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소봉 등의 소녀들도 떠나간 다음에 백 자안은 울상이 되어 있는 중 등의 얼굴을 뒤로 한채 반점을 나왔다. * * * 정말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백자안이 보다 순하게 보엿기 때문일 것이고 또한 그가 백면서생처럼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 해사방의 흑의사내가 뜻밖에도 무림사보의 하나인 천년삼왕을 백자안의 품속에 넣어주고 죽어버릴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아마 그자는 나중에 다시 찾으러 오려고 했었겠지만 이제는 도저히 그럴수가 없게 되었다. 게다가. 거의 완벽하게도 백자안의 품속에 그 천년삼왕이 있다는 사실을 아 는 사람은 없어지게 되었다. 그 태행삼효나 산서쾌도문의 진대협이라는 사람들이 살아있다면 모 르지만, '예로부터 보물은 덕이 있는 사람에게 주어진다고 했던가? 하지만 나는 그것을 전혀 바라지도 않았는데 어게 되었구나...!' 그로써 무림삼보 가운데에서 하나는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셈이었다. 백자안은 반점을 벗어나 의식적으로 가만히 품속을 어루만져 보았 다. 사실 그는 그 흑의사내가 그의 품속에 넣우줄 때부터 그것이 바로 무림삼보의 하나인 천년삼왕이라는 것을 알았었다. '이걸 어디에 쓸까?' 그런 흐뭇한 고민을 하는 동안에 그의 발길은 어느새 정해져 있는 장소를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그곳은 바로 그가 십년 동안이나 떠나 있었던 그의 외갖집이었다. 외갓집은 곧 그의 집이기도 했다. 그는 외갓집에서 태어나고 십오세까지 줄곧 거기에서 자라났었기 때문이었다. 제2장 귀가 비록 세월은 흘렀어도 옛날의 그 골목길의 모습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장원의 모습은 이미 모든 것들이 많은 변화를 이루 고 있었다. 대문을 두드리고 나서 한찬만에야 나타난 사람은 바로 아 직도 곱추노인의 형상을 하고 있는 장노인이었다.비록 머리카락은 다 소 허옇게 변했을 지라도 장원 배부의 변화에 비해 그의 모습은 그다 지 변하지 않았다.하지만, 그 장노인은 미처 십년 동안이나 성장한 백 자안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간 잘 지냈쏘, 장노인?' 백자안이 반가운 어조로 물었지만 그 장노인은 처음에는 등불로 그 의 얼굴을 비춰보기만 할 뿐, 멍청한 표정이었다. 그러다가, 이으고 그 말의 의미를 깨달았는지 다소 놀란 표정으로 한마디를 했다. '아니, 그럼.....그럼 소주인님이시라는 말씀입니까?' 백자안은 도리어 웃음이 앞서 나왔다. '그렇게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겠다는 말이오?' 장노인은 송구스런 표정이 되어 고개를 조아렸다. '죄소합니다요. 소인의 눈이 점점 더 나빠지는 모양이군요. 사실 소 주인님께서는 그간 너무도 많이 변하셨습니다요. 더욱 의젓해 지시 고....' 백자안은 다시 물었다. ;하지만 나의 모습 가운데에서는 아직 변화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것 이 아니오?' 장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그렇습니다요. 지금 소주인님의 모습은 과거의 두 분 내외의 모습을 합쳐놓은 것과 같군요. 그리고 그 선량하신 눈매도 여전하시고 요.' 이 장원의 내부는 다시 보아도 정말로 많은 변화를 이루고 있엇다. 거기에서 우선 느껴지는 것은 지나치게 ㅆㄹ쓸하고 썰렁해 보인다는 것이었다. 과거 그가 이곳에서 살았을 때에는 이곳은 그렇게 썰렁하지 도 않았꼬 온아하고 따뜻한 기온이 거대한 장원 구석구석에 맴돌고 있 었다. 정말로 산천은 의구하되 그 곳의 사람의 자취는 찾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일까?백자안은 천천히 내부를 둘러보면서 마음속에 우울한 심 정을 느꼈다. 하지만, 눈앞의 이 장농인은 아직도 자신의 신분을 확신 할 수 없는 듯이 다소 경계하는 듯한 태도를 풀지 않고 있었다.백자안 은 그에게 가장 확실한 것을 보여주어 안심시키는 도리밖에 없다고 생 각했다. 백자안은 빠르게 웃통을 벗고 등뒤를 장노인에게 보여주었다. '자 한 번 보시오' 장노인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등불을 들어올려 자세히 그 의 등을 관찰했다. 백자안의 등뒤에는 선명하게도 금빛ㅇ의 점들이 일 곱 개가 북두칠성 모양으로 찍혀 있엇다.장노인은 그세저야 눈물을 주 르르 흘렷다. '맞습니다요. 수주인님께서는 원래 태어나면서부터 북두칠성의 황금 정을 가지고 계셨었지요. 모습은 조금 변하셨어도 그 점만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군요.' 백자안은 다시 옷을 입으며 말했다. '과거의 장노인은 나에게 등을 밀어주지 않았소. 그 때는 사실 장노 인이 우리 장원에 들어온 지 얼마 ㄷ 않았었지만.....' 장노인은 과거를 회상하듯 고개를 쳐들며 대답했다. '그랬었죠. 당시 주인나리께서는 소주인님의 그 황금정이 매우 특별 한 것이라며 반드시 소주인님은 큰 인물이 되실 것이라고 했었지요... 소인은 그 이후 이렇게 오랫동안 살아있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햇었습니 다요....' 백자안은 품속에서 다시 하나의 물건을 꺼내 장노인에게 보여주었 다.그것은 바로 아까 그 황의소년에게 소매치기를 당하여 내보이고 말 았던 두 개의 환 가운데 구리로 만들어진 동환이었다. 장노인은 그것 을 받아들어 안쪽을 유심히 살피더니 여전히 울먹이는 어조로 말을 받 았다. '아, 이것은 바로 안방마님께서 소주인님이 떠나실 때 손목에 채워 주시던 그 팔찌로군요. 당시만 해도 안방마님께서는 그리도 아름다우 셨죠.' 그 동환은 겉에는아무런 문양도 없었지만 안쪽으로는 다음과 같은 깨알같은 글씨가 수려한 필체로 음각되어 있었다. 사랑하는 한매에게, 구리의 표면에 그렇게 작고 정교한 글씨를 샛길 수 있다고 하는 것 은 결코 쉬운 노릇이 아니었다. 겉으로는 쓸모없는 범상한 물건 같았 지만 그 글씨로 인해 그것은 갑자기 범상치 않은 물건으로 둔갑하는 것 같았다. '소인 장가가 소주인님, 아니 이제는 주인님이 되시겠군요. 주인님 께 인사 올립니다.' 동환을 돌려주고 나서 장노인은 그제서야 바닥에 부복하며 정식으 로 인사를 올렸다. 백자안은 그 인사를 받으며 다소 뭐워진 음성으로 말햇다. '내 직접 보지는 못해찌만 일찍이 소문을 듣고 있었네. 그 두 분의 묘소는 어디에 있는가?' 장가는 엎드린 채 다시 한 번 눈물을 주르르 흘린 다음에 곧장 등 불을 들고 일어서 앞장을 섰다. '소인을 따라 오십시오.' 거대한 장원은 대부분이 불이 꺼져 있었고 대문이 있는 바깥채보다 는 다소 정리되어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쓸쓸한 느낌은 남았다. 하지 만, 백자안은 정작 이 안채가 아직도 이렇게 비교적 정리되고 있는 사 실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기울어 가는 가문의 운세를 안간 힘을 다해 다시 윤기를 되살리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 었다. 그들은 누구일까? 거대한 장원은 너무도 조용하고 어두워서 마 치 하나의 거대한 무덤속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장노인은 백자안을 장 원의 후원으로 인도햇으며, 이윽고 한 곳에 도달하자 두 개의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무덤들이 눈에 들어왔다. -고문인공종의노야지묘 -고백부인지묘 이름이 긴 것은 대략 삼사년전의 것이고 그 옆의 이름이 짧은 것은 그보다 더욱 오래 되었다. 장노인이 부근에 등불을 걸고 무덤앞에 향 을 피우자 백자안은 이름이 긴 것부터 차례대로 예를 올리기 시작했 다. 이름이 긴 것은 그의 외조부의 묘소이고 이름이 짧은 것은 그의 모친의 무더이었다. 백자안이 예를 마치고 계속해서 모친의 무덤앞에 엎드려 잇자, 장노인이 등뒤에서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그날 소주인께서 주인마님의 손에 이끌려 떠나신 이후에 주인마님 께서는 다시는 돌아오시지 않으셨습니다. 이에 안방마님께서는 그만 깊은 병을 얻으셔서 이녀먼에 세상을 떠나시고 마셨지요. 노주인께서 는 소주이님을 기다리며 그 보다 오래 사셨는데, 그러나 역시 오년이 지나자 돌아가시고 마셨습니다.' -문인숙한 그것이 백부인이자 백자안의 모친의 본명이었다. 과거 문인종의는 한때 이름을 날리는 학자였으나 나중에 장사로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 가 되었다.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이름대신 문인노야라고 불럿는데, 그 문이노야에게는 한 명의 무남독녀 금지옥엽이 있엇고, 그 금지옥엽은 어느 날 성장하자 그 시대의 한 뛰어난 ㅈ은이를 만나서 사랑을 느끼 게 되고 함께 혼인하게 되었다. -백검민 아직도 천하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 사람은 그야말로 강 호의 숨은 신룡이라고 할 수 잇는 사람이었고, 또한 하아름다운 여인 의 태양이었다. 백검민과 문인숙한이 그렇게 만나서 혼인을 하게 되자 몬인노야는 그들을 자신의 장원에서 살게 하였고 또한 백검닌에게 모 든 재산을 물려주기로 하였다. 하지만 호사다말, 한창 행복한 생활속에 서 젖어 있던 문인숙한에게 어느 날 남편이 실종되었고 죽음을 당했을 거라는 소문이 전해지자, 문인숙한은 결국 오래 견디지 못하고 남편의 뒤를 따랐으며, 나중에 문인노야마저 돌아가자 이렇게 그 화려하던 가 세는 기울엇다. 사실 조금전에 백자안이 보여주었던 그 구리팔찌도 원 래는 백검민이 애정의 표시로 문인숙한에게 선물했던 것이었다. '노주인께서는 돌아가시면서 이 장원을 소주인님꼐 전해주시라는 유언을 소인에게 남기셨죠. 그래서 소인은 이제까지 이곳을 지켜온 것 입니다요....' 과거 백자안이 이곳을 떠났을 때는 항상 이곳은 화려하던 시절이었 다. 그러나, 이제 돌아와 보니 넓ㅅ은 장원에는 쓸쓸함만이 가득해서 그야말로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백자안은 묵묵히 듣고 있 다가 고개를 돌리고 다시 물었다. '이곳에 장노인 말고 더 남아있는 사람은 없소?' 그때였다. 장노인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뒤쪽에서 백색의 그림자 들이 어른거리더니 갑자기 네 명의 소녀들이 나타나서 그를 향해 공손 히 절을 하는 것이었다. '소녀들 매난국죽이 삼가 소주인님을 뵈옵니다.' 백자안은 그들을 대하자 문득 우울했던 표정이 다소 밝아졌다. '바로 그대들이엇군, 집안에 어쩐지 따뜻한 정성이 감돈다고 느꼇더 니....그래 너희들은 나를 쉽게 알아 보겠느냐?' -매난국죽. 그들은 사실 네 쌍둥이 자매로 지나날 문익숙한이 구해주어 길러준 시녀들이었다.당시 백자안이 집을 떠날 때 그녀들의 나이는 여덟살이 엇고 워낙에 모친의 귀여움을 받아서 자식들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 매난국죽 네 자매가 이제는 어엿한 묘령의 소녀들이 되어 백자안에게 인사를 올리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입니다. 소주인님. 저희들은 본래 소주인님께서 돌아오시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로 소주인님꼐서 이렇게 무사히 돌아 오시게 되어 기쁘기 한량이 없사옵니다.' 매난국죽 가운데 아매의 공손한 말이었다. 당시 매난국죽 네자매는 매우 총명하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대보다 더욱 아름답고 현 숙해진 것 같았다. 특히 백색의 소복을 하고 있는 그녀들의 모습은 한 순간 네 송이의 고결한 백련화들을 보고 잇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백자안은 몸을 일으키고 될돌려서 엎드려 잇는 네자매를 바라보며 다 시 말햇다. '이제 너희들도 나이가 들었으니 모두 시집을 가야겠구나.' 매난국죽은 그 말에 하나같이 안색을 붉혔으며 아매가 다시 대답햇 다. '저희들은 평생 소주인님을 모시고 살 작정입니다.' 백자안은 담담하게 웃었다. '너희들이 이제까지 장원을 지켜주고 또한 그런 말까지 해주니 정 말 그 성의만해도 고맙구나.' 아죽이 돌연 나지막히 흐느끼며 말했다. '만일 마님께서 소주인님이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하신 것을 안다면 지하에서도 행복해 하실 것이옵니다.' 백자안은 말했다. 하지만 나는 보다시피 이렇게 보잘 것 없이 되었구나. 너희들은 비 록 어머니의 은혜를 생각해서 나를 이렇게 대하고 있는 것이지만, 사 실은 나에 대해서 약간 실망을 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 않겠는냐?' 아난이 말햇다. '그렇지 않사옵니다. 오늘 소주인님을 뵈오니 정말로 생각했던 것보 다 더욱 훌륭하시옵니다. 저희들을 뿌리치지만 않으신다면 저희들은 신명을 다해 평생토록 모시겠어요.' 백자안은 다소 겸연쩍은 듯이 웃엇다. '이거 모처럼 그런 칭찬을 받고 보니 그야말로 내가 구름위에 떠 있는 것 같은걸?' 그때, 아국이 입을 열어 말했다. '아난, 소주인님께서 오랜 여행에서 피곤하실 텐데 그렇게 계속 말 을 시켜드린다면 어떡하겠니? 빨리 따뜻한 진지상이라도 올려 드려야 지.' 백자안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나는 이미 저녁을 먹고 오늘 길이니 지금 상을 차릴 필요는 엇다. 다만, 이렇게 우리가 무덤앞에 밤을 지샐수는 없는 노릇이니 자, 이제 그만 함께 안으로 들어가기로 하자.' 백자안이 무덤에 올리는 제사를 마치고 매난국죽 네자매를 대동하 고 안채로 가자, 안채의 커다란 건물은 이미 대낮처럼 등불이 훤하게 밝혀져 있엇다.그것은 물론 매난국죽 네자매의 솜씨인 것은 말할 나위 도 없었다. 과거 이곳에는 하인들이나 그밖의 일을 맡아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는데, 문인노야가 죽고 가세가 급격히 기울기 시작하자 하나 둘식 뿔뿔이 떠나버렸으며, 이제 이 거대한 장원에는 오직 장노인과 매난국죽 네자매만이 살고 잇는 상태가 되어 있엇다. 대청의 한족에는 여전히 돌아가신 두 분의 위패가 모셔져 있었는데, 백자안은 그 안으 로 들어가서 다시 한 번 소리내어 곡을 하고 나서 이윽고 다시 매난국 죽을 불렀다. '보아하니 앞으로는 가세를 다시 일으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니, 이 제부터는 그만 소복을 벗고 위패를 치우도록 해라.' '예, 주인미!' 매난국죽 네자매는 이제는 소주인님이라는 호칭 대신에 주인님이라 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백자안은 탁자앞에 앉아서 그녀들을 바라 보며 문득 다시 물엇다. '내가 기억하고 있기로, 너희들은 당시 나의 선친으로부터 무공을 전수받아 배우고 있던 것 같던데, 그래 지금 너희들의 무공은 어느 정 도 경지에 이르렀느냐?' 이 대청안에는 등불이 무수하게 밝혀져 있었고 밖에서 보기보다는 훤하게 얼굴을 바라볼 수가 있게 되어서 이내 그녀들의 세세한 표정까 지도 알 수가 있었다. 아매가 대답했다. '소녀들은 일찍이 두분 마님의 지극한 은총을 입은 바 있었고, 또한 지난 몇 년간은 별로 하는 일도 없어서 무공에 정진해 있어으나 사실 재능ㅇ이 없어서 그런지 아직 수준이 미약하옵니다.' 백자안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지 않다. 내가 보기에도 너희들은 각기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머지 않아서 좋을 성취를 이룰 수가 있을 것이다. 다만 너희들이 지금 하나의 관문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기예는 능숙해 졌으되 아직 내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침 나에게 좋은 것 이 있는데....' 백자안은 품속에서 예의 그 천년삼왕을 꺼내며 다시 말을 이었다. '하기는 그동안 장원을 돌보아준 너희들의 공에 대해 보답하고 싶 기도 하고, 이것을 내 똑같이 나누어서 너희들에게 주겠다. 이것은 ㅌ 별한 영초인데, 너희들이 만일 이것을 복용하고 즉시 운공한다면 가히 이십년의 공력은 얻을수가 있을 것이다. 매난국죽은 그게 무엇인지 몰라 그저 아무런 말도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백자안은 그 작은 보자기를 풀었다. 그 속의 한지마저 풀어내자 드디어 천년삼왕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정말 그 형상은 평범하지 않았 다. 대개 산삼이라고 하면 형상이 몹시 가늘고 긴 것이 특징인데, 그것 은 긴 뿌리도 있지만 몸체는 상당히 뚱뚱했고 또한 사람의 형상을 갖 추고 있는 데다가 진한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몸체위의 머리부분에는 푸른 잎이 달려 있었는데, 붉은 몸체를 가지고 있어서인지 더욱 잎이 푸르러 보였고, 게다가 그 푸른 잎들은 각기 영롱한 푸른 광채를 발산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국이 문득 조심스럽게 질문을 햇다. '주제넘은 질문이옵니다만, 혹시 그것은 소문에 들리던 천년삼왕이 라는 것이 아닙니까?' 자매들이 다같이 크게 놀라는 것을 보고 백자안은 미소하며 아국에 게 되물었다. '나는 마침 운좋게도 우연히 이것을 억데 되었지. 헌데 너는 그것을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 아국은 칭찬을 받게 되자 안색을 붉히면서 대답했다. '저희들은 비록 그간에 두문불출하고 있엇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세 상과 담을 쌓고 살아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근래에 무림삼보의 일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을만큼 유명한데, 어찌 소녀들이 그것을 모르겠 습니까?' 백자안은 미소하며 말햇다. '하지만 이것은 모든 위험이 제거된 것이니 너희들이 복용해도 좋 다.' 아매가 다시 말했다. '하지만 그 귀한 것을 어찌 저희들이 복용할 수가 있겠습니까?' 백자안은 말했다. '사실은 이것은 나에게는 필요가 없고, 또한 조금전에 밝혔듯이 너 희들에게 보답하다는 의미로 주려는 것이니라. 너희들은 나와 함께 살 겠다고 하면서도 이런 사소한 지시마저 어기려 한다면 어찌 앞뒤가 맞 다고 할 수가 있겠느냐?' 매난국죽 네자매는 아직도 감히 그것을 복용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그런 말을 듣고는 더 이상 항변할 수가 없었다. 백자안 은 그녀들이 머뭇거리는 것을 보고 기회를 놓칠새라 즉시 그것을 네 조각으로 나누어서 각자에게 권했다.사실 매난국죽 네자매는 사춘기가 되기 전에부터 백자안을 사모하기 시작했고 게다가 이미 오랫동안 그 만을 그리며 살아온 소녀들이었다. 그녀들은 그것이 백자안을 기쁘게 해들리는 일이라는 판단이 서자 즉시 각자가 그것을 복용하고,이내 대 청의 한쪽 바닥에 나란히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운공조식을 하기 시작 했다. 지금 그녀들이 운공하고 있는 내공심법은 바로 전날에 백검민이 전수해 주었던 용ㅇ화대수미선공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이른바 불문 의 무상신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만일 수련자가 심성이 맑고 지 나친 욕심을 품지 않는다면 능히 순서에 의거해서 무난히 상승의 경지 로 오를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처음에 네자매는 운공을 시작하자마자 각기 몸에서 안개와도 같은 기운을 토해내어 그 속에 휩싸익게 되었는 데, 이윽고 그것은 드디어 또다른 새로운 경지로 오르기 직전의 모습 이라고 할 수가 있엇다. 그녀들은 이미 그 내공의 수련을 밤낮없이 계 속햇와서 어떤 상황에서도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상태에까지 이르러 있 었다. 만일 사람이 십이정경과 기경팔맥을 하나로 포괄하는 대수천반 운을 수련하게 되면, 공력이 이갑자에 이르러 현관들을 타통해야 하는 관문에 도달하게 된다. 만일 그 관문을 통과하게 되면 그 사람의 무공 은 새로운 차원의 상승경지로 나아갈 수가 있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다면 결국 일류의 경지에 머물러야만 하게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 것은 절정고수의 경지에 오르게 하는 관문인 셈인데, 그것이 중요한 만큼 어려움도 따르는 것이어서 간혹 그것을 돌파하려다가 오히려 주 화입마를 당하고 마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분명히 말할 수 잇는 것은 그렇나 과정에서 잡념이 생기기는 것은 결코 좋지 않으며, 따라서 그 사람의 심성이 맑다는 것은 그의 무학이 상승경지로 오를 수 있게 하 는데 중요한 자질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네자매의 전 신에 그만큼 안개와 같은 기운이 짙어졌다는 것은 그녀들의 수련이 그 만큼 깊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안개와가 같은 기운은 짙어져 서 그녀들의 호흡에 따라서 가볍게 오르내리고 있었는데, 어느 한 순 간 그녀들의호흡이 정지되는 듯 하다가 퍽퍽퍽, 하고 단계적으로 꺼져 들 듯이, 그 안개와 같은 기운이 그녀들의 몸속으로 흡수되며 사라지 기 시작했다. 사실은 그것은 한동안 그녀들의 대주천반운이 극도로 팽 창되어 있다가 수십곳의 현관들이 일제히 터져나가며 진기의 흐름이 원활히 융화관통되는 증거였다. 본래 그러한 것은 혼자의 힘으로 쉽게 해낼수가 없는 것인데, 다행히도 이들 네자매는 선천적으로 훌륭한 신 체와 심섬을 가지고 있어서 능히 그것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실로 잠 깐 사이에 대청의 바닥에 일어나던 안개기운은 거의 사라지고 그녀들 의 모습이 거의 동시에 드러났다. 이들은 네쌍둥이여서 무공수련의 진 척까지 비슷한 모양이었다. 안개와도 같은 기운이 사라진 대신에 그녀 들의 얼굴과 피부에는 각기 밝고 부드러운 광채가 피어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들로 하여큼 더욱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기에 충분 한 것이었다. 이윽고, 잠시의 시간이 더 흐른 후에 네자매는 마치 약속 이라도 한 것처럼 일제히 운공조식에서 깨어나 눈을 떴다. 그 순간 그 녀들의 두눈에는 이제까지 번쩍이던 강렬한 안광이 사라지고 대신 한 줄기의 온화하고 맑은 기운이 은은하게 감돌고 있었다. 물론 그녀들의 호흡이 더욱 깊고 가늘어져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었다. '축하한다. 너희들은 이제 유실반허 자진귀박하여 명실공히 절정고 수의 대열에 들어서게 되었구나!' 백자안의 말을 듣자 매난국죽 네자매는 일제히 크게 기뻐하며 감사 하는 마음으로 대례를 올렸다. '이 모든 것은 주인님의 덕이옵니다!' 사실 매난국죽 네자매가 더욱 기뻐한 것은 다른 이유도 있엇다. 그 녀들은 비단 이 내공심법 이외에도 백검민에게서 여섯가지나 되는 실 용무학들을 전수받았는데, 비록 그간에 함께 수련을 하기는 했어도 주 화입마에 빠질까봐 감히 그것을 펼쳐보지도 못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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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젠 전신 의 기운이 하나로 융화관통되어 마치 수레바퀴처럼 뭉쳐지거나 뒤떨어 지는 일어 없이, 장에없이 자유로이 공력을 운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 문에 자연 그녀들은 기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