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객행(김용) - 71편 (71/82)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본문 바로가기

협객행(김용) - 71편 (71/82)

💬 0 👁 4
☰ 목록
책갈피와 음성 읽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누가 방 안의 큰 일에 대해서 질문을 해오면 그는 그저 그러냐고 했을 뿐 어떤 조취를 취하거나 방법을 강구하지 도 않았다.
장락방의 사람들은 그가 협객도로 가 주기만을 바라는 마음이 라 그가 다른 일에 대해서 상관하지 않는 것을 오히려 좋아하게 되고 정히 그들대로 일을 추진시킬 수가 있었다.
패해석은 그날 마천애로 올라가 석파천을 영접해 오기는 했으 나 일 장으로 사연객을 떠나도록 한 사실에 대해서 그야말로 은 근히 걱정이 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사연객의 장법이 정묘하기는 했으나 내력이 평범 해서 무림에서 누리고 있는 커다란 명성과는 퍽이나 부합되지 않는다고 느꼈을 뿐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 이후에 석파천이 석중옥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 고 그렇게 됨으로써 오히려 무단히 무림의 한 고수에게 죄를 짓 게된 셈이라고 속으로 약간 미안한 감을 느꼈으나 동패의 초청 에 응할 날짜가 이마 코앞에 닥쳐 있고 방에서는 그 일에 책임 을 지고 나서는 사람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석파천이 음양의 내 력이 소용돌이 치는 바람에 충격을 받고 인사불성이 되었을 때 에 석파천의 몸에다가 수작을 부려놓았다.
알고 보면 석중옥이 그날 패해석의 지시하에 방주가 되었지만 며칠 되지 않아 즉시 도망을 쳤다가 패해석에게 잡혀오게 되었 는데 그 즉시 패해석은 석중옥을 발가벗겨서는 며칠 동안 감금 을 함으로써 그가 다시 도망치기 어렵도록 조처를 한 적이 있었 다.
그후에 석중옥이 끝내 재차 도망을 치는데 성공을 했지만 그의 몸에 있는 각처의 상처자국이나 흉터 같은 것은 패해석이 이미 모조리 눈여겨보고 기억해 두게 되었다.
패 의원은 결코 진짜 의원이 아니었다.
다만 오랫동안 병을 앓 다보니 의술이 착실히 고명해진 그런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석파천의 어깻죽지와 허벅지 그리고 엉덩이 부 분에 석중옥이 가지고 있는 흉터를 모방해서 똑같은 모양의 흉 터를 만들어 내었고 전혀 빈틈이 드러나지 않도록 만듦으로써 연인인 정당이나 원수인 백만검 심지어는 부모인 석청 부부까지 도 깜박 속아넘어가게 되었던 것이었다.
패해석은 석중옥이 이미 재차 도망을 친 것이기 때문에 동지날 이전에는 틀림없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리라고 여겼기 때문에 대담하게 그는 조처를 했던 것인데 기실 석파천과 석중옥 두 사 람의 얼굴모습은 비슷한 데가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결코 똑같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몸에 그 몇 곳의 상처자국이 있게 된 이후에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선입견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설사 좀 다른 점이 있 는 것을 발견했더라도 일제히 생략하고 따지지 않았던 것이었 다.
석파천으로서는 전혀 이 인간세상의 일들에 대해서 깜깜한 사 람이라 여러가지 기이한 일이 벌어진데 대해서 해답을 얻을 수 가 없었으므로 부득이 다른 사람의 말을 믿지 않을 수가 없었 고, 그리하여 그는 자기가 커다란 병을 앓게 된 이후에 옛날에 있었던 일을 모조리 까먹은 것이라고 믿게 된 것이었다.
한데 협객도의 상선벌악 두 사자는 실로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 난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석중옥을 양주의 기원에서 끌어내었고 패해석이 저지른 일들을 모조리 폭로해 버린 것이었다.
물론 석파천이 방주자리에 앉을 것을 약속함으로써 장락방이 액겁을 당하는 것을 면할 수가 있었지만 패해석으로서는 전혀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라 깊이 집안에 틀어박혀서 나오지 않았 으며 감히 방주와 만나는 것을 피했다.
그렇게 되어 석중옥이 석파천과 바꿔치기한 일은 본래 유독 그 의 눈만을 속여넘기기가 어려웠던 것인데 패해석이 몸을 사리는 바람에 탄로가 나지 않고 무사히 넘길 수가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하여 이날 사연객이 장락방의 총타로 찾아와서 도전을 하 게 되자 패해석은 그가 잇달아 네 명의 향주에게 상처를 입혔다 는 말을 듣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사연객을 이길 자신이 없는지 라 한편으로 대청으로 나가서 사연객을 상대로 시간을 끌면서 또 한편으로는 사람을 보내 방주가 나서서 이 일을 처리하도록 한 것이었다.
석중옥은 여러 구실을 붙여 이리저리 핑계를 대고 거절했지만 달려와 청하는 향주들과 타주들이 어느덧 온 방안에 가득 차기 에 이르렀고 소식은 하나하나 잇달아 전해졌다.
[패 선생과 그 사씨 성을 가진 사람은 이미 대청에서 격투를 벌이고 있으니 빨리 방주께서는 나가서 접응을 해 주십시오.] [패 선생은 어깻죽지를 사연객의 일 장에 얻어맞게 되고 왼팔 을 이미 어느 정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되었소이다.] [패 선생은 사연객의 반쪽 소맷자락을 찢어내었으나 사연객은 그 틈을 빌어서는 패 선생의 가슴팎에다가 일 장을 적중시켰소 이다.] [패 선생은 연신 기침을 하면서 입으로 선혈을 토해 내었으니 방주께서 다시 나가지 않는다면 패 선생은 아무래도 죽음을 면 치 못할 것 같소이다.] [그 사씨 성을 가진 사람은 한 쌍의 맨손으로 장락방을 뒤엎어 놓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있는데 방주가 다시 나가지 않을 때 에는 불을 질러 우리 총타를 모조리 태워버리겠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잇달아 알려오는 말들을 듣고 석중옥은 속으로 생각 했다. '장락방의 총타가 불타지는 것은 그야말로 잘 된 일이다.
그리 고 사씨 성을 가진 사람이 너희들을 모조리 도살했으면 가장 좋겠다.' 그러나 뭇 향주들과 타주들의 핍박 아래 이제 더 핑계를 대고 나 몰라라 할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부득불 그는 체면불구하고 대청으로 나가게 되었는데 이때 그가 결정을 내린 것은 장락방의 무리들과 고수들을 우르 르 사씨 성을 가진 사람에게 덤벼들도록 하되 누가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쌍방에서 모두 다 상처를 입거나 동 귀어진(同歸於盡)을 하게 되면 가장 자기가 이곳에서 빠져나가 기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한데 그가 대청으로 나가게 되었을 때에 그를 발견한 사연객은 그만 깜짝 놀라서는 부르짖었다.
[개잡종! 원래 너였구나.] 석중옥은 패해석이 한가닥 숨만 붙어서는 맥없이 땅바닥에 쓰 러져 있었고 앞섭자락이 모두 선혈로 물들어 있는 것을 보고는 간이 부들부들 떨린 나머지 모두들 일제히 덤벼들어서 사생결단 을 내라는 말을 감히 내뱉지 못하고 전전긍긍해서 겨우 한마디 를 했다.
[알고 보니 사 선생이었군요.] 사연객은 냉소를 띠었다.
[매우 좋다.
매우 좋아! 네 녀석이 장락방의 방주가 되었으리 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일을 떠올려 볼 때 그만 자기도 모르게 온 몸이 식어오는 것을 금할 수가 없었다. '야단났구나 야단났어! 패 의원이라는 이 도적이 원래 이토록 심계(心計)에 뛰어나구나! 내가 과거 무겁게 서약을 했는데 그 것은 현철령을 받은 사람이 어떠한 명령이든 그리고 또 어떠한 일이든 간에 요구하는 바를 반드시 처리해 주어야 한다는 일은 뭇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일이다.
그는 내가 이미 개잡종의 손 에서 현철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는 마천애로 올라와서 그를 데리고가 꼭두각시의 방주로 삼았는데 그 의도는 나로 하여금 장락방의 호령을 듣도록 하자는데 지나지 않을 것이다.
사연객 아, 사연객아, 너는 한때는 총명해도 한때는 멍청했구나! 오늘 은 그만 스스로 그물에 뛰어드는 꼴이 되어 이후부터는 남이 칼 과 도마라면 나는 물고기나 고깃덩어리 신세에 불과한 것이며 다시 제대로 행세할 날이 없겠구나.' 사람이란 어떤 한 가지의 사실에 연연하게 되었을 때에는 어떠 한 상황에 놓인다 하더라도 자기도 모르게시리 자꾸만 자기가 연연해 하는 일과 연관시키기 마련이었다.
탈주범이 탈옥을 하게 되었을 때는 천하의 공차(公差)들이 모 두다 자기를 잡으려 하는 줄 알고, 흉한 사람이 죄를 짓게 되었 을 때에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의심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 나, 청춘 남녀가 서로 사랑을 하게 되었을 때 상대방의 한마디 나 조그만 행동에 모두 다 자기를 위해 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하 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아무리 총명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라 도 그와 같은 경향을 면하기가 어려운 것이었다.
사연객은 그저 항상 염두에 두고 잊지 못하는 것은 현철령을 두고 한 맹세를 끝내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따라서 이때의 그 의 심정도 바로 그와 같은 상태에 놓여 있었으므로 생각하면 생 각할수록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고 패해석이 이미 무서운 기관 장치를 매복해 두고 있으리라고 짐작을 하고서 두 눈을 들어 똑 바로 석중옥을 바라보며 자기가 해야할 어려운 일을 그가 말해 주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만약에 저 녀석이 나보고 두 손을 스스로 잘라 이후부터는 죽 지도 살지도 못하는 폐인으로 만들고자 할 때는 어떻게 하면 좋 을까?' 그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자 그의 두 손은 자기도 모르게 미미 하게 떨려왔다.
그가 만약에 즉시 몸을 돌려서는 장락방의 총타에서 도망쳐 나 가게 되고 다시는 개잡종의 얼굴을 대하지 않는다면 물론 그와 같은 어려운 문제를 피할 수가 있을 것이지만 그렇게 되었을 적 에 강호에서는 다시 그와 같은 인물이 존재할 수 없게 되는 일 은 조그만 일이라고 하더라도 옛날 자기가 해 놓은 악독한 맹세 가 훗날 맞아떨어지게 되었을 때는 스스로 두 손을 자르는 것보 다 더욱더 백 배나 참혹하게 되리라는 점을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데 석중옥 역시 마음속으로 여간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 는 지금 사연객의 안색이 이상야릇한 것을 보고 그가 자기에게 어떤 살수를 펼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서로 쳐다보고만 있었는데 잠시 동안이지 만 두 사람에게는 그 잠시 동안이 마치 며칠을 지낸 것처럼 초 조해지는 것이었다.
다시 한동안의 시간이 흐르게 되었을 때에 사연객은 끝내 날카 로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좋다.
너의 손에서 내가 현철령을 받아간 것이다.
내가 너를 위해서 무슨 일을 해야할 것인지 빨리 말해라! 이 사모는 한평 생 강호를 주름잡다시피 해온 만치 아무리 엄청나고도 어려운 일이라 하더라도 그야말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다.] 석중옥은 그와 같은 말을 듣자 그만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
그는 사연객이 현철령을 돌리게 된 일에 대해서 약간 들은 바 가 있었다.
따라서 그는 순간적으로 머리를 굴리게 되었을 때에 이미 사연 객이 사람을 잘못 알아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사연객 이 자기가 어떠한 어려운 문제든 내놓는다 하더라도 모두 애써 서 처리해 주겠다고 한 말은 그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뜻밖의 굴 러들어온 호박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연객의 무공의 고강한 정도를 두고 말할 때 어떠한 일도 해 낼 수 있으리라고 여겨지지만 그에게 어떤 일을 시켜야 좋을 것 인지 잘 몰라 잠시 생각에 잠겨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사연객은 그의 얼굴에 놀람과 기쁜 빛이 떠오르는가 하면 다시 또 두려워하는 빛이 서려 있는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
[이 사모는 강호에서 무릇 나의 현철령을 얻은 사람에 대해서 는 결코 그 몸에 손가락 하나 대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가 있는 데 너는 무엇 두려워하느냐? 개잡종, 네가 아직 죽지 않은 것을 보니 정말 명줄기가 끈질기구나.
너의 그 염염공(炎炎功)은 어 느 정도로 연마했느냐?] 그와 같은 질문을 던지기는 했으나 개잡종이라는 녀석이 틀림 없이 어려움을 두려워하고 게으름을 피워서 나중에는 무공을 연 마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되었다.
그렇지 않을 때 체내의 음기 와 양기 두 기운이 서로 교차하면서 오장육부를 공격할 터인데 어떻게 오늘까지 살아있을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 그가 본 관점 이었다.
석중옥은 그가 자기를 개잡종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그저 나 오는대로 욕지거리를 한 모양이라고 생각했고 또한 염염공이 어 떤 것인지도 알 수가 없었으므로 왈가왈부하지 않고 그저 빙긋 이 웃으면서 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 멍청이가 능소성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면 진상을 토로하게 될 것이고 백자재와 백만검 그리고 봉만리 등 여러 사람들이 어 찌 가만히 있으려고 하겠는가? 틀림없이 나에게 찾아와 시비를 걸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나는 한평생 강호에서 좀처럼 발 디 딜 곳을 찾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천만다행히도 이와 같 은 좋은 기회를 맞게 되었으니 그로 하여금 이번 일을 해결짓도 록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설산파의 실력은 장락방과는 막상 막하인데 이 사연객이 홀몸으로 장락방을 뒤엎어 놓을 정도이면 십중팔구 한 쌍의 맨손으로 설산파 역시 만겁(萬劫)으로 떨어져 서는 다시 회복할수 없는 처지에 빠지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에 그는 즉시 입을 열고 말했다.
[사 선생께서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 정신에는 실로 존경스럽고 감탄해마지 않는 바입니다.
불초가 사 선생에 게 처리해 달라는 이번 일이 속인들의 귀에 들어가게 된다면 약 간은 놀라운 일이 되겠지만 사 선생의 천하에서 다시 찾아볼 수 없는 무공을 두고 볼 때 그것은 그야말로 누워서 떡 먹기죠.] 사연객은 그의 그 말을 듣고서는 석중옥이 자기를 망치게 하는 일을 명령할 것 같지는 않다고 느끼고 크게 기뻐서는 재빨리 물 었다.
[너는 나보고 무슨 일을 처리하라는 것이냐?] 그러면서도 그는 한쪽 구석에 약간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다.
따라서 그는 그와 같은 불안한 상태에서 석중옥의 말솜 씨가 의젓해지고 세련되어 개잡종과는 크게 다른 것을 미처 주 의하지 못하고 있었다.
석중옥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불초 당돌하나 사 선생에게 청하는 바인데 능소성으로 가시어 서 설산파의 사람들을 모조리 죽여 주십시오.] 사연객은 섬칫해졌다.
설산파는 무림의 명문대파이고 위덕 선 생 백자재로 말하면 명성이 자자하여 좀처럼 건드릴 수 없는 대 단한 고수인데 그 일파를 모조리 주살한다는 것은 정말 수월한 노릇이 아니었다.
그러나 상대방쪽에서 이와 같은 문제를 제의하고 나선 이상에 야 분명히 잡고 늘어질 것이며 또한 이미 손에 잡히게 된 이상 온종일 불안하게 여기며 이런저런 의심을 할 필요가 없어지게 될 뿐만 아니라 설산파를 일단 제거해 놓고 보면 그때분턴 그는 아무런 근심걱정도 없어질 뿐만 아니라 한평생 자유롭게 아무런 구속도 받지 않고 살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즉시 대답을 했다.
[좋아! 내 이대로 그곳으로 달려가도록 하지.] 그리고 나서 그는 몸을 돌려서는 그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석중옥은 그를 불러세웠다.
[사 선생, 잠깐만!] 사연객은 몸을 돌리고 물었다.
[왜 그러느냐?] 그는 개잡종이 자기보고 설산파를 주살하도록 요구한 것은 순 전히 패해석 등의 생각이라고 지레짐작을 하고 있었으며 설산파 와 장락방이 도대체 어떤 원한이 있는지 잘 몰랐지만 그러한 원 한이 있기 때문에 자기 손을 빌려서 상대방을 주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판단을 했다.
왜냐하면 패해석 등이 또 어떤 간계를 써올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석중옥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 선생, 제가 사 선생과 같이 가지요.
저는 친히 사 선생이 이번 일을 완성시키는 것을 보렵니다.] 그는 사연객이 설산파를 주살하겠다는 응낙을 하게 되자 이번 일이야말로 일거양득으로 바로 자기가 장락방에서 벗어날 수 있 는 좋은 기회라는 것을 대뜸 깨닫게 된 것이었다.
사연객은 과거 맹세를 한 바 있는데 현철령을 받게 되었을 때 에 다만 그 한 사람을 위해 한 가지 일을 처리한다고 했으나 석 중옥이 그와 동행을 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번 일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거절하기가 거북한 노릇이라 응낙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좋다.
나와 함께 가도록 하자꾸나.] 장락방의 사람들은 크게 초조해졌다.
패해석을 바라보며 그에 게서 어떤 지시를 기대했다.
그런데 석중옥은 이때 낭랑히 외치는 것이 아닌가.
[본좌는 이미 협객도의 초청에 응하기로 약속을 한 바가 있으 니 아무리 큰 책임이라 하더라도 내 혼자서 짊어지게 될 것이 오.
그리고 그때 가서는 여러 형제들로 하여금 난처한 경우에 빠지도록하지 않을 것이니 여러분들은 아무쪼록 안심을 하시구 려.] 패해석은 중상을 입은 이때에 사연객이 석 방주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또 어찌됐든 간에 저지할 힘도 없고 해서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맥없이 당부의 말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방……방주, 가시는……길에서……몸 보중하시기를 바라며 속 하……가……전송하지 못함을……어흠 어흠……용서하시오.] 석중옥은 그에게 두 손을 맞잡아 보이고는 즉시 사연객을 따라 총타를 나섰다.
사연객은 냉소를 띄우고 그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개잡종! 너 이 멍청이 같은 녀석! 너는 패 의원의 지시를 받 고서 나보고 설산파를 주살하라고 한 모양인데 설산파와 너는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이냐? 너는 패 의원 그들이 정말 로 너를 방주로 삼고자 하는 줄 아느냐? 다만 너를 자기들 대신 협객도로 보내서 죽도록 하자는 것 뿐이다.
네 녀석은 멍청하게 시리 그와 갈이 한 떼의 간악하고도 교활한 도적들과 의리를 지 키고자 하다니 그야말로 정말로 멍청한 일을 한 것이다.
너는 어째서 나보고 너에게 크게 유리한 일을 하라고 하지 않았느 냐?] 그러다가 그는 갑자기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천만다행히도 그는 나보고 장락방의 방주를 대신해서 협객도 로 가서 죽으라고 하는 지시는 내리지 않았구나.] 그는 무공이 고강했지만 협객도에 대해서는 어찌됐든 간에 매 우 꺼리는 바였다.
따라서 그는 이와 같은 생각에 자기도 모르 게 속으로 웃으며 한마디 했다.
[빌어먹을! 어찌됐든 간에 이 늙은이의 운수가 좋았다.
개잡 종, 네가 만약에 한푼이라도 더 총명했다면 이 늙은이는 그야말 로 재수 옴 붙게 되었을 것이다.] 이때 석중옥이 이미 명령을 내려놓은 이상 사연객으로서는 그 에게 대해서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손을 써서 그를 때리거나 죽이는 일 이외에 말로서는 얼마든지 방자하게 굴 수 가 있으며 거친 언사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녀석이 다시 자기에게 두 번째의 일을 처리하도록 부탁한다 하더라도 그때는 그야말로 어림없다고 고개를 가로저었을 것이다.
이때 석중옥은 사연객의 웃고 하는 말이었지만 가시가 돋혀 있 는지라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것 참 정말 죄송하게 되었군요.] 그러나 그는 속으로 혀를 찼다. '제미랄! 어찌됐든 간에 이 나으리는 운이 좋았지.
당신은 사 람을 잘못 알았다.
개잡종이 만약 삼 푼이라도 좀 더 총명했다 면 이 나으리께서 그야말로 크게 재수 옴 붙을 뻔했단 말이다.' 정당은 석중옥이 사연객을 방패막이로 삼고 있었지만 백자재에 대해서는 역시 매우 두려워했기 때문에 능소성으로 오르자마자 즉시 암습을 건의하게 되었다.
사연객이 그와 같은 제안을 들어보자 꼭 자기 마음에도 맞는지 라 즉시 세 사람은 몰래 능소성으로 숨어 들어가게 되었다.
석중옥은 이 능소성에서 다년간 살아왔기 때문에 각처의 길이 나 여러 곳에 있는 문들에 대해서 매우 익숙했다.
거기다가 능소성 안에는 최근에 또 커다란 변고를 당해 여러 곳에 지켜야할 사람을 세워놓고 있지를 못해 세 사람은 조금도 힘들이지 않고 능소성 안으로 들어설 수가 있었다.
사연객은 능소성 안으로 들어서는 즉시 손을 써서 네 명의 설 산파 삼대 제자를 죽이고 중문(中門)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 때에 그는 여러 사람들이 다투어 의논하는 것을 들을 수가 있었 다.
어떤 사람들은 성을 가라앉히지 못해서 씩씩거렸고 어떤 사람 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도망칠 생각부터 하고 있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어떻게 일이 진전되는 지 두고본 이후에 다시 계획을 세울 심산인 것 같았다.
사연객과 석중옥은 즉시 능소성에 커다란 액겁이 닥쳐들었는데 그 액겁이 바로 카다란 내분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따라서 그들은 속으로 하늘이 자기네들에게 훌륭한 기회를 주 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곧이어 석청 부부가 갇혀 있는 것을 수소문하게 되어 먼저 석청 부부를 구하게 되었다.
석중옥은 비록 사람이 차갑고 경박하여 행실도 좋지 못하지만 부모에 대한 정은 그런대로 아직도 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사연 객에게 부탁을 하지 않고 곧장 그를 이끌어서는 능소성 안의 죄 인들을 가두어 두는 곳으로 유도해 갔던 것이었다.
따라서 사연 객이 손을 써서 몇 사람을 죽이게 되었고 끝내 석청과 민유 두 사람을 구출해서는 대청에 이르게 되었다.
이때 사 노파와 백만검 그리고 석파천 등은 정히 석옥에서 백 자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연객의 뜻에 따르면 만나는 족족 죽여 없애서 설산파의 사람 들을 깨끗이 몰살시키겠다고 나섰으나 석청과 민유가 극력을 다 해서 말렸다.
더군다나 석청은 더욱더 말로써 상대방의 화를 돋우었다.
[영웅호걸이라면 응당 먼저 설산파의 장문인인 위덕 선생과 자 웅을 겨뤄야 할 것이오.
지금 그 장본인이 이곳에 없는데 마구 잡이로 그의 후배나 제자들을 모조리 죽인다면 나중에 강호에서 좋지못한 평판을 크게 야기시켜서는 마천거사가 어른이 되어서 는 어린 사람들을 억압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외 다.
💬 한 줄 댓글 0
비회원 · 이 글에 하루 1개만 등록 가능
HTML/스크립트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댓글은 최대 120자이며 페이지를 이동하지 않고 바로 등록됩니다.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

Copyright © webstoryboard.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