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천중행 - 검 - 30편 (30/4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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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천중행 - 검 - 30편 (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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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호북삼살 (湖北三煞)의 체면을 세워라.
흐흐!" ■ 검 2권 제20장 드러나는 마각(馬脚) -7 ━━━━━━━━━━━━━━━━━━━━━━━━━━━━━━━━━━━ ⑦ - 철담선풍(鐵膽旋風) 철지강(鐵智剛). - 무적신도(無敵神刀) 팽악민(彭惡民). - 냉면독룡(冷面毒龍) 단형(丹形).
그들은 호북성 가야산 일대를 중심으로 온갖 악행을 일삼아 오던 녹림계에 속한 마두들이었다.
소녀에게 접근하고 있던 냉면독룡 단형이 힐끗 뒤쪽의 두 사람을 쳐다보더니 징그러운 미소를 흘렸 다. "흐흐...
고맙소, 의형!" 그는 말을 마치고 다시 소녀를 보았다.
이때 소녀는 막다른 벽에 등을 기댄 채 온몸을 바들거리며 비맞은 새처럼 떨고 있었다.
소녀의 코앞까지 다가온 단형이 돌연 불쑥 소녀의 앞가슴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아악! 살려주세요!" 소녀는 자지러지는 듯한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비틀었다.
주객들이 슬그머니 시선을 돌렸다.
못 본 척 음식을 먹거나 힐끗 거리며 자신들의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저 흉신악살들을 건드렸다간 무슨 보복을 받게 될지 모른다!' 이때 혼자 술을 마시던 북궁후는 미미하게 낯을 찌푸렸다. '파렴치한 작자들이군!' 그의 손가락이 가볍게 허공을 퉁긴다 싶은 순간 음식을 집던 그의 젓가락이 허공을 날았다. "크아아악!" 섬뜩한 비명이 팽악민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어찌나 처절한지 고개를 돌리고 있던 주객들이 진저리를 치면서 급히 시선을 돌려 단형을 쳐다보았다.
단형의 육중한 거구가 천천히 뒤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나뿐인 왼 쪽 눈에서는 핏줄기가 솟구치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의 독안에는 한 개의 나무젓가락이 깊숙이 박혀 있었다.
쿵! 주막이 뒤흔들리면서 단형의 거구는 그 자리에서 큰 대자로 쭉 뻗 고 말았다. "어떤 놈이 감히 호북삼살에게 도전하느냐!"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철지강과 팽악민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주청 안은 찬물을 끼 얹은 듯 고요해졌다.
철지강과 팽악민은 흉폭한 살광을 뿜으면서 주막 안을 살피고 있 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한쪽 구석에서 딱 멈추었다.
그곳은 창가였는데 한 명의 백의서생이 홀로 앉아 있었다.
헌데 뜻밖에도 그는 마치 이곳의 상황이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이 태연하게 앉 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철지강과 팽악민의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그러나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겁먹은 얼굴들만이 보일 뿐 저처럼 태연한 놈은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놈의 식탁에 의당 있어야 할 한 쌍의 젓가락이 한 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 눈에 띄자 대뜸 두 사람의 눈에는 살기 가 번졌다. "흐흐, 여기 숨은 고수가 있었군." "간덩이가 부었구나! 놈!" 무시무시한 폭갈과 함께 철지강의 쌍장이 독랄하게 뿌려지면서 새 파란 녹광이 빛살처럼 폭출되었다. "아주 황천으로 보내 주마!" 작달막한 팽악민이 어깨에서 천 근은 나감직한 시커먼 묵도(墨刀) 를 꺼내어 휘둘렀다.
그들의 공세는 엄청나 일거에 북궁후는 산산조각이 날 것만 같았 다.
분명히 주객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주객들은 모두들 잠시 후에 벌어질 참혹한 광경을 머리 속에 떠올 리면서 두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헌데 북궁후가 빈 술잔을 식탁 위에 탁! 내려놓자 돌연 남아 있던 한 개의 젓가락이 붕 떠오르더니 둘로 쫙 갈라지면서 그대로 두 사람을 향해 폭사되는 것이 아닌가! "으아악!" "아악!" 두 마디의 처절한 비명이 주막 안에 울려퍼졌다.
눈을 감고 있던 주객들은 의당 한마디의 비명이 들려야 함에도 두 마디의 비명이 들리자 의아한 기색으로 눈을 뜨고 돌아봤다.
그들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 자리에 굳은 듯이 멈추어 있는 철지 강와 팽악민을 보았다.
철지강은 쌍장을 앞으로 내뻗은 자세였고, 팽악민은 묵도를 막 내 리치려는 자세로, 그렇게 두 사람은 석상처럼 굳어 있었다.
일순 주객들의 눈에 혼란이 일어났다.
허나 그것도 잠시 그들은 곧 경악을 하고 말았다.
돌연 기우뚱하던 팽악민의 몸이 빙글 돌더니 그대로 묵도를 철지 강의 머리통을 향해 내리치고 있지 않은가! 동시에 철지강 역시 맹렬한 속도로 쌍장을 앞으로 내밀고 있었다.
퍽! 하는 둔탁한 소음과 함께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 검 2권 제20장 드러나는 마각(馬脚) -8 ━━━━━━━━━━━━━━━━━━━━━━━━━━━━━━━━━━━ ⑧ 팽악민의 묵도는 철지강의 머리를 두 쪽으로 가르고 목부 위에 박 혀 있었으며 철지강의 쌍장은 팽악민의 양쪽 늑골을 뚫고 등 뒤로 삐죽이 손가락이 빠져나와 있었던 것이다.
헌데 더욱 으스스한 것은 그들의 눈동자였다.
그들의 눈동자는 흰자위만을 내놓고 뒤집어져 있었는데 시뻘건 핏 물이 고여 있는 그곳에는 경악과 불신의 빛이 가득하였다.
그들은 잠시 후 한 차례 몸을 떨더니 쿵!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쓰러졌다.
주객들은 너무나 놀라 일시지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듯 했 다.
그들은 한동안 바닥에 쓰러져 있던 호북삼살과 창가에 있는 북궁후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이윽고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공포에 젖은 눈으로 주춤주춤 뒷걸음질치면서 주막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북궁후는 여전히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유유자적 술잔을 기 울이고 있었다.
회계대에 있던 주모와 점소이는 뺑소니를 친 지 이미 오래인 듯 이제 주막 안에 남아 있는 사람이라고는 봉변을 당했던 소녀와 더 욱 큰 두려움에 젖어 있는 노인뿐이었다.
노인은 그 자리에 주저앉은 채 온몸을 와들거리고 있었다.
마음만은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았다.
이때 뜻밖에도 예의 소녀가 찢겨진 옷자락을 여미며 침착한 표정 으로 북궁후에게 다가왔다. "소, 소녀...
이 은혜를 공자께 어찌 갚아야 하올지...." 그녀는 북궁후의 곁에서 공손하게 허리를 굽히며 예를 다하고 있 었다.
북궁후의 시선이 소녀에게로 향했는데 그의 눈에 언뜻 감탄의 빛 이 스쳐가고 있었다.
소녀는 멀리서 보아도 미인이었지만, 가까이서 보게 되자 눈이 번 쩍 뜨일 만큼 절세가인이었던 것이다.
비록 남루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으나 천성적인 아름다움은 숨길 수가 없었다.
생김새는 몹시 정갈하였고 현숙한 느낌을 주었다.
호북삼살이 음 욕을 발동한 것도 무리가 아니지 싶었다.
헌데 한동안 홀린 듯이 그녀를 바라보던 북궁후가 돌연 얼굴을 슬 며시 붉히며 고개를 창 쪽으로 돌리고 있지 않은가! 그 순간 소녀의 깊은 동공에 이채가 번뜩였다.
허나 그것도 잠시 그녀는 돌연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북궁후를 올려다보면서 조심스 럽게 입을 열었다. "미천한 소녀, 공자께 보은의 술 한 잔 따라 올리겠습니다." 그녀의 음성은 지극히 공손하여 상대로 하여금 절로 마음이 끌리 게 만들었다.
북궁후가 잠시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망설이는 것 같더니 술잔을 들어 내밀었다.
미녀가 술을 따라준다는 데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소녀는 식탁에 있는 술병을 들더니 북궁후의 술잔에 잔이 넘치도 록 술을 따랐다.
술병을 들고 있는 두 손이 눈부실 정도로 희고 매끄러웠다.
북궁후는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소." 그는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헌데 돌연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소 녀를 보았다.
그의 얼굴이 대번에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소녀의 눈이 반짝 빛났다.
북궁후가 당황해 더듬거렸다. "수, 술잔에 무슨 수작을 부린 것이냐?" 소녀가 달콤한 미소를 흘리며 속삭이듯이 입을 열었다. "절대환혼산(絶代幻魂散)!" 그녀는 말을 마침과 동시에 뒤로 훌쩍 몸을 날려 삼 장 거리를 두 고 내려섰다.
북궁후의 얼굴색이 급변했다. "으윽, 이럴 수가!" 절대환혼산은 일종의 음약(淫藥)이었다. "으으...!" 벌써 절대환혼산이 발작한 것일까? 그의 흰자위가 시뻘겋게 충열 되고 있었다.
그는 분노한 표정으로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으나 이내 비틀 하면서 주저앉고 말았다.
그는 한동안 몸을 떨더니 이내 초점이 흐릿한 눈으로 소녀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너...
너는...
누구냐?" 소녀가 허리에 팔짱을 턱 끼고 북궁후를 내려다보면서 빙그레 웃 었다. "환요(幻妖)! 호호호!" 소녀의 입에서 혼백(魂魄)조차 빼앗을 듯 요염한 교소가 흘러나왔 다.
환요라면 만류교의 삼대환공 중 한 명이 아닌가! "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북궁후가 낭패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더니 식탁 위에 얼굴을 처박으 면서 쓰러졌다.
그 순간 환요가 번개같이 날아오더니 순식간에 몇 군데의 혈도를 찍었다.
대뜸 북궁후를 옆구리에 끼더니 그녀는 창밖으로 몸을 날 렸다. "흐흐흐...
성공했군!" 한쪽에 주저앉아 공포에 떨고 있던 노인이 돌연 모자 속의 금화를 입에 깨물며 음침한 괴소를 날렸다.
다음 순간 그의 모습도 어디 론가 사라져 버렸다.
텅 빈 주막 안에는 썰렁한 바람만이 부서진 창을 통해 피비린내를 몰아갔다. ■ 검 2권 제21장 환요(幻妖) 요염한 함정 ━━━━━━━━━━━━━━━━━━━━━━━━━━━━━━━━━━━ ① 한 개의 인영이 관도를 벗어나 산길로 뛰어들었다.
일단 산길로 접어들자 나무와 나무 사이를 징검다리삼아 무서운 속도로 북쪽을 향해 날아갔다.
일각도 지나지 않아 산속 깊숙이 들어와 산능선을 넘던 인영이 돌 연 허공중에 몸을 멈추더니 나뭇가지를 밟으며 수풀 속으로 내려 섰다.
남루한 옷차림에 절세가인의 용모를 가지고 있는 그녀는 바로 환 요였다.
그녀는 자신의 옆구리에 끼여 있는 북궁후를 내려다보며 흡족한 미소를 떠올렸다. "가만 있자.
이 놈은 너무 반반하여 총단까지 데리고 가기에도 지 루할 정도란 말이야?" 그녀의 눈에는 어느새 음욕의 빛이 번들거리고 있었다. "우선...
좋은 맛을 본 후 총단에 데려가 서서히 말려 죽일까?" 그녀는 욕정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북궁후를 내려다보다가 조심스 럽게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헌데 이때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던 북궁후의 눈이 슬그머니 떠지 는 것이 아닌가? '훗! 서문유허의 짓이군.
그는 천마전에 들어서지 않았다.
그다운 심기!' 그러나 그의 눈에는 당황이 스치고 있었다. '이런 음탕한 계집같으니.
어서 총단으로 나를 모실 것이지, 무슨 짓을 하려고 꾸물거리는 걸까?' 북궁후는 짐짓 당한 척하고 있었단 말인가? 과연 그러했다.
그는 숱한 영약을 복용해 이미 만독불침의 몸이 되어 있었다.
그가 당한 척하고 끌려가는 이유는 단지 만류교의 총단을 알아내려는 것이었다. "호호호, 저기 좋은 것이 있군!" 환요의 독백이 들려왔다.
십여 장 떨어진 숲속에 한 개의 사당이 있었다. '사당? 못 쓰는 낡은 사당이구나.
헌데?' 북궁후는 대뜸 그녀의 의도를 깨달을 수 있었다. '고역이군, 이렇게 된 바에야 어쩔 수 없이 제압을 하는 수밖에 없겠구나.' 허나 그는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좀더 두고 보기로 결심한 것이 다. ■ 검 2권 제21장 환요(幻妖) 요염한 함정 -2 ━━━━━━━━━━━━━━━━━━━━━━━━━━━━━━━━━━━ ② 사당 안은 어둡고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가득했다.
환요는 그 중 평탄한 곳에 북궁후를 내려놓으며 눈을 빛냈다.
북궁후는 눈을 감 은 채 죽은 듯이 누워 있었다. "호호, 정말 너무 예쁜 아이로군!" 환요의 눈이 탐욕스럽게 북궁후의 몸을 살피고 있었다.
그녀의 눈 은 어느새 붉게 충혈되어 있었으며 그 눈에는 욕정의 불길이 뛰놀 고 있었다.
헌데 이때 북궁후는 내심 청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 사당 안에 누군가가 있다! 환요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고 수...
과연 누구란 말인가?' 북궁후는 이곳에 들어온 순간 어딘가에서 가늘게 반복되고 있는 낮고 긴 호흡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것은 어찌나 깊고 낮은지 여 간해서는 감지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한편, 환요는 누군가 또 다른 인물이 사당 안에 있는 것도 모른 채 옷을 벗고 있었다.
환요는 순식간에 나신이 되어 버렸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며 더욱 욕정의 불길을 내뿜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도 아름다웠 지만 나체는 더욱 유혹적이었다. "호호호!" 그녀는 벌거벗은 몸으로 북궁후의 옆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절세가인이 나체가 되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모습은 실로 자 극적인 광경이었다.
환요는 손을 뻗어 북궁후의 옷을 벗기려 했다.
헌데 그때였다. "무량수불!" 돌연 사당의 구석 쪽에서 한 소리 낭랑한 도호가 터져나왔다. "누, 누구냐?" 환요가 기겁하여 날카롭게 외쳤다.
그녀는 북궁후의 상의를 벗기 려던 동작을 멈추고 번개같이 몸을 돌렸다.
그녀는 악독한 눈빛으 로 도호가 들린 곳을 쏘아보고 있었다.
여차하면 요절을 낼 듯한 흉흉한 기세였다.
이때 돌연 그녀의 뒤에서 한 개의 손이 불쑥 그녀의 겨드랑이사이 로 들어와 젖가슴을 움켜쥐는 것이 아닌가. "환요, 그냥 가면 섭섭하지 않소?" 조용한 음성이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 '헉!' 환요는 가슴이 철렁하였다.
그녀는 황급히 젖가슴을 잡은 손을 뿌 리치면서 홱 뒤를 돌아보았다. "후후!" 어느새 북궁후가 담담히 웃으며 그녀의 등 뒤에 서 있었다. "악! 속, 속았구나!" 환요의 안색이 싸악 변했다. "너, 너는 절대환혼산에 중독되어 있는 데다...
혈도까지 짚였는 데!"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비틀거리면서 뒤로 물러서고 있 었다. "하하, 혈도가 제압되어 있어서야 어디 운우지락을 나눌 수 있겠 소?" 북궁후가 태연히 웃었다.
환요의 얼굴이 표독하게 변했다.
돌연 그녀는 오른손을 내밀며 쏜 살같이 북궁후에게 달려왔다.
그녀의 오른손은 어느새 새파랗게 변해 있었다. "훗! 사대마공(四大魔功) 중의 하나인 청옥신공(靑玉神功)이군!" 북궁후는 환요의 청옥수(靑玉手)가 바로 가슴 앞 한 자 거리에 이 르는 것을 보면서도 태연하였다.
그는 마치 귀찮다는 듯이 가볍게 손을 내밀어 환요의 장세를 막아 갔다.
빠지지직! 손과 손이 마주치며 기이한 음향이 터졌다. "으윽!" 짧은 신음이 터지면서 환요의 몸이 뒤로 퉁겨져 나갔다.
그녀는 열 자 정도의 거리에 내려서면서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자 신의 팔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오른손은 축 늘어져 있었는데 보아하니 팔목이 으스러진 듯했다. '이, 이럴 수가!' 그녀의 눈에 불신의 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안 되겠다!' 그녀는 도저히 북궁후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번개같 이 몸을 돌렸다. "비켜라!" 그녀의 한 손이 시퍼렇게 변하면서 세찬 경풍이 몰아쳐 갔다. "무량수불!" 도호가 들리며 환요의 뒤를 막고 있던 인영이 움찔했다.
환요는 자신의 뒤를 막고 있던 인영에게 다짜고짜 일 장을 가격하 며 길을 트려는 것이었다.
그녀의 이 공세는 기이하도록 빨라 나타난 사람은 여지없이 그녀 의 공세에 가격되고 말았다.
헌데 뜻밖에도 신음을 터뜨린 사람은 환요였다.
환요는 한쪽팔에 뻐근한 통증을 느끼면서 좌측으로 세 걸음이나 물러나서야 간신히 멈출 수 있었다. ■ 검 2권 제21장 환요(幻妖) 요염한 함정 -3 ━━━━━━━━━━━━━━━━━━━━━━━━━━━━━━━━━━━ ③ 환요은 의당 뒤로 몸을 날려 피했어야 옳았으나 북궁후를 의식하 고는 좌측으로 몸을 날렸던 것이다.
이때 안색이 창백하게 변한 환요는 놀란 눈으로 새삼 자신의 일 장을 가볍게 물리친 인영을 바라보았다.
회색법복을 걸친 장발의 도고(道姑=여도인) 한 명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갓 이십여 세나 되었을까? 나타난 이는 의외로 도를 닦은 여도인이었는데 그 용모가 마치 선 녀를 방불케 하는 것이었다.
용모의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얼굴에 고귀하고 성결한 빛 까지 감돌고 있었다.
허나 지금 그녀의 정갈한 얼굴에는 한 겹 냉기가 깔려 있었다. "무령수불, 무림에 음약을 사용하는 무리가 있다고 들었는데...
과연 사실이었구려." 그녀의 전신에서 뻗어나오는 차가운 위엄에 환요의 안색이 굳어졌 다.
그녀는 나타난 소녀 또한 자신의 적수가 아님을 깨닫고 옆으 로 미끄러졌다. "흥! 도주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잠시 관망하고 있던 북궁후가 싸늘히 호통치며 그녀를 막아섰다. '헉!' 북궁후의 음성은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환요는 자신도 모르게 걸 음을 멈추고 말았다.
그 순간 벼락같이 북궁후가 환요의 완맥을 낚아채 갔다. "무량수불, 그녀가 비록 파렴치한 짓을 했다고 하나 어찌 일개 여 인을 그토록 핍박하십니까?" 장발도고의 몸이 번뜩하는 순간 북궁후는 움찔하였다.
장발도고는 순식간에 북궁후의 금나수법을 차단하고는 삼각의 위치에 멈추어 서고 있었던 것이다.
북궁후는 장발도고의 전광석화와 같은 신법과 일시에 자신의 공격 을 봉쇄시켜 버리는 무공에 적지 않게 놀라고 말았다.
그는 언뜻 노기가 흐르는 시선으로 장발도고를 싸늘하게 쏘아보았 다. "무량수불, 시주! 빈도를 보아서 이만 그녀를 용서해 주시지 않겠 소?" 장발도고가 합장을 하면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허리를 깊숙이 숙이고 있었다. '허어!' 북궁후의 얼굴에 난처한 빛이 떠올랐다.
장발도고가 잔잔한 시선 으로 북궁후에게 입을 열었다. "그녀가 비록 시주의 허락을 받지 않고 음약을 사용했다고는 하 나, 이것은 모두 그녀가 시주를 사랑하여 생긴 일이 아닙니까? 이 만 용서를!" 그녀는 다시 한 번 허리를 굽혔다.
북궁후는 이마를 찌푸리고 말 았다.
그 사이 환요는 이미 도주해 버렸던 것이다. '으음, 이런 낭패가 있나! 어디서 불쑥 튀어나와 가지고 남의 일 을 망쳐 놓다니!' 그는 화난 표정으로 장발도고를 보았다.
헌데 그녀의 백자같은 자태를 보자 그만 온몸의 기운이 쭉 빠지고 말았다.
그녀는 정말이지 세상물정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같았다.
특히 그녀의 맑고 깨끗한 눈망울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동정과 연민을 유발시키고 있었다.
그 눈을 보고 있자니 북궁후는 마치 어린아이를 보는 것 같아 그 만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북궁후는 어쩔 수 없이 체념하고는 몸을 돌려 사당을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잠깐...." 막 몸을 돌려 나가려던 북궁후를 장발도고의 나직한 음성이 붙잡 았다.
북궁후는 무심코 돌아보다가 흠칫하였다.
장발도고의 안색이 푸르 게 변하더니 어깨를 기우뚱하는 것이 아닌가! "시, 시주...
빈도를...
도와주시지 않겠소?" 장발도고의 얼굴이 점점 더 푸르게 변하고 있었다. "빈...
빈도는 기실...
그녀의 장세에 격중되어...
이토록 악독한 장세를 사용하는 줄 알았다면 놓아주지 않을 것을!" 장발도고는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듯 지면에 쓰러지듯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음, 그녀의 청옥신공에 격중되었군.
하긴..
청옥신공을 맨몸으로 막아냈으니 아무리 고절한 내공을 지니고 있다 해도 당할 수가 없 을 것이다!' 북궁후는 사정을 깨닫고 혀를 찼다. '저러고는 놓아줄 생각을 했다니...
대단히 순후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군!' 북궁후는 새삼 장발도고의 안색을 살폈다.
이때 장발도고는 가부 좌를 틀고 앉아 운기조식으로 체내의 음기(陰氣)를 몰아내려 하고 있었다.
허나 내력이 달리는지 그녀의 얼굴은 청색에서 점차로 시 커멓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 검 2권 제21장 환요(幻妖) 요염한 함정 -4 ━━━━━━━━━━━━━━━━━━━━━━━━━━━━━━━━━━━ ④ '음, 스스로는 도저히 치유할 수 없을 것이다!' 북궁후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의 손이 그녀의 명문에 조용히 닿 았다.
장발도고는 움찔했으나 그녀는 북궁후의 의도를 알고 있었 기 때문에 그대로 운기요상을 계속했다.
이때 진기를 그녀의 체내에 넣어주고 있던 북궁후는 내심 크게 놀 라고 있었다.
마치 삼협의 물줄기처럼 막강한 내공이 자신의 진기 를 급속하게 빨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대단하구나...
나이 어린 소녀가 이토록 놀라운 내공을 지니고 있다니....' 장발도고의 일신내공은 실로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청옥신공을 맨몸으로 받아낼 정도의 인물이 당금무림에 몇이나 있겠는가! 장발도고는 북궁후의 도움을 받아 체내로 스며든 음한지기를 빠르 게 몰아내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녀의 머리 위에서 서늘한 청색기류가 솟아오르더니 이 내 그녀의 안색(顔色)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음한지기를 모두 몰 아낸 것이었다.
예의 백자처럼 새하얀 표정을 회복한 그녀는 조용히 눈을 떴다. "빈도는, 무연(無緣)이옵니다.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옵니다." 장발도고가 몸을 일으키며 예를 취했다.
북궁후는 고개를 끄덕이 면서 새삼 그녀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문득 그의 눈에 경이가 스치고 지나갔다.
놀랍게도 그녀는 조금 전보다 더욱 아름다워져 있었다.
얼마나 아름다워졌는지 조금 전에 본 그녀의 얼굴이 생각나지 않 았다.
비단 아름다웠을 뿐만 아니라 상서롭고 성결한 기운이 충만해 있 어 절로 공경심이 일게 하고 있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성스러 움이 가득해 있는 것이다.
그는 가슴이 세차게 떨려오는 것을 느 끼고는 크게 당황했다. "천, 천만에, 저 때문에 도장께서 다치셨으니 오히려 송구할 따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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