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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내신부는 내제자 - 6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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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19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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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편 66부 >



[ 훈련 3 ]



동성은 차안에서 내내 작은 신음소리를 내며 앓다가 자신의 오피스텔 앞에 차가 멈추자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뼈 마디 마디가 저마다 비명을 지르며 아픔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런 움직일때마다 기겁을 할 정도로 아픔을 느끼며 동성은 조심스럽게 될수 있으면 몸에 조금의

진동도 가지않도록 최대한 천천히 움직였다. 그런 동성을 지켜보던 운전하던 30대의 장년인은

피식 쓴 웃음을 지었다. 그도 김사범에게 벌써 이십년 가까이 무술을 배우고 있던 터라 지금

동성의 상태가 어떤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동성의 조심스러운 걸음을 지켜보다 그는 동성이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가자 차를 몰았다.



동성은 최대한 살살 걸어서 엘리베이터에 탔다. 걸어가는 동안 사람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그런

동성을 바라보았지만 지금 동성은 그런 눈초리를 의식할 정신이 없었던 것이었다.

오로지 최대한 몸이 무리가 가지않게 걸어서 자신의 방에 있는 침대에 몸을 누이는 그것만이

지상의 과제였던 것이다. 진땀이 바짝 바짝 솟아나는 것이 마치 큰것이 급한 그런 형색을 보였던

것이다. 그렇게 노력을 해서인가...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던 자신의 오피스텔 앞에 도착한 동성은

절로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러나 동성은 급한 마음에 암호를 누르려다 비명을 질렀다.



" 으윽... 큭!... 너무 서둘렀어... 이렇게 고통스럽다니... "



자신도 모르게 급한 마음에 손을 뻣어 번호를 누르려던 동성은 머리끝이 쭈빗 솟을 정도로 팔에

밀려오는 고통을 느끼며 잠시 그자세 그대로 굳은체 덜덜 몸을 떨었다.

그렇게 잠시 고통을 누르던 동성은 잠시후 어느 정도 고통이 가라앉자 천천히 번호를 눌렀다.

이어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동성은 최대한 천천히 침대로 걸어갔다.

아니 발을 질질 끌며 다가갔다. 이어 옷을 벗을 생각도 못하고 살며시 침대에 누웠다.

그런 조심스러운 몸짓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온몸에 고통의 격량이 쓸고 지나갔다.



( 진짜 죽겠네... 이걸 매일 해야한단 말이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게 아닌지 몰라...

이럴 가치가 있는걸까?... 잘못하면 명대로 못살것 같은데... 어쩐다 포기해야... 아니야...

이왕 칼을 뽑은 몸인데... 여기서 포기한다는건... 절대 안돼... 두번 다시 그런 꼴을 당할수는

절대 당할수는 없어... 암 그래도 끈질기단 소리를 듣던 나잖아... 절대로... )



동성은 내 활개를 편채 갈등을 하다 떠오르는 상미의 얼굴과 명수에게 당했던 일을 떠올리자 눈을

빛냈다. 절대 포기할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동성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다지던 동성은 이왕 떠오른

생각인지라 아름다운 상미의 얼굴을 다시 떠올렸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모습이었다.

동성은 온몸을 짓누르는 피로도 머리카락 끝까지 쭈빗 솟게 만드는 아픔도 순간 잊어버렸다.

아름다운 상미를 떠 올리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는 동성이었다.

동성은 어디를 보는 것도 아닌 멍한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입을 헤벌렸다.



" 딩동...딩동뎅.. 또르르릉... 딩딩딩... "



" 뭐야!... 누군데 이 좋은 환상을 깨우는 거야... 진짜 짜증나네... 으윽!... 갑자기 아프기까지

하잖아... 누군지 정말 눈치라고는... "



별안간 들려온 헨드폰의 경쾌한 컬러링 소리에 동성은 환상에서 깨어났다.

순간 동성은 짜증이 확 치솟으며 잊고 있었던 아픔을 느꼈다. 자신의 환상이 깨진데다 아픔까지

느끼자 전화를 건 사람이 더 없이 원망스러운 동성이었다.

그러나 전화벨 소리는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다. 저절로 끊어지기를 기다리던 동성은 그 소리에

짜증을 내며 천천히 손을 움직여 전화기를 꺼냈다. 다음 순간 동성의 입에서 탄성이 터지며 동작이

빨라졌다. 필연적으로 다시 동성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근육이 다시 통증을 호소했던 것이다.



" 동성씨!... 아직도 무술을 배우는 중인거야?... 왜 이렇게 전화를 늦게 받는 거야?... "



" 상미씨!... 아뇨 이제 끝났어요... 지금 집에 와... 으음!... 있어요... 상미씨는 요?... "



" 으응!... 나는 방금 비행을 마치고 이제 퇴근하려고... 그런데 어디 아파?... "



" 아니... 사실은 무리를 했는지 온몸이 산산조각나는 것 같아요... 쑤시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움직일 때마다... 뼈마디 마디가 쑤셔서... 으윽!... "



" 어머나!... 어떡해... 잠깐만 기다려 내가 최대한 빨리 달려갈께... 조금만 기다려...

동성씨 불쌍해서 어떡해... 조금만 참고 있어... 흐흐흑... "



상미의 말에 동성은 남자답게 호기로운 말을 내뱉다가 아차하는 심정이 되었다.

온몸이 쑤시는 것도 쑤시는 것이지만 이렇게 아프니까 상미의 얼굴을 보고싶은 동성이었다.

그리고 상미를 볼때마다 느끼는 기분은 포근한 상미와 함께하면 너무나 편안한 느낌을 받는지라

지금 상미에게 어리광을 부리며 위로를 받고 싶은 동성이었다.

그런 생각에 동성은 물론 절대 과장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었다.



상미는 급히 옷을 갈아입고는 정신없이 공황을 나섰다.

동성의 신음 소리가 귓전을 아직도 맴돌고 있는 상미였다.

평소와 같이 리무진 버스에 몸을 실으려다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는 상미는 공황 앞에서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런 상미를 발견한 것일까 어디서 나타났는지 임실장이 그런 상미의 눈앞에 마치

요술처럼 모습을 보이는 것이었다. 상미는 그런 임실장을 보자 지옥에서 구세주라도 만난 듯

반가움을 표시했다. 임실장은 왠지 평소와 다른 상미의 표정에 의문을 나타냈다.



" 어머 반가워요... 임실장님 저 차 좀 태워주실 수 있죠?... 너무나 급한 일이예요... "



" 당연히 태워드려야지요... 어디로 모실까요?... "



임실장은 급하게 말을 하는 상미를 바라보며 어디론가 손짓을 하며 말을 했다.

그런 손짓 신호를 감지한 것인지 금방 임실장이 타고 다니는 차가 소리도 없이 미끄러지 듯

두 사람의 앞에 와서 멈추었다. 임실장이 열어주는 차 안에 냉큼 올라탄 상미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동성이 입주한 오피스텔의 위치를 말했다. 임실장은 그런 상미의 말에 잠시 흠짓한 표정을 짓더니

다음 순간 군소리없이 기사에게 출발할것을 지시했다.



" 고마워요... 그런데 아빠에게는 역시 비밀로 해주세요... 매번 너무나 감사해서... "



" 별 말씀을 요...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하는건데요... "



상미는 그런 임실장이 너무나 고마웠다. 자신의 일에 아무런 말도 안하고 그대로 들어주는 그런

임실장에게 고마움을 느껴 시트에 몸을 기댄체 살짝 눈을 감고 있는 임실장의 옆 얼굴을 믿음직

스러운 듯 바라보는 상미였다. 임실장은 그런 상미의 눈길을 눈을 감았으나 고스란히 느끼고는

자신도 모르게 표시 나지않게 얼굴을 붉혔다. 미인에게 그런 눈빛을 받는다는 것은 아무리 무표정

한 목석 같은 임실장이지만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없었다.



상미가 조금 조급한 것 같은 기색을 보이자 임실장은 최대한 빨리 가자는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물었다. 차안은 그렇게 임실장이 부담스러운 듯 눈을 감고 가만히 있자 침묵이 흘렀다.

상미는 그런 임실장을 몇번이고 힐끔거리다 저 혼자 안달을 했다.

입을 열어 말은 안했지만 빠르게 달리는 차가 너무도 느리게 느껴지는 상미였다.

끙끙 앓고 있는 힘없이 침대에 쓰러져있는 동성의 모습이 눈에 잡힐듯한 상미였던 것이다.



" 우와!... 도대체 또 뭐야?... 날을 잡은거야?... 쉴틈을 안주네... 쉴틈을... "



동성은 상미와의 통화를 끝내고는 이제 얼마후면 도착할 상미를 기다리며 아픔 속에서도 기쁜

마음을 가진체 다시 상상의 나래에 빠져들어갔다. 그런데... 그런 동성을 가만히 두지 않는 전화벨

소리에 와락 짜증을 부렸다. 이어 뼈마디 마디를 관통하는 아픔을 억누르며 벌떡 몸을 일으키며

헨드폰을 들었다. 다음 순간 동성의 표정은 잔뜩 일그러졌다가 다시 정상을 되찾았다.

그러면서 잠시 마음 속에 갈등이 이는 것을 느끼는 동성이었다.

다음 순간 동성은 한숨을 푹 쉬고는 헨드폰을 열었다.



" 동성이야?... 그래 훈련은 끝났고?... 재미있었어?... "



" 으응!... 상아구나... 그래 지금 오피스텔이야... 물론 끝났어... 진짜 너무 힘... 재미있었어..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고... 그런데 넌 이제 괜찮아?... "



" 응?... 나?... 그래 이제는 괜찮아... 그런데 너!... 대단하다... 처음 배우는데 재미있었다라

너 어쩌면 그게 적성에 맞을지 모르겠다... 흠!... 혹시나 너 실력이 쑥쑥 늘어서 나중에 내게

개기는 건 아닌지 몰라... 뭐!... 이제야 시작하는데 절대 그럴리는 없겠지만... "



동성은 상아의 경쾌한 음성에 속으로 고개를 끄떡이다가 아무 생각없이 대답한다는 것이 하마트면

자신의 현재 상태를 이야기 할뻔했다. 다음 순간 상미를 떠올린 동성은 급히 말을 돌렸다.

그런 동성은 혹시라도 상아가 눈치채지나 않았을까 걱정했으나 상아는 조금도 그런 것을 느끼지

못한 듯 감탄사를 터트리는 것이었다. 동성은 그런 상아의 말에 절로 한숨을 내쉬었다.



" 그런데 누가 가르치는 거야?... 아빠가 그렇게 마음 먹었다면 보통사람이 아닐텐데... "



" 응!... 김국철씨이라고... 40대 정도 되는 사람인데... 내가 아무리 공격해도 발 하나 움직이지

않고 피하더라구...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유연한건지... 하여간 유명한 사람인가 보더라... "



" 뭐!... 김국철님이라고?... 우와!... 그런 대단한 사람에게... 동성아!... 내일 나도 같이 가면

같이 가면 안될까?... 그분에게 사사를 받다니... "



" 응?... 너 그분 알아?... 그렇게 대단한 분인거야?... "



상아의 말에 아무 생각없이 말을 하던 동성은 거의 빠순이 수준으로 경악에 찬 비명을 지르는

상아의 음성에 동성은 잠시 멍청해졌다. 이어 확인하듯 반문을 하는 동성에게 상아는 보지않아도

알수 있을 정도로 입에 침을 튕기며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주워 섬겼다.

그야 말로 영화배우나 가수의 신상을 꽤차고 있는 빠순이를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어렴푸시 그럴것이란 생각을 한 동성이었지만 상아의 말이 이어질수록 입이 딱 벌어졌다.

그런 대단한 사람에게 사사를 받는다는 사실에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 지는 동성이었다.



" 이렇게 전화로는 안되겠어... 동성아! 내가 거기로 갈께... 가서 이야기해... "



" 그래... 그러면 그렇게... 아니다... 오늘은 좀 참아라... 즐겁게 사사를 받기는 했지만 한번도

안해본 짓을 하다보니 온 몸이 욱신거려서... 찜질방에라도 가서 몸 좀 풀고 일찍 잘 생각이야

그러니 내일 보는 것이 어떻겠니?...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말이야... "



아무 생각없이 상아의 말을 받던 동성은 다음 순간 지금 달려오고 있을 상미를 떠올리자 급히 말을

바꾸며 상아를 설득했다. 만약 상미와 상아가 마주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동성이었다.

그런 생각에 동성은 필사적이 되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상아는 그런 동성의 말에 순순히

수긍하며 더 이상은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이어 잠시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던 동성은 전화를

끊고는 절로 터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전율감을 느꼈던 동성이었다.



" 으흐흐흐... 만약 상아가 진짜 오기라도 했다면... 그일을 어떻게 감당했을까?...

생각만 해도 살떨리네... 흐미... "



동성은 절로 솟는 왕소름을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렇게 혼자 짓고 떠들던 동성은 문득

시계로 눈을 돌렸다. 어느새 상미에게서 전화가 온지 삼십분이 지난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동성은 그것을 확인하자 뛰는 가슴을 억누르며 급히 방안을 둘러보았다.

오전에 청소를 하고 다시 치운 덕분인지 누웠던 침대를 제외하고는 모든것이 말끔한 방안이었다.

동성은 그것을 확인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킨 후 침대를

정리했다. 이어 땀으로 젖은 옷을 벗어 정리한 후 속옷을 챙겨 욕실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그냥 그대로 상미를 맞이 할수는 없다는 생각이 드는 동성이었다.

그런 생각에 쑤시는 몸을 이끌고 욕실로 들어선 동성은 온몸을 마디 마디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참으며 깨끗이 몸을 씻기 시작했다. 아픔은 그런 동성의 몸에서 끊임없이 식은 땀을 토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동성은 기꺼운 마음으로 그런 고통을 감수했다.

그렇게 깨끗이 씻은 동성은 잠시 고민을 하다 침대에 몸을 묻었다.

조금이라도 불쌍하게 보여서 상미에게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이 앞선 것이었다.



" 동성씨!... 얼마나 아픈거야?... 어머 얼굴이 못쓰게 됐네... "



" 어어... 상미씨!... 빨리 오셨네요... 미안해요. 온몸이 쑤셔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이렇게... "



" 신경 쓰지마... 어쩜 이렇게... 흑흑... "



버튼 키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상미인지라 초인종을 누르지도 않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렇게 방안으로 들어선 상미는 조금은 호들갑스러운 음성을 내뱉었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말에 조금은 겸연쩍은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상미의 모습이

마냥 좋아서 그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얼굴이 축난것은 물론 갑작스런 운동을 한 때문도 없진

않지만 사실 어젯밤에 취하도록 술을 마신 후유증때문도 있었고 그렇게 축이 난것도 아니지만

상미가 보기에 그렇다는 것일 뿐이었다.



그렇던 말던 동성은 가볍게 흐느끼는 상미의 태도에 그저 흐뭇한 마음에 더욱 죽는 소리를 냈다.

두눈 가득 눈물을 담은채 부드러운 손길로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는 상미의 손길에 절로 눈이

감기는 동성은 살짝 기분좋은 콧소리를 발했다. 그러나 그 소리도 상미에게는 신음소리로 들리는

듯 했다. 상미는 그런 마음에 안쓰러운 눈길을 동성에게 보내며 동성의 얼굴을 연신 쓰다듬었다.

그렇게 동성을 위로하며 부드러운 손길을 보내던 상미는 잠시후 동성이 저녁을 못 먹었단 소리에

서둘러 주방으로 갔다. 이어 싱크대를 뒤지던 상미는 한심한 눈빛을 지었다.



" 흠!... 아무것도 없네... 어쩐다... 밖에 나가기도 그렇고... 아!... 동성씨!... 아픈데 죽을

먹는게 좋겠어... 내가 금방 죽을 쑬께... 잠시만 기다려... "



" 죽은... 좀... "



" 무슨 소리야... 이렇게 아플때는 죽이 최고야... 몸살이 나면 소화기능도 떨어지거든...

그러니까 죽을 먹으면 소화도 잘되고... 기대해... "



" 알았어요... 그럼... "



이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마치 자장가처럼 들려왔다. 동성은 정말 자신이 아파 누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이긴 하지만... 그리고 주방에서 들리는 소리에 마치 상미와 신혼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런 마음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동성의 코에 구수한 음식냄새가

식욕을 자극하듯 풍겨왔다. 동성은 더욱 푸근한 마음에 살며시 들릴 듯 말듯 말을 했다.



" 여보... "



동성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말을 하고는 지래 놀라 눈을 번쩍 뜨고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방

쪽을 넘겨다 보았다. 혼자말처럼 작은 소리인지라 상미는 듣지 못한듯 가스렌지 앞에서 열심히

손을 놀리고 있었다. 그런 상미의 뒷모습을 보며 동성은 자신만의 생각이 빠져들었다.

상미와의 신혼 생활에 대한 환상적인 생각에....



" 어머 잠이 든거야?... 뭐라도 먹고 자야지... 어서 일어나... 동성씨!~~~ "



" 으으음!... 상미씨?... "



자신만의 생각에 잠겼다가 깜박 잠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동성은 누군가 흔드는 기세에 떠지지

않는 눈을 간신히 떴다. 온몸을 짓누르는 피로감과 고통을 호소하는 뼈마디 마디가 온 몸을 무겁게

짓눌렀다. 몇번 눈을 깜빡이고는 간신히 눈에 촛점을 맞춘 동성은 코앞에 보이는 상미의 얼굴에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상황을 인식한 동성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어렸다. 상미는 그런 동성의 환한 미소에 마주 밝은 미소를 보냈다.



" 일어나... 죽 다 끓였어... 아무리 아파도 일단 먹고 자야지... 그리고 약도 지어왔으니까...

죽 먹고 약 먹어야지... "



" 고마워요... 역시 상미씨 밖에 없어요... "



동성은 다시끔 온몸의 뼈마디가 비명을 토하는 것을 들으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옵션으로 설치되어 있었는지 작은 간이 식탁에 상미의 부축을 받으며 앉은 동성의 코에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들어왔다. 몇방울의 참기름이 노란 모습을 보이는 하얀 쌀죽이 눈길을 끌었다.

절로 허기를 느낀 동성은 감사의 눈길을 상미에게 보냈다.

상미는 그런 동성의 눈길을 받아 넘기며 마치 아내처럼 동성을 챙겼다.



" 가만 있어... 힘도 없을텐데... 내가 다 먹여줄께... "



" 그렇게 하지않아도... "



상미는 동성이 숟가락을 들려고 하자 먼저 숟가락을 들며 동성의 행동을 제지했다.

살짝 예쁘게 눈을 흘기며 죽을 퍼서는 호호 입김으로 식혀가며 동성의 입에 가져왔다.

태어나서 한번도 그런 대접을 받아 본적이 없는 동성은 처음에는 어색한 느낌에 가볍게 거부하다

애교를 부리며 칭얼거리는 상미의 행동에 못이기는 체 하며 받아먹었다.

한번이 두번되고 또 두번이 세번이 되었다. 동성은 횟수가 거듭되자 편안한 기분이 되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렇게 해왔던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정말 상미가 자신의 아내인 것처럼 느껴졌다.



" 맛있어요... 상미씨가 만들고 또 이렇게 먹여주니... 이 세상 어느 음식보다도 맛있어요... "



" 호호... 아무것도 안넣었는데... 무슨... 그렇게 칭찬하니까 얼굴이 화끈거리잖아... "



" 아니예요... 아무것도 안들어갔다니요... 다른 음식에서는 볼수 없는 것이 들어갔는데요... "



" ......... "



" 그건 바로 상미씨의 사랑이 듬뿍 들어가 있잖아요... 사랑이란 양념이... "



상미는 동성의 말에 가볍게 얼굴을 붉혔다. 맛있게 먹어준다는 그사실 하나 만으로 너무나 행복한

상미였다. 그런데 동성의 마지막 말은 상미의 가슴은 물론 얼굴까지 화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자신의 정성을 알아주는 동성의 말에 조금은 부끄러움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자랑스러운 감정이

온몸을 뒤 감는 것이었다. 상미는 그런 동성을 붉어진 얼굴로 가만히 쳐다보았다.

어느새 싹 비워버린 죽그릇을 사이에 둔채...



"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 "



" 나도 사랑해... "



잠시 그렇게 서로의 얼굴을 애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던 두 사람은 누가 먼저라고 할것도 없이

서로의 몸을 껴안았다. 필연적으로 동성의 입에서 나직한 들릴 듯 말듯한 신음성이 흘렀다.

그러나 상미는 열정에 들떠서 그 소리에 신경도 쓰지 못했고 동성은 이렇게 사랑스러운 상미를

안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 고통을 능히 감내할 수 있었다.

다음 순간 두 사람의 입술이 하나로 합쳐졌다. 이미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있던 그들인지라

단숨에 빈틈없이 합쳐졌던 것이다. 그렇게 잠시 동안 정신없이 서로의 입술을 빨던 두사람이었다.



" 어머!... 아픈 사람에게... 미안해... "



" 아닙니다... 벌써 다 낳았는걸요... 상미씨의 입술은 어떤 명약보다도 더 효과가 좋은 약이네요.

금방이라도 날아갈듯 합니다... 하하하... "



" 거짓말... "



동성은 상미가 살짝 자신을 밀며 몸을 뗀후 걱정스러운 기색을 보이자 아직도 삐거덕거리는

몸이지만 애써 아무렇지도 않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동성의 과장된 몸짓에 상미는 싫지 않는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동성은 그런 상미의 모습에 다시 온 몸이 후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고는

마른 침을 삼키며 상미의 몸을 안아갔다. 상미는 그런 동성의 행동에 살짝 몸을 피하며 말했다.



" 후후... 아저씨!... 오늘은 참으시죠... 아까까지만 해도 금방이라도 숨넘어 갈듯 하더니...

비록 지금은 아프지 않다고 해도 몸조리를 해야죠... 그래야 빨리 낳을거 아니예요...

자!... 이제 이약을 먹고 푹 주무시죠... 땀을 뻘뻘 흘리면 내일은 한결 개운해 질걸요... "



" 다 낳았는데... "



상미의 말에 동성은 불만스러운 기색을 나타냈다. 그러나 상미는 그런 동성에게 예쁜 미소를

보내며 약을 먹이고는 궁시렁거리는 동성을 침대로 인도했다. 불만스럽지만 어쩌겠는가?...

상미의 미소는 그야말로 동성의 천적이었던 것이다. 동성은 연신 궁시렁거렸지만 감히 저항하지

못하고 상미의 손에 이끌려 침대에 몸을 뉘였다. 상미는 그렇게 말을 잘듣는 동성이 대견스럽다는

듯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려 잘 덮어주며 동성의 입술에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 동성이가 잘때까지 옆에 있을께... 그러니 안심하고 자... "



" 오늘 여기서 같이 자면 안되겠죠?... "



" 잘 알면서... 그랬다가는 아빠가 당장 달려오실거야... "



" 그렇죠.... "



" 오늘만 날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오늘은... "



상미는 아픈 동성을 혼자 두고 가야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싸해왔다.

그러나 아버지를 떠올리자 금세 얼굴이 침울하게 변했다. 동성도 박사장을 떠올리자 지금은 단지

꿈일 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동성의 안색도 어두워지자 상미는 그런 동성을 위로하 듯

부드럽게 입을 열며 동성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자 동성은 마음이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절로 미소가 입가에 걸리는 동성이었다.



( 나도 동성이와 같이 있고 싶어... 영원히... 그러나 오늘은 안돼... 잘 알잖아...

임실장이 우릴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것까지 아빠를 속일 담력이 없다는걸...

이유없이 외박을 할 자신은 나도 없고... 나중에... 나중에 우리가 결혼을 한다면... )



부드러운 눈길로 동성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상미의 눈은 여러가지로 생각이 변할 때마다

갈등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런 상미를 바라보는 동성은 상미의 생각이 복잡한 것을 읽고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어 약기운 때문인지 눈이 슬며시 감겨오는 것을 느꼈다.

잠시 그런 수마에 저항하던 동성은 부드러운 상미의 손길을 느끼며 입가에 가득 미소를 지은채

수마에 항복해버렸다. 힘든 하루를 대변이라도 하듯 가볍게 코를 고는 동성이었다.

상미는 그런 동성을 바라보며 그대로 굳어버리기라도 한듯 마냥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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