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 메이드 되겠어요 ~ 그녀는 소꿉친구 ~ 3
3 상냥한 눈
- .....어머?
유카리가 의식을 찾은 것은 그로부터 잠시후였다.
- 아....나?....
아직 정신이 없는지 유카리는 휙휙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는 이내 자신의 상태를 눈치채고
- 꺄!?
하는 귀여운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이불을 코까지 당겨올렸다.
마사루는 속옷으로 갈아 입었지만 유카리는 알몸이었다.
- 미안, 사실은 옷을 입힐려고 했었는데 여자속옷은 잘 모르겠어서....
팬티는 물론 브래지어같은 것은 완전히 손들었다. 애초에 쑥스러워서 유카리의 알몸을 제대로 볼수조차 없었으니 더 말할것도 없다.
- 아, 저... 저는, 어느 정도나 자고있었습니까?
- 음-, 1시간정도 지났다고 생각되는데
침대옆 협탁의 디지털 시계를 보면서 답한다.
- 죄, 죄송합니다. 저 혼자 멋대로 자버리다니..... 주인님보다 먼저 자버리다니, 메이드 실격입니다...
- 그, 그렇게 자책하지 않아도 좋아! 형식상으로는 내가 고용하는 입장이지만, 그....가족같은 느낌으로 지내는것은 어떨까?
나는 외동이라서 유카리씨같은 누나가 있어준다면 매일매일이 즐거울거라고 생각하는데...
말하고나니 부끄럽지만 전부 마사루의 본심이었다.
어느 쪽이냐면 누군가에게 기대는 성격이라서 동생보다는 누나가 있었으면 하고 계속 생각해 왔었다.
그런 점에서 궁시렁대며 돌봐주는 미사와는 상성이 좋았던 건지도 모른다. 실제로 미사는 마사루를 동생취급 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미사에게 소꿉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있는 마사루로서는 결코 좋을게 없지만
- 우후후, 그러면 주인님은 누나와 섹스해버린 못된 동생이 되어버려요?
- 으.... 그, 그것은....
근친상간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빙글빙글 돌고있다.
- 농담이에요, 그렇게 곤란한 얼굴 하지 말아주세요
쿡쿡하고 마치 소녀같은 태도로 유카리가 웃는다.
- 저, 사실은 조금 걱정했었어요. 섬겨야할 주인님이 어떤 분일지, 저같은 여자를 받아들여 주실지어떨지....
- 그래서, 우리집은.... 나는, 합격이야?
- 후후후.... 어느쪽이라고 생각하세요?
커다란 눈동자를 고양이눈같이 뜨고는 마사루를 바로 바라본다. 그대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가볍게 입을 맞춰온다.
- 만일 섬기는 집이나 주인님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돌아와도 좋다고, 할머님은 말씀하셨어요.
저, 이렇게 일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계속 불안했어요.
- 뭐 보통은 그렇지
처음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를 떠올리면서 마사루는 고개를 끄덕였다. 참고로 첫아르바이트는 편의점의 선반정리를 도우는 단기 아르바이트였다.
- 하지만 주인님과 만나고 바로, 그런 생각은 사라져버렸습니다. 저, 사람을 보는 눈은 자신이 있어요..... 많은 사람들을 봐 왔으니까요.
하고, 조금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먼곳을 응시하는듯한 시선은 눈앞의 마사루를 넘어 과거를 향하고 있는 듯했다.
- 사람을 보는 눈이라... 나같은 것 어디가 좋아? 아무 특징도 없는 평범한 고교생인데
칭찬받은 쑥스러움을 감추려 일부러 퉁명하게 묻는다.
- 눈이....
- 눈?
되묻는 마사루에게 유카리가 풍만한 가슴으로 밀어부치듯 몸을 겹쳐온다.
- 눈이, 굉장히 상냥했었기 때문에....
마사루의 뺨을 양손으로 감싸며 농후한 키스. 서로의 혀를 얽으며 타액을 교환한다.
좀전까지 몇번이나 했으면서도 할때마다 신선한 쾌감이 있다.
- 나도 만나보고서 가정부를 채용할까말까 정하겠다고 말했었어, 엄마에게
- 어머, 그렇습니까. .... 그러면 저는 주인님의 눈에 차십니까?
우후후, 하고 유카리가 짖궂게 웃는다. 살을 섞은 이 특유의 응석부림이었다.
- 그래.... 가사실력은 아직 모르겠지만.... 밤의 봉사는 백점만점일까
- 아잉... 주인님도 참, 야해요!
두사람은 침대속에서 웃으며 서로 안은 채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
4 아침도 봉사
- 주인님, 아침이에요.
- 응....으응.....?
- 빨리 일어나지 않으면 지각이에요.
촤악!
기세좋게 커텐이 젖혀져 아침햇살 특유의 밝은 빛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이런데도 마사루의 의식은 아직 수면의 미련을 끊지 못했다.
뒹굴하며 창을 등지고 이불은 머리끝까지 덮는다. 아침에는 약하다.
- 차암, 아침밥 다 식어버려요!
그 이불을 유카리가 단숨에 벗겨낸다. 잠옷차림의 마사루가 역시 느릿니릿하게 몸을 일으킨다.
- 꺄!
- 응...뭐야?
갑자기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유카리를 보고 마사루는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아아, 이건가)
사타구니에 남자의 생리현상이 나타나있다. 손가락사이로 슬쩍슬쩍 이쪽을 훔쳐보는 유카리를 보니 짓궃은 생각이 든다.
이미 선을 넘었기에 유카리에 대해 대담해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 알몸인것도 아닌데 그렇게 부끄러워?
- 하, 하지만 주인님, 유카리는 그, 저.... 남자의, 그, 그런 현상은 처음 보는 것이라서...
- 좀더 자세히 봐볼래?
- 에엣!?
- 나중을 위해서라도..... 자
마사루는 팬티를 내리고 과시하듯이 딱딱해진 물건을 꺼냈다.
- 우와... 이, 이렇게 커졌어....
어젯밤은 어슴프레한 속이었기에 밝은 곳에서 남성기를 보는 것은 처음일것이다.
유카리는 부끄러운듯, 하지만 흥미진진한 얼굴로 마사루의 사타구니를 바라보고 있다.
생각탓인지 뺨도 살짝 물들어있다.
- 남자는 매일 이렇습니까?
- 응, 그렇지
- ...아프지, 않습니까? 그...저렇게 부어도
- 으~음, 아플 때도 있을려나. 하지만 그것보다 아침부터 하고싶은 기분이 드는게 괴로울지도
- 그, 그렇습니까...
유카리가 뭔가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마사루 역시 부끄러워져서 팬티를 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 손을 유카리가 막는다.
- 주인님이 곤란해 하는 것을 메이드로서 지나칠 수는 없습니다. 저, 이럴 때의 대처법도 공부해 두었습니다.
에이프런드레스의 가슴단추를 하나씩 풀더니 셔츠를 좌우로 헤친다. 하얀 살결과 귀여운 자수가 놓아진 브래지어가 마사루의 시야로 날아들었다.
- 유카리씨, 무엇을....
당혹해하는 마사루를 무시한 채 유카리는 브라의 앞후크도 풀어버렸다. 눌려져있던 압도적인 살덩이가 아침 햇살속에 나타났다.
목언저리의 단추는 잠근채여서 오히려 유방이 강조되고 있다.
- 이걸로 주인님을 편하게 해드리겠어요.
양쪽 겨드랑이로부터 가슴을 한데모으듯 들어올리면, 그렇지않아도 깊은 계곡이 한층 더 그 깊이를 더한다.
멜론보다도 클것같은 구릉은 유카리의 양손에서도 삐져나오고 있다. 마치 가슴에 거대한 머쉬멜로우가 두개 붙어있는것같이
- 이렇게 하면 될까요?
그 거대한 머쉬멜로우가 혈관을 보이며 경직되어 있는 페니스를 감싼다.
마사루의 남성기는 결코 작지않은데도 거의 대부분이 유방속에 파묻혀버린다.
세로로 갈라진 귀두의 끝부분만이 간신히 얼굴을 내밀고 있을정도다.
- 에~, 이상태로 가슴으로 주인님의 물건을 문질러드리면 되는거네요
- 우, 우와, 굉장해, 유카리씨의 가슴, 무지 부드러워서 기분좋아....
흔히 말하는 파이즈리에 마사루의 육봉은 앗하는 사이에 사정직전까지 몰려갔다.
- 어떻습니까, 유카리의 가슴은
- 좋아, 굉장히 좋아!
- 주인님께 칭찬받아서 유카리 기뻐요.
마사루의 반응을 잘 살피고 있었을까, 유카리는 여러각도에서 가슴을 문질러댔다.
처음에는 단지 감싼 채로 상하로 움직일 뿐이었지만 좌우의 유방을 각각 다른 방향으로 비틀거나 앞뒤로 작게 흔들리는 움직임도 보여준다.
- 아아, 주인님의 자지, 유카리의 가슴속에서 점점 뜨거워지고 있어요.
어디에서 배웠는지 유카리는 저속한 말로 마사루를 흥분시킨다.
(도데체 어디서 이런 야한 지식을 익혔을까....)
하지만 마사루의 그런 의문도 밀려오는 열정의 파도에 간단히 사라져간다.
- 아, 안돼, 유카리씨의 가슴이 너무 기분좋아서 쌀것같아!
- 참지 않아도 좋으니까 주인님의 정액, 유카리에게 가득 싸주세요.
귀여운 얼굴에 홍조를 띄면서 또다시 저속한 대사를 토해낸다. 그 사랑스러운 모습과 음란한 언동의 갭이 마사루를 참을수없게 흥분시킨다.
슥.... 스슥!....
애액과 유카리의 땀이 섞이며 점점 미끄러지기 쉬워졌다. 가슴의 계곡이 흠뻑 젖어 빛나고있다.
- 우후후, 이런건 어떻습니까 주인님?
치켜뜬 눈으로 마사루를 바라보던 유카리가 가슴의 협곡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귀두에 혀를 내밀었다.
투명한 액체가 넘쳐나는 요도구에 새빨간 혀끝을 가볍게 밀어넣는다.
- 우와, 너무 굉장해!
육봉을 유방으로 감싼 채 따뜻한 혀로 요도구를 건드리는 것은 상상을 초월한 쾌감이었다.
눈을 뜨고 있음에도 마사루의 시야가 검게 변했다. 하얀 별이 여러개 날아 다닌다고 생각되는 찰나 갑자기 익숙한 천정이 시야로 날아들었다.
알게모르게 몸이 뒤로 젖혀진것같다.
- 주인님의 뜨거운것을 가득 싸줘요....응응... 쪽....쪽...
혀끝을 좀더 안까지 밀어넣은 순간
- 오옷, 나온다....나온다...!!
마사루는 허리가 빠지는듯안 충격과 함께 대량의 액체를 뿌려냈다.
- 앙!
마치 분수처럼 퍼져나간 정액이 유카리의 단정한 얼굴과 하얀 가슴께를 가차없이 더렵혀간다.
끝부분을 핥고 있었기에 입안으로도 조금 날아들어간것같다.
- 아아, 이렇게도 가득 나와...유카리의 얼굴도 가슴도 주인님것으로 끈적끈적해요....
그렇게 말하는 유카리의 얼굴은 웬지 만족스러워보였다.
교복으로 갈아입은 마사루는 개운한 기분으로 식당으로 들어갔다.
유카리의 봉사덕분으로 아침부터 기분이 좋다.
- 금방 식사준비를 하겠어요
부엌의 유카리는 아까의 행위로 흐트러진 머리카락이랑 옷을 말끔하게 정돈을 마친 모습이다.
침대위와는 마치 다른사람같이, 실로 온화하게 웃는 얼굴을 마사루에게 보여주고 있다.
식탁에는 이미 몇개의 접시가 놓여져 식욕을 자극하는 좋은 냄새가 풍기고 있다.
의자에 앉으려는 찰나에 거실의 전화가 울린다. 전화를 받으려는 유카리를 제지하고 마사루가 수화기를 든다.
- 네 코사카입니다....아아, 엄마. 왠일이야, 이렇게 아침 일찍
전화를 건것은 지금은 부친과 함께 외국에 나가있는 마사루의 어머니였다. 한달에 몇번은 이렇게 국제전화를 걸어오지만
이렇게 아침일찍 전화한 것은 처음이었다.
- 응, 알았어... 아아, 이제 슬슬 식사시간이라서....응, 괜찮아.... 그러면, 이만
전화를 끊고 식당으로 돌아가자
- 아, 통화는 끝나셨습니까?
- 응. ....좋은 냄새네. 배가 고파졌어... 아침부터 운동을 해서 말이지
- 아잉.... 주인님, 야해요. ....바로, 된장을 준비할테니까요
유카리가 김이 나는 그릇을 양손으로 들고 온다. 그리고 그대로 마사루와 마주 보는 위치에 앉는다.
- 우선 일식으로 해봤습니다만 괜찮겠습니까?
- 응 나는 빵보다 밥을 좋아하니까
평소에는 콘후레이크랑 사두었던 빵으로 때웠기 때문에 마사루에게 이 아침식사는 오래간만의 일식이었다.
똑같은 전기밥솥으로 지었다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잘 지어진 밥에 두부와 미역을 넣은 된장, 살짝 구워진 김, 단맛이 알맞은 달걀구이.
그 어느 것이나 맛있어서 마사루는 아침부터 밥을 한그릇 더 먹을 정도였다.
- 오늘은 냉장고에 재료가 별로 없어서 변변치 못했지만 내일부터는 좀더 맛있는 것으로 준비하겠습니다.
- 응, 기대할께. .....아, 그래
식후에 차를 마시고 난 마사루는 서랍속에서 통장과 캐쉬카드를 꺼내더니
- 이것, 생활비. 비밀번호는 ****
유카리에게 건넸다.
- 하지만 이것은 주인님 것이 아닌지....
- 매월 이구좌로 엄마가 생활비를 부쳐주니까 거기에서 식비같은 필요경비를 사용해. 또 유카리씨의 급료도 거기서 꺼내고
그리고, 유카리에게 급료의 액수를 얘기했다. 아까 전의 전화로 어머니가 말한 금액이다.
- 핫토리씨의 손녀니까 똑부러지겠지, 너같이 한심한 자식을 돌봐주는거니까 이정도도 싼거야
어쨌든 유카리의 조모라는 사람은 마사루의 양친에게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인것같다.
그다지 타인을 칭찬하지않는 모친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유카리의 조모는 대단한 사람일거라고 마사루는 추측했다.
- 그런! 재워 주시면서 일하게 해주시는데 이렇게 많이 받을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메이드인 저에게 중요한 통장과 카드를 맡기는 것은 위험합니다.
- 괜찮아, 나는 유카리씨를 믿고 있으니까. ...아직 만난지 반나절이지만 유카리씨라면 신용할수 있다고 생각해.
게다가 입주가정부라는 것은 말하자면 하루종일 일하는 것과 같잖아, 급료가 많다고는 생각지않아.
아빠는 일단은 급료를 많이 받는 것같으니까 유카리씨가 신경쓸 필요는 없어
마사루의 아버지는 어느 기업의 연구원이었지만 이번 봄에 외자계의 기업에 헤드헌팅당했었다.
연구만 할수 있다면 어디라도 좋았기에 좀더 좋은 시설이 갖춰진 회사로 옮겨 연수입도 단번에 3배정도 오른것같다.
애초에 그 덕분에 근무지가 국외로 되어버린 것이다.
- 주인님의 아버님, 우수한 분이시군요.
- 글쎄. 집에서는 회사일은 그다지 얘기를 안하니까.... 아아, 그런 일은 아무래도 상관없어. 유카리씨 이것 받아주겠어?
말하자면 나와 유카리씨 사이의 계약서 대신이라고 생각해도 좋으니까
- ....네, 그런 것이라면 삼가 받겠습니다. 이 생명을 바쳐서라도 제대로 관리할것을 맹세하겠습니다.
- 아니,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좋아. ....아, 벌써, 슬슬 가지않으면 지각하겠어.
시계를 보니 어느 틈엔가 평상시의 통학시간이 되어 있다.
- 그러면 그렇게 하기로하고 오늘은 유카리씨가 여기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사놓아.
손이 필요하면 돌아와서 도울테니
급하게 그말 만을 하고 마사루는 서두르며 현관을 나선다.
- 주인님, 이것 도시락입니다.
- 아....
마사루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진다.
- 무슨 일이라도?
- 아니, 고마워. .....다녀올께
- 네, 다녀 오세요
꾸벅하고 허리를 굽히는 유카리에게 배웅받으며 마사루는 달려서 집을 빠져 나갔다.
(곤란하네, 도시락까지 만들 줄은 생각못했어....)
미사에게 들키지않도록 도시락을 가방에 숨기고나서 밖으로 나간다.
서로의 집이 붙이 있기도해서 마사루와 미사는 같이 등교를 한다.
그리고 오늘도, 언제나처럼 미사가 모퉁이에서 마사루를 기다리고 있다.
평소와 다른 점은 그 표정이 명확하게 험악하다는 것이었다.
- 아, 안녕, 미사
- ........그 코스프레 여자, 어떻게 됐어? 설마, 정말로 너네집에 그대로 눌러앉은 것은 아니겠지?
인사도 없이 갑작스런 직구의 질문.
- 에.... 에에, 그게.....
마사루의 애매한 태도에 점점 미사의 눈이 치켜올라간다.
- 하지만 이걸로 미사가 집안일을 도와주지않아도 되잖아.
부모님이 떠나고서 계속 미사에게 폐를 끼쳤지만 이걸로 이제... 우겍!
필사적으로 한 변명조차 끝나기전에 마사루의 후두부에 강한 충격이 전해온다.
미사가 양손으로 가방을 휘두른 것이다.
- 누가 폐를 끼쳤다는거야!? 난 한번도 그렇게 생각한적 없어, 이 바보!!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은 마사루를 그대로 버려둔 채, 미사는 그자리에서 혼자 달려가 버렸다.
5 개전!
점심시간
같은 학교라도 마사와는 반이 달라서, 아직까지는 다행히도 얼굴을 마주치지않고 지낼수 있었다.
- 오, 뭐냐 마사루, 오늘은 혼자냐? 카야마, 감기라도 걸렸어?
- .....내가 혼자서 점심을 먹는것이 어째서 미사의 감기와 연결되는거냐?
급우의 놀림에도 이내 날카로운 어조로 되돌려준다. 이이상 추궁받는 것도 귀찮았기에 바로 도시락을 연다.
- 우와.....
도시락을 열자 심플하면서도 맛있어보이는 요리가 화려하게 담겨져있다.
냉장고에 재료가 얼마 없었다고는 생각되어지지않을 정도로 훌륭한 도시락이었다.
어쨌든 유카리의 요리실력은 상당한 것같다.
- 어?
하지만 막 먹으려는 찰나 젓가락이 보이지않는다. 도시락을 싸고있던 보자기를 뒤집어 보아도 나오지않는다.
유카리가 넣는 것을 잊어버렸을까. 지금까지의 유카리의 일처리를 생각해보면 좀 믿기어려운 실수였다.
(유카리씨도 사람이니까)
매점에 들러 나무젓가락을 살려고 하는 순간 - !! - 교실입구에 미사의 모습이 보였다.
마사루가 황급히 유카리의 도시락을 책상속에 숨긴다.
(이걸 보면 미사녀석, 또 화낼거야)
그런 마사루의 행동을 눈치채지 못하고 마사가 성큼성큼 이쪽을 향해왔다
등뒤로 돌린 양손에 뭔가를 숨긴 채로.
- 어어어, 어쩐 일이야?
- ...왜그리 말을 더듬는거야. ....자, 이것
내밀어진 물건이 무엇인지 일순 알수없었지만 이내,
- 에, 이것, 도시락?
- 그다지 필요없다면 무리해서 먹으라고는 안하지만
이쯤해서 매일 만들어주었던 도시락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어제 화나게했기에 틀림없이 오늘은 만들어주지 않을거라고 생각했기에 마사루는 내심 놀랐다.
- 자!
한발 다가서며 슥하니 도시락통을 내민다. 쑥스런운지, 얼굴을 붉힌 미사가 굉장히 귀엽게 느껴졌다.
예전부터 미사에게는 고집스런 구석이 있었다.
(미안, 유카리씨)
마음속으로 사과하고서
- 고마워 미사. 기뻐. 같이 먹자
- ....뭐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같이 먹어주지.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항상 그렇기는 하지만)
- 뭐라고 했어!?
미사가 노려보지만 진짜로 화난 눈은 아니었다.
어쨌든 기분을 풀어주었다고 마사루가 안도할 그 때, 교실안의 시선이 교실입구로 향했다.
안그래도 시끄러웠던 교실이 한층 더 시끄러워졌다.
- 뭐, 뭐야?
시선을 따라가보니 그곳에는,
- 유카리씨!.....
부끄러울 정도의 정통파 메이드 모습인 유카리가 서있다.
교복의 무리속에서 한층 더 메이드 에이프런과 카츄샤가 눈에 띈다.
유카리가 두리번두리번 교실을 둘러보더니 마사루를 발견하고 커다란 소리로 부른다.
- 주인님!
빠직!
그 순간, 마사루는 뭔가가 깨어지는 소리를 들은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발신지인 미사의 얼굴을 볼 용기가 지금의 마사루에게는 없었다.
단지 심상치않은 냉기만이 목뒤에서 따끔따끔 느껴졌다.
- 주인님, 면목없습니다.
교실에 들어온 유카리가 머리를 숙인다.
- 저, 도시락에 젓가락을 넣는 것을 까먹었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왜인지 슬쩍 미사를 본다. 마사루가 처음 보는 유카리의 굳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금방 언제나의 부드러운 웃는 얼굴로 돌아와서
- 도시락만을 드리다니 정말로 죄송합니다.
빠지직!!
또다시 소리가 들린듯한 느낌이 들었다.
- 흐응, 그렇단 말이지....
어느 틈엔가 미사가 책상속에 숨겨 둔 유카리의 도시락을 꺼내들고 있다.
- 이, 이건, 그, 저
- 괜찮아, 마사루군. 내가 만든 도시락따위보다 저기의 미인 메이드씨가 만든 것이 좋을테니까.... 이건 갖고 가겠어
가늘은 눈초리를 실같이 뜨며 방긋 웃는다. 물론 미사의 그런 표정이 최대급의 화를 표현하고있다는 것정도는 충분히 알고있다.
- 아아, 아, 안돼, 전부 먹을테니까
자신이 만든 도시락을 뺏으려는 미사에게서 마사루는 몸으로 막는다.
그러자 이번에는
- 주인님, 제가 만든 도시락은 입에 맞지 않으십니까?.....
유카리가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 아, 아니, 그럴리가...
화내는 미사와 슬퍼하는 유카리를 허둥지둥 번갈아 바라보던 마사루였지만, 갑자기 두개의 도시락을 감싸안고는 그대로 교실에서 도망나간다.
- 두사람의 도시락, 모두 다 먹을테니까!
- 마사루!
- 주인님
두사람의 목소리를 등뒤로 마사루는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달려 올라갔다.
- 끄윽....
오후 수업. 2인분의 도시락을 옥상에서 단숨에 다 먹어치운 마사루는 치밀어 오르는 구토감과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다.
만일 그 상황에서 누군가의 도시락을 남겼다면 틀림없이 돌이킬수 없는 사태가 일어났을 것이다.
그것을 생각하면 이정도의 괴로움은 별수없다고 억지로 자신을 납득시미고 있다.
5번째의 구토감을 억지로 참았을 때 마치는 종이 울렸다.
동시에, 급우들이 마사루의 자리를 둘러쌌다.
- 있잖아, 그 메이드씨, 누구야?
- 가정부치고는 어리고 귀엽잖아
- 아니면, 사실은 코스프레 취미의 연인이야?
- 설마 코사카군의 *애인?
(우리나라에서는 戀人과 愛人이 같은 의미지만 일본에서는 애인은 불륜상대(second)를 의미합니다.)
- 싫어, 코사카군, 불결해!
이러쿵저러쿵 멋대로들 말한다. 듣자니 유카리는 바로 돌아간듯 하다.
- 주인님인가.... 좋겠어, 나도 그런 미인 메이드씨에게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그렇게 불려보고싶어!
- 남자의 꿈이지. 말하자면 - 주인님, 등 밀어드릴까요? - 같은
- 싫다, 어째서 남자들은 금방 야한 생각을 떠올릴까
이대로는 안좋아하고 마사루는 순간의 틈을 타서 교실을 빠져 나갔다.
- 앗, 코사카가 도망간다!
- 잠깐 기다려, 너는 모두의 의문을 풀어줄 의무가 있어!
- 네녀석, 적전도망은 총살형이야!
- 시끄러워 사생활을 침범하지마!
어떻게 하든지 유카리에 관해 듣고싶어하는 학급의 무리들에게서 도망친 마사루는 그대로 미사의 반으로 향했다.
- 미사
타이밍좋게 마침 교실에서 나오던 미사와 만났다.
- .... 무슨 볼일이라도? 마사루군
차가운 어조에 일순 움찔했지만 이정도에 질수는 없다.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 같이 집에 가자. 오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 나오는 날이니까 같이 서점에 가지않을래?
- .... 나 오늘 부활동이 있어
- 아, 그러면 나도 같이 갈래
마사루와 미사는 당구부에 같이 속해있다. 애초에 실제로 활동하는 것은 두사람뿐이고 그 외에는 한명인가 두명밖에 부원이 없는 실정이었지만.
- 어머, 너는 서점에 간다며? 괜찮아, 나같이 조신하지못한 여자에게 신경써주지 않아도
마지막으로 매섭게 일별하고는 부실로 향해갔다.
- 하아아....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마사루는 무거운 발걸음을 입구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