 되묻고 있었다.
『지희 너가 쟤한테 관심이 있어하는거 같아서.. 』
지희의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에 지애가 말은 하지 못하고 고개만 살짝 끄덕여 보였다.
『말도안돼!! 도대체 어떻게 하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거니?? 』
『화..화났어? 난 그냥... 』
전혀 예상치 못한 지애의 말을을 들은 지희가 어이가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지애는 잔뜩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지희의 눈치를 살피듯 지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애의 생각이 너무 예상외라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지만 가뜩이나 미안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는 지애에게 지희는 더 이상 뭐라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에휴.. 뭐 그래도 내 생각해주는건 우리 지애밖에 없네.. 』
지희가 한숨을 내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하자 언제 그랬냐는듯 지애의 얼굴이 다시 환하게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희가 지애와 투닥거리고 있는사이 정찬이 그들에게 가까워져 오자 지희가 먼저 웃으며 정찬에게 인사를 건냈다.
『응.. 』
정찬이 약간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대답했다. 지희는 아무런 무늬나 장식이 없는 하얀색의 수수한 면티위에 거의 복부부분까지 길게 V자형태로 파여진 푸른색 가디건을 입고 있었으며 하늘거리는 체육복과 비슷한 천으로 된것같은 약간의 주름이 져있는 회색의 플레어스커트가 무릎의 위쪽부분까지 내려와 있었다. 하얀 머리띠를 하고 한손에 작은 가방을 든채 다른 손을 흔들며 웃어보이는 지희의 사복을 입은 모습은 평소에 학교에서 교복을 입고있는 모습과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이제 더 올 사람 없는거지? 』
지희가 잔뜩 장난기 어린 눈으로 지애를 노려보며 말하자 지애가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지희가 지애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럼 출발~ 』
지희와 지애가 팔짱을 끼고 앞서가기 시작하자 정찬도 천천히 그 둘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지하철을 타고 그들이 도착한 곳은 놀이공원이었다. 지애가 지희의 기분을 풀어주기위해 선택한 곳은 놀이공원이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정찬이라는 아이와 함께하게 되었지만 지희는 그에대해 별다른 생각은 없었다. 지애의 생각처럼 그렇게 정찬에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아이들처럼 정찬이 꺼려지거나 무서운 것 역시 아니었다. 다만, 같은 반도 아닌데다 몇번 짖궂은 아이들에게 구해준 것 이외에는 거의 친분이 없었기에 조금 어색하기는 했어도 그 이상은 아니었다.
『시작부터 너무 세게 나가는거 아냐? 』
지애의 첫번째 선택은 롤러코스터였다. 지희의 경우 미나로 활동하면서 그런것에 익숙해서인지 놀이공원에 있는 놀이기구들에게서 느껴지는 속도감이나 스릴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았지만 지애는 이런 것에 상당히 약한 편이었다. 그걸 알고 있는 지희였기에 지애가 첫코스로 롤러코스터를 잡은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음하하하핫!!! 걱정마~!! 오늘은 절대 안토해... 』
지애가 양손을 허리에 가져다대고는 자신있게 말하며 큰소리로 웃고 있었다. 지금은 저렇게 말해도 분명 내릴때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눈물 콧물 다흘리면서 토할거 같다고 징징거릴 지애였다. 보통 지애와 같이 놀이동산에 놀러오면 그런 지애때문에 조금 무섭다고 생각되는 것은 거의 마지막에 타거나 타지않는 편이었는데 오늘따라 지애가 심하게 오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지애덕분에 지희도 오랫만에 크게 웃을 수 있었다. 나중에야 어떻게 되든...
『근데 줄이 너무 길다... 기다려봐 내가 뭐 좀 사올께.. 』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도중 지애가 기다리기 지루하다며 먹을것을 사오겠다며 말릴 사이도 없이 줄을 뛰쳐나가 매점을 향하여 사라져버렸다. 지애가 사라지고 정찬과 둘이남자 조금은 어색한 생각에 지희가 고개를 들어 머리위쪽으로 길게 나있는 롤러코스터의 레일을 바라보았다. 길게 늘어진 철제 레일이 비틀리고 꼬여있는 모습이 마치 뱀과 같다는 생각이 들자 지희의 머리속에 경희를 괴롭혔던 김유식이란 이름을 가진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남자... "
유식의 생각이 떠오르자 지희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다행히 일단은 좋은 방향으로 일이 마무리 된듯 보였지만 그 남자가 도망쳐버린 이상 언제 어떻게 선생님에게 또다시 손을 뻗칠지 모르는 일이었고 그 남자의 능력.. 확실히 여자인 지희에게는 상당히 불쾌하고 기분이 나쁜 능력이었다. 그 날 이후 몇번이고 그 사무실에 다시 찿아가봤지만 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그들이 사무실에 들락거린 흔적을 찿아보기는 어려웠다. 뱀처럼 늘어져 있는 롤러코스트의 레일로 인해 그 때 그 뱀과같은 징그러운 남자의 성기가 자신의 몸을 휘감았던 생각을 하니 지희의 몸이 조금 떨려오기 시작했다.
『무서워? 』
고개를 들고 길게 늘어져 있는 레일을 보고있던 지희의 표정이 어두워진것이 롤러코스터때문이라고 생각한듯 정찬이 지희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지애가 걱정된다는 뜻으로 무섭다고 말한것을 정찬이 오해하고 있는듯 싶었다.
『조금 떨고 있는거 같아서..... 』
지희가 지애를 바라보는것처럼 걱정이 되는듯한 얼굴을 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정찬에게 선생님의 일을 말할 수도 없어 지희가 얼버무리며 대답하자 지희의 말을 듣고 있던 정찬이 아무말 없이 갑자기 지희의 손을 잡았다. 갑자기 손을 잡는 정찬의 행동에 지희가 조금 놀란듯 움찔하며 정찬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손을 잡고 있으면 조금은 진정이 될거야.. 』
정찬의 갑작스런 행동에 조금 놀랐지만 손을 잡아준 것이 지희가 두려워하는 줄 알고 마음을 진정시켜주려는 의도라는 것을 알게되자 지희는 정찬이 괜찮은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잠시 김유식이란 남자의 생각으로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듯 싶은 생각도 들었다.
『엄마아~~!!! 살려줘~~!!!! 』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지희와 정찬 그리고 지애를 태운 롤러코스터가 출발했다. 당연히 지애는 예전처럼 살려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지희도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롤러코스터의 속도나 급작스러운 하강이 지희가 소리를 내지르게 할 정도는 못되었지만 선생님의 일로 답답했던 마음을 소리를 질러 날려버려는듯 그렇게 지희도 지애처럼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다리를 부들부들 떨며 롤러코스터에서 내린 지애의 첫 마디였다. 역시 이런 롤러코스터는 지애에게는 무리였다. 호언장담하며 자신있게 말하는 지애였기에 일부러 자신의 기분을 풀어주려 무리하는 걸 알고 있는 지희였기에 구지 말리지는 못했지만 역시나 지희의 예상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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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애야.. 왜그래? 어디아파?? 』
『아..아니.. 』
그렇게 몇 개의 놀이기구를 타고 놀다가 잠시 화장실에 들른 지희가 지애에게 물어보았다. 아무래도 첫번째부터 지애가 너무 무리를 해서인지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린 지애의 표정이 시간이 지나도 밝아지지가 않자 지희가 걱정이 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기집애야.. 그러길래 무리라고 했잖아? 』
결국 자신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무리하다 지애가 고생하는 것 같아 안스러운 마음에 지희가 그냥 집으로 가자고 하자 지애가 깜작 놀라며 안된다고 하고 있었다. 지희는 오늘따라 지애가 평상시와는 조금 다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혹시 정찬이 때문에 그런거니? 』
『아..아니 그런거 아냐.. 』
지희는 어쩌면 지애가 평상시와 조금 다른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가 정찬이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정찬이를 피하던 지애였기에 자신을 생각해서 막상 부르긴 했는데 그마저도 알고보니 자신이 오해했던것이었고 이렇게 같이 있는게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불러놓고서 그냥 돌려보낼 수도 없어 그러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애야.. 날 위해주는건 좋은데.. 너가 불편해하는건 나도 불편해.... 』
지희가 지애를 꼭 안아주자 지애의 심장이 두근거리며 뛰는게 느껴져왔다. 지희는 이렇게까지 자신을 생각해주는 지애가 너무 고마웠다. 하지만 지희도 지애가 불편해하거나 싫어하는 건 싫었다.
『조금 더 있어보고.. 그래도 좋아지지 않으면 그냥 가는거다? 』
『으..으응.. 』
그렇게 지애와 지희는 화장실에서 나왔지만 지애의 얼굴은 여전히 밝아지지 않았다. 지희는 자신도 정찬과 있는것이 조금은 어색했지만 지애까지 이러고 있는 마당에 지희까지 어색해하면 분위기는 점점 더 이상하고 어색하게 될것이고 그럴수록 지애는 더 불편해하고 미안해할거란 생각에 지애가 신경쓰지 않도록 일부러 더 밝은척하며 분위기를 주도해나가려 노력했다.
『저기 가볼래? 』
별 말없이 지희가 이끄는대로 따라다니던 정찬이 한 곳을 가르키며 말하자 지희가 정찬이 가르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귀신의 집?? 』
지희의 대답을 듣지도 않은채 정찬이 지애를 향해 물어보았고 지애가 정찬의 말에 동의하자 지희는 지애를 바라보고는 깜짝 놀란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지희는 귀신의 집에 들어가는게 영 마음에 내키지않았다. 절대로 지희가 귀신의 집같은 곳에는 가지 않는다는걸 지애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정찬의 말에 동의한 지애의 대답에 지희는 깜짝 놀라버렸다. 정찬이 갑자기 지희의 손을 잡고 귀신의집이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걷기 시작했고 그 뒤를 지애가 따라갔다.
『저..정찬아 자..잠깐만.. 』
정찬에게 손을 잡히고 끌려가다시피하던 지희가 뒤에 따라오는 지애를 뒤돌아 보았다. 아직도 불편함이 채 가시지 않은채 따라오고 있는 지애의 얼굴을 보자 자신이 여기서 완강하게 거절을 해버리면 분위기가 이상하게 되어버릴것만 같아 결국, 지희는 정찬의 손에 이끌려 귀신의 집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잠깐만 먼저 들어가 있어 엄마한테 전화만하고 금방 따라갈게.. 』
그렇게 지애는 입구에 들어서는듯하다가 갑자기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고 밖으로 나와버렸고 지희는 정찬의 손에 이끌려 귀신의 집 안으로 들어와 버리게 되었다. 귀신의 집안은 자신의 눈앞에 손을 들어보여도 손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어두웠고 바닥에 앞으로 갈길을 가르키는 작은 형광물질의 화살표만이 보이고 있었다. 지희는 어두운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나 이렇게 폐쇄된곳에서의 암흑같은 어둠은 지희가 상당히 싫어하는 것이었다.
지희는 어둠속에 들어서자 가슴이 콩닥거리고 뛰기 시작하면서 다리가 떨려오기 시작했다. 사람이라도 많으면 그나마 조금 나을것 같은데 오늘따라 하필이면 이곳에 들어오는 사람도 한명 없는것 같았다. 지희가 두 눈을 꼭 감아버렸다. 그리고 정찬이 이끄는대로 따라가려고 할 때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정찬의 손이 자신에게서 스르르 떨어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정찬아!! 』
정찬의 손이 지희의 손에서 떨어져나가자 이 어둡고 깜깜한 암흑속에 혼자 버려진듯한 느낌에 지희의 몸이 떨리면서 움직이지 못하고 더듬듯이 손을 들어올려 정찬을 찿고 있었지만 아무도 없는것 처럼 손은 허공만을 가르고 있었다. 하지만 지희는 쉽게 눈을 뜰 용기가 나지는 않았다.
『저..정찬아 나.. 나 좀... 엄마!!! 』
『나야.. 』
정찬을 찿고 있던 지희의 손을 누군가 잡자 지희는 소스라치듯이 놀랐고 정찬이 자신이라는 것을 밝히자 지희는 다시는 놓치지 않으려는듯 그렇게 거의 끌어안듯이 정찬의 팔에 바짝 기대어 붙었다. 그리고 눈을 감은채로 정찬이 이끄는대로 따라가기 시작했다.
사실 귀신의 집의 구조를 보면 지희가 생각하는 것처럼 전체가 그렇게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지는 않았고 막상 안에 들어가보면 여러가지 조명들까지 각자의 귀신모형들을 비추고 있어 실제로 마음 단단히 먹고 들어가면 지희도 그렇게 무서워할만큼 어두운 공간은 아니었지만 어릴때 한번 들어가보고 깜깜했던 기억에 어릴때 의례히 아이들이라면 무서워하던 귀신들까지 총출동하고 있어서 거의 질겁하다시피 하고 나온 경험이 있는 지희였던지라 긴장감이나 공포감 조성을 위해서 입구에서 실제 귀신의 집 내부의 진입문까지 나있는 몇미터의 암흑과 같은 공간이 계속 이어져있을것만 같은 생각에 잔뜩 겁을 먹고 있었다.
지희가 정찬의 팔에 달라붙듯이 밀착해오자 지희의 가슴의 부드럽고 물컹거리는 느낌이 그대로 정찬에게 전해지는듯한 느낌에 정찬의 기분마저 조금씩 들뜨고 있었다.
『조..조금만 빨리가면..안돼? 』
지희는 어서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지 정찬에게 조금 더 빨리 가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 지희를 보며 정찬은 지희가 잡고 있던 팔을 지희의 뒤쪽으로 돌리면서 지희의 허리를 휘감듯이 살짝 감아안았다. 지희는 정찬의 품에 안겨버린 모습이 되어버렸지만 지금은 그런 정찬의 행동이 껄끄럽다거나 부담스럽다는 느낌보다 오히려 자신을 감싸주는듯한 느낌에 지희는 더욱 정찬의 품으로 파고들면서 아까와 같이 정찬을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정찬의 팔을 잡고있던 손을 놓고 정찬의 셔츠를 다시 꼭 움켜잡았다.
무서움때문인지 지희의 몸이 떨리고 있었고 지희를 안고 있는 정찬에게도 지희의 옷위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살의 느낌과 떨림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듯 보였다. 그렇게 지희에게 악몽과도 같은 시간이 지나가고 귀신의 집을 나오자 지희는 다리가 풀려버린듯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지희야..!! 』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지애가 주저앉는 지희를 보며 깜짝 놀라 달려왔지만 상당히 겁을 먹고 있던 지희는 지애가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희를 향해 달려오는 지애를 바라보던 정찬이 손을 들어 지애에게 오지말라는 손짓을 하자 지애는 그자리에 얼어붙은듯이 서버렸다. 정찬이 지희에게 손을내밀어 지희의 손을 잡고 일으켜주며 말했다.
『많이 무서웠어? 』
그렇게 지희는 정찬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갔고 뒤에 있던 지애가 그런 지희의 모습을 보며 불안한 모습으로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