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에는 모든 소리 나 기관의 작동은 정지되어 버린 듯 했다.이 엄청난 변화에 대해서 입 을 딱 벌리고 잇는 네자매에게 백자안은 미소하여 말햇다. '자, 이제 모든 기관의 작동은 끝났으니 어서 안으로 들어가도록 하 자.' 그 새로 셩겨난 커다란 문은 어서 들어오라는 듯이 입을 딱 벌리고 잇엇으므로 네자매는 백자안을 따라 안으로 걸음을 옮기기 ㅅ가했다. 그 안쪽은 아래로 향하는 지하계단이엇다. 비록 다소 어두침침하기는 했지만 이와 같은 거대한 통로가 물속에 생겨날 수 있다는 자체가 신 기하기 짝이 없엇다. 백자안은 네자매의 의구심을 풀어주기라도 하듯 이 걸음을 옮기면서 다시 말했다. '장노인의 무공이 엄청나다는 것은 이제 너희들도 알겠지만, 그래서 지상에는 두지 못하고 수중의 지하에 이렇나 거대한 기관장치를 만들 어서 지하창고와 연결괴게 했던 것이다.' 문득 아죽이 생각나듯 물엇다. '그럼 나중에도 계속 보물은 이곳에 두면 안전하겟네요?' 백자안은 고개를 저엇다. '아니다 이 기관장치는 단 한 번 작동하고 나면 소용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이곳을 원래대로 은밀하게 해놓을 수가 없다.' 그때, 드디어 백자안은 네자매와 함께 지하 계단의 끝에 도달했다. 그앞에는 하나의 돌문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백자안이 옆으로 밀자 쉽 게 열렸다. 하지만, 다시 그 안에는 두어개의 돌문이 더 있었는데, 그 것은 아마도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 같았다. 좌로 혹은 우로, 그렇게 세 개의 석문을 모두 열고 나자 이윽고 그들의 눙앞에 하나의 작은 지하창고가 나타났다. 보고.그곳은 한마디로 그렇게 부르기에 족한 곳이었다. '아! 모두가 황금이로군요!' 그렇다. 이 작은 지하보고에는 수많은 장식장같은 것들이 겹겹이 자리를 메우고 잇엇는데 거기에 진열되어 있는 것은 모두가 백냥짜리 황금원보들이었던 것이었다. 천정에는 야명주와같은 보석이 빛을 발하 여 그 황금원보들을 비추고 있엇는데, 그야말로 이 작은 방은 전체가 황금색으로 가득차 있는 것 같았다. 일행이 들어온 곳과는 다른쪽에 역시 하나의 문이 있었는데, 보아하니 그 문은 완전히 폐쇄되어 버린 모야이었다. 네자매는 그야말로 평생 처음으로 엄청난 양의 황금을 대 하면서 반즘은 넋이 나간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밖으로 나가면 은자 열냥을 벌기 위해서 한달내내 뼈빠지게 일하는 사람들도 무수한 데, 이곳에는 그야말로 황금이 이렇게 많이 있다니 정말 믿기지 않을 일이었다. 백자안은 이윽고 그런 가운데에도 비교적 냉정하게 꼐산을 해낸 아죽을 바라보며 물었다. '모두 얼마나 되는가? 아죽은 대답했다. '백냥짜리 대원보가 꼭 일천개니, 황금만 따지자면 모두 십만냥입니 다.' 황금십만냥.이것은 실로 엄청난 금액이라고 아니할 수가 없었다. 물 론 이곳 북경성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부자들도 무 수하겠지만 , 그러나 일단 이렇게 많은 액수가 상속되었다는 것은 그 리 흔한 일은 아닌 것이었다. 아국이 그말을 듣고 탄식하듯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장노인이 그래봤자 전 재산의 십분지 일도 다 가져가지 못한 셈이 로군.' 아난이 듣고서 반박했다. '하지만 아마도 이십분지 일 정도는 되는 것 같은데, 그 정도도 실 은 너무 많이 가져간 거라구! 제5장 유서 그때, 문득 아매가 진열장의 황금금원보 밑에서 한 장의 양피지를 꺼내서 백자안에게 건데주며 말했다. '아 여깃에 서찰이 있었요.' 백자안이 받아들고 보니 그것은 정말로 외조부인 문인노야의 친필 서한이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잇었다. 안아, 네가 이 서찰을 보게 되기를 빈다. 장노인은 나의 재산에 눈 독을 들이고 있는 사람이고 또한 그의 능력이 무섭기 때문에 네게 아 주 어려운 문제를 내주게 되었다. 네가 만일 그 문제를 해결하고 기관 을 작동시켜서 이 서찰을 볼 수만 있다면 실로 대단한 능력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나는 본래 네가 어려서부터 몹시 총명하여.... 실로 그 서찰에는 친손자를 대한 듯한 애틋한 정이 절절히 넘쳐흐 르고 있었ㄷ. 문인노야는 자신이 생을 마감하는 싯점의 느낌과 백자안 의 모친의 이야기, 그리고 백자안의 장래에 대한 기대 등에 대해서 적고 있었는데, 그 끝은 다음과 같은 말로 채워놓고 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네게 남기는 이 돈은 그다지 많지는 않지만 네가 즐겁게 사용해 주기를 바란다. 안아, 너는 나의 외손자이지만 기실은 나의 친손자보다 더 한 사람인 것ㅇ. 부디 네가 항상 행복해 지기를 빈다. 그리고 매난국죽 네자매는 네가 끝까지 동생처럼 잘 보살펴 주 기를 바란다. 네 모친은 네가 떠난 뒤 그 아이들을 너를 보듯 사랑하 였다. 나로서는 네가 정말로 그 아이들을 처첩으로 맞이하기를 바라지 만, 그러나 네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면 좋은 사람에게 시지비들을 보내어...안아, 이제 아쉽지만 글을 맺어야할 것 같다. 문득 너의 조용 히 웃는 모습이 보고 싶구나. 참, 한가지 명심할 것은 너의 선친은 너 와 함게 떠난 이후에 실종되어 죽은 것으로 되어버렷다. 네 아비는 결 코 누구에게도 쉽게 당할 사람이 아닌데, 나중에 힘이 닿는다면 그 원 수를 찾아내어 응징해 주어라. 만일 네 아버지만 살아있어도 내가 이 렇게 서찰을 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편지의 글귀는 그 뒤로 좀 더 계속되었지만 내용은 그정도로 끝이 었다. 백자안은 서찰을 네자매에게도 읽을 수 있도록 해준 다음에 혼 자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네자매는 서찰을 읽다가 자신들에 관한 이 야기가 나오자 저마다 고개를 들어 백자안의 눈치를 살피며, 은근히 안색을 붉히는 표정들이엇다. 이제 문제는 두가지로 압축되엇다. 실종 된 선친에 관해 조사하는 일과 이많은 황금을 잘 관리하는 일이엇다. 선친에 관한 것은 아직 워낙 단서가 없기 때문에 차후로 미루기로 하 고, 백자안은 네자매에게 황금에 관한 것을 물었다. '자, 이제 이 황금들을 누가 관리하겠느냐?' 아매가 말했다. '그건 아죽이 적당할 거예요. 그녀는 계산이 밝은데다가 돈을 헛되 이 낭비하는 일이 없거든요.' 아국 역시 그 제안에 찬성하는 표정이었다. 다만 아난만이 못마땅 한지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아죽에게 용돈을 얻어써야 한다는 말이야? 아죽은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텐데....' 아국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네가 직접 주인님께 달라고 하면 되잖아.' 아난은 그제서야 얼굴을 폈다. '아, 그러면 되겠군. 우리 주인님은 마음이 좋으시니까.' 백자안은 그 애기를 듣고 있다가 미소하며 아죽에게 말했다. '그럼 아죽, 네가 우리 장원의 모든 재정을 관리하고 만일 무슨 일 이 있을 경우에는 나에게 알리도록 해라. 물론 사소한 것이라면 얼마 든지 네 임의대로 해도 좋다.' 아죽은 백자안으로부터 그와 같은 중대한 임무를 맡게 되자 매우 기쁜지 안색이 홍조로 물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냉정을 되찾고는 말했다. '주인님께서는 저를 믿고 큰일을 맡겨주시니 고맙지만, 그러나 한가 지 문제가 있어요. 만일 그 장노인이 다시 ㄴ타나거나 하면 어떻게 하 죠?' 백자안은 미소하며 대답했다. '이 황금원보는 아주 보기드문 귀한 것이다. ㅎ만 매번 이것을 들고 나거서 물건을 사올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 따라서 나는 지금이라도 당장 보관할 수 있는 만큼은 보관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성내의 신용 있는 금포에 가서 저축하여 놓을 것이 좋을 것 같구나. 만일 그런다면 누구에게 빼앗길 위험도 적어질 것이다.' 아죽은 그말에 만족한 듯 미소하며 고개를 조아렸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백자안은 다른 자매들에게도 말을 더했다. '금포에 알리고 그들이 와서 가져가는 것이라고 해도 일단은 이것 은 매우 어려운 일인, 너희 세 명이 같이 도와주지 않겠느냐? 이런 일 에는 더러 힘을 보여 주어야 말썽의 소지도 적어지는 법어니까.' '알겠습니다. 주인님.' 세명의 자매는 입가에 미소를 뛰운채 거의 동시에 허리를 굽히며 대답했다.' '나는 안에 들어가 있을 터이니, 만일 모든 재산이 간단하게 정리가 된다면 즉시와서 말해주도록 해라.' 말을 마치자, 백자안은 이윽고 먼저 밖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 했다. 백자안은 이어 안채의 대청에 도착한 후 오랜만에 서재에 들어가 독서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게 되었다. 일단은 그것으로 대충이나마 집 에 돌아와서의 일처리는 이루어진 셈이라고 할 수가 있기 때문에, 백 자안의 심정은 지금 약간 홀가분해진 상황이었다. 이곳 문인가는 본래 문인의 집아니었기 때문에 서재에 책자가 풍족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 고, 과거 문인노야는 다른 것은 몰라도 사람들에게 책이 많은 것에 대 한 자랑은 사양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곳 커다란 서재에는 유달리도 책자가 많았다. 백자안은 어린시절부터 그 많은 책자들돠 쉽게 친숙해 지며 지내 왔었는데, 이제 오랜만에 집에 돌아와 보니 그 넓은 서재가 몹시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비록 중요한 일이 있었을 때에는 그 일을 혀결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이제 이렇게 다소 한가해 지고 보니 왠 지 쓸쓸한 옛 추억의 그림자가 옷소매를 타고 스며드는 것은 어쩔 수 가 없었다. 백자안은 과거 한때는 서책을 좋아하여 미친 듯이 독서에 열중하기는 했었지만 그러나 이제는 사람이 달라진 모양이었다. 백자 안은 그저 건성으로 책장을 넘기다 말고 문득 일어서서 창가로 다가가 더니 한동안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만 빠져들었다. 그가 아직 나이 어 린 소년이었을 적에 이곳에서의 그의 생활은 정말로 평화로웠고 행복 했었다. 외할아버지는 항상 인품이 넉넉하시면서도 너그러웠고, 어머니 는 더없이 아름다우셨으며 자상했고 또한 아버지는 항상 정도를 걸으 시는 그 시대의 영웅이셨다. 이 넓은 장원에 식솔들도 많았기 때문에 조금도 심심하거나 지루하지 않았고 게다가 의식은 풍족했으며,모든 사람들의 사이에는 화합과 사랑의 감정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단지 한 가지 문제가 있엇떤 것은 자손이 귀하다는 것과, 그리고 부친이 항상 고향을 그리며 초조하고 허전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부친의 고 향은 발해라는 곳이었는데 그 곳에 무명문이라는 문파가 있다고 했고, 그래서 백자안은 지난 십년동안 그곳에 다녀왔었다. 하지만, 백자안이 막상 다시 집으로 돌아와 보니 옛날 사랑했던 사람들은 모두 다 사라 지고 장원안에는 쓸쓸한 기운만이 감돌고 있었다. 비록 이제까지 실감 이 나지는 안항ㅆ지만 이제는 정말로 혼자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것으 로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만일 백자안의 자제력이 그토록 충분하지 ㅇ낳았다면 그는 아마도 당장이라도 무덤앞에 달려가서 울고 싶어졌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백자안은 다만 약간 답답한 듯한 미소를 지어 보면서 신형을 돌려 서재의 문을 나서려고 했다. 그런데, 문득 그의 앞 에 서 있는 한 소녀가 있었다. 바로 아난이었다. '아니, 너는 아죽을 돕지 않고 왜 여기에 와 있느냐?' 아난은 잠시 평소답지 않게 멍하니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대답했 다. '그녀들은 저를 쫓아냈어요. 주인님의 식사를 차려드려야 하거든요.' 백자안은 미소했대. '구태여 그럴 필요는 없는데, 그래, 그녀들은 네가 없어도 된다고 그러든가?' 아난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들은 고집불통이예요. 저를 사정없이 마구 쫓아냈거든요. 사시 ㄹ저도 하고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백자안은 물었다. '글머 그대가 하고 싶은 일이란 뭐지? 혹시 나의 점심상을 찰려주 는 것이 아닌가?' 아난은 일순 까르르 웃었다. '맞아요. 그런데 주인님은 그것을 어떻게 알고 계셨죠?' '그거야 간단하 일이지. 지금 그대의 얼굴에 그런 것이 하고 싶다는 말이 적혀 있는걸?' 아난은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틀렸어요. 저는 그 일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이미 해버 린 걸요.' 백자안은 짐짓 눈을 크게 떴다. '아, 그래? 그렇다면 이거 한 번 아난의 정성이 담긴 점심식사를 맛 보도록 할까?' '호호호. 정중히 초대하겠어요. 어서 이리로 오세요!' 아난은 깔깔 발라하게 웃으며 앞장서서 백자안을 식탁으로 안내했 ㄷ. 식탁에는 정말로 이미 점심상이 이인분으로 찰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둘다 간단한 소면이었고 게다가 맛조 거의 형편없었다. 백자안 인 기꺼이 국수를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아난이 다시 물었다. '국수가 맛이 있나요?' '아주 맛이 있따. 아난의 정성이 들어가 있는데 어찌 맛이 없을 수 가 있겠느냐?' 아난은 기뻐하며 다시 물었다. '그럼 제것을 더 드릴까요?' (이크!) 백자안은 내심 질겁을 하며 여전히 웃는 낯으로 대답했다. '괜찮다. 나는 .... 왠지 지금은 배가 고프지 않구나.' 아난은 그에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저도 지금은 배가 고프지 않은데, 아마도 그것은 아까 그 황금을 보았기 때문일 거예요. 저는 황금같은 것을 보기만 하면 왠지 식욕이 줄어들거든요.' 백자안은 얼른 식사를 마치고 수저를 내려놓았다. '음, 그런가? 헌데 나는 차를 한 잔 마시고 싶구나.' 백자안은 이어 도무지 쓸쓸한 기분에 젖을 사이도 없이 시달리기 시작했다. 아난은 이후 차를 가져다준 다음에 다리를 주물러 준다 혹 은 등을 두들겨 준다 등의 일로 끊임없이 백자안을 시중들기 시작했는 데 그녀의 성격은 발랄한 반면에 여간 성미가 까다롭지 않아서 귀찮다 고 해서 드러내놓고 마다할 형편도 되지 못했다. 백자안은 이윽고 대 청에서 독서를 하면서 손을 씻긴다, 발 씻긴다 등의 온갖 고난을 다 당하다가, 이윽고 저년무렵에 아매 등이 일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서 야 비로서 몸과 마음이 편안해질 수가 있었다. 아매등은 이제부터는 장원전체를 잘 수리하고, 또한 집안에서 일할 식솔들도 불러들여야 한 다고 했지만, 백자안은 그런 것들은 모두 알아서 하라고 그녀들ㅇ게 다 맡겨버리고는 곧장 피곤하다고 침실의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 다. 그는 역시 약간 쓸쓸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을 때가 나았었을 것 같은 그런 표정이었다. 다음날 아침. 백자안이 잠에서 깨어나 세수를 마치고 대청으로나갓 을 때는 이미 매난국주이 다함께 모여서 앞으로의 일을 의노하고 있었 따. 인사가 끝난 다음에 아매가 의논한 결과를 백자안에게 말했다. '기왕에 새출발을 하는 것이라면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 해요. 따라서 먼저 이 장원 전체를 새로 고치고 정돈해야야 하겟는데, 그 계획과 비용일체는 주인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희들이 알아서 정 하도록 하겠어요. 그리고 사후에 보고하게 될 거예요.' 백자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 생각했다. 그렇게 하도록 해라. 나는 그런 일들을 생각하면 머 리가 지끈지끈 아프니까.' 아매는 다시 말했다. '그럼 이 일의 대체적인 책임자를 정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어요. 주 인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백자안은 손을 저으며 대꾸했다. '그것 역시 너희들이 정한 대로 하도록 해라.' 아매가 말했다. '저희들이 논의한 결과, 주인님을 모시는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고, 아무래도 그 적격자는 안국이라고 보았아요. 대신 아난은 저희와 주인 님과의 연락을 담당하고, 그리고 저와 아죽은 모든 사업을 알아서 처 리하기로 했어요.' 그러니까, 아죽은 재정담당이고 실질적인 모든 일들을 처리해 나가 는 책임은 아매가 진다는 것이었다. 오늘 아침에 그녀들은 특별히 그 취향에 걸맞는 청홍백흑의 색깔이 뚜렷한 비단장삼을 걸치고 있었다. 이제 보격적인 일을 맡고 나서 활력이 넘쳐서인지 그녀들의 얼굴에는 모두 신선함이 넘치고 있었다. 백자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좋은 생각이다.' 아매가 다시 말했다. '그럼 이미 결정된 사항을 말씀드리겠어요. 오늘부터 장원을 전부 새로 고치려면 시끄럽고 번거로울 것이므로 일단은 그 기간동안은 다 른 작은 장원을 빌려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어요. 하지만 실상 그렇게 작은 장원을 빌리는데도 최소한 이삼일의 여유는 있어야 할 것 이므로, 중님께서는 그동안은 객점과 같은 곳으로가서 유숙하도록 하 시는 것이 좋겠어요. ' 백자안은 그 말에는 약간 인상을 썼다. '아니 뭐라그? 내가 또 밖으로 가서 떠돌이의 생활을 해야 한다는 말이냐? 혹시, 이 넓은 장원의 한쪽에 작은 집을 지어놓고 살면 안될 까?' 아매는 고개를 저었다. '모든 일처러리를 저희들에게 일임하낟고 하셨으니. 일단은 저희들 의 지시를 따르셔야 할 거예요. 만일 주인님께서 이 장원에 계신다면 어떤 일이라도 마음놓고 할 수가 없을 거예요. 만일 주인님게서 성내 의 객점은 고급스럽고 또한 생활하기 편리할 것이니, 아국이 시중을 들어드린다면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을 거예요.' 백자안은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야 한다면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 헌데 아매, 너 혼자서 이 많은 일들을 다 처리할 수 있을까? 나는 시중드른 사람이 필요없으 니 모두 다 나서서 하는 것이 어때?' 아매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일이라는 것은 사람이 많다고해서 좋은 것은 아니예요. 직접 일을 하는 사람들은 사서 부리는 것이므로 위에서 관리하는 사람은 한두명 이면 충분하죠. 게다가 주인님과 연락해야할 사람도 필요하고, 어쨌든 저희들이 주인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다면 그것도 문제가 있는 거예 요.' 대강의 애기가 끝나자 아죽이 백자안에게 두 개의 봉투를 내밀었 다. 그것은 두 개 다 전표를 넣은 것인데, 부피가 작은 것은 금표 백냥 짜리 열장, 열냥짜리의 열장, 한냥짜리 열장 즉, 삼십장의 금표가 들어 있었고,부피가 보다 두꺼운 것은 열냥짜리 은표 스무장과 한냥자리 은 표 서른장이 들어 있었다. 황금전표는 모두 천백열냥이고 은표는 이백 삼십냥이었는데, 그것들은 모두가 새돈이어서 실상은 부피가 거의 나 가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은 백자안이 쓰기에 아주 편리하게 만든 것인 데, 준비한 사람의 정성이 담겨져 있는 것이었다. 두꺼운 봉투 은표 오 십장이 들어있는 것은 그리 대단한 액수는 아니지만, 금표 삼십장이 들어있는 얇은 봉투는 황금천냥도 더되는 것이므로 제법 상당한 액수 라고 할 수가 있다. 백자안은 미소하며 아죽에게 말했다. '네가 텅비어 있는 내 주머니의 사정을 알고 있는 모양이로구나. 하 지만 이것은 좀 액수가 많지 않을까?' 아죽은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전재산의 백분지 일에 불과하니 만일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맣지 않은 액수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객점에 가시면 주인님께 서는 그것으로 사용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백자안은 물었다. '아니 왜 아국에게 맡기지 않고? 아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가까운 사람들일수록 돈관리는 철저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 은 관꼐라 해도 절제하는 바가 없으면 그 사이는 문란해지고 맙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주인님이 아난이나 아국에게 함부로 용돈을 주시 지 않았으면 하고 바랍니다.' 옆에서 아난이 듣고 있다가 다소 못마땅한지 나직하게 코웃음을 쳤 다.실상 아죽의 말은 자신을 두고 하는 말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 었다. '하지만 경비가 다소 넉넉해야 활동하는 데도 즐거움이 따르게 되 는 것이 아닐가?' 아죽은 냉정한 표정으로대답했다. '활동비는 제가 필요한 만큼 지출할 것이니 그런 걱정은 하지 마십 시오. 주인님께서는 오직 아국과 함게 쓰는 비용만 지출하시면 됩니다. 이번에 주인님께서 상속받으신 십만냥의 황금은 결코 많은 액수는 아 닙니다. 과거 노주인께서 사업을 하실 때에는 최고 그것의 열배까지 재산을 늘리셨던 것입니다. 물론 앞으로 우리는 일단 장원을 손질한 이후에 그저 놀곡먹을 수는 없는 일이게 당연히 사업을 해야 합니다. 만일 주인님께서 다른 일을 하신다고해도 최소한 큰 재산이 있어야 사 람을 부릴수가 있고 힘을 쓸 수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 가지고 계신 십만냥의 황금으로는 거의 아무 일도 하실 수가 없을 것이고, 그것을 기본자금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지금 구태여 우선 장원부터 손질하는 것은 새출발을 위한 심기일전의계기로 삼고자 하는 것이므로, 이런 단 순히 소모적인 자금에 대해서는 결코 넉넉하게 지출할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주인님께서는 그 점 잘 유념해 주셨으면 합니다.' 백자안은 다소 고소해ㅆ. '지금 내가 품속에 집어넣은 돈가지 함부로 써서는 안된다는 말이 로군. 하하, 그건 그렇고....지금 만일 장노인이 돌아와서 협박을 한다면 그 돈으 ㄹ전부 지킬수가 있겠는가?' 아죽은 미소하며 말했다. '무스 이재의 근본은 우선 그 돈을 가장 확실하게 보관하는 일입니 다. 그런 다음에야 돈을 더 벌고 사용할 수가 있는 것이지요. 만일 누 구가의 협박 때문에 돈을 쉽게 날리게 된다면, 이재라는 말도 없을 것 입니다. 저는 이제 그가 와서 제아무리 협박을 한다고 해도 목숨을 지 키지 못할 지언정 돈은 한푼도 주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백자안은 미소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지, 결코 돈이 아니라는 것을 항상 명심하기 바라오.'
💬 한 줄 댓글
0
비회원 · 이 글에 하루 1개만 등록 가능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
🔗 비슷한 글
현재 6편 →
7편부터
7편
[무협] 하북팽가 - 백상 - 7편 (7/47)
아죽은 공손히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주인님.' 이윽고 모두 함께 아침식사를 마치고 백자안이 객점으로 떠단ㄹ 준 비를 하고 있을때의 일이었다. 아난은 그 성격대로 차를 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