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객행(김용) - 67편 (67/82)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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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객행(김용) - 67편 (6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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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아버지게 화풀이를 할 수 없으니까 나에게 화를 풀려고 하는구나.
내가 만약에 저 녀석마저도 이기지 못한다면 이 세상에 헛 태어난 것일게다.' 사 노파는 그의 표정을 보고 불만을 짐작한 듯 입을 열었다.
[못마땅하다면 나서서 싸우면 될 것 아니냐? 그냥 서서 약만 돋운다 고 안될 일이 된다더냐?] 백만검은 조용히 대답을 했다.
[좋습니다.] 그리고 그는 석파천에게 외쳤다.
[손을 써라!] 석파천은 수아를 바라보았다.
수아는 부끄러워하는 얼굴에 근심의 빛을 가득 서려 있었다.
석파천은 만약 진다면 수아를 보지 못한다고 사부님이 말씀하셨으니 이번에는 꼭 이겨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윽고 그는 칼끝이 아래로 가도록 잡고 왼손으로 오른쪽 주먹을 감 싸쥔 채 약간 허리를 구부렸다.
바로 금오파의 기수식인 개문읍도(開門揖盜)라는 일 초인데 석파천 은 개문읍도가 욕하는 말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백만검은 그러한 내용을 내용을 모르고 있는터라 그의 태도가 공손 하다고만 생각하고 아니꼽다는 듯 싸늘히 콧웃음쳤다.
그리고 세찬 기세로 장검을 석파천에게 디밀었다.
석파천은 어렵지 않게 칼을 휘둘러 백만검의 검을 밀어내고 일초의 반격을 가했다.
자연도에서 그는 나무하는 칼로 백만검과 한 번 싸워본 적이 있었으 나 백만검이 설산파의 가장 하찮은 검초를 펼쳤을 때도 당해내지 못 했었다.
지금은 석청 부부로부터 무학의 도리를 지도받은 후 그러니 까 무학의 도리가 초식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지 일 초 일 식에 구애 받을 수 없다는 점을 터득한 그였다.
이번 백만검과 다시 손을 쓰게 되자 지난번처럼 초식을 보고 초식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도법에 석청 부부가 가르쳐 준 무술요결을 융화 시켜 놓고 있었다.
거기다가 내력이 주입되어 평범한 초식일지라도 그가 펼치자 대단한 위력을 보였다.
어느덧 십여 초가 지나게 되었다.
백만검은 속으로 여간 놀라지 않았다. '이 녀석이 어디서 이토록 고명한 도법을 배웠을까?' 그 역시 자연도에서 오늘날 장락방의 방주이며 금오파의 수제자라던 젊은이와 싸우던 일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이 도법이 비슷하여 한 사문의 제자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변화의 기 묘함은 석중옥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백만검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머님은 이 녀석을 가르쳤다고 했는데 정말 그래서 이렇게 달라진 것일까?' 사 노파는 백자재와 결혼한 지 얼마되지 않아 무공에 대한 토론을 가지게 되었는데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두 사람은 대련을 해보게 되 었다.
물론 사 노파는 지게 되었고 백자재는 더욱 기고만장하여 자화자찬 을 늘어놓았다.
사 노파는 자기의 무공이 남편의 것보다 못하다는데 수치를 느끼고 그후 일절 자기의 무공을 일 초 반식도 펼치지 않았다.
그래서 백만검은 전혀 어머니의 무공이 어떤가를 모르고 있는 것이 다.
이때 백만검은 비스듬히 베어왔다.
석파천은 이를 즉시 칼로 막았다.
창! 불꽃이 사방으로 튀는 가운데 백만검은 엄청난 힘이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팔이 시큰거리고 반신이 저려왔다.
그리고 가슴팍에 엄 청나고 극렬한 통증이 전해졌다.
깜짝 놀란 그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세 걸음을 물러섰다.
석파천은 재차 공격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사 노파를 바라보았다.
그 뜻은 상대방이 물러섰으니 이긴 것이 아니냐 하고 묻는 것이었다.
한데 백만검은 강적을 만나면 만날수록 용기가 솟아나는 사람이었 다.
이제 수아가 무사한 것을 보니 석중옥에 대한 증오심이 삭감되기는 했으나 그의 교활하고 비열한 행동에는 여전히 혐오감을 느끼고 있었 다.
더군다나 그는 본문의 제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질 수 없다고 각오를 단단히 했다. "이녀석! 이 검을 받아라!" 호통소리와 더불어 그는 세 걸음을 달려나가며 찔렀다.
석중옥이 칼을 들어 막으려고 하자 백만검은 그의 칼과 자기의 장검 이 부딪치지 않도록 초식을 변화시켰다.
슬쩍 검날을 돌려 상대방의 목을 노리고 베어갔다.
이는 설니홍조 (雪泥鴻爪)라는 것으로 날렵하고도 정확한 검초로 설산검법의 절예라 고 할 수 있었다.
구경하고 있던 장삼은 찬사를 던졌다.
[훌륭한 검초로군!] 석파천은 그 순간 칼을 돌려 비스듬히 백만검의 팔을 내리치려고 했 다.
바로 금오도법 가운데 답설심매(踏雪尋梅)라는 일 초였다.
이는 백 만검이 펼쳐낸 검초의 극성이기도 했다.
눈이 쌓인 땅 위에 매화꽃을 찾아 헤매다니면서 사람의 발자국을 남 기니 기러기가 남겼던 발톱자국이 남아있을 리가 있겠는가? 장삼은 이번에도 찬사를 던졌다.
[훌륭한 도법이군!] 두 사람은 갈수록 격렬하게 싸웠다.
백만검은 검법에 익숙했고 석파천은 공력이 심후하여 크게 득을 보 았다.
근근히 이십여 초를 싸우게 되었을 때 석파천은 팔을 휘두르며 곧장 정면으로 공세를 펼쳐 들어갔다.
그 기세가 너무나 놀라워 백만검은 미처 피할 사이가 없었다.
부득이 그는 검을 들어 막았다.
순간 백만검은 손에 들린 장검 앞부분이 충격에 그만 뚝 떨어져나가 고 말았다.
석파천은 그 즉시 뒤로 물러났다.
백만검은 안색이 새파래지다 못해 붉어져서는 설산파의 제자들에게 서 검을 한 자루 빼앗아 들고 다시 석파천을 공격해 왔다.
석파천은 오랫동안 싸우게 되자 체내의 진력이 차츰 솟아나게 되었 다.
그리하여 그가 한 칼을 휘두를 때마다 백만검은 받아내기가 무척 어 렵게 여겨졌다.
칼에 강맹한 힘이 실려 있어서 다시 몇 초를 싸우게 되자 백만검의 장검이 뚝 부러지고 말았으며 백만검은 다시 장검을 바꾸어 싸웠다.
네번째 장검이 부러져 나가게 되었을 때 백만검은 부러진 장검을 든 채 큰소리로 부르짖었다. "너의 내력이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만 초식에 있어서 나는 너에게 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는 다시 다른 장검을 빼앗아 들고 공격을 해왔다.
석파천은 사 노파가 싸움을 그만하라는 명령을 내려주기를 바랐다.
그리하여 그는 연신 사 노파 쪽을 바라보았다.
사 노파는 싱글벙글 득의에 찬 얼굴을 하고 서 있었다.
옆에 서 있는 수아는 근심스러운 얼굴로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 었다.
갑자기 석파천은 지난번에 이겨도 상대방의 체면이 깎이지 않도록 하라는 그녀의 당부를 머리에 떠올렸다.
그는 매우 난처했다.
백만검은 설산파에서 명망이 높은 사람인데 이토록 많은 사람들 앞 에서 그를 패배시킨다면 그의 체면이 서지 않을 것이지만 자기가 진 다면 영영 수아를 만나지 못하게 되리라는 생각에 그만 어찌할 바를 몰랐다.
문득 그는 수아가 그와 같은 말로 당부를 하고 초식을 가르친 후 절 까지 한 것은 바로 오늘과 같은 경우에 대비해서 미리 부탁을 한 것 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즉시 무승부의 방고측격(旁敲側擊)이란 일 초를 펼쳤다.
지난날 천허 도장에게 했듯이 왼쪽에 한 칼질을 하고 오른쪽을 한번 내려쳤다.
이렇게 되자 그의 가슴팍이 완전히 드러나게 되었다.
백만검은 한참 신이 나서 싸우고 있는 판인데 갑자기 상대방의 가슴 에 헛점이 보이자 생각도 해보지 않고 찔러 들어왔다.
바로 이때 석파천은 초식에 따라 칼을 바로 앞으로 내려치고 있었 다.
백만검은 장검이 그의 가슴팍과 아직 한 자의 간격을 남겨놓고 있을 때였다.
그러나 백만검은 이미 석파천이 칼을 내리치면서 뻗쳐낸 강맹한 내 력에 부딪치게 되고 번개에 맞은 듯 온 몸이 찌르르 해오는 것을 느 꼈다.
동시에 장검도 충격을 받고 윙윙거리며 마구 떨렸다.
그 순간 석파천은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
따라서 그는 자기가 이미 상대방의 장검을 몇 자루나 동강을 냈으니 자기의 칼도 동강이 나야 무승부가 될 것이라고 판단을 했다.
내력을 벼락같이 돋우어 칼에 주입했다.
뚝 하는 소리와 더불어 칼은 그가 갑자기 주입한 내력을 견디 지 못하고 두 토막이 나 마치 칼이 백만검의 장검에 부딪쳐 부 러진것 같았다.
수아는 길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낭군의 그와 같은 보살핌에 흐뭇한 기분이 되었다.
백만검은 창백한 얼굴로 장검을 땅바닥에 푹 꽂고서 석파천에 게 말했다.
[네가 손에 사정을 둔 것은 내가 모를 줄 아느냐? 여하간 뭇 사람들 앞에서 추한 꼴을 보이지 않게 해준 점은 고맙네.] 사 노파는 매우 득의에 찬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얘야, 너무 괴로워할 것은 없다.
그 도법은 이 에미가 가르친 것이다.
나중에 너에게도 전수해주마.
네가 진 것은 이 에미에 게 진 바와 다름이 없는데 모자지간에 그런 승부를 따져 뭣하겠 느냐?] 처음에 그녀는 잔뜩 골을 내고 있었으나 석파천이 금오도법으 로 자기의 남편이 키워놓은 아들을 이기자 남편의 검법을 이겼 다는 점에서 크게 흐뭇해졌다.
그래서 그녀는 아들을 위로까지 한 것이었다.
백만검은 어처구니가 없었으나 치하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머니의 도법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 자식은 우둔해서 제대 로 배우지도 못할 것 같습니다.] 사 노파는 그의 곁으로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위로했다.
[너는 저 녀석보다 총명하다.
그가 배울 수 있는데 네가 왜 못 배우겠니?] 그리고 그녀는 석파천에게 명했다.
[빨리 너의 장인될 사람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무얼하느냐?] 석파천은 일순 어리둥절해졌으나 곧 알아차리고 놀람과 기쁨에 얽힌 심정으로 앞으로 나아가 절을 했다.
백만검은 이를 피하며 날카로운 어조로 부르짖었다.
[잠깐! 그 일은 나중에 논의하도록 하자.] 그리고 그는 사 노파에게 다시 입을 열었다.
[어머니, 이 녀석의 무공은 고강하나 사람됨은 경박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수아의 한평생을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 오.] 이때 이사가 나서서 입을 열었다.
[좋아, 좋아.
우리들은 잔치를 열든 열지 않든 그 국수를 먹지 못할 것이나 이 소형제가 설산파의 장문이 되는데 이의가 없는 지 빨리 결정을 내리도록 하시오.] 백만검과 성자학 등 그 누구도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석파천이 동패를 받아 협객도로 가 죽어주었으면 하는 심정은 그 누구나 똑같았던 것이다.
장삼은 품속에서 두 개의 동패를 꺼내더니 웃으면서 석파천에 게 말했다.
[형제가 설산파의 장문인이 된 것을 축하하네.
이 동패마저도 받아두게.] 그러면서 그는 왼쪽 눈을 몇 번 찡긋해 보였다.
석파천은 그제서야 그들이 자기의 신분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어디서 빈틈을 드러내게 된 것 일까?' 그는 장삼과 이사의 무공이 지극히 고강한 만큼 견식 또한 다 른 사람들보다 월등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
사실 그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지만 조금전 백만검과 손을 쓰게 되었을 때에 도법은 그렇다치고라도 내력의 고강함은 강호 에서 진정 보기 드물고 듣기에도 드문 정도였다.
장삼과 이사는 그와 함께 독주를 내기 삼아 마신 적이 있기 때문에 그의 내력 에 대해서 지극히 탄복하고 있는 터라 어찌 그를 알아보지 못하 겠느냔 말이다.
석파천은 동패가 자기 앞으로 디밀어지게 되자 속으로 생각했 다. '어쨌든 간에 장락방에서 나는 이미 동패를 받은 바가 있다.
한번 죽으나 두번 죽으나 마찬가지이니 다시 한번 더 받는다고 해서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그리하여 정히 손을 뻗쳐서는 그 동패를 받으려고 했다.
갑자기 사 노파가 소리를 쳤다.
[잠깐!] 석파천은 손을 움추리고서는 고개를 돌려 사 노파를 바라보았 다.
사 노파는 석파천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설산파의 장문인 자리는 무공에 의해 결정한다고 말했기 때문 에 네가 빼앗은 셈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늙은 멍청이가 장문 인이 되었을 때에 자존망대해서는 그야말로 이 세상을 주름잡을 듯이 위풍이 당당한 것을 보았다.
그래서 나 역시도 한 번 장문 인이 되어서 그런 맛을 보고 싶으니 너는 이 장문의 자리를 나 에게 양보해 주려므나.] 석파천은 아연해졌다.
[제가……사부님에게 양보를 해 드린다구요?] 사 노파의 이와 같은 행동은 전적으로 그와 수아를 아끼고 위 하는 지순하고도 두터운 애정에서 석파천이 협객도로 가서 목숨 을 잃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제의를 한 것이었다.
그녀 자신으로 말하면 이미 송장이 다 된 몸이니 몇 년 더 산 다거나 몇 년 더 적게 산다고 해도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 것이 었다.
그런데 한 가지 밝혀둘 것은 석파천이 장락방에서 이미 동패를 받은 사실을 그녀는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따라서 석파천이 얼떨떨해 하는 태도를 보고 즉시 노한 얼굴을 지어서는 입을 열었다.
[아니 너는 싫다는 것이냐? 그렇다면 우리 한 번 겨루어서 무 공으로 장문인이 누가 될 것인지를 결정하도록 하자꾸나.] 석파천은 그녀가 노기를 띄우는 것을 보고 감히 더 말할 엄두 를 내지 못하고 또한 자기도 모르게시리 무의식중에 입을 열고 말을 했다는 사실을 떠올린 관계로 재빨리 대답을 했다.
[네, 네!] 그러면서 허리를 구부리고 뒤로 물러섰다.
사 노파는 껄껄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핫하하……내가 설산파의 장문인이 되었다.
누가 승복하지 않 은 사람이라도 있느냐?] 뭇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이 변고가 너무나 이 상하다고들 생각했지만 그 누구도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사 노파는 앞으로 나가더니 장삼의 수중에서 두 조각의 동패를 받아들고는 입을 열었다.
[설산파의 신임 장문인인 백씨 문중의 사씨는 귀도(貴島)에서 초청을 해준 데 대해서 사의를 표하며 틀림없이 그 기일이 되기 전에 달려갈 것을 약속하는 바이올시다.] 장삼은 껄껄 소리내어 웃었다.
[백 노부인, 구리패는 백 노부인이 친히 받기는 했지만 만약에 위덕 선생께서 나중에 백 노부인과 무공을 겨루고 다시 빼앗아 간다면 백 노부인의 이 장문자리는 역시 앉지 못하는 것이 아니 겠소? 좋소이다.
두 분이 나중에 다시 승부를 가려서 어느 분의 무공이 고강하며 그 분이 바로 설산파의 장문인이 되도록 하시 구료.] 그리고 그는 이사와 마주보며 웃더니 몸을 돌려서는 대문을 나 섰다.
삽시간에 두 사람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십여 장 밖에서 들려오 고 있었다.
사 노파는 한복판의 태사의에 턱 앉고서 냉랭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이 사람들의 몸에 있는 쇠사슬을 모두 풀어주시오.] 양자진은 입을 열었다.
[형수씨께서는 무슨 자격으로 호령을 내리시는 거지요? 설산파 의 장문 자리를 그렇게 어린애 장난처럼 사사로이 주고 받을 수 가 있는 것인가요?] 성자학과 제자면도 이구동성으로 보조를 맞추듯이 입을 열었 다.
[형수씨는 칼을 쓴 것이지 검을 쓰지 않았으니 설산파의 무공 이라 할 수 없는데 어떻게 본파의 장문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오?] 장삼과 이사가 대청에 서 있게 되었을 때에 여러 사람들은 그 저 한시바삐 두 살성을 보내기 위해서도 그 누가 나서서 협객도 로 가서 죽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여러 사람들이 커다란 액겁을 당하는것을 면할 수 있기를 바랐던 것이었으나 이제 두 사람이 떠나게 되자 각자가 액운에서 벗어나게 된 셈이라 즉시 자기네 들이 반역이라는 중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상기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말로 사 노파가 장문인이 된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보 복을 하려 할것이고, 목숨에 관계되는 일인 만큼 엄청난 관계가 있는지라 체면 불구하고 그렇게 나선 것이었다.
그러자 대뜸 대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사 노파는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고 말했다.
[좋아! 당신네들이 내가 장문인이 되는 것을 승복할 수 없다면 이것도 상관없는 일이겠지.] 그리고 그녀는 두 손으로 그 두 조각의 동패를 들고 땡그랑 하 니 소리가 나도록 맞부딪치게 하고서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어느 누가 장문인이 되어서 협객도로 가 동지팥죽을 먹고 싶다면 얼마든지 동패를 가져가도록 하오.
조금전에 그 뚱보가 말했지만 동패를 내가 받기는 했지만 설산파의 장문인의 자리는 여전히 무공에 의해서 결정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소?] 그리고 나서 그녀는 시선을 들어 성자학과 제자면 그리고 양자 진 각자의 얼굴을 하나하나 훑어보았다.
여러 사람들은 모두 다 얼굴을 돌려서는 감히 그녀와 마주쳐다 보지를 못했다.
봉만리는 입을 열었다.
[사모님, 모두들 하극상의 죄를 짓고 사부의 뜻을 거슬렸으니 실로 만 번 죽어 마땅합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는 정말 부득이 한 고충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두 무릎을 땅바닥에 꿇고 연신 큰절을 올리며 다 시 말을 이었다.
[사모님께서 본파의 장문인이 되신다면 더 말할 나위 없이 좋 은 일이지요.
사모님께서 이 제자를 죽이고 싶다면 이 제자는 기꺼이 죽음을 받겠습니다.
그러나 사모님께서는 다른 사람의 죄를 사하시어 뭇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켜 주어 본파에서 다 시 스스로 죽고 죽이는 커다란 액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주 셔야 하겠습니다.] 사 노파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 사부의 성질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내 어찌 모르겠는가? 그가 자네의 팔을 자른 것만 하더라도 크게 잘못한 일이지.
도 대체 이번 일이 어떻게 돼서 일어났는지 자네가 한번 이야기를 해보게나.] 봉만리는 다시 두 번 큰절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사모님과 백 사형 그리고 뭇 사제들이 산을 내려간 이후 사부 님께서는 매일과 같이 성질을 부렸습니다.
본문의 제자들은 그 어른에게 얻어맞고 욕을 먹는 것은 조그만 일이었지요.
모두들 사문의 무거운 은혜를 입고 있는 이상 어떻게 원망하는 말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반달 전 갑자기 두 명의 노인이 사부 님을 찾아왔는데 그들은 두 형제로서 한 사람은 정불삼이라 하 고 한 사람은 정불사라고 했습니다.] 사 노파는 깜짝 놀란 얼굴이 되었다.
[정불사……정불사라는 늙은이가 능소성에는 왜 찾아왔다는 것 이지?] 봉만리는 여전히 머리를 조아린 채 설명을 했다.
[두 늙은이는 능소성으로 들어서는 즉시 사부님과 서재에서 밀 담을 나누었지요.
무슨 말씀을 주고 받았는지 제자들로서는 알 지를 못합니다.
다만 두 늙은이가 사부님의 비위를 거슬린 결과 사부님과 그들 두 사람이 크게 언쟁을 벌이게 되었지요.
제자들 은 사부님께서는 설산파의 장문인이니 친히 그 내력이 분명하지 않는 자들을 요리한다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모두 서재 밖에서 사부님의 명령이 떨어지기만 하면 달려들어가 서 그 두 늙은이를 쫓아내려고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부 님께서는 매우 화가 나셔서는 그 정불사와 맞서서는 욕지거리를 했는데 무슨 벽라산이니 자연도니 하는 이름을 들먹였고 또한 한 여자의 이름까지 언급을 했는데 그 이름은 무슨 소취인가 하 는 것이었지요.] 사 노파는 싸늘히 코웃음치며 안색을 굳혔다.
그러나 뭇 제자 들이 자기의 규명(閨名)이 소취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데 그와 같은 사실을 들추어내면 오히려 보기 흉하다는 생각이 들어 즉 시 얼굴 빛을 풀고는 물었다.
[나중에 어떻게 되었느냐?] 봉만리는 천천히 대답했다.
[나중에 어떻게 되어서 손을 쓰게 된 것인지 모르지만 서재에 서 장풍소리가 휙휙 크게 일었었지요.
모두들 사부님의 명령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감히 들어가지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잠시 이후에 벽이 한 조각 한 조각 충격을 받고 떨어져 내렸기 때문 에 우리들은 가까스로 사부님과 정불사가 손을 쓰고 정불삼이 옆에서 구경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지요.
두 사람이 뻗쳐 낸 장풍은 소용돌이를 쳐 서재의 사면벽을 모조리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이후 정불사는 끝내 사부님의 신용(神勇)을 당해 내지 못하고 한 대의 주먹을 가슴팍에 얻어맞고 몇 모금의 피를 토하게 되었습니다.] 사 노파는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발했다.
[아!] 봉만리는 사 노파가 말은 하지 않자 계속해서 이야기를 했다.
[사부님은 곧이어서 다시 일 장을 후려쳤는데 정불삼이 나서서 막으며 말했습니다. '승패가 판가름 난 이상 더 싸워서 무엇하 오? 불공대천의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소?' 그리고 그는 정불사를 부축해서는 능소성에서 달려나갔지요.] 사 노파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떠나간 이후에 다시 찾아오지는 않았는가?] 봉만리는 고개를 숙였다.
[두 늙은이는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만 사부님은 그때부터 정신 이 이상해져서 온종일 그저 껄껄 웃으면서 독백하듯 중얼거렸지 요. '정불사라는 늙은 도적은 옛날에 내 손아래서 패한 자이니 이번에야말로 어찌됐든 간에 지게 된데 대해서 승복을 했겠지! 그는 소취가 그를 따라 벽라산으로 갔다는군……] 사 노파는 노해서 호통을 내질렀다.
[터무니 없는 소리! 언제 그런 일이 었었는가 말이야.] 봉만리는 머리를 조아렸다.
[네, 네.
사부님께서도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하셨으며 어찌 그 런 일이 있을까보냐 라고 하시면서 그 늙은 도적이 분명히 거짓 말을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소취가 무엇때문에 그의 벽 라산으로 가겠느냐고 했었지요.
하지만 그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서 일시 결심을 굳히지 못하실지도 모른다는 말씀이 있었지요.] 사 노파는 안색이 새파래져서는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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