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천중행 - 검 - 33편 (33/4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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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천중행 - 검 - 33편 (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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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天), 혈(血), 류(流)!" 천단이십사기 중의 여덟번째 절기가 뒤를 잇고 있었다.
한 가닥 눈부신 섬광이 허공을 온통 뒤덮었다.
석동 전체를 날려 버릴 듯한 폭음과 함께 주위에 자욱한 피보라가 난무했다.
그것은 실로 허망한 죽음이었다.
더욱이 상대의 상상을 초월하는 가공할 공격에 비명조차 발하지 못하고 당하는 죽음은 더욱 그러 했다.
죽음의 도살자 벽력참인객은 결국 이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 이한 것이다. "끝났는가?" 북궁후는 바닥을 뒤덮은 선혈과 살점 덩어리를 응시하며 천천히 신형을 돌렸다.
한 줄기 바람이련가? 그의 신형은 믿지 못할 속력으로 지하뇌옥을 향해 사라졌다.
간혹 치달리는 그의 앞길에 여러 명의 흑의인이 가로 막았으나, 그들에겐 오직 피와 죽음뿐이었다. ■ 검 3권 제23장 검마(劍魔)의 부정(父情) -2 ━━━━━━━━━━━━━━━━━━━━━━━━━━━━━━━━━━━ ② 지하뇌옥은 단단한 석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이곳인가?" 북궁후는 나직이 뇌까리고는 이내 석문을 향해 일장을 내갈겼다.
천지가 뒤집히는 굉음과 함께 굳게 닫혔던 석벽이 박살났다.
북궁후는 지체하지 않고 박살난 석문(石門)의 안쪽으로 신형을 날 렸다.
뇌옥 안은 온통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칠흑의 암흑천지였 다.
북궁후는 일순 섬뜩한 느낌을 받았으나 곧 신안(神眼)을 발휘 했다.
그러자 칠흑같은 어둠이 가시며 주위가 대낮같이 환하게 밝 아졌다. "그대는 누구인가?" 뇌옥 안쪽에서 들려오는 한 줄기 음성이 있었다.
그것은 거의 들 릴락말락할 정도의 미세한 음성이었다.
북궁후는 급히 소리가 나 는 쪽을 바라보았다. "헉!" 북궁후는 대경성을 내뱉았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한 인물이 짐승인 양 잔뜩 웅크리고 있 었다.
머리칼은 아무렇게나 자라 상체를 온통 뒤덮고 있었으며, 그 사이 로 야수의 눈빛마냥 기이한 광채가 날카롭게 뿜어져 나왔다.
전신은 온통 피골이 상접한 채 단지 허름한 천조각이 그의 중요한 부분을 가리고 있을 뿐, 도저히 살아 있는 인간이라고 볼 수 없었 다.
더욱이 그의 양손과 발, 놀랍게도 손과 발은 육중한 사슬이 살과 뼈를 꿰뚫고 바닥에 고정되어 있었다.
자연 그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기이한 쇳소리가 뇌옥을 진동시켰 다.
북궁후는 상대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저토록 악랄한 수법을 펼치다니!" 북궁후는 조심스레 다가가서 나직한 음성을 흘렸다. "검마 뇌소천 선배!" 찰나 사슬에 묶여 있던 인물의 상체가 번쩍 들렸다.
일순 머리칼 사이로 시퍼런 섬광이 빛을 발했다. "클클클, 뇌소천? 클클클, 실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명호이군.
클 클클!" 뇌옥 안은 온통 그의 울부짖음인 양 터뜨리는 광소로 인하여 귀가 멍멍할 정도였다. "으흐흐흐!" 북궁후는 침묵을 지킨 채 묵묵히 상대를 응시하였다.
광소는 오래지 않아 뚝 끊겼다.
허나 그 다음을 잇는 건 무거운 침묵이었다.
잠시 후, 뇌소천은 북궁후를 응시하며 괴로운 음성을 흘렸다. "자네는 누구인가?" 뇌소천은 북궁후의 놀라운 변신에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았 다. "북궁후!" 북궁후는 서슴치 않고 대답하였다. "나는 뇌선배님을 구하고자 이곳에 왔습니다." "날?" 뇌소천은 의아한 눈빛을 흘렸다.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뇌선배님을 부친으로 생각하고 있는 소 녀가 있기 때문입니다." "날, 부친으로?" "그 소녀의 이름은 아랑이라 합니다." "아랑?" 뇌소천은 더욱 의문스럽다는 듯 반문했다.
북궁후는 그동안 아랑 과 있었던 일을 모조리 얘기했다.
왜 그녀가 만류교에 들어 왔으 며, 돌연 그녀가 뇌소천을 부친으로 단정짓게 되었는지....
잠시 시간이 흘렀다.
뇌소천은 북궁후의 이야기를 들으며 간혹 뜻모를 실소를 흘렸다. "그놈들, 놈들은 나를 속이더니 이제 또 다른 소녀까지 속이는 군." 북궁후는 묵묵히 그를 바라보았다. "흐흐, 자네도 생각해보게.
내가 얼굴을 모르는 딸을 어찌 그놈들 이 알겠나? 결국 아랑이란 소녀에게까지 마수를 뻗쳐 이용하려 들 다니!" 일순 뇌소천의 두 눈에서 원독에 사무친 한광이 폭사되었다.
북궁후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뇌선배님께서 당분간 아랑의 부친이 되어주십시오.
지금 그녀의 입장으로선 뇌선배님만이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습니다." 잠시 침묵이 밀려왔다.
뇌소천은 불편한 몸을 웅크리고 북궁후를 바라보았다.
북궁후는 다시금 담담한 음성을 발했다. "뇌선배님에게도 딸이 생기는 일이니 부디 거절하지 말아주십시 오." 북궁후는 이미 검마 뇌소천에 대한 과거의 감정을 잊었다.
그가 천기신군과 자신을 공격한 것 자체가 서문유허의 음모였던 것이 다. "딸!" 뇌소천의 눈빛이 문득 회한(懷恨)을 드러냈다. "나에게 딸이 한 명 있었지.
나는 그 딸을 찾기 위해 무슨 짓이든 가리지 않았다.
허나 이제와 생각하니 부질없는 일이었지!" 그의 기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쓸쓸하여 북궁후는 가슴이 젖어듬 을 느꼈다. "헌데 자네가 나에게 딸을 만들어 주겠다고.
허허, 생각지도 않았 던 일이네." "그럼 허락하시는 것입니까?" "허락?" 뇌소천의 눈이 부드러워졌다. "그것은, 자네가 나를 그 아이의 아버지로 허락해 주는 일이 선결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 북궁후가 기쁨의 빛을 드러냈다. '정에 굶주린 사람, 웬일인지 나를 좋게 본 모양이다.
저 사람은 딸이 생기는 것 보다 내 부탁을 들어주는 것을 더욱 기뻐하는 듯 하다.' 북궁후의 내심으로는 이같이 뇌소천에 대한 측은지정이 솟아나고 있었다.
그 자신이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럼, 어서 이곳을 빠져나갑시다." 잠시 동안 그윽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던 그들은 이윽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북궁후는 허리에서 천패검을 꺼내어 뇌소천을 묶고 있던 사슬을 모조리 끊어버렸다.
만년한철로 만들어진 사슬은 놀랍게도 새끼줄처럼 투둑! 끊어져 나가고 있었다. ■ 검 3권 제23장 검마(劍魔)의 부정(父情) -3 ━━━━━━━━━━━━━━━━━━━━━━━━━━━━━━━━━━━ ③ 뇌소천의 눈가에 은은한 놀람의 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헌데 뇌소천을 일으키려던 북궁후는 흠칫하였다.
뇌소천의 웅크리 고 있는 몸을 본 그의 눈가에 놀람과 함께 분노의 빛이 떠오르고 있었다.
뇌소천이 자조띤 미소를 흘렸다. "보기보다 자네도 꽤 안목이 높구만.
그렇다네, 지금 나는 전신 삼백육십혈에 나한금침(羅漢金針)이 박혀 있다네.
그래서 그 썩은 새끼줄 나부랭이같은 만년한철에 강아지새끼처럼 묶여 있었지." 북궁후가 빙긋 미소지었다. "안목이 높을 뿐더러 그 치료방법도 알고 있지요." 뇌소천의 눈에 경악의 빛이 떠올랐다.
북궁후가 재빨리 뇌소천의 등 뒤로 돌아가 명문혈에 장심을 갖다 대었다. "자, 이제 우리는 서둘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순간 뇌소천은 등 뒤의 명문혈을 통해 장강대하와 같은 내공이 밀 려드는 것을 알고는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지었으나 그는 이내 현실 을 깨닫고는 즉시 운기조식을 하기 시작했다.
돌연 퍽! 하는 소음과 함께 그의 단전에 있는 땀구멍이 벌어지더 니 한 개의 금침이 튀어나왔다.
그것은 그대로 날아가 석벽에 깊 숙이 파고 들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요란한 소음이 연달아 터지면서 그의 몸 여기 저기에서 땀구멍이 열리면서 금침들이 튀어나가고 있었다.
약 일각이 지났을까? 돌연 번쩍! 하는 섬광과 함께 뇌소천의 천령개에서 흰빛이 치솟더 니 뭔가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것은 기다란 대침이었는데 마치 안에서 밀어내듯이 천 령개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전율스럽게도 대침의 길이는 자그마치 한 자에 가까웠다.
그것은 뇌소천의 천령개를 뚫고 들어가 목구멍 아래까지 박혀 있 었던 것이다.
ㅆ! 하는 파공성과 함께 돌연 대침이 튀어나오더니 그대로 천장에 가 틀어 박혔다.
다음 순간 우웩! 하면서 뇌소천이 시커먼 핏덩이를 토해냈다.
그는 한동안 격심하게 기침을 하면서 연달아 핏덩이들을 토해내더 니 이윽고 용수철처럼 앞으로 튕겨 나갔다.
그러나 그는 벌떡 일어섰다.
그러더니 미친 듯한 광소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뇌옥이 무너질 듯이 진동을 하고 있었다.
이때 북궁후는 다소 창백한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흘리더니 한쪽 에 앉아 운기조식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꽤 많은 진기를 소모한 것 같았다.
뇌소천의 기쁨과 감격에 찬 광소가 뚝 멈추었다.
그리고 그는 돌 연 살광이 번뜩이는 눈으로 운기조식을 하고 있는 북궁후를 쏘아 보는 것이 아닌가! 그의 입에서 쇳소리같은 음성이 흘러나왔다. "나는 이제야 비로소 자네의 얼굴이 기억이 났다네." 그의 음성을 듣는 순간 북궁후는 가슴이 섬뜩하였다.
그의 음성에 는 기이한 살기가 배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한 번 만난 적이 있었지." 북궁후의 얼굴에 낭패한 기색이 떠올랐다.
헌데 뇌소천의 전신에 서 돌연 살기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뜻밖에 도 자애로운 음성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나는 내 사위가 될지도 모르는 사내에게 비겁한 살수를 쓰는 장인이 되고 싶지는 않다네." 그의 눈빛이 따뜻하게 변하고 있었다.
북궁후는 내심 안도의 한숨 을 내쉬었다.
뇌소천이 빙긋 웃었다. "어떤가? 내가 한 번 살려줄테니 자네 내 딸을 책임질 생각이 없 는가?" 북궁후가 천천히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그는 마침내 본신의 내력 을 모두 회복한 것이었다.
그는 뇌소천을 보면서 싱긋이 웃었다. "뇌선배님은 욕심도 많습니다.
딸과 사위를 한꺼번에 얻으려고 하 다니!" "그런가?" 두 사람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의 웃음에는 서로를 신뢰 하는 강한 뜻이 담겨 있었다.
이때 문득 뇌소천의 눈에서 신광이 뿜어져 나왔다. "이곳을 나가기 전에 우선 한 가지 해야 할 일이 있네.
이곳에선 백팔마정환혼강시가 제조되고 있다네." "옛! 백팔마정환혼강시?" 북궁후는 자신도 모르게 경악성을 터뜨렸다. "그렇다네.
만약 그것들이 강호에 나서면 엄청난 화가 일어날 것 이네." "음!" 북궁후는 전혀 뜻밖의 사실에 신음을 터뜨렸다. "자네도 같이 가겠나?" 북궁후의 안광이 빛을 발했다. "물론입니다." 두 사람의 신형은 섬전과도 같이 뇌옥을 빠져나갔다.
뇌옥을 나와 오른쪽으로 이어진 동굴을 따라 일각여 갔을까? 거대한 석문이 나 타났다.
뇌소천은 지체없이 석문의 한쪽에 돌출되어 있는 쇠고리 를 향해 지풍을 퉁겼다. ■ 검 3권 제23장 검마(劍魔)의 부정(父情) -4 ━━━━━━━━━━━━━━━━━━━━━━━━━━━━━━━━━━━ ④ 그르르르.
거북한 음향과 함께 석문이 열리자 또 하나의 거대한 석실이 눈 앞에 나타났다.
안쪽을 바라보던 북궁후의 두 눈이 커졌다.
십여 장 떨어진 석실의 맞은편 석벽에는 나신(裸身)의 핏빛 괴인 들이 우뚝 서 있었다. '백팔마정환혼강시(百八魔精幻魂 屍)!' 핏빛의 괴인(怪人)들은 모두 관속에 담겨 우뚝 서 있었으며 관의 뚜껑이 열려 있어 백팔마정환혼강시들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 었다.
일렬로 늘어선 그들의 모습은 실로 공포스러운 것이었다.
헌데 그 백팔 명의 강시들은 눈을 번쩍 뜬 채 석실로 들어선 두 사람을 노려보고 있는게 아닌가? 정확히 백팔 명인 그들의 짙푸른 얼굴은 살점이 하나도 없고 겨우 껍데기만이 남아 있었다.
그나마 코와 입술은 뭉개져 형태도 찾을 수 없었고 군데군데 턱에 박힌 이빨이 뿌리까지 드러나 있었다.
부릅뜬 두 눈은 시꺼먼 동공밖에 보이지 않았으며 괴이한 벽록색 광채가 비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정녕 꿈에 볼까 두려운 그런 모습이었다.
오직 죽음의 잿빛만이 그들의 전신에서 풍겨나 오고 있었다. '으음, 만류교, 서문유허.
그놈이 이렇듯 가공할 흉계를 꾸미고 있을 줄이야!' 북궁후는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짐작은 했지만...
이것들은 거의 완성단계에 있는 것 같네.
만약 이것들이 완성되어 강호에 나가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 터질 것 이네." 뇌소천의 말에 북궁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천추의 한을 남길 뻔했습니다.
다행히도 뇌선배님이 알려주어 서!"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네.
어서 이놈들을 모조리 박살내어 암매 장을 시켜야 하네!" "이를 말씀입니까?" 두 사람은 서서히 걸음을 옮겼다.
헌데 이때 관 속에 서 있던 백팔마정환혼강시들이 돌연 모골이 송 연해질 괴소와 괴성을 발하지 않는가? "이, 이놈들이 벌써 마성(魔性)을 지니기 시작했단 말인가?" 뇌소천은 크게 놀라 침음을 터뜨렸다.
백팔마정환혼강시! 이들의 가공함은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 다.
최소한 육십 년 이상의 공력을 지닌 자로만 만들어지는데, 이 백팔마정환혼강시가 완성되면 그들의 공력은 수배로 증가될 뿐만 아니라 여타 강시보다 훨씬 뛰어난 금강불괴지체를 이루게 된다.
그러나 백팔마정환혼강시의 무서운 점은 여타 강시들과는 달리 스 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으음!" 북궁후는 눈 앞의 백팔마정환혼강시들이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러 영령을 지니고 있음을 깨달았다. "어서 손을 쓰지 않으면 안되겠네.
더욱이 벌써 저놈들은 자신들 을 제거하러 온 것을 눈치채고 있는 듯하네." 뇌소천이 북궁후를 보았다. "자네 검 한 자루 빌려 주지 않겠나?" 북궁후는 서슴없이 천패검을 건네주었다.
뇌소천은 천패검을 받아 쥐더니 혼자서 천천히 석실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가 들어오자 강시들의 뻥 뚫린 눈으로부터 음독한 빛이 흘러나 왔다.
그들의 입에서는 연신 듣기 거북한 괴성이 터져나왔다.
북궁후는 뇌소천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그럼, 뇌선배님의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흐흐, 이를 말인가!" 뇌소천은 눈가에 시퍼런 안광을 터뜨리며 수중의 검을 세워들었 다.
뇌소천이 약 오 장까지 접근했을 때 괴성과 괴소가 뒤범벅이 되며 백팔 명의 강시들이 모두 두 사람에게 고개를 돌렸다.
핏물 보다 시뻘건 나신이 일제히 늘어서 있는 광경은 실로 전율스러운 일이었다. "뇌(雷), 극(極), 검(劍), 류(流)!" 뇌소천의 우렁찬 폭갈이 터졌다.
다음 순간 그의 신형이 성난 맹수처럼 달려나가며 그가 들고 있는 천패검에서 수십 줄기의 검기가 작렬했다. ■ 검 3권 제23장 검마(劍魔)의 부정(父情) -5 ━━━━━━━━━━━━━━━━━━━━━━━━━━━━━━━━━━━ ⑤ 섬광을 동반한 무서운 검기가 일제히 강시들을 향해 폭사되었다.
천지가 일시에 침몰해 가는 듯한 굉음이 진동하며 강시들이 퉁겨 져 나왔다.
백여 개의 관들이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헌데 뒤로 날아가 석벽 에 처박혔던 강시들이 꿈틀거리며 일어서지 않는가! 그들의 몸은 멀쩡했다.
아니, 가루처럼 짓이겨진 강시도 몇 있기 는 있으나 그것은 검력의 중심부에 격중된 십여 개에 불과했다.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자신의 검법 위력이 어떻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뇌소천의 경악 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북궁후 역시 놀람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이때 뇌소천이 미처 숨을 돌리기도 전에 강시들이 주춤하다가 일 제히 괴소를 흘리며 마치 메뚜기떼처럼 덮쳐오기 시작했다.
북궁후는 품에서 백옥선을 꺼내었다. "뇌선배님, 이번에는 제가 저놈들을 막아 보겠습니다." 나직한 음성과 함께 그의 백옥선이 불을 뿜었다. "천(天), 멸(滅), 참(斬)!" 눈조차 뜰 수 없는 지독한 섬광들이 난무했다.
그것은 삽시간에 허공을 뒤덮으며 전후사방으로 작렬했다.
괴음이 터지며 다시 십 여 구의 강시들이 날아갔지만 나머지 강시들은 여전히 무서운 속 도로 덮쳐오고 있지 않은가? 그 순간 북궁후의 두 눈에서 살벌한 냉기가 폭사되었다. "뇌선배님! 합공(合功)을 시전해야겠습니다." "노부도 그럴 생각이네!" 두 사람은 짧은 음성과 함께 이내 백옥선과 검을 강시들에게 겨누 었다. "뇌(雷), 력(靂), 살(殺), 류(流)!" "천(天), 무(無), 강( )!" 검광(劍光)과 장광(掌光)의 엄청난 해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감히 표현하기 힘든 백색의 휘황찬란한 광채가 하늘과 땅을 반 조 각 낼 듯 무시무시하게 휘몰아쳤다.
인간의 능력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꽈지지직! 베어진 팔다리가 허공을 마구 날았다.
그와 더불어 천지사위를 뒤 덮은 시뻘건 피보라! 허나 북궁후와 뇌소천의 신형은 자욱이 뒤덮 인 피보라 속으로 뛰어들었다. "뇌극검류!" 검광이 부챗살처럼 천지를 작렬한다. "크액!" 일섬에 정확히 두 명씩의 강시들이 두 동강으로 변해 넘어갔다.
이에 질세라 북궁후의 우렁찬 음성이 그 뒤를 이어 터졌다. "천(天), 살(殺), 강( )!" 천지간의 모든 기류가 역류하며 극심한 격탕을 일으키는 가운데 장내는 계속 기이한 음향과 함께 처절한 비명이 떠돌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뇌소천의 가공할 검광이 꽃밭을 누비는 나비같 이 떠돌았으며 북궁후의 신형은 새하얀 백광에 뒤덮여 형체조차 찾을 수 없었다.
뒤집힌 백광 속에 시퍼런 섭선의 그림자가 빗줄 기처럼 작렬한다. "크으!" 강시들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마침내 백팔마정환혼강시 중 남은 것은 십여 구에 지나지 않았다.
헌데 이때였다. "멈춰라!" 돌연 어디선가 노기와 당황이 함께 어우러진 일갈이 터졌다.
오른쪽 석벽이 쩍 갈라지면서 두 명의 노인이 장내로 천천히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백염이 단전까지 늘어진 그들의 장삼은 바람도 없는데 저절로 펄 럭이고 부릅뜬 두 눈에서는 무서운 광망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나아이신(羅阿二神)! 뇌소천이 그들을 발견하고 검을 세웠다. "으, 웬놈이 다 된 일을 이토록 망쳐놓는단 말이냐?" "으, 이럴 수가, 백팔마정환혼강시들이 이토록 허무하게 당하다 니!" 나아이신은 여기저기 토막나 쓰러진 강시들을 보고 광기를 드러냈 다. "뇌소천! 네놈이 어떻게 뇌옥을?" 그들의 눈에 무서운 살기가 감돌았다.
뇌소천 역시 두 눈에 섬광 을 터뜨리며 일갈을 터뜨렸다. "네놈들을 그냥 놔두고는 노부가 눈을 감을 수 없지!" 이어 그는 곁에 있는 북궁후를 바라보았다. "저놈들은 내게 맡기게.
아니 기필코 내 손으로 저놈들을 죽여야 하네." 북궁후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놈이, 죽어랏!" 노호와 함께 나아이신의 신형이 노도같이 뇌소천을 덮쳤다.
그러나 뇌소천은 싸늘한 한광을 터뜨리며 이내 검을 허공에 쳐들 었다. "뇌(雷) 벽(霹) 력(靂) 멸(滅)!" 백광이 구름 속을 뛰노는 신룡인 양 꿈틀거리며 나아이신의 장세 를 파고 들었다.
짤막한 비명과 함께 그들의 신형이 주춤했다. ■ 검 3권 제23장 검마(劍魔)의 부정(父情) -6 ━━━━━━━━━━━━━━━━━━━━━━━━━━━━━━━━━━━ ⑥ 다음 순간 일신(一神)의 목줄기가 허공으로 치솟으며 피분수가 뿜 어져 나왔다.
이신(二神) 역시 허리가 잘려나가 핏물이 연신 흘러 나오고 있었다. "아니, 이럴 수가.
단, 한초에 이토록 허망하게 당하다니! 과연 검마존 뇌소천이구나...." 상체만 남은 이신은 불신과 경악에 두 눈을 부릅떴다.
헌데 문득 그의 눈에는 일순 기이한 빛이 스쳤다. "허나, 너희들도 이젠 죽는다!" "무슨 말이냐?" 북궁후는 그의 말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이신은 거의 꺼져가는 음성을 흘렸다. "이미, 이곳에는 엄청난 화약이 매설되어 있다.
흐흐, 그것들은 노부가 죽으면...
자연히!" "뭣이?" "이런, 악랄한...." 북궁후와 뇌소천은 경악을 터뜨리며 주춤 물러났다. "흐흐, 네놈들이 아무리 달아나 봤자, 이곳은 결코 벗어날 수 없...
윽!" 이신은 마지막 괴소를 흘리고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악독한 놈들!" 뇌소천은 두 눈을 부릅뜨며 바닥에 나동그라진 이신의 시체를 냅 다 차 버렸다. "뇌선배님, 이럴 게 아니라 어서 이곳을 빠져 나갑시다!" 두 사람은 잠시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는 신형을 솟구쳤다.
다급한 나머지 두 사람은 전력을 다해 몸을 날렸다.
지축이 흔들리고 있었다.
천번지복할 굉음과 엄청난 폭발, 천마봉 이 통째로 폭발하고 있었다.
놀라운 광경이 아닌가? 평화스러웠던 천마봉이 어느 한순간 엄청 난 대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헌데 이때 화산이 폭발할 듯 치솟는 화염 속에 그것을 뚫고 두 물 체가 솟구치고 있었다.
예의 물체의 치솟는 속도는 가공스럽기 이를데 없었다.
섬전처럼 폭발하고 있는 암석과 잔해들이 미처 그것을 따르지 못할 정도였 다.
두 명의 인영은 무서운 속도로 허공 백여 장을 치솟은 후 허공에 서 방향을 바꿔 그대로 천마봉 맞은편 봉우리로 날아갔다.
두 인 영은 밑으로 내려서면서 속력을 늦추더니 사뿐히 지면에 섰다.
지면에 내려선 두 인영은 바로 북궁후와 뇌소천이었다.
지면에 내려선 북궁후와 뇌소천은 입을 굳게 다물고는 대폭발을 일으키는 천마봉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 검 3권 제23장 검마(劍魔)의 부정(父情) -7 ━━━━━━━━━━━━━━━━━━━━━━━━━━━━━━━━━━━ ⑦ 어두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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