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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게임의 정수 2


 



 




안사돈은 얼굴이 빨개져서 걸음을 바삐 걸었다,



앞서가는 사돈의 뒷모습을 보고 혼자 감탄했다.

쭉 빠진 두 다리, 팽팽한 히프, 똥배가 드러나지 않는 허리선, 나이 오십이 넘어서 다른 여자, 그것도 비슷한 오십 대 여자를 보고 감탄해 보기도 처음이었다.

저런 안사돈과 매일 밤, 같이 자는 바깥사돈이 은근히 부러웠다.

더구나 푹 퍼진 마누라를 생각하면 더욱 부러운 처지였다.

급기야는 저런 여자하고 한번 섹스를 해보았으면 하는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도 들었다.



간혹 여유가 있어서 다른 여자들과 잠자리를 같이 해보지만, 나이 든 여자는 벗겨놓으면 군살이 덕지덕지 붙어서 그야말로 밥맛이었다.

하지만 안사돈은 그렇지 않을 것 같았다. 어느새 내 자지가 벌떡 하니 일어섰다. 골프 치면서 그런 경우도 처음이었다.

그래서 안사돈과 더욱 대화하고 싶었다.

비록 실제 섹스는 못 할망정 가까이서 눈요기나 흠뻑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서울 갈 때 제가 모셔다드릴까요?”

“어머, 그렇게 어떻게. 전 일행도 있는데”


“차 가져오셨습니까?”

“아뇨. 전 장거리 운전에 미숙해서 저분들과 같이 왔어요.”


“그럼 시간이 되면 제가 모셔다드리지요. 사돈끼리 가는 데 뭐 문제 있습니까?”

“호호, 사돈이라 하니 좀 이상하네요. 오늘은 그냥 사돈이 아닌 사이로 해요.”



안사돈은 시간이 흐르자 대화도 익숙해지고 말투도 활발해졌다.



골프장에 가면 음담패설들이 많다. 남녀 성관계에 빗댄 용어들이 난무한다.

그것은 골프가 서양이나 동양이나 시간이 많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하다 보니 저절로 생긴 것이다.



“어머. 오비야”



정 여사가 백 나인 첫 티샷을 하고는 한탄했다.



“잘하면 공은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이구, 도망간 애인 하고 오비 난 공은 찾아도 헛것이에요.”


“그래요? 저희는 집 나간 마누라와 오비 난 공을 그렇게 말하는데.”

“호호호”




그녀들은 깔깔 웃었다. 어느새 골프 분위기가 흠뻑 진해졌다.


“좋습니다. 오비도 나고 하셨는데. 요즘 기마이(선심) 강조주간이라서 그 정도는 오케이 됩니다.”

“기마이(선심) 강조주간? 그런 것도 있어요?”


“가끔 있습니다.”

“호호, 홀마다 있었으면 좋겠다.”


“홀마다 있으면, 너무 헤프다 소리 안 듣겠어요?”

“헤프면 어때요? 노는 구멍들인데.”



대화가 이 정도로 거침이 없으면 대충 눈치를 챌 만하다.

안사돈도 처음에는 어색해했으나 어느새 분위기에 젖어서 맞장구는 치지 않았지만 웃을 때는 같이 웃어 주었다.



“역시, 이래서 골프는 남자하고 같이해야 재미있어. 사장님 참 매너도 좋으시고 재미있는데 매달 정기적으로 한 번씩 같이 라운드 어때요?”

“불러만 주신다면 기꺼이 모셔야지요.”


“그 말 책임 지셔야 해요.”

“그럼요,”


“그럼 마치고 나서 연락처나 주세요.”

“네.”



만약 다른 여자들이었다면 큰일이 날 소리였다.

골프장 꽃뱀일지도 모르는데 그렇게는 못 하지.

안사돈이 있으니 마음 놓고 큰소리를 쳤다. 오히려 꼭 그렇게 되기를 빌었다.

안사돈도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다시 골프에 집중하면서 정성껏 가르쳐 주고 이끌어 주었다.



“어머, 정말 오늘 90타를 깼네.”



정 여사가 라운드가 끝나고 캐디에게 스코어 카드를 받아 들고서 아이들처럼 좋아했다.



“오늘 정말 잘 치시던데요. 곧 싱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오늘 나도 최고 기록했어요.”



작은 여자가 말했다.



“오늘 우리가 좋은 분 만나서 골프가 발전했네. 정말 고마워요. 끝나고 정말 간단하게 밥이라도 대접하고 싶어요.

싱글만 되게 해 주시면 정말 단단히 한 턱 쓸게요.”


“말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아니, 정말이에요. 캐디피를 내셨으니, 저녁은 꼭 우리가 사게 해 주세요. 어때요? 모두 괜찮죠?”



정 여사가 다른 두 여자를 보고 말했다.

작은 여자는 기꺼이 찬성했고, 안사돈은 좀 난감한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일단 말대로 하자고 눈짓했다.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아직 그녀들은 나오지 않았다.

여자들은 샤워하고 화장을 고치다 보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담배를 피우며 기다리니 안사돈이 먼저 나왔다.

옷을 갈아입고 짧은 머리에 선글라스를 걸쳤다.



엄청나게 세련된 모습이었다. 클럽 하우스에 있는 사람들이 한 번씩 다 쳐다보았다.

짙은 녹색 스커트에 투명한 커피색 스타킹을 신고, 흰색의 실크 블라우스를 걸쳤다.

스커트와 맞춘 카디건이 훌륭한 매치를 이루었다.

왼쪽 발목에 가느다란 발찌가 보였다.

섹시와 세련미를 함께 가지고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 황홀했는데,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오래 기다리셨지요?”

“아뇨. 조금 전에. 커피나 한잔 할까요?”


“음료수를 마시고 싶어요. 목이 마르네요.”

“골프 치니 어때요?”


“처음엔 별로 몰랐는데, 오늘 사돈 덕분에 재미있었어요. 많이 탔지요?”



여자들은 골프를 하면 햇볕에 그을리는 것을 참 신경 쓴다.



“아뇨, 원래 피부가 희어서 그런지 전혀 아닙니다. 바깥사돈하고 언제 같이 한번 합시다.”

“그 사람, 자기 일에 바빠서 그럴 틈이 있나요?”



말투가 갑자기 싸늘했다. 직감적으로 부부간에 무슨 일이 있나 싶었다.



“바깥사돈이야 워낙 유명 인사니까. 그렇지요.”

“유명하면 자기 좋은 유명한 것이지. 윤정이가 무슨 말을 안 해요?”


“무슨 말을.......?”



윤정이는 내 딸 이름이었다.



“그럼 그만할래요. 역시 윤정이가 참 미더워요.”

“시집가면 시집 귀신 되라고 엄하게 가르쳤지요.”


“호호, 요즘 아이들이 어디 그러나요. 하지만 윤정이는 참 싹싹해요. 요즘 그 애 없으면 참 심심해서 어찌 살까 싶어요.”

“못난 딸을 칭찬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아유. 제가 고맙지요, 그런 참한 딸을 주셔서.”

“오늘 미인이신 사돈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어머, 무슨 그런 말씀을, 미인은 무슨. 이 나이에.”

“솔직히 말씀드려서, 제가 본 여자 중에 최고 미인입니다. 오늘 골프 치러 온 사람들, 아마 안사돈 얼굴 본 것만으로도 본전 뽑았을 겁니다.”


“어머, 사돈께서 참 농담도 잘하신다. 호호호”



그녀는 그 말에 감동이 된 듯이 주위를 살피면서 밝게 웃었다.



“와, 벌써 나와서 데이트하시네.”



정 여사가 다가오면서 말을 했다.

젖은 머리칼을 흔들면서 풍만한 몸을 흔들었다.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으니 그렇게 못생긴 얼굴이 아니었지만, 안사돈 곁에 있으니 장미 옆에 떨어진 잡초였다.

그러나 꽤 기품은 있어 보였다.

안사돈의 얼굴이 상기되었다.



“사장님이 우리 그늘 집하고 클럽 하우스까지 다 계산하셨네.”



그녀는 빌지를 들고 다가왔다.



“너무 신세를 많이 집니다. 저녁은 반드시 우리가 사겠습니다.”



작은 여자가 나오자 우리는 일어섰다.



“부곡 온천 쪽으로 가시면 ‘동경’이라는 일식집이 있어요, 그곳으로 가요.”

“네, 좋습니다.”



정 여사가 운전을 하는데, 도요타 아발론을 타고 왔다. 역시 그만그만한 귀부인들이었다.

바깥사돈은 벤츠를 타고 다닌다. 안사돈도 BMW를 사위와 같이 타고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차라는 것이 사실 타보면 별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우선은 그 사람의 판단을 하는데 지표가 된다.



간단하게 식사할 생각이었는데, 그녀들은 달랐다.


“사장님 오늘 시간이 괜찮으시죠?”

“네?”


“오늘 제가 90파를 한 기념으로 술 한 잔 사겠어요. 호호호”



정 여사가 기분이 들떠서 말했다.



“골프채 잡고 87타를 친 것이 처음이에요. 늘 90을 못 깨서 얼마나 속이 상했는데.

아까 4번 홀에서 사장님 말씀대로 두 번째 샷에 아이언을 잡고 12번 홀에서 티샷을 우드 5번으로 한 것 때문에 그렇게 되었어요.

보통 때 같았으면 아마 오비나 냈을 건데.”


“맞아. 언니. 나도 7번 홀에서 숏 홀이라서 원 온 시키려고 우드로 치려고 했는데 사장님이 아이언으로 치라고 했잖아. 투온 시키라고 하면서.

그것이 딱 맞았어. 이상하게 우드로 하면 방향이 안 좋거든. 남은 거리가 내가 좋아하는 피칭 거리잖아. 딱 붙여서 파를 잡았잖소,”


“맞아. 너 그 홀에서 어프로치 정말 좋았어. 이제야 골프가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아. 사장님 오늘 정말 너무 레슨이 고마웠어요.

그리고 사장님 폼이 너무 부드러워서 그 흉내를 내다보니 우리도 잘 됐어요.”


“하하하. 고맙습니다.”



안사돈은 그저 흐뭇한 미소만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신 여사는 뭐가 뭔지 모를 거야. 하지만 오늘 많이 배웠을걸?”

“네. 저도 오늘 사장님이 개인 지도를 많이 해주어서 스윙이 한결 쉬워 진 것 같아요.”


“맞아. 연습장 시시한 프로 더 나아.”



음식과 함께 술이 들어왔다. 화이트 와인이었다.



“건배합시다.”



정 여사가 호기를 부렸다.

처음엔 그저 간단하게 하려는 마음이었는데 술이 들어가면 그렇게 안 된다.

와인을 세 병이나 비웠다. 그러니 모두 취기가 올랐다.



“언니, 모처럼 기분도 좋은데 술 깰 때까지 우리 운동이나 하자.”

“좋지”



정 여사와 작은 여자가 약간 취기가 오른 말투로 주고받았다.



“이 상태로는 운전을 못 하니 잠깐 놀다가 갑시다, 사장님”

“네. 좋습니다.”



나는 안사돈을 보호한다는 마음으로 승낙했다.

사실은 안사돈과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어서였다.



그녀들이 간 곳은 호텔의 스카이라운지 나이트클럽이었다.

거기서 다시 양주를 시켰다. 여자들이 아주 작정을 한 모양이었다.


“이렇게 마시면 오늘은 못 돌아가실 텐데.”

“호호, 못 가면 자고 가죠. 뭐. 영감은 늘 바쁘니까.”



그녀들은 같은 처지라는 듯이 깔깔거렸다.

문득 안사돈이 아까 한 말이 생각났다.

바깥사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이 떠올랐다.



“어머, 사장님 춤도 잘 추시네.”



한 스테이지를 돌고 나서 정 여사가 말했다.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익숙하진 못합니다. 그저 흉내만 냅니다. 전 춤보다 운동이 더 좋거든요.”

“사장님, 골프도 잘하시고, 매너도 좋으시고, 춤도 되고, 정말 짱이다. 내가 한 번 꼬셔 볼까 보다.”


“하하하. 좋지요”



모르는 여자라면 꽃뱀이 십중팔구라 생각하겠지만 안사돈이 있어서 농담인 줄 알았다.



“신 여사님도 한 곡 추시지요.”

“어머, 전 춤을 잘.”


“그러지 말고 손잡아 드려. 일단 놀자고 나왔으니 이럴 때 놀고 가는 거야.

마침 예의 바르신 박 사장님을 만났으니 다행이지. 자칫하면 제비 만나서 곤욕 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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