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하북팽가 - 백상 - 11편 (11/47)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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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하북팽가 - 백상 - 11편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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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제 만족햇나요?' 청포노인은 즉시 포권을 하며 음험하게 대꾸했다. '알고보니 화산장문인의 여식이었구려.
노부는 물론 그 이름을 알게 외었으니 만족하오.' 악소봉은 그를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 '당신은 보아하니 우리 아버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모양이로군 요.
헌데 대체 그러는 당신의 이름은 뭐죠?' 청포노인은 가볍게 웃으며 대꾸했다. '노부의 이름은 그리 강호에 알려지지 않았소.
하지만 낭자가 원하 니 내 이름을 밝혀야 하겠지.
내 이름은 바로....' 악소봉 등은 그가 말을 길게 끄는 것을 보고 그의 대답을 듣기 위 해 눈을 크게 뜨고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청포노인은 말을 하다가 말고 느닷없이 신형이 한쪽으로 길게 늘어나는 듯 하더니 어느 새 창가로 가 있는 것이 아닌가? 악소봉등은 그제서야 그곳에서 백자 안 등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랍고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사 실 그녀는 조금전에 상대와 싸우느라 미처 그쪽을 살피지 못했던 것이 었따.
하지만 이제 그녀들이 그쪽을 향해 아는 척을 하기에는 이미 갑 자기 그쪽의 상황이 너무 심각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기실 청포노인이 일부러 웃으며너서 말을 길게 끈 것은 다분히 백자안 등을 의식하고 꾸민 수작임은 말할 나위가 없었다. '너는 왠 녀석이냐?' 아국은 청포노인이 그렇게 갑자기 다가와서 묻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서 다소 안색이 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백자안의 표정 은 여전히 덤덤했다.
그는 흉악한 기상을 하고 다가와 묻는 청포노인 에게 오히려 같은 방식으로 되물었다. '그러는 당신은 어떤 분이오?' 이때 저쪽에서 돌연 쿡쿡, 하는 소리가 가볍게 들려왔다.
악소봉등 은, 백면서생과가 같은 백자안이 여태까지 한쪽에서 싸움을 배짱좋게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만 해도 놀라운데, 게다가 그가 이어 간단하게 말대꾸까지 하는 것을 보게 되자, 그만 어이가 없으면서도 왠지 통쾌 해서 절로 웃음이 나왔던 것이었따.
하지만, 이때 정작 청포노인은 그 기이하게 태여한 기색을 하고 있는 백면서생을 보고도 도무지 웃을 기 분이 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우선, 옆에 앉아 있는 미모의 백의소 녀의 눈빛이 범상치 않은 기운을 갈무리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다가, 그 백의서생이 분명히 자신의 무공을 보았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기이 하게도 그허게 태연자약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게 되자, 그만 내심 매우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모양이었따.
청포노인은 눈살을 찌푸 리다가 백자안에게 다시 소리쳐 물었다. '나는 지금 장난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너는 어디에서 왔느냐?' 백자안은 여진히 덤덤한 어조로 같은 방식으로 대꾸했다. '나도 역시 장난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오.
당신은 어디에서온 누구 요?' '호호호...' 악소봉 등은 그 말을 듣자 그만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깅 히ㅏ게도 이 백면서생에 불과한 듯한 백자안에게는 묘하게 남을 즐겁 헤 하는 기질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당사자인 청포노인의 경우는 오히려 더욱 심각해진 것 같았다.
그는 비록 상대방이 정말로 장난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런 무덤덤한 대꾸를 거듭 하 당하고 나자 안색이 붉어졌다.
그는 화난 음성으로 다시 소리쳤다. '너는 지금 내가 하는 말을 계속해서 그대로 흉내내고 있따! 그래도 이것이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냐!' 백자안은 이에 다시 무덤덤한 어조로 대꾸했다. '당신은 조금전에 무례하게도 다짜고짜 다가와서 욕설을 퍼부으며 나의 성함을 물었소.
그런데도 네가 순순히 이름을 가르쳐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말이오?' 청포노인은 그제서야 이 백의서생이 비단 배짱이 두둑할 뿐만 아니 라 사리가 분명하여 필시 보통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잠시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는지 안색을 여러차례 변화시키다가 이윽고 포권을 하고는 음치하게 물었다. '실례지만 공자께서는 어디에서 온 누구시오?' 사람이 이렇게 쉽게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수양이 깊거 나 음흉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청포노인의 경우는 아마 도 후자ㅉ고에 더욱 관계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백자안의 태도는 여전히 처음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그는 즉시 대꾸했다. '나는 아직 당신의 명호를 듣지 못했는데, 무엇 때문에 굳이 내 이 름을 가르쳐 주겠소? 당신은 내 이름을 묻기 전에 먼저 당신 자신의 이름부터 밝히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소?' 청포노인은 사실 조금전에 기습적으로 이곳으로 달려왔을 때에는 그의 내심에 나름대로의 속셈이 있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것이 잘 풀려나가지 않게 되자 일순 그의 가슴에는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 거의 미칠 것 같았다.
그는 기분대로라면 가능한한 이 귀찮은 백의서생을 단숨에 힘으로 해치우고 사건을 빨리 처리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느꼈듯이 옆의 백의소녀는 무공이 범상치 않은 듯한 데다가, 오히려 그녀는 지금 백의서생에게 깍듯하게 대하고 있는 것 같지 않은가? 그 리 흔한 일은 아니지만, 정말로 이 백의서생의 무공이 나이를 초월하 여 백의소녀보다도 훨씬 높은 것이라면 그것은 이만저만한 낭패가 아 닌 것이었다.
청포노인이 내심 곤욕을 치르면서도 억지로 참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제10장 달마역근경.
청포노인은 빠르게 눈빛을 굴리다가 다시 말했다. '노부는 본 청화당의 단주직을 맡고 있는 장승운이라고 하외다.강호 의 친구들이 노부에게 귀수신편이라고 불러주고 있지요.' 아마도 이 장승운이라는 노인은 다시 한 번 굽혀보기로 작정한 모 양이었다.
하지만 이때 그의 두눈에서는 차가운 살광이 빛나기 시작하 고 있었다.
귀수신편 장승운.
청포노인이 그렇게 자신의 명호를 박ㄹ히 자, 옆에 있던 아국이 재빠르게 전음으로 백자안에게 자신의 아는 바 를 말해 주었다. '귀수신편 장승운은 청화당의 이곳 북쪽지역을 담당하는 북정단주 라던데, 아마도 그가 맞는 것 같아요.' 백자안이 한차례 그 노인을 주시하니 정말로 허리춤에 하나의 기다 란 채찍이 흡사 구렁이처럼 휘감겨 있는 것이 보였다.
백자안은 천천 히 고개를 끄덕였다. '귀수신편이라....별호가 그리 좋은 것은 못되는군.' 이에 장승운은 다시 음침한 표정으로백자안을 향해 물었다. '그래, 공자께서는 어디에서 오신 누구시오? 출신내력까지 말씀해 주실수가 있겠소이까?' 백자안은 그를 향해 물었다. '그게 그렇게도 중요하오?' '물론 중요하외다.
그렇기 때문에 노부가 먼저 이름을 말한 것이 아 니겠소이까!' 백자안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문득 이렇게 다시 말했다. '그렇다면 나는 이름을 말해줄 수가 없소.' '호호호...' 안쪽에서 다시 예의 그 까르르.
웃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장승운은 그야말로 느닷없는 백자안의 그와 같은 대답에 노화가 머리끝까지 치 밀어서 연기가 날 지경이었다.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앞의 탁자를 후려치며 소리쳐 물었다. '어째서 이름을 말할 수가 없다는 것인가?' 백자안은 장승운의 일수에 그쪽의 탁자가 느닷없이 박살이 나서 흩 어지는 것을 힐끗 바라보고는 그에게 다시 되물었다. '그럼 당신은 지금 나에게 이름을 말해줘야 할 어떤 의무라도 있다 는 말인가?' 장승운은 그만 책벌레처럼 꼬치꼬치 캐물어 오는 데 대해 진력이 나고 말았따.
그는 생각 같아서는 탁자를 부쉈던 조금전의 그 한수로 지나치게 태연자약해 보이는 백의서생의 얼굴을 후려갈겨 버리고 싶 은 마음이 굴뚝같았다.하지만 그는 기왕에 참았으니 조금만 더 참아 보기로 했다.
그는 소리치며 대꾸했다. '그걸 말이라고 하는가? 그래서 내가 이미 먼저 이름을 말해준 것 이 아닌가?' 백자안은 이에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착각이 심한 양반이로군!' 장승운은 그 말에 이번에는 정말로 분노하여 일신의 내공을 어깨위 에 모조리 끌어올렸다. '뭇, 뭇이라구!' 장승운은 자신이 어째서 먼저 손을 쓰지 않고 게속 말대꾸만 해주 고 있는지 스스로 의아스러울 지경이었다.
백자안은 그의 상의가 내공 에 의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것을 보면서도 시종일관 여전히 덤덤하 게 대꾸했다. '나는 아까 당신이 내게 이름을 물어보려면 먼저 당신의 명호를 밝 혀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순서라고 말했을 뿐인데, 내가 언제 당신이 명호를 밝히기만 하면 즉각 내가 이름을 말해주겠다고 약속 했다는 말 인가? 당신은 비록 순서에 따라 청한다고 해도 그 부탁을 들어주고 말 고는 당사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이치를 아직 모르고 있다는 말인 가?' 장승운은 비록 극도로 화가 나 있기는 하지만 아직 이성은 남아 있 어서 백자안의 말을 듣는 동안 안색이 여러차례 변했다.
그가 비록 흑 도의 절정고수이기는 해도 무터대놓고 공개석상에서 상대를 묵살하는 것은 곤란한 노릇이었다.
어이없게도 비로서 자신에게 어떤 헛점이 있 었다고 느껴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그는 이내 분노한 음성으로 다시 소리쳐 물었다. '하, 하지만 너는 내 명호를 듣기만 하면 이름을 말하겠따고 하지 않았느냐?' 백자안은 이에 약간 지겹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 아국에게 물었다. '허허, 너도 내 애기를 그렇게 들었느냐?' 아국은 지금가지 크게 긴장하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가 이내 차분 한 미소를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예요.
주인님께서는 그저 그의 명호를 듣지도 못한 상태인데도 어찌 이름을 말해주겠냐고 했을 뿐이지, 명호를 듣고 나면 곧장 이름 을 말해주겠다고 하신 것은 아니예요.
사실 그 말은 그가 명호를 말하 고 순서에 따른다면 한 번 재고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라고 할 수가 있 겠지요.' 백자안은 비로서 만족한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렇다.' 이어 백자안은 장승운을 향해 다시 물었다. '당신은 이제 나의 말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겠소?' 이때, 조금전에 아국의 맑고도 청아한 음성이 울려나가자 악소봉 등은 다소 미묘한 시선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그것은 기실, 아까 그다지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저 낙방서생에 불과한 듯 하던 초라한 몰골의 백자안이 느닷없이 신수가 훤해져서 여자 하나를 동반 하고 나타났다는 점에서, 이제야 한 번 그 이치를 곰곰히 생각해보는 눈치였다.
물론 장승운의 생각은 이와는 전혀 달랐다.
그는 이전에 백 자안 등을 만나본 적도 없었으니,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은 바로 현실 의 문제였다.
(주인님이라고....?그럼 저 계집이 이 녀석의 하녀에 불과 하다는 말인가?) 장승운은 비록 어느 정도의 예상을 하기는 했지만 막 상 그런 애기를 듣게 되자 마음속은 이내 혼란에 빠지고 말았따.
백의 소녀와 같은 비범한 소녀를 하녀로 부리는 정도라면 거의 백의서생의 능력이 대단한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장승운은 이미 강 호에서 오래 굴러먹은 생강처럼 맵고교활한 늙은이로서 그렇게 쉽게 자신의 감정에 좌우될 단순한 사람은 아니었다.
장승운은 잠시 빠르게 뇌리를 굴린 끝에 이윽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태도를 바꾸며 백자안에 게 말했다. '좋네, 내 그 점에 있어서는 나의 과오가 있었다고 인정해 두지.' 백자안은 한 번 더 장승운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받았다. '당신은 그래도 제법 솔직히 인정하는 구석은 있군 그래.
그런데도 아직 나에게 볼일이 남았다는 말이오?' 장승운은 아무래도 눈앞의 이 백의서생의 말재주가 교묘하여 언변 으로는 그를 도저히 이길 수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잠시 생각하 다가 말했다 '나는 아직 한 가지의 볼일이 남았네.' 백자안은 그의 얼굴을 주시하며 대꾸했다. '나는 당신과 함께 있기가 싫으니 할 말이 있으면 어서 하시오!' 장승운은 내심 다시 부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것을 지그시 눌러 참고 이어 말했다. '나는 자네가 어째서 계속 이곳에 앉아 있었는가 하는 것을 묻는 것이네.' 백자안은 여전히 거침없이 대꾸했다. '당신은 아직 그 이유를 모른다는 말이오! 나는 마침 이 곳에 식사 를 하러 왔다가 공교롭게도 싸움 구경을 하게 되어.....당신은 그래 아 직 불구경과 싸움구경이 매우 흥미있다는 것을 설마하니 모르고 있다 는 말이오?' 장승운은 매ㅁ부리코 위의 독사같은 두 눈을 번쩍이며 다시 물었 다. '하지만 이곳에는 유독 자네들만 있지 않은가?' 백자안은 귀찮다는 듯이 시선을 돌리며 대꾸했다,. '그거야 그들은 두려워서 피한 것이겠고, 우리는 당연히 두령루게 없으니 앉아서 구경을 해온 것이 아니겠소?' 장승운은 백자안이 슬그머니 자신을 외면하는 것을 보고 잠시 묵묵 히 생각에 잠겼다.백자안은 그것을 보고 이내 고개를 돌리며 다시 물 었다. '아니 당신은 질문도 끝났을 텐데 아직도 가지 않고 있다는 말이 오?' 미처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런 식의 말은 그야 말로 피를 말리는 듯한 느낌을 주게 마련이었다.
장승운은 급히 눈빛을 굴리다가 이윽고 생각을 정한 듯 눈빛을 음산하게 빛내며 다시 말했다. '내 마지막으로 자네에게 한가지의 부탁만 하지.
자네는....지금부터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영원히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겠다고 맹세해줄 수가 있나?' 백자안은 잠시 묵묵히 그의 얼굴을 주시하다가 되물었다. '내가 만약 그 부탁을 들어준다면 나에게는 어떤 이익이 있소?' 장승운은 약간 웃으며 대답했다. '그야 자네들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지.' 백자안은 덤덤한 표정으로 다시 말했다. '그렇다면 만일 내가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결코 무사히 돌 아가지 못한다는 말로 들리는군.
그렇지 않소?' 장승운은 약간 어색하게 웃으며 대꾸했다. '사실 그런 셈이네.' 백자안은 장승운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부탁이 아니라, 바로 협박이 아니겠소?' 장승운은 다소 음산하게 변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렇다고도 할 수가 있지.' '하하하하.....' 백자안은 문득 가벼운 대소를 터뜨리더니 장승운을 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사실 당신은 애초부터 이런 식으로 나ㅇ어야 했소.
그런 더러운 속 셈을 숨기고 교활하게 일을 꾸밀려니, 당연히 온갖 수모는 다 당하고 또한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하게 된 것이 아니겠쏘?' 장승운은 여전히 자리에 앉은채로 태연자약한 백자안을 바라보며 두눈에 강한 살기를 일으켰다. '자네는 정말로 나와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필승의 신념이 라도 가지고 있나?' 백자안은 여전히 태연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럼 당신은 내가 맥없이 이렇게 앉아서 다만 큰소니만을 치고 있 는 것으로 알았소?' 장승운은 이미 살심이 크게 동하여 우수를 허리춤의 채찍으로 가져 가며 한자한자 잘라서 말했다. '나는 모든 승부는 반드시 겨뤄봐야만 알 수 있다고 생각하네!' 백자안은 그를 향해 다시 물었다. '당신은 필시 내가 권하는 술은 마시지 않고, 오히려 벌주를 마시 고 있따고 생각하겠지?' 장승운은 허리춤에서 예의 그 기다란 채찍을 풀어 들면서 음산하게 대꾸했다. '물론이다.' 아마 평소라면 그는 이미 벌써부터 상대에게 덮쳐들어 공격을 감행 했었을 것이었다.
지금 그가 약간 망설이고 있는 것은 바로 아직 상대 방에 대한 파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장승운이 채찍을 풀어 들자, 돌연 백자안은 불쑥 일어나 그의 앞으로 다가가서 채찍을 집어 들며 말했다. '아, 여기서는 더 이상 피해를 줄수가 없으니, 당신은 채찍을 그만 두고 그저 맨손으로 나의 저 시종과 한 번 겨뤄보도록 하시오!' 장승운은 갑자기 채찍을 넘겨주고 나서 왠지 다소 멍청한 표정르 지어보였다.
백자안은 보란 듯이 그 채찍을 안쪽에 서있는 청포사내들 의 앞으로 던져 주었다.
청포사내들을 비롯한 사람들은 엉겁결에 그 채찍을 받아들이고는 한편을 약간 이상하게 생각했다.
본래 병기라는 것은 무인에게 있어서는 생명처럼 소중한 것이라고 했다.
장승운이 그 런 것을 잊고 있을 리가 없을텐데, 갑자기 그렇게 쉽게 자신의 병기를 내어주다니, 사람들은 문득 자신들이 잘못 보았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 만, 그것은 결코 잘못 본 것이 아니었고 분명한 사실이었다.
백자안이 무슨 기발하게 빠른 수법을 펼쳐서 병기를 빼앗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하나같이, 장승운이 어째서 갑자기 그렇게 쉽게 자신의 병장기 를 내주었을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어쨌든, 그들은 그 의문을 일 단 마음속에 묻어두고 이제부터 벌어지게 될 싸움을 관전하기 위해 그 쪽으로 시선을 모앗따.
백자안은 일단 그렇게 채찍을 던져버린 후에, 아직도 묵묵히 서 있는 장승운을 향해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 당신은 어째서 그렇게 계속 서있기만 하는 것이오? 혹시 그 새 마음이 변하기라도 한 것이오?' 순간, 왠일인지 장승운의 무릎 부위가 가늘게 떨리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게다가,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왠지 그의 음성도 다소 떨려 나 오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그, 그렇소이다.' 백자안은 그만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거 참, 싱거운 사람 다 보겠군.
언제는 한 번 싸우자더니...그래, 당 신은 그러고도 볼일이 남았다는 말이오? 당신이 나와 싸우지 않겠다면 이만 조용히 물러가야 하는 것이 아니오?' 장승운은 잠시 그 자리에 서서 생각을 굴리는 듯 하다가, 이윽고 묵묵히 신형을 돌려 밖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자 더욱 이상하게 생각했다.
어찌나 이상한지 그들은 마치 다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기분들이었다.
혈겸 조대호가 황급히 다가와 장승운의 앞을 막아섰다. '단주님, 왜....' 그런데, 장승운은 그저 가볍게 고개를 저을 뿐으로, 한마디의 대꾸 도 하지 않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버리는 것이었다.
조대호를 비롯한 청포사내들은 더욱 어리둥절하여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그 뒤를 따라 아래층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실내에는 다시 기이한 정 적이 찾아오게 되엇따.
엉겁결에 뒤에 남게 된 악소봉과 이민의는 마 침내 이 일을 백자안에게 따져봐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창쪽으로 고개를 돌론 그녀들은 일순 깜짝 놀라선 안색이 변하고 말았 따.
알고보니 어느새 백자안은 그의 시종과 함께 온데간데 없이 홀연 사라져 버린 것이 아닌가? '아, 이게 대체 어찌된 영문이지?' 악소봉과 이민의는 그리하여 서로를 쳐다보며 놀라 중얼거렸다.
아국은 기분이 은근히 좋았다.
그것은 백자안이 그 신비스런 능력 을 보여주었기 때문만이 아니라,지금쯤 놀란 토끼처럼 되어 가지고 어 리둥절해 하고 있을 그 두 명의 소녀를 상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그러한 우려가 거의 말끔히 씻겨져 버린 듯한 기분이었다.
(우 리 주인님께서는 워낙에 잘나신 분이니 그런 계집아이들 조차도 남몰 래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이 분명해!)아국은 아까 그 장승운이 계단으로 내려가고 있는 동안에 백자안의 지시에 따라 함께 창밖으로 신형을 날 려 그곳을 떠났고,지금은 먼저 은포에 들러서 금표를 상요하기 좋은 소액권의 은표들로 바꾼뒤에, 이윽고 둘이서 나란히 거리를 걸어가고 있는 것이었따.
벌써 하늘의 해가 서쪽으로 뉘엿뉘엿 기울어 가고 있 는 중이었다.
그들은 지금 대승객점으로부터 상당히 멀리 걸어왔지만 아국은 저혀 자신들이 지금 어디로 가는 지 따위의 일을 백자안에게 묻지 않았다.
다만 혼자서 무슨 상상을 하는 지 입가에 연신 가벼운 미소만을 담고 있을 뿐이었다.
백자안은 그런 그녀를 돌아보며 문득 미소와 함께 입을 여러 물었다. '아국, 너는 무슨 기분좋은 일이라도 생긴 모양이로구나?' 아국은 백자안의 시선을 받자 안색을 담홍색으로 물들이더니 웃으 며 고개를 저었다. '저는 다만 주인님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그 외에 무슨 일이 있겠어요?' '너는 왜 나에게 묻지 않느냐? 아까 내가 무슨 수법으로 그 청화당 의 단주라는 자를 제압했으며, 그리고 또 무엇 때문에 그런 자를 그대 로 ㄴㅎ아주었는지....' 아국은 여전히 웃으며 대꾸했다. '저는 주인님께서 무슨 일을 하시더라도 그것은 다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거기에 구태여 의문을 품지 않아 요.
그리고, 아까의 그 수법은 제가 보기에는 저도 전에 본적이 있는 백팔번뇌무 같던데, 맞나요?' 백자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아국은 웃으며 다시 말했다. '저는 주인님을 모시고 있는 일에 더할 나위가 없이 만족하고 있는 데 무슨 의문이 있겠어요?' 백자안은 미소하며 다시 말했다. '하지만, 너는 아직 한가자의 의문이 남아있지 않느냐?' 아국은 그 말에 왠지 약간 흠칫한 듯 표정이 가라앉았다 '너는 지금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 아국은 그를 쳐다보고 약간 으ㅜ으며 대꾸했다. '우리는 그럼 지금 그녀를 만나러 가고 있는 것인가요?' 백자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렇다.' 여기에서 악국이 말하는 그녀라는 사람은 아까 창가에 나타났었던 예의 그 황의소녀를 말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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