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번/MC] 흑과 백 -Season 3- "最終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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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진출 실패군요...
재미있게 보십쇼~
소설의 흥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조금씩 원작에 손을 댔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며...
이 소설은 E=MC^2 NOVEL 이라는 사이트에서 boby 님의 소설을 가져왔음을 밝혀둡니다.
일/번/MC] 흑과 백 -Season 3-
제 3장. 추억.
노인이 돌아간 후, 에이이치는 여자들이 누워 있는 침실로 향했다.
"고문실"과 창고들이 있었던 지하를 완전히 개조하여 만들어진,
최신식 의료기기들까지 완비한 그 침실에는 몇십명에 달하는 여자들이 여러개의 침대에서 나란히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
그래... 그것은 정말 자는 듯한 모습이었다...
딱딱하게 몸이 굳지도, 피부가 창백하게 변하지도, 차갑게 식지도 않고,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잠을 자고 있는 여자들...
끔찍했던 몸의 상처들도 이제는 어느정도 아물어져서, 예전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그 "월식일" 이후로... 단 한번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여느때처럼 한명씩 모두의 뺨에 입을 맞춰준 뒤, 에이이치는 침실 가장 안쪽의 한 침대의 앞에 섰다.
그리고 그 침대의 옆에 놓여진 의자에 천천히 앉아 그녀의 손을 잡으며,
그대로 허리를 숙여 그녀의 가슴에 살며시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침묵..........
조금 전부터 에이이치의 어깨가 조금씩 떨리고 있었지만, 그것이 왜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
「하아~ 하아~ 하아~」
달리고 있다...
나... 달리고 있어....
거친 호흡이 턱까지 차오른다... 하지만 멈출수 없어...
왜지...??? 무엇때문에 난 달리고 있는 걸까...???
어...??? 이곳.... 낮익은 곳이다...
그래, 여기는 분명히....!!!!
앞만 보며 열심히 달리던 나의 앞에, 이윽고 "그 아이"와 "그 녀석들"이 나타났다.
7~8세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
그리고 그 주위를 비교적 나이가 많이 보이는 꼬마 남자애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여자 아이는 울고 있다....
..... 그래, 생각났다...!!! 나는 이 아이를 도우러 왔어...
내 이름은 아마노 에이이치... 10살이다...
나는 어렷을때부터 고아원에서 자라 부모님이 누군지도 잘 알지 못한다.
고아원에서의 생활 속에서...
유일하게 내가 마음을 연 친구.... 친구임과 동시에 좋은 동생.... 카자미 마리를 괴롭히는 녀석들을 혼내주기 위해서....
나는 이 아이를 돕고, 녀석들을 혼내주기 위해서, 여기까지 달려온거다...!!!!
그 녀석들과 싸움이 벌어졌다...
하지만 나는 또래들과 싸워서 한번도 져본적이 없다.
며칠 전에는 나보다 두 살 많은 형하고도 싸워서, 흠씬 두들겨 패 주었다.
사실... 그때도 싸움을 한 이유는 지금과 거의 비슷했다...
그 녀석이 마리가 아끼는 인형을 빼앗아서, 그 인형의 목을 부러뜨린 것이다...
마리를 괴롭히는 녀석은 용서 못한다... 마리와 나는 친남매도 아니지만, 이 고아원에서 마리는 나의 유일한 "가족"이다.
혼자서 4명의 아이들을 상대하다보니 조금 시간이 걸렸고, 나도 많이 맞았지만...
그래도 결국 녀석들은 코와 입술에서 피를 흘리며, 도망가거나 그대로 주저앉아 울어 버렸다.
나의 코에서도 피가 흘러 나오고, 입안에서도 약간의 피맛이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쓰러져 울고 있는 마리에게 다가가 그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마리가 그 큰 눈망울로 나를 보더니, 예쁜 미소를 지으며 달려들듯이 갑자기 나에게 안겨온다.
「에이 쨩! 역시 와 줬구나... 나, 기뻐..」
나는 씨익 웃으며 대답한다.
「당연하지! 약속했잖아... 마리 쨩은 언제라도 내가 지켜 준다고...」
「응, 응, 맞아... 고마워! 쭉 함께 있자, 에이 쨩.」
그러나..... 우리는 그 약속을 지킬수 없었다....
그로부터 몇달 후 우리가 함께 있던 고아원은 문을 닫게 되었고, 우리는 각각 멀리 떨어진 다른 고아원으로 보내진 것이다.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이를 먹어가면 먹어갈수록 그때의 내가 "첫사랑"을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다시 한번 마리를 만나고 싶다고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것은 단지 헛된 꿈에 불과했다..... "그 때"까지는....
그것은 내가 21살이 되던 해의 어느날이었다.
나는 그때까지 부자집에 양자로 거두어진다든가 하는 행운은 누리지 못하고, 결국 성인이 된 탓에 고아원을 나와야 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가진 유일한 재능이었던 "주먹질"을 살려서, 작은 야쿠자 패거리의 똘마니로 들어가게 되었다.
내가 하게 된 일은 소위 말하는 "해결사"...
그날도 나는 사채를 쓴 어떤 녀석에게서 돈을 받아내기 위해, 낡은 아파트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내가 들어간 그곳...
그 방의 한쪽 구석에서 강제로 찟겨진 듯한 옷을 걸치고, 몸을 웅크린 채 덜덜 떨고 있는 마리를 만나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마리가 가게된 고아원은 아주 안좋은 곳이었다고 했다.
몇몇 아이들에게 앵벌이를 시키는가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봉투 붙이기 같은 일을 해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일들은 모두 강제적인 것으로... 반항하는 사람들에게는 밥을 주지 않거나, 때론 심한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마리는 그곳에서 10살이 되던 해...
고아원 원장에게 강간을 당하게 되어 끔찍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었다고 했다.
그 원장의 노골적인 성폭력과 성추행은 그후로도 몇년동안이나 계속되었고, 결국 마리는 그 고아원에서 도망쳐 나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때 마리의 나이가 16세...
일반인으로 따지자면 이제 겨우 고등학교를 입학했을 법한 그녀가 혼자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나도 혹독했다.
결국 마리는 술집의 종업원으로 뒷골목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후로... 끝없이... 끝없이... 그녀는 추락해 갔다....
술집의 포주는 엄청난 금액의 빚을 마리에 안겨주고, 그 빚을 다 갚기전까지는 일을 그만두는 것도 허락해주지 않았다.
엄청나게 불어나버린 빚을 갚기 위해, 결국 마리는 사창가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고....
그녀는 현실의 고통과 슬픔을 잊기 위해 나중에는 마약에까지 손을 대었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마리를 찾아내었을 때는 이미 몸은 심하게 망가져 있을 뿐더러, 그 정신은 마약으로 인해 거의 무너져가고 있었다.
그 맑던 두 눈동자는 심각하게 탁해졌고, 그토록 아름답고 귀엽던 얼굴은 남자를 끌어당기는 요부의 얼굴로 변해 있었다.
나는 이 것이 꿈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몸을 웅크리고 덜덜 떨고있던 마리를 팔을 잡아 그녀를 부르기 시작했다.
마리가 이토록 추락해버린 것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나 자신에 대한 분노의 말을 중얼거리면서...
「마리 쨩, 마리 쨩..!!! 나야, 에이이치야~!!! 이제 괜찮아... 이번이야말로 내가 지켜 줄테니까, 이제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마리 쨩~!!!!」
나의 말을 들은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 어, 어서오세요... 손님... 나.... 뭐든지 할테니까... 아픈 것은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 드립니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지금도 마약의 환각에 빠져 있는 것일까...?
그녀는 슬픈 눈으로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나의 고간에 얼굴을 묻고 그 가련한 입술로 내 바지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마리가 대채 왜 이러는 것인지, 마리의 말이 무슨 뜻인지도 알지 못했지만,
마리가 예전에 내가 알던 모습이 아니라는 그 사실에 크게 슬퍼하며 마리의 이름을 불렀다...
「그, 그만해! 그만해, 마리 쨩. 나야!!! 나!!! 에이이치야~!!! 아마노 에이이치~!!!! 나 모르겠어? 마리!!! 마리~!!!」
나는 그녀를 강하게 껴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마리는 전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결국 내가 그 아파트에 찾아간 이유도 까맣게 잊은 나는 그녀를 안아들고 내가 살고 있는 단칸방으로 데리고 돌아왔다.
그리고 나의 이불 위에서 잠이 든 마리는 오랫동안.... 마치 며칠동안 잠을 자지 못한 것처럼, 정말 오랫동안 잠을 잤다....
그리고.... 그녀의 투병 생활이... 아니, 우리 두 사람의 투병 생활이 시작되었다...
마약의 금단 증상이 생기는 1달 동안...
나는 그녀의 곁에서 마약을 주사하고 싶어서 날뛰는 그녀를 꼭 껴안아 주고...
금단 증상으로 인해 자해하는 그녀의 손발을 묶기까지 하면서, 필사적으로 그녀가 마약을 끊을수 있도록 도왔다.
기껏해봐야 야쿠자 패거리의 똘마니에 불과한 나... 게다가 그 야쿠자도 그리 대단한 조직은 아니었다....
그런 나에게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갈만한 돈이 있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1달동안의 금단증상이 지나가자, 마리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자해를 하면서 생긴 상처는 물론이고,
몸 구석구석에 있던 채찍의 자국이나 주사바늘의 흔적들도 점차 사라져, 희고 투명한 피부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금단증상도, 몸의 상처들도 거의 남지 않게된 어느 날의 아침....
「으.... 으응....」
「아, 일어났어? 좋은 아침이야, 마리.」
「........???」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잠시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마리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 에이... 쨩...??? 에이 쨩이야...???」
「마, 마리...??? 그, 그래!!!! 나야, 마리...!!!! 생각해 내 주었구나~!!!」
「흑, 흐흑... 흑흑흑.... 에이 쨩.... 에이 쨔앙~~!!!!」
마리는 그대로 내 품에 안겨, 지금까지의 싫은 일을 모두 씻어버리는 것처럼 하염없이 울기 시작했다.
그 상태로 대단히 오랫동안 나의 가슴을 적시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그녀의 안좋은 기억들은 단지 그만큼으로 씻어 버릴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보...!!! 에이 쨩, 이 바보...!!!! 왜... 대체 왜.... 나를 치료했어...!!!! 어째서.... 어째서..... 그런.... 끔찍한 일들을.... 다시 생각나게 만든거야....!!!! 나.... 차라리.... 그대로 죽어버렸으면.... 차라리 더 행복했을텐데....!!!!! 바보...!!!! 바보....!!!!!」
나는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어쩌면 그 상태 그대로 제정신이 아닌 것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때까지의 나는 그녀에게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말을 통해 마리가 다시금 떠올리고 싶지 않는 끔찍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되었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대로 죽는게 더 행복하다니....
그토록 아픈 기억들을 가진 마리를... 이제는 더 이상 혼자 놔둘수는 없다...
「마리... 미안해... 그래, 내가 잘못했어... 내 멋대로 너를 괴롭게 하다니.... 나의 인생도 별로 좋진 않았지만, 내 마음 속에는 언제나 네가 있었어... 그래서... 그래서 난 아무리 큰 슬픔속에서도... 큰 아픔 속에서도 견딜수 있었어.... 마리... 이제 네 마음 속에도 나를 담아줘... 그리고 그 아픔을 견뎌줘...... 나... 그동안 아무런 희망도 없이... 아무런 목표도 없이 살았지만... 나 이제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생겼어... 널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에, 에이... 쨩......」
「예전에 약속했었지...? 내가 반드시 지켜주겠다고... 언제라도 너를 지켜주겠다고.... 이제부터는 정말로 내가 널 지켜줄게... 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살아가는게 괴롭다면..... 죽음까지라도 너와 함께 가줄게... 다시는.... 다시는 널 놓치지 않을거야.... 마리....」
나의 말을 들은 마리는 아무 말없이 울면서, 나를 꼬옥 끌어안았다.
그리고 다시 한참동안이나 목놓아 울고난 후,
그녀는 나에게서 살짝 떨어져서 아직도 흐르는 눈물을 닦고, 어린 시절의 그 귀여운 미소를 내게 보여주었다.
「에이 쨩... 나... 만약... 할 수만 있다면... 슬프다든가... 외롭다든가... 그런 감정 따윈 느끼지 않는... 인형이 되고 싶었어... 예쁘고 귀여운... 인형... 그래, 에이 쨩 만의... 에이 쨩만이 귀여워해 주는... 그런 인형이 좋은데... 누군가가... 잔뜩 귀여워해준다면... 나도 행복해질수 있겠지...? 나, 행복하다는 게 어떤 건지... 이젠 기억도 안나지만.... 외롭지 않으면 행복할거야, 그치?」
「마, 마리...」
「그러니까... 만약에 천사님이라도 나타나서... 내 소원을 들어줘서... 내가 인형이 될수 있다면... 나, 꼭 귀여워해줘... 나, 봉사에는 능숙하기 때문에... 분명히 에이 쨩의 마음에 들거야...」
나는 마리의 말을 들으며 그녀가 걸어 온 인생의 비참함을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마리의 슬픔이 느껴지면 느껴질수록 나는 더욱 더 강하게 다짐했다....
내가 반드시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겠노라고....
「마리... 난 널 인형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천사가 아니지만... 내가 반드시 행복하게 해줄게... 반드시 싫은 일은 잊게 해 줄게...」
「에이 쨩. 안아줘... 나... 에이 쨩의 여자가 되고 싶어...」
그 날, 나는 마리와 몇번이나 섹스를 하며 사랑을 나누었다.
앞으로의 행복한 나날들을 다짐이라도 하듯이.... 서로에 대한 사랑을 더욱 굳게 세우기라도 하듯이...
몇번이나.... 몇번이나.... 몇번이나.....
그 후, 마리와 나의 행복한 동거생활이 시작되었다.
나는 그녀를 보며 정말 행복했고, 그녀 역시 나에게 「에이 쨩, 나 너무 행복해...」라는 말을 자주 해주었다.
하지만 그 행복과는 반대로 다시 마리를 잃어버릴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녀는 빚을 갚지 못하고 도망친 것이다.
마리의 말에 따르면 이미 지금쯤 마리를 다시 붙잡아오기 위해 야쿠자가 나섰을 것이다.
지금의 나로선 그녀의 빚을 갚아줄만큼의 돈이 없다.
그리고 엎친데 덕친격으로 나 역시도 뒷골목의 사람...
마리를 잡으려 나선 야쿠자가 이곳을 발견하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다.
나와 마리는 결국 도쿄를 떠나기로 작정했다.
훗카이도나 오키나와 같은 먼 땅끝으로 도망쳐서 우리 두 사람만의 신혼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나는 떠날 준비를 하면서, 나와 같은 조직에서 똘마니 일을 하던 친구에게 맡겨 두었던 약간의 돈을 받으러 갔다.
물론 그녀와 같이 나가면 그 야쿠자들에게 잡힐 수가 있기 때문에, 나 혼자서 그 녀석을 만나러 간 것이다.
「뭐? 떠난다고...??? 어디로? 왜?」
「아, 조금 위험한 일이 생겨서 말이야....」
「일의 트러블이야...? 아니면 여자 때문에...?」
「여자와 관련된 일을 트러블이지.... 함께 도망치기로 했어. 그곳에 가면 이제 손 씻고 성실하게 살아야지.」
그때 난 왜 몰랐을까....?
그 녀석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손바닥 뒤집듯 쉽게 친구를 배신하는 녀석이라는 걸....
열차를 예매하고 방으로 돌아왔을 때....
마리는 몇사람의 남자에게 둘러싸인 채, 가운데에 있는 남자의 무릎 위에서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간신히 되찾은 듯한 희고 투명한 피부는 그 남자들의 정액 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반쯤 정신이 나간듯한 표정과 흰자위만 보이는 그녀의 두 눈, 그리고 끈임없이 흐르는 군침과 애액... 그리고... 눈물...
방의 여기저기에 흩어지는 바이브래터나 여러가지 도구만 봐도, 마리가 얼마나의 능욕을 당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나에게 절망을 준 것은....
방바닥을 굴러 다니는 작은 주사기와 그녀의 가느다란 팔 곳곳에 생긴 마약의 주사바늘 자국이었다...
「여어~ 에이이치... 잠깐 사이에 대단히 출세한 것 같구나? 겁도 없이 우리 구역의 여자를 훔쳐서 달아나려 하다니~」
「쿠, 쿠도....???」
지금 마리를 무릎 위에 올려두고 그녀를 능욕하는 남자의 이름은 "쿠도 히데야키"...
뒷골목 세계의 상당한 거물로써 나도 몇번인가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저 놈이 마리를 데리러 오다니...???
마리를 붙잡고 있는 야쿠자 조직이... 관동지역 전체를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코바야시 구미"라는 건가...???
말도 안돼.... 말도 안돼.... 이, 이건... 말도 안돼....!!!!!!!!
「자, 잠깐~!!!! 쿠도 상, 부탁드립니다....!!! 마리를 놔주세요~!!!! 뭐든지 할테니...!!!」
「... 너 이제보니 상당히 멍청하구나...? 빚을 졌으면 갚아야지. 그게 바로 이쪽 세계에 존재하는 1순위의 불문율 아니었던가...???」
「갚습니다, 갚아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돈이 없습니다~!!!! 그러니... 일주일만 시간을 주십시오~!!!」
「미안하지만, 이 년은 내가 상당히 마음에 들어하던 년이었거든...? 그래서... 네가 갚는다고해도... 별로 그 돈을 받을 생각은 없는데... 어쩌지...???」
쿠도, 너 이놈....
마리를 놔줄 생각 따윈 처음부터 없었다는 거냐....???
안돼... 마리를 다시 그 고통 속으로 보낼순는 없다...!!!!
마리는 내가 지킨다.... 마리는.... 내가.... 마리는.... 내가....!!!!!!!!!!!!!!
「이 자식~~!!!!!」
나는 바지의 주머니에서 발리송 나이프를 꺼내어 가벼운 금속음과 함께 열면서, 그대로 쿠도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나의 칼 끝은 그 녀석을 스치는 것조차 할수 없었다.
이미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몇명의 남자들에게 가로 막혀, 그대로 놈들에게 얻어맞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리 내가 주먹질 하나는 자신이 있다고는 해도...
나는 1명이고, 놈들은 다수였다... 나는 그래봤자 건달이고, 놈들은 진짜 야쿠쟈였다... 나는 약했고, 놈들은 강했다...
다음날 아침...
거의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왔다갔다 할 정도로 심하게 얻어맞는 나는 도쿄 앞바다를 떠다니고 있었다.
우연히 그 근처를 지나가다가 나를 발견한 사람이 있었던 덕분에 다행히 목숨은 건질수 있었지만,
오랫동안 병원에서 침대 신세를 져야 했고 재활훈련을 거쳐, 간신히 두발로 걸을수 있게 된 것이 입원일로부터 5개월이 흐른 후 였다.
나는 또 다시 마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고, 다시금 절망의 시간속으로 떨어지는 그녀를 구해내지 못했어....
나 자신에 대한 것인지, 쿠도에게 향한 것인지조차 알 수 없는 끝없는 분노를 느끼면서,
나는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쿠도가 있을 시부야의 거리로 향했다.
그리고 현재 쿠도가 살고 있는 맨션의 앞에서 그를 기다려, 그가 안에 들어가고 나서 창문의 불이 꺼지기만을 기다렸다.
이미 나는 어렷을 때부터 열쇠구멍에 쇠꼬챙이를 집어넣어 잠긴 문을 여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덕분에 맨션의 문을 가볍게 열어 우선 다른 녀석들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옷의 안쪽 품에서 사시미칼을 꺼내어들고 천천히 녀석의 침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잠들어 있는 녀석의 곁으로 다가가 놈의 가슴팍을 향해 칼을 겨누는 순간...
「....!!!!」
- 퍽.
「으윽...!!!」
쿠도는 깊이 잠들지 않았던 것인지, 갑자기 눈을 뜨더니 그대로 한쪽 주먹을 휘둘러 내 배를 쳤다.
나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격을 당한터라 그대로 몇걸음을 뒤로 물러나 버렸다.
하지만 그 놈도 나의 칼을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고, 왼쪽 어깨를 깊게 베였다.
「누, 누구냐?! ....응? 에이이치...??? 비, 빌어먹을 놈... 그래도 산에 묻어버리지는 않아줬건만, 뉘우치지도 않고... 오냐, 네 놈이 그렇게 죽고 싶다면 죽여 주마!!!」
당황하여 침대에서 뛰어내려간 쿠도는 당장이라도 날 씹어먹을 듯 노려보며 그렇게 말했다.
「쿠도... 네 놈에게는 상당히 신세를 졌다... 덕분에 병원에서 잘 쉴수 있었어...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는 네놈이 쉴 차례 아닌가? 아예 영원히 잠들어라, 이 새끼야!!!! .....마리는 돌려 받겠다.」
나는 쿠도의 옆자리에서 알몸인 채 잠들어 있던 여자를 상냥하게 흔들어 일으켰다.
「마리, 마리... 마중 나왔어... 가자! 가서... 우리 행복해지자!」
「으응....???」
그러자 졸린 것 같은 눈을 비비면서 고개를 드는 여자...
하지만 그녀는....
「마리가.... 아니야...???」
「꺄악~~~!!!!! 사, 살려주세요~!!!!」
.... 처음 보는 여자였다.
그녀는 칼을 들고 있는 나를 보고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지만,
나는 그녀를 무시한 채 어느새 단검을 뽑아들고 있는 쿠도에게 소리쳐 물었다.
「마리는 어디있냐?! 마리는 어디있어~??? 사창가에 있는 거냐??? 그곳은 어디냐???」
「흥! 안됐지만 그 년은 이제 여기에는 없다... 계속 그 년만 가지고 놀다보니, 조금 질려서 말이야... 그 년이 우리에게 빚을 진만큼 돈을 받고, 팔았다.」
「어디지? 어디에 팔아넘겼냐...???」
「크크큭... 그거야 내가 안 팔았으니 모르지. 하지만 꽤나 발이 넓은 조직에 넘겼으니, 이미 일본에는 없는지도 몰라... 어쩌면 중동으로 팔려가서, 어떤 돈많은 변태 놈의 100번째 첩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지... 크크크큭....」
「... 개... 새끼... 이런 개같은 새끼야아아아아~~~~!!!!!!!!!!!!!!!」
나를 먹어버리는 듯한 분노와 절망...
끝없은 어둠의 늪에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그날 나는 쿠도를 죽였다...
이미 숨통이 끊어진 쿠도의 몸뚱이에 몇번씩이나... 몇번씩이나... 칼을 박아 넣어가며,
나는 옆에 있던 여자의 비명과 피의 물보라 속에서, 나의 마음은 서서히 어둠속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후 나는 도망자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경찰들은 쿠도 히데야키를 죽인 살인범 아마노 에이이치를 체포하기 위해 쫓기 시작했고,
"코바야시 구미"의 야쿠자들은 자신의 패밀리를 죽인 아마노 에이이치를 죽이기 위해 쫓기 시작한 것이다.
가지고 있는 돈도 없었고, 거처도 없었으며,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었다.
내가 몸을 담고 있던 조직에서는 엄청난 세력의 코바야시 녀석들과 마찰을 피하기에 급급하고 있었다.
「허억~ 허억~ 하아~ 하아아~~」
조금 전까지 나를 쫓는 몇명의 야쿠자들에게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던 나는
좁은 골목안의 쓰레기 더미에 몸을 숨겨, 간신히 녀석들을 따돌릴 수 있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는 하루 하루...
하지만 난 반드시 마리를 찾아내어 그녀를 구해줘야 한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단 말이다...!!!
.... 바보같군.
시궁창의 쥐처럼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면서 살고 있는 주제에 그녀를 구하겠다니...
「젠장, 젠장... 제기랄....!!! 으아아아아~~~!!!!! 빌어먹을....!!!! 힘을 갖고 싶다...!!!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는 힘이...!!!! 그녀를 구해낼수 있는 힘....!!!! 힘을 얻을수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수 있는데...!!!!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수 있는데.........!!!!!!!!!!!!!!!」
「크크크큭.... 힘을 갖고 싶다고...?」
정말 어둠의 밑바닥까지 떨어진 듯한 나에게.... "그 녀석"이 나타났다...
좁은 골목 안의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노인...
중세시대의 수도승이 입었을법한 검은색 사제복을 입고, 후드를 푹 눌러쓰고 있는 터라 얼굴은 정확히 보이진 않았지만,
쉰듯한 목소리를 가진 바로 "그 녀석"...
「힘을 갖고 싶다면, "그분"의 힘을 네게도 나눠주지... 조건부 계약으로 말이야...」
「너, 넌 누구냐...?」
「그냥.... "어둠의 사람"이라고 해두지.... 크크크큭....」
그리고... 나는 "힘"을 얻었다...
"힘"을 통해 나는 인간의 수준을 초월한 강력한 신체를 손에 넣었고,
"힘"을 통해 나는 관동지역 모든 야쿠자 조직의 오야붕들을 나의 부하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 힘을 사용해 간신히 마리를 찾아내었을 때는
그녀는 훗카이도에 있는 산속의 한 온천숙소에서 심하게 망가진 몸을 이끌고,
식사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손님들에게 몸을 팔고 있었다.
그녀는 예전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정신이 망가져 버려서,
어둠의 힘을 사용해도 산산히 부숴진 정신의 조작들을 다시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실어증에 걸린 듯 말도 하지 못하고,
생기없는 눈으로 남자의 페니스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마리...
지금의 그녀는 남자의 정액을 짜기 위해 존재하는 가축과 같은 모습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터져나오는 분노를 어찌하지도 못하고, 다만 포효에 가까운 비명을 지를 뿐인 나...
나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아직까지 내 안에 남아 있던 "감정"을 씻어내리기 시작했다.
「마리... 마리... 미안해.... 마리... 미안해.... 난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 널 지켜주지도... 행복하게 해주지도 못했어... 미안해... 용서해줘...」
아직 낮이었지만, 잿빛 구름이 하늘을 덮은 탓에 하늘에는 어둠이 가득차 있었다.
나는 그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리를 꼭 끌어안고 미안하다는 말을 끝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 마리... 언젠가... 네가 말했지...? 인형이 되고 싶다고... 나만의 인형... 내가 귀여워해주는 인형... 슬픔이나... 외로움 따윈 느낄수 없는 인형.... 나... 너를 예전처럼 만들어 줄수는 없지만.... 지금이라면... 그 소원... 들어줄수 있어.... 나만의 인형이 돼서..... 나만을 위해 살아 줘.... 이제 두 번 다시 널 떼어 놓지 않을게.... 네가 말한대로 잔뜩 귀여워 해줄게......」
나는 그렇게 말한 후, 마리를 안아 일으켜 그녀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힘"을 사용했다...
그러자 마리의 표정에서 고통과 슬픔, 외로움들이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기 시작했고,
이윽고 그녀는 어릴적의 소녀와 같은 따뜻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되었다.
이제.... 그녀의 안에는 어두운 과거도... 씁쓸한 감정도... 그 무엇도.... 단 한조작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나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행복을 느끼는..... 인형이.... 된 것이다......
「주인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카자미 마리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님의 인형입니다...」
「흑... 흐흑... 흑, 흑... 흐으으으.... 흐어어어어엉.....」
「네...? 주, 주인님... 왜 그러십니까...??? 주인님...???」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목놓아 엉엉거리며 울뿐이었다.
「....... 마리.」
「네, 주인님. 부르셨습니까?」
「내 목숨을 걸고 약속하마... 너를 망가지게끔한 모든 놈들에게 생지옥을 선물해 줄게... 네가 겪은 지옥보다, 더욱 더 고통스러운 지옥중의 지옥을....」
「네...???」
그리고 나는 마리를 이 지경까지 깍아 내린 녀석들에게 복수를 시작했다.
"코바야시 구미"의 야쿠자들과 사창가의 포주, 마약상, 이 숙박업소의 주인은 물론이고, 몇년전 미성년자였던 마리를 고용한 술집의 포주까지....
특히 모든 일의 원흉이된, 마리가 있던 고아원의 원장에게는 보다 깊은 지옥을....
단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녀석들만이 아니라,
한순간이라도 그 녀석들과 관련되어 마리의 망가지는 것에 영향을 준 녀석이라면 나의 복수를 피해갈 수 없었다.
살인따윈 하지 않는다....
죽음은 안식이다... 마리를 망가뜨린 놈들에게 쉽게 안식을 허락해 줄까보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자유마저 박탈한 채, 끝없는 지옥을 선물해 주어야 했다...
마리가 겪은 지옥보다, 더욱 더 고통스러운 지옥 중의 지옥을 선물해 주어야 했다...
내가 살아온 이유....
그것은 마리를 망가뜨린 놈들에게 복수의 심판을 영원히 이어가기 위해서....
그리고.... 죽음까지 함께 가주겠다는.... 마리에게 했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
「..... 마리..... 미안..... 해.... 나는..... 또..... 너를...... 지켜주지...... 못했.......」
자고 있는지, 깨어 있는지....
에이이치 자신조차 알 수 없는 지금... 마리의 가슴에 묻힌 채로의 에이이치의 입에서 신음 소리와 같은 군소리가 흘러나왔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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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장. 추억.
노인이 돌아간 후, 에이이치는 여자들이 누워 있는 침실로 향했다.
"고문실"과 창고들이 있었던 지하를 완전히 개조하여 만들어진,
최신식 의료기기들까지 완비한 그 침실에는 몇십명에 달하는 여자들이 여러개의 침대에서 나란히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
그래... 그것은 정말 자는 듯한 모습이었다...
딱딱하게 몸이 굳지도, 피부가 창백하게 변하지도, 차갑게 식지도 않고,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잠을 자고 있는 여자들...
끔찍했던 몸의 상처들도 이제는 어느정도 아물어져서, 예전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그 "월식일" 이후로... 단 한번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여느때처럼 한명씩 모두의 뺨에 입을 맞춰준 뒤, 에이이치는 침실 가장 안쪽의 한 침대의 앞에 섰다.
그리고 그 침대의 옆에 놓여진 의자에 천천히 앉아 그녀의 손을 잡으며,
그대로 허리를 숙여 그녀의 가슴에 살며시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침묵..........
조금 전부터 에이이치의 어깨가 조금씩 떨리고 있었지만, 그것이 왜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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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 하아~」
달리고 있다...
나... 달리고 있어....
거친 호흡이 턱까지 차오른다... 하지만 멈출수 없어...
왜지...??? 무엇때문에 난 달리고 있는 걸까...???
어...??? 이곳.... 낮익은 곳이다...
그래, 여기는 분명히....!!!!
앞만 보며 열심히 달리던 나의 앞에, 이윽고 "그 아이"와 "그 녀석들"이 나타났다.
7~8세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
그리고 그 주위를 비교적 나이가 많이 보이는 꼬마 남자애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여자 아이는 울고 있다....
..... 그래, 생각났다...!!! 나는 이 아이를 도우러 왔어...
내 이름은 아마노 에이이치... 10살이다...
나는 어렷을때부터 고아원에서 자라 부모님이 누군지도 잘 알지 못한다.
고아원에서의 생활 속에서...
유일하게 내가 마음을 연 친구.... 친구임과 동시에 좋은 동생.... 카자미 마리를 괴롭히는 녀석들을 혼내주기 위해서....
나는 이 아이를 돕고, 녀석들을 혼내주기 위해서, 여기까지 달려온거다...!!!!
그 녀석들과 싸움이 벌어졌다...
하지만 나는 또래들과 싸워서 한번도 져본적이 없다.
며칠 전에는 나보다 두 살 많은 형하고도 싸워서, 흠씬 두들겨 패 주었다.
사실... 그때도 싸움을 한 이유는 지금과 거의 비슷했다...
그 녀석이 마리가 아끼는 인형을 빼앗아서, 그 인형의 목을 부러뜨린 것이다...
마리를 괴롭히는 녀석은 용서 못한다... 마리와 나는 친남매도 아니지만, 이 고아원에서 마리는 나의 유일한 "가족"이다.
혼자서 4명의 아이들을 상대하다보니 조금 시간이 걸렸고, 나도 많이 맞았지만...
그래도 결국 녀석들은 코와 입술에서 피를 흘리며, 도망가거나 그대로 주저앉아 울어 버렸다.
나의 코에서도 피가 흘러 나오고, 입안에서도 약간의 피맛이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쓰러져 울고 있는 마리에게 다가가 그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마리가 그 큰 눈망울로 나를 보더니, 예쁜 미소를 지으며 달려들듯이 갑자기 나에게 안겨온다.
「에이 쨩! 역시 와 줬구나... 나, 기뻐..」
나는 씨익 웃으며 대답한다.
「당연하지! 약속했잖아... 마리 쨩은 언제라도 내가 지켜 준다고...」
「응, 응, 맞아... 고마워! 쭉 함께 있자, 에이 쨩.」
그러나..... 우리는 그 약속을 지킬수 없었다....
그로부터 몇달 후 우리가 함께 있던 고아원은 문을 닫게 되었고, 우리는 각각 멀리 떨어진 다른 고아원으로 보내진 것이다.
이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이를 먹어가면 먹어갈수록 그때의 내가 "첫사랑"을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다시 한번 마리를 만나고 싶다고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것은 단지 헛된 꿈에 불과했다..... "그 때"까지는....
그것은 내가 21살이 되던 해의 어느날이었다.
나는 그때까지 부자집에 양자로 거두어진다든가 하는 행운은 누리지 못하고, 결국 성인이 된 탓에 고아원을 나와야 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가진 유일한 재능이었던 "주먹질"을 살려서, 작은 야쿠자 패거리의 똘마니로 들어가게 되었다.
내가 하게 된 일은 소위 말하는 "해결사"...
그날도 나는 사채를 쓴 어떤 녀석에게서 돈을 받아내기 위해, 낡은 아파트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내가 들어간 그곳...
그 방의 한쪽 구석에서 강제로 찟겨진 듯한 옷을 걸치고, 몸을 웅크린 채 덜덜 떨고 있는 마리를 만나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마리가 가게된 고아원은 아주 안좋은 곳이었다고 했다.
몇몇 아이들에게 앵벌이를 시키는가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봉투 붙이기 같은 일을 해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일들은 모두 강제적인 것으로... 반항하는 사람들에게는 밥을 주지 않거나, 때론 심한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마리는 그곳에서 10살이 되던 해...
고아원 원장에게 강간을 당하게 되어 끔찍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었다고 했다.
그 원장의 노골적인 성폭력과 성추행은 그후로도 몇년동안이나 계속되었고, 결국 마리는 그 고아원에서 도망쳐 나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때 마리의 나이가 16세...
일반인으로 따지자면 이제 겨우 고등학교를 입학했을 법한 그녀가 혼자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나도 혹독했다.
결국 마리는 술집의 종업원으로 뒷골목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후로... 끝없이... 끝없이... 그녀는 추락해 갔다....
술집의 포주는 엄청난 금액의 빚을 마리에 안겨주고, 그 빚을 다 갚기전까지는 일을 그만두는 것도 허락해주지 않았다.
엄청나게 불어나버린 빚을 갚기 위해, 결국 마리는 사창가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고....
그녀는 현실의 고통과 슬픔을 잊기 위해 나중에는 마약에까지 손을 대었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마리를 찾아내었을 때는 이미 몸은 심하게 망가져 있을 뿐더러, 그 정신은 마약으로 인해 거의 무너져가고 있었다.
그 맑던 두 눈동자는 심각하게 탁해졌고, 그토록 아름답고 귀엽던 얼굴은 남자를 끌어당기는 요부의 얼굴로 변해 있었다.
나는 이 것이 꿈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몸을 웅크리고 덜덜 떨고있던 마리를 팔을 잡아 그녀를 부르기 시작했다.
마리가 이토록 추락해버린 것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나 자신에 대한 분노의 말을 중얼거리면서...
「마리 쨩, 마리 쨩..!!! 나야, 에이이치야~!!! 이제 괜찮아... 이번이야말로 내가 지켜 줄테니까, 이제 무서워하지 않아도 돼. 마리 쨩~!!!!」
나의 말을 들은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 어, 어서오세요... 손님... 나.... 뭐든지 할테니까... 아픈 것은 하지 말아주세요... 부탁.... 드립니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지금도 마약의 환각에 빠져 있는 것일까...?
그녀는 슬픈 눈으로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나의 고간에 얼굴을 묻고 그 가련한 입술로 내 바지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마리가 대채 왜 이러는 것인지, 마리의 말이 무슨 뜻인지도 알지 못했지만,
마리가 예전에 내가 알던 모습이 아니라는 그 사실에 크게 슬퍼하며 마리의 이름을 불렀다...
「그, 그만해! 그만해, 마리 쨩. 나야!!! 나!!! 에이이치야~!!! 아마노 에이이치~!!!! 나 모르겠어? 마리!!! 마리~!!!」
나는 그녀를 강하게 껴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마리는 전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결국 내가 그 아파트에 찾아간 이유도 까맣게 잊은 나는 그녀를 안아들고 내가 살고 있는 단칸방으로 데리고 돌아왔다.
그리고 나의 이불 위에서 잠이 든 마리는 오랫동안.... 마치 며칠동안 잠을 자지 못한 것처럼, 정말 오랫동안 잠을 잤다....
그리고.... 그녀의 투병 생활이... 아니, 우리 두 사람의 투병 생활이 시작되었다...
마약의 금단 증상이 생기는 1달 동안...
나는 그녀의 곁에서 마약을 주사하고 싶어서 날뛰는 그녀를 꼭 껴안아 주고...
금단 증상으로 인해 자해하는 그녀의 손발을 묶기까지 하면서, 필사적으로 그녀가 마약을 끊을수 있도록 도왔다.
기껏해봐야 야쿠자 패거리의 똘마니에 불과한 나... 게다가 그 야쿠자도 그리 대단한 조직은 아니었다....
그런 나에게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갈만한 돈이 있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1달동안의 금단증상이 지나가자, 마리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자해를 하면서 생긴 상처는 물론이고,
몸 구석구석에 있던 채찍의 자국이나 주사바늘의 흔적들도 점차 사라져, 희고 투명한 피부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금단증상도, 몸의 상처들도 거의 남지 않게된 어느 날의 아침....
「으.... 으응....」
「아, 일어났어? 좋은 아침이야, 마리.」
「........???」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잠시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마리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 에이... 쨩...??? 에이 쨩이야...???」
「마, 마리...??? 그, 그래!!!! 나야, 마리...!!!! 생각해 내 주었구나~!!!」
「흑, 흐흑... 흑흑흑.... 에이 쨩.... 에이 쨔앙~~!!!!」
마리는 그대로 내 품에 안겨, 지금까지의 싫은 일을 모두 씻어버리는 것처럼 하염없이 울기 시작했다.
그 상태로 대단히 오랫동안 나의 가슴을 적시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그녀의 안좋은 기억들은 단지 그만큼으로 씻어 버릴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보...!!! 에이 쨩, 이 바보...!!!! 왜... 대체 왜.... 나를 치료했어...!!!! 어째서.... 어째서..... 그런.... 끔찍한 일들을.... 다시 생각나게 만든거야....!!!! 나.... 차라리.... 그대로 죽어버렸으면.... 차라리 더 행복했을텐데....!!!!! 바보...!!!! 바보....!!!!!」
나는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어쩌면 그 상태 그대로 제정신이 아닌 것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때까지의 나는 그녀에게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의 말을 통해 마리가 다시금 떠올리고 싶지 않는 끔찍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되었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대로 죽는게 더 행복하다니....
그토록 아픈 기억들을 가진 마리를... 이제는 더 이상 혼자 놔둘수는 없다...
「마리... 미안해... 그래, 내가 잘못했어... 내 멋대로 너를 괴롭게 하다니.... 나의 인생도 별로 좋진 않았지만, 내 마음 속에는 언제나 네가 있었어... 그래서... 그래서 난 아무리 큰 슬픔속에서도... 큰 아픔 속에서도 견딜수 있었어.... 마리... 이제 네 마음 속에도 나를 담아줘... 그리고 그 아픔을 견뎌줘...... 나... 그동안 아무런 희망도 없이... 아무런 목표도 없이 살았지만... 나 이제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생겼어... 널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에, 에이... 쨩......」
「예전에 약속했었지...? 내가 반드시 지켜주겠다고... 언제라도 너를 지켜주겠다고.... 이제부터는 정말로 내가 널 지켜줄게... 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살아가는게 괴롭다면..... 죽음까지라도 너와 함께 가줄게... 다시는.... 다시는 널 놓치지 않을거야.... 마리....」
나의 말을 들은 마리는 아무 말없이 울면서, 나를 꼬옥 끌어안았다.
그리고 다시 한참동안이나 목놓아 울고난 후,
그녀는 나에게서 살짝 떨어져서 아직도 흐르는 눈물을 닦고, 어린 시절의 그 귀여운 미소를 내게 보여주었다.
「에이 쨩... 나... 만약... 할 수만 있다면... 슬프다든가... 외롭다든가... 그런 감정 따윈 느끼지 않는... 인형이 되고 싶었어... 예쁘고 귀여운... 인형... 그래, 에이 쨩 만의... 에이 쨩만이 귀여워해 주는... 그런 인형이 좋은데... 누군가가... 잔뜩 귀여워해준다면... 나도 행복해질수 있겠지...? 나, 행복하다는 게 어떤 건지... 이젠 기억도 안나지만.... 외롭지 않으면 행복할거야, 그치?」
「마, 마리...」
「그러니까... 만약에 천사님이라도 나타나서... 내 소원을 들어줘서... 내가 인형이 될수 있다면... 나, 꼭 귀여워해줘... 나, 봉사에는 능숙하기 때문에... 분명히 에이 쨩의 마음에 들거야...」
나는 마리의 말을 들으며 그녀가 걸어 온 인생의 비참함을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그 마리의 슬픔이 느껴지면 느껴질수록 나는 더욱 더 강하게 다짐했다....
내가 반드시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겠노라고....
「마리... 난 널 인형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천사가 아니지만... 내가 반드시 행복하게 해줄게... 반드시 싫은 일은 잊게 해 줄게...」
「에이 쨩. 안아줘... 나... 에이 쨩의 여자가 되고 싶어...」
그 날, 나는 마리와 몇번이나 섹스를 하며 사랑을 나누었다.
앞으로의 행복한 나날들을 다짐이라도 하듯이.... 서로에 대한 사랑을 더욱 굳게 세우기라도 하듯이...
몇번이나.... 몇번이나.... 몇번이나.....
그 후, 마리와 나의 행복한 동거생활이 시작되었다.
나는 그녀를 보며 정말 행복했고, 그녀 역시 나에게 「에이 쨩, 나 너무 행복해...」라는 말을 자주 해주었다.
하지만 그 행복과는 반대로 다시 마리를 잃어버릴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녀는 빚을 갚지 못하고 도망친 것이다.
마리의 말에 따르면 이미 지금쯤 마리를 다시 붙잡아오기 위해 야쿠자가 나섰을 것이다.
지금의 나로선 그녀의 빚을 갚아줄만큼의 돈이 없다.
그리고 엎친데 덕친격으로 나 역시도 뒷골목의 사람...
마리를 잡으려 나선 야쿠자가 이곳을 발견하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다.
나와 마리는 결국 도쿄를 떠나기로 작정했다.
훗카이도나 오키나와 같은 먼 땅끝으로 도망쳐서 우리 두 사람만의 신혼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나는 떠날 준비를 하면서, 나와 같은 조직에서 똘마니 일을 하던 친구에게 맡겨 두었던 약간의 돈을 받으러 갔다.
물론 그녀와 같이 나가면 그 야쿠자들에게 잡힐 수가 있기 때문에, 나 혼자서 그 녀석을 만나러 간 것이다.
「뭐? 떠난다고...??? 어디로? 왜?」
「아, 조금 위험한 일이 생겨서 말이야....」
「일의 트러블이야...? 아니면 여자 때문에...?」
「여자와 관련된 일을 트러블이지.... 함께 도망치기로 했어. 그곳에 가면 이제 손 씻고 성실하게 살아야지.」
그때 난 왜 몰랐을까....?
그 녀석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손바닥 뒤집듯 쉽게 친구를 배신하는 녀석이라는 걸....
열차를 예매하고 방으로 돌아왔을 때....
마리는 몇사람의 남자에게 둘러싸인 채, 가운데에 있는 남자의 무릎 위에서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간신히 되찾은 듯한 희고 투명한 피부는 그 남자들의 정액 투성이가 되어 있었고,
반쯤 정신이 나간듯한 표정과 흰자위만 보이는 그녀의 두 눈, 그리고 끈임없이 흐르는 군침과 애액... 그리고... 눈물...
방의 여기저기에 흩어지는 바이브래터나 여러가지 도구만 봐도, 마리가 얼마나의 능욕을 당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나에게 절망을 준 것은....
방바닥을 굴러 다니는 작은 주사기와 그녀의 가느다란 팔 곳곳에 생긴 마약의 주사바늘 자국이었다...
「여어~ 에이이치... 잠깐 사이에 대단히 출세한 것 같구나? 겁도 없이 우리 구역의 여자를 훔쳐서 달아나려 하다니~」
「쿠, 쿠도....???」
지금 마리를 무릎 위에 올려두고 그녀를 능욕하는 남자의 이름은 "쿠도 히데야키"...
뒷골목 세계의 상당한 거물로써 나도 몇번인가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저 놈이 마리를 데리러 오다니...???
마리를 붙잡고 있는 야쿠자 조직이... 관동지역 전체를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든다는 "코바야시 구미"라는 건가...???
말도 안돼.... 말도 안돼.... 이, 이건... 말도 안돼....!!!!!!!!
「자, 잠깐~!!!! 쿠도 상, 부탁드립니다....!!! 마리를 놔주세요~!!!! 뭐든지 할테니...!!!」
「... 너 이제보니 상당히 멍청하구나...? 빚을 졌으면 갚아야지. 그게 바로 이쪽 세계에 존재하는 1순위의 불문율 아니었던가...???」
「갚습니다, 갚아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돈이 없습니다~!!!! 그러니... 일주일만 시간을 주십시오~!!!」
「미안하지만, 이 년은 내가 상당히 마음에 들어하던 년이었거든...? 그래서... 네가 갚는다고해도... 별로 그 돈을 받을 생각은 없는데... 어쩌지...???」
쿠도, 너 이놈....
마리를 놔줄 생각 따윈 처음부터 없었다는 거냐....???
안돼... 마리를 다시 그 고통 속으로 보낼순는 없다...!!!!
마리는 내가 지킨다.... 마리는.... 내가.... 마리는.... 내가....!!!!!!!!!!!!!!
「이 자식~~!!!!!」
나는 바지의 주머니에서 발리송 나이프를 꺼내어 가벼운 금속음과 함께 열면서, 그대로 쿠도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나의 칼 끝은 그 녀석을 스치는 것조차 할수 없었다.
이미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몇명의 남자들에게 가로 막혀, 그대로 놈들에게 얻어맞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리 내가 주먹질 하나는 자신이 있다고는 해도...
나는 1명이고, 놈들은 다수였다... 나는 그래봤자 건달이고, 놈들은 진짜 야쿠쟈였다... 나는 약했고, 놈들은 강했다...
다음날 아침...
거의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왔다갔다 할 정도로 심하게 얻어맞는 나는 도쿄 앞바다를 떠다니고 있었다.
우연히 그 근처를 지나가다가 나를 발견한 사람이 있었던 덕분에 다행히 목숨은 건질수 있었지만,
오랫동안 병원에서 침대 신세를 져야 했고 재활훈련을 거쳐, 간신히 두발로 걸을수 있게 된 것이 입원일로부터 5개월이 흐른 후 였다.
나는 또 다시 마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고, 다시금 절망의 시간속으로 떨어지는 그녀를 구해내지 못했어....
나 자신에 대한 것인지, 쿠도에게 향한 것인지조차 알 수 없는 끝없는 분노를 느끼면서,
나는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쿠도가 있을 시부야의 거리로 향했다.
그리고 현재 쿠도가 살고 있는 맨션의 앞에서 그를 기다려, 그가 안에 들어가고 나서 창문의 불이 꺼지기만을 기다렸다.
이미 나는 어렷을 때부터 열쇠구멍에 쇠꼬챙이를 집어넣어 잠긴 문을 여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덕분에 맨션의 문을 가볍게 열어 우선 다른 녀석들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옷의 안쪽 품에서 사시미칼을 꺼내어들고 천천히 녀석의 침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잠들어 있는 녀석의 곁으로 다가가 놈의 가슴팍을 향해 칼을 겨누는 순간...
「....!!!!」
- 퍽.
「으윽...!!!」
쿠도는 깊이 잠들지 않았던 것인지, 갑자기 눈을 뜨더니 그대로 한쪽 주먹을 휘둘러 내 배를 쳤다.
나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격을 당한터라 그대로 몇걸음을 뒤로 물러나 버렸다.
하지만 그 놈도 나의 칼을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고, 왼쪽 어깨를 깊게 베였다.
「누, 누구냐?! ....응? 에이이치...??? 비, 빌어먹을 놈... 그래도 산에 묻어버리지는 않아줬건만, 뉘우치지도 않고... 오냐, 네 놈이 그렇게 죽고 싶다면 죽여 주마!!!」
당황하여 침대에서 뛰어내려간 쿠도는 당장이라도 날 씹어먹을 듯 노려보며 그렇게 말했다.
「쿠도... 네 놈에게는 상당히 신세를 졌다... 덕분에 병원에서 잘 쉴수 있었어...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는 네놈이 쉴 차례 아닌가? 아예 영원히 잠들어라, 이 새끼야!!!! .....마리는 돌려 받겠다.」
나는 쿠도의 옆자리에서 알몸인 채 잠들어 있던 여자를 상냥하게 흔들어 일으켰다.
「마리, 마리... 마중 나왔어... 가자! 가서... 우리 행복해지자!」
「으응....???」
그러자 졸린 것 같은 눈을 비비면서 고개를 드는 여자...
하지만 그녀는....
「마리가.... 아니야...???」
「꺄악~~~!!!!! 사, 살려주세요~!!!!」
.... 처음 보는 여자였다.
그녀는 칼을 들고 있는 나를 보고는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지만,
나는 그녀를 무시한 채 어느새 단검을 뽑아들고 있는 쿠도에게 소리쳐 물었다.
「마리는 어디있냐?! 마리는 어디있어~??? 사창가에 있는 거냐??? 그곳은 어디냐???」
「흥! 안됐지만 그 년은 이제 여기에는 없다... 계속 그 년만 가지고 놀다보니, 조금 질려서 말이야... 그 년이 우리에게 빚을 진만큼 돈을 받고, 팔았다.」
「어디지? 어디에 팔아넘겼냐...???」
「크크큭... 그거야 내가 안 팔았으니 모르지. 하지만 꽤나 발이 넓은 조직에 넘겼으니, 이미 일본에는 없는지도 몰라... 어쩌면 중동으로 팔려가서, 어떤 돈많은 변태 놈의 100번째 첩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지... 크크크큭....」
「... 개... 새끼... 이런 개같은 새끼야아아아아~~~~!!!!!!!!!!!!!!!」
나를 먹어버리는 듯한 분노와 절망...
끝없은 어둠의 늪에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그날 나는 쿠도를 죽였다...
이미 숨통이 끊어진 쿠도의 몸뚱이에 몇번씩이나... 몇번씩이나... 칼을 박아 넣어가며,
나는 옆에 있던 여자의 비명과 피의 물보라 속에서, 나의 마음은 서서히 어둠속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 후 나는 도망자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경찰들은 쿠도 히데야키를 죽인 살인범 아마노 에이이치를 체포하기 위해 쫓기 시작했고,
"코바야시 구미"의 야쿠자들은 자신의 패밀리를 죽인 아마노 에이이치를 죽이기 위해 쫓기 시작한 것이다.
가지고 있는 돈도 없었고, 거처도 없었으며,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었다.
내가 몸을 담고 있던 조직에서는 엄청난 세력의 코바야시 녀석들과 마찰을 피하기에 급급하고 있었다.
「허억~ 허억~ 하아~ 하아아~~」
조금 전까지 나를 쫓는 몇명의 야쿠자들에게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던 나는
좁은 골목안의 쓰레기 더미에 몸을 숨겨, 간신히 녀석들을 따돌릴 수 있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는 하루 하루...
하지만 난 반드시 마리를 찾아내어 그녀를 구해줘야 한다...!!!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단 말이다...!!!
.... 바보같군.
시궁창의 쥐처럼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면서 살고 있는 주제에 그녀를 구하겠다니...
「젠장, 젠장... 제기랄....!!! 으아아아아~~~!!!!! 빌어먹을....!!!! 힘을 갖고 싶다...!!!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는 힘이...!!!! 그녀를 구해낼수 있는 힘....!!!! 힘을 얻을수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수 있는데...!!!!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수 있는데.........!!!!!!!!!!!!!!!」
「크크크큭.... 힘을 갖고 싶다고...?」
정말 어둠의 밑바닥까지 떨어진 듯한 나에게.... "그 녀석"이 나타났다...
좁은 골목 안의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노인...
중세시대의 수도승이 입었을법한 검은색 사제복을 입고, 후드를 푹 눌러쓰고 있는 터라 얼굴은 정확히 보이진 않았지만,
쉰듯한 목소리를 가진 바로 "그 녀석"...
「힘을 갖고 싶다면, "그분"의 힘을 네게도 나눠주지... 조건부 계약으로 말이야...」
「너, 넌 누구냐...?」
「그냥.... "어둠의 사람"이라고 해두지.... 크크크큭....」
그리고... 나는 "힘"을 얻었다...
"힘"을 통해 나는 인간의 수준을 초월한 강력한 신체를 손에 넣었고,
"힘"을 통해 나는 관동지역 모든 야쿠자 조직의 오야붕들을 나의 부하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 힘을 사용해 간신히 마리를 찾아내었을 때는
그녀는 훗카이도에 있는 산속의 한 온천숙소에서 심하게 망가진 몸을 이끌고,
식사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손님들에게 몸을 팔고 있었다.
그녀는 예전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정신이 망가져 버려서,
어둠의 힘을 사용해도 산산히 부숴진 정신의 조작들을 다시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실어증에 걸린 듯 말도 하지 못하고,
생기없는 눈으로 남자의 페니스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마리...
지금의 그녀는 남자의 정액을 짜기 위해 존재하는 가축과 같은 모습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터져나오는 분노를 어찌하지도 못하고, 다만 포효에 가까운 비명을 지를 뿐인 나...
나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아직까지 내 안에 남아 있던 "감정"을 씻어내리기 시작했다.
「마리... 마리... 미안해.... 마리... 미안해.... 난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 널 지켜주지도... 행복하게 해주지도 못했어... 미안해... 용서해줘...」
아직 낮이었지만, 잿빛 구름이 하늘을 덮은 탓에 하늘에는 어둠이 가득차 있었다.
나는 그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리를 꼭 끌어안고 미안하다는 말을 끝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 마리... 언젠가... 네가 말했지...? 인형이 되고 싶다고... 나만의 인형... 내가 귀여워해주는 인형... 슬픔이나... 외로움 따윈 느낄수 없는 인형.... 나... 너를 예전처럼 만들어 줄수는 없지만.... 지금이라면... 그 소원... 들어줄수 있어.... 나만의 인형이 돼서..... 나만을 위해 살아 줘.... 이제 두 번 다시 널 떼어 놓지 않을게.... 네가 말한대로 잔뜩 귀여워 해줄게......」
나는 그렇게 말한 후, 마리를 안아 일으켜 그녀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힘"을 사용했다...
그러자 마리의 표정에서 고통과 슬픔, 외로움들이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기 시작했고,
이윽고 그녀는 어릴적의 소녀와 같은 따뜻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되었다.
이제.... 그녀의 안에는 어두운 과거도... 씁쓸한 감정도... 그 무엇도.... 단 한조작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나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행복을 느끼는..... 인형이.... 된 것이다......
「주인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카자미 마리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님의 인형입니다...」
「흑... 흐흑... 흑, 흑... 흐으으으.... 흐어어어어엉.....」
「네...? 주, 주인님... 왜 그러십니까...??? 주인님...???」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목놓아 엉엉거리며 울뿐이었다.
「....... 마리.」
「네, 주인님. 부르셨습니까?」
「내 목숨을 걸고 약속하마... 너를 망가지게끔한 모든 놈들에게 생지옥을 선물해 줄게... 네가 겪은 지옥보다, 더욱 더 고통스러운 지옥중의 지옥을....」
「네...???」
그리고 나는 마리를 이 지경까지 깍아 내린 녀석들에게 복수를 시작했다.
"코바야시 구미"의 야쿠자들과 사창가의 포주, 마약상, 이 숙박업소의 주인은 물론이고, 몇년전 미성년자였던 마리를 고용한 술집의 포주까지....
특히 모든 일의 원흉이된, 마리가 있던 고아원의 원장에게는 보다 깊은 지옥을....
단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녀석들만이 아니라,
한순간이라도 그 녀석들과 관련되어 마리의 망가지는 것에 영향을 준 녀석이라면 나의 복수를 피해갈 수 없었다.
살인따윈 하지 않는다....
죽음은 안식이다... 마리를 망가뜨린 놈들에게 쉽게 안식을 허락해 줄까보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자유마저 박탈한 채, 끝없는 지옥을 선물해 주어야 했다...
마리가 겪은 지옥보다, 더욱 더 고통스러운 지옥 중의 지옥을 선물해 주어야 했다...
내가 살아온 이유....
그것은 마리를 망가뜨린 놈들에게 복수의 심판을 영원히 이어가기 위해서....
그리고.... 죽음까지 함께 가주겠다는.... 마리에게 했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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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 미안..... 해.... 나는..... 또..... 너를...... 지켜주지...... 못했.......」
자고 있는지, 깨어 있는지....
에이이치 자신조차 알 수 없는 지금... 마리의 가슴에 묻힌 채로의 에이이치의 입에서 신음 소리와 같은 군소리가 흘러나왔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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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진출 실패군요...
16강 진출성공을 하면... 선수들이 골을 넣은 득점수만큼 연참을 해볼 생각이었습니다만....
2:0 이라니.... ㅡㅡ;;;;
재미있게 보십쇼~
소설의 흥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 조금씩 원작에 손을 댔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며...
이 소설은 E=MC^2 NOVEL 이라는 사이트에서 boby 님의 소설을 가져왔음을 밝혀둡니다.
추천44 비추천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