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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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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다닐 때, 교환학생으로 온 독일인 친구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종종 생일 하루 전쯤 미리 선물을 주고 축하하는 경우가 있어서, 저도 그 친구에게 생일 전에 선물을 건네며 축하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친구의 표정이 썩 좋지 않더군요.
나중에 그 친구가 조심스럽게 말해주기를, 독일에서는 생일 전에 미리 축하하는 것이 매우 안 좋은 일, 심지어 불운을 가져온다고 여겨진다고 했습니다. 생일 전에 축하를 받으면 진짜 재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 진심으로 사과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공교롭게도 그 친구 집에 정말로 안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그때 정말 마음이 불편하고 찝찝했습니다. 친구에게 다시 한번 미안하다고 하니 괜찮다고는 했지만, 제 탓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처럼 의도치 않게 찝찝한 경험을 하게 되더군요.

비슷한 예로, 제 친구 중 한 명은 친형의 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다른 친구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장례식에 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친구의 어머니께서 "장례식에 다녀올 거면 형 결혼식에는 오지 말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친구나 형은 "요즘 시대에 무슨 그런 미신을 믿느냐"며 괜찮다고 해서, 친구는 장례식에 다녀온 후 결혼식에도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몇 달 후 형이 이혼하게 되자, 어머니께서는 "내가 그래서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 않았느냐, 왜 굳이 다녀와서 일을 이렇게 만들었느냐"는 식으로 친구에게 가끔씩 그 일을 언급하며 아직도 뭐라 하신다고 합니다. 그 친구 역시 형의 이혼이 자신 때문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찝찝하다고 하더군요.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깨닫게 되는 점이 있습니다. 설령 제 스스로는 어떤 행동이 단순한 미신에 불과하다고 생각할지라도, 만약 상대방이 (그것이 미신적인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든 아니든 간에) 그 행동을 매우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거나 꺼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그 행동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혹시라도 그 이후에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을 때, 비록 그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더라도, "혹시 내 그 행동 때문이었을까?" 하는 찝찝한 생각에서 자유로워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국 당사자에게도, 그리고 어쩌면 저에게도 불필요한 마음의 짐을 지우거나 서로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의 생각이나 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을 넘어, 만약 상대방이 특정 행동을 분명히 꺼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그 행동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한 번쯤 더 그 의미와 결과를 헤아려보는 신중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불필요한 오해나 후회를 만들지 않고, 스스로에게도 떳떳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물론 이와는 반대로, 안 좋은 일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단순히 미신적인 이유로 특정인의 행동 탓으로 돌리며 원망하는 것 또한 우리가 지양해야 할 태도일 것입니다. 모든 일에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서로를 배려하는 작은 노력들이 모여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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