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천중행 - 검 - 27편 (27/4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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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천중행 - 검 - 27편 (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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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대전주 사마기는...
아주 운치 있는 사람이오.
그는 천자문 (千字文)의 순서대로 처음 천자(千字)에서...
백십팔번째 글자인 복(伏)의 관문까지 설치한 모양이오." 그는 덧붙여 말했다. "물론 이 관문을 뚫고 들어갈 사람은 우리 대형뿐이겠지만...." 백의인은 그의 거만함에 약간 기분이 상한 듯했다. '흥!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자로군.
헌데 이 자의 대형이란 자는 누구이기에 저토록 거만히 구는 것일까?' "우리 대형은...." 승소진이 또 자랑스럽게 대형 운운하려는 순간이었다.
쿵쿵! 하는 소리와 함께 마치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이 지축이 뒤 흔들렸다.
승소진과 백의인은 너무나 갑작스러운 그 진동에 자신 들도 모르게 몸을 비틀거렸다.
그들은 황급히 진동이 일어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진동은 산 아래에서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돌연 산중턱 바로 아래 에서 뚝 멈추었다.
잠시 긴장된 침묵이 흘렀다.
문득 뭔가 시커먼 물체가 불쑥 올라왔다.
놀랍게도 그것은 어른 몸통만한 거대한 머리통이었다.
군웅들의 눈이 부릅뜨여졌다.
그 머리통은 민대머리였는데 그아래 로 넓쩍한 얼굴에 부리부리한 왕눈이 박혀 있었고 두 주먹을 합쳐 놓은 것 같은 크기의 뭉둑한 코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쟁반처럼 넓적한 입술이 보였다.
뒤이어 올라오는 통나무처럼 굵은 목, 그리고 집채만한 덩치가 모 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군웅들은 대경실색하면서 황급히 뒷걸음질쳤다.
이윽고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그는 경악스럽게도 코끼리만한 덩치 의 거인(巨人)이었던 것이다.
그 모습을 어찌 사람이라 할 수 있겠는가? 온몸이 시커먼 것이 마치 거대한 흑탑(黑塔)을 연상케 하는 인물 이었다.
두 팔은 유독 길어 무릎 아래까지 늘어졌으며 호랑이의 가죽으로 가슴과 하복부만을 간신히 가리고 드러난 팔과 다리에는 가시처럼 시커먼 털이 돋아나 있었다.
그는 화등잔만한 눈으로 화광(火光)을 뿜으며 마치 개미새끼들을 보듯이 군웅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승소진이 나직이 부르짖었다. "아니, 군산칠십이채(群山七十二寨)의 총채주 영국광(英國光)까 지!" 헌데 돌연 영국광의 어깨부위를 본 승소진의 얼굴에 경악이 떠올 랐다.
영국광의 어깨 위로는 흉측한 마면상(魔面像)이 붙은 넓적 한 검자루가 하나 불쑥 솟아나와 있었는데 그것은 멀리에서도 단 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섬뜩한 귀기를 뿜고 있었다.
그 검을 메고 있는 영국광의 거구가 흉악무도한 악귀나찰처럼 보 이고 있었다. "귀, 귀검(鬼劍)!" 승소진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백의인도 견문이 적지 않은 듯 낯빛이 변하며 부르짖었다. "저, 저것이 바로 귀검이란 말이오?" - 귀검.
흐르는 물 속에 흘러내리는 머리칼도 벨 수 있다는 귀검! 영웅검, 마검, 사검과 함께 전설의 사대명검으로 불리는 검이 아 닌가! ■ 검 2권 제19장 천년강시(千年疆屍) 불사금부군(不死金斧君)! ━━━━━━━━━━━━━━━━━━━━━━━━━━━━━━━━━━━ ① "그렇소.
저것은 분명 귀검이오!" 승소진은 격동을 억누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백의인은 내심 혀를 내둘렀다. '대체 이 자는 누구이기에 이토록 모르는 것이 없을까?' 이때 영국광의 눈이 번쩍하더니 승소진을 쳐다보았다.
승소진과 백의인의 외침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쿵! 쿵! 그는 우람한 거구를 움직여 그들에게 다가왔다. "크하하하, 그대들은 귀검을 알고 있소?" 승소진과 백의인은 자신들 주위를 뒤덮는 영국광의 거대한 그림자 에 자연 위축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고개를 들고 삼 장여 앞에 서 있는 영국광을 올려다보았다.
마치 까마득한 절벽을 올려 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꼭대기에서는 두 개의 불빛이 번쩍 이고 있었다.
백의인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 있었다.
승소진은 질린 듯 자라처 럼 목을 움츠리며 말했다. "약간!" "크하하하, 귀검팔십일식(鬼劍八十一式)을 연마한 후 처음으로 현 자(賢者)를 만났군!" 그는 자신의 명검을 알아준 것이 매우 기분 좋은 것 같았다.
이때 승소진은 무서운 당혹감에 빠져 있었다. '귀검, 귀검이 어떻게 이 자의 손에 들어갔단 말인가? 이것으로 전설의 사대명검 중 사검만이 출현하지 않았다.
과연!' 그가 염두를 굴리고 있을 때였다.
영국광이 그의 어깨를 치며 말 했다. "형장, 함께 들어갑시다.
그대의 목숨은 내가 보장해 드리겠소." 그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승소진은 간단한 그의 동작에 어깨가 부서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 으나 사심이 없는 것을 짐작했는지라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 었다. "고맙지만 사양하겠소.
난 대형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는 또 대형을 입에 담고 있었다.
그러자 영국광은 멀뚱멀뚱하더 니 고개를 갸웃하다가 백의인에게 고개를 돌렸다.
문득 그의 표정이 멈청해졌다.
비록 죽립을 썼지만 신비로울만큼 뛰어난 분위기를 발산하는 그의 자태에 호쾌한 성격의 용국광은 넋을 빼앗긴 것 같았다. "혀, 형장도 사람을 기다리고 있소?" 백의인은 죽립 속에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허허허, 오늘은 사람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군." 그는 생긴 건 흉측했지만 성격은 매우 시원시원해 보였다. "자, 그럼 안에서 만나 함께 묵옥악마상의 비밀을 풀어봅시다.
하 하하!" 그는 대뜸 몸을 돌렸다.
그가 몸을 돌리자 그림자가 사라지면서 대번에 주위가 확 밝아졌다.
그는 쿵쿵거리며 노송 속으로 사라졌다.
승소진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괴이하게 웃었다. "글쎄, 과연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승소진은 눈알을 굴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군웅들은 점점 더 많아져 대별산 전체가 개미떼같은 인파에 뒤덮 여 있는 것 같았다.
묵옥악마상, 세 개가 모여야 전설의 신비를 풀 수 있다는 기물, 그 한 개만으로도 이 정도의 군웅들을 모이게 할 수 있다니 진정 놀라운 일이 아닌가? 이때 백의인은 연신 주위를 살피며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승소진은 하품을 하며 중얼거렸다. "대형은 왜 아직 나타나시지 않는 거지?" 그때였다. "하하, 이렇게 오지 않았느냐, 소진?" 낭랑한 웃음과 함께 어느새 한 명의 백의서생이 그의 면전에 이르 러 있었다. "화! 빠르다!" 경탄성을 지르는 승소진의 눈 속에 기쁨이 반짝였다.
승소진의 탄 성 속에서 백의인은 대뜸 나타난 백의서생이 바로 그가 수시로 입 에 담던 대형이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알 수 없는 호 기심을 느끼고 그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헌데 돌연 백의서생을 살펴보던 그의 몸이 세차게 경련을 일으키 는 것이 아닌가! ■ 검 2권 제19장 천년강시(千年疆屍) 불사금부군(不死金斧君)! -2 ━━━━━━━━━━━━━━━━━━━━━━━━━━━━━━━━━━━ ② "아아!" 백의인은 감격의 신음을 토하며 가냘픈 몸을 휘청거리고 있었다.
나타난 백의서생은 바로 북궁후였다.
북궁후와 승소진은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문득 북궁후의 검미가 좁혀지며 기이한 빛이 스쳤다. '어딘가 낯익은 느낌이 드는군!'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돌연 백의인의 입에서 암팡진 교갈이 터 져나왔다. "흥! 나를 벌써 잊으셨단 말인가요!" 몹시 화가난 듯 백의인은 허리에 양 손을 척 걸치고 북궁후를 노 려보고 있었다.
승소진의 눈과 입이 딱 벌어졌다. '으왁! 남장여인!' 북궁후는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대뜸 머리를 스쳐가는 한 소녀의 영상이 있었다.
그가 막 입을 열려는 순간 백의인이 죽립을 홱 벗 으며 소리쳤다. "정말, 정말 너무해요!" 죽립이 벗겨지고 드러난 얼굴을 보라.
마치 한폭의 고서화 속에서 노닐던 선녀가 불쑥 인세로 뛰어나온 것 같지 않은가! 그 어떤 찬 사라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다 표현할 수 없으리라. '누, 눈이 멀어 버리는 것 같다!' 승소진은 몸을 떨며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
그림자조차도 밟을 수 없을 것 같은 고귀한 미인이었다.
승소진은 난생 처음 자신의 못난 얼굴을 속으로 죽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빌어먹을, 난 왜 이 꼴이냐!' 백의인의 얼굴을 본 북궁후의 눈에 기쁨의 빛이 떠올랐다. "려, 령매(玲妹)!" 그의 격동에 찬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송소진은 적지 않게 놀랐 다. '처음 본다.
대형이 저처럼 기뻐하는 모습은!' 그것은 사실이었다.
북궁후는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 는 내유외강의 성격이었던 것이다.
북궁후는 자신의 이마를 탁! 치며 매력적인 웃음을 터뜨렸다. "령매를 여기서 만나게 되다니...
하하하!" 그렇다면 백의인이 바로 그와 정혼한 연화공주 주령령이란 말인 가? 이때 주령령의 그윽한 봉안에는 진주 같은 이슬이 맺혀 있었다.
그녀는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중원에 나와 수많은 여인을 만나더니 이제 이 령령도 잊으셨나 요?" 북궁후는 그녀의 눈을 직시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있소? 나는...
한시도 령매를 잊은 적이 없소." "정말...
인가요?" 주령령은 글썽이는 눈으로 기대에 차 그를 바라보았다. "물론이오." 그 한마디의 말이 그녀를 얼마나 감격케 했는지 아무도 모르리라.
그녀는 눈물을 반짝이며 그의 품 속으로 놀란 기러기처럼 뛰어들 었다. "대가!" "령매!" 북궁후는 팔을 벌려 그녀를 깊숙이 포옹했다.
뭉클한 감촉과 그윽 한 체취 속에 의심할 수 없는 진실한 애정이 그들의 가슴을 넘나 들었다.
승소진은 슬며시 고개를 돌리며 혀를 찼다. '츳츳, 대형의 여복은 하늘도 질투할 정도로군!' 주령령은 그의 목에 매달려 떼를 쓰듯 말했다. "이제, 이제는 죽어도 대가와 헤어지지 않겠어요.
어디든 끝까지 따라갈 거예요." 북궁후는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령매를 놓아주지 않겠소." "정...
말인가요?" "물론이오." 북궁후는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대가!" 주령령은 기쁨의 탄성을 지르며 또다시 그의 품 속에 고개를 파묻 었다. "험험...
대형, 백십팔 개의 관문은 매우 복잡합니다." 승소진이 고개를 돌린 채 헛기침을 했다.
북궁후가 그 뜻을 모르랴. "알았다.
소진!" 그는 주령령을 가볍게 밀어내며 빙그레 웃었다. "보아하니 령매의 무공실력도 만만치 않은 것 같은데 함께 들어갑 시다." 이때 승소진의 전음이 그의 귓가로 스며들었다.
(대형, 그 분께선 혈청비자의 무공을 익혔습니다.) 북궁후의 얼굴이 밝아졌다. '음, 그럼 령매가 황실의 무학을?' 주령령은 상큼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제 한몸 지킬 능력은 충분히 갖고 있다구요!" 북궁후가 빙그레 웃었다. "그럼 함께 도전해 봅시다." 잠시 후, 그들의 모습은 죽림 속으로 사라졌다. ■ 검 2권 제19장 천년강시(千年疆屍) 불사금부군(不死金斧君)! -3 ━━━━━━━━━━━━━━━━━━━━━━━━━━━━━━━━━━━ ③ 천해만송죽림(天海萬松竹林).
빽빽한 송림(松林)과 죽림(竹林)이 대해(大海)처럼 펼쳐져 있었 다.
간간이 음산한 바람이 몰아쳐 올 뿐 괴괴한 정적만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기분 나쁠 만큼 을씨년스러웠다.
이때 세 개의 인영이 울울창창한 천해만송죽림 속에 나타났다.
북 궁후와 주령령, 그리고 승소진이었다.
승소진은 작은 몸을 원숭이처럼 날렵하게 움직여가며 말했다. "대형! 이곳은 모든 걸 주의해야...." 그 말이 떨어지기도 전이었다.
북궁후가 대경해 소리쳤다. "령매! 주의하시오! 머리 위의 솔잎과 대나무잎들은 모두 독암기 (毒暗器)요!" 이때 주령령은 한쪽의 기괴한 형태로 가지를 뻗고 있는 노송과 대 나무 사이를 스치고 있었는데 북궁후의 말에 흠칫해서는 머리를 들어 위를 보았다.
바람에 날려 떨어지듯이 무수한 솔잎과 대나무잎들이 그녀의 주위 를 뒤덮으며 쏟아지고 있었다.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조금도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 였다.
주령령이 의아한 표정을 짓고 언뜻 망설이고 있을 때 북궁후가 재 빨리 주령령의 앞을 막아서며 수중의 백옥선을 쫙 펼쳤다. "봉황난무(鳳凰亂舞)! 쌍룡파천(雙龍破天)!" 백옥선에서 두 가닥의 기류가 솟아오르더니 그것은 방원 십여장을 차단하였다.
무수한 솔잎과 대나무잎들이 무형의 막에 퉁기듯 사방으로 흩어졌 다.
헌데 섬뜩한 일이 벌어졌다.
사방으로 퉁겨져 나갔던 솔잎과 대나무잎들이 주위에 있던 노송과 대나무에 닿자 치이익! 하면서 시커먼 연기를 피어올리는 것이 아 닌가! 노송과 대나무는 밑둥치부터 촛농처럼 녹아들기 시작하더니 순식 간에 한 줌의 흑수로 변해 버렸다.
그곳에는 단지 두 개의 검은 물이 고인 웅덩이만이 놓여 있을 뿐이었다.
주령령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승소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 들며 말했다. "조심하십시오.
저것은 묘강음지(猫彊陰地)의 흑갈묵시독(黑葛墨 屍毒)입니다." 헌데 승소진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주령령의 뾰족한 외침이 터 졌다. "앗! 대가, 저것 좀 봐요!" 북궁후는 의아해 그녀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순간 그도 낯 빛이 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삼 장 밖에 있는 대나무숲 밑둥치부분에 하나의 시커먼 기물체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것은 사람이었는데, 이미 하반신은 녹아 없어졌고 상 반신만이 시커먼 흑수 속에서 벌레처럼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미 사체(死體)가 되었지만 몸이 계속 녹아가고 있었으므로 그것 은 마치 검은 식인귀가 사체를 잡아먹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 어 보는 이로 하여금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
그의 한쪽 옆에는 시커먼 반월형의 묵도(墨刀)가 뒹굴고 있었다.
그 묵도를 보고 승소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장강십구녹림(長江十九綠林)의 총림주(總林主)가 여기서 죽었 군!" 북궁후가 고개를 저었다. "재물이 화(禍)를 부른 것이다." 장강십구녹림의 총림주 태천기(太天奇)라면 강남북을 무수히 넘나 들며 중원천하를 누비던 초절정 고수가 아닌가? 한동안 착잡한 시선으로 태천기의 시신을 보고 있던 세 사람은 그 러나 이내 몸을 날렸다.
얼마 후, 그들은 한 그루 노송(老松) 앞에 이르렀다.
십여 명의 장정이 팔을 맞대어도 남음직한 두께의 거대한 노송이었다.
헌데 그들이 노송 밑에 이른 순간이었다.
한 줄기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가 싶자 이번에는 몇 개의 솔방울이 그들의 머리 위로 떨 어져 내렸다.
그것을 본 승소진이 날카로운 외침을 터뜨렸다. "대형! 저건 만폭굉천뢰(萬暴轟天雷)입니다!" 승소진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북궁후는 이미 주령령의 허리를 안고 몸을 날리고 있었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시커먼 낙진이 흑구름처럼 사방을 뒤덮었 다.
삽시간에 움푹한 구덩이가 생기고 매캐한 화약냄새가 확 퍼져 나갔다. ■ 검 2권 제19장 천년강시(千年疆屍) 불사금부군(不死金斧君)! -4 ━━━━━━━━━━━━━━━━━━━━━━━━━━━━━━━━━━━ ④ 북궁후는 십여 장 떨어진 대나무 가지를 가볍게 차면서 훌쩍 내려 서고 있었다.
주령령은 초토화가 되어 버린 잔해를 보면서 질렸다는 듯이 고개 를 흔들었다. "휴, 이곳은 대체!" 이때 북궁후는 주위를 살피더니 한 그루의 대나무 앞으로 다가갔 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수십 장 높이의 대나무였다. "흠, 이 나무는 이상이 없겠군." 그는 가볍게 신형을 날려 대나무 끝을 잡으면서 땅으로 내려섰다.
대나무가 자그마치 팔 장여나 휘어지고 있었다.
북궁후는 주령령을 돌아보았다. "령매! 이 대나무의 탄력을 이용해서 이곳을 벗어나는 거요." 주령령이 마른침을 삼키면서 다가왔다. "나무가 퉁기는 순간 최대의 공력을 운기해 신형을 띄우면 되오." "알겠어요." 주령령은 가냘픈 몸을 대나무 위에 사뿐히 실었다.
다음 순간 북 궁후는 힘껏 나무를 퉁겼다.
주령령의 몸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 라졌다.
한 점의 빛살처럼 허공을 가르며 까마득히 날아가고 있었 다. "소진, 이번엔 네 차례다." 승소진은 입맛을 쩝 다셨다. '대형은 우리 때문에 더욱 고초를 겪는군!' 그는 알고 있는 것이다.
북궁후가 평범해 보이는 그 한 동작에 얼 마나 많은 내력을 소모하고 있는지를! 대나무 위에 올라선 승소진 역시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잠시 후, 북궁후는 허리에서 검을 뽑았다. "자, 남은 일이 있지." 그는 천패검을 세운 채 잠시 천해만송죽림을 응시했다. "흠, 이 천해만송죽림의 자연적인 나무는 모두 일천이백칠십이 개 (一千二百七十二個)뿐이다.
그것을 제외한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 낸다면 천해만송죽림의 관문은...
파훼될 것이다." 그렇다.
북궁후는 천해만송죽림을 지나 오는 동안에 그 진세의 허 실(虛實)을 간파했던 것이다.
범인이라면 일평생이 걸려도 풀지 못할 해답을 단지 몇 각 사이에 단숨에 풀어 버린 그의 초인적인 능력은 과연 어디까지란 말인가? 이때 북궁후는 왼손에는 섭선을, 그리고 오른손에는 천패검을 쥐 고 있었다.
문득 그의 전신에 노을빛같은 광채가 어리기 시작했 다.
다음 순간 그는 일진의 폭갈과 함께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 올랐다.
까마득히 수십여 장 높이로 솟아오른 그의 신형이 허공중에 빙글 회전하더니, 돌연 그의 섭선과 천패검에서 수백 가닥의 섬전이 어 망처럼 분사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일제히 천해만송죽림을 뒤덮으면서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헌데 그 섬전들은 각기 어떤 한 방향을 향해서 쏘아져 가고 있었다.
언뜻 보면 무질서한 듯 보였으나 놀랍게도 그것들은 일정한 궤도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쿠아아아! 검기의 폭풍이 천해만송죽림을 휩쓸고 지나갔다.
그러자 여기저기 기기묘묘한 형태로 가지를 뻗고 있던 대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날 아갔으며 일시에 수십 개의 벼락이라도 맞은 듯이 노송들이 허리 깨가 부러져 나가며 바닥에 나뒹굴기 시작했다.
천해만송죽림은 서서히 황무지로 변해가고 있었다. ■ 검 2권 제19장 천년강시(千年疆屍) 불사금부군(不死金斧君)! -5 ━━━━━━━━━━━━━━━━━━━━━━━━━━━━━━━━━━━ ⑤ 음산한 사기(邪氣)가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거대한 석벽이 가로막혀 있는 막다른 길목이었다.
석벽에는 거대 한 동굴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마치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흉측하게 뚫려 있는 시커먼 동 굴 안에서는 지금 뭉클거리면서 흑무(黑霧)가 꾸역꾸역 밀려나오 고 있었다.
밀려나온 흑무는 석벽을 타고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기어올 라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섬뜩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휙! 하는 일진의 바람과 함께 세 사람의 인영이 동굴 앞에 나타났 다.
그들은 바로 천해만송죽림을 빠져나온 북궁후 일행이었다.
동굴의 기괴로운 모습에 세 사람은 언뜻 긴장의 빛을 띠어올렸는 데 주령령은 두려움을 느꼈는지 슬그머니 북궁후의 손을 잡고 있 었다.
동굴의 오른쪽에는 역시 하나의 석비가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석 비에는 전과는 달리 깊숙한 지력(指力)으로 휘갈겨 쓴 글이 보였 다. <천관(天關)을 통과함을 경하하노라.
이곳은 지관(地關)이다.
이곳부터는 마지막 관문인 복관(臣關)까지 관문이 계속된다.
지관은 백십육 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층마다 한 개의 관문이 설치되어 있고, 묵옥악마상은 바로 그 관문들을 뚫고 복관 (伏關)에 이른 자만이 볼 수 있다.> 승소진이 까무잡잡한 얼굴에 비릿한 조소를 떠올렸다. "훗, 사마기, 그는 아주 친절한 사나이군요.
백십팔번째 복자(伏 字)까지 천자문을 가르쳐 줄 모양이니." 북궁후가 희미하게 웃었다. "어쩌면 그 친구는 복자까지만 알고 그 이후의 융자(戎字)와 강자 (羌字) 등은 모르는지도 모르지." 승소진이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웃었다. "킬킬, 그럼 어서 가서 그 나머지를 가르쳐 줘야겠군요!" 그들은 천천히 암굴을 향해 걸어갔다.
바로 코앞에서 징그럽게 꾸물거리는 흑무를 보고 주령령이 다소 주춤하는 기색이었으나 북궁후가 미소를 흘리며 그녀의 손을 힘주 어 잡아주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내 다부진 표정을 지었 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흑무를 헤치고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흑무는 아무런 해악이 없는 묵연에 불과했고 그들은 어렵지 않게 들어설 수 있었다.
이윽고 동굴 안으로 들어온 세 사람은 그 안에 펼쳐져 있는 기경 (奇景)에 크게 놀라며 탄성을 터뜨렸다. "아니!" "오!" "기가 막히군요!" 동굴 안에는 금세기에 보기 드문 광대하고 엄청난 토건(土建)의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휴...
저것이 광장인가요, 층계인가요?" 주령령이 부르짖었다.
동굴 안은 방원 백여 장은 됨직한 크기의 공간이었는데 그 공간 안에는 동굴의 입구로부터 어둠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 지하로 까 지 수많은 계단이 끊임없이 이어져 있었다.
헌데 더욱 경이로운 것은 그 한 개의 계단의 넓이가 방원 오십여 장은 족히 되어보여 마치 하나의 광장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는 것 이다.
그것은 일종의 기괴한 두려움까지 전해 주고 있었다.
어디선가 발원지를 알 수 없는 희미한 빛이 스며들고 있었는데 그 빛 속에 펼쳐져 있는 이 지하의 기경은 세 사람에게 차원이 다른 세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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