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기정무협소설[백상] 소림화상 - 14편 (14/5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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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기정무협소설[백상] 소림화상 - 14편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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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고통이 어떤지 알기나 하시오?] 좌천상은 말을 하면서도 즉각 장검으로 그녀들을 찌를 듯이 휘두르며 바싹 다 가들었다.
백리운은 이때 이러한 광경은 보면서 좌천상이 다소 잔인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지금 두명의 노파는 각각 두 개의 팔과 다리 한쪽이 완전히 잘려나가 피를 철 철 흘리고 있으며 게다가 가슴쪽에도 심한 부상을 입어서 피가 흥건했다.
그런 심한 부상이라면 가히 그냥 내버려 두어도 살 수가 없을 것이다.
좌천상은 그런데도 지금 그녀들을 향해 살벌하게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 가? (사람이 비록 악행을 지질렀다고 할지라도 그가 죽으면 그만인데,저렇게 죽음 을 목전에 둔 사람을 협박하는 것은 다소 지나친 것이 아닐까?) 백리운은 아직 강호의 사정을 모르고 그곳의 흉험한 귀계를 몰라서 그런 자비 로운 생각을 했다.
헌데 그때였다.
좌천상이 마악두명의 노파에게 달려들어 손을 쓰려는 찰나,문득 그녀들의 두 눈에 한줄기 기이한 희열의 빛이 번뜩이더니, 돌연 그녀들의 전신이 바람맞은 것처럼 부르르 떨리더니 입속에서 검은 흑혈을 토하며 그대로 늘어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엇!] 이를 본 좌천상은 대뜸 안색이 변하며 크게 이맛살을 찌푸렸다.
심원이 그것을 보고 즉시 신법을 펼쳐서 다가들었다.
[무슨 일인가?] 좌천상은 이맛살을 잔뜩 찌푸린 상태로 두명의 늘어진 노파를 가리키며 대답했 다.
[입속에 숨겨놓은 독약을 삼키고 자결을 했습니다.정말로 악독하기 그지 없군 요.] 백리운과 심옥산,좌려선등은 이것을 보고 역시 급히 그곳으로 다가갔다.
두 노파의 육신이 점차 경련이 잦아들면서 검은 핏물로 변하는 것이 좌천상의 말 그대로 지독한 독약을 삼키고 자결한 것이 틀림이 없었다.
백리운은 그녀들이 살아날 가망이 없자 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자결 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옆에서 좌려선이 그것을 보고 문득 입을 열었다.
[비록 그녀들이 아니더라도 다른 여자들을 깨워서 물어보면 무슨 단서를 찾을 수가 있지 않을까요?] 백리운도 소문에 의하여 만화교의 인물들의 행사가 지극히 은밀하며,그들이 평소에 강호상을 활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에는 뭔가 그에 합당한 중대하 고 급박한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헌데 심원은 좌려선의 말에 고개를 젓는 것이었다.
[내가 그녀들중 몇몇을 잡고 물어 보았다만,그녀들은 자신들이 지금 어디로 향 하는지 그리고 가마안에는 누가 타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더구나.지금 그러 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오직 여기에 죽은 이 두명의노파 뿐이다.] 심원의 그러한 말로 화의여인들을 제압한 것은 역시 그였음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이 만화교의 행사가 은밀하고 조직이 신비롭고 치밀하게 이루어져 있음을 훤하 게 알 수가 있었다.
그런데, 좌천상이 문득 심원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고 앞으로 나섰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바로 지금 이 가마에 타고있는 사람을 끌어내 어 그에게 물어보면 될 일이 아니겠습니까?] 말이 끝남과 거의 동시에, 좌천상은 어느새 가마의 전면에 이르러 손에 들린 장검의 끝으로 가마의 문을 옆으로 열어젖히고있었다.
그가 장검으로 문을 여는 것은 가마안에 있는 사람에게 불시의 습격을 받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인 것 같았다.
헌데 그 순간, 밖에서 열려진 가마안을 들여다보던 사람들은 일순 하나같이 놀랍고 의아한 표정을 떠올렸다. -소녀, 일신에 투명하도록 새하얀 비단옷을 걸친 백의소녀 하나가 아주 앳된 모습으 로 그안에 결박된 채 혼절하여 누워있는 것이 아닌가? 이 백의소녀의 나이는 대략 심옥산등과 비슷한 십사오세로 보였다.
허나 더욱 놀라운 것은 바로 이 백의소녀의 실로 뇌살적이라고 할수있을 정 도로 아름다운 용모였다.
아니, 사실 그것은 얼핏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운 아주 기이한 느낌이었다.
백의소녀의 용모는 기실 아주 피부가 투명하리만큼 맑고 이목구비가 지극히 수려하며,만면에는 천사와 같은 순진무구한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에는 어딘지 모르게 강렬하게 뇌살적인 느낌이 전해지는 것이었 다.
백의소녀의 그러한 뇌살적인 기운은 마치 무형의 구름처럼 끝없이 피어올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은연중 가슴이 울렁거리는 충동을 느끼게 만들었다.
심원과 좌천상등은 이 서로 상반된 괴이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백의 소녀의 얼굴을 보고는 저마다 넋을 잃은 표정을 지었다.
헌데 그 순간, 장내의 사람들 중에 오직 한사람,백리운만은 기이하게도 백의소녀에게서 전혀 뇌살적인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다만 상대가 의외에도 나이게 어린 앳된 소녀라는 점과,그리고 또한 그 용모가 놀랍게도 심옥산 좌려선 등에 비해 조금도 못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어린 소녀가 만화교의 인물들이 호송하는 가마속에 들어앉아 있었다는 사실에 다소 경악을 느꼈으나, 곧이어, 얼굴에 핏기를 잃고 혼절한 채 결박까지 당하고 쓰러져 누워있는 백의소녀의 모습을 보고는 문득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동정심이 왈칵 치솟았다.
다른 사람들은 백의소녀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기운에 강렬한 어떤 충동을 느 꼈으나,그 뇌살적인 기운은 백리운에게는 전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 다.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상황이 점차 기이한 쪽으로 변하가게 되었다.
백리운은 다른 사람들이 다소 망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이에,먼저 백의소녀 에게 동정심을 느낌과 동시에 일순 그녀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 다.
방금전에 거칠게 장검으로 두 노파를 몰아세우던 좌천상의 모습이 기억이 떠올 랐기 때문이었다.
그가 만일 이 어리고 연약한 소녀에게 그와같이 거칠게 군다면,그것은 이런 어린 소녀를 미처 피어나지 못한 꽃송이로 시들어가게 만드는 결과가 되지 않 겠는가.
물론, 백리운이 이러한 생각을 하게된 근원에는 심옥산등을 만나서 마음의 갈등을 겪 고 세속의 집착을 버림과 동시에 반발적으로 느닷없는 자비심이 생겨난 점등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이 다소 망설이고 있는 사이에,백리운은 이미 기왕에 마음을 먹은 참이라 얼른 가마안으로 달려들어가 버렸다.
[앗!] [어?] 사람들은 백리운이 갑자기 그와 같은 행동을 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하고 있 다가 이를 보고 일시 깜짝 놀라 몸을 움직이려 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혹시 백리운이 어떤 불상사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 이었다.
그러나, 백리운이 이어 백의소녀의 결박을 풀어주고 태연하게 그녀의 몸을 안고 나오 는 것을 보고는 저마다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만화교의 인물들이 호송중인 가마에 탔다고 한다면 설사 눈앞의 이 백의소녀 와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의심을 해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백리운은 자신의 예상대로 이 백의소녀가 이미 완전히 혼절했을 뿐만 아니라, 결박을 풀어주자 몸을 늘어뜨려 자신의 품에 안기는 것을 보고 마음이 매우 흡 족했다.
그리하여, 그는 가마밖으로 걸어나오자마자 심원을 향해 말했다.
[당신들은 보아하니 어린 소녀마저 해치려고 하는 모양인데, 그녀는 나를 보아 서라도 살려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백리운은 아직 강호의 험란한 세계에 눈이어두워서 좌천상등이 너무 잔인하게 행동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좌천상은 그말을 듣자 나서서 백리운에게 물었다.
[혹시 백리공자는 그녀와 무슨 안면이라도 있단 말이오?] 좌천상은 백의소녀의 처지를 보자 사실은 그리 해할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니 었는데,백리운이 그런 말로 매도하자 일부러 노골적인 말로 공박한 것이었다.
사실, 심원등은 모두 정파의 사람들이라 만일 이 백의소녀가 만화교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당연히 풀어주고 잘 돌봐줄 텐데도, 백리운은 일시 좌천상의 행동을 보고 그 본의를 곡해하고 말았던 때문에 그들 의 행동을 믿지 않았다.
따라서, 좌천상의 말을 들은 백리운은 순간 내심 생각했다.
(만일 그녀가 나와 어떤 아무런 연관도 없다고 대답하면 저들은 그것을 구실 로 내게서 그녀를 빼앗아가서 출신을 조사하려고 하지 않겠는가?그렇다면 필 시 험악한 일이 발생할 것이다.) 사실 백리운도 이 백의소녀의 정체를 아는 바가 하나도 없었지만,지금 세 속 의 집착을 버리기로 결심한 그에게는 그 어떠한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부처님의 말씀에 의하면,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바로 칠층의 보탑을 쌓는것보다도 더욱 공덕이 크다고 했다.그렇다면 내가 무엇을 주저할 것인 가?) 백리운은 원래 거짓말에 능숙하지도 않았고 또한 평소에 거짓말을 하지도 않았 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그렇게 결심한 백리운은 즉각 이렇게 대답하고 말았다.
[사실 그녀는 나의 먼 친척뻘 되는 여동생인데,얼마전에 갑자기 실종되어서 찾 고 있었던 중이오.헌데 만화교의 인물들이 그녀를 데려갔을 줄은 몰랐소.] 백리운이 순간적으로 그러한 내용을 떠올리게 된 것은 바로 조금전의 상황으로 미루어 아마도 만화교의 인물들이 그녀를 납치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 각했기 때문이었다.
과연 그러한 상황대로라면 더 이상 말할 것도 없이 만화교의 인물들은 이 소녀 를 납치해서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는 결론이었다.
이 무렵,강호의 사악한 무리들이 일반 양가의 자제들을 몰래 납치해가거나 잡 아들여 팔아먹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에, 백리운으로서는 만화교에서 이 소녀를 데려다가 자신들의 수하로 삼으려고 하 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강호의 흉험함에 물들지 않은 그로서는 자연 생각이 그렇게 단순하게 이어졌 던 것이다.
그러나, 비단 좌천상 뿐만 아니라 심원도 생각이 백리운처럼 그리 단순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일단 백의소녀가 결박된 상태에서 혼절해 있었다고는 하나,그녀의 용모가 지 나치게 아름답고 비범할 뿐만 아니라, 그 가운데에서 만화교 특유의 어떤 뇌살적인 기운을 감지했기 때문에 필시 이 가운데에는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것이다.
물론 일단 조사를 해봐서 이 백의소녀가 그저 평범한 양가의 딸이라면 그들로 서는 더 이상 상관할 필요도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백리운이 느닷없이 그러한 대답을 하자 사람들은 모두 황당한 느낌이 들었다.
그들은 제아무리 백리운의 출신을 모른다고 하더라도,금방 그의 표정이나 행동 으로 미루어 그의 말이 사실이 아님을 눈치챘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백리운이 방금전의 좌천상의 행동을 보고 자신들을 잔인한 사람들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는 어이가 없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러나, 말이란 한 번 입밖으로 뱉어지면 책임을 지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므로 심원 등도 일단은 신중을 기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심원은 좌천상이 입을 열기에 앞서서 백리운에게 말했다.
[흠,나도 이미 그럴 것이라고 예상은 했네.그녀가 만화교의 무리와 어떤 연관이 있다면 가마속에서 그런 상태로 있었겠는가?] 그말은 즉,백의소녀가 혹시 만화교의 인물이면서도 어떤 연극을 꾸미고 있거 나 또한 다른 사연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었다.
백리운은 물론 바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장내의 그러한 분위기를 눈치챘고 자 신이 지금 쓸데없는 행동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기왕에 세속을 초월하기로 결심한 백리운은 그러한 이유 때문에 자신의 행동 을 돌이키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심원을 바라보며 대꾸했다.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고맙습니다.그러니 이 여자는 가급적이면 제게 맡겨 주 셨으면 좋겠습니다.제가 당신들게 그 물건을 드린 일을 생각하더라도......이 여자를 제게 맡겨 주신다면 그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백리운은 마음이 다급한 나머지 자신이 심씨부녀에게 성형하수오를 주었던 일 까지도 염치없게 드러내어 부탁했다.
그러나, 사실 그의 그러한 말은 자신의 말이 거짓이었음을 고스란히 오히려 드러내는 말이 되고 말았다.
만일 그자신이 떳떳하다면 굳이 그러한 부탁을 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심원은 백리운의 그러한 말을 듣고 다소 침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좌천상에게로 그는 고개를 돌렸다.
[좌소협,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가마의 문을 열고 적극적으로 이 일을 실행한 사람은 그였기 때문에 심원으로 서는 당연히 그의 생각을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좌천상은 이때 백리운의 그러한 상황을 훤하게 내다보면서 내심 기이하게 생 각하고 있었다.
(저 추악한 녀석은 참으로 기이하군!아까는 산매와 내 동생이 이상하게도 관 심을 기울이더니 지금은 또한 주제넘게도 저런 계집에게 선심을 쓰려고 하지 않은가?) 허나, 내심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기실 그는 저 나이어린 백의소녀에 대해서 별로 커다란 중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었다.
우선 백의소녀의 용모가 제아무리 아름답고 뇌살적이라고 할지라도 이미 그의 마음은 심옥산에게 전부 빼앗겨버린 후였는지라 흔들리지 않았고, 또한 백의소녀가 비록 만화교내에서 중요한 인물이라고 할지라도 그것 역시 대수롭게 느껴지지 않았으며 차후에라도 자신이 얼마든지 제압할 수 있는 상 대라도 여겼던 것이다.
그것은 나이에 비해 걸출하다고 소문난 자신의 실력을 내심 크게 자부하고 있 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좌천상은 백리운의 말이 거짓이고 백의소녀가 다소 수상한 점이 있다고 생각 을 했으면서도 심원에게 이렇게 대답하고 말았다.
[저는 물론 백부님의 의견대로 따르기로 하겠습니다.백부님께서는 주저하지 마 시고 생각대로 하십시오.] 좌천상이 백리운이 물건 운운했기 때문에 심원으로서는 이것이 그 부담을 더는 길이라고 생각하여 자신이 짐짓 선심을 쓰는 척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란 듯이 고개를 돌려서 심옥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헌데 이 순간 심옥산의 표정은 다소 복잡한 빛을 띠고 있었다.
그녀는 다소 괴로운듯한 눈빛으로 망연히 백리운을 바라볼 뿐 좌천상이 있는 쪽은 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좌천상은 그점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그렇다고 자신이 백리운보다도 못하 다고 생각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것이 단순히 그녀의 동정심으로만 알았다.
심원은 좌천상의 말을 듣자 곧 백리운을 바라보며 말했다.
[좋네,내 자네의 부탁대로 그녀를 자네에게 일임하기로 하지.다만......내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소림사에 가서 머리를 깍게 되더라도 정식 제자는 되지 말 라는 것이네.] 심원은 이제 백리운과 헤어지지 않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백리운이 그들과 헤어지면 소림사로 가서 스스로 머리를 깍고 승 려가 되려고 한다는 사실을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정식제자가 되지 말라고 하는 말은 실로 의외가 아닐 수가 없었다.
백리운은 그가 무슨 다른 조건을 제시할 줄 알았는데 느닷없이 그런 말을 꺼 내자 다소 이상하게 생각했다.
물론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다른 사람들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모두 의아해하며 심원의 얼굴을 바라보았는데,이순간 심원의 눈빛은 기이한 빛으로 심유하게 빛나고 있었다.
백리운은 심원의 그러한 시선에서 뭔가 끈끈한 느낌같은 것을 보았다.
따라서, 문득 그의 뇌리에 불쑥 솟구치는 생각이 있었다.
(혹시,그가 나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허나, 백리운은 즉시 고개를 내저었고 그런 생각을 금방 뇌리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는 자신의 내력에 대해서 특별히 알려준바도 없었는데 심원이 그것을 알고 있을 리가 만무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백리운은 이 심원이 뭔가 다른 특별한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닌가 생 각하고는 즉시 이렇게 내심 중얼거렸다.
(내가 머리를 깎고 세속의 인연을 끊는데 있어서 소림사의 정식제자가 되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따라서, 백리운은 즉시 시원하게 대꾸했다.
[알겠습니다.그렇게 하죠.] 그러자, 심원은 잠시 조용하게 백리운의 얼굴을 삿갓 너머로 바라보더니 이윽고 다시 물었다.
[자네는 지금 떠날 생각인가?] 백리운은 그것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으므로 생각하지도 않고 즉시 대답했 다.
[그렇습니다.] 심원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항상 자중자애하고 몸성히 잘 지내도록 하게.우리는 이만 가겠네!] 심원은 백리운이 무공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자신들이 빨리 자리를 피해주는 것이 백리운의 마음에 들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심원이 그말을 끝내자 마자,즉시 신형을 한줄기 연기처럼 움직여 빠르게 다시 양양성 쪽으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이에 따라, 좌천상등 삼인의 처신이 다소 곤란하게 되었다.
허나, 심옥산이 잠시 백리운의 얼굴을 주시하다가 문득 부친의 뒤를 쫓아서 신형을 날리자,좌천상등도 즉시 신형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신형은 그리하여 불과 얼마후에는 완전히 부근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 었다. ......
백리운은 잠시동안 멍하니 그쪽을 바라보다가 이윽고 그 백의소녀를 안은채 북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겨놓기 시작했다.
잠시 걸어가다가 문득 아직 실신하고 쓰러져 누운 수십명의 화의여인들에 생각 이 미쳤으나, 이는 차후에 필시 심원등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신경을 끊어버리고 곧장 묵묵히 북쪽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백리운은 원래 체구는 다소 왜소한 편이지만 기력은 넘치는 몸이어서 어렸을 때부터 감기한번 앓은 적이 없으며 항상 건강했다.
따라서, 비록 무공을 연성하지는 않았지만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를 안고 걸 아가는데도 거의 무거움을 느끼지 않아서 계속해서 그대로 걸음만을 옮겨갔다.
그러는 가운데 문득문득 그의 뇌리를 스치는 것은 바로 심옥산 등에 대한 일 단의 기억들이었다.
백리운은 여태 여자를 전혀 가까이 해보지 못했지만 그녀들과 만났던 기억들 은 얼마나 뚜렷하고 인상적인 것이었던가? 허나, 백리운은 곧 그녀들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리기 위해 고개를 내저었고 다른 생 각을 하기 위해 신경을 기울였다.
그러다보니 백리운은 점점 무아지경에 빠져서 그저 북쪽으로 가는 것만 생각 했지 자신이 지금 어느만큼 왔는지도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얼마나 그렇게 시간이 흘렀을까? 백리운은 어느새 사면이 짙은 황혼속에서 붉게 물들어음을 깨닫고는 즉시 고 개를 들어 주위의 지형을 살폈다.
이곳은 바로 넓은 벌판이었다.
사방으로 갈대잎이 가득한 대평원이 펼쳐져 있고,그 광막한 벌판은 저녁의 노 을빛을 받아서 온통 황금빛 색깔을 띠고 있었다.
백리운은 자신이 너무나도 넓은 벌판위에 와있음을 깨닫고는 일시 북쪽이라고 하더라도 어느방향으로 가야할지 망설여졌다.
그러다가 이윽고 자신이 아직도 그 백의소녀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백리운은 따라서 흠칫하여 얼른 백의소녀의 얼굴을 돌아보았다.
비록 한순간의 자비심이 발동하여 이 소녀를 구하기는 했지만,대체 그가 이 소녀를 어디로 데려가야 할지 망설여졌다.
헌데 그때, 혼절하여 깨어나지 못할 줄로 알았던 백의소녀가 문득 음,하는 가벼운 소리와 함께 천천히 사르르 눈을 뜨는 것이 아닌가? 백리운은 이러한 광경을 보자 일순 마음이 기뻤다.
이 백의소녀는 눈을 감고 있었을 때도 매우 아름다왔는데,이제 맑고 아름다운 영혼이 서린듯한 두 눈을 뜨고 나자 실로 수배는 더 아름다워진 것 같았다.
마치 그녀의 전신 자체가 한덩어리의 향기를 토하는 요정과도 같아 보였다.
그러나, 백리운은 그녀의 그러한 모습에 마음이 흔들리지도 않았고 또한 넋을 잃지도 않았다.
백리운은 다만 매우 반가운 마음에 이렇게 소리내어 물었을 뿐이었다.
[낭자,낭자!이제 몸을 좀 괜찮소?] 백의소녀는 백리운의 그러한말에 문득 다소 안색을 붉히는 듯 하더니 그의 시선을 피하며 띄엄띄엄 대꾸했다.
[나는,나는......힘이 없어서......힘이 없어서 갈수가 없어요.그러니,그러니 .....당신이......] 백리운은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금방 파악하고는 즉시 고 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오,물론이오!내 반드시 낭자를 안전한 곳으로 모셔다 드리겠소.헌데 ......헌데 낭자의 집이 어딘지 알수가 없구려.대체 어디로 데려다주면 좋겠 소?] 백의소녀는 그말에 잠시 생각하는 듯 하다가 이윽고 대답했다.
[저의......저의 집은매우 멀어요.그러니,여기서 북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번 성이 나타날 테니,그곳에......그곳에 나를 데려다주면 나는 능히 집으로 찾아 갈수가 있을 거예요.] #6214 안두헌 (myyaj ) [백상] 소림화상 제2권 제12장 07/10 08:01 433 line 제 12 장. 苦 笑.
백리운은 그녀가 방금전에 깨어났으면서도 이곳의 지리에 대해서 잘 알고 있 는 듯이 말하는 것을 보고 다소 기이하게 생각을 했다.
그러나, 원래 이 백의소녀가 이곳의 지리에 대해서 밝은 사람이었다면 그런 것은 당연 할 것이기에 곧 그러한 의문을 지워버리고 내심 다시 생각했다.
(아마도,그녀는 이게 대체 어찌된 현실인지 잘 모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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