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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직장에서의 생활에 대한 넋두리

먼저 이글은 요즘 경방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관계?에 관한 글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그저 하루하루 직장에 목메어 사는 평범한 소시민의 글입니다.

지금 제 나이 30..
현재 두번째 직장에서 생활중이고요.
첫 직장은 자동차 부품제조회사로 대학 4학년 여름방학부터 올 5월까지 약 4년간 근무했습니다.

참 앞만보고 일했었죠..
주위를 둘러보면 다 저보다 학벌이든, 어학이든 실력이 저보다 뛰어난 놈들뿐이니 면접을 잘봐서 들어온 유일한 지방대 출신인 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었습니다.

애인한테 차였을때도 주위사람들이 다 그럴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쉬는날 없이 일만했었습니다.
친구들이 그러더군요. 넌 꼭 60~70년대 산업일꾼같다고.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어머니의 고생으로 대학을 다니면서도 전 술집으로 당구장으로 겜방으로 놀러만 다녔었습니다.
대학도서관은 친구들 찾으러나 가끔 가보는 곳이었고요..

그러던 제가 그냥 면접경험이나 쌓는다고 간게 덜컥 붙어버렸습니다.
사회적 기준으로 제가 들어가기엔 솔직히 과분한 회사였습니다.

규모도 작고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의 회사였지만 국내 자동차 부품제조 회사에서 5위권에 들어가는 회사와 외국의 합작회사로 연봉이나 기타 복지지원이 대기업 안 부러운 회사였으니까요.

그때서야 좀 철이 들었던건지, 이건 나에게 온 인생의 행운이니 여기서 버티고 살아남자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때쯤에야 고생하시는 어머니의 모습도 눈에 들어오고요.

그당시 주위에서 저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또 뭐라고들 말했는지 저도 다 알고 있습니다. 저를 잘본 직장 선배 한분이 사내에 저에 대한 얘기들을 해주며 신경쓰지말고 힘내라고 하더군요.

하긴 꼭 들어야 아는 얘긴가요?
실력이 안되니 발악을 하는구나, 언제까지 저러나 보자, 능력없는 것들이 꼭 남들은 쉴때까지 일한다는둥..

그때마다 열등감과 왜 고등학교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나, 왜 대학때라도 정신차리지 않았나하는 후회를 했지만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아니 독기를 품었다고 해야 맞을겁니다.

몇년 뒤에는 너희들이 나의 지금 모습을 생각하며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계획보다 그 시간은 일찍 왔습니다.

1년 8개월만의 대리 승진..
기본년한이 3년인데 전 1년이상을 단축했습니다.
그때서야 주위에서 보는 눈들이 조금 달라짐을 느낄수 있었고 얼굴로는 표현못하지만 맘속으로 정말 태어나서 첨이랄정도의 성취감을 맛보았습니다.

동기녀석들은 올해서야 대리들을 달더군요. 전 3호봉인데..ㅋㅋ
첨에 저는 대리라고 불리고 동기놈들은 oo씨라고 불릴때 왜그리 좋던지..
특히 여럿이 같이 있을때 여사원들이 그리 불러줄때는 속으로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속이 좁아서요.. ^^

그러던 제가 올 5월 사표를 던졌습니다.
나오면서 차장이라는 넘한테 욕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사장님의 병환으로 인한 권력이동때문이었습니다.
전무 대단한 넘이더군요..
어찌 그리 대놓고 친정체제를 구축하던지..

전무 대학후배, 전 직장 쫄따구, 아랫동서
참 대단한 신분을 가진 공수부대원들이 줄기차게 각부서로 침투하더군요.

하나, 둘 회사를 나가더군요. 더럽다고요.
전 안나가고 버티며 사사건건 개겼습니다.

그러다 관리차장넘이 제일에 간섭을 하길래 니가 뭘 안다고 내일에 간섭이냐고 면전에서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사표를 내 던졌죠.
결국은 제가 진 거였습니다.

그리고 한 두달은 직장생활에 신물이 나 직장도 안 알아보고 놀다가 어머니께 죄송해 알아보기 시작하니 불경기는 불경기더군요.
그러다 9월에 현재 직장에 들어왔습니다.

지금 다니는 회사 면접볼때 골때렸습니다.
면접볼때 면접관이 그러더군요.
전회사에서 안좋은 일로 나왔냐고..

알고보니 인사담당자가 전 직장에 전화를 했더니 입에 거품을 물어가며 절 쓰레기 취급했더군요.
그래서 큰 기대 안했는데 뽑혔습니다.

제가 제일먼저 한일이 뭔지 아세요?
절 욕했던 관리차장 넘한테 전화해서 나 여기 합격했다고, 내가 그렇게 못되게 하고 나왔는데 좋은말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아마 그넘 지금도 헷갈리지 않을까 싶네요.ㅋㅋ

그러던 중 저번주 토요일날 전화가 왔습니다. 전직장에서 저와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여직원 아버님이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그날로 빈소를 찾아갔습니다.
반가운 얼굴들이 여럿 있길래(주로 현장직원들. 참고로 제가 생산관리였어여) 술한잔 하며 포커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사장하고, 전무 및 그 똘마니들이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사장에게만 인사를 하고 그쪽은 신경도 안쓰고 있는데 사장이 부르더군요.
그렇게 갑자기 나가면 어떡하냐, 뭐가 힘들어서 그랬냐, 지금 직장은 어떠냐, 시시콜콜히 묻더군요.
그리고는 얘기들 나누라면 사장은 갔습니다.

관리차장넘이 먼저 얘기를 꺼내더군요. 뭐 그때 사표는 서로 대화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니 잊자고, 그리고 어떻게 한번도 안찾아 오냐는 낯두꺼운 말을 하길래 시큰둥히 밖에서는 자주 만난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더 날렸죠.
아~ 지금회사 면접볼때 면접관이 차장님께 전화해서 들은얘기를 저한테 해주는데 좀 당황스러웠다고, 다시한번 감사드린다고 웃으며 지긋히 쳐다보면서 얘기했습니다. 아마 또 헷갈렸을듯. ㅋㅋ(눈빛이 좀 흔들리더군요)

요즘 이회사가 어지럽다는건 제가 들어서 잘알고 있었습니다.
7월에는 수출물량에 클레임이 걸렸었고, 9월에는 노조가 만들어 지면서 지금 고소, 고발로 회사가 어지럽다는거 다 알고 있었거든요.
노조에서도 전무를 주타켓으로 삼고 있다는 것도요.

그러면서 슬쩍 운을 띄우던구요.
다시 올 생각없냐고..
그래서 아니 어떻게 회사 싫다고 나가서 다른회사 다니는 넘이 다시 들어갈수 있겠냐고, 얼굴이 안선다고..
그랬더니 생산과장으로 왔다는 넘이 미끼를 덥석 물더군요.

아~ 자기도 직장생활 했다면 했는데 이대리 정말 힘들었겠다고,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일했었다고 현장직원들이 얘기하더라고, 이대리만 괜찮으면 자기는 한번 같이 일해보고 싶다고 하데요.

여기서 전무를 한번 슬쩍 보니 씩 웃길래 속이 뒤집어 지는줄 알았습니다.
이걸 어케 거절해야 약오르게 했다고 소문이 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솔직히 나중에 다시 팽당할건 뻔한데 제가 미쳤습니까?

잠시 그러고 있으니 이넘들 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점점 권유하는 강도가 쎄지더군요.
그래서 얘기를 꺼냈습니다.
자신이 없다는 첫마디로..
나도 가고 싶은데 과연 그래도 되는거냐하는 어감으로 받아들이길 바라며..

히히 다행히 그런대로 제 뜻이 의도가 먹혔는지 이번엔 전무넘이 지가 무슨 호남아라도 되는냥, 이대리 들어와서 한두달 있으면 서먹한거 다 없어지고
예전같아진다고 하더군요.

커커커커, 그야말로 최상의 상황이었습니다.
이정도면 됬다 싶어 본론을 꺼냈습니다.
아니 제가 자신이 없다는건 지금회사가 연봉, 근무시간, 업무부담 모든면의 조건이 좋아서 다시 예전생활을 할 자신이 없다고.. 죄송합니다.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때 저는 봤죠.
황당한 얼굴, 열받은 얼굴들을 ㅋㅋㅋ

한때는 제 모든걸 걸듯이 일했던 회사에 대한 감정이 왜 없겠냐만은 나올때의 아픔이 너무 컷기에 잊고 싶기만 했던 기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통쾌, 상쾌, 유쾌한 일이 생기니 웬지 가슴의 응어리가 풀리는것 같습니다.
역시 나는 쓸모없는 넘은 아니었어하는 자부심도 들고..

그런데 어쩔쓰까나요.. 저는 이회사에 와서 이런 직장생활도 있다는걸 배운 사람인데..
하루 주업무는 열심히 해서 오전중으로 끝낼수 있고 나머지 시간은 개선점을 연구한다거나 할일없으면 책을 읽으라고 하는 직장생활을..

아이고 당구치러 가자고 난리네요..
이 허접한 글을 한시간 반동안 쓰고 있었더니 퇴근시간ㅋㅋㅋ

허접한 글이지만 이런글도 한번 읽어보시면 고수님들의 글들이 더욱 재밌지 않을까 싶네요.
그럼 38선, 사오정, 오륙도를 무사히 넘어 직장생활의 정년퇴직을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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