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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의 머나먼 여정 ( 1-16 )

 


6장. 사랑아, 내 사랑아!!



`계집애. 그냥 욕조에서 목욕하면 될 걸 하필이면 내 목간통을 사용하냐?`


나는 마음속으로 내 것을 빼앗긴 기분에 투덜거리면서도 두 눈을 더 크게 부릅떴다.

그리고 내가 있는 쪽으로 마주 보고 몸을 씻으면 좀 좋냐? 내 쪽으로 등을 돌린 채다.


치렁치렁한 검은 머리를 틀어 올려 하얗고 뽀얀 목덜미가 드러나 있고, 남자가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만드는 가냘픈 어깨선, 물기에 젖어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 유연한 등허리.


그 좁은 문틈으로 이리저리 고개를 뒤틀면서 순애의 겨드랑이 아래를 훔쳐보는데 이런, 오른쪽으로 돌려도 왼쪽으로 돌려도 아무 소용이 없다.


`아! 시바...`


입에 밴 욕지기가 저절로 나온다. 오히려 처음 위치에서보다 더 잘 안 보이는 것 같았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분명, 순애 손의 움직임으로 보아서는 가슴과 거기 어딘가를 마무리 손질하는 듯한데.


`방법이 없나? 티를 낼 수도 없고... 지금 바깥으로 달려 나가 담장 쪽으로 나 있는 창문을 통해 들여다볼까?`


밖에서는 목욕간 창틀이 훨씬 높아 힘들 것 같다.


`얼른 이모 내실로 들어가 저쪽에서 훔쳐볼까? 그러다가 순애랑 눈이라도 마주치면 무슨 개 창피냐?`


아무리 짱돌을 굴려도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마른침을 다시 한번 꿀떡 삼키고는 순애가 몸을 일으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이제나저제나.


사슴처럼 목을 길게 뺐다가, 자라처럼 움츠렸다가, 다리를 구부렸다가 폈다가, 별의별 동작을 다 취한다.


모라하고 한 차례 뜨거운 성행위를 치르고 왔는데도 버스 안에서 기막힌 붕가붕가 꿈을 꾼 탓인지 아니면, 순애의 목욕 장면을 훔쳐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아랫도리가 터져 나갈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

이윽고 물이 갈라지는 소리, 그리고 드디어 순애가 몸을 일으킨다.


내 두 눈은 거의 찢어질 정도로 커졌다. 마른침이 연신 목구멍 너머로 삼켜 쥐고...


늘씬한 등의 유연한 곡선 아래로, 쭉 뻗어 내린 환상적인 뒤태, 허리선이 약 23쯤 될까, 시쳇말로 S 라인은 좀 아니다.

처녀는 방뎅이라 그랬나? 방어해야 한다고.


저절로 내 입에서 또 욕이 튀어나온다.


저, 저, 아휴!


세상에, 팬티를 입고 목간하는 여자가 어딨느냐? 일순간에 두 다리에 힘이 쭉 빠지면서 눈꺼풀이 무겁게 주저앉았다.

내가 몰래 보는 걸 미리 알고나 있은 듯, 팬티 그것도 방뎅이를 거의 다 덮어주는 널찍한 팬티를 순애는 입고 있었다.


실망도 이만저만한 실망이 아니다.

허탈했다.


그때다.

머리를 감을 모양이다.

좁은 공간, 세숫대야에 물을 담아 머리를 감으려면 목간통 옆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다시 희망이 생겼다.


그런데 아니다.

갑자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 방 출입문이 있는 쪽으로 한번 힐끔 살피던 순애는 목간통 옆으로 조심스럽게 쪼그려 앉더니 정면도 아니고 뒷면도 아닌 옆면만 감질나게 보여준다.

아니, 봄만 못 하리라. 그래도 그게 어디냐? 그 수밀도 같은 젖가슴을 확실하게 볼 수 있는데.


처음 그날은 실루엣만으로도 감탄했는데, 정말 아름다운 가슴이었다.

상체를 숙였는데도 살짝 위쪽을 향하여 솟아있는 젖가슴의 형태.


꼭지가 미련하게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다.

딱 내 취향에 맞게 적당하다.

아직 풋내가 날 것 같은 오디 열매 두 알.


실핏줄이 보일 만큼 투명한 살결 위로 분홍색의 젖 판이 발그레 상기해 있다.

그리고 약간 파르스름한 빛이 가슴 전체를 휘감는 순애의 유방은 신비감마저 주고 있었다.


샴푸는 미리 했는지 린스만 한다.

약 5분간의 그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옆에 시계가 있었다면 발로 밟아버렸을 것이다.


얼마 후 몸을 일으키는데 갓 뭍으로 올라온 한 마리 인어 같은 모습이다.

바닷가에서 자라면서 수영으로 다듬어진 자연적인 몸매!

전혀 인위적이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몸 형태!


나는 다시 한번 그 아찔한 모습에 청이 아버지 심학규처럼 눈이 번쩍 떠졌다.

위쪽을 향한 젖무덤, 군살 하나 없는 미끈한 복부, 그 아래로 아주 조금 살짝 나온 하복부, 그리고 단단하게 버티고 선 두 개의 허벅다리.


머리를 다 헹구고 뒤돌아선 순애가 드디어 젖은 팬티를 끌어 내린다.

물기 때문에 찰싹 달라붙은 그것은 잘 벗겨지지 않았다.


천천히, 천천히.


잘 벗겨지지 않으니까 돌돌 말아 내린다.


잘 여문 박속 같은 앙증맞은 방뎅이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얼마나 탱글탱글한지 맞물린 방뎅이 골짜기가 그냥 쭉 일자로 금만 그어져 있다.

허리를 살짝 구부린 순애는 발목까지 내려온 팬티를 손으로 얼른 집고는 수건으로 몸을 가렸다.

심장이 벌렁거리고 숨이 턱턱 막혀, 순애가 목욕을 마치고 사라지고 난 뒤에도 한참 동안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거기서 뭐 해?”


이런, 언제 들어왔지? 설향 누나가 곁에 와 있는 줄도 몰랐다.


“어? 목간할려구.”

“여태껏 뭐하고?”


누나는 밤 화장까지 곱게 했는지 분 냄새가 은은하게 풍겨오고 있었다.


“으응, 이, 이모가 목욕간 사용 중이라서.”

“그래? 오라, 너 인제 보니.”


욕실로 들어가는 출입문 앞에 내가 딱 버티고 서 있었으니 누나로서는 당연한 추측이었다.


“미쳤어? 다 늙은 이모를 누가 훔쳐보냐? ”


나는 그 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르며 변명했다.


설향 누나는 더 이상 추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헤실헤실 웃으면서 사나이 엉덩이를 제 것처럼 툭툭 친다.


“내가 씻겨줄까?”

“은혜 이모나, 누가 보면 어쩌려고.”

“뭐 어때? 누나가 동생 몸 좀 씻기는데, 킥킥! 얼른 씻고 연못가로 와.”


무슨 상상을 하는지 누나는 또다시 그 특유의 요염한 웃음을 한입 가득 베어 물었다. 야밤에 연못엔 왜? 붕어들도 다 잘 텐데.


나는 상의를 벗은 채 뜰로 내려가 이모 내실 앞으로 다가갔다.


“이모, 은혜 이모 안에 있어? 나 좀 씻게, 욕실 문고리 좀 풀어줘.”


모르겠다. 순애도 내가 목욕하는 장면을 훔쳐보았는지.


나중에 둘이 함께 살게 되면서 두 번이나 은근슬쩍 물어봤지만 절대 대답하지는 않았다.

그날 나는 일부러 그쪽으로 서서 아랫도리 가운데를 빳빳하게 세우고는 몸을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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