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하북팽가 - 백상 - 20편 (20/47)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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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하북팽가 - 백상 - 20편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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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이전에만 돌아온다면 우리들이야 무슨 상관이 있겠소? 아국은 문득 눈물이 핑 도는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고마워요...정말..
아국이 아난과 함께 떠나간 뒤에 백자안은 공연히 마음이 허전한 것 같아서 밖으로 나와 정원의 주위를 거닐었다.
이 객점에는 그다지 휼륭한 정원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작은 연못도 만들어져 있 어서 없는 것보다는 나은 편이었다.
장노인과 천가준은 아까 아국이 구입해 주었던 새로운 의복들을 걸치고 멀리서 백자안의 모습을 지켜 보고 있었다.
정말 무료하군.
백자안은 한참 정원을 거닐다가 이윽고 자신이 꼼짝도 할 수 없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이윽고 장노인과 천가준을 벌러 대동하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저녁때까지 부근의 주루에서 술이라도 한 잔 걸칠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가 마악 점원을 벗어나 밖으로 어느 정도 걸아 가고 있을 때 문득 두명의 소녀들이 점원의 안내를 받아서 후원쪽으로 걸어왔다.
백자안은 그저 그녀들이 이 객점 후원에 있는 한 별채에 묵 으려는가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양쪽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느 닷없이 그 두명의 소녀들 가운데 하나가 아, 하는 놀라는 표정을 짓더 니 그를 보며 멈춰서는 것이었다.
백자안도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뜻 밖에도 그녀들은 그에게도 다소간의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바로 어제 낮에 반점에서 보았었떤 화산파의 악소봉과, 무산신녀문의 이민 의였던 것이엇다.
그녀들은 백자안을 보게 되자, 일시 너무나도 의외인 지 둘 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그저 멍청히 바라볼 뿐이었다.
따라서, 공연히 분위기가 어색한 것 같아서 백자안이 도리어 먼저 아는 체를 했다.
아 이거, 알고보니 두 분 낭자였구료? 그녀들은 그제서야 약간 제정신이 드는 모양이었다.
화산옥녀 악소봉이 다소 어색한 듯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어 말 했다.
아 예, 백공자께서 지금 어디로 나가시나요? 백자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보아하니 두 분은 공교롭게도 이 객점에서 묵으시려는 모양이군요? 악소봉은 역시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어...그렇다고 할 수가 있지요.
백자안은 그녀들의 태도가 다소 특이하다고 생각했찌만 이내 웃으 며 담담히 작별을 고했다.
아 그렇군요.
하하, 그럼 소생은 이만 실레하겠습니다.
백자안은 포권으로 인사한 뒤에 그녀들의 곁을 지나쳐서 계속 밖으 로 향했다.
장노인과 천가준은 즉시 그의 뒤를 따랐다.
백자안은 일단 객점을 벗어나자 저번에 갔던 청향반점으로는 다시 갈 수가 없어서 이번에는 좀더 걸었다.
그리하여 그가 마악 황하주루 라는 간판을 보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을 때, 느닷없이 그의 뒤쪽에 서 그를 부르는 낯익은 음성이 들려왔다.
백자안이 고개를 돌려보니, 뜻밖에도 아까 그 악소봉과 이민의가 어느새 그들의 뒤를 따라와서 묻 고 있는 것이었다.
백공자께서는 식사를 하러 가시는 길이신가요? 악소봉의 질문에 백자안은 이상스러웠지만 미소를 떠올리며 대답했 다.
우리는 이미 식사를 했고, 지금은 그저 술을 마시러 가는 길이오.
악소봉은 이에 잠시 머뭇거리며 이민의를 돌아보다가 이윽고 다시 백자안을 향해 말했다.
그럼 마침 잘됐네요.
우리도 지금 간단한 요기라도 하려던 참이었 는데, 저희들도 함게 끼워주시지 않겠어요? 백자안은 그녀의 표정을 살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야 상관이 없지요.
그 황하주루는 모두 이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보통 정도의 술집이었 고 대낮이었음으로 그다지 손님은 많지 않았따.
그래도 다섯사람으로 불어난 일행은 이층으로 올라가 구석진 자리 하나를 차지하고 점원을 불렀다.
뭘 드시겠습니까? 가까이 다가온 점원은 간단한 황의를 걸친 덩치가 우람한 젊은이였 다.
백자안이 물어보니 이곳에서는 술과 안주만 된다고 하므로, 그는 즉시 죽엽청 다섯 병과 풍성한 요리들을 안주로 시켰다.
그가 본래 이 곳으로 온 것은 그저 간단하게 술만 마시잔는 것이었지만 두 명의 소 녀가 합석하게 되었으므로 안주를 좀더 시킨 것이었다.
점원은 싹싹하 게 대답을 하고는 먼저 간단한 안주와 죽엽청 다섯 병을 갖다 주고는 물러갔다.
본시 이 죽엽청은 강소성 진강 일대가 가장 유명하며 그곳 에서 명품이 나오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 죽엽청이라는 것은 가장 값 싼 것에서부터 값비싼 것에 이르기까지 그 층과 풍미가 매우 다양하지 만, 정말 좋은 죽엽청이라면 그것을 고급의 술로 치록 있었다.
비록 점 원이 가져온 죽엽청은 진강일대에서 생산된 상등품의 고급주는 아니었 지만 그래도 풍미만은 제법 훌륭했다.
도자기로 만들어진 병의 뚜껑을 열고 푸른빛이 은은하게 감도는 담황색의 술을 술잔마다 가득히 따르 자, 일순 좌중이 얼큰하고 우아한 주향으로 가득차는 것 같앗다.
자, 어서 듭시다! 백자안은 먼저 술잔을 들어서 합석한 장노인과 천가준을 향해 건배 를 제의했다.
그런데, 이때 악소봉가 이민의는 백자안이 예의상 따라놓 은 술을 잠시 머뭇거리는 듯 하다가 차례로 이내 술잔을 들어 마셔버 리는 것이었다.
이 죽엽청은 매우 독한 것이엇따.
백자안 등이 다소 놀 라는 사이에, 그녀들의 안색은 이내 불그레하니 달아올랐다.
게다가, 악소봉은 백자안을 향해 빈 술잔을 들어 보이며 다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한 잔 더 따라 주세요! 남자도 아닌 여자가 이 독한 죽엽청을 안주도 없이 연속적으로 마 셔대는 것은 보통의 일이 아니었다.
낭자, 괜찮겠쏘? 백자안이 물으며 술병을 들어 술잔속에 술을 채우자, 악소봉은 즉 시 다시 그 한잔의 술을 단숨에 마셔 버리고는 또 빈 술잔을 앞으로 내미는 것이었다.
한 잔 더 따라 주세요! 백자안은 그만 빙그레 미소했다.
이 눈앞의 소녀들은 결코 일반의 소녀들과는 다른 강인한 강호의 여인들인 것이었다.
그녀들은 얼핏 보 기에는 연약한 듯 하지만, 기실은 체내에 황소라도 단번에 때려잡을 수 있는 힘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기질 또한 일반의 사내들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었다.
백자안은 즉시 주저하지 않고 악소봉 뿐만 아니 라 이민의의 빈 술잔에도 각기 술을 따라 주었고, 그녀들은 역시 제각 기 차례로 술잔을 들어서 단숨에 비우고 말았다.
그리하여, 비록 악소 봉이 술 한잔을 더 마신 꼴이 되었지만 이민의는 피부가 워낙 희었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갑자기 취한 사람들처럼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 고 말았다.
악소봉과 이민의는 이번에는 술을 더 청하지 않고 빈 술잔 을 탁자위에 내려 놓더니, 악소봉이 다시 이렇게 말했다.
백공자! 당신은 정말 사람을 무시하는군요.
백자안은 그 느닷없은 소리를 듣고 웃으며 물었다.
아니 내가 어째서 낭자들을 무시ㅎ다는 것이오? 그러자, 악소봉은 주먹으로 탁자를 쾅, 하고 가볍게 내리치며 소리 쳤다.
당신은 처음부터 우리를 속였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저번에는 우 리를 아는척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그것이 우리를 무시한 것이 아니라는 말인가요? 술을 마시지 아리땁고 연약한 소녀가 갑자기 때아닌 흉한으로 둔갑 한 것 같았다.
백자안은 그 애기를 듣고 미소하며 대꾸햇다.
내가 그렇게 했던 것은 따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던 것이오.
결 코 낭자들을 속이거나 처음부터 소홀히 여기자는 뜻이 잇었떤 것은 아 니오.
게다가 무시하다니....그것은 실로 말도 되지 않는 일이오.
악소봉은 안면을 찌푸리며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말했다.
그럼 당신은 어제 낮에 어째서 그렇게 달아나 버리고 말았죠? 우리 는 그 때문에 하루 밤낮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나요? 백자안은 다소 놀랍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 그럼 낭자들이 여태 나를 찾고 있었다는 말이오? 악소봉은 그 말에 다소 흠칫했으나 이미 나온 말이라 돌이킬 수가 없었으므로 붉어진 얼굴로 대답햇다.
그래요! 우리는 어제 낮에 당신을 놓친 이후에 계속 이 북경성내를 뒤지며 찾아다니다가 조금 전에야 비로소 당신을 찾게 되었던 거예요.
호호, 그게 뭐가 잘못되었나요? 그렇다! 기실 그녀들은 어제 낮부터 조금전까지 쉬지않고 백ㅈ안을 찾아다녔으며 실로 조금전에야 겨우 운좋게 그를 만날수가 있었던 것 이다.
그래서 백자안을 대하는 그녀들의 시선이 아까 다소 이상스러웠 던 것이엇다.
제19장 여난.
그 무렵에 예의 그 점원이 다시 올라와 주문한 음식들을 탁자위에 차려놓고 이어 물러갔다.
백자안은 스스로 술잔에 술을 따라서 한잔을 마시고 나서 다시 악소봉에게 물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거의 한 번도정식으로 대면한 바가 없었는데, 대 체 낭자들은 무엇 때문에 그동안 그렇게 나를 찾아다닌 것이오? 악소봉은 눈살을 찌푸리며 되물었다.
당신은...정말로 그 이류를 모르나요? 백자안은 대답했다 물론 모르겠으니까 묻고 있는 것이오.
내가 혹시 낭자들에게 결례 라도 저지른 것이 있소이까? 악소봉은 그 말에 왠지 시설능 다소 피하며 더듬더듬 대답햇다.
그런 것은 없어요.
우리는...그저 당신이 우리를 처음부터 속였고...
게다가 또한 어제 낮에 우리를 도와주었기 때문에...
백자안은 그녀가 말을 매우 어렵게 하므로 도중에서 말을 자르며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당신들을 오직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서 나를 찾은 것이오? 악소봉 등은 지금 감히 백ㅈ안에게 그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애기를 할 수가 없었다.
기실.
그녀들은, 처음에 백자안을 보았을 때 이미 그 고아하고 특유한 기품에 끌려서 장난을 쳤떤 것이었고, 뒤이 어 우연히 백자안이 그와 같은 놀라운 능력을 가진 것을 보게 되자 돌 연 그것이 연정으로 발전하게 되었던 것이엇다.
하지만, 사실 지금 그 녀들의 감정과 위치는 자못 미묘하기 짝이 없어서 쉽게 백자안에게 접 근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악소봉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렇다고 할 수가 있어요.
백자안은 이에 미소를 짓더니 다시 말했다.
하하, 그렇다면 굳이 낭자들은 나를 찾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외다.
사실 나는 당시 그저 귀찮은 일을 모면하기 위해 그랬을 뿐, 결코 낭 자들을 돕자는 취지가 아니었으니 말이오.
악소봉은 백자안의 애기를 듣고 있다가 마음이 답담한 지, 다시 한 잔의 술을 따라서 훌쩍 마셔버리고 말았다.
이윽고, 악소봉이 안주를 젓가락으로 집어먹는 사이에 이민의가 입을 열어 말했다.
백공자, 우리는 사실 오늘 아침 정도에는 북경성을 떠나려고 했었 는데, 갑자기 백공자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시간을 ㄴ추게 된 것이예요.
백자안은 그녀에게 다시 질문했다.
낭자들에게 혹시 무슨 문제라도 생겼다는 말이오? 이민의는 양뺨에 붉은 홍조가 떠오른 채로 비교적 차분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에게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우리는 그저 딩신에 관해서 이 야기를 듣고 싶었을 뿐이예요.
백자안은 그 애기를 듣자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일순 가볍게 웃 으며 이렇게 다시 물었다.
알고보니, 당신들은 내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그런 말이 아니오? 이민의는 상기시킨 얼굴로 가볍게 교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호호호, 바로 그래요.
이제 보니 당신은 정말로 멍청한 사람은 아니 로군요? 백자안은 담담히 미소하며 대꾸했다.
그렇게 보아주니 다행이오.
현데, 낭자들이 내게 있어서 궁금한 점 이란 대체 무엇이오? 이민의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그것은 바로 당신의 신상에 관한 것이예요.
음....당신은 제법 상당 한 무공을 갖추고 있는데, 대체 당신의 사문은 어디죠? 백자안은 가볍게 웃으며 되물었다.
나의 사문내력은 함부로 밝힐 수가 없는데 그래도 밝혀야만 한다는 말이오? 이민의는 약간 안색이 변했으나 이어,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곤란하다면 말하지 않아도 되요.
하지만 이 질문에는 반드 시 대답을 하시겠죠.
당신은 그러니까, 분명히 아직 총각이시겠죠? 백자안은 웃으며 되물었다.
그건 바로 나에게 내자가 없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오? 이민의는 고개를 끄덕엿다.
그래요.
아직 혼인도 하지 않았는데 부인이 있을 리가 만무할 테 니까요.
백자안은 미소하며 천천히 고개를 가로정ㅆ다.
미안하지만, 나는 이미 내자가 있소이다.
그대들이 생각하는 그런 총각이 아니라는 말이오.
백자안의 그 말은 그 두명의 낭자들에게 내심 커다란 충격을 준 모 양이었다.
이민의는 즉시 안색이 변해서 할 말을 잊어 버렸고, 악소봉 은 다시 술한잔을 따르다가 술을 조금 엎지르기까지 했다.
악소봉은 이미 취기가 도는 얼굴로 고개를 들고 물었다.
그 말은 사실인가요? 백자안은 덤덤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사실이오.
내가 왜 쓸데없이 그런 일에 거짓말을 하겠소? 솔 지히 아까도 나의 내자가 점심식사를 차려준 뒤에 밖으로 일을 보러 나갔기 때문에 나는 혼자 술마시러 나오게 되었던 것이오.
악소봉은 안색이 변해서 내심 생각을 굴리다가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다시 물었다.
그럼 당신의 부인은 바로, 그 때의 그 백의소저인가요? 백자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렇소.
이미 당신들도 그녀의 얼굴을 반점에서 보앗을 줄로 알고 있쏘.
그렇다.
당시 청향반점에서 아국이 백자안과 함께 앉아 있는 것을 그녀들은 보앗었던 것이었다.
악소봉은 천천히 고래를 끄덕였다.
그녀의 얼굴은 참으로 아름다왔으니 실로 당신의 부인이 될 자격이 있었겠지요.
백자안은 눈앞의 두 낭자들을 번갈아 바나보면서 다시 말했다.
보아하니 낭자들은 너무 많이 마신 것 같은데, 이제 그만 일어서는 것이 어떻겠소? 악소봉은 그의 얼굴을 쳐다보며 다시 질문햇다.
당신은 이제 우리를 쫓아내려는 것인가요? 백자안은 대답했다 사실 우리는 서로 별로 친밀한 사이들도 아니고, 게다가 우리가 이 렇게 오래도록 술을 마시게 되면 낭자들에게는 그만큼 불리해지는 것 이 아니겠소? 악소봉은 그 말에 잠시 대꾸도 않고 백자안을 멍하니 바라보더니, 이윽고 술병 하나를 들어서 마개를 따고 그대로 마시기 시작햇따.
그 죽엽청은 매우 독한 술이었는데 그녀는 일단 마음을 독하게 먹자 술이 잘도 넝어가는 모양이었다.
백자안 등이 보고 있는 사이에 그녀는 어 느새 그 한병의 술을 모두 다 마셔버리고 말았따.
꺼억, 악소봉은 한 번 소리나게 트림을 한 다음에 이윽고 다시 한 병을 집어들더니 백자안을 향해 말했다.
저는 가능한한 빨리 가도록 하겠어요.
하지만 당신은 나와는 남남 이니 내가 이렇게 술마시는 것을 막을 권리는 없겠죠? 백자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낭자는 마음놓고 마시도록 하시오.
악소봉은 일순 눈물을 한방울을 떨구었다.
정말 술인심이 좋기도 하군! 말이 끝나자, 그녀는 다시 그 새로운 술병의 마개를 따고 입으로 가져가 마시기 시작했다.
악매! 이민의가 도소 놀라서 만류했으나, 그녀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따.
마치 미친 듯이 술병을 거꾸로 세워서 그녀는 그 뒤를 이어서 다시 두 병이나 더 바닥을 내고 말았다.
쿵, 마지막 술병을 비우고서 그것을 소 리나게 탁자위에 내려놓은 다음에, 그녀는 문득 백자안을 바라보며 약 간 어색하게 웃었ㄷ.
이젠 배가 불러서 더는 못먹겠군.
백자안은 대꾸를 하려다가 그만 도로 입을 다물었다.
악소봉의 얼 굴이 다음 순간에 취기를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탁자위로 쳐박히고 말 았던 것이엇따.
천가준등은 세상에 이렇게 술을 잘 마시고 성격이 세 상에서 이렇게 불길같은 여인을 처음으로 보는 것 같았다.
결국 지난 만 하룻동안 백자안을 찾기 위해 헤맸던 두 사람 가운데의 주축은 악 소봉이었다는 결론이 드러난 셈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이민의는 악소 봉이 그렇게 곤드레만드레가 되어 쓰러지자 그만 겸연쩍은 표정이 되 어 그녀의 몸을 안고 일어섰다.
백공자, 이번엔 저희들이 실례를 범했어요.
앞으로 다시 만나기로 하죠.
몇마디의 인사말을 남기고 나서 이민의는 악소봉의 몸을 안고서 밖 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백자안은 일단 그런 사건을 겨꼬 나자 그만 더 이상 술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남아 있는 술을 두어 잔 정 도 마시다가 그는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백자안은 역시 별채로 돌아가서 편안히 드러누워 쉬는 것이 상책이 라고 생각되어 곧장 객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가 마악 객점의 문을 열고 들어가 다시 별채의 현관앞에 이르렀을 때, 또 하나의 사건이 그 를 기다리고 있었다.
황의소녀.
그녀는 본래 용모가 매우 아름다왔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화장도 하지 않은 상태였고, 게다가 다소 넋을 잃은 듯이 초점이 풀린 시선을 하고서 현관앞의 길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 잇었다.
누가 과연 그려를 전의 그토록 짓궂고 발랄 하던 소녀라고 말할 것인가? 그렇다.
그녀는 바로 다름아닌 임몽청이 었다.
아마도 야묘방주는 오전에 일이 뜻대로 되지 않자 그만 모든 일 을 딸의 뜻대로 일임해 버린 모양이었다.
백자안은 조금전에 이미 두 낭자를 보고 왔었는데 이제 다시 그녀와 같은 모습을 보자 그만 골머 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이것은 확실히 소외 여 난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임낭자, 여기에서 무얼 하시오? 백자안이 그렇게 물었으나, 임몽청은 그의 애기를 듣지 못했는지 다소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따.
(할수 없군!) 백자안은 그만 눈살을 찌푸리며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백자안이 모는 귀찮은 일을 잊어버리고 자신의 침상위에서 늘어지 게 한 잠을 자고 났을 때 이미 저녁때가 다 되어 있었다.
물론 일어나 서 밖의 기척을 들어보니 아국과 아난도 이미 돌아온 모양이었다.
백 자안은 자연히 현관문밖에 앉아 있었던 임몽청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어서 슬그머니 거실로 나갔다.
그ㄹ네, 마악 거실로 나가 서 그곳의 정경을 바라본 순간 백자안은 그만 절로 두 눈이 휘둥그래 지고 말았다.
아국과 아난은 아주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함께 거실의 의자에 앉아서 한명의 소녀와 애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소녀는 뜻밖에도 아까 넋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문밖에 앉아 있었던 임몽청이 아닌가? 새로 차려입은 듯한 아름다운 무늬가 수놓아진 담황 색의 나삼에, 아름답게 화장을 하고 맑은 눈빛에 생기발랄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그 소녀가 바로 아까의 그 임몽청이라는 말인가? 아까는 세상의 온갖 고뇌를 모두 짊어진 듯한 눈빛이었지만, 지금은 마치 그러한 어둠을 전부 물리치고 행복해진 것 같은 눈빛이었다.
지 금 그 임몽청의 앞 탁자에는 아국이 전해주었는지 예의 그 보물상자가 얌전히 놓여져 있었다.
임몽청은 발그레하니 상기된 표정으로 어색한 듯 웃으며 말했다.
아니예요.
제가 비록 나이가 한 살 더 많다고 해도 감히 언니를 자 처할 수야 있나요? 네 분의 언니들은 모두 정실이 되시고 저는 첩실이 된다면 당연히 제가 네분 언니들게 어니라고 해야지요.
아난이 까르르 웃으며 말했다.
호호, 그런 애기는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고, 대체 그 많은 보물들 은 다 어디에다 쓸 거죠? 그것은 혼인지참금인가요? 임몽청은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예요.
본래 이것은 저의 아버님이 백공자님께 그냥 드린 것이 었는데 이렇게 아국언니께서 저에게 도루 주셨으니 저는 아국언니게 그냥 도루 두리고 싶어요.
아국은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엄연히 임낭자의 것이니 제가 당연히 받을 수가 없어요.
비록 우리가 한 가족이 된다고 해도 개인의 재산은 여전히 필요할 것이니, 임낭자는 그것을 남에게 조금도 주지 말고 그냥 잘 보관하고 계세요.
필시 나중에 유용하게 쓰일 때가 있을 거예요.
임몽청은 그만 눈물을 뚝뚝 흘리며 고마워했다.
아국언니, 언니의 은혜는 제가 한평생동안 노력해도 다 갚을수가 없을 거예요.
그때, 아난이 어? 하는 소리와 함께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비로 소 백자안이 밖으로 나온 것을 알아본 것이었다.
아난은 지금 다소 모 호한 입장이었다.
그녀는 아직도 백자안에게 주인님이라는 호칭을 쓰 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매사에 그저 어물어물했다.백자안은 전혀 모 르는 척 탁자쪽으로 다가오면서 물었다.
아니 언제 다들 돌아왔소? 그리고 임낭자도 안으로 돌아왔구려.
임몽청은 백자안을 대하지 감히 그 얼굴을 마주 바라보지 못하고 새빨개진 안색으로 고개만 숙엿다.
아국이 웃으며 설명해 주었다.
그녀의 병은 마음에 있는 것이니 제가 그 마음을 기쁘게 해주자 이 내 그 병이 낫고 말았지요.
앞으로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 되어서 지 내기로 했어요.
그녀는 이렇게 재산도 많고, 또한 매우 아름답고 총명 한데 당신은 무엇을 그리 망설이는 거죠? 백자안이 보기에 그녀들이 이렇게 화합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 다지 보기 싫지가 않았다.
따라서, 그는 엉뚱한 쇠를 했다.
아국, 당신을 기다리다가 지쳐서 그만 배가 고파 쓰러질 지경이오.
헌데 장노인과 천가준은 모두 지금 어디에 있소? 아난은 백자안이 왠지 서두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고 그 만 고개를 돌리고 깔깔거리며 웃고 말았다.
일행은 이윽고 저녁식사를 마친 다음에 별채를 떠나서 드디어 아매 와 아죽이 얻어 놓았다던 장원으로 향하기 시작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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