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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부는 내제자 - 2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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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경험 1 ]



" 제가 늦었나보네요?... 죄송합니다... 최대한 빨리온다고 서둘렀는데도... "



" 아니야... 내가 시간이 많아서 너무 일찍왔을 뿐이야... 어머 땀 좀봐...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데 천천히 오지 그랬어... 어서 앉아... "



뻔히 늦지않은 줄 알면서도 동성은 의래적인 인사말로 그렇게 상희에게 말을 건냈다. 상희는 그런

동성의 말에 당치도 않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예쁜 미소를 지으며 동성을 올려다보았다.

이어 동성의 얼굴에서 흐르는 땀을 발견한 상희는 동성이 혹시라도 늦을까 허겁지겁 달려온 것을

깨닫고는 내심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마음이 들자 더욱 동성에게 마치 녹이내릴듯한

음성으로 입을 여는 상희였다. 동성은 가볍게 손바닥으로 땀을 훔치며 상희의 맞은편에 앉았다.



" 야!... 누나 오늘따라 더 아름답게 보이네요... 물론 평소에도 너무 아름답지만... 이거 눈이

부셔서... 잘못하면 눈이 멀겠는데요... 하하하... "



" 피!~~~ 거짓말... 아부를 할려면 제대로 해야지... 속이 뻔히 보이는 그런 사탕발림에...

미안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았네요... 예쁘기야 상아가 훨씬 예쁘지... "



동성은 잠시 아름다운 상희의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며 땀을 식히다 조금은 아부가 섞이기는 했으나

별로 틀린 말도 아닌 어느정도 진심이 듬북 담겨있는 심정으로 상희의 아름다움을 칭찬했다.

그런 동성의 말에 상희는 기쁨을 느끼면서도 은근히 그런 동성을 떠볼 생각인양 상아를 끌어들이며

동성의 눈치를 살폈다. 그런 상희의 얼굴은 기쁨으로 인해 조금 상기되어 있었으며 살짝 동성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었다. 동성은 상아의 이름이 나오자 순간적으로 움찔했으나 금방 평소의 태도를

되찾고는 그런 마음의 동요를 내비치지 않은 채 상희에게 말을 했다.



" 그렇게 말을 하면 그렇기도 하죠... 그런데 말이죠... 상아는 풋풋한 풋과일같은 향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누님은 활짝 핀 장미꽃같은 화려함과 그러면서도 아직 상큼한 향기를 풍기니까

어쩌면 누님이 훨씬 매력적이라고 할수 있잖아요... "



" 정말?... 동성이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그말은 내가 정말로 상아보다 매력적이란

소린데... 그게 정말이라면 너무나 기뻐... 동성이가 날 그렇게 생각한다니... "



동성의 말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상희는 동성의 입에서 나온 말에 처음에는 믿을수 없다는 듯 큰

눈을 깜박이며 동성의 얼굴을 응시하다 다음 순간 예의 그 폭발적인 미소를 얼굴 가득 떠올렸다.

진정 기쁜듯 떠올리는 미소는 안그래도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을 더욱 화려하게 수놓으며 동성의

얼을 반쯤 빼놓고 있었다. 동성은 그런 상희의 얼굴을 잠시 멍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자신의 모습에 얼이 빠진 얼굴을 한체 바라보는 동성을 확인하자 상희는 절로 웃음을 참지 못했다.



" 뭘 그렇게 넋을 잃고 바라보는거야?... 음!... 일단 차부터 시켜야지?... 뭐 마실거야?...

여기는 커피가 아주 맛있는데... 특히 컬럼비아산 원두에 모카를 브렌딩한 커피가 좋은데... "



" 아!... 예!... 누님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만... 그럼 그걸 마시겠습니다... "



동성은 진심으로 넋을 놓고 있다가 상희의 물음에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그런 자신의 심정을

상기된 표정을 지우지도 않은체 털어 놓았다. 이어 상희의 물음에 뭐가 뭔지도 모른채 알수 없는

외계어를 들은 듯한 표정을 보이다 간신히 그런 상희의 말에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상희는 그런 동성의 태도와 말에 날아갈듯한 기쁨에 사로잡혀있었다.



( 호호호... 이제 동성이는 완전히 내게 넘어온거야... 이제 처음으로 상아를 이긴게 되나?...

두고봐 앞으로 고년의 것을 하나 하나 전부다 뺏아올테니까... 그래서 십년 넘게 죽어지낸데

대한 복수를 톡톡히 해 줄거야... 두 눈에 눈물이 쏙 빠지게 만들거야... )



상희는 속으로 상아의 얼굴을 떠올리며 어금니를 앙 물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상아에 대한

원한이 온몸을 지배하는 상희였다. 그러나 그렇게 다짐하면서도 상희는 여전히 생글거리는 얼굴을

동성에게 보이고 있었다. 웨이츄레스를 불러 커피를 주문한 상희는 애정어린 눈빛을 동성에게

보냈다. 그런 상희의 눈빛에 동성은 완전히 눈이 풀린채 상희를 멍하니 응시했다.



" 동성이가 날 그렇게 생각한다니 난 너무 좋아서 춤이라도 추고 싶네... 고마워... 나도 동성이가

너무 멋있다고 생각해... 음!... 그만봐!... 너무 그렇게 보면 내가 부끄럽잖아... "



" 미안합니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수가 없는지라... 조심할께요... "



" 그렇다고 사과는 할 것 없고, 그런데 모레 나하고 우리학교 축제에 가야하는데 상아가 문제거든

그걸 상의도 할겸 동성이와 이렇게 즐거운 시간도 가질겸 동성이를 부른거야...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겠지?... "



" 당연히 알아듣지요... 안그래도 먼저 일도 있고 해서 상아가 영 마음에 걸리거든요...

저도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봤는데 도무지 뾰족한 생각이 나지않아서... "



상희의 말에 동성은 문득 상아의 얼굴을 떠올리며 인상을 썼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아를 속일만한

그런 그럴듯한 말이 생각나지않는 동성이었다. 그렇게 고민스런 표정을 짓는 동성을 바라보는

상희의 얼굴에 다시 예쁜 그러나 믿음을 주는 그런 미소가 떠오른 것은 그 순간이었다.

상희는 안심하라는 듯 미소를 지으며 동성을 가만히 응시했다.



"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것이 있거던... 동성이 너 모레 일박 이일 일정으로 M.T를 가면 어떻겠니?

중간고사도 끝나고 신입생 환영 단합대회라고 하면 말이야... "



" 예?... M.T요?... "



" 그래 M.T... 좋잖아?... 완전히 합법적으로 일박 이일 동안 상아에게서 벗어날수 있으니 말이야

그리고 왜 그렇게 급하게 가게 됐냐고 그러면 처음에는 안가려고 했다가 빠지면 안된다고 해서

어쩔수 없이 갈수 밖에 없었다고 둘러되면 되잖아?... 어때 내 생각이?... "



" 흠!... M.T라... 과에서 간다고 하면... 그럴수도 있으니까... 하긴 다른 과는 모두 다 간다고

하긴 하던데... 우리과는 아직 말이 없고... 아마 안갈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



상희의 말에 동성은 처음에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이해가 안되는 그런 얼굴을 했다.

그러나 그런 동성의 얼굴은 상희의 말이 이어지면서 조금씩 수긍하는 표정으로 바뀌고 있었다.

상희의 말이 끝나자 동성의 얼굴은 어느새 상희의 말에 완전히 동조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던 것이었다. 동성은 상희의 말을 곰씹어보며 자신의 생각에 빠져들고 있었다.



사실 동성은 지금까지 미스 스마일과의 술자리로 인해 한번의 외박외에는 단 한번도 자신의 길에서

벗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었다. 그런 동성이었기에 상아가 싫다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한번 쯤은

일탈을 꿈꾸어보고는 했었다. 물론 그런 생각은 금방 접어버리기는 했지만 상희의 부추김으로 인해

다시 그런 생각이 스믈 스믈 동성의 마음 속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런 제의를 하는 상대가 너무도 아름다운 상희라는데 더욱 어떤 기대감을 가지는 동성이

었던 것이다. 동성은 혼자말처럼 중얼거리다 눈을 들어 아름다운 상희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런 동성의 눈은 어떤 기대감으로 뜨겁게 달아 올라있었다.

그런 동성의 눈에서 동성의 생각을 전부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감지한 상희는 그런 동성의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살짝 얼굴을 붉혔다. 그런 모습은 더욱 동성을 들뜨게 만들었다.



동성은 학교로 들어서는 순간 눈이 핑핑 돌아가는 것을 느꼈다.

어딜봐도 아름다운 아가씨들 천지였으니 그런것을 처음보는 동성으로써는 당연히 눈이 돌아가는

것이 정상이었던 것이었다. 이리저리 사람들에게 부딪히며 조금은 얼빵한 모습을 한채 사방을

두리번 거리던 동성은 이윽고 정신을 차리고 학교 안내판 앞에 걸음을 멈추었다.

상희와 만나기로 한 건물을 찾은 동성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는 가는 길을 머리 속에 기억하며

걸음을 옮겼다. 요란한 음악소리와 온갖 소음에 동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들뜨고 있었다.



상희와 음모를 꾸민 다음 동성은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상아가 올때를 기다려 M.T에 대해서 말을

꺼냈다. 한번 동성의 일을 경험한 상아인지라 그런 동성의 말에 조금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내

동성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지만 동성은 뜨끔한 마음을 숨긴채 상아에게 입이 닳도록 설명을

했던 것이다. 간신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둔 상아였지만 이번에는 가지말라고 어거지를 부렸다.

그런 상아의 어거지는 저녁 식탁에 까지 이어져 평소 그렇게 잘먹는 식사도 깨작거리는 것으로

자신의 불만을 나타내는 상아였다.



그런 상아의 태도에 입장이 난처한 것은 다름아닌 동성이었다. 상아의 평소와 다른 모습에

식구들은 알수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급기야 상아를 추궁하였고 상아는 입술을 잔뜩 내민채 사실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되자 동성은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 나지나 않을까 등뒤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숨을 죽였다. 그런 동성을 살려준 사람은 의외로 상미였다.

상미는 상아의 투정에 못말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차근차근 설명을 했던 것이다.



" 상아야!... 그건 어쩔수 없는거야... 만약 네가 대학에 들어가도 그런 일을 겪어야하는거야...

뭐! 썩 칭찬할만한 일은 아니지만 어쩌겠니?... 그렇게 선배와 후배간의 우의를 돈독히하고 또

서로 다음에 만나도 얼굴이라도 알아볼수 있어야하지 않겠니?... 만약 모르는 상태에서 다른

곳에서 싸움이라도 벌어졌다가 나중에 학교에서 얼굴이 마주치면 어떻겠니?... 그러니 그런

고집 피우지말고... 그래 일박 이일이라고... 그런 행사에 빠지면 안되지... "



" 그래도... 동성이는 날 대학에 보내기위해 우리집에 들어온거잖아?... 그러니까... "



" 허어!... 동성이라니?... 선생님께... 그리고 상미가 그렇게 알아듣게 설명을 했는데...

아무 말 말고 그냥 갔다오게 해라... 동성군 회비도 내야할거고... 흠!... 돈은 필요없나?... "



" 아닙니다... 저도 안가려고 했는데... 빠지면 안된다고 하도 성화들을 해서... 죄송합니다...

다녀와서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돈이라뇨... 지금도 분에 넘치게 주시는데...

아무것도 필요없습니다... 단지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



상미의 말에도 상아는 어린애처럼 투정을 멈출줄 몰랐다. 그런 식구들의 교통정리를 한사람은

묵묵히 밥을 먹으며 딸들의 말을 듣고 있던 박사장이었다. 박사장은 단숨에 상아의 입을 봉해버린

후 동성을 향해 은근한 어조로 말을 건냈다. 동성은 그런 박사장의 말에 더욱 마음 한구석이 찔려

오는 것을 느끼며 극구 사양을 했다. 이미 동성을 장래 사위감으로 생각하는 박사장인지라 동성의

모든 면이 믿음직스럽고 예뻐만 보이는 것이었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동성은 다시 방으로 돌아와서도 공부를 팽계친채 투정을 부리는 상아를

달래다 달래다 어쩔수 없자 할수 없이 비장의 무기를 쓸수 밖에 없었다.

앙탈을 부리는 상아를 힘으로 누르며 단숨에 입술을 눌러버린 것이었다.

상아는 처음에는 그런 동성의 키스에 입술을 꼭 닫은체 저항을 했으나 그것도 잠시뿐 곧 입술을

열고는 동성의 혀를 받아들였다. 이어 서로의 몸을 애무하며 달콤한 키스를 나누는 두 사람이었다.



" 거기 여자들도 같이 가는거지?... "



" 당연히 우리과에 여학생들도 있으니까 같아 가는거지?... 그런데 그건 왜?... "



" 이건 경고하는데 만약 그 여학생들에게 한눈 팔면 너 죽을 줄 알아?... 저번처럼 그냥 그렇게

넘어갈걸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그때는 진짜 가만 안둔다... "



" 걱정도 팔자다...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너보다 예쁜 여자는 보지를 못했다... 아니 너 정도가

아니라 너의 반만큼이라도 생긴 여자도 못봤다... 그런데 너!... 니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나보다

너 정말 예쁜거 모르는 모양인데... 진짜 너 영화배우들보다 더 예쁘다...

이렇게 예쁜 널 놔두고 내가 미쳤다고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겠니?... "



" 하긴 나도 내가 예쁜건 알지만... 어쨋던 절대 다른 여자들에게 한눈 팔면 안돼... 알았지... "



몇번이고 동성에게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면 죽는다고 협박을 하는 상아였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말에 무조건 알았다고 긍정을 표시할수 밖에 없었다. 은근히 속이 찔리기는

했지만 이미 어쩔수 없는 달리는 말에 타고 있는 형상이 된 동성이었다.

그렇게 상아의 앙탈을 단숨에 진압(?)한 동성은 더욱 열의를 가지고 상아를 지도한 후 자신의 방에

돌아온 뒤 거사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일단 그날 수업을 받을 책을 챙기고 그래도 여행을 가는

듯 보여아하는 지라 옷가지도 몇개 싼 동성이었다.



그렇게 박사장 일가와 상아를 감쪽같이 속인 동성은 책이며 옷가지를 친구에게 맡긴 다음 이렇게

상희의 학교에 온 것이었다. 동성은 다시 떠오르는 그날 일을 생각하며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설래 설래 젖지않을수 없었다. 그러던 동성은 다음 순간 정신을 차리고는 급한 걸음을 옮겼다.

약속 시간이 가까워짐을 느낀 동성이었기에 걸음을 재촉한 것이었다.

상희는 평소 즐겨입던 캐주얼 차림과는 다른 좀 더 성숙해 보이는 조금은 짧아보이는 치마의

투피스 차림으로 동성을 맞이했다. 동성은 평소 보던 상희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이는 그녀에게

다시 한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성의 입에서는 절로 칭찬의 말이 새어 나왔다.



" 와!... 누나의 미모는 도대체 어디까진거야?... 볼때마다 날 놀라게하니... 이거 내가 너무

초라해지는 느낌을 받네... 나 그냥 갈까보다... "



" 무슨 소리야!... 동성이도 너무 멋진데... 아부는 그만하고 자!... 우리과에서 하는 주점으로

가... 내 애인이라고 자랑해야지... "



대학에 입학한 기념으로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사양하는 동성에게 억지로 안긴 그래서 항상 아끼는

하나밖에 없는 양복을 입은 동성도 어디 내놔도 전혀 손색이 없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 동성의 모습에 상희도 만족스러운 듯 동성의 아래 위를 훑어보고는 냉큼 동성의 팔짱을

껴오는 것이었다. 동성은 상희가 자신의 팔짱을 끼자 팔에 느껴지는 뭉클한 감촉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상아와는 달리 조금 더 풍만한 상희의 가슴을 느끼자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쾌감을 느끼는

동성이었다. 그렇게 약간은 몽롱한 정신 속에서 동성은 상희가 이끄는데로 끌려갔다.



" 어머나 상희야!... 이 잘생긴 총각은 누구니?... 너무 멋지다... 나 좀 소개시켜줘라... "



" 처음 보는 얼굴인데... 어디 다니는 사람이니?... 계집애 너무 부럽다... "



" 쓸데없는 소리들 말고... 장사 안할거니?... 자꾸 이러면 다른 과에서 하는데로 가버린다... "



" 계집애 뻐기기는... 알았다... 니 서방 잡아먹을까봐서 미리 겁주는 거니?... 호호호

뭐 먹을래?... 여기서 파는거 잘 알지?... "



그렇게 동성과 상희가 조립식 천막안으로 들어가자 벌써부터 시끌벅적하던 천막안은 더욱 시끄러워

졌다. 상희를 아는 친구들인지 몇명의 여대생들이 우르르 몰려와 저마다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그런 여학생들의 수다에 그래도 박사장 집에서 어느정도 단련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던 동성이지만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릴수 없었다. 다만 얼굴을 붉힌채 멀쭘히 서있을 뿐이었다.

상희는 친구들의 수다에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면서도 동성이 불편해 하는 것을 보자 그런 친구들을

향해 일갈을 했다. 그리고는 재빨리 동성을 이끌고 비어있는 한 테이블에 가서 앉는 그녀였다.



" 훗!... 정신없지?... 그런데 이해해... 저년들 지금 애인도 없고... 있다고 해도 지금 군에 간

친구들이거든... 그러니까 이런 날 이렇게 장사나 하고 있지... "



" 솔직히 정신이 없네요... 이런 분위기라면 두손 다 들수 밖에는 없을것 같습니다... 후후후... "



동성은 상희의 말에 솔직히 대답했다. 이런 분위기를 처음 느껴본 동성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일수

밖에 없었다. 그런 동성의 말에 상희는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떡였다.

그렇게 분위기에 대해 말을 주고 받고 있을때 주문한 음식과 술을 내오며 상희의 친구는 냉큼

동성의 옆자리에 주저앉는 것이었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동성은 놀라 그녀의 얼굴을 쳐다봤으며

상희는 기분 나쁜듯 인상을 썼다.



" 너 뭐하는 짓이야... 이게 장사를 맡았으면 장사에나 신경을 쓸것이지... "



" 얘가 뭘 모르네... 너!... 하긴 룸살롱이나 그런데 안가봐서 모르겠구나... 난 호스티스야...

안주인이란 말이지... 이렇게 손님들이 오면 접대를 하는거지... 몰랐니?...

흠!... 자세히 보니 어린데... 너 설마 영계를?... "



" 야!... 말 같은 소리를 해라... 뭐!... 호스티스?...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

그리고 백번 양보해서 니가 손님을 접대한다고 치자... 그런데 여기 손님이 우리밖에 없니?...

그런데 왜 여기와서 이 난리야... 그래 영계다 어쩔래?... 나는 능력돼서 이렇게 영계 데리고

다닌다... 그러니 괜히 쓸데없는 짓 말고 그만 물러가는게 좋을거다... "



" 흠!... 역시 능력있는 년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니까?... 진짜 부럽다... 그런데 말이야...

너 한가지만 알고 다른건 모르는가 본데... 내가 설명해줄께 잘들어라... 내가 아무나 접대하는

건 아니란 말씀이야... 내가 일반술집에 있는 호스티스가 아니란 말이야... 즉 손님을 접대하는

것도 내 마음에 들어야 한단 말이거든... 비록 영계라도 아주 마음에 들어... 이름이 뭐야?... "



" ........... "



동성은 그렇게 뻔뻔스럽게 나오는 그녀의 태도에 어이가 없어서 멀뚱히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도무지 자신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지않는 동성이었다. 여자가 그것도 대학에 다니는 여자가 그런

뻔뻔스러운 태도를 보이자 절로 입이 딱벌어지는 동성이었다. 상희는 그런 그녀의 능글맞은 태도에

눈에 살기까지 띠며 그녀를 퇴치하려고 했으나 마치 진드기같이 달라붙는 그녀를 떼어내기는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되자 상희는 열이 받아 애꿋은 술만 들이킬수 밖에 없었다.



그런 상희를 따라 뭔가 기대를 하고 왔던 동성도 기분이 다운되는 것을 느끼며 따라 술을 마실수

밖에 없었다. 온갖 역경을 무릅쓰며 더군다나 상아마져 속인체 마련한 자리였는데 말이다.

아직도 밖에는 해가 한참이나 남아있었지만 상희와 동성은 경쟁이라도 하듯 술을 마셨다.

상희의 친구는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신경도 안쓰는 듯 동성에게 은근히 몸을 기대며 애교를 부리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질겁을 하며 몸을 빼던 동성은 나중에는 자포자기한 심정이 되어 그냥 그대로

내버려둘수 밖에 없었다.



" 우리 나가자... "



" 예!.. 그게 좋겠네요... "



순식간에 안주에는 거의 손도 대지않고 술을 다 비운 두 사람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런 두 사람, 아니 두 사람 중에 동성을 보는 상희의 친구 눈에는 아쉬움이 잔뜩 서려있었다.

동성과 상희는 그런 그녀의 눈을 외면한채 서둘러 계산을 마치고는 천막을 빠져나왔다.

그런 두 사람의 등 뒤에서는 그녀의 애교서린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 만약 상희가 잘 안해주면 언제든지 이 누나에게 와... 이 누나가 잘 해줄테니까... "



" 미친년.... "



그녀의 말에 상희는 더욱 걸음을 빨리하며 욕설을 내뱉았다. 동성도 학을 뗀듯 고개를 저으며

상희와 보조를 맞추며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행여나 그녀가 금방이라도 목덜미를 잡을것 같은

공포를 느끼면서... 그렇게 어느정도 상희의 과에서 운영하는 주점에서 떨어진 두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생각하니 너무나 어이가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것도 잠시 동성은 상희의 안내를 받으며 학교 안을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물론 그렇게 다니다

여러가지 놀이를 즐기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다시 즐거운 마음이 된 두 사람은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학교를 돌아다니다 피곤함을 느끼자 한쪽에 비어있는 벤치에 몸을 맡겼다.

아까 급하게 마신 술로 인해 더욱 피곤함을 느끼는 두 사람이었다. 게다가 은근히 저녁을 향해

가는 시간인지라 배 마저 고픈 두 사람이었다. 잠시 그렇게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던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말을 꺼내며 학교를 빠져나갔다.

뭔가 일이 이루어질것만 같은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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