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역) 타인에게 안기는 아내...(제13부-32)
32.
김용준의 그 통고에 대해, 한상진은 마지막 요구를 하려고 하는 것 같이,
다시 질문을 반복했다.
「부인은····, 부인은 어떤 상태입니까, 지금은····」
「뭐, 조금 머리를 부딪쳤을 뿐입니다」
제멋대로라고도 말할 수 있는 한상진의 질문을 무시하는 일 없이,
김용준은 솔직한 어조로 설명을 해주었다.
「나도, 사실, 아내를 의심해 왔습니다만, 정말로 다른 남자와 만나고
있다고는 믿지 않았어요. 단지 내 자신의 불만을 아내에게 토로하고
싶어서, 트집을 반복해 왔습니다」
「·······」
「그런데 , 설마, 정말로 남자와 만나고 있었다고는.
게다가 그 상대가 한상진, 당신이라고는······」
「·······」
「당연한 보답이에요, 이번 아내의 상처는....」
기가 죽는 일 없이, 오히려 흥분한 것 같은 모습으로,
그렇게 이야기하는 김용준의 모습에, 어느덧 한상진은
압도 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부인은 살해 당해 버릴지도 모른다·····)
이 남자라면, 정말로 그렇게 심한 것을 범해 버릴 것 같다.
그런 일을 생각해 조금 공포감 마저 느끼기 시작한 한상진에게,
김용준이 더욱 심한 말을 거듭해 온다.
「한상진씨, 그렇게 좋았습니까, 내 아내의 몸이·······」
「········」
「남자가 좋아하는 하는 스타일을 하고 있으니까, 그 녀석은·····」
맥주를 입에 옮기면서, 김용준이 아내의 나체를 떠올리듯이
그렇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괴로운 것 같아 보이던,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아무런 근심이 없는 표정으로, 다시 PC에 손을 뻗었다.
「자, 이것을 더 들어 볼까요·····」
김용준이 재생 버튼을 클릭하자,
조금 전의 은밀한 일의 대화가 또 방안에 흐르기 시작했다.
「아앙·······, 아 응!」
「아 , 부인·······」
「상진씨········, 아 , 흐흑!」
「자, 부인, 더 소리를 내·······」
「아앙······, 아 , 흐흑, 거기는······, 네,,,,으응!」
몸을 얽히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분명히 떠오르는
그 농후한 대화를 재생시키면서, 김용준이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이야기를 계속한다.
「민감하지요, 아내의 몸은...」
「·······」
「이렇게까지는 소리를 내지 않는데, 평소의 아내는. 한상진씨,
상당히 당신의 테크닉이 능숙하셨던거 일지도...」
방금전과는 다른 종류의 공포가,
조금씩 한상진을 덮치기 시작하고 있다.
아내가 다른 남자에게 안기고 있는 모습의 음성을 흘려가며,
태연하게 그 감상을 말하는 김용준.
그것은, 분명하게 보통 인간이라면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무엇이야, 이 남자는······)
김용준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 모른 채,
한상진은 단지 입을 다물고 의자에 계속 앉아 있었다.
그런 한상진을 김용준은 더욱 흔들어가며,
그리고 조금씩 그 본성을 드러내 간다.
「어떻습니까, 한상진씨, 좋았습니까, 아내의 몸은·····」
「········」
「분명히 말씀해 주세요, 한상진씨, 좋았었지요, 아내의 몸은···」
「네, 예, 훌륭했어요······」
집요하게 캐물어 오자, 한상진이, 반 정색을 하듯이 입에 댄 그 말에,
김용준은 희미한 미소를 띄우며, 결국 그 본심을 드러낸다.
「훌륭했다, 말입니까····.그럼, 다음은 나의 차례군요······」
「어?」
「이번에는 내가 그 대사를 들려주지요, 한상진씨······」
김용준의 말을 들은 순간,
한상진에게 너무나 강한 충격이 덮쳤다.
그 남자가 입에 댄 말은, 한상진에게 있어서는 전혀 예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던 일이다.
「부인의 몸은 훌륭했어요·····」
김용준은, 이번에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게 하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한상진은 아내, 소연의 얼굴을 떠 올리며,
격렬한 혼란의 소용돌이에 말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어떻습니까, 한상진씨····」
「그,,,, 그것은·······」
「당신에게는 그것을 거부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에요」
테이블 넘어로 한상진을 응시하면서,
떨쳐 내듯이 김용준이 그렇게 말했다.
남자의 그 주장은, 확실히 반론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다, 나에게 거부할 권리같은 건 없는 것이다·····)
정음과의 행위의 모습이 고스란히 녹음된 CD.
그것이 삽입된 눈앞의 노트북 PC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응시해
그 상상외의 제안에 망연해 하는 한상진을 다그치는 것 같이,
김용준은 이야기를 계속한다.
「당하면 당한 만큼 돌려 주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아이들도 알고 있는 일이에요」
「······」
「자신만 좋은 느낌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까, 한상진씨···」
홀짝홀짝 캔맥주를 마시면서,
김용준이 한상진을 강요하는 것처럼 얘기한다.
완전하게 그 자리의 주도권을 잡았다는 것 같이,
남자의 표정은 묘하게 밝아지는 것이었다.
「아내도 당분간은 입원중이기 때문에, 마침 나도 외로워 하고 있어.. 」
「·······」
「이 집으로 사모님을 초대해 주세요」
아내 소연이 이 집을 방문해, 그리고 이 남자, 김용준과······.
자신의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위험한 남자다.
한상진은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절망감에 습격당해 버린다.
「김용준씨, 그것 만은·······」
간절히 매달리는 한상진의 애원을,
김용준은 시원스럽게 날려버리려 한다.
「상당히 제멋대로인 말이군요, 한상진씨.
나의 기분을 조금도 이해하고 있지 않는 것 같네요」
「······」
「어쨌든, 뭐라고 말해도, 나의 결단은 바뀌지 않습니다.
사모님께는 한상진씨, 당신이 이렇게 하게된 이유를 설명해 주십시오······」
더이상 어떻게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순간, 그 형사, 장근석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김용준을 구속하는 것은 곤란한 전망이라고 하는 말을 생각해 내,
그것도 곧바로 지워 없애 버렸다.
이미 CD의 재생은 정지되고 있다.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는 일 없이,
당분간, 침묵을 서로 관철했다.
서로의 흐트러진 생각을 조금씩 풀어 가는 것 같은,
그 거북한 침묵을 찢은 것은, 김용준이었다.
「단지, 한상진씨, 한 가지만 내가 양보를 해 드릴까요」
「양보?」
「예····.당신과 나의 아내, 정음이와 있었던 일은,
사모님에게는 이야기하지 않기로 합시다」
「·······」
「당신도 그 편이 나을 것입니다······」
김용준의 그 제안은, 한상진을, 확실히 구해주는 것이었다.
「사모님에게는, 뭐라고 말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
협박하는듯한 태도로 임하고 싶지는 않아요」
「······」
「즉, 당신의 남편이 나의 아내를 안았기 때문에, 나도 당신을 안게 해 준다,
라고 하는 논법말입니다. 이것을 사모님에게 직접 나타내 보이고 싶지는 않아요」
어디까지나, 동등한 상태에서, 아내, 소연에게 접하고
싶다고 하는 것일까.
김용준은 무엇인가, 그런데도 아내를 충분히 안을 수 있다고 하는
자신감이 넘치는 분위기를 감돌게 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상진씨, 당신에게는 세팅만 부탁하고 싶습니다」
「세팅만을?」
「예. 나와 당신의 부인을 단둘이서 만날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럴수만 있다면, 당신은 부인에게 아무것도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과 정음이와의 정사도 포함해서....」
김용준이 그렇게 제안해 오는 이상,
한상진으로서는 그것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아내를 과연 어떻게 꾀어내면 좋은 것일까·····.
「사모님과 나와의 사이에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리스크는, 내가 집니다」
「········」
「아내를 빼앗긴 남편으로서는, 상당히 많이 양보한 소극적인
요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한상진씨·····」
그 캔에는 맥주가 남아 있을지 어떨지 한상진으로서는 판단이
서지 않았지만, 김용준은 희미하게 미소를 띄우면서, 손에 넣은
캔을 계속 홀짝홀짝 기울이고 있다.
「더 이상 고민할게 없네요, 한상진씨·····」
주도하게 출구를 차지한 것 같은 김용준의 그 제안에는,
한치의 틈도 눈에 띄지 않는 것 같았다.
한상진은 더 이상 거부할 명분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도,
시험삼아 김용준에게 마지막 물음을 던졌다.
「만약·····, 만약, 내가 이 제안을 거부한다면?」
김용준은, 푸하하하~~ 기분 나쁜 소리로 웃어가며,
그리고 분명히 한 어조로 답한다.
「원하는대로 해 줄 뿐입니다. 테이프 이외에도 증거는 있습니다,
한상진씨. 그리고 사모님의 근무처, 모든 장소에 당신의 어리석은 짓을
폭로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위자료도 요구하게 되겠지요····」
한상진으로서는 이제, 돌려줄 말도 없었다.
자신의 예상이 너무나 달콤한 착각이었던 것을,
그 순간, 한상진은 통감하고 있었다.
용서되지 않는 정사에 빠진 두 사람을 도사린 함정,
자신들만은 결코 타인에게 발각되는 일 없을거라고 하는
그 근거가 없는 확신을, 자신도 또 어느덧 안고 있던 것을,
한상진은 격렬하게 후회해야만 했다.
자신의 집까지는 그저 얼마 안되는 거리다.
그러나, 한상진은 바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아내는, 오늘 밤, 자신이 김용준의 집에 들르고
있는 것 조차, 모르는 것이다.
도대체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고민에 빠져 있는 한상진으로서는,
그러나, 아내에게 모든 사실을 고백한다,
라고 하는 선택사항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이웃집 유부녀 정음과의 관계는,
아무래도 덮어 두지 않으면 안 된다.
한상진은 이제, 결의를 굳히고 있었다.
아내, 소연에게, 더욱 거짓말을 거듭하는 것으로....
그것은, 김용준이 그린 시나리오 대로였지만,
이미, 한상진은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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