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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링링

대한민국 남자들은 전역때가 임박하면. 대부분은 <취업> 문제로 인해 고민을 하게 된다고들 하죠.
 
저는 고등학생은 문과였으나. 제대로 된 대처를 당시 못하고 멍때리고 있다가 이과로 가게 된 황당한 케이스입니다. 아무튼 제가 가게 된 <전기과>는 저와는 정말로 맞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과였습니다.
 
제대하기 직전. 말년휴가를 나와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복학해보았자 도무지 열심히 할것 같지가 않군요. 생각해보니 전 고등학생때까진 문과였고..번역일에 관심이 있었던것 같아요. 그걸 해보고 싶네요. 1년 휴학하겠습니다. 열심히 할게요. 일본어는 이젠 능통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하니까 중국어로...>
 
<자신 있냐? 관련 자격증이라도 따둬야 할거다>
 
<못따면 군말없이 다음해에 찍소리 안하고 복학하도록 하겠습니다>
 
말년 휴가때 갑자기 결정한 1년휴학과 중국어 공부. 4개월간 파고다 학원을 다녔습니다. 중국어 기초-입문. 식으로 올라가 3단계까지인가 과정을 배웠지요.
 
결론을 적어보자면...참 열심히 놀았습니다. 아직은 이십대 초반에 든다고 우기던 시절. 좀더 놀고 싶다 좀더..좀만 더.. 하면서. 정신 못차렸던거죠. 그건 지금도 해당됩니다만 아무튼 그땐 진정 제대로 띵까띵까였습니다.
 
제가 4개월 과정을 마쳐갈때쯤. 위로 한명 있는 터울차가 좀 있는 형이 제게 말하더군요
 
<중국돈을 모아둔게 좀 있다. 줄테니까 여행겸 경험도 쌓는다고 생각하고 갔다와봐. 지금이 적기다>
 
속으론 덜컥 했습니다만 티는 못냈습니다. 가족들은 제가 열심히 한줄 철썩같이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애써 태연한 모습으로 일단 대답은 해줬습니다
 
<형. 괜찮아. 그거 다시 한국돈으로 전환해서 형이 하고싶은것에 보태. 어차피 형돈이잖아. 왜 적잖은 돈을 내게 쓰려 그래>
 
<잔말마라. 내가 아는 형이 중국에 있다. 거기서 의탁해서 지내. 4주일정으로 알아봐뒀어. 한달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는거지>
 
<형. 정말 괜찮아. 진짜 괜찮다니까>
 
<해외여행이 쉬운줄 아냐. 경우에 따라선 나이좀 먹고 난 뒤엔 가고 싶어도 못가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한번도 못가봤으니 즐긴다고 여기고 갔다와봐>
 
연신 거절했지만 결국 떠밀려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속으로 얼마나 경악하면서 안절부절했던지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웃음이 나옵니다. 전 중국어로
 
안녕하세요 나 다음에 봐요. 이정도만 알고 나머진 문장력을 구성해내지 못하는 수준 정도라고 봐도 좋을 지경으로 놀았거든요. 근데 난데없이 개인적으론 계획에도 없던 중국을 가게 된 것이니..
 
하지만 형이 그렇게까지 신경써준다는데 끝까지 버티면서 안가게 되면 모양새가 이상해보일듯해 결국 가게 됐습니다.
 
제겐 모든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중국을 가기로 정해진 그날이요.
 
오죽하면 공항을 가보는것조차 처음이었으니 말 끝났다고 해야 하나요.
 
비행기 안에선 기내 화장실을 써보는 경험또한 최초인지라 들어가고 나서 <이거 물을 어떻게 내리는거야?> 하고 잠시동안 허둥거렸을 지경으로 어리버리한 제가 어찌저찌해서 중국의 쿤산이라는 곳을 갔습니다.
 
형이 아는 분이 그곳에 거주하셨기 때문이죠. 하지만 쿤산에 간것은 나중. 일단 우리는 공항에서 만났습니다. 편의상 그분을 형님이라 부르겠습니다.
 
형님은 제게. 가보고 싶은곳이 어디냐고 하시길래. 전 별생각 없이 <동방명주부터 가보고 싶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동방명주를 선뜻 대답한 이유는. 그게 중국에서도 그렇게 높은 건물이라고 하고. 또 학원책 교재에서 그 건물명이 언급된 적이 있기에 무심코 대답한것이지요.
 
가고싶어서 간 여행은 아니었기에 기쁘지도. 나쁘지도 않은 기분으로 태어나 처음 가보는 해외의 나라를 경험했습니다.
 
6월 말에 갔던 중국은 더웠습니다. 공기는 한국보다 많이 역하다고 여겨지더군요. 뭐 암튼..
 
동방명주를 들린 후에 인민광장이라는 곳을 가보고 하다가 뭐 그런 식으로 몇몇 군데를 들리다 보니 원체 나라크기가 크기인지라 그다지 많이 돌아다니지도 않은것 같은데 이미 시간은 저녁때로 치울고 있었습니다.
 
사방이 어둑해질 무렵. 형님과 저는 길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전 야경에 휩싸여 화려해진 해외의 건물들과 바람을 느끼면서 걸어나가는 중이었죠. 이때 당시 저는 한국어로 형님과 꽤 많이 떠들어 대고 있었습니다.
 
저건 뭐죠? 아 저거? 저건 XX야. 그럼 저건요? 응? 저건 XX인데. 밤에 보는건 나도 첨이네. 괜찮군.
 
뭐 이런식의 문답이 왔다갔다 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때 제 왼쪽 방향의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까르르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당시의 저는 한국에 비해 중국 참 덥네 하는 생각이었는데 왼방향에서 뜻밖의, 그리고 불시에 들은 젊은 여성의 것으로 짐작되는 웃음소리는 제게 왠지 모를 청명함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여자 둘이 서있었습니다. 한명은 척봐도 학생으로 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녀는 제가 귀로 들었던 느낌만큼이나 시원한 미소를 입에 배어문채 생긋 웃은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학생이란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비록 사복차림이었지만. 메고 있는 가방과 분위기가 그랬습니다. 옆의 여자는 정장스커트와 마찬가지로 정장 상의를 입었는데. 어딘가에서 일을 하는것같은 복장이었고..둘 다 저보다 나이가 많지는 않아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둘 중에선 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가 좀더 어려보이는 느낌이다가도 둘이 친구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호기심을 담고 둘을 빤히 바라보는데 여학생이 절 쳐다보며 중국어로 무엇인가를 물었습니다.
 
<........? >
 
저는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형님을 쳐다봤습니다.
 
<..뭐래요?>
 
형님은 절 한심하단 표정으로 쳐다봤습니다. 우리형으로부터 제가 4개월간 중국어 공부를 하고 왔다고 들었었기에 아마 한심하게 봐도 이상할게 없었을겁니다. 지금 되새겨보면 제가 생각해봐도 단순하기 그지없는 물음이었거든요.
 
<너 한국인이냐고 묻잖냐? 그정돈 들려야지 야 >
 
전 눈을 멀뚱거리면서 황당한 심정이 되었었습니다.
 
<내가 한국인이냐고 물었다고요? 그럼  니 쓰 한구어 런 마? 라고 좀전에 제게 질문했다는거에요?>
 
<그렇다니까. 안들리냐?>
 
<.........>
 
할말이 없었습니다. 내이름은 XX입니다. 나는 XXX입니다. 와 당신은..의 경우도 그정도는 문장을 만들줄 알았는데 중국인의 발음은 대단히 빠르고 까다롭게 느껴졌습니다. 아는 문장인데도 안들리면서 처음부터 그 기분은 저를 꽤 황당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어쨌든 상대가 기다리고 있기에 저는 여학생을 바라보면서 대답해줬습니다. 중국어로요
 
<네. 당신은 중국인인가요?>
 
저의 그 질문에 여자들 둘이 다 입을 가리고 다시 시원스럽게 웃기 시작했습니다. 여학생은 소리내어 웃고 마치 사원처럼 보이는 여자는 살풋 웃기만 했는데 각각 나름대로의 매력이 느껴지게 보였습니다. 더운 중국날씨때문인지 약간 까무잡잡하게 보였던것도 은연중 느껴지는 매력감을 더했었습니다. 별다른 기타의 상상을 하진 않았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둘이 웃기에 저는 형님을 다시 바라봤죠. 이번에도 형님은 제가 한심하단 표정이었습니다.
 
<척 보면 중국인이잖냐. 억양을 들어봐도. 중국인에게 중국 사람이냐고 물어보면 안 웃기겠냐?>
 
저는 나름대로 반론을 했습니다.
 
<저쪽에서도 전 한국인인데 한국인이냐고 물었는데요>
 
<...여긴 중국이다. 그걸 포함시키고 생각해봐라. 니가 생각해도 웃긴 질문 아니냐?>
 
....
 
중국에서. 중국 사람에게 <중국 사람이 맞는가>는 질문을 진지한 표정으로 던지는 제 모습을 떠올려보자 결국 납득했습니다.
 
어쨌든 그때부터 넷이서 거리를 거닐게 되었습니다. 사방은 환했지만. 틈틈이 무언가 모를 중국어로 제게 계속 질문을 던져오는 그 여학생때문에. 저는 제대로 앞을 보고 걷질 못했습니다.
 
제가 대답을 잘 하던 그렇지 못하던. 그런것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던지 그녀는 참으로 이것저것을 많이 물어봤습니다.
 
저는 대답하는데에 골몰을 하느라 제쪽에선 거의 질문을 하지도 못했습니다. 일단 거리에서는 말입니다.
 
일단 저보단 그래도 훨씬 나은 중국어 실력과. 덤으로 꽤 대단한 영어실력까지 겸비하신 형님.
 
그리고 중국어는 당연히 잘하고. 영어는 왠만치 하는 그녀들 덕분에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는 그런대로 왔다갔다 하는 판이었습니다.
 
형님의 도움에 힘입어 저는 그 여학생의 이름이 링링이란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링링의 이름은 지금까지도 기억하지만..같이 있던 그 사원삘 나는 여자의 이름은 지금은 잊어버렸군요. 뭐 어쨌든..
 
예정에도 없던 중국여행을 훌쩍 가게 된 첫날. 사방이 환한 그 대로의 한 지점에서. 링링이란 여학생을 저는 그렇게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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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까 생각보다 좀 길어지는군요. 사설이 긴게 저의 단점입니다. 쓰잘데 없는 내용이 많지요?
 
뭐 암튼 좀 길게 한번으로 써서 끝내려 했더니 막상 해보니까 힘드네요. 나머지 내용들은 쉬었다가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뭐 근데 별건 없습니다. 이건 그저 추억일 뿐입니다.. 혹시 뭔가 파격적인걸 원하시는 분들께는 미리 말씀드리지만..
 
전 링링과 한방에 있어봤다거나 그런 일은 없었답니다. 그러니 이 경험담의 뒷내용을 마저 올려도 네이버3회원분들께서 기대하실만한 상황은 없으리라고 사료됩니다. 그 점을 미리 밝혀둡니다. 그녀와 함께 있었던 단 하루에 대한 추억과 회상을 끄적여보는것일뿐 이 글엔 그 이상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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